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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착한 조폭
작성일 : 17-09-02 08:12     조회 : 245     추천 : 2     분량 : 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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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 조폭

 

 

 “야~ 해삼! 잡히면 경찰서 가서 골치 아파. 빨리 안 튀고 뭐해?”

 도망치던 문도가 뒤돌아보며 해삼에게 소리쳤다.

 

 “눈이 안 보이는데 어떡해? 너나 튀어! 안 꼬지를 게.”

 문도에게 관자놀이를 얻어맞아 왼쪽 눈텡이가 밤텡이가 된 해삼이 비척거리며 대답했다.

 

 “아~ 새끼, 사람 헷갈리게 하네!”

 걸음을 멈춘 문도가 잠시 고민하다가 해삼에게로 되돌아왔다.

 

 “야, 힘내! 내가 부축해 줄게.”

 문도가 해삼의 오른팔을 자기 목덜미에 걸치게 하고 왼손을 해삼의 몸통 뒤로 돌려 혁대를 거머쥐면서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삐이익~ 삑~

 달려온 공원관리사무소 청원경찰 두 명이 벌써 수십 미터 전방까지 다다랐다.

 

 흘깃 쳐다보니 저쪽의 삼봉도 해삼의 수하 깍두기를 질질 끌다시피 부축해서 주차장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보인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 다 붙잡히는 건 시간문제다.

 

 “경찰 아저씨! 이거 요. 이거 챙겨야 되는데요.”

 그때, 문도와 해삼의 결투를 구경하며 박수도 쳤던, 일진 패거리 같은 고등학생 대여섯 명이 달려오는 청원경찰 앞을 막아 섰다.

 

 “그게 뭐야?”

 청원경찰이 주춤거리며 물었다.

 

 “이거 잭나이프 칼인데요.”

 짱 같은 놈이 펼친 잭나이프를 꼬나 들고 청원경찰을 노려봤다.

 

 “어? 너희들 학생 같은데, 여기서 칼 들고 뭐 하는 거야?”

 앞장섰던 젊은 청원경찰이 끔쩍 놀라 뒤로 물러서며 애들을 둘러봤다. 어깨 견장의 이파리가 두 닢이다.

 

 모두들 어째 학생 같지 않고 인상이 별로이다.

 칼 들고 싸움질한다는 신고를 받고 마지못해 달려오기는 했지만 솔직히 겁이 나던 참이다.

 

 “우리 꺼 아닌데요.”

 짱이 퉁명스럽게 대답하면서 잭나이프를 좌우로 던져 잡고 장난을 쳤다.

 “그럼 누구 건데? 네, 네가 왜 들고 있어?”

 짱의 인상과 손장난에 질린 이파리 두 닢이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한 채 어눌하게 물었다.

 

 “어떤 아찌들이 이거 들고 대련 연습하다가 흘린 거 주었는데요.”

 짱이 이번엔 손잡이에 구멍이 송송 뚫린 잭나이프 칼날을 접었다 폈다 하면서 히죽거렸다.

 

 “야, 뭔데 그래? 얘들이야?”

 뒤따라 도착한, 조금 덜 젊은 청원경찰이 숨을 헐떡거리며 젊은 청원을 제치고 나섰다. 견장의 이파리가 네 닢이다.

 

 “예, 그런 것 같은데요. 그게…”

 두 닢이 슬쩍 비켜주며 어물거렸다. 겁나던 참에 증원군이 도착해서 다행인 표정이다.

 

 “어? 잭나이프잖아? 야, 너희들.. 학생 같은데, 이런 흉기 들고 여기서 뭐했냐?”

 이파리 네 닢도 잭나이프 든 인상 별로인 애들을 보자 야단치려던 목소리가 저절로 낮아졌다.

 

 허리춤에 권총은 폼 나게 차고 있지만, 공포탄도 안 들어있는 빈 총이다.

 칼 들고 싸우는데 사람이 많이 다친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핸드폰으로 119만 부르고 얼떨결에 달려온 길이다.

 

 한적하고 조용한 광교 호수공원 관리사무소에 근무하고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

 취사나 가무, 심지어 흡연까지 금지되어 있는 공원이라, 데이트하거나 산책하는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는 일은 극히 드물다.

 

 “우리 꺼 아니라니까요! 자꾸 말 시켜. 아, 짜증나!”

 짱이 눈살을 찌푸리며 둘러선 애들을 쳐다봤다.

 

 “주운 거에요. 아까 어떤 아찌들이 이거 들고 싸우다가 흘리고 간 거라니깐요!”

 꼬봉 한 놈이 나서서 입을 쩍쩍 벌려가며 투덜거렸다.

 

 “아, 그래서 우리한테 증거물로 주려는 거구나. 맞지?”

 이파리 네 닢이 안심되는지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니까요.”

 다른 놈이 대신 복창했다.

 

 “그래, 알았어. 학생들이 참 착하네. 이리 줘, 잘못 만지면 손 다치고 위험해!”

 네 닢이 손을 내밀었다.

 

 “아찌! 뭐 포상금 같은 거 없어요?”

 짱이 잭나이프를 뒤로 빼며 맨입으로 껌을 씹었다.

 

 “뭐? 포상금? 그게 무슨 소리야?”

 뻘쭘해진 네 닢이 눈알을 굴리며 물었다.

 

 “이거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 탄토 잭나이프에요. 20만원짜린데, 그냥 달라고요?”

 짱이 더 험상궂게 눈살을 찌푸리며 네 닢을 노려봤다.

 

 “…… ……”

 네 닢은 말문이 막혀 입만 쩍 벌렸다.

 

 이 놈들은 아까 맨손의 문도가 날아다니며 잭나이프 든 해삼을 처치하는 장면을 보고 엄청 감격했다.

 자기들도 일진놀이 하면서 좀 싸워봤는데, 그 정도 솜씨는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문도가 도망칠 수 있도록, 해삼의 잭나이프로 이 청원경찰들을 가로막고 서서 천천히 농담 따먹기 하며 시간을 끌어주고 있는 중이다.

 

 **

 

 그사이 문도와 삼봉은 각각 해삼과 깍두기를 부축해서 원천저수지 물이 넘쳐 흘러내리는 개천의 다리를 건너 공용주차장에 도달했다.

 

 이글스파가 타고 왔던 검정색 트라제 운전석에 앉아있던 장발머리 한 녀석이 그 들이 오는 걸 목격하고 부리나케 달려 나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장발 녀석은 한 달 전에 문도가 시흥시 이주민단지에서 해삼 일당과 한판 붙을 때 멀리 전봇대 뒤에 숨어서 지켜보다가 슬며시 사라졌던 바로 그 놈이다.

 

 가까이 온 장발이 문도 얼굴을 알아보고 주저주저 하면서 해삼을 인계 받아 부축했다.

 

 “해삼! 빨리 병원 가서 치료받아라. 또 볼일 없었으면 좋겠다. 약속은 잘 지키고!”

 해삼을 넘겨준 문도의 기분이 아주 묘해졌다.

 

 이 놈은 두 번씩이나 자기를 해코지하려던 놈이다. 아니, 해코지 정도가 아니고 아예 칼을 들고 중상 이상의 부상을 입히려던 놈이다. 자칫하면 목숨이 끊어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심한 상처를 입혀서 눈두덩이 퉁퉁 부어올라 앞도 잘 못 보면서 자기의 부축을 받고 여기까지 도망쳐 온 신세가 된 해삼에게 일말의 동정심 마저 느꼈다.

 

 “그래, 알았어. 잘 가, 짜슥! 음.. 고맙다.”

 해삼의 입에서 고맙다는 말이 어렵게 나왔다.

 

 삼봉도 자기의 앞차기에 턱을 맞고 자빠졌던 깍두기를 인계하면서 어깨를 툭툭 쳐줬다.

 “치료 잘해. 일부러 살살 찬 거야, 인마!”

 

 시퍼렇게 부어올라 주걱턱이 된 턱주가리에 입에서 흘러내린 핏자국이 묻어있다. 입술이 깨물렸거나 이빨이 두어 개 나갔는지도 모른다.

 

 다친 데 없이 말짱한 문도와 삼봉은 서둘러 투싼으로 돌아와 급히 주차장을 떠났다.

 손에 잭나이프를 들고 설치는 폭력조직원과 상대해 상처 하나 입지 않고 때려 뉘였는데도 기분은 이상하게 개운하지 않았다.

 

 “선배님, 쟤들 완치되려면 시간 좀 걸리겠죠?”

 어둠 속을 환하게 비추는 두 줄기 전조등 불빛에 의지해 조심스럽게 핸들을 돌리며 삼봉이 조용한 목소리로 침묵을 깨뜨렸다.

 

 “응, 한 달은 더 갈 것 같은데?”

 대답하는 문도의 시선이 어둠 속 허공에 머물고 있다.

 머리 속에는 엉망진창이 된 해삼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 같다.

 

 “아까 보니까, 일진 애들도 온 것 같던데, 맞지요?”

 삼봉도 멀리서 문도에게 박수 보내던 불량한 학생들을 보고 자기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렸던 것이다.

 

 “응, 그런 것 같아. 철없는 녀석들이지!”

 싸울 때는 걔들에게 응원요청을 했던 문도가 조금 겸연쩍은 듯 피식 웃었다.

 

 “저 녀석들 학교 졸업하면 조폭 될게 뻔하죠, 선배님?”

 삼봉이 힐끗 문도를 쳐다보고 물었다.

 

 “그러겠지. 그 놈들 중에 몇 명은 어느 조직엔가 들어가겠지.”

 대답하는 문도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아 있다. 당연한 거지만 몇 놈이라도 그러지 않았으면 싶은 속내가 비친다.

 

 “재들도 나중에 철들면 틀림없이 후회 많이 할겁니다. 그죠?”

 삼봉이 입술이 마른 지 침을 발랐다.

 

 “후회는 들어가자마자 할 텐데, 조직을 탈퇴할 수 없으니 그게 더 문제겠지.”

 문도의 숨결에서 가는 한숨이 느껴졌다.

 

 “조폭을 완전히 없애버릴 수는 없을까요, 선배님? 흐흐.”

 안 되는 줄 뻔히 알면서 물어보는 자신이 우스운 모양이다.

 

 “대통령이 나서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도 안됐잖아? 매년 젊고 주먹 센 놈들이 사회로 나오는데, 쉽게 없어 지겠냐? 기존 조직이 없어도, 동네 조폭으로 시작해서 점점 세를 불리면 큰 조직이 생겨나는 거니까.”

 문도의 한숨이 더 커졌다.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착잡한 심정에 두 사람의 대화는 끊어지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렇기는 하지요. 그래도 경찰에서 좀 적극적으로 단속해서 애당초 싹이 트지 못하게 할 수도 있을 건데 말입니다. 흐흐.”

 삼봉은 그래도 조폭이 계속 생겨나는 게 안타까워, 아예 조폭을 근절시킬 무슨 방법이라도 있으면 좋겠는가 보다.

 

 “그러게! 그런데, 공권력만으로는 어림도 없을 거야. 걔들도 무슨 범죄를 저지른 후에나 체포해서 집어넣을 수 있는 거고, 들어가 봤자 몇 년 있으면 나와서 다시 활개치고 다니니까, 조폭에게 당하는 사람들도 함부로 신고도 못하잖아. 모르지, 나쁜 조폭 때려잡는 착한 조폭이라도 생기면 모를까!”

 문도가 말하다 말고 히죽거리고 웃었다.

 

 어찌 보면 자기도 착한 조직원에서 나쁜 조직원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다.

 

 “선배님, 이 참에 우리가 착한 조폭 한번 만들어 볼까요? 흐흐.”

 책사 삼봉의 머리 속에 뭔가 좋은 아이디어가 반짝거리나?

 

 “그러려면 우선 조직 운영자금부터 마련해야 되는데, 그게 마음 먹는다고 쉽게 되냐?”

 문도가 삼봉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뭔가 불의에 맞서보려는 삼봉의 착한 마음씨가 보여 기특해서 일 게다.

 

 “그렇죠! 운영자금이 있어야 조직원을 끌어 모을 수 있겠죠. 몇 명이나 있으면 착한 조폭 노릇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삼봉이 얼굴에 웃음은 띠었지만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최소한 100명은 있어야 큼직한 조직도 깨부술 수 안 있겠나? 한 명당 연간 1억 잡으면, 매년 100억씩 마련해야 되는데, 택도 없는 꿈이다.”

 문도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매년 100억이요? 까짓 거 한번 만들어 보십시다, 선배님! 히히.”

 삼봉이 개구쟁이 같은 얼굴로 문도를 쳐다보고 웃었다.

 

 “그럴까? 이번에 설립하는 부동산투자회사 무한책임에 우리 지분으로 들어갈 돈이 2억이나 되니까, 눈사람처럼 한번 굴려봐? 큭큭.”

 문도가 삼봉의 농담 같은 진담에, 진담 같은 농담으로 화답을 했다.

 

 말이라도 그렇게 하고 나니, 두 사람의 찝찝했던 마음이 좀 풀리는 것 같다.

 

 입술을 꾹 다문 삼봉이 핸들 잡은 손에 힘을 주고 가속기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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