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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복하고픈 남자
작가 : 백익
작품등록일 : 2017.7.15

과거가 특별한 남자 성혁. 그가 살아가는 이야기.

 
폭주하는 거신병(5)
작성일 : 17-11-22 14:34     조회 : 333     추천 : 0     분량 : 7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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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국에서 지원나온 사람들은 열심히 펼치던 신성술도 멈추며 한 남자가 눈부신 검술로 그동안 생채기도 못내었던 거신병의 몸체를 뚫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떨어지는 나타를 허공에서 낚아챈 아글라시얀이 천천히 고도를 낮추었다.

 

  "잠깐만 위에 있자. 고도를 높혀. 새 손님이 나타날 수 있으니까."

 

  거신병이 큰 충격으로 잠시 움직임이 멈추자 나타는 무사히 거신병의 틈으로 들어간 라피아를 걱정하며 이제 곧 나타날 새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려했다.

 

  "따로 맞이할 필요 없다."

 

  고도를 높이던 아글라시얀의 앞쪽 공간이 일그러지며 그곳에서 흐릿한 무언가가 나오고 있었다.

 

  나오면서 서서히 선명해지는 모습을 보며 나타는 그 존재가 이 행성의 절대신이라는걸 알아차렸다.

 

  "옛날에 내 앞을 막았던 신들 옆에서 덜덜 떨고 있었던 하급신이 바로 당신이었군."

 

  완전히 나온 신의 육체를 알현한 순간 신의 모습을 보고 있었던 다른 존재들은 두눈이 타들어가는 느낌을 받았고

  각자의 두 눈을 감싸며 고통스러워했다. 장님이었던 나타는 괜찮았지만 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던 아글라시얀이 고통스러워하자 나타가 아글라시얀의 눈을 가려주었다.

 

  "말은 많이 들었지만 정말로 찌꺼기 밖에 남지 않았군. 풍기는 기운만 그때와 같지 힘은 한톨도 남아있지 않아."

 

  "글쎄... 그걸 판단할 근거는 어디서 나온걸까?"

 

  나타는 호기롭게 말했지만 속은 달랐다. 저 풍겨오는 압박감은 과거의 신들과는 명백한 차이가 있었다. 계속 고통스러워하는 아글라시얀도 걱정되었다.

 

  "아. 너도 신이 본체 상태로 나타난건 처음 보겠군? 그때도 아바타를 입은 신만 봤었지?"

 

  절대신이 살짝 약올리듯이 느릿하게 말했다.

 

  "크으... 어쩐지 약먹은 것 처럼 뿜어내는 기운을 주체못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진짜였었나."

 

  "본신은 굳이 기운을 감출 필요가 없다. 이 세상이 내 힘인데 숨긴다는 표현도 우습지 않은가?"

 

  "말은 잘 하는군. 결국 퇴물인 나한테 와서 힘자랑하는 것 밖에 안되잖아? 겨우 그런걸로 날 찾아온거야? 그럼 조금 실..."

 

  나타가 말을 잇기전에 그의 몸이 크게 부풀었다가 구겨지듯이 쭈그러지기 시작했다.

 

  "힘도 없는 찌꺼기가 신한테 도발할 수준이 된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성혁, 이제 너에게는 과거 우리에게 두려움과 공포심을 주었던 옛날의 모습은 없다. 그러니 주제파악이란걸 했으면 한다."

 

  나타의 육체를 늘였다 줄였다 하며 그의 뼈가 압박에 못이겨 살을 뚫고 튀어나오는걸 감상하던 절대신이 다시 나타를 원래의 상태로 돌려보냈다.

 

  "크... 헉! 역시... 후천적 초월자의 힘은 힘도 아니... 군! 윽!"

 

  겉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얄밉게도 몸안은 회복시켜주지 않아 몸 안의 장기가 출혈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나타는 입을 열었다.

 

  "차라리 죽이지 그래? 꼴도 보기 싫은거 아니었...냐!"

 

  나타의 외침에도 절대신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것보다 더 재밌는게 있지. 장님에 팔 한쪽은 의수. 다른팔은 흉하게 망가졌군. 그리고 몸 내부는 진탕이라... 네게 남은 고유의 힘은 모두 내가 가져가겠다. 그 상태로 이 세상에서 살아봐라. 이 즐거움을 더 길게 즐길 수 있도록 특별히 권능도 주도록 하지. 넌 망가진 몸이 회복되지도... 그렇다고 더 악화되지 않는 몸을 가지게 될 것이다. 끝없는 고통을 받으며 자연사할때 까지 죽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 악랄한 권능이었다. 성혁은 이미 큰 형벌을 받고 있었기에 이정도는 가벼운 축에 속했지만 지금은 나타라는 인간의 육체를 가진 생물이었다.

 

  "특별히 저 장난감을 멈추게 했기에 벌을 줄인거다. 고마워하도록. 이제 서로 영원히 볼 일이 없겠군."

 

  절대신의 뻔뻔한 말을 듣고 나타는 저 거신병이 아직 완전히 멈춘건 아니라는 말을 하지 않은걸 다행으로 여겼다. 말했다면 지금보다 더 심한 짓을 당했겠지.

 

  "그래도 이정도면 약과지... 모처럼 얻은 생물로써의 삶인데... 이정도 불이익은 예상했지..."

 

  사라진 절대신을 확인한 나타가 중얼거렸다.

 

  "당신은 제정신인건가요?"

 

  비록 힘을 다써 쓰러져 있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다 지켜보았던 아리아 성모는 신이 가고나서 중얼거리는 나타의 말을 듣고 기가 찼다.

 

  "이정도는 약과죠. 온전히 죽었던 사람이 모든 기억을 갖고 다시 환생하는건데 이정도 불이익은 있어야 하는게 당연한거 아닌가요? 오히려 이전에는 눈만 불편했지 크게 힘들거나 한건 없어서 불안했는데 이제야 맘이 편해지네요."

 

  나타의 기가 차는 답변을 들은 아리아 성모는 그가 어떤 삶을 살았기에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건지 진심으로 궁금했다.

 

  "잠깐? 방금 환생이라 하셨나요!"

 

  "아... 날씨가 참 좋네요."

 

  아리아 성모의 말에 나타는 보이지도 않는 하늘을 보며 감상을 내뱉었다.

 

  "그나저나 이쯤에서 움직여야 하는 거신병이 잠잠하네요. 움직일려면 한참 전부터 움직여야 했었는데. 신의 등장으로 애가 맛이 간걸까요?"

 

  그그그그긍... 쿠구구궁!

 

  나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잠잠하던 거신병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다시 움직이는건가 하고 긴장하고 있는 나타와 성모의 행동이 무색하게 소리가 점점 커지며 거신병의 몸체가 산산히 분해되며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들어간 라피아가 일을 성공적으로 끝낸 모양이네요. 돌아오면 엄청 쓰다듬어 줘야겠어요."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판단한 나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밖에서 무너지는 거신병을 보며 환희에 차오르고 있을때 안에 들어갔었던 라피아는 그 안에서 만난 의외의 존재에 의해 새로운 진실에 대해 듣고 있었다.

 

  "밖은 아주 축제 분위기인걸? 방음처리는 안했지만 이 두꺼운 벽을 지나서 안에까지 소리가 울리는걸 보면 말이야."

 

  동글동글한 안경을 쓰고 백색의 가운을 껴입은 남자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라피아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라피아에게 전혀 들리지 않는지 그녀는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 마냥 남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라피아가 이 상황까지 온 전말은 이랬다. 처음 나타가 만들어준 틈으로 들어간 라피아는 생각보다 깊은 틈에 의해서 계속 떨어졌고 처음 예상보다 더 깊은 내부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복잡한 내부를 지나 한참을 떨어진 라피아는 그대로 찌부러져 죽을 미래를 예상했지만 마지막으로 그녀가 도착한 곳은 바닥이 매우 말랑말랑한 재질로 이루어져 있는 엄청난 넓이의 광장이었다. 이 거신병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내부가 이런 형태로 되어 있다는건 처음 알았던 라피아는 잠깐 당황했다가 이내 자신이 여기로 들어온 이유를 기억해내고 푹신해서 발이 푹 꺼지는 내부를 둘러보았다. 주변은 딱히 특별한게 없었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어서 라피아가 더 당황했다. 이 넓은 광장에 자신과 유일한 건축물로 보이는 정육면체의 블럭만이 있다니. 우선 눈에 보이는 정육면체의 블럭에 가보자고 생각한 라피아는 이동하기 힘든 바닥을 지나 이상한 블럭앞에 도달했다.

 

  "이게 뭘까? 여기에는 이거밖에 없어... 잘못 들어온걸까?"

 

  블럭을 들어올려 이리저리 살펴본 라피아는 힘없이 중얼거렸다. 자신이 이렇게 바보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에도 밖에서는 목숨을 걸고 시간을 벌고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고 한숨을 내쉰 라피아가 블럭을 한번 쓸고는 바닥에 내려놓았다.

 

  "다른 곳으로 가는 길이 어디 없을까?"

 

  "가긴 어딜 가겠다는거냐 라피아."

 

  "꺅! 꺄꺄으아아악!"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놀란 라피아가 비명을 지르고 주저앉아버렸다. 그녀의 뒤에서는 방금 전까지 자신이 만졌던 블럭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한 사람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누구세요? 어떻게 제 이름을 알고 계신거죠?"

 

  그녀의 물음이 뭐가 이상한지 블럭에서 나오는 빛으로 형상을 이룬 남자는 턱을 괸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음... 혹시 날 모르니? 아무것도 몰라?"

 

  "제가 당신을 어떻게 알아요. 생전 처음보는 사람인데."

 

  "흐으음. 그래? 그럼 설명 해줘야겠네. 내 소개를 해주마 내 이름은 조중이다. 초월과학 키메리아의 시초이지."

 

  "키... 메리아?"

 

  "그래 예를 들면... 명령어. 키메리아 아다스. 라피아 기억에 소실된 부분을 복구."

 

  남자가 말하면서 특수한 음파가 라피아의 귀에 들려왔고 곧이어 자신의 기억에는 없는 새로운 정보들이 그녀의 머리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엄청난 정보의 홍수에 라피아는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이게 무슨일이야... 오랜만에 그리운 친구가 있는 곳에서 전파가 잡혀서 통신망 좀 켜본건데... 내가 이 장난감을 지키기 위해 만든 수호 키메리아는 기존의 기억이 지워져 있고 장난감은 깨어나있지 않나. 무슨일이 일어났었던거야?"

 

  영상 너머에서 무언가를 두드리며 빠르게 손가락을 놀리던 초월학자 조중은 거신병 기억 프로그램을 확인해서 이런 상황까지 온 이유를 찾았다.

 

  "뭔 개떡같이 어설프게 기술을 배운 녀석이 내 장난감의 보안을 뚫고 깨운거잖아? 이 세상의 존재들은 보안을 뚫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보호락을 대충 걸고 간게 문제였었군. 그럼 겸사겸사 라피아의 기억도 봐볼까?"

 

  똑똑똑.

 

  영상 뒤에서 연신 바쁘게 움직이는 조중 뒤로 문이 열리며 긴 머리가 잘 어울리는 여인이 찻잔과 과자를 들고 들어왔다.

 

  "아버지. 저 아이는 막내인가요?"

 

  "어. 기억하고 있구나? 그래 239번인 라피아다."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아버지가 유독 귀여워 했었던 아이였지요. 저희와는 다르게 진짜 아이의 몸에 키메리아 시스템을 적용시킨 처음이자 마지막인 아이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저 아이가 있는건가요?"

 

  "오랜만에 그리운 곳에서 연락이 와서 접속해보니 저 아이가 있지뭐냐. 반가워서 말을 걸어봤는데 놀랍게도 기억이 다 지워져 있었다. 누가 건드린건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기억을 다시 복원시키고 있다."

 

  조중의 말이 끝나고 잠시 기다리자 라피아의 기억이 완전하게 복원되었다. 자신의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방대한 기억을 되짚은 라피아는 멍해진 얼굴로 영상에 비춰지는 자신의 아버지. 조중을 바라보았다.

 

  "아... 버지?"

 

  "맞다. 드디어 기억이 완전히 돌아온 모양이군."

 

  라피아는 그 말을 끝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조중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긴 침묵이 이어졌고 그 침묵을 깬건 조중이었다.

 

  "밖은 아주 축제 분위기인걸? 방음처리는 안했지만 이 두꺼운 벽을 지나서 안에까지 소리가 울리는걸 보면 말이야."

 

  "아, 저는 이 거신병을 멈추기 위해서..."

 

  아직 충격에서 다 벗어난건 아니었는지 느릿하게 말한 라피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큰 충격으로 잊고 있었던 자신의 목표를 기억해낸 것이다.

 

  "걱정하지마라. 네가 기억을 복구하고 있을때 내가 이 장난감을 정지시켰으니까. 아마......"

 

  쿠구구구궁...

 

  "지금부터 무너질거다."

 

  그의 말대로 거신병의 내부가 진동하며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고 있는 조중은 힘없이 같이 흔들거리는 라피아를 보고 입을 열었다.

 

  "네가 좋아하는 그 남자한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냐?"

 

  그의 말에 라피아의 몸이 움찔거리며 떨렸다. 그 모습을 초월자인 조중이 못볼리가 없었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널 키메리아 시스템으로 깨운건 맞지만 네 몸은 여전히 인간이다. 내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넌 그저 머리속에 담긴 키메리아 기술력만 내가 만든거니까. 다만 수명은 다른 인간들과 같이 제한이 있겠지만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나중에는 가정도 꾸릴 수 있다. 그러니까 괜히 실망하거나 하지는 마라."

 

  라피아의 기억을 전부 확인한 조중은 안심하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라피아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그럼... 아!"

 

  뭐라고 말하려했던 라피아는 갑자기 크게 흔들리는 몸체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흐으으으음. 네가 나한테 말하고 싶은게 많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서 느긋하게 대화를 나누지는 못할 것 같다. 그냥 이것 하나만 알고 있어라. 네 머리속에 들어있는 키메리아 시스템은 널 쓸모있게 만들어줄거다. 마음만 먹으면 육체적으로도 강해질 수 있겠지. 그러니까 넌 네가 있는 세상에서 키메리아 시스템을 적용시켜 네가 만족할만한 인생 살아봐라. 그럼... 이만."

 

  자신이 할 말만 다 끝내고 일방적으로 통신을 끊어버린 조중과의 만남이 허무하게 끝났고 라피아는 마지막으로 조중이 남긴 말을 되뇌였다.

 

  "좋아! 포기할 수 없어. 아니 더 좋은 상황이야! 이 힘을 갈고 닦아서 반드시 오빠의 도움이 되겠어!"

 

  양 손을 꽉 쥐며 각오를 다진 라피아는 점점 무너지는 거신병의 내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들어가기 전에 나타가 주었던 돌을 발동시켰다. 돌에서 뿜어내는 붉은 빛이 라피아를 감싸며 완전히 몸을 둘렀고 라피아의 몸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라피아는 무사히 거신병의 내부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모든 상황이 끝나고 성국을 멸망의 순간까지 몰고갔던 거신병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성국은 골렘들을 이끌고 수도를 침공했던 악에 의해 생긴 피해를 복구하기위해서 고위 성직자를 포함해 성국의 대표적인 전력인 성기사들도 각지에 파견시켜 피해복구 활동을 펼쳤다.

 

  "그래도 창조신이 미친듯이 화내면서 성국을 지워버리는 사태는 없어서 다행이었어요."

 

  "끔찍한 말은 하지마요.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소름 돋는다고요."

 

  걷기도 힘든 나타를 부상자를 위해 만든 이동형 의자에 앉히고 돌아다니던 아리아 성모가 그때 일은 생각도 하기 싫은지 몸을 떨었다.

 

  "피피피피피."

 

  나타의 어깨에 앉아있던 아글라시얀이 울었다. 그때 이후로 다시 작아져 원래의 크기로 돌아온 아글라시얀이 엉망진창이 된 나타의 얼굴을 발톱으로 긁어댄건 작은 사건이었다. 화내는 아글라시얀을 겨우겨우 달랬던 지난날을 회상했던 나타는 아글라시얀의 시야로 복구현장을 보며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감상했다. 그들은 이 무더운 햇빛 아래에서 땀을 흘리면서도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으며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가끔씩 무너진 돌들을 치우다 밑에 깔린 시민들을 발견할때면 모두가 작업을 멈추고 그곳에 가서 기도를 해주었다.

 

  "정말... 마음이 고운 분들이네."

 

  "그렇지요? 나쁜 사람들도 많지만 그 사람들보다 선한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이니까요."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아리아 성모가 아직 묻혀있는 시민을 꺼내지 못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힘의 사용은 처음부터 할 수 있었기에 손 하나 까딱이지 않고 위에 덮힌 돌들을 들어올렸고 그 사이에 사람들이 이상현상은 생각도 하지않고 들어가 깔렸던 사람을 꺼내었다.

 

  "들으셨는지 모르겠는데 성국에서 피해를 입은 모든 지역의 주민들과 전투로 사망한 분들을 기리는 추모식을 한다네요. 장례를 다 치르면 떠나간 이들이 마음 편하게 떠나라고 추모행사도 한대요."

 

  "그렇군요. 그럼 저도 추모식에 참석해도 되는건가요? 꼭 보고싶네요."

 

  "네. 당연히 참석하셔야죠. 당신은 성국의 피해를 최소화해준 성국의 은인이라고요. 오히려 참석해달라고 부탁하려고 했어요."

 

  아리아 성모의 말에 나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추모식이 시작하기 전에 라피아를 찾으러 가야겠네요. 그 아이도 노력했으니까요."

 

  "그렇죠. 그런데 그 아이는 당신이 다른곳으로 보냈잖아요? 분명히 옆으로 이동된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에이. 말 잘못하면 성국 자체가 날아가는 상황이었는데 제가 정말로 제 근처로 이동시키는걸 주었겠어요? 당연히 저 멀리 보냈죠."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나타를 보며 아리아 성모는 가늠하기 힘든 사람. 이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위치를 알려드릴게요. 성모님이면 그리 먼곳은 아니니까 후딱 갔다오세요. 성국을 지키는데 도움을 준 아이를 데려오는거잖아요? 그것도 성모님 바로 곁에서 함께 있기도 했고요. 남이 아니라고요?"

 

  "어휴... 신께서 다른 것보다 저 입이나 못쓰게 해주시지... 저 입이 너무 얄밉네요!"

 

  아리아 성모가 나타의 주둥이를 잡아서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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