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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가출 공주님을 경호하라!
작가 : 머리식히기
작품등록일 : 2017.11.24

(황녀님, 먼치킨, 로판, 나쁜 남주 등)


"그래, 그럼 고향이 어디세요?"

"...이름 없는 숲 속."

"흐음. 그럼 그 숲 속에는 샛길이 많았겠군요. 시발에 새끼..."

"뭐라고? 시발새끼?"

...대충 이러고 서로 치고박는 미친 마법사 경호원(저승사자)과 철없는 공주(가출 공주님)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냉전
작성일 : 17-12-22 00:13     조회 : 22     추천 : 0     분량 : 6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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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그렇게 원하던 복수를 하니까 좀 어때? 이제 속이 좀 후련해?”

 

 “…”

 

 2년 전, 악귀, 네오스 아카이론과 시크릿이라 불리는 잿빛 소년의 전투가 끝나고 이틀 뒤. 결과적으로 스피카의 도박은 성공으로 끝났다. 비록 어리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이 어린 소년이 그 악명 높았던 악귀를 쓰러뜨린 것이었다. 아니, 쓰러뜨리는 것을 넘어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죽여 버렸지.

 

 몸 안이 타들어간다는 느낌은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할 수 없고 상상하기도 싫었다. 자신도 불의 마법사이지만 저 소년의 공격에 오싹함을 느낀 스피카였다. 그러나 지난번 악귀와의 전투에서 소년도 몇 군대 골절상을 입었기에 일단 병실에서 요양 중이었다. 뭐, 대회가 대회이고 무엇보다 이제는 차기 신관 직속 부하, 초신성으로 매우 유력한 상태이기에 수많은 의사들이 달라붙어 빠르게 치료를 하고 있지만 말이다. 한 이틀 정도 후면 퇴원할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왜 대답을 안 해?”

 

 “…흐음.”

 

 스피카의 질문에 시크릿은 말없이 창밖만을 바라보았다. 오늘도 처음 만났던 그 날과 마찬가지로 하늘에서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통곡을 하고 또 해도 울음이 멈추지 않는 것일까? 도대체 하늘이 얼마나 슬프기에 그런 것일까. 물론 시크릿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지만. 하늘을 원망할지언정 동정할 생각은 없었다. 시크릿이 곧 시선을 스피카에게 돌렸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과도를 들고 사과를 깎고 있었다. 뭐… 진짜로 깎고 있었다. 연필 자르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곧 사과의 과육의 대부분이 날아갔으며 못 생기기 짝이 없는 사과 조각 하나를 스피카가 시크릿에게 건넸다. 시크릿은 이것을 먹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깎은 그녀의 노고가 있었기에 사과 조각을 한 입에 집어넣었다. 거의 방울토마토 크기의 사과였지만 그래도 맛은 훌륭했다. 좋은 사과를 사왔군.

 

 “허무하네.”

 

 “그래?”

 

 “당신은 어떤데?”

 

 이번에는 시크릿이 스피카에게 물었다. 스피카는 사과를 깎던 손을 멈추고 그녀 역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것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던 그녀가 말했다.

 

 “허무하군.”

 

 “…”

 

 정말로 미웠던 네오스였지만 막상 죽으니 후련하다기보다는 허무했다. 원래 복수나 원한이나 그것이 막상 해결되면 후련한 경우는 거의 없지 않은가. 그들 또한 그러했다. 다만…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스피카의 목적은 달성되었지만 시크릿의 목적은 달성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시크릿은 다시 사과를 깎고 있는 스피카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당신의 목적은 끝났지만 내 목적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네오스 아카이론은 시작에 불과해.”

 

 “…그게 무슨 소리지.”

 

 사과를 깎던 스피카의 손이 멈추고 아까와는 달리 싸늘한 목소리가 병실 안에 감돌았다. 시크릿은 잠시 대답을 하지 않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차가운 얼굴…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 없었다. 시크릿이 말한다.

 

 “말 그대로의 의미지. 악귀 녀석은 발판일 뿐. 더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만들 지옥에 희생될 거야.”

 

 푹!

 

 시크릿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뺨을 종이 한 장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며 날아간 과도가 벽에 꽂혔다. 스피카는 이제 시크릿을… 아니, 악마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몸 주위에서 붉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시크릿은 당황했지만 이윽고 입가에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감히 나를 속인 것인가, 푸른 태양.”

 

 “그렇게 되었군. 근데 최악의 상황 정도는 예상했어야 하지 않나?”

 

 시크릿의 뻔뻔한 말에 스피카는 이를 바드득 갈았다. 당장이라도 저 배은망덕한 놈을 죽일 기세였다. 그러나 시크릿은 피식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벽에 꽂힌 과도를 뽑아 그녀에게 다시 건넸다. 스피카가 노여운 표정으로 푸른 태양을 노려보고 있었다.

 

 “죽고 싶어 환장을 하는 군. 내가 그것을 용납할 것이라 보는가, 푸른 태양.”

 

 “용납하지 않아? 그래서 당신이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지? 나를 죽일 생각인가? 내가 죽으면 당신이 그토록 원하는 세계의 균형이 무너질 텐데.”

 

 “크윽…”

 

 시크릿의 말에 스피카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분했지만 사실이었다. 현재 범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던 악귀, 네오스 아카이론이 죽은 상태였다. 아무리 그가 민간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고 할 지라도 그래도 범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신관 직속 부하였던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이제 이 세상에 악귀는 없었다. 다른 신관 직속 부하들이 WML이 끝나는 즉시 발바닥에 땀이 맺히도록 여기저기 뛰어다녀야 할 것이 분명했다. 그런 상황에서 한 명이 빠진다? 그것도 이런 충격적인 이유로?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했다.

 

 “…너 이 자식.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서.”

 

 “머리가 좋은 것은 자랑이지만 바보인 것은 굳이 티내지 말자고. 그건 자랑이 아니니까.”

 

 스피카가 불끈 쥐고 있는 양주먹이 분노로 덜덜 떨렸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접시에 깎아놓았던 방울토마토 사과를 시크릿의 머리를 향해 엎었다. 그것을 피하지 않은 시크릿은 자신의 주변에 어지럽혀진 사과들을 바라보다가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고 씹었다. 역시 사과는 아삭하고 달콤하며 또 상큼했다. 그는 씨익 미소를 지었고 스피카의 얼굴에는 더욱 큰 분노가 맺혔다.

 

 “두고 보자고. 범죄자들이 진정되면 네놈부터 박살내 버릴 거니까.”

 

 “후후후. 글쎄? 과연 당신의 뜻대로 될까? 미안하지만 말이야… 일이 마무리될 때쯤이면 그 흉악한 범죄자 놈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신관 직속 부하는 바로 내가 될 꺼야. 그것도 역대급으로 두려워하게 되겠지. 기대하라고.”

 

 속았다는 수치심과 배신감, 그리고 분노에 더는 참지 못한 스피카는 문을 쾅 닫고 병실을 나가버렸다. 그리고 혼자 덩그러니 남은 시크릿은 닫힌 문을 바라보다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은… 휴우.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거야.”

 

 그의 그런 목소리는 아까와 달리 쓸쓸하기 그지없었다. 시크릿은 고개를 돌려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그 두 사람의 마음과도 같으리라.

 

 %%%%%

 

 스피카가 이카루스에 도착해서 그 사단을 벌인 다음날. 어제와 달리 비가 쏟아지지는 않았지만 대신 먹구름을 계속 우중충하게 모여 있었다. 보기만 해도 우울해지는 하늘. 과거의 일을 회상하며 그것을 바라보던 시크릿은 옅은 한숨을 내쉰 뒤 고개를 돌렸다. 세이라 공주는 오늘도 묵묵히 자리에 앉아 이마에서 땀이 흐를 정도로 열심히 반성문을 쓰고 계셨다. 그는 그 모습에 피식 미소를 지었다.

 

 “잘 되가?”

 

 “…”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오른손을 놀릴 뿐이었다. 저승사자에게는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뭐, 반성문을 쓸 때는 늘 그래왔지만 왠지 분위기가 평소와 달랐다. 꼭 저승사자가 가출 공주님의 경호를 처음 맡게 되었을 때 그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첫 날부터 바로 서로 없는 사람으로 치자고 할 때 그 느낌말이다. 그때로 돌아온 것 같았다. 물론 둘 사이는 원래 좋지 않았지만 더욱 냉각된 느낌이었다.

 

 “…”

 

 “…”

 

 저승사자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조만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요새 날씨가 참 뭐 같다. 사실 저승사자는 비가 오는 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때의 그 끔찍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화창한 날을 좋아하는 것 또한 아니지만. 사실 저승사자가 좋아하는 날씨가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네거티브의 극치를 달리는 사람이니…

 

 똑똑똑.

 

 “공주님. 점심시간이옵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문 밖에서 조심스럽게 말하는 시녀의 말에 세이라 공주는 한숨을 내쉬며 펜을 내려놓았다. 정말 손이 퉁퉁 부울 지경이었다. 정말 이러다가는 진짜로 ‘태어나서 죄송합니다.’라고 써야할 지경이 될 지도 몰랐다. 세이라는 잠시 우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고개를 휙휙 저었다. 이 인간 앞에서 약한 표정 짓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가출 공주님은 저승사자를 정말로 싫어하니까.

 

 그녀는 쓰다 남은 반성문들을 정리해 조심스럽게 침대 위에 올려놓았다. 한편 저승사자는 한숨을 내쉬며 의자를 끌고 문 쪽으로 향했다. 요즘 황녀님과 겸상을 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처음부터 의자를 놓고 앉아있으면 시녀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리라. 한편 책상의 정리를 어느 정도 마친 세이라는 헛기침을 한 뒤 입을 열었다.

 

 “오래 기다리셨죠? 들어오세요.”

 

 “예, 공주님.”

 

 곧 문을 열고 들어온 시녀 몇 명이 공손히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들의 손에는 각각 접시와 식기가 들려있었다. 시녀들은 송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공주의 탁자에 음식들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아직 2달이 지나지 않았기에 식탁에 놓인 음식들은 지난번 그것, 그러니까 딱딱하고 아무 맛도 나지 않는 검은 빵과 소금의 맛밖에 나지 않는 스프밖에 없었다.

 

 “…”

 

 아, 냉수 한 잔까지 있었다. 식기는 숟가락 뿐. 제 1 황녀이자 차기 황제의 식사라고 보기에는 정말로 볼품없는 식사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아직 근신기간이 끝나지 않았으니까. 세이라 공주는 굳은 표정을 지으며 그것들을 바라본 뒤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수고하셨어요. 그만 물러가보세요.”

 

 “예, 공주 전하. 그럼 소신들은 공주님이 식사를 마칠 때까지 밖에서 대기하겠나이다.”

 

 시녀들은 얼른 세이라에게 고개를 숙인 뒤 그녀의 방을 나갔다. 차마 공주가 저 음식을 입에 대는 것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가출 공주님은 잠깐 인상을 찌푸리며 앞에 놓인 음식을 바라보았다. 물론 그녀 역시 이 음식도 없어서 못 먹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래도 싫은 것은 싫은 것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저승사자는 한숨을 내쉬며 가방에서 꺼낸 도시락 통과 문쪽으로 가지고 갔던 의자를 가지고 세이라에게 다가갔다.

 

 “자.”

 

 “…잠깐.”

 

 저승사자는 가출 공주의 앞에 자신의 도시락을 내려놓은 뒤 공주의 음식을 자신의 앞으로 가지고 가려고 했다. 그러나 세이라 공주가 그것을 제지했다.

 

 “왜.”

 

 “그만하죠, 우리.”

 

 “응?”

 

 가출 공주가 차가운 눈빛으로 저승사자를 바라보았고 저승사자는 가슴이 철렁하는 것을 느꼈다. 저 눈빛… 익숙했다. 그 날의 그 눈빛이었다. 그 날 영광의 다리 위에서 자신의 뺨을 때렸을 때의 그 눈빛. 저승사자는 자신도 모르게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왠지 모르게 가출 공주가 두려웠다.

 

 “그게 무슨 소리지?”

 

 “예전으로 돌아가자고요. 우리 서로 불필요하게 가까웠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내가 뭐 너한테 실수한 것이라도 있냐?”

 

 저승사자의 말에 가출공주가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 뭔가 화가 나도 단단히 난 그녀였다. 하지만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화를 내는 것을 대신했다. 이윽고 그녀가 차분하고 또…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뇨. 그냥 당신과 불필요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할 뿐이에요.”

 

 “나한테 뭔가 화가 나기는 난 것 같은데. 도대체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그녀의 고함에 저승사자는 입을 다물었다.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단 말인가. 저승사자는 이를 바드득 갈며 세이라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세이라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처음 만났던 그 날로 돌아간 상태였다. 이윽고 저승사자는 들고 온 도시락통을 벽으로 던져버렸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도시락통이 깨졌고 안에 있던 샌드위치들이 깨진 틈 사이로 빠져나와 난잡하게 펼쳐졌다.

 

 세이라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한편 저승사자 역시 자신이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열받았다. 무엇인가… ‘배신’ 당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삼시 세끼 중요하게 여기는 그가 저런 행동을 한 것이었다. 어렸을 때 그 개고생을 해서 먹을 것에는 아끼지 않는 그가 저럴 정도라니 말 다한 것이었다.

 

 “아아! 그러냐! 그럼 마음대로 해라! 이 망할 공주야! 나도 신경 쓰지 않을 테니까 가출을 하던 뒤지던 마음대로 해! 나는 빠질 테니까!”

 

 “자, 잠깐…”

 

 가출 공주가 그를 불러 세우려고 했지만 저승사자는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쾅!

 

 “윽!”

 

 문이 거칠게 닫혔고 곧 밖에서 그가 애꿎은 병사들에게 짜증을 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가 진짜 가버렸는지 곧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혼자 방에 덩그러니 남은 세이라 공주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녀 본인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이렇게 화가 나는지… 하지만 화가 났다. 저승사자와 스피카라는 여자가 갈 때까지 간 사이라는 것을 알자 화가 났다. 어제 그녀가 부르고 돌아오지 않았을 때 화가 났다. 왜 그러는지 가출 공주님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어쩌랴. 화가 나는데. 저 인간에게 너무나도 화가 났다. 그러나 그녀의 이성은 잘 알고 있었다.

 

 저승사자가 잘못한 것이 없다는 것을. 그러나 알고 있지만 화가 난다. 화가 치솟는다. 무엇인가… 무엇인가 ‘배신’을 당한 기분이었다. 또 무엇인가 박탈감이 느껴졌다. 세이라는 눈물이 떨어지기 직전의 눈망울로 바닥에서 난잡하게 펼쳐진 샌드위치들과 자신의 음식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녀는 코를 한 번 훌쩍인 뒤 숟가락을 들어 스프를 한 입 먹었다. 역시 풍미는 하나도 없고 소금 맛밖에 나지 않았다. 게다가 무엇보다 식었다. 정말 오랜만에 먹는 음식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맛없어…”

 

 이번에는 검은 빵을 들어 조심스럽게 떼어 입에 넣는다. 여전한 맛이다. 여전히 맛이 없었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고 그것은 이미 차갑게 식은 스프 위로 떨어졌다.

 

 “어제… 돌아오지도 않았으면서… 뭘 잘했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믿지도 않으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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