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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1. 토벌전(2)
작성일 : 19-05-07 23:12     조회 : 51     추천 : 0     분량 : 9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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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엘라 북쪽, 전진기지 제 5번 전투지역 -

 

 

 키아아아악! 키아아악! 크르르르!

 

 거대한 검은 물결이 지축을 뒤흔들며 움직인다. 어림잡아도 4000마리가 넘는, 대규모 무리가 거대한 먼지를 일으키며 전진해 나갔다. 발톱과 그들의 긁는 듯 하는 비명소리는 엄청난 공포감을 주변에 흩뿌려댔다.

 

 그리고 마침, 외곽지역을 정찰하러 나온 인원들은 그 무리를 보고 충격에 빠져버렸다.

 

 “뭐.. 뭐야! 이 괴수 무리들은.......”

 

 “빨리 보고 드려! 어서!”

 

 급히 2명이 전진기지를 향해 뛰어갔다. 그러는 사이에도 괴수 무리는 점점 불어나가고 있었다. 저번까지만 해도 수 마리에서 수십 마리 정도가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거기다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괴물들 역시 일반 개체들이 아니었다.

 

 “저... 저건!”

 

 “왜 있는 거야?!!!”

 

 황무지의 심부에만 존재한다는 3등급 이상의 개체들. 거기다 괴물들 역시 최소 2등급 이상의 존재들이었다. 1개 군단의 전력으로는 절대로 막을 수 없는.......

 

 “흐음. 저게 있단 말이지.”

 

 갑자기 등 뒤에서 난 소리에 정찰대 인원들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제복 차림에 얼굴 전체를 천으로 둘둘 감은 이상한 남자가 그들 바로 등 뒤에서 서있었다. 웬 미라가 등 뒤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느 누구도 그 상황에서는......

 

 “히.. 히이익!”

 

 “끼아아.. 읍읍.”

 

 “조용히! 녀석들에게 들킨다고.”

 

 모두의 눈이 동그랗게 떠진 채로 마구 흔들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남자는 그들의 머리를 푹 숙이게 하고, 앞을 다시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싹싹 긁어모은 것 같네....... 이정도로 모이다니......”

 

 그렇게나 많은 괴수를 처리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이만큼이나 남아 있었다니....... 것보다 이것들은 북부의 흔한 괴수들과는 다른 생생하고 강한 개체들이라는 것이 더 걱정이다. 이대로 군단이 부딪히게 될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될게 분명했다.

 

 “너희들.”

 

 “예.. 옙!”

 

 그의 말에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런 그들의 표정을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봐, 너무 떨지 말라고. 우선 내 소개부터 해야겠다. 난 리즌. 뭐, 이렇게 이름을 말하면 너희들은 못 알아들을 테니...... 2군단장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자.. 잠시 만요? 2군단장님이시라고요?”

 

 잠깐, 무슨 개소리인지 몰라도 그게 더 문제가 아닌가? 최전선에, 그것도 군수뇌부이자 최고 지휘관 중 하나가 정찰을 하고 있다고?

 

 “사람 말을 못 알아듣는 거냐? 그 2군단장이 나야.”

 

 태연하게 말을 하고 있는 리즌은 그들의 벙 찐 모습에 팔짱을 끼며 툴툴댔다. 뭐, 이렇게 된 것은 여태껏 행사 때 참여를 안 해서 얼굴이 안 알려진 탓이었지만 말이다. 거기다 이렇게 위험한 지역에 혼자서 정찰을 하고 있다는 것도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기도 하고.

 

 “뭐, 그건 그렇고 너희들 지금 진행하는 일 제대로 하고 있기는 한 거지?”

 

 “네?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몰이사냥 준비는 어떻게 돼가고 있냐고. 곧 있으면 우리 애들 올 거니까 미리 알아둬야지.”

 

 이미 아바르에게서 오는 보고를 몇 가지 훔쳐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현장상황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아는 법이니 물은 것이었다. 병사들은 그런 그의 말에 처음에는 난감한 듯 서로를 바라보다가, 리즌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을 보고 서둘러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말을 꺼내 놨다.

 

 “흐음, 역시 에락은 에락이네. 병사들을 꼴아 박았을 줄이야.”

 

 에락의 초반 병력 운용에 관해, 리즌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순식간에 부대 2개를 날려먹고, 거기에 자신이 앞장서서 싸우고 있다니. 반면 아바르 녀석은 효율적으로 병력을 운용해서 괴수들을, 그것도 계획에 맞추어 잡아내고 있는 것이 정말이지 다행일 따름이었다.

 

 “그럼 앞으로 더 작업을 하면 2차 계획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얘기군.”

 

 “뭐, 그렇죠. 근데 그게 효과가 있는 겁니까? 솔직히 괴수들이 저렇게 많으면 오히려 그 작전이 위험할 것 같습니다만.......”

 

 “그건 걱정하지 마. 적어도 나랑 아바르는 무리한 계획 따위는 세우지 않거든. 거기다 여차하면 그냥 빠르게 철수하면 되니까 괜찮을 거야.”

 

 이미 탈출 계획까지 짜둔 것이라, 인원들만 당황하지 않는 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여차하면 ‘마지막 비전’을 사용하면 되긴 하니까 말이다.

 

 ‘그럼 이제는 얼마나 그것들을 잘 쌓아두느냐가 관건이겠군.’

 

 나름 괜찮게 진행되는 상황에 그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괴수들을 보며 곰곰이 생각에 빠져들었다.

 

 ‘물론 나도 녀석의 힘을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서포터를 좀 더 많이 지원하고, 2군단에서 병력을 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것이 아델이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숫자면 그에게 분명 부담이 많이 갈 것이다.

 

 ‘아델 녀석....... 분명 어딘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 덤벼든 것일 텐데....... 왜이리 불안하지......’

 

 그렇지만 누가 봐도, 저것을 보게 된다면 무리에 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치밀하게 계획을 짜내는 그한테도, 선주의 힘이 있을 때의 그라도 저 수천마리의 괴수를 상대할 뾰족한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일단 여기서 할 일은 더 없는 듯싶다. 전령은 이미 도착해서 상황을 보고했을 것이고, 슬슬 회의 준비를 하느라 분주히 움직일 것이 분명했다. 거기다 녀석들도 냄새를 맡았는지 일부 무리가 주변을 뒤지기 시작한 것이 보였다.

 

 “슬슬 빠져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모두들 뛸 준비는 됐지?”

 

 “네.. 넵! 알겠습니다.”

 

 정예들은 역시 정예다. 아까 전까지의 맹한 모습들과는 달리, 그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리즌 역시, 천천히 몸을 돌리며 그곳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잠시 뒤, 그들이 머물렀던 자리에 괴수 한 무리가 빙글빙글 돌며 주위를 살폈다. 그 사이로 검은 로브를 입고 있는 남자가 걸어 들어오며 눈살을 찌푸렸다.

 

 “크르르! 키아아악!”

 

 “흐음....... 분명이 누군가가 있었는데 말이야.......”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는 방금 전까지 리즌이 있던 바위를 살짝 만져보았다. 최소한 5명 이상. 하지만 바위에 남은 온기를 제외하고는 어떤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다.

 

 “적어도 흔적이라도 있으면 쫓아갈 수 있을 텐데 말이야.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다니 정말 대단한걸.”

 

 이정도 온기라면 분명 풀어놓은 괴수들이 금방 쫓을 수 있을 터지만, 괴수들은 우왕좌왕거리며 그들을 찾질 못했다. 몇몇 괴수들은 후각과 촉각이 많이 발달해 있는데도, 마치 유령처럼 사라진 그들의 솜씨에 그저 감탄만이 나올 뿐이었다.

 

 “참... 이렇게 되면 나만 곤란한데. 또 위에서 한소리 듣겠네....... 이 쓸모도 없는 자식들!”

 

 그는 툴툴 거리며 괴수들에게 무어라 말을 한 뒤, 천천히 무리 속으로 몸을 감추었다. 괴수들은 그의 말에 온몸을 부르르 떨며 겁에 질린 듯 마구 머리를 흔들어댔다. 그러다 갑자기 한 마리씩 그대로 바닥에 머리를 쳐 박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활발하게 돌아다니던 녀석들이 한순간에 싸늘한 시체로 변한 것이었다.

 

 “크르르르.......”

 

 “카아아악!”

 

 마침 지나가던 괴수 무리들 중에, 굶주림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던 녀석들이 그 시체를 보고 미친 듯이 달려들어 그것들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물어뜯는, 마치 굶주린 아귀들처럼 시체들을 마구 뜯는 모습은 차마 두 눈을 뜨고 보기 힘들었다.

 

 “크아아악!”

 

 괴수들의 비명소리가 황무지에 울려 퍼져나갔다. 거대한 파도 역시 더욱 더 흉포한 이빨을 드러내며 앞으로 나아갔다. 주변에 어두운 그림자를 물들이면서, 끔찍한 공포를 뿜어내면서 말이다.

 

 

 

 

 - 도엘라 북쪽 전진기지, 군단 사령부 막사 -

 

 쾅!

 

 “그르르..... 뭐라고? 그게 사실인가?”

 

 에락은 앞의 수인들의 보고를 들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한 도시, 한 나라를 멸망시킬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인류의 생존에 위협이 될 정도로 많은 숫자의 괴수들이 몰려있다는 사실은 다른 군단의 참모들과 장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흐으...... 그러기에 모이기전에 치자고 했잖아! 이게 무슨 일이냐고!”

 

 에락은 아바르를 노려보며 짜증을 냈다. 그러자 데미아가 그에게 손을 내밀며 말을 했다.

 

 “진정하라고. 그리고 그 작전은 군 회의 때 결정된 사안이지 않나?”

 

 “하아..... 난 진즉에 그 작전 반대했다고! 무슨 유도하고 때를 맞추고....... 상대의 병사가 모이기 전에 먼저 수로 밀어붙여야 하는 게 병가의 상사 아닌가! 근데, 지금 이게 뭐야?! 나보고는 기다리라고 해놓고선, 지금 이 사태가 된 걸 다 뒤집어씌우려고 하는 게 아니고서야 뭐야?!”

 

 “그럴 의도는 전혀 없고, 너무 앞서서 생각하지 말라고. 우리가 생각했던 규모보다 조금 더 많았을 뿐이야. 아니, 북쪽에 그 정도로 많은 괴수들이 남아있을 거란 생각은 생각하지 못 했는걸?”

 

 북쪽에서 거주하던 12마리의 괴물 중 하나이자, 통솔자였던 ‘데스페라도’의 소실 이후, 북쪽의 괴수세력은 거의 와해되었다고 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들어온 정찰 내용은 그것과는 전혀 상반된, 절망적인 이야기나 마찬가지였다. 통솔자가 없는 괴수세력이 저 정도라면, 남부나 서부에 있는 괴수 세력은 저것의 2배에서 최대 10배는 잡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니까.

 

 거의 데미아의 주도 아래에 회의가 진행되면서, 에락의 심기는 점점 더 불편해져갔다. 물론 이 군단장 3명 중에서 가장 최고 지휘관이자 최선임자가 데미아였기에 그녀의 말을 따르고 있었지만, 그녀의 소극적인 방어태세에 못마땅해 하고 있었다. 그런 에락을 잘 아는 아바르와 데미아는 돌아가면서 그를 상대하고 있었지만, 새로운 사람의 등장으로 그 불안한 균형은 그대로 박살나 버렸다.

 

 “후아! 다들 여기 있었구나! 안녕! 다들 잘 지냈어?”

 

 “후아는 무슨?! 지금 상황이 급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혼자 또 어딜 싸돌아다니는 거냐?!”

 

 에락은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화를 내며 그를 노려보았다. 아주 해맑게 춤을 추듯이 들어오는, 천을 둘둘 감고 있는 남자의 모습에 데미아는 그저 한숨을 쉬었고, 아바르는 손을 흔들며 그를 반겼다.

 

 “여어?! 리즌! 중간에 사라져서 깜짝 놀랐잖아?”

 

 아바르는 이번 전선으로 오기 전, 비공정을 타고 같이 움직이고 있었는데, 잠시 화장실을 갔다 온 사이에 사라진 그의 모습에 놀랐었다. 지휘실 창문은 열려 있었고, 그의 자리에는 작은 쪽지 한 장이 떡하니 놓여 있었다.

 

 ‘나 잠시 바람 좀 쇄고 올 거야. 혹시 나보다 애들이 먼저 도착하면, 애들 좀 부탁할게.’

 

 이라는 조금 무책임한 것 같은 말을 적어놓은 채로. 만약 다른 이들이 그 것을 봤더라면 대번 화를 낼 것이지만, 아바르는 그가 하는 일들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딱히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 거기다 그가 딱히 사고를 칠 인물도 아니고.

 

 “현지 시찰 좀 하고 왔지. 상황이 급하니까 직접 보고 판단하려고 말이야.”

 

 “언제 거기까지 갔던 거야? 설마 거기서 뛰어내리고 난 후부터?”

 

 “뛰어내리긴, 작은 배를 타고 바로 날아갔어. 그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나도 죽는다고.”

 

 리즌은 아바르에 말에 피식 웃으며. 방금 전까지 보고 온, 현재 괴수들이 움직이는 방향을 적어둔 지도를 꺼냈다. 그가 만든 지도는 괴수의 무리를 등급과 숫자에 따라 나눠놓은 꽤나 깔끔한 지도여서 남들이 보기에 확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의 성과에 데미아는 속으로 긍정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뼈 속까지 그를 싫어하는 에락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답지 않게 꼬투리를 붙잡고 늘어졌다.

 

 “굳이 정찰병을 보내났는데 갔단 말인가? 멋대로 갔다가 녀석들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그런 거지? 한 부대의 최고 지휘관이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너는 왜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거지? 너도 나랑 같은 이유에서 움직이는 거 아닌가?”

 

 리즌은 그의 말에 어깨를 으쓱거리며 자신의 자리로 갔다. 에락이 그의 뒤에서 무어라 중얼거렸지만, 보는 눈이 많기에 그도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자, 그럼 리즌이 가지고 온 지도를 토대로 다시 회의를 진행하면 되겠군.”

 

 약간의 소란은 있었지만, 데미아의 말을 필두로 군단장 4명이 모인 최고 회의가 다시 시작되었다. 데미아의 리드에 따라 모두들 침착하게 상황을 분석하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일단 정찰대와 리즌이 보고 온 무리들은 수는 많지만, 아마 무리 통솔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듯 해보였다는 점에서, 일단 대규모 무리 앞의 정찰대 격인 무리들을 격퇴하는 게 중요하다는 쪽으로 가닥을 모았다.

 

 “그럼 5지역의 3번 구역에서 녀석들을 맞이해 주는 게 좋을 것 같군.”

 

 아바르는 지도에서, 완만한 언덕 뒤에 나 있는 거대한 낭떠러지가 있는 곳을 손으로 짚었다. 바닥 깊이가 깊은 것도 있지만, 이 낭떠러지의 절벽은 신기하게 모래 속에 바위들이 쌓여있는 불안정한 구조의 절벽이었다. 잘못 짚으면 그대로 와르르 무너지는 곳이라 그 곳 위에서 움직일 때는 다들 조심하라고 일러둔 곳이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도 어디까지나 낭떠러지로 녀석들을 끌고 들어온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녀석들을 몰아넣어도,

 

 “낭떠러지로 밀어 넣는다 치자, 그 다음은 어떻게 할 거지?”

 

 에락의 말처럼 녀석들을 처리할 수 없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녀석들을 밀어 넣어도 녀석들을 불태울만한 기름이나 신병기인 화약도 모래가 무너져 내린다면 효과는 없을 것이다. 거기다, 그들과 본대의 거리가, 현재 제 5전투지역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1000필리아(1필리아는 약 10걸음 정도의 거리를 의미한다.)정도씩 있기에 자칫 잘못하면 녀석들의 협공에 작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몰살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거야? 나는 이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고.”

 

 아바르는 그의 말에 팔짱을 끼며 그를 바라보았다. 에락은 그런 아바르를 보며 다른 곳을 짚으며 말을 했다.

 

 “차라리 너희들이 좋아하는 유격전을 하자면, 이런 좁은 협곡에서 입구가 넓어지는 곳으로 녀석들을 유인하는 게 좋겠지. 부대를 축차 투입하면서 녀석들을 하나씩 찍어 누르는 거다!”

 

 에락이 내세운 방법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역시 맹점이 크다. 그건 일반적으로 1~2등급 정도의 약한 개체들일 경우만 가능하다. 지금과 같은.......

 

 “미쳤어? 3등급 이상 괴수들이나 괴물들을 정면에서 상대하겠다고? 오히려 우리측의 소모만 빨라질 거야!”

 

 의견이 다시 분열되자, 에락과 아바르는 서로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그 사이 데미아는 눈살을 살짝 찌푸려 리즌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둘만 들을 수 있게 목소리를 낮춰서 말했다.

 

 “너 설마....... 그를 이용할 계획은 아니겠지?”

 

 리즌은 그녀를 보며 그저 빙그레 웃었다.

 

 “맞아. 그러지 않고서야 데리고 온 의미가 없잖아?”

 

 “넌 정말이지....... 그의 상태가 어떤지 잘 알면서도 그러는 거야?”

 

 그녀의 주변에서, 살을 얼어붙게 만들다 못해 찢어버릴 것 같은 날카로운 살기가 사방으로 뻗어 나왔다. 깜짝 놀란 아바르와 에락이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렇게 까지 화가 난 데미아의 모습을 두 사람은 본적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가 원했으니까.”

 

 그런 그녀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한 얼굴로 말을 하는 리즌의 옆으로 주먹이 날아왔다. 팡! 콰앙! 그녀의 주먹은 그의 얼굴 뒤쪽으로 있던 짐과 천막, 그리고 그 일대의 공기가 갈라지며 거대한 파장을 남겼다. 그 작은 소동으로 인해, 회의는 중단이 되어버리고, 병사들이 급히 몰려들어왔다.

 

 “무.. 무슨 일 있으십니까?!”

 

 “군단장님?!”

 

 “기습입니까?”

 

 각기 각색의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자신들의 지휘관의 안위를 확인하기 위해 눈을 부릅뜨며 다가왔다. 그러자 아바르는 작은 손짓을 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별일 아니니까 그만 다들 할 일하러 가도록.”

 

 “그... 그래도... 군단장님들 막사가.....”

 

 “빨리 가라! 명령이다!”

 

 병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잠시 그들을 바라보았다가, 천천히 발걸음 돌려 밖으로 나갔다. 그 사이에 리즌과 데미아는 서로를 노려보며 알 수 없는 말들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아바르. 너는 저 대화가 뭔지 알 수 있나?”

 

 “그걸 왜 나한테 묻는 거야? 하만들의 언어는 난 잘 모른다고.”

 

 “흐음.....”

 

 방금 전까지 대립하던 둘도 두 사람의 모습에 꼬리를 말며 그냥 가만히 그 둘을 지켜보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알 수 없는 말로 대화를 주고받다가,

 

 쾅!

 

 갑자기 데미아가 책상을 손으로 내리치곤 그대로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리즌은 잠시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에게 말을 했다.

 

 “잠시 쉬도록 하지.......”

 

 리즌의 말에 모두,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대로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잘 아니까 말이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다들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천천히 막사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처음 보는 데미아의 모습에 당황스러운 아이엘이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었다.

 

 ‘하아......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으신 걸까...... 그런 모습은 처음보는데.......’

 

 부우우우!

 

 거대한 소음을 일으키며, 하늘을 덮는 커다란 그림자가 지나가는 게 눈에 보였다. 지원선 2척이 임시 선착장에서 나오는 모양이었다.

 

 ‘중간에 습격이라도 받았던 모양인가보네..... 잠깐 저 배는.....’

 

 수도에 갈수 있을 정도로만 수리를 마치고 바로 날아가는 배들을 보며, 문뜩 저 배가 어떤 밴지 떠오른 그녀는 급하게 선착장을 향해 뛰어갔다.

 

 ‘괘.. 괜찮을 거야..... 괜찮겠지.....’

 

 허겁지겁, 앞에 걷는 사람들을 밀치며 달려온 그녀. 다행이 선착장에서 보인 인원들의 모습은 괜찮아 보였다.

 

 ‘다친 사람들이 조금 있긴 한데..... 다들 괜찮아 보이....... 어?’

 

 아이엘은 인사를 하려고 그들에게 다가가려다가, 데미아가 아델과 같이 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딱히 인사를 하러 온 사람을 제외하고는 사실 누가 오든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선착장에는 선착장을 지키는 인원을 제외하고는 딱히 없었으니까. 그런데 방금 전 뛰어나갔던 데미아가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 놀랄 만하........

 

 짝!

 

 소리만 들어도 아플 것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껏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때린 데미아의 모습과 그런 그녀의 손바닥에 가만히 맞고만 있는 아델의 모습에, 갑자기 일어난 일에 모두가 가만히 서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너.... 너는....... 왜...... 항상.....”

 

 떨리는 말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데미아에게,

 

 “3군단장님. 보는 눈이 많습니다. 개인적인 일은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죠.”

 

 전과 다른 차가운 말투와 함께, 그는 그저 짐을 들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덩그러니 그녀를 혼자 남겨둔 채. 모두에게 또 하나의 무엇인가를 남긴 채로.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벌써 5월달이 왔네요! 그동안 많이 아파서 정신이 없었는데...... 여러분은 아프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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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10. 개전(4) 2019 / 3 / 26 64 0 8808   
54 #10. 개전(3) 2019 / 3 / 20 56 0 7923   
53 #10. 개전(2) 2019 / 3 / 19 57 0 8767   
52 #10. 개전 2019 / 3 / 13 66 0 8143   
51 #9. 각성(5) 2019 / 3 / 12 57 0 10454   
50 #9. 각성(4) 2019 / 3 / 6 54 0 8041   
49 #9. 각성(3) 2019 / 3 / 5 63 0 8663   
48 #9. 각성(2) 2019 / 2 / 27 63 0 9316   
47 #9. 각성 2019 / 2 / 26 52 0 9298   
46 #8. 인장(6) 2019 / 2 / 20 65 0 8245   
45 #8. 인장(5.5) 2019 / 2 / 19 73 0 8494   
44 #8. 인장(5) 2019 / 2 / 13 70 0 8931   
43 #8. 인장(4) 2019 / 2 / 12 67 0 7978   
42 #8. 인장(3) 2019 / 1 / 30 76 0 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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