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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행복하고픈 남자
작가 : 백익
작품등록일 : 2017.7.15

과거가 특별한 남자 성혁. 그가 살아가는 이야기.

 
떠날려면 뒷처리를 깔끔하게 해야한다(3)
작성일 : 17-11-18 10:52     조회 : 308     추천 : 0     분량 : 8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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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정원.

 

  "그러니까 그건 신성력이 아니었다?"

 

  "네. 전혀 다른 힘에 신성력을 덧씌운 것 뿐입니다. 이게 신성력과 같이 사용하면 조화가 되더라고요. 덕분에 실전에서 유용하게 쓰고 있지요."

 

  "그럼 제게 성자님이 말했던건...?"

 

  "아! 아리아한테 했던 말은 부족한건 다른걸로 체우라는 뜻이었습니다. 신성력이 부족하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럼 신성력이 아닌 다른걸로 대신하면 되지 않습니까. 아까도 말했지요? 신성력이 없는 성당주인 이야기. 그겁니다. 신성력이 없다면 그만큼 다른걸로 노력하면 되는겁니다."

 

  "우리는 신을 믿는자다. 신께서 배풀어주신 힘이 아닌 다른 힘을 쓰는건..."

 

  테메레르 대성기사가 말끝을 흐렸다. 얀센 성자가 물었다.

 

  "그건 신께서 직접 말씀하신겁니까?"

 

  "아니. 그건 아니지. 하지만 신을 믿는자로써 신이 주신 능력말고 다른 힘을 쓴다는건 문제가 되지 않겠나."

 

  "생각을 바꿔보시는게 어떻겠습니까? 신께서는 저희에게 신성력만 쓰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건 다른 힘도 얼마든지 써도 상관없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물론 이 생각은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만... 실제로 제가 스스로의 부족하고 못난점을 깨닳아 부족함을 다른 곳에서 체웠지만 신님은 제가 부정하다며 신성력을 빼앗거나 하지 않으셨습니다."

 

  얀센 성자가 둘의 얼굴을 눈에 담았다. 두사람은 복잡한 표정으로 얀센 성자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님은 우리가 부족하다는걸 알고계십니다. 그러니 우리들에게 신성력이라는 힘을 내려주셨죠. 하지만 어떻습니까? 신성력은 우리의 부족함을 일부분만 체워주는 역활 밖에 하지 않습니다. 남은 빈 공간은 우리가 스스로의 힘으로 체워넣는 겁니다. 아리아."

 

  얀센 성자가 아리아를 불렀다.

 

  "신성력은 신의 것이지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인간의 것이 아닌 힘이 사라진 것 만으로 그렇게 무기력해지지 마세요. 인간으로써의 당신은 아무것도 잃지 않았어요. 인간으로써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스스로의 힘도 찾도록 시야를 넓혀보세요. 알겠습니까 아리아?"

 

  "네. 의미있는 말씀 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테메레르 대성기사님. 저 먼저 일어나도 되겠습니까?"

 

  "어? 어. 그래 "

 

  그녀가 얀센 성자의 말을 듣고 무언가 깨닳은게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리아 성모가 고개를 끄덕였고 곧 테메레르 대성기사에게 정중히 말하며 자리를 떳다.

 

  "아리아 성녀가 요새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괜찮을까 몰라?"

 

  "제가 아는 그녀라면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괜찮아질 겁니다."

 

  "고것 참. 좀 더 배웠다고 아리아한테 훈수나 둘 줄 알고. 다 컸다?"

 

  "훈수가 아니라 조언이지요. 그리고 서로 힘들면 조금 더 깨닳은 제가 도와야하지 않겠습니까? 만약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아리아가 절 도왔을겁니다."

 

  차를 홀짝이면서 말하는 테메레르 대성기사의 말에 가볍게 받은 얀센 성자가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인간은 부족하기에 채워넣어야 한다라... 나중에 나도 써먹어 봐야겠네."

 

  "이미 그걸 몸으로 실천하고 계셔서 다른 분들의 공감을 끌지는 못할 것 같네요."

 

  "내가 뭐. 난 멋져보이는 대사를 하지 말란거냐? 자식!"

 

  "테메레르님의 분위기에 맞는 말을 하라는 거지요. 예를 들어 협박하는 말 같은거?"

 

  "뭐라? 어린놈이 어른을 놀려? 나한테 잡히면 하루종일 술형에 처할 것이다!"

 

  "그거 하루종일 술 먹인다는 말 아닙니까!"

 

  자리에서 일어난 둘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하늘정원을 빠져나갔다.

 

 

 

  그로부터 5일 뒤 성국 수도 상가 바로 밑.

 

  인적이 드문 골목길 바닥이 들썩거리더니 이내 완전히 열리며 안에서 두 사람이 나왔다.

 

  "콜록 콜록! 어우 이 모래..."

 

  "들어가는건 문제 없는데 나오는게 좀 불편해요."

 

  땅을 열어젖히면서 떨어진 흙을 뒤집어쓴 나타와 라피아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는거 맞지?"

 

  "네. 벌써 5일이나 지났는데 병사들이 여기서 오빠를 찾겠어요? 다른 지역을 수색하고 있을거예요. 안전하게 도망가죠."

 

  땅속에서 지내면서 나타가 라피아에게 함께 여행 떠나기를 권유했고 이미 자신의 터전이 완전히 무너졌고 수복도 힘들다고 생각했던 라피아는 나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둘은 이름하여 성국 대탈출이란 작전을 짜고 내려온지 5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밖으로 나온 것 이었다.

 

  "작전대로 가죠. 우선 두건을 쓰고... 너는 쓸 필요 없풋...!"

 

  나타와 라피아가 두건을 쓰는걸 본 아글라시얀이 라피아의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자신의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여 두 사람과 엇비슷하게 손수건을 썼다.

 

  그 모습이 생각 이상으로 귀여웠던지 아글라시얀의 시야에 들어온 라피아는 웃고 있었다.

 

  "나도 보고싶은데 볼 수 없으니까 아쉬운걸?"

 

  나타가 두건이 잘 씌어졌는지 확인하며 말했다.

 

  "잘 썼네요. 그럼 출발하죠."

 

  마지막으로 나타의 두건을 다듬어준 라피아가 자신이 계획한 목적지로 나타를 이끌었다.

 

  "음... 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진동이 느껴지는데? 축제가 아직 안끝난거야?"

 

  "그럴리가 없을텐데요? 확실히 땅이 조금 흔들리긴 하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든 관심이 저쪽으로 쏠렸다면 저희들한테 좋은거죠. 어서 출발해요."

 

  라피아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다시 출발했다. 뒤따르는 나타도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곧 라피아를 따라서 이동했다.

 

  한편 나타가 신경쓰던 소란의 근원지에서는 라피아의 예측을 깨는 수백명의 병신들이 악의 하수인인 골렘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망할놈들! 지하에서 언제 도망친거야! 내가 여기를 다 뒤져서라도 찾아낸다! 덤비는 놈들 다 떨쳐내고 지하에서 내게 모욕을 준 놈 부터 찾아!"

 

 수많은 기계 골렘들을 이끌던 안경쓴 남자가 이를 갈며 소리쳤다. 그의 주변은 다른 골렘과는 다른 분위기의 골렘 열한기가 그를 지키고 있었다.

 

  "지하에서 쓸만한 놈 열한기를 건졌지! 비록 한놈은 못갖고 나왔지만 이정도면 충분하다!"

 

  자신의 결과물을 보며 뿌듯해 하던 안경남은 자신의 노트북에 새로운 반응이 생기자 급하게 화면으로 시선을 옮겼다. 화면에는 두개의 붉은 점이 수도 외곽 쪽으로 벗어나고 있었다. 그걸 본 안경남이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찾았다! 가디언 1호부터 11호까지! 지금 송신되는 장소로 이동해라!"

 

  현란한 손가락질로 빠르게 키보드를 친 안경남이 자신을 호위하던 특수한 골렘들을 전부 다 붉은 점이 뜨는 곳으로 이동시켰다.

 

  "얀센! 지원을 요청한 곳에서 빨리 오라고 난리다."

 

  "생각 같아서는 저 먼저 가고 싶지만 여기 길목을... 읏차! 길을 막고있는 놈들도 가만히 둘 수 없으니까요!"

 

  전투가 일어나는 곳과는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테메레르 대성기사의 성기사단과 얀센 성자가 골목마다 자리잡고있던 골렘들을 쓰러뜨리며 전진하고 있었다.

 

  "얍!"

 

  얀센 성자의 일격이 적중할때마다 검은 번개가 내리치며 골렘들을 덮쳤다.

 

  "이야. 이놈들 5일 전보다 더 튼튼한데요?"

 

  일격을 버티자 곧바로 이격을 날려 로봇을 망가뜨린 얀센 성자가 말했다.

 

  "이거 악뢰 하나로는 시간이 좀 걸리겠네요."

 

  "얌마! 쓰러뜨렸으면 여기도 도와!"

 

  단 두방으로 골렘을 망가뜨리고 생각에 잠긴 얀센 성자에게 테메레르 대성기사가 소리쳤다. 과연 얀센 성자만큼은 아니지만 성국의 대표적인 강자라고 할 수 있는 테메레르 대성기사는 여섯번의 연격으로 골렘을 쓰러뜨렸고 그들과 다르게 한기를 가지고 고전하는 다른 성기사 단원을 지원하기위해 몸을 날렸다.

 

  "그런데 큰일이네요 신께서 말씀하셨던 조력자는 찾지도 못했으니. 얍."

 

  가볍게 주먹을 휘둘러 골렘의 옆구리를 터트린 얀센이 말했다.

 

  "애초에 이렇게 약한 녀석들이었으면 신께서 왜 직접 말해주셨을까요? 전 이게 조금 의문이네요."

 

  "너한테는 쉽겠지. 다른 녀석들은 한놈 막아내는 것 도 버거워 보인다."

 

  테메레르 대성기사의 말도 맞았다. 다른 성기사들은 골렘 한기도 제대로 쓰러뜨리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었다. 애초에 검도 박히지 않는 특수한 합판으로 무장한 골렘을 쉽게 상대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단지 얀센 성자와 테메레르 대성기사가 압도적으로 강한 것 뿐이었다.

 

  "그래도 저희 둘 만으로도 수월하게 상대할 수 있다면 굳이 신께서 예언을 하실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그동안의 예언은 전부 다 인류를 위협할만한 큰 사건이었잖아요?"

 

  "그런 생각은 나중에 하고 지금은 뚫는걸 우선으로 생각해라."

 

  테메레르 대성기사의 검에서 빛이 뿜어져나왔다.

 

  "오. 마스터에 도달한 성기사의 비기네요.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광명검이라 불리는 기술로. 성기사의 신분으로 마스터의 경지까지 올라온 테메레르 대성기사의 고유 기술이었다.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검을 휘두르면...

 

  카가가거거걱!

 

  눈부신 섬광이 뿜어져 나오며 휘두른 범위 안이 마치 누군가가 사정없이 찢어버린 것 같은 흔적을 남기는 기술이었다.

 

  광명검이 작렬하자 남아있던 골렘들이 갈기갈기 찢겨져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후. 다시 출발한다."

 

  검을 도로 집어넣은 테메레르 대성기사의 말에 성기사 단원들은 짧고 굵게 합창하며 다시 빠르게 이동했다.

 

  길거리를 거닐고 있던 아리아 성모는 멀리서 울려퍼지는 전투의 소음을 들으며 마음이 복잡해져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얀센 성자의 말을 듣고 계속 고민했던 그녀는 지금까지 해답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은 불편한 마음을 좀 바꾸기 위해서 밖으로 나왔던건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바로 악의 세력들이 수도에 나타난 것이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생각한 아리아 성모는 혼란스러워하는 민중들을 진정시키며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키는 역활을 했다.

 

  "침착하세요! 지금 성기사들이 적들을 막고 있습니다. 주민분들은 병사분들이 안심하고 싸울 수 있도록 빠르게 수도를 벗어나세요!"

 

  "아아... 성모님! "

 

  "성모님이 우리를 위해 이곳까지 오셨다! 모두 성모님의 말씀을 따르자!"

 

  "그래! 잘 싸우는 병사분들 방해하지 않게 서둘러 갑시다!"

 

  백성들 사이에서도 아리아 성모의 명성은 잘 알려졌으며 그녀가 평소에 백성들과 함께 한 시간이 길었기에 백성들은 아리아 성모의 말을 들으며 빠르고 질서있게 수도를 벗어나기위해 움직였다.

 

  '이런 일이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퍼퍼퍽!

 

  작지만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갑자기 옆 건물이 무너지면서 벽돌들이 그녀에게 떨어졌다.

 

  '아...'

 

  갑작스러운 상황에 미처 대응을 하지 못한 아리아 성모는 자신의 머리위로 떨어지는 커다란 건물잔해를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엇차! 위험합니다!"

 

  무너지는 건물 안에서 두건으로 얼굴을 완전히 감싼 존재가 튀어나와 아리아 성모 위의 건물잔해를 향해 손에 들린 철검을 휘둘렀다.

 

  '유순. 무위!'

 

  물속에서 검을 휘두르는듯한 느릿한 검격인듯 했지만 그것는 두건을 쓴 남자가 사용한 기술의 속임수였다.

 

  쩌적! 파스스스스.

 

  분명 검은 느리게 휘둘러졌는데 아리아 성모의 코앞까지 내려온 돌덩이가 아래쪽 부터 갈라지며 산산히 부서지며 흩어졌다.

 

  "으픕...!"

 

  돌에 맞아 죽는 끔찍한 결말은 피했지만 돌이 박살나면서 돌가루들이 얼굴로 떨어져 얼굴이 엉망이된 아리아 성모가 급하게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오빠! 도왔으면 빨리와요! 저것들 막기 힘들다고요!"

 

  건물이 완전히 무너지며 어린티가 나는 목소리의 낸 두건을 두른 소녀가 나왔다. 그녀의 뒤로 성국을 침략했던 악의 곁에 있었던 골렘이 따라서 나타났다.

 

  "아 진짜! 그 이상한 놈이 내 인형들의 정보를 다 바꿔서 명령을 하나도 안들어요!"

 

  '당연하겠지... 해킹에 좀 자신이 있어보이는 것 같았는데.'

 

  나타는 라피아를 뒤로 물리며 달려드는 골렘을 철검을 휘둘러 뒤로 밀어버렸다.

 

  "저 녀석은 네가 말했던 12성 중에서 어떤놈이야? 내 팔로는 저정도 밖에 안밀려."

 

  "어디보자... 외형이 너무 커지고 변해서 알아보기 힘든데... 무기를 보니 7성 카람 같아요! 카람 정도면 오빠의 팔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어요!"

 

  "고급 정보 고맙네...!"

 

  "저... 여기는 위험해요! 성기사들도 고전하는 골렘이라고요? 위험하니 어서 도망쳐요!"

 

  얼굴에 묻은 돌가루를 대충 털어낸 아리아 성모가 달려드는 나타를 바라보는 라피아를 붙잡으며 말했다.

 

  "괜찮으... 성모님?!"

 

  괜찮다고 말하려 했던 라피아는 자신을 잡은 존재가 누군지 금세 알아보고 놀라서 소리쳤다.

 

  "제가 성모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 골렘은 위험해요. 서둘러 저분과 같이 도망치세요! 저 골렘은 제가 어떻게든 막아보겠어요."

 

  "으랴!"

 

  아리아 성모가 큰 결심하고 말하는 순간 골렘을 향해 달려든 나타가 기합을 넣으며 검으로 골렘의 팔을 내려찍었다. 검이 골렘의 팔에 닿자 철갑으로 쌓인 골렘의 팔이 크게 울리더니 그 진동이 순식간에 골렘의 전신으로 퍼졌다. 그 후 골렘의 작동이 멈추었다.

 

  "후... 대충 쫒아오던 놈 중 한놈은 쓰러뜨렸고..."

 

  "오빠! 옆을 조심하세요!"

 

  이변을 눈치챈 라피아가 소리쳤지만 조금 늦었다. 순식간에 바로 옆건물을 무너뜨리고 튀어나온 또 다른 골렘의 공격을 맞은 나타가 그대로 튕겨나가 라피아와 성녀의 뒤쪽 건물에 틀어박혔다.

 

  "끄으으... 젠장... 기계팔에 맞아서 살았네..."

 

 다행히도 기계 의수로 대처된 오른팔로 공격이 들어가 큰 부상은 피한 나타가 머리를 털며 일어났다.

 

  "괜찮으세요? 부족한 힘이지만 치료해드릴게요."

 

  나타에게 다가온 아리아 성모가 미약한 빛을 내는 손바닥을 나타의 상처난 부위로 가져다 대었다.

 

  "감사... 음... 합니다."

 

  인사하던 나타는 자신의 가슴쪽에 들어간 아글라시얀의 시야로 그제서야 아리아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었고 그녀가 첫날 백화성궁에서 자신이 들어갔던 기도실에서 기도하던 여인이었다는걸 알아차렸다. 아주 불편한 기분을 느낀 나타가 신음을 내며 입을 닫았다.

 

  "? 많이 아프신가요? 숨소리가 거치네요. 두건 좀 벗어보세요."

 

  "네? 아닙니다! 얼굴은 괜찮아요."

 

  "그 충격으로 반대편 벽까지 날아가서 부딛혀서 이렇게 크게 다쳤는데 얼굴만 무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성국은 치료한다고 돈을 받거나 하지 않아요."

 

  '아니... 그게 중요한게 아닌데...'

 

  속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성모의 손을 이리저리 피하던 나타는 결국 성모의 손을 다 피하지 못하고 두건을 올리는 그녀의 손길을 느끼며 포기했다. 그와중에 아글라시얀이 시선을 성모의 얼굴 아래쪽으로 내려 나타도 조금 감상한건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이었다.

 

  "오빠! 나도 오래 못버텨요!"

 

  땅에 전류선을 설치해 시간을 끌고있던 라피아가 의도치 않게 조금 감상하고 있던 나타를 불렀다.

 

  "어...? 당신은 기도실에서...?"

 

  두건을 다 푼 아리아 성모는 드러난 남자의 얼굴을 보고 잠깐 굳었다. 분명 이 남자는 기도실에서 병사들과 싸우던 그 사람이었다.

 

  "빠져나왔다는 소식을 들었긴 했는데 이곳에 있었나요?"

 

  "에... 그게 일이 조금 꼬여서 말입니다 하핫! 못본척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괜히 뻘쭘해진 나타가 물었다. 그의 물음에 아리아 성녀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제와서 제가 어떻게 할 거라 생각하셨나요? 성국에서는 당신이 무죄였다는걸 알게 되었고 수배를 중지했어요. 그러니 당신은 이제 그런 고민 안하셔도 된답니다."

 

  아리아 성모의 말에 나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빠!"

 

  "알았어! 비켜주실 수 있으신가요? 저 아이도 오래 못버티는 것 같거든요."

 

  나타가 아리아 성모를 옆으로 살짝 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위험해요!"

 

  앞으로 나서려는 그때 아리아 성모가 그의 손을 잡으며 말렸다. 그러다 금세 자신이 손을 잡았다는걸 깨닫고 화들짝 놀라며 급히 잡았던 손을 풀었다. 그 모습을 아글라시얀의 시선으로 보았던 나타는 자신도 모르게 당황해하는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저 혼자서는 힘들거라 생각하신거죠? 그렇다면 저와 함께 저 녀석들을 쓰러뜨릴까요?"

 

  "네? 아, 아니 저는 신성력도 약하고 그리고... 저기, 쓰다듬는 손 좀..."

 

  자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자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지는걸 견디며 아리아 성모가 말했다.

 

  '아. 부드러운게 라피아를 쓰다듬을때와는 다른 색다른 좋은 느낌이었는데...'

 

  "아, 제 동생같다는 생각을 해버려서 무심코 실례를 저질렀네요.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아쉬운 기분을 누르며 나타가 정중하게 사과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신성력이 부족하다면 다른걸로 그 신성력을 늘리면 되니까요."

 

  나타가 놀라서 쳐다보는 아리아 성모에게 손을 내밀었다.

 

  "제 손을 잡으세요. 제가 신성력의 새로운 쓰임을 보여드릴게요."

 

  아리아 성모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이 그가 내민 손을 바라보았다.

 

  '신성력은 우리의 부족함을 일부분만 체워주는 역활 밖에 하지 않습니다. 남은 빈 공간은 우리가 스스로의 힘으로 체워넣는 겁니다.'

 

  그녀는 몇일전 얀센 성자가 해준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녀는 나타의 내민 손을 잡았다.

 

  '좋아. 이제 부담없다.'

 

  "그럼 갑니다!"

 

  "아! 시간끌지말고 빨리 도와줘요 오빠!"

 

  금방이라도 자신을 덮칠 것 같은 골렘들을 앞에두고 라피아가 급하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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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1) 2017 / 7 / 15 763 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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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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