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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0. 개전
작성일 : 19-03-13 23:25     조회 : 66     추천 : 0     분량 : 8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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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미테리아, 중앙 광장 -

 

 

 아미테리아 중앙광장. 평소에는 장사꾼들 흥정소리와 대장장이의 망치질이 가득한 이 도시에, 오늘은 엄숙한 분위기로 모두가 모여 있었다.

 

 “어마어마하네요.”

 

 “그러게...... 3군단의 정예병들까지 들어와 있는 걸 보니, 이번에는 크게 붙을 것 같네요.”

 

 시민들은 모여 있는 인원들을 보며 저마다의 생각들을 나눴다. 지금 안에 있는 인원들도 많지만, 도시 밖의 숙영지에서 대기하고 있는 병력까지 합하면 어림잡아 6000명이 넘는 대군이 도시에 있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다른 곳의 방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라고 묻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럴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왜냐하면 이건 토벌전을 상정하고 준비한 전투인원들. 그러니까 평소에 도시를 수비하고 도로를 지키는 수비대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인원들이 수비를 위해 투입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괴수와의 실전감각과 더불어, 수비대원들의 피로를 어느 정도 분배하기 위해서 움직인다. 이것이 평시 체제에서의 군단의 군 병력 운용방식이다.

 

 하지만 지금은 소집명령이 내려진 전시 상황. 3 ~ 4교대의 수비도 2교대로 바뀌고, 전 병력은 군단장의 지휘아래 지정된 장소, 그러니까 3군단은 아미테리아로 집결한 것이다.

 

 중무중한 기사들부터, 경갑을 착용한 비전투원들까지. 모두가 일정한 열을 선채, 시민들의 시선을 받으며 단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단상을 천천히, 키가 작은 한 여자가 걸어올라갔다.

 

 “전체! 차렷!”

 

 병사들이 부단장의 구호에 맞추어, 일제히 자세를 고쳐 부동자세를 취했다. 병사들의 군더더기 없는 모습에 시민들은 감탄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군단장님께 경례!”

 

 일제히 고개를 숙이는 병사들. 앞에 서있는 기사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앞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매일같이 수증기가 피어오르던 도시가, 오늘 하루만큼은 햇빛을 허락하는 듯이 푸른 하늘을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그 덕에 빛을 받으며 서있는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이 유난히 더 붉게 보였다.

 

 “제군들! 갑작스러운 기습을 받아서 놀랐었을 텐데, 다들 적절히 대응해줘서 고맙다. 그럼........”

 

 그녀의 연설이 시작되었다. 시민들은 그녀의 연설에 감탄하며, 한편으로는 공식석상에 자주 보기 힘든 그녀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그녀의 눈동자, 그러면서도 그녀의 목소리에는 중압감이, 강인한 인상이 담겨있었다.

 

 “........ 이상으로 모두들!”

 

 붉은 머리를 휘날리며 단상에서 검을 뽑아든 그녀. 그러자 기사들 역시 일제히 검을 뽑아들어 가슴팍으로 모았다. 그녀는 검을 하늘 높이 치켜들며 큰 소리로 외쳤다.

 

 “우린, 이길 것이다! 명예와 축복이 그대를 따르리라!”

 

 “명예와 축복이 그대를 따르리!”

 

 검을 다시 검집으로 집어넣고, 단상에서 천천히 내려가는 그녀. 그녀가 단상에 내려가자, 기사들과 병사들은 자신들의 소속 편제로 순식간에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도시를 나가는 것을 시민들은 축복과 기도를 올리며 지켜보았다.

 

 

 “휴...... 이런 일은 왜 하는 거야 증말.”

 

 붉은 머리의 여자가 투덜대며 말에 올라탔다. 그 옆에는 갈색 머리가 어깨까지 내려오는 안경 쓴 여자가 같이 말에 올라타고 있었다.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붉은 머리 여자를 바라보았다.

 

 “이런 보여주기 식 이벤트라도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요. 병사들 사기도 오르고요.”

 

 “헤? 평소에는 짧게 하자는 사람이 갑자기 달라졌네? 너 아이엘 아니지? 그렇지?”

 

 “하하하, 저는 저인걸요? 데미아 군단장님?”

 

 “아니야. 분명 넌 아이엘이 아니야. 이거 분명 그 자식 짓이라고 그 자식!”

 

 데미아는 툴툴대며 말을 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아이엘은 피식 웃으며 그가 했던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자세히 보면 데미아는 허당 이라고. 평소에 출정식이나 무슨 축제 같은 거, 그리고 임명식 같은 거에도 모습 잘 안보이지? 그거 그냥 걔가 귀찮아서 그러는 거야. 그리고 은근히 외로움도 잘 타고....... 만약 조금 위험하다 싶으면 칭찬이라도 해봐. 그럼 좋아할걸?’

 

 “정말이지. 그 사람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네요.”

 

 “야! 내 앞에서 더 이상 그 녀석 얘기하지 마. 기분 더 나빠질 것 같으니까.”

 

 그래도 오랜만에 이렇게 대화를 하게 되어 기쁜 그녀였다. 그녀가 이 부대 내에서 허물없이 지낸 사람은 아이엘 뿐이었으니까. 아이엘 역시 평소에 자신을 떠받들어주기만 하던 사람들과 달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그녀를 좋아했다.

 

 거의 2달 만에 만난 두 사람은 말을 타고 가면서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주고받았다. 3군단이 습격을 당했을 때, 소집 명령 편지를 받았던 것에 아이엘이 얘기하자, 데미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역시 녀석이야. 바로 내 의도를 알아차리다니. 이래야 내 친구라고 할 수 있지.”

 

 “그나저나 군단장님이 아델씨랑 친구라는 사실이 조금 놀라운데요? 아무리 선조 혼혈이라고 하시긴 하지만....... 아델씨는......”

 

 “음? 그래서 내가 나이 많은 할머니라고 얘기 하고 싶은 거야?”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으.... 부정을 안 하다니. 나름 기대했는데......”

 

 그녀는 아이엘의 말에 입을 삐죽 내밀며 툴툴댔다. 하지만 곧 그 다음 말에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어..... 어? 어어어?”

 

 잘못 들은 건가? 하고 생각을 하려는 순간, 다시 한 번 더 그녀의 머리를 후려치는 그녀의 말이 들려왔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었냐고요. 아냐씨는 잘 얘기해주지 않아서 그래요.”

 

 4달간 그곳에 지내면서 아델에 대해 알아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아무래도 그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아냐는 매일 바쁘게 무엇인가를 하고, 돌아다니니 만나기가 힘들었고, 어쩌다보니 아델에게 휘말려버려서 부대 일을 돕다보니 거기서는.......

 

 “솔직히 손님으로 간 거였는데, 왜 일만 하다 온 것 같지!!!!”

 

 “벌써 하나 찾았네.”

 

 “네?”

 

 “그 녀석 특징이지. 귀찮은 거는 거의 주변에 다 미루고 다닌다고.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해결하도록 말리게 만들어놓지. 그래서 되도록 녀석이랑 엮이지 않는 게 좋다고.”

 

 

 

 - 알 포트 메인, 토벌 부대 막사 집무실 -

 

 

 “에이취! 누가 내 얘기 하..... 아아악!”

 

 갑자기 나온 재채기에 그만 잉크통을 엎어버린 그는, 잉크가 흥건하게 번진 서류를 보며, 완전히 할 말을 잃고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 사이에 마침 차를 들고 오던 리엔이 고개를 갸웃 거리며 말했다.

 

 “관리관님?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무... 문제가... 아주 커......”

 

 “네? 그게 무슨.... 아아악!!!”

 

 하필이면 제일 중요한 문서....... 협조 및 물자 협정 공문에 그만 잉크를 엎어버리고 만 것이었다. 리즌 녀석이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 서류의 사본을 들고 다닐 리가.......

 

 “참! 마유가 있었지! 리엔! 마유 좀 불러줘!”

 

 “아... 아, 넵!”

 

 리엔은 쪼르르 밖으로 나가 훈련장으로 뛰어갔다. 잠시 후, 마유와 함께, 눈살을 찌푸리며 리엔의 손에 이끌려 들어오는 세유의 모습이 보였다. 세유는 그의 모습을 보자마자 대뜸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무슨 일이에요? 누나랑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제.. 제발 부탁한다! 이... 이것 좀....”

 

 “벌써 몇 번째에요! 그리고 이 비전 함부로 쓰지 말라고 했던 거는 당신이 아닌가요? 자꾸 누나한테.......”

 

 “세유.... 그만해도 돼. 그리고 이거 많이 도움 된다고.”

 

 괴수들의 습격이 있은 지 벌써 1달이 넘게 지났다. 마유는 자신에게 들어오는 어떤 무엇인가를 느끼기 시작했고, 세유의 도움으로 그 힘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 힘을......

 

 “아저씨 뒤치다꺼리나 하라고 있는 힘이 아니잖아요!!!”

 

 “이봐이봐. 이건 아주 중요한 문서라서 그래. 이제 여기에 서명을 하면.......”

 

 갑자기 그의 입이 무거워졌다. 덕분에 집무실의 분위기가 이상하게 바뀌었다. 텁텁한 공기. 답답한 그의 표정. 리엔 역시 말을 아끼며 잠시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하아아....’

 

 괴수 녀석들의 습격으로부터 이제 막 다들 안정이 되었을 텐데, 바로 사선으로 가야하다니....... 이전에도 말을 잘 못했지만, 차마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내려하니 망설여지는 것이다.

 

 그렇게 그가 말을 잇지를 못하자, 세유는 조심히 리엔과 아델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가 대신 그가 해야 할 말을 꺼냈다.

 

 “서명하면..... 이제는 정말로 가는 건가요?”

 

 그의 말에...... 아델과 리엔은 조심이 세유를 바라보았다. 마유 역시 둘을 보며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래. 정말로 가. 3일 뒤에......”

 

 

 

 - 연합 정부 수도, 6군단 임시 숙영지 -

 

 

 수많은 사람들이 물자들을 나른다. 선발대로부터 들어오는 소식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그저 전선이 고착화 되었다는 것. 그래도 일반 병사들만으로 이정도 성과를 냈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을 이끄는 자의 역량이 뛰어나다는 증거였다.

 

 가장 높은 계급의 뱃지를 매달고 천천히 숙영지를 둘러보던 너구리 수인은 자신의 수염을 만지다가, 문뜩 무엇인가가 떠올랐는지 급히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여우 수인에게 말을 걸었다.

 

 “알레르! 충분히 그 물건들 실었지?”

 

 “넵! 군단장님! 1군단 것까지 싹싹 긁어모았습니다.”

 

 “좋아. 그럼 된 거야. 불량품은 없지?”

 

 “혹여나 녀석들이 장난 쳤을 것 같아 미리 5번은 넘게 점검 받았습니다.”

 

 철저한 부관 알레르. 그가 있기에 6군단의 모든 실무와 행정은 원활하게 돌아갔다. 아바르는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수염을 다시 어루만졌다. 이제 마지막으로 도착해야 할 서류만 오면 만사 준비가 끝난 것이었다. 아바르는 당연히 서류가 왔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알레르에게 말했다.

 

 “그럼 이제 남은 것은 하나겠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다르게 알레르는 살짝 머뭇거리며 말끝을 흐렸다.

 

 “아... 그게... 아직......”

 

 “응? 그게 무슨 소리야?”

 

 “2군단으로부터....... 아직 서류가 안 왔습니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아직 오지 않았다고? 아바르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래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알레르에게 다시 한 번 말했다.

 

 “에이..... 이제 곧 출정인데..... 그러다 녀석들 식량 배분 못하면 큰일 난다고. 정말 안 왔어?”

 

 “제가... 거짓말을 못하는 게 조금 한이군요.”

 

 이 친구는 다 좋은데 거짓말을 못한다. 선의의 거짓말이든 그냥 거짓말이든 간에. 며칠전 그에게 방문한 리즌은 적당히 속여 달라고 말을 건네긴 했지만, 그걸 하질 못했다. 아니 그전에 너무 바빠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리즌의 적당 적당주의 덕분에 화가 난 아바르는 그대로 발을 구르며 짜증을 냈다.

 

 “뭐? 리즌 이 자식! 서류가 와야 물자 배분을 하든, 인원 배치를 하든 할 거 아니야! 전쟁이 무슨 애들 놀이야!!!”

 

 “군단장님.......”

 

 알레르는 차마 그를 말리지 못했다. 그의 말대로 녀석들이 물자를 못 챙겨오면 6군단의 물자를 주어야 했다. 그러면 6군단 보급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아무리 연합정부에 소속된 군인이라도 자신의 군단은 자신이 챙겨야 하기에 그의 행동은 사실 조금 치사하다고 말 할 수 있었다.

 

 “갸르르르.... 진짜 언젠간 내가 그 녀석 천 쪼가리들 다 풀어놓은 다음 다시 세게 칭칭 감아서 목을 조를거다!!!!”

 

 “누구 목을 조른다고?”

 

 “흐이이익!”

 

 마치 유령과 같이 그의 뒤에서 나타난 그의 모습에 놀란 아바르는 그대로 앞으로 쓰러져버렸다. 알레르는 차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오셨습니까? 2군단장님.”

 

 “응, 왔지. 중요한 용무 때문에 급하게 왔는데..... 이 너구리 자식이 뭐라고 하는 거냐?”

 

 “너.... 언제 와.... 가 아니라!!! 어서 빨리 서류나 넘겨! 그래야 물자 배분을 하든가......”

 

 아바르가 화를 내자, 리즌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 그거 이미 너네 보급 행정 쪽에 넘겨놨어. 물자도 넘겨줬고. 근데 아직 소식 못 들었던 거야?”

 

 “응? 그게 무슨 소리......”

 

 아바르는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뭐라고 말하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뒤에서 아바르를 찾는 인원들이 급하게 뛰어왔다.

 

 “군단장님!!! 보고 드릴게 있습니다!”

 

 “응? 무슨 일이야?”

 

 숨을 헐떡이며 뛰어온 그들을 보며 아바르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실실 웃는 리즌을 보며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빨리 말해. 나 급하다고.”

 

 “아... 아! 어제 점검했던 물자보다 오늘 물자가 더 많이 들어와서........”

 

 “내말 맞지?”

 

 리즌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아바르는 눈썹을 부들대며 인원들에게 말했다.

 

 “이봐, 어제 보급 행정 담당했던 녀석 나오라고 해.”

 

 바로 그가 말을 하자, 다들 무엇인가 떠올랐는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바보 같은 실수를 할 만한 녀석이라면.......

 

 알레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분명 그라면 이런 실수를 할 게 뻔하니까.

 

 “아...... 어제라면...... 에트만이 했을 겁니다.”

 

 “에트... 만?”

 

 아바르는 잠시 바닥에 있던 돌멩이를 하나 집어 들었다. 모두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순식간에 그에게서 떨어졌다. 오직 리즌만이 실실 웃으며 그의 곁에 있었다.

 

 “으.... 에트만.... 에트만!!!”

 

 “누가 에트만 불러와! 물론 형틀도 가져오고!”

 

 모두 알레르의 말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 사이에 리즌은 아바르의 곁에서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난 또....... 녀석이 처리한다기에 기다렸었거든. 물자도 넘겨주고 갔었는데 말이야.”

 

 리즌은 어제 미리 보급품 수량 서류와 물건들을 가지고 아바르를 만나러 왔었다. 하지만 어제 당직 사령이자 보급 담당을 맡고 있던 에트만이 외부인사는 들일 수 없다며 그를 막아선 것이었다.

 

 “거기다 내 뱃지를 보고도 물러서지 않았더라고.”

 

 그의 대접에 약간 기분이 상했던 리즌은 일부러 그에 대해 아바르에게 일러바치기 시작했다. 명색의 군단장이 일개 기사단장에게 가로막히다니.

 

 “으... 에트만... 에트만!”

 

 톡하고 돌멩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분명, 가볍게 휙 떨어진 돌멩이였다. 하지만 그 돌멩이가 바닥에 떨어지자, 거대한 균열을 일으키며 바닥을 부수기 시작했다. 아까 인원들이 도망간 이유. 그리고 그가 군단장으로서 있을 수 있는 이유.

 

 “어이쿠... 이거 엄청 화가 나셨나 보네......”

 

 리즌의 이마에 작은 물방울들이 맺혔다. 그도 그럴게, 돌멩이 하나를 떨궜을 뿐인데, 그의 반경 50보 내의 모든 것이 부서져 뒤집어진 것이었다.

 

 거기다 이건 아직 약과다. 진심으로 그들이 움직이면 기사 1000명이와도 못 막을 것이다. 그 정도의 무력이 있어야 군단 내의 병사들을 통제 할 수 있는 것이라 말할 수 가 있었다.

 

 물론 토벌부대의 무구 적합자들이 경험이 없어서 그렇지, 제대로 된 훈련을 한다면 그들과 비등비등하게 싸울 수 있을지 모른다고 리즌은 생각했다. 괜히 토벌부대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아바르가 그렇게 화를 삭이고 있을 때, 사람들이 한쪽에서 웅성거리며 누군가를 들고 오고 있는 게 보였다. 알레르는 그런 그들을 보며 빨리 손짓을 하며 그들을 독려했다.

 

 “군단장님! 죄인을 대령했습니다!”

 

 “피유.. 피유.....”

 

 잠자는 미에족(미어캣이다.), 멍청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검은 귀의 소유자 에트만이 형틀에 묶인 채로 사람들의 손에 옮겨지고 있었다. 그러다 자신이 형틀에 묶여있는 것을 보고는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무슨 일인 거냠....... 피유... 뭐지.... 피유.....”

 

 정말이지 녀석은 천하태평..... 6군단의 최고 사고뭉치인 녀석이 왜 하필 어제 당직을 맡은 거람......

 

 댕! 댕! 댕!

 

 마침 수도의 종소리가 들려왔다. 오전과 오후가 맞닿는 정오를 알리는 종소리. 동시에 녀석의 처형식을 알리는 종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져 나갔다. 그 소리에 리즌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젠장......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다고?”

 

 리즌의 말에 아바르는 씩씩 거리면서도, 이를 악물면서 천천히 그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일... 있냐?”

 

 “배 받으러 가야해서.”

 

 부관이 없는 리즌은 스스로가 군단의 물건을 확인하러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전시 체제가 된 군단은 수도에서 별도로 수송 수단이 지급되곤 했는데, 배의 상태를 확인, 점검하러 가봐야 했던 것이었다.

 

 “그래.... 잘 가.”

 

 아바르는 짧게 말을 건네고는 곧장 형틀 쪽으로 무거운 발걸음 옮겼다. 정말이지 잔뜩 화가 난 모양인 것 같아보였다.

 

 뭐, 서류를 받은 것도 확인 된거니, 이젠 알아서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리즌은, 알레르의 짧은 목례를 받고 그대로 천천히 6군단의 숙영지를 빠져나갔다.

 

 “녀석을 재물로 바쳐서 우리의 승리를 기원하자!!!”

 

 “오우!!!”

 

 “뭐.. 뭡니...... 사... 살려주십쇼!!!”

 

 뒤에서 이상한 의식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뭐 신경 쓰지 말자. 그나저나 아델 녀석......

 

 “왜 최종결제 서류를 안 넘기는 거야?”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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