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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승자와 패자
작성일 : 17-08-28 15:02     조회 : 249     추천 : 2     분량 : 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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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자와 패자

 

 

 전보대가 양손으로 칼자루를 거머쥐고 문도를 겨눈 일본도에서 강한 살기가 느껴졌다.

 약간 휜 칼등 바로 아래로 길게 파인 얕은 홈은 칼의 단단함을 더했고, 칼날의 옆면에 난 일본도 특유의 물결(하몬)무늬가 신비로움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물결이 생기는 원인은 철을 접어서 두드려 만드는 일본도 제작공정인 단조 접쇠 방식에서 검의 강도를 위해 탄소비중이 차이 나는 쇠를 조합하여 만들기 때문이다.

 이때 탄소의 양이 비교적 높은 부분은 어둡게 되고 탄소양이 적은 부분은 밝게 보이게 되어 물결 같은 무늬가 발생하는 것이다.

 

 “나는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다. 셋 셀 동안에 무릎을 꿇지 않으면 목을 치겠다.”

 

 날카로운 눈매로 경고를 한 전보대가 칼끝을 겨눈 채 서너 걸음 다가서는데, 발바닥이 잔디마당에 붙어서 미끄러지듯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두 사람의 거리 간격은 불과 3미터로, 1미터가 넘는 칼의 길이를 고려하면 한번의 점프에 이은 머리치기 공격이 가능한 거리다.

 

 선제공격을 할 수도 없고, 내려칠 일본도의 칼날을 맨손으로 막아낼 재주도 없다.

 그렇다고 삼봉이만 남겨놓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칠 수도 없다.

 문도는 엉거주춤 방어자세를 취한 채 우선 칼끝을 피할 궁리를 하며 전보대의 허리에 시선을 집중했다.

 

 “이야아앗!”

 그때, 삼봉의 기합소리와 함께 전보대의 머리 뒤쪽에서 드론이 달려들었다.

 

 문도가 이젠 됐다 싶어 얼굴을 활짝 펴는데,

 

 -슈웅~ 찍, 찌이찌이…

 드론의 최루가스 분사기에서 가스는 안 나오고 물방울만 몇 개 흘러내렸다.

 

 드론을 처음 조종해본 삼봉이 신바람이 나서 조금 전에 김치도의 얼굴에 최루가스를 하도 많이 뿌려 조금 남아있던 가스마저 동난 것이다.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렸던 전보대가 쫄쫄거리는 드론을 보더니,

 “이얍!”

 소리와 함께 돌아서며 드론을 향해 일본도를 빗겨 쳐 올렸다.

 

 -싹뚝

 -피리릭, 피릭

 

 4엽 드론의 프로펠러 한 개가 칼끝에 맞아 잘라져 나갔고, 균형을 잃은 드론은 반대편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문도와 삼봉이 이젠 죽었다 싶은 표정을 짓는데,

 

 -슈웅~ 피리리리릭, 픽픽!

 

 중심을 잃고 나선형으로 회전하던 드론이 전보대의 얼굴로 떨어졌고, 급히 머리를 돌려 피한 전보대의 뒷덜미를 프로펠러 날개로 마구 난도질했다.

 

 “으읔! 으으읔!”

 전보대가 비명을 지르며 일본도를 내던지고 양손으로 목덜미를 감싸며 나뒹굴었다.

 전보대의 양쪽 어깻죽지에서 솟아난 피가 금세 셔츠를 흥건히 적셨다.

 

 문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달려가 일본도를 집어 들고 전보대의 수하들이 달려드는 것을 경계했다.

 모두들 최루가스 맞은 눈덩이가 부어올라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상태라, 어느 한 놈도 자기 보스를 살리겠다고 목숨 걸고 달려오지는 않았다.

 

 “삼봉아, 테이프 가져왔지? 이놈부터 묶어!”

 

 “예, 선배님!”

 최루가스가 떨어져 쩔쩔매던 삼봉이 드론 조종기를 잔디 위에 얼른 내려놓고 주머니에서 포장용 테이프를 꺼냈다.

 

 테이프 끝을 편 삼봉이 목덜미를 감싸고 일어서려는 전보대를 양손과 함께 목 둘레를 돌려 칭칭 감아버렸다.

 포장용 테이프는 얇아도 커터 칼로 자르기 전에는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다.

 

 신이 난 삼봉이 돌아다니며 조금이라도 성해 보이는 놈부터 손목을 칭칭 동여맸다.

 일본도를 들고 노려보는 문도가 무서워 북문파 조직원들은 저항도 못하고 순순히 손목을 내밀었다.

 

 

 잠시 후 중간보스 전보대를 위시하여 중간간부 김치도, 행동대장 소림 등 13명의 북문파 조직원들이 잔디마당에 열을 지어 무릎 꿇고 엎드렸다. 완전히 전투에 패한 패잔병들의 꼬락서니와 진배없어 동정심이 갈 정도다.

 

 삼봉은 소림이 들고 설쳤던 목도를 집어 들고 녀석들의 뒤에 서서 움쩍거리는 놈은 사정없이 등짝을 후려쳤다.

 

 “나는 네놈들이 낼모레 제부도 옆에 있는 외딴 섬에서 신입대원 교육 훈련을 하는 줄 잘 알고 있다. 그 때, 이 사람을 마루타로 삼아서 신입대원들에게 잭나이프로 팔다리를 찌르게 하고 담력시험을 치른다는 것도 안다.”

 

 승자인 문도가 일본도를 땅에 짚고 서서 연설을 시작했다. 마치 광화문광장에 서있는 이순신장군 동상 같은 준엄한 모습인데 폼은 좀 어색하다.

 

 문도 옆에 조금 전에 창고에 묶여있다 풀려난 꾀죄죄한 부랑자가 앉아있는데, 얼마나 허기졌는지 입 속 가득 빵을 집어넣고 우물우물 먹고 있다.

 수원 역전에서 노숙하다가 술도 주고 돈도 주는 바람에 유혹되어 끌려와, 이상한 약을 탄 음식을 받아먹고 며칠째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감금되어 있었다.

 

 “그 뿐이면 모르겠지만, 담력시험이 끝난 다음에 교관이 회칼 제대로 찌르는 시범을 보이면서 마루타를 살해했다는 사실도 다 알고 왔다!”

 

 문도의 말이 끝나자 조폭들 표정에 변화가 엿보였고, 전보대와 김치도의 얼굴은 불안감으로 점점 상기되어 갔다.

 삼봉이 와서 집어준 우유팩을 받아 든 부랑자는 자기가 죽음 직전의 문턱에서 풀려난 줄도 모르고 이 사람들이 왜 이러고 있는지 구경하느라 눈알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다.

 

 “나는 그 시신을 여기, 이 장안농장 어딘가에 매장한 것을 알고 있다. 경찰이 와서 탐색견을 풀면 찾아내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

 

 경찰이라는 소리에 순간, 조폭들의 얼굴에 동요가 일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설령 시신을 찾아낸다 해도 쫄따구인 자기들이야 별 문제가 없겠지 하는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나는 이 일로 북문파 수뇌부가 구속되면 북문파를 접수하려는 조직에서 온 사람이다. 그래서, 시신을 증거물로 확보하고 나면, 살인에 직접 가담한 여기 김치도와 전보대, 그리고 너네들 오야붕과 관련된 보스들만 고발할 생각이다.”

 

 조직원들이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단 두 놈이 쳐들어와서 자기들 13명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다.

 

 자기들 북문파를 접수하려고 그런다는데, 어딘지는 몰라도 저쪽 조직이 훨씬 막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자기들이야 수뇌부가 바뀌든 말든 밥줄만 붙어있으면 그만 아닌가?

 그래도 저 놈 말만 믿고 섣부른 생각을 하는 것은 아직 위험하다 싶기도 할 게다.

 

 “해서, 네놈들에게 기회를 주겠다. 시신이 매장된 곳을 알려주는 놈에게 자유를 주고, 다른 곳에 가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생활정착금으로 2억원을 주겠다. 선착순이다! 자백할 놈은 일어서라.”

 

 시신매장 장소의 제보에 대한 후한 포상을 제시한 문도가 조폭들을 죽 훑어봤다. 제발 한 놈쯤 일어서라는 표정이다.

 

 조직원들 사이에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조직에서 풀어주고 아무도 모르는 딴 데 가서 잘 살라고 2억원이나 준다는데, 누군들 혹하지 않겠는가?

 조직에 몸담고 있어봤자 상처만 늘어나고 장가나 들 수 있을지 모르는 판국인데, 안전한 생활이 보장되는 조건에 군침이 돌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조직원들이 그곳이 어디지 하는 표정으로 옆 사람 얼굴을 쳐다보며 두리번거렸다. 그래도 개중에 몇 명은 시신 암매장에 직접 참여한 놈도 있을 것이다.

 

 그때, 한 놈이 꾸물거리며 일어섰다.

 삼봉에게 면상을 급습당해 코피 터지고 험상궂은 얼굴이 더 일그러진 블독이란 놈이다.

 녀석은 대문에 보초서던 놈과 동기로 작년 봄에 입단한 놈이다.

 

 모두들 불독을 쳐다봤고 앞쪽에 꿇어있는 전보대와 김치도도 불독이 일어서자 낙담하는 표정을 지으며 불독을 노려봤다.

 동료와 고참들의 시선을 의식한 불독은 테이프로 묶인 손목을 아래로 내려 죄인처럼 구부정한 자세를 취했다.

 

 “저런 X새끼! 너, 언제고 내 손에 죽을 줄 알아!”

 어디선가 열 받은 조직원의 날카로운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조직의 배신자를 향해 전보대와 김치도를 대신해서 야단치는 꾸지람일 것이다.

 아니면, 다리에 쥐가 나서 일어서는 동작이 굼뜬 바람에, 2억원이라는 거금을 불독에게 빼앗긴 아쉬움과 시샘의 호통인지도 모르겠다.

 

 삼봉은 불독에게 다가가 생각 잘했다는 듯 어깨를 툭툭 쳐줬다.

 불독의 주머니에서 잭나이프를 꺼내어 팔목의 포장테이프를 풀어주고 창고에서 가져온 삽을 불독에게 들려서 앞장 세웠다.

 

 “선배님, 다녀오겠습니다.”

 삼봉이 문도에게 말하고 불독을 따라 잔디마당을 지나 본채 뒤로 돌아갔다.

 

 뒤채를 지나 조금 걸어가자 복숭아나무가 줄을 지어 서있는 널따란 과수원이 나타났다.

 복숭아 가지에는 벌써 꽃봉오리가 탐스럽게 맺혀 있다.

 

 ‘며칠만 있으면 활짝 피어나 이런 어스름 달밤에 멋진 꽃구경을 할 수 있겠다’

 싶어 삼봉의 가슴에 아쉬움이 들게 했다.

 

 복숭아밭 가장자리 밭둑길을 따라 과수원 끝까지 가자, 벽돌을 쌓아 지은 쓰레기 소각장처럼 생긴 화장터가 나타났다.

 

 “여기서 태우고, 뒤쪽 산기슭에 파묻었는데요.”

 불독이 주저주저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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