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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가출 공주님을 경호하라!
작가 : 머리식히기
작품등록일 : 2017.11.24

(황녀님, 먼치킨, 로판, 나쁜 남주 등)


"그래, 그럼 고향이 어디세요?"

"...이름 없는 숲 속."

"흐음. 그럼 그 숲 속에는 샛길이 많았겠군요. 시발에 새끼..."

"뭐라고? 시발새끼?"

...대충 이러고 서로 치고박는 미친 마법사 경호원(저승사자)과 철없는 공주(가출 공주님)님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질투
작성일 : 17-12-14 00:16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7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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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 지금 이것들이 남의 방에서 뭐하는 짓거리들이야?!!!!!”

 

 “쪼옥?!”

 

 세이라의 고함에 무례한 금발 여성은 저승사자의 입술을 한 번 빨아들인 뒤에야 그의 입에서 입을 땠다. 투명하게 빛나는 타액의 실이 우아한 곡선을 이루다가 뚝 끊어졌다. 얼마나 키스를 격렬하게 했으면 여성과 저승사자 두 사람 다 얼굴이 살짝 상기되어 있었고 입술 부근에는 서로의 타액이 가득했다. 거기다가 더욱 세이라 공주가 ‘열’이 받는 것은…

 

 ‘뭐야… 저 표정!’

 

 가출 공주는 눈을 부릅뜨고 저승사자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그런 그녀를 신경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마치 마약이라도 한 사람처럼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무례한 금발 여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바라보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뭐한 것이 그냥 눈이 풀려있었다. 세이라 공주는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열 받는 점이 또 한 가지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례한 금발의 여성은 눈동자에 하트라도 새겨질 기세로 저승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승사자는 아직도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한 듯 흐릿한 눈동자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여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이라는 저 여성을 그녀답지 못하게 흘겨보듯이 위아래로 훑었다. 신장은 그녀와 비슷한 160cm 정도의 아담했다. 또한 몸매는… 건강미가 넘치는 몸매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세이라 공주와 달리 가슴이 빈약했다. 그리고 또한 얼굴은… 일단 남자에게 가장 로망이라는 금발 머리카락과 푸른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몇 살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20대 후반이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뭐야… 금발 벽안이 그렇게 좋디?’

 

 그녀는 단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던 자신의 연녹색 머리카락을 만지며 생각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물려준 아름답고 풍성한 연녹색 머리카락이 오늘따라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착하기는 더럽게 착한 세이라 공주였기에 그런 마음이 드는 것에 어머니께 미안했지만… 그래도 불편한 기색을 감출 수가 없었다. 또한 비슷한 이유로 자신이 왜 이런 마음이 들어야 하는지 몰라 짜증이 나버렸다. 그리고 그런 짜증은 고스란히 저 개념 없는 암컷, 수컷들에게 낼 수밖에 없었다.

 

 ‘남의 방에서… 방주인인 내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쳐다보고 있는데…’

 

 하지만 이미 자신들 만의 세계에 빠져버린 그들은 그런 세이라 사일런스 제 1 황녀의 마음을 알 턱이 없었다. 금발의 불쾌하고 무례한 여성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저승사자의 입술에 검지손가락을 가져갔다. 저승사자는 움찔했지만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 무기력한 그의 모습에 세이라 공주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 무엇인가 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의 심장을 바늘이 콕콕 찌르는 것과 같아 괴로웠다. 이 기분… 그 다지 좋은 것이 아니었다.

 

 ‘진짜… 뭔데…’

 

 금발의 무례한 여성은 세이라 공주가 그러거나 말거나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저승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목젖이 한 번 크게 상하로 움직였다. 여성은 그런 그의 모습에 눈웃음을 지으며 속삭이듯이 뜨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더 해줄까♡?”

 

 “…”

 

 저승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답지 않게 마치 혀를 날름거리며 먹음직스럽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뱀의 앞에서 덜덜 떨고 있는 생쥐처럼 가만히 있었다. 세이라는 그런 그의 모습이 더욱 답답하고 짜증이 솟구쳤다. 한편 금발의 무례하고 짜증나는 여성은 그런 그녀를 마치 없는 사람 대하는 것처럼 신경도 쓰지 않고 다시 천천히 저승사자의 입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그리고…

 

 “나와요! 지금 남의 방에서 무엇을 하는 거예요! 두 사람 모두!”

 

 “헉?!”

 

 더 이상 참지 못한 세이라 공주가 드디어 개입을 하고야 말았다. 그녀는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 멍청한 남자의 뒤로 가서 겁도 없이 그의 목덜미를 잡아 뒤로 끌었고 그제야 마치 달콤한 잠에서라도 깨어난 듯 한 표정을 지은 저승사자가 얼른 금발 여성의 입술 박치기를 피했다. 금발 여성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제야 세이라를 바라보았지만 세이라는 씩씩거리며 금발 여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문대로 겁 없는 공주님이시네. 공주님은 내가 누군지 알고 감히 나를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는 거야?”

 

 “당신이 도대체 누구신데요! 이 무례하기 짝이 없는 사람 같으니라고!”

 

 세이라의 말에 당황한 저승사자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앞을 보호하듯이 가로막았다. 그 모습에 금발의 여성은 입가에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승사자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한편 저승사자의 그런 모습을 바라본 세이라 공주는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았다. 이 저승사자가 긴장할 정도의 상대라니… 저승사자는 한쪽 팔을 뻗어 어정쩡하게 나와 있는 세이라 공주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뒤로 밀었다. 그 모습에 세이라는 분했지만 가슴이 살짝 두근거리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이 남자는 정말로 밉고 싫었지만.

 

 “내 뒤에 얌전히 숨어 있어. 더 이상 그녀를 자극하지 말고. 알았지?”

 

 “…네.”

 

 저승사자는 혹시나 싶어 손에 조심스럽게 마나를 모았다. 그러나 지금 상태에서는 이 여자에게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녀를 지켜가며 싸울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한편 그런 저승사자를 팔짱을 끼고 잠자코 바라보던 금발의 여성은 곧 뭐가 그리 웃긴 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하!”

 

 “…”

 

 그녀의 웃음소리만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긴장이 풀릴 만도 하건만 저승사자는 방심하지 않았다. 이 여자는 강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말이다. 괜히 마왕, 제라드 주피터에게 그렇게 개길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한편 한참을 그렇게 웃던 금발의 여성은 눈가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래도 경호원이라 이거야, ‘아가’야? 이거 좀 섭섭한데? 내가 너를 몇 년이나 애지중지 키웠는데 내 편은 들지 않고 말이야.”

 

 “…”

 

 그러나 저승사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잠자코 이 여자를 경계할 뿐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금발 여성은 다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세이라 공주님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답답할 따름이었다.

 

 “어떻게 할 생각 없으니까 비켜. 공주님하고 인사를 좀 하게.”

 

 “…알았다.”

 

 저승사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비켜주었다. 세이라 사일런스는 겁먹은 눈빛으로 저승사자를 바라보았지만 저승사자는 괜찮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한편 아까 방에 들어왔던 것처럼 성큼 다가온 금발 여성이 세이라 공주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성의 손답지 않게 굳은살이 가득했다. 세이라 공주는 떨떠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굳은살 때문에 그녀의 손을 거칠었다.

 

 “초면이지, 공주님? 만나서 영광이야. 듣던 대로 굉장한 미인이신데? 내 이름은 스피카 카오스 라오스. 신관 직속 부하, 초신성 중 한 사람이며 하이 랭커 2위의 소유자지. 그리고 ‘아가’의 후견인이기도 하고.”

 

 “…네. 근데 자꾸만 거슬리는데 ‘아가’가 도대체 누구에요?”

 

 세이라가 묻자 스피카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턱짓으로 누군가를 가리켰다 .사실 이 방에 있는 사람은 3명밖에 없었으니 당연히 그녀가 부르는 ‘아가’는 저승사자, 시크릿이 될 수밖에 없었다. 세이라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저승사자를 바라보았고 저승사자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세이라 역시 무엇인가 걸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스피카의 손을 놓은 뒤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이에요?”

 

 “응? 말했잖아. 내가 저 아가의 후견인이라고. 아, 혹시 후견인이 뭔지 모르는 거야? 그러니까 그냥 보호자라고 생각하면 돼.”

 

 “후, 후견인이라고 보기에는…”

 

 세이라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아까 그 행동은 도저히 후견인과 피후견인의 관계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마치… 몇 년 만에 만난 연인이나 할 행동이지 않은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세이라는 가슴이 다시 아리는 것을 느꼈다. 이런 기분… 태어나서 오늘 처음으로 느끼는 것이었지만 사실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이었다. 한편 세이라가 왜 그러는지 잠시 생각하던 스피카는 곧 그녀가 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입가에 요염한 미소를 지었다.

 

 “어떤 사이냐고? 우리 둘이 어떤 사이냐면 말이야…”

 

 스피카는 요염하고 한편으로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세이라의 귓가에 자신의 입을 가져갔다. 세이라는 왠지 온 몸에서 닭살이 돋는 것만 같았지만 용케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 세이라에게 스피카는 뜨거운 한숨과도 같은 목소리로 세이라에게 속삭였다.

 

 “갈. 때. 까. 지. 간. 사. 이.♡”

 

 “으으으윽?!”

 

 아무리 세상물정 모르는 공주님인데다가 순진한 면이 있는 세이라 사일런스라고 할지라도 저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이글이글 거리는 눈동자로 두 못 된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치 무엇인가가 몸 안에서 폭발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애꿎은 저승사자를 바라보았다. 저승사자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에 세이라는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고 스피카는 다시 요염하게 히죽 웃어보였다. 그런 스피카에게 저승사자가 소리쳤다.

 

 “나, 나는 억울하다고! 이, 이 여자가! 이 여자가 15살 된 거 축하한다면서 억지로 독한 술을 마시게 했고 내가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 하는 사이에… 젠장!”

 

 “…어머나?! 그렇게 발뺌할 생각이야? 혼자서만 쓱 물러날 생각이냐고? 그러는 너도 기분 좋았잖아♡?”

 

 스피카의 말에 저승사자는 또 할 말이 없어졌다. 솔직히… 그녀의 말이 사실이기는 했기 때문이었다. 그게… 뭐, 기분은 좋았다. 더러웠다면 영영 안 봤겠지… 뭐, 그 이후로 옛날처럼 ‘누나’라고 부르며 엉기는 일은 사라졌지만 말이다. 한편 충격적인 말을 들은 세이라는 눈을 부릅뜨고 두 연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저승사자는 명백히 피해자였기에 할 말이 없었다. 다만 이상하게 더 화가 나는 대상은 스피카가 아니라 저승사자, 시크릿이었지만 말이다. 그녀는 가까스로 이성의 끈을…

 

 “뭐하는 거예요, 당신! 그거 범죄라고요?! 강간이라고요?! 잡혀간다고요?! 게다가 15살이면 제대로 판단도 못 하는 나이잖아요! 당신 미쳤어요?! 제정신이에요?!”

 

 …완벽하게 붙잡지는 못하셨다. 그녀는 씩씩거리며 스피카를 노려보고 있었다. 한편 저승사자는 그녀가 왜 이러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원래 바른 생활을 중시하는 세이라이기에 곧 납득할 수 있었다. 물론 그녀가 이렇게 화가 난 이유는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지만. 스피카는 얼굴을 붉히고 씩씩거리는 세이라에게 미소를 지으며 한 발자국 다가갔다.

 

 “공주님? 나는 신관 직속 부하랍니다. 신관의 명령만 어기지 않으면 어지간한 범죄는 눈 감아지거나 벌금으로 끝나요.”

 

 “이건 사기야! 못 됐어! 그런 법이 어디에 있어요!”

 

 그러나 사실이었기에 그녀는 더 이상 따질 수 없었다. 대신 그녀는 애꿎은 저승사자를 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노려보았다. 저승사자 입장에서도 황당할 따름이었다.

 

 “아, 아니! 나는 피해자라고! 왜 나를 그렇게 바라보냐!”

 

 “저질! 당신도 즐겼다면서요! 이 변태에 저질 같으니라고!”

 

 “나는 무죄라고! 나는 피해자라니까! 애초에 내가 저런 ‘절벽녀’한테 즐길 리가 없잖아!”

 

 저승사자가 항변하자 스피카는 말없이 뒤로 돌아 저승사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무엇인가 불길함을 본능적으로 감지했다. 스피카는 히죽 미소를 지은 뒤 성큼성큼 저승사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커억?!”

 

 “뭐하는 거예요?!”

 

 난데없이 저승사자의 명치를 가격했고 그녀보다 거의 20cm는 더 큰 저승사자가 그 자리에서 명치를 부여잡으며 무릎을 꿇어버렸다. 단 한 방에 그는 애꿎은 방바닥에 위액을 토하고 있었다. 세이라는 경악해서 얼른 스피카의 앞을 가로막아 그를 보호했다. 그러나 스피카는 더는 폭력을 행사할 마음이 없는 듯 조금 전과 같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절벽녀가 뭐니, 절벽녀가. 누나는 아가를 그렇게 험하게 가르친 기억이 없단다.”

 

 “크윽… 이 폭력녀가…”

 

 저승사자가 통증으로 눈물이 맺힌 눈으로 스피카를 노려보았지만 스피카는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녀의 단 한 방에 명치 부근이 파괴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저승사자의 후견인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게다가 너 어렸을 때 내 가슴 만지면서 잔 것 기억나지 않니? 근데 이제와서 절벽녀래.”

 

 “크윽! 웃기지 마! 내가 네년의 절벽을 만질 리가… 아악?!”

 

 다시 절벽이라고 강조한 저승사자를 염랑은 다시 한 번 심판했다. 이번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았고 저승사자는 그 자리에서 데굴데굴 구를 수밖에 없었다. 세이라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렇게 강한 저승사자가 저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다니… 괜히 아까 그가 평소와 달리 긴장한 게 아니었다.

 

 신관 직속 부하, 초신성 중 한 사람인 염랑, 스피카 카오스 라오스가 자랑하는 두 개의 무기 중 첫 번째 무기. 체술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체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체술을 단련했고 그 결과 그녀가 만든 체술인 일명 ‘비수류’를 발명했다. 비수류는 인간의 급소를 정확하게 공격해서 자신보다 신체적 조건이 좋은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체술로 물론 그녀의 제자인 저승사자도 배우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원조만은 못한 것이 현실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직접 때리는 부위는 아무리 맷집이 강해도 어지간하면 저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스피카는 바닥을 구르며 고통스러워하는 저승사자를 힐끗 바라 본 뒤 세이라 공주에게 말했다.

 

 “아가가 정신을 차리면 할 말이 있으니 바깥으로 나오라고 전해줘. 알았지, 공주님?”

 

 “무, 무슨 할 말이신데요?”

 

 “흐음… 남자와 여자의 몸의 대화라고 해야 하나?”

 

 “그, 그러면 안 돼요!”

 

 스피카가 다시 요염하고 한편으로는 음란하다고까지 볼 수 있는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화들짝 놀란 세이라가 얼굴을 화악 붉히며 허둥지둥 말했다. 그 모습이 스피카는 귀여웠는지 선홍빛 혀로 입술을 핥아 올리며 말했다.

 

 “공주님도 귀여운데 그럼 우리 3명이서 대화를 나눌래?”

 

 “으으으으! 싫어요!”

 

 “하하하하하! 장난이야, 장난! 공주님은 반응이 귀여워서 자꾸만 놀리게 되네? 일 때문에 할 말이 있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 알았지?”

 

 “…”

 

 스피카가 자꾸 놀리자 세이라는 토라진 듯 볼을 부풀리며 고개를 휙 돌렸다. 스피카는 ‘아~ 삐지게 만들었네.’라고 중얼거리며 그녀의 방을 나갔다. 그렇게 약 30초 정도 흐른 뒤 어느 정도 통증이 가신 저승사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씨… 저 미친 폭력녀 같으니라고… 그래, 폭력절벽녀가 뭐라고 했냐?”

 

 “…할 말 있으니 일어나면 밖으로 나오시래요.”

 

 세이라가 굳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고개를 휙 돌린 그녀는 저승사자를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그러냐?’라고 말하며 밖으로 나가려다가 자리에 우뚝 멈췄다.

 

 “가출하지 마라.”

 

 “…안 해요, 오늘은. 그럴 기분 아니에요.”

 

 “그러냐.”

 

 “네.”

 

 차갑게 말하는 그녀를 내버려두고 저승사자는 휙 바깥으로 나가버렸다. 세이라 공주는 그가 나가고 나서야 그제야 문 쪽을 바라보았다. 이제 이 방에는 그녀밖에 남지 않았다. 세이라는 한참을 문을 바라보다가 무엇인가 폭발해서 사용했던 볼펜을 문 쪽으로 던졌다. 그리고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내가 다가갔을 때는 목에 칼을 들이밀었으면서…”

 

 진짜 그녀는 잠시 가출이라도 할까 고민했지만… 오늘은 정말로 그럴 기분이 아니었기에 포기했다. 그리고 저승사자는… 그 날 근무 시간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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