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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돌싱의 복수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22.2.4

가진 자의 욕심에 희생되어 이혼당한 오피스 걸의 복수.
작은 전자 통신 제품 제조 회사 경리 겸 사장 비서로 성실히 일하는 신혼의 오피스 걸이
경쟁 회사의 모략에 말려 이혼당하고 회사도 문을 닫게 된다.
사장 아들과 이혼녀는 과연 복수할 수 있을까?

 
10. FM 라디오 중계
작성일 : 22-02-10 16:43     조회 : 63     추천 : 0     분량 : 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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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M 수신 전계가 안 나와? 어디서 측정한 건데?"

 "그게 말입니다.. R 동 수신 안테나 폴대에서 잰 겁니다."

 원래 말주변이 별로인 강호준 과장이 나름 긴장해서 대답하는 모습이 수화기 저편에서 전달되어 온다.

 

 청주에 있는 H 반도체 공장은 4년 전에 무전기 중계기를 설치 시공했던 현장이다.

 청주 시내 외곽의 넓은 벌판에, 가로 100m에 세로 50m쯤 되는 지상 7층의 거대한 생산공장 5개 동이 아스팔트 도로로 구획되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FAB (fabrication) 동이라고 부르는 각 생산 공장은 생산시설이 설치된 층의 바로 아래층에 전기, 용수, 스팀, 고압가스 등 제조설비에 필요한 기계시설이 들어서 있다.

 생산시설과 기계시설은 지하 1층 B1에서 지상 7층 F7까지, 샌드위치처럼 층을 이룬다.

 한 개 층의 면적이 1천5백 평 정도로 넓고 시멘트벽으로 막힌 데다, 금속 파이프 같은 철 구조물이 얽히고설켜서, 중계기가 없으면 같은 층 내에서도 무전기 간에 통화가 안 되는 구역이 나온다.

 

 반도체 생산공장은 옷감을 직조하는 방직공장과 마찬가지로 만약 정전되든지 하여 생산이 중단되면, 생산하던 제품은 전원이 복구된 후에도 계속 이어서 사용하지 못하고 모두 폐기 처분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반도체 공장 생산라인이 하루만 정지되어도 수백억 원이 날아갈 수 있으니까, 수십 명의 안전요원이 24시간 순찰하며 시설을 점검하고 조금만 이상한 징후가 보여도 즉시 무전기로 센터에 보고해야 한다.

 FAB 동 지하 기계실에는 근무자가 FM 라디오나 듣고 앉아있으면 안 되니까, 기존에는 무전기 중계기만 설치하고 FM 라디오 중계는 제외했다.

 

 그런데, 이번에 공장 단지 내에 연구(R&D) 동이 신축되어 무전기 중계기와 함께 지하층에 FM 라디오 중계도 옵션으로 설치하기로 되었다.

 명색이 연구동이라서, 생산라인처럼 연구원이 라디오도 못 듣게 막을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연구동(R 동)은 지상 5층에 지하 3층의 단독 건물로, FAB 동에서 500m쯤 떨어진 야산 기슭에 지어지고 있다.

 

 "수신 안테나 폴대에서 잰 거면, FM 지상 수신 전계를 말하는 건가?"

 "예, 맞습니다. 지상 수신 전계 레벨입니다."

 "얼마나 나오는데?"

 "마이너스 90 디비엠 정도 나옵니다."

 "뭐? 그렇게나 낮아? 몇 메가에서?"

 "89.1 메갑니다."

 "FM 안테나는 달고 잰 건가?"

 "예, 안테나 달고 폴 대 밑에서 HFS로 잰 겁니다."

 

 주파수 89.1 MHz(메가헤르츠)는 KBS 제2FM 음악방송 채널이다. 손으로 들고 다니는 휴대용 전계 강도 측정기 HFS(Hand-held Field Strength Meter)로 측정했을 때, -50 dBm 수준 이상으로 높으면 별문제가 없다. 그러나 -90 dBm이면 무려 40dB나 낮게 수신된다는 얘기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전계 강도는 멀리서 공기 중으로 도래한 전파의 세기를 나타내는 용어로, 굵은 철사 같은 수직형 안테나를 세웠을 때, 단위 길이당 수신되는 전파의 전압 세기로서 `볼트 퍼 미터 [V/m]`라는 단위를 쓴다.

 

 그런데 부르기도 어렵고, 실제로 전파의 레벨을 따져서 설계하거나 측정할 때 전압보다는 전력 단위가 편리하므로, 전계 강도 측정기 HFS에도 전력으로 환산된 데시벨(decibel) 단위인 ‘dBm (디비엠)’으로 표시된다.

 

 "제일 높은 레벨은 얼마나 되나?"

 "음… 98.1 메가에서 -70 dBm 정도 나옵니다."

 사장 이재성은 강 과장 전화가 오기 전에 미리 책상 위에 꺼내 놓았던 'FM 방송국별 주파수 표'를 들여다보면서 통화내용을 별도의 노트에 빠르게 써 내려간다.

 

 "98.1이면, CBS 기독교 방송이네. 이런! 서로 바뀌었으면 좋겠구먼. 89.1 메가가 -90 dBm이면 표준 기대치 -50dBm보다 40dB나 낮지 않나?"

 

 FM 라디오 방송 주파수는 89.1 MHz부터 107.7MHz의 대역 내에 23개의 채널이 있다.

 이것은 서울 시내의 기준이고, 지방의 경우는 방송국에 따라서 중계국을 두지 않은 곳도 있으므로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전체 방송 채널이 다 잡히지 않는 도시도 많이 있다.

 

 방송국 개설기준에 의하면 도시 외곽 교외의 수신 전계가 0.25[mV/m]이상 이어야 하므로 전력 단위로 환산하면 -65dBm이상이 요구되는데, KBS 제2FM인 89.1MHz의 수신전력이 -90dBm으로 나온다면, 기준치 -65dBm보다 무려 25dB나 낮다는 것이다.

 

 공영 방송국 KBS가 청주 시내에 중계국을 허술하게 설치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음이 분명하다.

 "혹시, 케이블 커넥터 연결이 잘못된 거 아니냐?'

 "그런가 싶어서 케이블도 바꿔 봤습니다."

 

 방송국 송신 철탑 안테나는 대부분 산등성이나 고층빌딩 옥상에 설치하고, 송신출력도 10kW(킬로와트), 5kW가 표준이며 낮아도 1kW 이상은 되도록 송출한다.

 

 "강 과장! 혹시 지금 폴대 세워진 위치가 전파 음영지역일지도 모르니까, 연구동 주변을 돌면서 건물 모서리마다 HFS에 휩(whip) 안테나 꽂아서 한번 측정해보면 좋겠다. HFS는 두 대 가져갔더나?"

 "예, 2대 가져왔습니다."

 "그러면, 문 주임 팀하고 나눠서 측정해보고 결과 보고해주라. 참, 107.7메가 SBS 파워FM 음악 채널 레벨은 꼭 확인해야 된다! 연구원들이 많이 듣는다고 하는 것 같더라."

 "예, 알겠습니다.. 측정하고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이 사장은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잠시 미간을 찡그리고 골똘한 생각에 잠긴다.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해결하는 게 우리 일이야! 아무 문제가 없으면 엔지니어가 뭐 하러 필요하겠어?"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30년 넘게 무선통신 관련 제품 연구개발에만 전념해 오면서, 예상외의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함께 일하는 기술직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해오던 이 사장도, 이제는 수십 년 사회생활에 지쳤는지 문제가 생기면 짜증부터 난다.

 

 "사장님, 모닝커피 한 잔 타드릴까요?"

 눈치 빠른 윤 주임이 통화내용을 귀담아듣고는 사장 곁으로 다가와 생긋 웃으며 말한다.

 "응, 그래. 한 잔 타 주라."

 골치 아픈 문제로 어지럽던 이 사장이 얼굴을 펴고 윤 주임을 바라본다.

 "잘 될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사장님!"

 윤 주임이 배시시 웃고는 출입문 쪽으로 걸어간다.

 

 어제 입었던 옷차림 그대로이고, 아침에 에어컨도 늦게 작동한 거로 미루어 윤 주임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이 아닌가 염려하면서도, 상냥한 윤 주임의 말 한마디에 이 사장의 머릿속이 개운해진다.

 

 "그래! 문제는 항상 생기는 거고, 대책을 강구해서 해결하면 되는 거지. 나는 해결사니까!"

 이 사장은 마음속으로 뇌까리며 청주 H 반도체 공장의 설계 파일을 펼쳐서 지상 건물 배치도를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한다.

 

 FAB 동을 바라보는 R 동의 뒤편에 낮아 보이는 등고선 산자락이 둘러싸고 있다.

 만약 방송국 송신소가 연구동 뒤쪽 방향 멀리 있다면, 뒷산이 가려서 전파를 차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커피 믹서 탔어요, 사장님! 저는 배합률 자신 없어서요."

 "응, 괜찮아! 굳이 다방 커피 만들 필요 없어. 시간만 더 걸리고.. 나도 요새는 믹서가 더 좋더라. 입맛도 변하는가 봐."

 전에 있던 선배 여직원이 커피, 프림, 설탕을 따로 타서 주던 걸 봐온 윤 주임이 커피잔을 가져다주면서 미안한 듯 쫑알거린다.

 

 이 사장은 원래 커피는 별로 안 마셨는데, 최근 들어 간혹 납기는 촉박하고 납품할 제품이 퇴근 시간 지나서 몰려나오면 밤늦게까지 시험 조정을 하거나, 밤을 꼬박 새우는 경우도 있어서 믹스 커피를 타 마시곤 한다.

 윤 주임도 자기 커피를 타와서 제자리에 가져가 홀짝거린다. 아까 마시는 것 같았는데 또 마시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 집중이 안 되는가 보다.

 

 ** **

 

 이 사장은 커피를 마시며 도면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골똘히 머릿속에 든 지식을 쥐어짠다.

 FM 중계기를 설치할 때 중계기의 출력은 +0dBm을 표준으로 삼는다.

 

 외부 안테나에서 수신된 전계에, 안테나 폴대에서 건물 내부의 방재실까지 인입하는 케이블 손실이 더해진다.

 사용하는 인입선 동축케이블은 ECX-10D로 케이블 외경이 12mm 정도이고 손가락 굵기이므로, 지름 50cm의 원통형 드럼에 300m 길이로 감겨서 판매된다.

 바퀴처럼 굴려서 이동하고 무게도 혼자서 들어 올려 차량에 실을 수 있는 수준이므로, 케이블 손실이 적은 ECX-12D 케이블(외경 16mm) 대신에 손실이 조금 크더라도 10D 케이블을 표준품으로 선정하여, 설계 과정에서 레벨을 충분히 검토하고 증폭기 이득을 맞춰주고 있다.

 10D 케이블이 12D 케이블보다 가격과 포설 공사비용도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이다.

 

 ECX-10D 케이블의 전송손실은, FM 주파수 대역인 100MHz에서는 길이 100m당 -16dB 정도 된다. 길이가 50m면, 비례해서 그 절반인 -3dB로 고려하면 된다.

 

 외부 지상의 수신 전계가 -50dBm이고 인입 케이블이 50m로 중계기까지 끌고 왔다면, -50dBm-3dB=-53dBm이 중계기 입력 레벨이 된다.

 

 중계기 출력을 1mW(+0dBm) 이상으로 맞추려면, +53dB의 증폭기만 있으면 된다.

 즉, 입력(-53dBm) + 중계기 이득(53dB) = 출력(+0dBm)으로 계산되니까.

 

 FM 중계기의 증폭기 이득은 +70dB로서 +53dB에 비해 17dB의 마진이 있으므로, 지상 수신 전계가 -67dBm까지 낮아도 중계기 출력은 +0dBm이 된다.

 만약 입력이 너무 높으면, 볼륨으로 이득을 낮춰서 적정한 레벨로 맞춰준다.

 

 그런데, 강 과장 보고대로 수신 전계가 -90dBm이면 -50dBm보다 40dB나 낮으니까, 마진 17dB를 제하고도 23dB나 부족하다.

 

 중계기의 이득은 더 높일 수 없고, 만약을 대비해서 다른 방도를 강구해야 하겠는데, 이재성 사장의 머리에서 쥐가 나려고 한다.

 

 이때, 전화벨이 울리고 수화기를 든 윤 주임이 곧바로

 "사장님, 강 과장 전환데 돌려드리겠습니다.":

 하고 뒤돌아본다

 

 이재성 사장은 청주 H 반도체 신축 연구동 FM 라디오 수신 레벨을 측정 중인 강호준 과장의 전화를 돌려받으며, 제발 큰 문제가 없어야 할 텐데 하고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응, 그래 강 과장!"

 "예, 강 과장입니다.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래, 차분하게 정리해서 얘기해봐라."

 "예, R 동 건물 돌면서 두 팀으로 나눠서 측정했습니다. 그런데 송신 안테나 폴대 근처에서 높게 나왔습니다."

 

 "송신 안테나라면, 무전기 TX 안테나 말인가?"

 "예, TX 안테나 밑에서 휩 안테나로 측정했는데 89.1메가에서 -80dBm 정도 나옵니다. 그 지점이 제일 높습니다."

 "그래? 휩이 FM에서는 이득이 전에 10dB쯤 떨어졌던가?"

 "예, FM안테나 보다 휩이 10dB 낮게 잡혔습니다."

 

 "음… 그러면 FM 안테나 달고 제대로 잡으면 -70dBm은 넘겠다, 그지?"

 "예, 폴대 세우고 안테나 달고 재면 더 나올 겁니다."

 

 

 
작가의 말
 

 이번 회는 무선 통신에 사용되는 용어와 수치가 나옵니다.

 특히, 흔치 않은 dB(디비), dBm(디비엠) 같은 데시벨(decibel) 단위가 나오는데,

 [dBm]은 전력의 '절대 단위'로 1mW(밀리와트)가 기준인 0dBm이 됩니다.

 [dB]는 '상대 단위'로 [dBm]의 차이를 나타냅니다.

 ( 10dBm-3dB=7dBm, 10dBm+3dB=13dBm )

 읽기 힘든 용어지만, 알아두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올렸음을 양해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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