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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9. 각성(3)
작성일 : 19-03-05 22:56     조회 : 62     추천 : 0     분량 : 8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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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년, 잊혀진 제국의 한 작은 저택 -

 

 

 “아오! 이 영감탱이! 또 애한테 무슨 일을 시킨 거야!”

 

 붉은 머리가 찰랑거리는 여자가 화가 단단히 났는지 얼굴이 아주 붉어진 채로 들어왔다. 그런 그녀 곁에는 검은 머리 소년이 목덜미를 붙잡힌 채 울상을 짓고 있었다. 둘을 바라보는 나이 지긋한 노인은 껄껄 웃으며 말을 했다.

 

 “그냥 빨래 정도 시켰을 뿐인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

 

 “이... 이 자식이 내 속옷을.... 내가 아끼는 속옷을 찢어버렸다고!”

 

 “으이구! 그게 속옷이었다고?! 나는 그냥 끈 인줄... 꾸에엑!”

 

 붉은 머리 여자는 소년의 머리를 주먹으로 세게 내리찍었다. 그녀의 힘은 매우 조금이었지만 상상을 초월했고, 소년은 그대로 땅바닥에 머리를 쳐 박을 수밖에 없었다. 소년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정말이지 저 노인네가 용돈을 준다고 하기에, 그저 빨래를 했을 뿐이었다. 다만 속옷을 빨 때는 힘을 줘서 빨아야 한다고 해서 힘을 줬을 뿐이고, 빨던 도중에 단지 그녀의 속옷이 있었을 뿐이었다.

 

 ‘흐... 이것도 빨아야 하는 건가?’

 

 하필 집안에 쌓여있는 빨래 전체를 다 빨아야 용돈을 준다고 해서, 고민에 고민한 끝에 그냥 빨래를 감행한 그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소년의 힘에 옷감이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찢어져 버린 것이었다.

 

 “하하하. 나도 그게 끈인 줄 알았는데. 자네도 그런 것을 입을 때도 있구만.”

 

 “영감! 그만 얘기하라고! 그만!”

 

 노인은 그저 웃으며 둘을 바라보았다. 이 집에서 제일 천하태평인 그였다. 붉은 머리 여자는 그런 그를 보며 짜증을 냈다.

 

 “허허허! 알았어, 알았다고. 그건 그렇고 아델. 빨래를 다했으니 용돈을 주겠다만, 용돈을 받아서 뭐에 쓰려는 거니?”

 

 노인은 머리를 박아, 어지러워하던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일어서는 소년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소년은 그런 그에게 배시시 웃으며 답을 했다.

 

 “히히! 갖고 싶은 게 생겨서 요!”

 

 “갖고 싶은 거? 평소에 갖고 싶은 것은 없다고 하던 녀석이 무슨 바람이 불었니?”

 

 노인의 의아해하는 표정에 소년은 손가락을 치켜들며 말을 이었다.

 

 “왜! 저번에 영감님이 얘기 해줬던 이야기 있잖아요! ‘용사들의 이야기!’ 다른 아이들은 그거랑 관련된 장난감이 있다고 하던데 저도 가지고 싶어서 요!”

 

 해맑게 웃는 그의 표정은 순수한 아이 그 자체였다. 그 모습에 여자도 노인도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허허허! 용사들 이야기 말이니? 역시 너도 어쩔 수 없는 아이구먼! 알았다. 대신 내가 특별히 더 좋은 걸 사줄 테니, 오늘은 기다려 줄 수 있겠니?”

 

 노인의 말에 소년은 실망한 기색이 가득했다. 그러자 노인은 웃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하하하. 대신 오늘 기다려주면 훈련 대신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나 풀려고 했었는데 말이야~.”

 

 “네에? 정말로요? 그럼 지금 당장 해주세요!”

 

 소년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어지간히 훈련이 싫기도 했지만, 노인의 이야기는 언제나 그에게 재미났었고, 그 시간이 즐거웠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여자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따뜻한 난롯불. 여자는 잠시 부엌으로 들어가 간단한 과자와 찻잎을 가져왔다. 노인은 벽난로에 나무 장작을 집어넣으며 주전자를 데웠다. 셋은 도란도란 모여 앉아 과자를 먹으며 옛날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세계에는 말이다. 많은 신들이 있단다. 뭐, 신이라고 해봐야 신으로 불리는 존재들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나도 신을 만난 적이 있었지만 말이야.

 

 ‘네에? 신을 만났었던 적이 있었다고요?’

 

 ‘그럼! 내가 누구냐! 한때 이 나라를 이끌던 용사였으니까!’

 

 ‘영감탱이. 작작 좀 해. 그 용사 안하기로 한지 꽤 됐잖아.’

 

 그래, 그래. 뭐, 어쨌든 참 녀석들은 별의별 존재들이 다 있단다. 모습도 일정하지 않아서 바위산인줄 알았던 게 녀석이었던 적도 있고....... 무엇보다 그들을 믿는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한다고 해야 하나? 정말이지 변화무쌍하단 말이야. 그러니 신이라고 불리어도 되겠다 싶더라고.

 

 뭐, 어쨌든 그들은 신기하게도, 삶과 죽음의 개념은 있지만, 그 개념이라는 게 우리들과는 다른 신비로운 존재들이었지. 완전히 죽이려면 육체도 정신도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하더라고. 완전히 전설 속의 불새와 같은, 죽음과 동시에 다시 탄생하는 존재들이어서 말이야. 그들 말로는 옛 고대신에게 받은 축복이자 저주였다나 뭐래나?

 

 그래서 그들 중에는 진짜로 안식이라는 의미의 죽음을 찾는 어떤 미친 녀석이 있었지. 난 용사였을 때, 녀석을 한번 찾아간 적이 있었어. 그 녀석이 날뛰는 바람에 주변에 많은 고통을 줬었거든. 나도 녀석을 무조건 악이라 생각하고 녀석을 베러 갔었단다. 상당히 녀석은 거칠고...... 마치 짐승과도 같았었어.

 

 ‘짐승? 짐승과도 같았다고요? 그게 신이 될 수 있나요?’

 

 ‘그럼. 사람이 믿기에 따라서 이 돌멩이도 신이 될 수 있는 걸?’

 

 그래서 나는 녀석을 만났고, 녀석은 나를 보자마자 너무나 기뻐하며 어서 빨리 베어달라고 사정을 했었단다. 나는 어이가 없었지. 악이라고 생각해서 죽이러 갔는데, 악이라고 하는 녀석이 죽여 달라고 사정을 하고 있으니 말이야.

 

 ‘맞아. 정말이지 골치 아픈 녀석이었다고.’

 

 하지만 내 검도 녀석의 저주를 끊어줄 수 없었지. 그때 나는 두 명의 악신을 죽인 용사로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녀석도 내 소문을 듣고 나를 부른 것이었다나 뭐라나?

 

 ‘헤에? 영감님이 신을 무찔렀었다고요? 말도 안 돼!’

 

 허허허. 뭐 벌써 그 이야기도 200년이 넘어가니....... 어흠! 그래서 나는 대신 다른 조건을 제시해서 녀석에게 말을 건넸단다.

 

 「네게 재미있는 제안을 하지. 혹시 더미라고 들어봤나?」

 

 「더미? 그게 뭐지?」

 

 「인형이라고 불리는, 고대 존재들이 부리는 재미난 물건이지.」

 

 「그래서? 그걸 왜 나한테 얘기하는 거지? 나는 죽고 싶어서 환장한 녀석일 뿐이라고! 일부러 나쁜 짓도 하고. 너를 부르려고 별짓을 다했다고!」

 

 「네가 죽으려는 것도, 삶이 재미없어서잖아? 안 그래?」

 

 「흥! 기껏해야 오래 살아도 300~400년 정도 밖에 못 사는 애송이들이 뭘 안다고!」

 

 「하하하하! 그러니까 한번 필사적으로 살아보라는 거지. 내 제안을 들으면 꽤나 솔깃할 거라고.」

 

 나는 녀석에게 무엇인가를 만들어보라고 했었지. 무엇인가를 만든다는 재미는 무궁무진하니까 말이야. 녀석은 평범한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이것저것 알려주다 보니 더미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단다. 녀석은 그걸 듣고 흥미로워하며 나에게 가르쳐달라고 했었지.

 

 처음에는 잘 못 만들었지만, 곧 녀석은 5개의 더미를 만들었었지. 더미를 다 만들자, 생각보다 녀석은 많이 기뻐했단다. 그리고 너무 기쁜 나머지 녀석은 자신의 창조물들을 아끼며 삶의 활력을 얻게 되었지. 후에 녀석은 자신의 자식들에게 힘을 물러준 뒤, 홀로 어디론가 떠났다고 하지만 말이야. 주변을 망친 사죄의 차원에서 말이야.

 

 

 “지금도 그 더미들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하는데,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정말이지 녀석이 만든 것들 중에, 꼬맹이는 정말 재미있는 녀석인데 말이야. 성격이 조금 이상해서 그렇기는 하지만. 너한테도 녀석을 소개해주고 싶기는 한데.......”

 

 노인은 천천히 차를 마시며 자신의 품안에, 새근새근 잠들어있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붉은 머리 여자 역시 피식 웃으며 소년을 바라보았다.

 

 “하하, 영감탱이.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니까 애가 금방 잠들었잖아.”

 

 말랑말랑한 볼을 콕콕 찔러보며 여자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래.... 재미없는 이야기긴 했지.”

 

 노인은 소년의 머리칼을 쓰다듬고는 그대로 소년을 한손으로 안아들었다. 정정할 나이지만, 그의 완력은 자라난 소년을 가뿐히 들 정도로 힘이 세었다. 그의 품안에서 잠든 아이는 새근새근 숨을 내뱉으며 그의 옷자락을 꼭 붙잡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녀석들은 어떻게 되었지?”

 

 “글쎄다? 녀석들도 그들의 힘을 이어받아서 모습이 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아마 어딘가를 떠돌아다니지 않을까? 녀석들 중 한 명은 저번 귀신 소동의 주범이라고 하드만. 껄껄껄.”

 

 붉은 머리 여자의 말에 그는 작게 웃으며 조용히 아이를 침대에 눕혔다. 둘은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한동안 가만히 웃기만 했다. 어쩌면 녀석도 그걸 알았던 것이겠지. 그리고 나도 녀석과는 다르지만, 녀석한테 배운 것일지도.......

 

 

 

 

 - 알 포트 메인, 무너진 방벽 밖 -

 

 

 하아... 하아... 하아.....

 

 “크오오오오!”

 

 두 존재의 처절한 싸움은 일대의 지형을 모조리 뒤집어 놓을 정도로 강력했다. 밑에 숨어 살던 존재들도 갑자기 날아든 날벼락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크르르? 끼아아악!”

 

 덕분에 숨어있던 괴수들이 튀어나오면서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어갔다. 녀석에게 회복의 수단이 생겨버린 것이다. 반면 아멜은 점점 가면 갈수록 힘을 잃어갔다. 언제 몸이 붕괴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누나! 뒤로 물러서요!”

 

 몸이 다 회복된 세유가 앞으로 나왔다. 지금껏 참아온 것 같아보였다. 사나운 짐승의 이빨이 괴수들을 향해 덮쳐왔다. 순식간에 4마리의 괴수가 절단된 채 바닥에 고꾸라졌다.

 

 “하하하! 다 죽어라!”

 

 로브의 녀석들과 대치하느라 몸이 근질근질 해서 미치는 줄 알았다. 세유는 검을 휘두르며 기쁨의 포효를 내질렀다.

 

 

 ‘즐거워! 즐겁다고!’

 

 근데 왜 즐거운 거지?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괴수를 죽이는 것이 삶의 즐거움이 되었다. 그런데......... 왜?

 

 ‘뭐지?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거지?’

 

 이상하다. 분명 회색 로브 녀석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괴수를 망설임 없이 벨 수가 있었다. 그런데 녀석의 말을 듣자, 제대로 검을 들어 올릴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서 맴도는 그 한마디. 아니 이 말을 전에도 들었었던 것 같은데.

 

 ‘배신자? 왜 배신자지?’

 

 그보다 자신을 알고 있다고? 그게 더 수상하다. 아저씨의 말대로라면 저들은 수백 년을 살아온 존재, 괴수. 하지만, 그런 존재가 나를 알고 있다고?

 

 

 “크아아악!”

 

 괴수 한 마리가 세유 옆구리를 물기 위해 뛰어들었다. 세유는 급히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검을 비틀어 잡고 녀석의 정수리를 세게 내리찍었다. 검에 찍힌 괴수는 마지막 발악을 위해 발톱을 꺼내 그의 다리를 세게 긁었다.

 

 “크윽!”

 

 “세유!”

 

 세유가 다치는 모습을 본 아멜은 깜짝 놀랐지만, 그를 도우러 갈 수가 없었다. 앞의 있는 녀석을 붙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벅찼으니까. 것보다 세유의 상태가 안 좋아보였다. 분명 회색로브의 남자가 왔다 간 뒤부터, 소년의 움직임은 전과 달리 뻣뻣해 보였으니까.

 

 세유는 괴수의 몸을 급히 돌려 차서 밀어냈다. 상처가 깊지는 않았지만, 움직임일 때마다 쿡쿡 찌르는 통증이 상당히 거슬렸다. 상처를 입은 곳은 피가 조금씩 흘러나왔다. 붉은 색 선명한 피가 세유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피.... 피?”

 

 자신이 공격을 당했다는 것에 놀란 세유는 멍한 표정으로 상처를 바라보았다. 괴수들과 싸우면서 크고 작은 상처가 나긴 했었지만, 상처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정확히 이 쓰라린 통증이 느껴지고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크윽! 세유! 정신 차려!”

 

 세유는 아멜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앞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점점 검게 물드는 시야가 앞을 가린다. 흐릿한 상 너머로 비치는 모든 것이 일그러져보였다.

 

 ‘으.... 으......’

 

 “세유!”

 

 앞의 녀석을 떨치고 온 아멜이 급히 세유에게 몸을 날려, 괴수의 공격을 피했다. 괴수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지만, 덕분에,

 

 “세유... 괜찮니?”

 

 “누... 누나?”

 

 세유의 눈이 커져갔다. 세유 대신 그녀의 다리에 큰 상처가 나 있었다. 그녀의 몸을 두르던 힘이 사라져갔다. 그녀의 몸에 나있던 선들이 선명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자신이 망설이고 있는 사이에, 아멜이 크게 다치고 만 것이었다.

 

 “누... 누나?”

 

 “일단 내 주머니에 있는 약 좀 꺼내 줄래?”

 

 입가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담담하게 얘기하는 아멜. 하지만 그녀의 몸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기껏해야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서 폭주를 조금 늦출 뿐. 그것도 괴수가 없다면 가능한 일이었다.

 

 “누... 누..”

 

 “‘누나’라는 말 밖에 못하니? 어서 빨리 꺼내줘.”

 

 아멜은 최대한 태연한 척을 하면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신을 잃을 것 같았지만, 그랬다가는 세유도, 자칫 잘못하면 방벽에 있는 인원들까지도..... 아니 확실히 방벽의 수리팀까지 영향을 미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몸에 쌓여있는 힘이, 어느 정도 인지 알 것 같으니까.

 

 그녀는 빠르게 왼쪽 다리를 급히 지혈하며, 최대한 피가 안 새도록 묶어두었다. 세유가 꺼내준 지혈제를 꺼내서 상처가 난 다리에 뿌렸다. 약이 상처와 피에 닿자, 마구 열을 내면서 빠르게 피를 굳혀갔다. 뜨거운 열이 고통스러웠지만, 지켜보는 세유를 위해서라도 꾹 참으며 견뎌냈다.

 

 “괘.. 괜찮아?”

 

 “괜찮아. 그러니까 집중하라고.”

 

 아멜은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괴수들은, 아멜과 세유의 힘에 고민을 하는지 달려들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간만 보면서 으르렁 대는 녀석들도 참 꼴사나워 보였다.

 

 “참나... 덤빌 거면 덤비지.....”

 

 물론 덩치 녀석은 정신을 차리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아멜은 바닥에 침을 뱉으며 녀석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세유가 웃으며 말을 했다.

 

 “히히. 아저씨랑 같아.”

 

 “너까지 그러는 거야?”

 

 아멜이 눈살을 찌푸리며 세유를 바라보았다. 세유는 그런 그녀를 보며 피식 웃으며 손을 이마에 댔다.

 

 “그러니까, 잠시 이 모습은 잊어줬으면 해.”

 

 “응? 이 모습이라.....”

 

 세유의 알 수 없는 말에 물어보려던 그녀에게 갑자기 졸음이 마구 쏟아져들었다. 이건... 그때 아델이 썼었던....

 

 “너... 무슨.....”

 

 아멜의 눈이 점점 감겨왔다. 그녀의 눈에 비친 마지막 모습은 빙그레 미소 짓는 세유의 얼굴. 그 뒤로, 그녀의 의식이 끊기면서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

 

 “.........”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 모르겠다. 의식이 조금씩 돌아온다. 그녀 곁에서, 그녀를 붙들고 흔들고 있는 스피넬이 눈에 들어왔다.

 

 “흐아앙! 죽지 마! 죽지 말라고!”

 

 “스피넬, 진정해라. 아멜은 아직 안 죽었다고. 것보다 주변에 괴수들이 없는 지나 확인하라고.”

 

 반가운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아마 안쪽도 거의 정리가 다 끝난 것 같아보였다. 그리고 내 몸도 멀쩡하게 돌아와 있었다.

 

 ‘뭐... 뭐지.....’

 

 분명 몸이 타오르던 느낌이 들었는데....... 어떻게 돼있는 거지? 아멜은 천천히 눈을 뜨며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에 스피넬이 그녀를 와락 끌어 않았다.

 

 “진짜! 너희들 가만 안둘 거야! 스티네아도, 너도 왜 이리 무모한 짓을 자꾸 벌이는 거냐고!”

 

 스피넬이 너무 꽉 끌어안는 바람에 숨이 턱 막힐 뻔했다. 역시 귀무족이라 힘이 너무 세서 그런지, 지혈해두었던 상처들이 다시 벌어지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벌어지고 말았잖아!

 

 “저.... 저기..... 상처 벌어져.....”

 

 “아앗! 미... 미안!”

 

 스피넬은 급히 아멜을 놔주고 그녀의 상처를 보았다. 붕대만 다시 감으면 되니까 크게 상관은 없을 정도였다.

 

 “근데.... 세유는?”

 

 “세유? 세유라는 아이가 있었어?”

 

 응? 그게 무슨 소리지?

 

 “스피넬, 장난치지 마. 방금 전 까지 같이 싸우고 있었다고.”

 

 아멜은 그녀가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며 손사래를 치며 말을 했다. 그러나 스피넬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라니? 여긴 ‘너’ 혼자 왔었잖아.”

 

 “응? 무슨 소리야. 방금 전 까지 나랑 같이 싸웠는......”

 

 아멜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대로 벌떡 일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괴수의 시체를 모으고, 불태우는 서포터들과 지원병들. 그리고 반가운 얼굴로 그녀를 맞이해 주는 아이엘과........

 

 “........”

 

 아무 말 없이 서있기만 한 아델. 아델의 표정을 본 그녀는 순간 새파랗게 얼굴이 변해갔다. 그리고 곧장 그에게 다가가서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했다.

 

 “아... 아저씨? 세.. 세유는요?”

 

 “...... 세유? 그게 누구지?”

 

 아델의 말을 들은 아멜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대로 뒤로 자빠졌다. 안 그래도 다친 다리 때문에 통증이 두 배로 느껴졌다. 모두들 그 모습에 놀라 급히 그녀의 곁으로 다가오며 말을 걸었지만, 아멜의 귀에는 모두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어... 어떻게 된 거야? 다들?!’

 

 모두 아멜의 놀라운 힘에 대해서만 얘기를 할 뿐, 아무도 세유에 대해 얘기를 하지 않는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다 같이 밥을 먹고 훈련하고 놀았었는데. 갑자기 마치 이 세상에 없던 사람 마냥 사라져버리다니.......

 

 아멜의 행동에 모두들 고개를 갸웃거리며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세유? 그게 누구지? 그런 애가 있었나? 모두들 세유에 대해 모르는 사람처럼 말을 해대며 그녀 앞을 지나갔다. 그녀는 그 모습에 충격을 먹고 아무 말도 못한 채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

 

 ‘도...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거대한 괴물의 시체, 그리고 주변에 흩뿌려진 다른 작은 괴수들의 시체 사이로 작은 바람만이 공허하게 불었다. 그렇게 누군가가 잊혀져버린, 알 포트 메인의 전투가 끝이 나고 있었.......

 

 “아직 이야. 끝나지 않았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아멜은 고개를 돌려, 부서져서 무너진 바위를 보았다. 그곳에는 키가 조금 자란, 붉은 눈동자와 녹색 눈동자를 가진 아이가 서 있었다. 갑작스레 등장한 아이의 모습에 모두들 고개를 경계를 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오직 그를 기억하고 있는 한 사람만이 반가운 얼굴로, 그를 맞이해 주었다.

 

 “세.. 세유!”

 

 “히히~! 아멜 누나는 잊지 않았나 보네?”

 

 세유도 그녀의 얼굴을 보며, 언제나 밝게 웃던 얼굴로 미소를 한껏 그려냈다. 그렇게, 진짜 알 포트 메인의 전투가 끝나가고 있었다. 격렬했던 전투. 많은 상처를 냈었지만, 모두 살아남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있었지만 말이었다.

 
작가의 말
 

 후... 개학 하고 나니 정신이 없네요. 이론 수업은 나름 괜찮은데..... 키워야 할 애들이 또 생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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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10. 개전(4) 2019 / 3 / 26 64 0 8808   
54 #10. 개전(3) 2019 / 3 / 20 56 0 7923   
53 #10. 개전(2) 2019 / 3 / 19 57 0 8767   
52 #10. 개전 2019 / 3 / 13 66 0 8143   
51 #9. 각성(5) 2019 / 3 / 12 57 0 10454   
50 #9. 각성(4) 2019 / 3 / 6 54 0 8041   
49 #9. 각성(3) 2019 / 3 / 5 63 0 8663   
48 #9. 각성(2) 2019 / 2 / 27 63 0 9316   
47 #9. 각성 2019 / 2 / 26 52 0 9298   
46 #8. 인장(6) 2019 / 2 / 20 65 0 8245   
45 #8. 인장(5.5) 2019 / 2 / 19 73 0 8494   
44 #8. 인장(5) 2019 / 2 / 13 70 0 8931   
43 #8. 인장(4) 2019 / 2 / 12 67 0 7978   
42 #8. 인장(3) 2019 / 1 / 30 76 0 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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