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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1. 토벌전(3)
작성일 : 19-05-08 23:23     조회 : 58     추천 : 0     분량 : 7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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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델이 먼저 가버리고, 남은 대원들은 덩그러니 남겨진 데미아를 보고 어찌할 줄 몰라 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녀가 3군단장인 것을 모르니.......

 

 “무슨 일이지?”

 

 “대장의 대인관계는 도대체.......”

 

 “혹시..... 옛 연인?”

 

 라며 수군대기 시작했다. 물론 두 사람을 알고 있는 아이엘은 그런 그들을 보며 얼른 교통정리를 하며 밀어내기 시작했다.

 

 “리엔씨. 빨리 애들 데리고 막사로 보내요. 이상한 소문 같은 거 만들지 말고요.”

 

 “어? 아! 아이엘씨구나! 잘 지냈어요?”

 

 “아.... 네, 잘 지내고 있었죠. 그러니...... 리엔씨, 도와주세요.”

 

 리엔도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이엘의 말에 그녀 역시 대원들을 밀며, 빨리 막사로 들어가서 투입 준비를 하라고 보챘다. 다들 그런 리엔의 타박에 견디지 못하고 빠르게 선착장을 빠져나갔다.

 

 아멜과 스피넬 역시 아까 상황에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사실 아델의 상태가, 배를 타고 오면서 약간 이상해 보이긴 했었는데, 여기서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었다.

 

 ‘흐... 그러고 보니 반지랑 이 편지... 전해야 하는데......’

 

 출발하기 전에 반지를 건네려고 했지만, 탑승 직전까지 안보여서 전해주지 못했다. 반지는 그대로 짐칸에 실려 버려서 비공정에서 가는 내내 주질 못했고, 편지는 전해주기 전에 갑자기 온 호출에 회의를 하러 가느라 전해주질 못했다.

 

 이대로 밀려버린 편지와 반지를 내려서 전해주려던 그녀는, 이번에 일어난 일로 인해 그 기회를 놓쳐버리게 된 그녀는 참 난감한 상황에 어쩔 줄 몰라 했다.

 

 “흐음... 정말이지, 아저씨답지 않네.”

 

 스피넬 역시 이 상황을 보고 툴툴대며 저만치 사라진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평소에 그 특유의 웃음 많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바뀌어버리다니....... 그렇게 그저 쳐다보고 있는 두 사람의 등을 민 것은,

 

 “여러모로 긴장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거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 그리고 너희들도 빨리 움직이라고. 늦으면 오늘 저녁 두부탕수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교통정리에 박차를 가하는 리엔이었다. 마법의 단어 두부탕수. 그 단어는 모두를 빠르게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흐으익! 두부 탕수라고요?”

 

 “맛있는 것도 있지만, 두부탕수도 준비되어 있어서 늦게 가면 그것만 남아있을지도 모르거든!”

 

 “진짜..... 군 식단표 짜는 녀석은 모두 없애야 해.”

 

 스피넬은 빠르게 몸을 돌려 자신이 배정받은 막사로 걷기 시작했다. 아멜은 여전히 머릿속의 혼란스러움을 정리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며 그녀를 따라 발을 옮겼다. 어찌되었건 일단 막사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편지와 반지를 전해줘야지........

 

 

 한편 덩그러니 가만히 서있는, 슬픔이 가득 찬 표정의 데미아에게 아이엘이 다가와 어깨에 손을 얹었다. 낯익은 손이 그녀의 어깨를 툭 두들기자, 그녀는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아이엘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군단장님. 일단 자리를 옮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방금 전 일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조금 많네요.”

 

 “어... 어라...?! 보.. 봐... 봤어?”

 

 “많은 이들이 봤죠. 그래서 너무나 당황스러웠고요.”

 

 그제야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파악한 데미아는 순간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푹 숙였다. 리즌이 한 말이 화가나 급히 뛰쳐나왔는데, 고개를 든 순간 하필 아델의 얼굴이 보여서, 그대로 그에게 손을 날린 것이었다. 주변부터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이래서야 이상한 소문만 더 퍼져나갈게 뻔했다.

 

 “물론 아직 저와 토벌부대 일행들만 봤으니, 어떻게든 함구하라고 만들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일단 자리부터 옮기시죠.”

 

 “그.... 그래! 그.. 그래......”

 

 데미아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그녀의 눈에 앞에 있는 어떤 소녀들이 보였다.

 

 “응? 저들은 누구.....?!!!”

 

 데미아의 눈이 한 명의 소녀를 보자,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아이엘은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군단장님? 괜찮으신가요? 무슨 일이라도......”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아까 상황이 떠올라서.....”

 

 데미아는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그 소녀에게서 시선을 떨구지 못했다. 그도 그럴게, 그녀와 닮은, 그리고 그녀의 소중한 사람과 닮은 눈을 가지고 있는 소녀였으니까. 너무나도 예쁘고, 그리운 그런 눈을, 그 잊을 수 없는 그녀의 얼굴을 꼭 닮았으니까.

 

 

 

 2군단의 토벌부대가 들어왔다는 소식이 빠르게 전해지면서, 다들 막사로 들어오는 그들을 쳐다보며 수근 거렸다. 서포터 일행들은 거의 레프레아들로 이뤄져있고, 무구 적합자라는 자들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니 말이다.

 

 “그래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돼. 그들이 누군데......”

 

 평소에 모습이 보이질 않으니, 그들에 대해 아는 이들이 적다. 대신 소문은 눈덩이처럼 빠르게 불어나고, 그 소문은 오랫동안 돌고 도니 그들에 대한 평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물론 이들의 대화를 신경 쓰지 않는 순수한 레프레아들은 앞에 펼쳐져 있는 숙영지의 모습에 놀란 눈을 크게 뜨며 감탄하고 있었다.

 

 “후아아! 여기가 전부 막사인거야?”

 

 “우리 부대 부지보다 큰 것 같은데?”

 

 “저녁이나 빨리 먹었으면 하는데.......”

 

 순수하다 못해 하얀 백지 같은 그들의 들뜬 모습에, 주변에서는 냉랭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당장 5군단의 인원들만 하더라도 죽을 것 같은 싸움을 몇 번이나 거쳤으니 말이다.

 

 “이거... 분위기가 조금 안 좋은 데?”

 

 스피넬의 말에 아멜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바라보았다. 안 그래도 5군단과 2군단이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데다가, 사미드 족이 가지고 있는 레프레아에 대한 인식과 부대에 대한 이야기로 인해 언제든지 시비가 붙을 수 있는 상황이니까, 언제든지 말릴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흠..... 꼬마 숙녀 분들, 많이 걱정 되나 보구나?”

 

 갑자기 뒤에서 난 소리에 깜짝 놀란 아멜과 스피넬은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어.. 엇! 누... 누가... 말을 한 거지?”

 

 “하하.... 이거 참 실례인데? 난 여기 있다고, 여기.”

 

 “어.. 어디서... 앗!”

 

 조그마한 키를 가진, 부드럽고 융기 나는 털과 한껏 정리가 된 수염을 가진 작은 너구리 수인이 그녀들 뒤에 있었다. 제복에 훈장과 마크가 달린 것으로 보아, 최소 장교로 보이는 인물인데.........

 

 “아.. 앗! 죄송합니다. 막 도착해서 정신이 조금 없었습니다.”

 

 “하하하. 당연하지. 너희들 오면서 한바탕 크게 했다며? 아델 녀석한테 직접 듣기로 하긴 했지만, 그전에 너무 궁금한 것들이 많아서 말이야. 그리고 너희들한테도 관심이 있고.”

 

 너구리 수인은 급히 사과를 하는 스피넬과 아멜에게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아멜과 스피넬은 그런 그의 제안에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무슨 생각인 건지 몰라도,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

 

 “아바르. 애들한테 장난치지 말지?”

 

 때마침 그 근처를 지나고 있던, 리즌이 그들의 대화를 듣고 천천히 다가왔었다. 아바르는 그런 그에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애들한테 장난치지 말라고? 난 진짜 궁금한 게 있어서 그랬는데?”

 

 “그게 아니라, 애들이 당황해서 멍하니 서있기만 하잖아. 네 신분이 장교라는 것은 잊고 있는 거냐?”

 

 “아하..... 뭐, 오해 할 수도 있긴 하겠네. 치잇....... 세상은 썩었어. 순수한 인간들은 없다니까. 증말.”

 

 그는 툴툴대며 자신의 수염을 어루만졌다. 그런 그를 보며 리즌은 어깨를 툭 치며 그를 잡아끌었다.

 

 “자자. 우린 회의나 하러 가자고. 그럼 일단 쉬고 있어!”

 

 소녀들에게 손을 흔들며 그는 곧장 아바르를 끌고 회의장으로 걸어갔다. 뭐, 아바르가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말이다. 아바르가 무어라 외치며 그의 등짝을 확 때렸지만, 멀리 있어서 들리지는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떠나고, 소녀들은 다시 짐을 풀기 위해 움직였다.

 

 

 

 

 한편, 막사에 도착해 짐을 잠시 놔두고, 아델은 얼얼한 뺨을 살짝 만지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겹겹이 일어나는 일들에 그는 정신이 없었다. 갑작스럽게 괴수가 습격해온 것도, 아멜이 쓰러졌다 일어난 것도, 그리고........

 

 “리즌이 또 이상한 소리를 한 건가?”

 

 그러지 않고서야 그 고집쟁이(?)가 그렇게 나오지 않았겠지. 나중에 리즌에게 따지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문뜩 짐을 정리하다가 떨어진 펜던트를 보았다.

 

 “어라? 집에다 두고 왔었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진 펜던트에서, 환한 미소를 지은 이들이 눈에 들어오자, 그의 눈에는 작은 물방울들이 맺혔다. 천천히 손에 쥔 차가운 펜던트와 다른 뜨거운 두 뺨 위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마음속에서 아려오는 느낌에 그는 가만히 말없이 서있기만 했다.

 

 “...........”

 

 “관리관님! 관리관님, 애들 전부 짐을..... 어라? 울고 계셨어요? 아까 맞은 거 꽤나 아프셨나보네요?”

 

 등 뒤에서 들려오는 해맑은 그의 부관, 리엔의 목소리에 깜작 놀란 그는 급히 눈물을 훔쳤다. 손에 쥔 펜던트를 가방 속에 다시 놓아두고,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작게 미소를 지었다.

 

 “아하하하;;;; 갑자기 맞으니 아프더라고. 덕분에 내가 뭔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흐이익? 정말요? 그 3군단장한테 맞았는데요? 아, 맞아서 정신이 없으셨구나.......”

 

 리엔의 과장된 몸짓에 아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시 그녀를 속이는 것은 무리다. 그녀의 목소리 톤에서 느껴지는, 그녀 특유의 의심이 묻어나오고 있다.

 

 뭐든지 일단 의심해 보아라. 그가 가르쳐놨던 것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그녀였다.

 

 “흐음..... 역시 너한테는 거짓말을 못하겠네.”

 

 “흠흠! 그렇게 만드신 게 누군데요? 그나저나, 오늘 영 상태가 말이 아니네요. 무슨 일 있으신 거죠? 그렇죠?”

 

 출발 때부터, 그의 표정은 한 결 같이 어두워보였다. 그의 옆에서 누구보다 가까이 지내는 그녀는 진즉에 그걸 알아차리고, 그걸 물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의 일이니까, 그것이 그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아델은 잠시 손에 든 것을 만지작거리며, 말없이 있었다. 리엔은 그런 그를 보며 재촉하지 않았다. 그저, 그가 말을 할 수 있도록, 그를 바라보며 지켜볼 뿐이다. 아델은 그런 그녀의 배려를 받으며, 천천히 입을 열어 말을 했다.

 

 “그냥...... 막상 다시 녀석들을 보려니까........ 걱정이 앞서서 그래.”

 

 “걱정이요? 저는 오히려 관리관님이.... 아니, 대장이 더 걱정된다고요.”

 

 리엔의 밝은 눈동자가 그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녀의 머리에 솟은 두 가닥의 머리카락이 눈에 띠게 움직였다. 정말 저건 볼 때마다 신기하긴 하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부대의 지휘를 받기는 해도, 전선에서의 명령권은 관리관님이 가지고 계시잖아요. 지휘관이 그렇게 불안해하면, 밑에 있는 부하들도 같이 불안해한다고요.”

 

 리엔의 뼈있는 말에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그녀를 바라만 보았다. 그가 지금 그녀의 말에 어떤 말로 답해도, 그건 그저 변명에나 다름이 없으니까 말이다. 처음에는 그저 약간 어리바리한 부관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유능한 부관이 되어있는 그녀였다.

 

 리엔은 언제 가져왔는지 모를, 찻잔과 찻주전자를 꺼내들고 간이 책상위에 올려두었다. 익숙하면서도 능숙하게, 그녀는 빠르게 차를 따르며 말을 이어갔다.

 

 “뭐, 그리고 다들 다친다고 해서, 크게 걱정하지 말아요. 그게 우리 일인 거잖아요? 물론 관리관님이 오면서 부대 사정이 크게 좋아지긴 했지만, 애초에 우리가 여기 있는 목적을 잃게 되어버리면 우리의 존재 의미가 없어진다고요.”

 

 모락모락 따뜻하게 피어오르는 김이 나는 차가 담긴 찻잔을 들고 그에 내밀며 그녀는 다시 한잔을 따랐다. 그래 그녀의 말대로 우리의 존재는 괴수들을 잡기위해, 괴수들을 없애기 위해 존재하는 부대니까.

 

 그 누가, 언제든지 다칠지 모르는 부대에서 그런 걱정을 한다는 것 자체는 그저 사치였다. 그건 위선이고, 그동안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였다.

 

 “그래. 힘을 내야지..........”

 

 “그리고 무엇보다, 아멜이랑 무슨 일이 있는지 몰라도, 아멜 앞에서만큼은 그러지 말아줬으면 해요. 관리관님이 그 아이를 신경 쓰는 만큼, 그 아이도 관리관님에게 신경을 쓰고 있으니까 말이에요.”

 

 “케에엑! 케엑.”

 

 그녀의 말에 아델은 화들짝 놀라 그만 사래가 들렸다. 그런 그를 보며 리엔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히히. 그냥 한번 찔러본 건데, 얻어 걸린 건가요?”

 

 “그.. 그게 무슨 소리야?”

 

 “그냥...... 관리관님이 유우독! 아멜을 챙기니까요. 아멜도 거의 성인이 다 되긴 했지만, 그래도 선을 넘으면 안 됩니다! 아셨죠?”

 

 이거 단단히 오해한 모양이다. 아델은 난감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그 말에 대해 반박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가 반박하기도 전에, 막사 입구에서 걸어들어오던 갈색 머리의 여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그게 무슨 소리인가요? 방금 리엔씨가 한 말?”

 

 팔짱을 끼며 그를 노려보는 아이엘의 모습에 아델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아니라니까! 그건 범죄잖아. 범죄!”

 

 뭐, 그렇게 말을 해도 그의 나이 때문에 설득력이 딱히 없다. 외관이 하만의 30대 초반 정도이긴 하지만, 실질적 나이는 리엔보다도 더 나이가 많은 그였으니까.

 

 물론 리엔도 반농담식으로 던졌던 것이고, 그걸 알고 있는 아이엘은 그의 당황스러운 모습에 살짝 장난기가 솟았다. 리엔의 의도에 따라 그를 좀 더 놀려먹으려고 고개를 살짝 돌리며 툴툴대듯 말했다.

 

 “으...... 군단장님께 다음에 만나자고 해야겠어요. 그리고 실망이에요, 아델씨.”

 

 들어 온지 얼마 안 된 그녀였지만, 그냥 다시 나가려는 듯 몸을 움직이며 그의 반응을 살폈다. 아델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손을 뻗으며 급하게,

 

 “아.. 아니라고! 진짜야! 단지........”

 

 그녀를 붙잡으려고 하다가, 갑자기 팔을 천천히 내리며 자리에 앉았다. 리엔과 아이엘은 그런 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그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방울에 깜짝 놀라며 그에게 다가왔다.

 

 “죄... 죄송해요! 자... 장난이 너무 심했나요?”

 

 “괘.. 괜찮아요? 너무 심했다면 미안해요.”

 

 그리고는 서로의 눈치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아델은 그런 그녀들을 보지 않고, 그저 바닥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 아니야.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그래....... 그저..... 오래 전에 행복했던 시간들이 말이야.”

 

 곱게 쥔 손과 맞닿았을 때, 그는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그저 그 눈썹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 순수한 눈동자를,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보석 같은 눈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그저, 내가 알던 사람과 닮아서 그래.... 정말이지 많이 닮‥….”

 

 그의 눈에서 다시, 작은 방울들이 떨어졌다. 그런 그를 보며 리엔과 아이엘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생각해보면, 그는 고대인이라고 불리는, 아주 오래 전에 살던 인물이니까. 그것도........

 

 ‘정말이지.... 많이 닮았어......’

 

 혼자만이 남은, 혼자만이 살아가는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런 그였으니까.

 

 

 리즌과 아냐가 남아있기는 해도, 그들은 그와 같은 종족은 아니었다. 친하게 지냈다고 해서, 피가 섞이거나, 그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아니니까 말이다.

 

 아이엘과 리엔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뭐, 하지만 그녀들이 그만 잘못 건드린 것은 사실이니까.........

 

 그녀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그런 그를 위해,

 

 ‘이... 이런....’

 

 ‘일.. 일단 나.. 나가보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막사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시간이라는, 잠시 마음을 추스르게끔 만들어주는 시간이었으니까 말이다.

 

 그것도 그의 아픈 가슴이 다시 진정 될 수 있는, 그가 진정 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시간이 말이다. 마치 비가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단단해질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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