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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히어로 테일즈
작가 : 두번째준돌
작품등록일 : 2018.11.1

마법 세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헤쳐 나가며 성장하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 (누구나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장대한 시리즈물로 기획된 '히어로 테일즈'는 마법세계, 특히 블루마법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현실감 있게 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영웅(Hero)이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무적의 존재도 완전무결한 신도 아닌 그들은,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일뿐입니다.

 
8 - 6화. 비보
작성일 : 19-05-23 17:23     조회 : 51     추천 : 0     분량 : 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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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비보

 

 

 

 5개의 대도시를 손에 넣은 카이.

 이제 반수 이상이 그의 손에 들어왔다.

 잠시 퍼플 시티에서 병력을 재정비한 다음 나머지 도시들의 순회공연을 들어가려는 찰나, 비보가 들어온다.

 

 "카이 왕자님! 골드번 시티의 주둔지가 적에게 격파당했습니다. 게다가 인근의 용암 마을과 램파이어 시티까지 공격받았다고 합니다."

 "무엇이?!"

 

 부하의 전언을 들은 카이는 망치로 한 대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 된다.

 멍한 그의 머릿속을 여러 생각들이 헤집어 놓는다.

 

 '대체 누가? 어떻게 이렇게 빨리 3개나 되는 대도시를 격파한 건가? 골드번 시티의 주둔지에는 오르가나와 여동생이...'

 

 "아리에나!"

 

 카이가 소리친다.

 여동생이 위험에 처했다.

 그는 그길로 비행선을 타고 주둔지로 향한다.

 

 

 

 

 골드번 시티에 도착하자 믿기지 않는 광경이 들어온다.

 절대로 눈이 내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남부의 기후.

 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새하얀 눈이 도시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눈의 높이는 거의 2m~3m나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아래에 깔려 목숨을 잃은 듯했다.

 

 "크윽..."

 

 카이는 얼른 비행선을 몰고 스콜피온의 주둔지가 있는 장소로 이동한다.

 

 "아아, 이럴 수가..."

 

 여기도 상황은 마찬가지.

 온통 눈밭이 되어 있었다.

 다행히 생존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어쩔 줄 몰라하며 코앞에 쌓인 눈더미들을 치우고 있었다.

 카이가 비행선을 눈 위에 아무렇게나 착륙시킨 뒤,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부하들에게로 다가간다.

 

 "대체 무슨 일이냐?!"

 "아, 카이 왕자님."

 

 커다란 삽으로 열심히 눈을 퍼내고 있던 부하 한 명이 카이를 돌아본다.

 그의 얼굴엔 근심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침입자가 나타났다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 갑자기 눈더미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한 5분 내렸는데 온통 이 모양이 됐습니다."

 "침입자라고?"

 "네. 하지만 얼굴을 확인하진 못했습니다."

 

 부하의 말을 들은 카이는 서둘러 여동생과 오르가나가 있을 간부들의 천막으로 뛰어간다.

 황금빛 화염으로 거치적거리는 눈더미를 녹여버리는 카이.

 가는 도중 눈에 파묻혀 죽은 단원들의 모습도 적지 않게 목격되는데...

 

 '제발 무사해야 한다. 아리에나.'

 

 그의 마음이 노끈으로 묶은 것처럼 옥죄여 온다.

 다행히 간부들의 천막은 무사했다.

 카이가 여동생의 이름을 소리쳐 부르며 문을 열어 젖힌다.

 

 "아리에나!"

 

 그러나 대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대신 텅 빈 실내의 정적만이 그를 반겨줄 뿐.

 여동생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카이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

 

 "아리에나... 어디 간 거야? 오르가나, 오르가나는 또 어딨는 거지? 내 동생을 보호하고 있어야 할 그녀인데..."

 

 카이가 두 사람을 찾아 이미 몇 번이나 확인한 천막 안을 헤매고 다닌다.

 그러다가 문득 탁상 위에 놓인 종이 한 장을 발견하는데...

 얼른 종이를 낚아채 읽어본다.

 

 [ 남부의 왕자 카이 엠베르트에게,

 

 사랑하는 여동생을 되찾고 싶은가?

 나와의 일기토에서 승리하면 그녀를 돌려주겠다.

 정확히 한 달 뒤, 그랜드 시티의 수도 광장에서 기다리고 있겠다.

 세르파 1군단장 하인델버그 글레이셔가...

 

 PS. 오르가나는 아이젠 폐하가 심어 놓은 첩자였단다. 하하! ]

 

 <콰앙>

 

 편지를 읽은 카이가 탁상을 때려 산산조각 내버린다.

 여동생 아리에나는 납치당했고, 믿었던 오르가나는 배신자였다.

 카이의 황금빛 눈동자가 분노로 활활 타오른다.

 

 

 

 

 아리에나가 납치당하고 한 달 동안 카이는 오로지 수련에만 매진했다.

 도시 탈환이고, 해방군 활동이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반드시 하인델버그를 쓰러뜨리고 여동생을 구출해내고 말겠다는 굳은 결의가 왕자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줬다.

 드디어 한 달이 지나고 하인델버그가 말했던 그 날이 찾아온다.

 

 

 

 

 Savior. 2007년 10월 3일.

 

 카이는 부하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혼자서 비행선에 올라탄다.

 출발하기 직전 갈색머리 여궁사 네이라가 다가온다.

 

 "왕자님, 아무래도 이건 하인델버그의 함정인 것 같습니다. 가시지 않는 게..."

 "그만해라. 네이라."

 

 카이가 도중에 말을 끊는다.

 그리고는 바위처럼 굳센 목소리로 말한다.

 

 "설령 함정이라 할지라도 나는 혼자 가야만 한다. 아리에나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 반드시 그녀를 하인델버그의 손에서 구해내야만 해. 왜냐면 나는 하나뿐인 오빠니까."

 "카이 왕자님..."

 "그럼 이만 그랜드 시티에 다녀오마. 네이라, 너는 다른 간부들과 함께 스콜피온의 본부를 잘 지키고 있어라."

 

 말을 마친 카이는 방향키 옆 레버를 당겨 비행선을 출발시킨다.

 구름 한 점 없이 푸른 하늘 위에 '두둥실' 떠오른 비행선.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스콜피온의 단원들.

 모두의 얼굴에 걱정의 빛이 어린다.

 

 

 

 

 몇 시간 뒤, 카이가 탄 비행선이 그랜드 시티의 수도 광장에 도착한다.

 축구장 여러 개를 합친 것만큼 크고 넓은 규모를 가진 수도 광장은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사람 하나 없이 텅텅 비어 있었다.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하늘색 머리 청년을 제외하면 말이다.

 

 카이가 광장 한편에 비행선을 정박시킨 뒤 성큼성큼 다가간다.

 하인델버그도 카이를 발견하고는 비열한 웃음을 짓는다.

 

 "호오~ 용감하네 카이? 정말로 혼자서 올 줄이야! 떼거지로 와도 상관은 없었지만, 조금 멋지잖아?"

 "아리에나를 내놔 이 자식아!"

 

 카이가 사납게 적을 노려보며 외친다.

 그러더니 성난 맹수처럼 달려들어 적의 가증스런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지른다.

 그러나 하인델버그는 상체를 옆으로 숙여 주먹을 흘려낸다.

 한 손을 들어 카이를 진정시키는데...

 

 "워워~ 침착하라고 카이. 네 여동생은 오르가나가 잘 돌보고 있으니까. 그리고 네가 싸움에서 이긴다면 무사히 그녀를 돌려보내 줄 거야."

 "그 말을 어떻게 믿지?"

 

 카이가 의심스런 눈빛을 보낸다.

 그러자 하인델버그가 품에서 깨끗한 백지 한 장을 꺼낸다.

 

 "일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마나(마력)에 의한 계약을 하자고. 어때? 이젠 믿을 수 있겠나?"

 "......"

 

 카이는 잠시 상대의 의중을 살펴본다.

 

 '혹시 함정이나 속임수가 있지는 않을까?'

 

 하지만 카이는 곧 의심을 멈추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마나에 의한 계약'은 절대로 파기할 수 없었다.

 행성 전체를 장악하는 마법의 힘에 의한 최고의 효력을 가진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좋아. 그럼 우선 계약의 조건들을 정하자고. 대결에서 카이 엠베르트가 승리하는 경우, 아리에나 엠베르트를 카이에게 돌려주고, 추가로 남부 전역을 통치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뭐?!"

 "하하. 놀랄 것 없어. 일종의 보너스니까. 우리가 멋대로 네 여동생을 납치해 왔으니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은 있어야 하잖아? 그러면 다음으로 나 하인델버그 글레이셔가 승리하는 경우, 카이와 스콜피온 간부들은 전원 '절망의 감옥'에 수감된다. 어때?"

 

 하인델버그가 서늘한 미소를 띠며 손가락을 튕긴다.

 잠시 카이는 절망의 감옥에 대해 생각해본다.

 

 '절망의 감옥... 서부의 한 늪지대에 위치한 정치범 수용소.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살아서 햇빛을 볼 수 없다는 최고로 악명 높은 감옥...'

 

 허나 카이는 공포감에 지지 않는다.

 그에게는 어떤 조건을 걸던 반드시 싸워 이겨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좋다!"

 

 카이가 사자처럼 외친다.

 

 "나, 카이 엠베르트는 그 조건에 동의한다."

 "흐음, 재밌어."

 

 카이가 동의함에 따라 마나에 의한 계약이 완성된다.

 하인델버그가 들고 있던 종이에 계약의 내용이 줄줄 떠오르고, 이제 남은 건 두 사람의 결투뿐.

 카이와 하인델버그가 광장의 중앙에서 서로를 노려본다.

 

 <휘유우웅>

 

 남부 특유의 모래 섞인 한 줄기 바람이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간다.

 그리고 바람에 섞인 모래가 채 바닥에 닿기도 전에 두 사람의 발이 땅에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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