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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1. 토벌전(5)
작성일 : 19-05-15 23:05     조회 : 60     추천 : 0     분량 : 8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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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진기지, 제 4전투 지역 3번 구역 -

 

 

 정찰대의 보고로, 5전투 지역의 모든 병력은 모두 뒤로 물렸다. 괜히 남아있다가는 녀석들의 밥이 될 것이 분명하니까. 대신 녀석들이 활개 치지 못하도록, 제 4전투지역에 모든 부대의 병력들이 투입되어 방어진을 형성했다.

 

 곳곳이 좁은 협곡과 뛰어들기 힘든 언덕지대이기 때문에, 물론 괴수들이라 인간의 상식과는 달리 저돌적으로 돌진하지만 어느 정도 속도를 줄일 수는 있었다. 거기다 군단의 최정예들, 그리고 인간들이 그동안 놀고만 지낸 게 아니다. 소수 대 소수라면 그냥 당하겠지만,

 

 “집중 사격! 녀석들에게 먹히지 않는다고 해도, 엄청나게 퍼부으면 녀석들도 쓰러진다!”

 

 장갑을 두른 괴수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활과 창의 비로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었다. 그리고 녀석들이 온다고 하더라도,

 

 “기름을 부어라! 녀석들이 제대로 서있지 못하게 만들어라!”

 

 “기름! 기름을 가져와!”

 

 “습지화는 거의 다 되었나?!”

 

 “충분히 물을 부어두었습니다! 여긴 이제 5군단에게 맡겨둬야 할 것 같군요!”

 

 각 종족의 장점들을 이용하고, 지형과 도구를 이용해 녀석들을 제압해 나간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그동안의 성과가 여기서 빛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안 그랬다면 그 수많은, 수천만의 사람들이 흘린 피가 허투로 돌아가는 것이니까.

 

 

 한쪽 방어선의 병사들이 지친다 싶으면, 빠르게 지원조가 그쪽을 메운다. 대괴수용 노포들도 많이 준비가 되어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강철비에 녀석들은 정신을 못 차리고 잠시 뒤로 물러갔다. 그 모습에 병사들은 환호하며 전선을 정비했지만, 한 남자만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흐으........ 아직 해가 뜬지 3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6차례나 공격하다니.”

 

 푸른 털을 휘날리며, 날카로운 눈매로 전선을 바라보는 남자. 병사들이 많아도, 인간의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체력이 많은 수인들은 그럭저럭 버티겠지만, 하만의 전선은 그러지 못할지도 모른다. 첫날을 어떻게든 넘겨도, 3일 4일이 지나기 시작하면 아마도 전선은 붕괴될게 뻔했다.

 

 “여어! 울프강! 여기 있었구.... 어이쿠!”

 

 그를 향해 걸어오던, 미에족 출신 맹한 전사 에트만이 그만 돌부리에 걸려 그대로 앞으로 넘어졌다. 하, 매번 보는 얼굴이지만, 실력은 좋다고 하는데, 어떻게 저런 녀석이 단장 자리에 올랐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흐...... 아야야......”

 

 “멍청아...... 항상 걸을 때 조심하라고 했잖아.”

 

 울프강은 눈살을 찌푸리며, 넘어진 그를 일으켜 세웠다. 넘어져서 턱이 빠진 건지, 아니면 그냥 턱이 원래부터 그런 건지 몰라도, 녀석은 침을 질질 흘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흐으..... 매번 누군가가 내가 가는 길에 돌부리를 만드는 것 같단 말이야.......”

 

 “시끄러워. 그냥 네놈이 발밑을 잘 보고 다니지 않으니 그렇잖아. 특히 이런 언덕길을 올라올 때는 밑을 한번쯤 봐둬야 한다고.”

 

 “후에엥. 나 혼내는 거야? 그런 거야?”

 

 “매번 얘기할 때마다 침 좀 튀기지 말지? 한번만 더 침 튀기면 그놈의 턱주가리 그대로 부셔버릴 거다. 엉?”

 

 “치잇. 매번 나한테만 그래.”

 

 “아, 쫌! 그만 튀기라고!”

 

 다른 미에족들은 멀쩡한데, 어째서 녀석은 저 턱을 닫지 못해서 안달이지? 울프강은 한숨을 내쉬며 멍청이에게서 고개를 돌려 방어진 쪽을 바라보았다. 바로 그 순간, 지아렛 두 마리가 맹렬하게 달려드는 것이 보였다.

 

 “제... 젠장! 모두 전투 준비!”

 

 “전투 준비! 전투 준비!”

 

 콰앙! 방어선에 흉측한 뿔이 달린 머리를 냅다 들이박은 괴물을 뒤로, 수십 마리의 괴수들이 맹렬하게 달려 들어왔다. 병사들은 장애물을 넘어 들어오려는 녀석들을 막기 위해 거대한 창과 석궁들을 들이밀며 맞섰다.

 

 “키아아아악!”

 

 “충격에 대비해!”

 

 콰지직! 쾅! 병사들의 비명소리와 괴수들의 비명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진형을 미쳐 정비하기도 전에 괴수들은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로 병사들을 유린하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젠장! 기사단 앞으로!”

 

 울프강은 검을 빼들어 앞으로 뛰어 내려갔다. 그를 따르는 기사들 역시 곧장 검을 빼들어 검을 휘둘렀다. 아직 싸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체력이 덜 회복 되었지만, 울프강과 그들 휘하의 기사들은 6군단의 정예병. 수십의 괴수 정도는 상대하기 충분한 전력이었다.

 

 병사들을 물어뜯던 괴수들은 언덕 위에서 맹렬히 내려오는 기사단의 공격에 그대로 측면을 얻어맞았다. 어차피 괴수들에게 진형이 상관이 있겠나 싶겠지만, 어쨌든 옆구리에서 들어오는 기습에 그만 자기들끼리 엉켜버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부상당한 자들을 어서 끌어내라! 기사들은 훈련대로 3대 1, 4대 1로 괴수들을 끌어들여 싸워라!”

 

 “알겠습니다! 단장님!”

 

 울프강의 재빠른 지시에 기사들은 순식간에 미리 짜둔 조로 나눠져서 괴수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움직임은 노련했다. 수십 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착실하게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녀석들의 공격을 피한다. 녀석들이 공격한 후에 생기는 공백을 노려 깊게 파고든다.

 

 “카아악!”

 

 “제압해!” / “우오오!”

 

 일반인들과 다른 체력과 힘, 그리고 피나는 수련과 훌륭한 도구가 합쳐져, 병사들을 유린하는 괴수들을 그들의 힘으로 밀어낼 수 있었다. 거기다 정비된 병사들이 합세하여, 괴수들을 몰아넣기 시작하여 전세가 역전되었다. 그렇게 정신을 못 차리고 얻어맞던 괴수들은 꼬리를 말며 황급히 도망가기 시작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었다.

 

 “휴우.... 겨우 몰아냈다......”

 

 “아.. 아직! 저.. 저건 뭐야!”

 

 병사들에게서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앞에서 단단한 껍질을 두르고 있는, 괴물 4마리가 흉포한 입을 벌리며 달려들고 있었다. 이거, 하만전선을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모든 전선이, 이 상태라면.......

 

 “키아아악!”

 

 “살려줘!”

 

 “전열을 유지해! 방어벽! 방어벽을 가져...... 끄아아악!”

 

 수십의 병사가 공중에 띄워져 날아간다. 강한 충격에 뼈가 부러지고, 그대로 피를 토하며 고꾸라진다. 괴물들은 아주 간단한 몸놀림으로, 간단한 움직임으로 사람들을 유린해 나갔다. 사방에 선혈이 흘러 넘쳤다. 사람들은 그런 괴물에 저항하기 위해 각종 도구를 활용했지만,

 

 “쇠뇌 발사! 전 사수 발사!”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대 괴수용 쇠뇌도 가볍게 튕겨내는 그들의 피부와 껍질에 그저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마... 말뚝을 그냥 몸으로 튕겨낸다고?”

 

  괴물들을 상대해왔던 것은 대부분 고참 기사들이나 괴수 토벌부대들뿐. 일반 병사들은 보기 힘든 상위 괴물들의 등장에, 모두 공포에 질려버리고 말았다.

 

 “크르르......”

 

 “흐... 히이이익!”

 

 괴물의 초점 없는 눈이 움직인다. 불길한 눈빛이 한 병사의 눈과 마주쳤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괴물의 꼬리가 병사의 목을 그대로 뚫어버렸다. 옆에 있던 동료가 맥없이 쓰러지는 모습에 병사는 그대로 다리가 풀려버렸다. 동시에 괴물은 기분 나쁜 미소와 함께 발톱을 병사에게 휘둘렀다.

 

 “히.... 살고 싶어......”

 

 캉! 콰드득......

 

 “크윽..... 정신 차려라! 기사단! 앞으로! 병사들은 모두 뒤로 물러서라!”

 

 울프강의 외침과 동시에 기사단들이 달려들어 괴물과 대치하기 시작했다. 구원받은 병사는 그런 그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다... 단장님...... 우... 우린, 이길 수 있는 거죠?”

 

 “겁먹지 마라. 곧 있으면 구원이 올 거다. 그리고 걸을 수 있다면, 빨리 여기서 빠져나가라.”

 

 “아... 알겠습니다!”

 

 재빨리 병사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기 위해 움직였다. 다른 병사들 역시 물러나면서, 순식간에 기사들과 울프강, 괴물의 대치 구도가 완성 되었다. 괴물들은 괴상한 포효를 내지르며 기사들을 향해 달려들었고, 기사들은 적을 무찌르기 위해서가 아닌 살기위해서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크... 이거 위험한데?’

 

 울프강은 자신의 검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저 한 합. 발톱을 휘두른 것을 받았을 뿐인데 검에 금이 갔다. 거기다 그 한 합만 주고받았을 뿐인데, 온몸이 저려왔다. 나름 괴수들과 괴물들을 퇴치해왔다고 생각했던 그에게 있어서 꽤나 충격적이었다.

 

 “하하...... 이거야 원...... 이런 것들을 더 상대해야한다고?”

 

 첫날부터 위기라니. 앞으로 이런 것들과 더욱 더 많이 부딪히게 될 것이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동안 상대해온 것들은 그저 잔챙이들에 불가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에 대한 공포를 너무 잊고 지내고 있었다.

 

 기사들은 괴물들을 바라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울프강은 자신의 검을 버리고, 등에 매고 있던 폴암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는 숨을 크게 들이쉰 뒤, 협곡 전체를 떠나가라 크게 포효하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본격적인 공세에서의 첫 공방이 시작된 것이었다.

 

 

 

 

 - 전진기지, 제 1전투지역 지휘사령부 -

 

 

 “보고! 현재 제 4전투지역에서 대규모 교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3번 방어지역과 2번 방어지역에 극심한 피해가 예상됩니다!”

 

 “괴수들 100마리가 6번 구역에 출몰했습니다!”

 

 “괴물 5마리가 2번 구역을 뚫고 제 3지역을 향해 뛰어가고 있습니다!”

 

 빗발치는 보고에 지휘부는 완전히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데미아도 무기를 만지작거리며 전선의 상황을 듣고 있다. 아바르는 빗발치는 보고를 정리하느라 머리를 싸맸다.

 

 “아오! 내 새끼들도 걱정되는데....... 초반부터 이렇게 세게 나올 줄이야!”

 

 “불평 하지 마. 대 전쟁 당시에는 이것보다 더 했어.”

 

 “하... 그래? 정말이지... 그때 싸웠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신건지......”

 

 부상자만 벌써 200명이 넘어간다. 괴수들은 그럭저럭 상대하지만 괴물들은 상대하기 버겁다. 하지만 이쪽도 나름 준비한 수가 있다. 그건 바로,

 

 “전원 준비완료고, 선발대는 먼저 출발했어.”

 

 평소와 다르게, 깔끔하게 차려 입은 아델이 지휘부 내부로 들어오며 말했다. 다른 참모들은 그의 태도에 살짝 눈살을 찌푸렸지만, 데미아와 아바르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밝아진 그의 표정에 데미아는 웃으며 말을 걸었다.

 

 “참.... 어제 그런 말을 해놓고서는 지금은 그렇게 말하는 거냐?

 

 “그렇게 세게 뺨을 맞은 거는 처음이었거든. 그 덕에 정신도 차렸고.”

 

 “뭐야? 둘이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리즌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다들 왜 이리 비밀이 많은지 원.”

 

 “뭐, 내가 좀 그런 사람이라서~.”

 

 “정신을 차리니 헛소리도 많이 늘었네. 그냥 나둘걸 그랬나?”

 

 이렇게 대화는 해도, 모두의 눈은 상황판을 향해 있었다. 실시간 보고로 참모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형 유닛들을 보면서, 괴수들의 이동 방향과 전선의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게 눈에 보였다. 그리고 마침 또 다른 전령이 달려와 새로운 전선 상황을 보고했다.

 

 “추가 보고 입니다! 5군단의 전선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고, 더 이상의 괴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참모진들은 그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5군단이 막고 있는 전선이 완만한 평야라서,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했었기에 거의 모든 전력이 동원되다시피 몰려갔었다. 그런 곳에서의 전투는 분명 격렬하다 못해, 많은 사상자를 낼 거라고 다들 생각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전투가 빠르게 끝났다는 것이다.

 

 “다른 전선으로 병력을 돌릴 여유도 확보되었네.”

 

 아바르는 빠르게 전령을 불러 다음 지시를 내리려고 했다. 그 순간 데미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애초에 그쪽으로 가지 않았다는 것 아니야?”

 

 설마, 그렇다면........ 제일 약한 곳은....... 아바르의 얼굴이 일순간에 일그러졌다. 그 구역은 6군단이 맡고 있을 텐데.......

 

 “거기는 방어선이 아직 구축되지 않았어! 빨리 전령을 띄어서 5군단에게 지원 요청…‥.”

 

 급히 전령에게 지시를 내리려는 아바르의 어깨에 아델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올렸다. 아바르는 그의 태도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한시가 급한데, 뭐하는 짓이야?”

 

 “걱정 마. 그럴 줄 알고 해결사들을 보내놨으니까. 다음 상황을 보고 지원 병력을 더 보낼지 말지 결정하자고.”

 

 아마 여기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게, 이곳에 그와 토벌 부대만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까.

 

 아델은 잠시 몸을 돌려 막사의 작은, 간이 창문 앞으로 걸어갔다. 때 마침 창문을 향해 작은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 들어왔다. 연락용 비둘기 같아 보이는 그 새는 신기하게도 다리와 부리가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그는 천천히 다리에 달려있는 작은 쪽지를 주워들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뭐, 전 구역의 공세는 멈춘 것 같네. 대신 예상했던 대로 녀석들의 주공이 그쪽으로 보내졌어. 뭐, 녀석들도 간을 보는 것 같지만 말이야.”

 

 “간을 보고 있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지능이 없다고 알려진 괴수들이, 가면 갈수록 이상한 짓들을 한다. 마치 사고를 하는 듯이, 아바르는 고갤 갸웃거리며 아델을 바라보았지만, 그의 말에 데미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했다.

 

 “흠, 그의 말이 맞을 것 같네. 아무리 초반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적게 보낸 것을 보면 말이야. 마치....... 무엇인가를 시험하는 것 같이 말이야.”

 

 대전쟁 당시에는, 괴수가 저렇게 조금씩 들어오지는 않았다. 아니 의도적으로 나눠서 들어온 적도 없었다. 그들은 마치 모든 것을 집어삼키려는 해일처럼 그냥 밀고 들어올 뿐이니까. 무식하게, 물량으로, 그것도 어떤 병기에도 대항 할 수 없는 끔찍한 혼종들이. 그것을 두 눈으로 봤던 사람이라면 그 공포에 대해 뼈저리게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뭐, 이건 아마도........ ‘우리들’을 의식하는 것 같네.”

 

 아델은 목에 걸린 펜던트를 만지작거리며, 창문 밖의 한쪽 방향을 멀리 바라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이곳을 뛰어나가 저 언덕 너머로 가고 싶다. 하지만,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그의 몸을 이끌고 녀석들을 상대한다는 것은 그 아이들에게 민폐다. 그러니까 이럴 때에는........

 

 ‘그저 믿는 수밖에.’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 전진기지, 제 4전투 지역 3번 구역 -

 

 

 “허억... 허억.......”

 

 거친 숨을 몰아쉬며 울프강과 에트만이 앞의 괴수들을 노려보았다. 증원이 오긴 했지만, 기사단들도 이미 지치고, 많은 이들이 다친 채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젠장..... 이렇게 늘어날 줄이야.......”

 

 괴물 두 마리가 쓰러지긴 했지만, 아직 8마리나 남았다. 4마리뿐이었던 게 갑자기 불어나서 10마리를 상대하게 되었다. 거기다 괴물들과 함께 나타난 정체 모를 녀석들 때문에, 전투는 더 힘들게 흘러가고 있었다. 덕분에 에트만의 표정은 아까와 다르게 맹한 모습이 아닌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괴... 괴수가 말을 할 줄이야.......”

 

 “그... 그러게.... 젠장......”

 

 갑자기 나타난 녀석들은 삐걱거리는 게 거슬리긴 해도, 인간과 같은 움직임과 간단한 곤봉이나 검을 손에 쥐고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여 기사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기사들은 녀석들의 움직임에 당황해 하며 여차저차 그들을 상대해 나갔지만 괴물과 녀석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흐.. 분명 도착은 했긴 했을 텐데........’

 

 아무리 빠른 전령이라고 해도 이곳과 집결지와의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지금쯤이면 도착은 했겠지만, 증원을 부른다고 해도 가장 빠른 증원도 15분은 넘게 걸릴 것이다. 그때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크르르르......”

 

 “어이쿠!”

 

 울프강은 날이 나간 폴암을 집어 들고 괴물의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동시에 폴암 자루가 부러지면서, 더 이상 전투를 치룰 수 없게 되었다.

 

 “젠장..... 에트만? 남은 무기 없지?”

 

 “없어........”

 

 에트만 녀석 역시 마지막 검이 부러지면서, 동시에 괴물 하나를 쓰러뜨렸다. 인정하기 싫지만, 역시 기사단 중에서 가장 센 녀석은 아마 저 녀석........ 어라?

 

 순간 두 사람은 앞에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고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푸른색 머리칼이 흩날리면서, 자신만한 검을 짊어지고 앞으로 걸어가는 작은 소녀를 보았으니까.

 

 “어이, 꼬마? 여긴 오면 안 되는 곳이라......”

 

 “울프강! 떨어져!”

 

 소녀는 울프강의 말에도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거대한 살기가 사방으로 뿌려지면서, 모두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것 같았다.

 

 ‘뭐... 뭐야? 이건?!’

 

 그저 감탄을 넘어서서, 두려움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두 사람은 그저 넋을 놓고 앞에 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스르릉. 거대한 검이 등에 매어진 검집에서 천천히 뽑혀져 나왔다. 검을 뽑은 소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열릴 것 같지 않던 입술을 조용히 떼어냈다.

 

 “조금 늦었나요? 아님 적당한 때인가요?”

 

 “그게 무슨 소리......”

 

 “흣차!”

 

 울프강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녀는 앞으로 달려 나가 괴수들을 베어내기 시작했다. 순간 앞으로 달려가는 그녀의 움직임에 모두 놀랐지만,

 

 “키아아악!” / “끄아아아악!”

 

 “무.....뭐..... 뭐...... 크아악!”

 

 순간 울프강의 머릿속에서, 그녀가 어떤 존재인지 떠올랐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그것인가?

 

 “마... 막아야.....”

 

 “키아아아악!”

 

 마치 추풍낙엽처럼, 그녀는 괴수들을 가볍게 베어 넘겨 가는 모습은 그저 어떤 말로도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 딱딱한 피부를 베어내면서도, 그녀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다음 공격에 대비하며 발을 움직였다. 한발 한발, 그녀의 발이 지나가고, 그녀의 검이 빛날 때 마다, 괴수의 몸 일부가 베어져 나갔다. 그 모습은 마치 전장을 뒤흔드는 전쟁의 여신과도 같아보였다.

 

 “아멜! 먼저 가지 말라고 했잖아!”

 

 뒤이어 도착한, 레프레아와 병사들로 이뤄진 증원군이 도착했다. 그 사이에서 가장 작은 키를 가진 레프레아가 뭐라고 소리치며 소녀를 향해 달려갔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남은 괴수들을 소탕하는 것이니까.

 

 이기는 것이, 중요하니까 말이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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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9. 각성(5) 2019 / 3 / 12 58 0 1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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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9. 각성(3) 2019 / 3 / 5 63 0 8663   
48 #9. 각성(2) 2019 / 2 / 27 63 0 9316   
47 #9. 각성 2019 / 2 / 26 53 0 9298   
46 #8. 인장(6) 2019 / 2 / 20 65 0 8245   
45 #8. 인장(5.5) 2019 / 2 / 19 74 0 8494   
44 #8. 인장(5) 2019 / 2 / 13 70 0 8931   
43 #8. 인장(4) 2019 / 2 / 12 67 0 7978   
42 #8. 인장(3) 2019 / 1 / 30 76 0 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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