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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8. 인장(5.5)
작성일 : 19-02-19 23:07     조회 : 73     추천 : 0     분량 : 8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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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 포트 메인 북부 황무지 어딘가 -

 

 

 알 포트 메인이 습격당하기 30분 전. 한 번도 뭉치지 않았던, 황무지의 괴수들이 하나 둘 거대한 바위 옆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저번에 불문으로 부쳐졌던, 불사자 사건 때와는 규모가 작지만, 결코 한 개 부대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숫자가 될 정도로 말이었다.

 

 이정도 규모가 모일 정도라면 원래는 관측이 되었어야 했지만, 밖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정보조의 눈을 피해, 녀석들은 굉장히 조심히, 조직적으로 움직였었다. 덕분에 100여 마리가 넘는 숫자의 괴수들이 바위 밑에 거친 숨을 내뱉으며 모일 수가 있었다.

 

 “크르르르......”

 

 “하하.... 진정하라고. 곧 녀석들에게 쳐들어 갈 거니까.”

 

 검은 로브의 남자는 자신이 타고 있는 괴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신기하게도, 남자를 보고도 괴수들은 거친 숨만 내뱉을 뿐, 자신의 이빨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오히려 남자를 따르는 모습까지 보였다.

 

 “흐음..... 그나저나 안에 먼저 들어가 있는 녀석들은 왜 연락이 없을 까? 분명 연락을 준다고 했었는데......”

 

 그는 지루하다는 듯 한숨을 쉬며 바위 위로 살포시 뛰어내렸다. 마치 왕좌에 앉은 것처럼 위에서 아래로 괴수들을 내려다보던 그는 한 가지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었다.

 

 “하! 그거 좋겠군. 이봐, 너희들 지금 아주~ 아주 배가 고프지?!”

 

 “크르르르!!!”

 

 “키아아아악!”

 

 그의 말에 괴수들이 격렬하게 반응했다. 언제부터인가, 그들의 어미 무리(하이브)가 사라져서 북쪽의 황무지는 그들에게 있어서 완전히 혼란의 도가니가 아닐 수 없었다. 근근이 추방자 무리나 떠돌이들, 그리고 멋대로 들어온 탐험가들을 습격하면서 배를 채우기는 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을 때는 서로를 잡아먹기까지 했었다.

 

 그래서 남자의 말을 들은 녀석들은 곧장 주위를 둘러보며 마구 그르렁거렸다. 아마 이 남자가 없었으면, 그의 통제가 없다면 여긴 난장판으로 바뀌었을 것이 분명했다.

 

 “워워..... 그렇다고 너희들끼리 먹으라는 거는 아니고..... 옳지! 저기 보이는 초소 보이냐?”

 

 괴수들은 그가 가리킨 방향의 초소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레프레아 두 명이 하품을 하며 경계를 서고 있는 게 보였다.

 

 “크아아아아!!”

 

 “키아아아!”

 

 괴수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해 어서 보내달라는 듯 날뛰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괴수들의 흥분하다 못해 감격에 빠진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럼.... 너무 소식이 안 오는 것 같으니까..... 성공 했겠지? 뭐, 기습하라고 했으니 순서를 바꿔도 상관없을 거야! 그분이라면 모두 용서 해주실 거니까!!!”

 

 거대한 괴물은 그를 보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남자는 괴수들에게 박수를 치며 말을 이었다.

 

 “자자, 그럼 지금부터 경주를 하는 거야! 저 벽을 뚫는 사람이 저 위의 맛있는 먹이를 먹을 수 있는 우선권을 얻는 게 경품이고!”

 

 “크르르!!! 키아아아아악!”

 

 “카아아아악!”

 

 일제히 모든 괴수들이 소리를 질러댔다. 그 소리가 얼마나 섬뜩했는지, 주변에 있던 작은 벌레들이 겁에 질려 배를 뒤집어 누울 정도였다. 남자는 곧장 손가락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외쳤다.

 

 “그럼! 모두 출발! 달려!!!”

 

 “카야야야악!!!!”

 

 괴수들이 방벽을 향해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것을 지켜보던 남자는 손가락을 튕겨 그들 앞에 작은 모래바람이 일어나게 만들어냈다.

 

 “정말 짓궂은 녀석이군........”

 

 로브를 쓴 남자 뒤에서, 또 다른 로브를 쓴 남자가 나타났다. 검은 로브의 남자는 회색누더기 남자를 보며 찡긋 웃으며 말했다.

 

 “헤헷! 짓궂기는! 이러면 ‘우리’쪽 손실도 줄을 거니까. 구시대의 퇴물들은 이렇게 써 먹는 게 좋다니까.”

 

 “크르르르.”

 

 거대한 괴수는 그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자 남자는 손사래를 치며, 급히 사과를 했다.

 

 “아아, 미안 미안. 너한테는 한 소리가 아닌데 말이야.”

 

 괴수는 아직도 기분이 상한 듯 그르렁 거리며 그에게 쌀쌀맞게 굴었다. 그러자 남자는 괴수에게 다가가 어루만지며 그의 상한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별의별짓을 해댔다. 잠시 뒤, 기분이 풀렸는지 괴수는 다시 평온한 얼굴을 하며 바위 옆에 앉았고, 땀에 흠뻑 젖은 남자는 가쁜 숨을 내쉬며 말했다.

 

 “뭐, 이러건 저러건 우리의 목적은 변함이 없잖아? 오직 우리의 목적만 달성하면 될 뿐.... 아니야? 너의 생각은?”

 

 검은 로브의 남자의 말에, 그는 말없이 고개만 돌려 가만히 괴수무리를 바라보았다.

 

 녀석들은 질서도 없이 무작정 앞으로 뛰어나가고 있었다. 주변의 몇 마리가 자빠져 넘어지고, 그것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거들떠보지 않고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그는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래.... 목적만 달성하면 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하하하! 그럼 된 거지! 거기다 재밌으면 덤이고! 어! 마침 소식이 들어왔네?”

 

 그가 말을 하자마자, 그의 팔에서 검은 색 무엇인가가 솟아 나오는 게 보였다. 검은 색 무엇인가는 그의 눈앞에서 반복하며 무엇인가를 보여주었다. 그걸 지켜보던 그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무어라 중얼거렸다.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인상을 찌푸리는 그의 얼굴을 보고 회색 로브 남자가 말을 걸었다. 그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급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아...... 아 별일 아니야. 문제는 없어.”

 

 “문제가 생긴 것 같은데?”

 

 “문.. 문제없대도! 자자, 우린 이제 구경이나 하자 구경!”

 

 그의 태도가 조금 수상스럽기는 하지만, 그에게 더 이상 뭐라고 묻지는 않았다. 문제가 있더라도 언제나 그걸 해결해 왔던 녀석이니까.

 

 ‘별일 없겠지 뭐.’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목적은 다른 곳에 있으니까. 솔직히 그것만 아니었어도 이번 임무에 참가 할 일은 없었을 그였으니까 말이다. 그는 바위 위로 올라가, 그의 옆에 앉아 앞쪽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마침 괴수들이 방벽에 다다랐는지, 초소에서 무엇인가를 마구 쏘아 올리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주변에서도 똑같은 섬광들이 마구 하늘위로 올라왔다.

 

 ‘하..... 참 예쁘네.’

 

 하늘 위로 날아가는 섬광은 마치 축제에 쏘아 올리는 폭죽과 같아보였다. 방벽을 따라,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해, 매캐한 냄새를 내뿜으며 올라가는 섬광들. 동시에 밑에서도 그와 같은 붉은 피들이 마구 땅에 흩뿌려지고 있었다.

 

 “크르르르......”

 

 옆에 있던 괴수가 이빨사이로 침과 역겨운 냄새를 내뿜었다. 벽이 무너지면서, 사람 둘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괴수들에게 유린당하며 먹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모습에 녀석은 몸이 너무 근질 거려서 참기가 힘들어 보였다. 고개를 돌려 검은 로브의 남자를 바라보는 괴수의 모습에, 검은 로브의 남자는 녀석의 어깨를 붙잡으며 아까와 다른 낮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참! 기다리래도! 거의 다 뚫었으니까 걱정하지 마.”

 

 “크르르.....”

 

 “씁! 안된다니까!”

 

 “크....”

 

 “자꾸 그러면 그때 준 형벌을 다시 줄 수가 있어....... 이건 경고다......”

 

 괴수는 그의 얼굴을 보고 그대로 주눅이 든 채 자리에 앉았다. 그 사이에 벽을 뚫고 괴수들이 쏟아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습격의 막이 열린 것이었다. 남자는 기쁜 듯이 박수를 치며 큰소리로 환호했다.

 

 “야호! 드디어 뚫렸구나! 저게 몇 년 만에 뚫린 건지 모르겠지만! 하하하하.”

 

 “퍽이나 좋겠다.”

 

 회색 로브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녀석의 전공이 하나 늘었으니, 이번 승진 목록에 그의 이름이 들어갈 것이 분명했다.

 

 “자자! 들어가! 들어가라고! 어이! 옆에 있는 너희들도 일할 시간이야!”

 

 “이... 임무... 받... 들어....”

 

 모래 속에서 그와 비슷하게 생긴 검은 로브들의 남자들이 나타났다. 그는 그들을 보며 간단한 지시를 내렸다.

 

 “자, 그럼 너희들은 녀석이 거기서 안전하게 나올 때 까지 초소들을 공격하라고! 그럼 녀석들이 맥을 못 추릴 테니까 말이야!”

 

 “아... 알겠... 니.... 다....”

 

 검은 로브의 남자들은 곧장 괴수들 쪽으로 뛰어갔다. 그 사이에 회색 로브의 남자도 바위 밑으로 뛰어내리며 말을 했다.

 

 “자, 그럼 나도 할 일을 하러 가봐야겠군. 살아서 보자고.”

 

 “에이.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설마 죽기야 하겠어?”

 

 “글쎄? 어쩌면 그럴지도.”

 

 그의 모습이, 흐릿하게 변하며 점점 사라져갔다. 그가 떠나면서, 방금 전까지 북적거리던 황무지에는 이제 둘 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게 알 포트 메인의 습격이 시작되고 있었다.

 

 

 

 

 - 같은 시각, 알 포트 메인, 괴수 토벌 부대 막사 옆의 숲 -

 

 

 ‘하아... 하아.... 끈질기네.....’

 

 토벌부대 막사 옆의 숲을 뛰고 있는 남자. 얼굴에는 이상한 가면을 쓰고 있는 온통 검은 색으로 된 옷을 입고 있었다. 심지어 가면마저 검은 색이라, 만약 그가 그림자나 어두운 공간에 숨게 된다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그를 맹렬이 쫓아오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아니, 사람이라고 부르면 이상하고, 그들의 모습은 걸어 다니는.... 흉측한 괴수들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녀석들은 지금 그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빼앗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 그만 쫓아오라고!”

 

 남자는 최대한 녀석들에게 각종 마름쇠와 표창을 던졌지만, 녀석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괴수들의 단단한 갑피를 뚫으려면 그에 맞는 무기를 써야한다. 그러니 이런 무른 철로 만든 것들은 녀석들의 피부에 으스러져 박살 날뿐이었다. 그래도 속도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으니 쓰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의 끈질긴 저항과 더불어 도망가는 실력, 그리고 그림자 속으로 숨었다 나타길 반복하는 그의 모습에 괴수들도 약이 올랐는지, 씩씩거리며 그에게 말을 했다.

 

 “주... 죽인... 다....”

 

 “죽.. 여... 여.... 라!”

 

 남자는 괴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니, 미칠 지경이었다. 하필 오늘 근무자로 수도에서 파견되어왔는데, 하필 이날에 일이 터진 건지 몰랐었다.

 

 “흐... 분명 선배들은 쉬운 일이라고 했는데!!!!”

 

 검은 날개 기사단은 정보를 수집하는 첩보 기관이라고 설명을 들었었는데, 괴수들이랑 싸우게 될 줄이야....... 그는 괜히 단장의 옆에 가겠다고 한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그나저나.... 근데 녀석들에게 지능이 있다는 건 처음 듣는 일인데....... 그리고 이 조그마한 도장이 뭐라고 녀석들이 쫓는 거지?”

 

 그는 자신이 품고 있는 인장을 보며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왜 단장이 자신에게 이걸 맡겼는지, 그리고 괴수들이 인장을 빼앗으려 드는지에 대해서.

 

 하지만 괴수들이 사람들이나 쓸법한 인장을 빼앗는 다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들은 황무지에서 돌아다니는 그냥 괴물들이 아니었나? 그런데 인장을 빼앗다니.......

 

 “주.. 죽어....!”

 

 “히이익!”

 

 콰드득! 괴수 팔 하나가 그의 옆에 있는 나무에 박히며 나무를 박살내 부러뜨렸다. 남자는 그 괴수의 팔이 빗나간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간발의 차로 빗나가서, 만약 머리 한 칸만 옆으로 있었다면 박살 난 것은 나무가 줄기가 아니라 자신의 머리통이었을지도 몰랐다.

 

 ‘흐... 마름쇠랑 표창도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부대로 돌아가야 하나?’

 

 하지만 녀석들과 추격전을 벌이다 보니 너무 깊은 숲으로 들어와 버렸다. 원래 이곳은 녹지화 연구를 위해 만든 숲이라고 했는데, 지원이 끊겨서 방치를 하다 보니 숲이 정글처럼 우거져버린 곳이었다. 은신처로 있던 곳까지는 지도로 길을 찾을 수 있지만, 너무 깊이 들어와 버려서 나가는 방향을 찾을 수가 없었다.

 

 “주....어!”

 

 “흐으으! 그만 와라! 쫌!”

 

 그는 나무를 박차고 놈들 사이로 뛰어들어, 그림자 속으로 다시 몸을 숨겼다. 그가 몸을 숨기면 움직일 때까지 찾기가 어려웠다. 괴수들은 다시 근처를 배회하며 그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포위했다.

 

 ‘흐... 슬슬 한계야......’

 

 쉬지 않고 2시간을 넘게, 그것도 최대한 빠르게 달렸었다. 다리는 무겁고 몸은 떨려왔다. 그림자 속에 숨어서 숨을 돌린다고 해도 녀석들에게 걸리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 세우다보니,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피로가 누적되다 보니 녀석들에게도 슬슬 따라 잡히게 되었다. 아마 다음 움직일 때, 까딱 잘못하기라도 한다면 분명 녀석들에게.......

 

 ‘히이이.... 죽기... 싫어.....’

 

 이런 시골 촌 동네에, 이름 모를 곳에서 죽기 싫었다. 검은 날개 기사단에 들어간 이유도 그저 돈을 벌고 싶어서 들어온 것이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고 싶지는 않았다.

 

 “차... 찾... 아.....”

 

 “어... 어디냐.....”

 

 녀석들이 그의 앞을 지나가려고 했다. 최대한 숨을 참고, 숫자를 센다. 눈도 마주쳐서는 안 된다. 눈동자에 반사된 빛에 녀석들에게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순간 풀 숲에서 토끼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콰아아앙!

 

 “딸꾹!”

 

 토끼는 괴수에 의해 산산 조각 났다. 그리고 동시에 남자 역시 들켜버리고 말았다. 괴수의 섬뜩한 눈동자가 그를 바라보며 눈알을 굴렸다.

 

 “찾... 았!”

 

 콰앙! 펑! 갑자기 괴수의 머리통이 날아갔다. 동시에 얼굴에 천을 둘둘 감은 사람이 툭하고 튀어나왔다. 그는 제복을 입고는 있었지만, 얼굴 전체를 감고 있는 천 때문에 흡사 귀신의 모습과 같아보였다.

 

 “으.. 으아악! 뭐.. 뭐야!”

 

 “쉿. 조용히 하게나. 들켜서 죽고 싶나?”

 

 깜작 놀란 그의 입을 누르며 천을 두른 남자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젠장 이렇게 많이 들어왔을 줄이야.......”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숲으로 들어오는 빛을 통해 보이는, 마치 숲에 쳐진 빛의 장막을 통해서 괴수들의 숫자를 확인했다. 그 사이 남자는 그의 제복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 당신은 아... 장교시군요......”

 

 군에서 계급은 중요한 것이지만, 장교 이상의 계급은 사관학교나 공부만을 통해서 달수가 없었다. 적어도 사선을 뚫고 살아남은, 정예중의 정예. 한 소대의 기사들을 이끌 수 있는 기사 단장 급의 실력자라는 이야기였다.

 

 “그래. 그나저나 자네가 지키고 있던 거...... 잘 간수 하고 있지? 그렇지?”

 

 “아.. 네.... 네? 잠시 만요. 그건 검은 날개 기사단의 기밀인데?!”

 

 “참나, 아델이 얘기를 안 해 뒀나보네. 진짜 부대 시찰해야겠구나......”

 

 그는 그의 반응에 투덜거리며 말을 했다. 작게 얘기해서 남자에게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건 그렇고..... 이 따뜻한 빛은 뭘까?’

 

 남자는 그에게서 나오는 비범한 오라에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마치 전신을 감싸는 따스한 빛은 피로를 녹여주고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것 같아... 아니 회복시켜주고 있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자... 그럼 녀석들에게 미끼를 물려야지. 너는 일단 부대로 돌아가서 지휘관을 찾으렴. 인장은 나한테 맡기고.”

 

 “아.. 알겠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 꽥!”

 

 천을 둘둘 감은 남자는 곧장 그의 머리를 세게 내리 찍었다. 그로서는 힘 조절을 하긴 했지만, 분명 한 대 더 맞았다가는 일찍 돌아가신 조부를 눈앞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충격에서 간신히 정신을 차린 그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자, 그는 화가 난 눈빛(?)으로 말을 했다.

 

 “이봐..... 지금 생판 모르는 남한테 중요한 물건을 맡기겠다는 거야? 정신 똑바로 차려!”

 

 “아... 아.. 죄송합니다.”

 

 “어쨌든 지금 너의 임무는 뭐지? 그 인장을 지키는 것 아닌가?”

 

 “마.. 맞습니다...... 맞습니다!”

 

 남자는 그의 눈빛에서 흘러나오는 기백에 눌려 고개를 연거푸 끄덕였다. 그러자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그에게 단호하게 말을 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겠지. 내 시간이 얼마 없어서 너를 무조건 도와주지는 못할 거야. 대신 내가 최대한 도와줄 동안 이 숲을 빠져나가, 이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알았지?”

 

 그의 말에 남자는 한 번 더 고개를 끄덕였다. 인장을 지키는 것과 동시에, 지금 도시 내에 괴수가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 그것은 정보 전달과 첩보를 가장 중요시 하는 검은 날개 기사단원으로서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천을 두른 남자는 뒤를 돌아 다시 한 번 더 괴수들의 위치를 살펴보았다. 아까 전 낸 큰 소리에 녀석들이 그 둘을 점점 포위하기 위해 들어오고 있었다.

 

 “자, 그럼 내가 신호를 세고 들어갈 테니 너는 네 할 일을 할 준비를 하렴.”

 

 “네! 알겠습니... 아 참... 어떻게 이 숲을 빠져나가는 지 아십니까?”

 

 참, 그러고 보니 너무 숲 깊숙이 들어와 버려서 부대로 돌아갈 수 없던 그였다. 이렇게 정글처럼 우거진 숲은 어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곳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천을 두른 남자는 그런 그의 말에 피식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흠... 그건 걱정하지 마. 그저 ‘네게 비추는 빛’만 따라가면 돼.”

 

 그 말을 마치자, 그의 앞에 작은 불빛이 호록 하고 나타났다. 빛은 마치 남자에게 따라오라는 듯 살랑살랑 거리며 그의 앞에 아른 거렸다.

 

 “자, 그럼 이제 해결됐지? 어서 출발해!”

 

 그는 남자의 등을 떠밀고 곧장 괴수에게로 돌진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남자는 그에게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이미 그는 괴수들과의 격렬한 싸움에 들어가 버린 상태였다.

 

 남자는 하는 수없이 그에게 등 뒤를 맡기기로 하고 곧장 앞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저 남자가 최대한 시간을 끄는 동안, 빠르게 빠져 나가 이 사실을 알려야 했으니까. 그리고 빠르게 지원군을 데리고 와야 그도 안전할 테니까.

 

 ‘쳇, 누군지 모르겠지만 감사하고..... 조금만 버텨줘요. 금방 지원군을 데리고 올 테니.....’

 

 그의 가벼운 발걸음이 모래먼지를 일으키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방벽에서의 싸움과 더불어 격렬한 싸움이 수면 아래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작가의 말
 

 후아! 슬슬 개학 시즌이 되니 정신이 없네요! 이번 수강신청은 잘되면서....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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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8. 인장(6) 2019 / 2 / 20 65 0 8245   
45 #8. 인장(5.5) 2019 / 2 / 19 74 0 8494   
44 #8. 인장(5) 2019 / 2 / 13 70 0 8931   
43 #8. 인장(4) 2019 / 2 / 12 67 0 7978   
42 #8. 인장(3) 2019 / 1 / 30 76 0 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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