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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돌싱의 복수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22.2.4

가진 자의 욕심에 희생되어 이혼당한 오피스 걸의 복수.
작은 전자 통신 제품 제조 회사 경리 겸 사장 비서로 성실히 일하는 신혼의 오피스 걸이
경쟁 회사의 모략에 말려 이혼당하고 회사도 문을 닫게 된다.
사장 아들과 이혼녀는 과연 복수할 수 있을까?

 
2. 요정 상아 (2)
작성일 : 22-02-04 19:50     조회 : 84     추천 : 0     분량 : 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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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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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밤 산 중턱의 고급 요정 "상아" 2층 모란실.

 창문 밖 어둠 속에서 방안을 훔쳐보는 암흑의 외 눈동자.

 별다른 움직임도 없이 거친 숨소리보다 낮은,

 부웅~ 하는 기계음을 내며 창에서 5미터쯤 거리에 숨어있다.

 

 "탁 과장님은 어느 부서 소속인가요?"

 정 사장이 잠시의 침묵을 깨고 배 교수를 보며 조심스레 묻는다.

 "음.. 미래부 소속인데, 이번 상용화 추진에 핵심 인물이에요. 산업부랑 국토부, 3개 부처가 융복합 주무처인데 아무래도 기술 부분이 이슈가 되니까, 미래부 비중이 높다고 봐야겠지."

 배 교수는 마치 학생 제자를 가르치는 선생님처럼 또박또박 쉬운 말만 골라서

 설명해 주느라고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표정이다.

 "아, 예~ 그러면.. 엔지니어 출신인가 보네요?"

 "음.. 엔지니어라기보다는, 공대 전자과 4학년 때 기술고시에 합격했어요. 바로 4급 서기관 발령받았으니까.. 옛날 같으면 행정고시 합격해서, 군수나 시장에 임명된 것과 같다고 보면 되지. 허허~ 대단한 거요, 정 사장!"

 배 교수가 그만큼 높은 공무원을 내가 오라고 부른 거야 하는 말투로 거드름을 피운다.

 "아, 예~ 정말 대단한 분이시네요."

 예의를 갖추느라고 양복도 벗지 않은 정 사장이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원래 공부에는 소질이 없어 맨날 놀기나 하던 정 사장이다.

 부친 정선규 회장은 H 대학교 전기과를 나와 ROTC 장교 출신 경력으로 사업을 했고,

 부친 덕분에 연간 매출 100억 정도의 중소기업체 사장이 된 것이다.

 정 회장은 칠순이 넘어 지금은 직접 경영은 안 하지만, 마당발 인맥을 갖춘 정 회장은 중요한 고비에서는 노회한 자신의 경륜을 발휘해서 아들 정 사장을 도와준다.

 "회장"이라는 호칭도 무슨 그룹 회장님이 아니고, H 대학교 공과대학 동문회 모임의 회장직을 자원해서 맡았던 경력으로 불리는 명칭일 뿐이다.

 

 "탁 과장은 지금 3급 고참 서기관인데, 조만간 국장으로 승진이 될 거요. 아는 것도 많고 기획능력이 탁월해서 차관이 점을 찍은 것 같아요."

 "어머나~ 국장이면 무지 높은 분 아녀요?"

 인터폰으로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아 듣고 있던 윤 차장 지은이 애교 넘치는 목소리로 감탄한다.

 "높지! 미래부 국장이면 우리나라 향후 기술 분야의 장래를 좌지우지한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지. 장관, 차관이야 도장만 찍는 것이고, 실제로 모든 실무적인 일 처리는 국장들이 다 직접 입안하고 상정하는 거니까."

 배 교수는 신바람이 나서, 마치 자기가 국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열변을 토한다.

 듣고 있는 정 사장은 점점 안심되는지, 거금 23억 원을 건네줄 때 잔뜩 굳어 있던 근육이 다소 풀리는 모습이다.

 "이번에.. 기술 규정 작성에 우리 제품의 특수한 조항들을 많이 넣었어요. 심의를 통과해서 확정만 되면, 여타 한 경쟁사들도 한동안은 따라오지 못할 거요."

 배 교수가 갑자기 누가 엿듣기라도 하는 듯이 몸을 낮추고 나직이 얘기한다.

 정 사장과 윤 차장도 몸을 낮춰 앞으로 디밀면서 밀담하는 자세로 듣는다.

 

 사실은, 이런 은밀한 대화도 창밖의 외눈박이 유령 체에 의해 모두 녹음이 되고 있었다.

 창문에서 이 정도 거리의 목소리 크기는 마이크로웨이브 도청기에 의해 감청이 가능하다.

 말을 할 때 입에서 나오는 소리의 압력은 공기를 진동시킨다. 발생한 진동파는 음성 주파수와 일치하여 공기를 매질로 하여 전달하게 된다.

 멀리 전파될수록 크기는 작아지지만, 창문 유리창에 부딪혀 미세한 진동파의 여운을 남긴다.

 유령 체에서 송신기로 방사된 마이크로웨이브는 유리창에 부딪혀 반사되고, 반사파는 유령 체로 되돌아간다.

 유령 체 수신기에서 증폭된 반사파는 유리창의 진동을 그대로 재현한다.

 진동은 약간의 기술적인 조작에 의해 복조되어, 귀로 들을 수 있는 가청 신호로 변환된다.

 비행물체를 탐지하는 레이더 원리와 유사한 것이다.

 

 안전한 대화를 위해 요정의 밀실을 선택한 세 사람은 이런 사실은 상상도 못 하고 만족한 듯 하하 호호거리며 그들만의 엄청난 모의를 즐기고 있다.

 "어머, 그리되면 싹쓸이하고 다 먹는 거예요? 너무 좋겠다! 그죠? 사장님."

 엄청난 모의를 하는 회담장 분위기 메이커로 데려온 윤 차장이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어서 정 사장은 기특한 듯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국내 시장도 꽤 클 것이라고 하던데, 어느 정도나 예상하십니까? 전에 주신 자료는 미국 시장이고 해서.."

 정 사장은 이때다 싶은 듯 제일 궁금했던 부분을 질문한다.

 "음…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하는 초창기니까 그리 크지는 않을 거예요. 아무래도 유통업체 택배 업무에 수요가 제일 많을 건데… 일단 허가가 나면 연간 100억은 내다보고 있어요."

 "첫해에 그렇게나 많이요? 너무.. 과하게 잡힌 거 아닙니까?"

 정 사장은 기분이 좋으면서도 짐짓 놀라는 척 딴전을 피운다.

 "택배 업무라면... 택배기사를 대신해서 수취인 주소에 직접 날라다 준다는 말씀인가요?"

 윤 차장도 시장규모가 엄청난 것에 놀라서 좀 더 상세히 물어본다.

 "그렇지, 바로 그거야. 전국의 택배기사 숫자를 한번 추정해 봐요. 당장은 교체가 10% 수준도 안 되겠지만, 2천 대만 잡아도 대당 오백만 원이면, 100억 아닌가? 허허, 과한 건 아닐 겁니다."

 이때, 출입구에서 소리가 나고 대화는 중단되었다.

 

 윤 차장이 잽싸게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가고, 정 사장도 따라서 일어선다.

 윤 차장이 미닫이를 열고 비켜서 양손을 모아 묵례하는 자세로 다소곳이 서 있다.

 잠시 후 탄탄한 체격의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준수한 용모의 남자가 들어선다.

 옆에 선 윤 차장은 못 본체 하고 안쪽에 서 있는 정 사장만 힐끔 쳐다보고는 배교수 곁으로 걸어간다.

 배 교수는 그제야 엉거주춤 일어나며 손을 내민다.

 "하이고~ 배 국장, 어서 오시게."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간만에 뵙습니다."

 키가 비슷한 배 교수에게 머리만 끄덕 숙이고 악수를 한다.

 "자, 인사하지. 저쪽은 정현종 사장, 여기는 탁문주 서기관."

 "탁 문줍니다."

 탁문주 서기관이 거만한 자세로 팔만 앞으로 쑥 내민다.

 식탁 건너편 정 사장은 한 뼘이나 커 보이는 탁문주를 올려다보며 허리 굽혀 양손으로 악수를 한다.

 "정현종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방문을 닫으며 선채로 지켜보던 윤 차장은, 다윗과 골리앗의 악수 같은 장면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고 애쓴다.

 

 "선배님 신수가 더 훤해 보입니다."

 탁문주가 자리에 앉으며 옆에 앉은 배 교수를 보고 컬컬한 목소리로 말한다.

 "우리 배 국장 덕분에 내가 자꾸 살이 쪄서 고민이오. 허허~"

 "무슨 말씀을요. 선배님 덕분에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드론 융복합 분야에서 말 빨 좀 세우고 있는데요. 하하"

 "드론" ?

 그렇다. 이들은 지금 무인항공기 드론 (drone)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방문이 다시 열리고, 단정한 서빙 유니폼을 입은 여자 종업원이 보인다.

 상에 실어와 마루에 내려놓은 음식을 하나씩 날라서 식탁에 옮겨 차린다.

 윤 차장도 문 옆에 쪼그려 앉아서 섹시한 미니스커트 히프라인을 자랑이라도 하려는지 거드는 시늉을 한다.

 

 "저.. 오늘 준비한 것은 다금바리 회입니다."

 두 거물급 손님의 위세에 눌려 주눅이 들어있던 정 사장이 조심스레 입을 연다.

 "다금바리요? 제주도에만 나는 줄 아는데 여기서도 잡히나요?"

 탁문주가 흠칫 놀라면서 설마 진짜는 아니겠지 하는 표정으로 묻는다.

 "아, 예. 물론 여기서는 안 잡힙니다. 그런데 이거는 제주도에서 비행기로 공수해 온 겁니다."

 "하하~ 농담도 잘하시네요. 어디, 소래 포구에서 애뽈락 수놈 몇 마리 사 온 거 맞겠지요."

 탁문주가 어이없는 소리 하지도 말라는 듯 웃으며 대꾸한다.

 "아, 예.. 그게 아니고, 며칠 전에 서울 RT 호텔에서.. 다금바리 회치기 특허를 가진 명인의 프로모션이 있었습니다."

 정 사장이 옳다구나 이제 거금을 투자한 회식 주최자로서 생색을 좀 내어봐도 되겠다 하는 심정으로 찬찬히 설명을 시작한다.

 "아, 맞아 나도 들어 봤어. 거 뭐였더라.. 그래, 정통 반가 요린가 하는 수장 셰프랑 둘이서 코라보레이션한다는 거 맞지요?"

 이미 알고 있는 배 교수가 두 사람의 서먹한 대화 분위기를 살려주려고 일부러 몰랐던 척하며 끼어든다.

 "아하~ 그거라면 저도 압니다. 그런데.. 3일 간인가 하고 끝나지 않았나요? 누가 가자고 했는데, 바빠서 나중에 가자고 했더니 그렇게 말했던 거 같은데.."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좋은 접대를 많이 받아본 양반이라 역시 다르다.

 그렇다면 오늘의 다금바리 회 접대는 백 점짜리가 넘을 게 확실하다.

 "예, 맞습니다. 어제 끝났습니다. 그런데 마침 RT 호텔에 제가 잘 아는 분이 있어서, 월척으로 세 마리 준비했습니다. 여기 "상아" 셰프도, 회 뜨는 솜씨는 수준급입니다. 물론 명인 솜씨는 아니지만요.."

 "오~ 성의가 대단하십니다. 역시 배 교수님 칭찬이 빈말이 아니었네요. 앞으로 잘 협조하면서 진행해 보십시다, 정 사장님."

 탁문주가 물주의 저자세가 마음에 드는지 거드름 피우던 자세를 다소 고치고 동맹 관계의 약속을 암시해준다.

 "아이고, 과찬이십니다. 저희야 뭐 서기관.. 국장님만 믿겠습니다."

 "하하~ 아직 발령 안 났어요, 정 사장님."

 "허허, 발령은 떼놓은 당상인데 뭘 겸손해하시나, 탁 국장. 오늘 잘됐네, 아예 승진 축하 파티를 합시다. 허허~"

 배 교수가 얼음 채워진 용기에 담겨있는 화이트 와인 병을 들여다본다.

 "여기, 샴페인 있습니다. 배 교수님."

 방문 앞에 있던 윤 차장이 쪼르르 자기 자리로 와서 무릎 꿇고 앉은 채 식탁 위로 병을 배 교수에게 건네준다."

 "어? 샴페인을 미리 준비했어요? 어디 보자.. 뭔가?"

 배 교수가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통통한 병을 받아 들고 라벨을 살펴본다.

 "꾸베 로제라고, 프랑스 로랑 페리에 사 스파클링입니다."

 윤 차장이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준비된 대사를 자신 있게 읊조린다.

 "허허, 윤 차장이 보통 수준 아니네! 이거 꽤 비싼 거 같은데.."

 "지난달에 한강 세빛섬에서 연말연시 할인 판매 행사 때 샀어요. 필요할 것 같아서, 사장님께 말씀드리고 다녀왔어요."

 "예, 윤 차장이 시중가 반값 정도라고 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정 사장도 타이밍 맞춰서 잘 준비해 둔 윤 차장이 기특해서 흐뭇해진다.

 "선배님, 이거 레스토랑에서 40만 원 받아요. 음 흠."

 탁문주도 처음에 이 여자는 왜 데리고 왔나 하고 언짢아했던 기분이 풀려서 유심히 윤 차장의 아래위를 훑어본다.

 접대용 호스티스로 딱 어울리는 스타일인데 차장이라니! 괜찮은 여비서를 뒀구나 싶은 생각에, 정 사장에 대한 은근한 질투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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