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돌아온 아침
작성일 : 17-07-17 15:39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371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침.

 

 

 

 여느때 처럼 하임은 일찍 일어나야 했다, 새벽 내내- 중간중간 후회했다. 새벽까지 작업을 하기는

 

 오랫만이기도 했고.... 몹시 피로했다. 이런게 일년 일년이 다르게 훅훅 늙는 증상인건가..

 

 

 예전엔 밤샘 작업에 참 익숙했는데..

 

 

 아침에 내내 피곤했다. 조깅은 정말 하고싶지 않았지만 약속은 약속이었다. 하임은 하품을 내뱉으며 어쩔수 없이

 

 뛰러 내려갔다. 의외로 여름엔 조깅을 안할것 같은데 마추치는 얼굴들은 늘 아는 얼굴들이다.

 

 

 

 자신과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짧은 머리의 여자, 그리고 자신보다 어려보이는 남자 둘, 아저씨 두분 아주머니 한분...

 

 매일 아침 보다보니- 눈인사 정돈 하는 사이가 되었다. 저 사람들은 다들 자신의 건강을 위해 뛰겠지만..

 

 

 계약때문에 뛰는 사람은 여기에 나 밖에 없을것이다...

 

 

 

 

 

 하임은 혼자 궁시렁거리며 귀에 이어폰을 꼈다. 그러곤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날이 쨍쨍했다. 하필 오늘이라니

 

 세진이를 만나면 내가 하겠다 해놓고.. 나도 모르게 투덜거리고 말것 같다.

 

 

 

 

 -

 

 

 그 시각 지혁은 벌써 일어나 있었다. 잠을 못잔 탓도 있겠지만

 

 글 쓰는게 생각보다 속도가 붙어- 새벽녘 쯤 못드는 잠을 포기하고

 

 그냥 글을 썼다. 한참을 쓰고야 일어서 커피 한잔을 내렸다.

 

 안먹어 버릇하니 위장은 쪼그라 들었건만.... 커피는 끊을래야 끊을수가 없었다.

 

 

 내려지는 따스하고 짙은 향은 얼굴에 서렸다가 공중으로 흩어진다.

 

 

 예전엔 커피, 별로 즐기지 않았다.

 

 

 커피를 가르친 것도 하민이였다.

 

 하민이는 안목이 높았다. 아니 취향 자체가 좀 높았다고 해야되나-

 

 아니면 관심사가 다양했다고 해야 할까..

 

 

 옷도- 문화도 어떤 것도 조예가 깊지 않은 면이 없었다.

 

 오히려 나는 부모님에 대한 약간의 반항심으로 취향은 오히려 좀 조악했다.

 

 넥타이 다음날에 바이커 재킷을 걸치는 날도 많았다. 한마디로 뒤죽박죽이었다.

 

 

 뒤죽박죽 섞여있던 나의 삶을 나의 취향을 나의 모든것을 제 자리에 놓아 준 사람.

 

 

 그런 나를 취향과 안목을 심어 준 사람. 그것도 하민이었다.

 

 

 커피를 내리며 귓전에 스치는 목소리를 기억해내 본다.

 

 

 

 

 "지혁아 커피는 , 카페인 때문에 먹는게- 절대로- 아니야- 맛도 중요하지만 향이 좋잖아.

 

 그 향을 좋아하는 사람이랑 같이 즐기면-

 

 시간에도 , 마치 책장에 라벨을 붙이듯이

 

 

 기억하기 쉽고- 자주 찾게 되는 기억이 생기는거야- 늘 펼쳐보고 싶은-"

 

 

 

 하민이는 눈을 내리깔듯 웃으며 말했다. 그때 비치던 말간 눈

 

 

 "이 뒤론 이 비슷한 향기만 스쳐도.. 날 떠올리게 될거야- "

 

 

 

 하민이의 목소리가 흐릿하게 사라지고 지혁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정말이네..."

 

 

 

 

 커피를 뽑아 내 다시 책상에 앉았다.

 

 

 그때 평소보다 조금 일찍- 하임이 문을 두드렸다.

 

 

 "계세요......?"

 

 

 전의 사건이후 하임은 문이 열려 있다고 해도, 안을 들여다 보지 않고 밖에서 말부터 걸어보고 문고리에 손을 대게 되었다

 

 

 

 지혁은 생각보다 금방 나왔다. 표정은 생각보다 딱딱했다. 무슨 대단한 약속을 가기에 이렇게 회의까지 채근한단 말인가?

 

 

 지혁은 그 점이 몹시 못마땅했다.

 

 그 때문에 약간 씨근대며 말을 걸었다.

 

 

 

 

 "일찍왔군."

 

 

 

 하임은 밝게 대꾸했다.

 

 

 "빨리 하면 좋은거죠- 보니까 제가 깨운건 아닌거 같은데요?"

 

 

 지혁은 쓰고 있던 컴퓨터의 모니터 전원만 끄고 탁자에 다가와서 앉았다.

 

 

 "이번엔 다르겠지?"

 

 

 

 지혁의 표정이 기대감에 찬것 같다.. 어쩐담.. 열심히 그리긴 했지만..

 

 

 

 하임은 살짝 긴장이 되었다.

 

 

 

 지혁은 어제완 달리 찬찬히 하나 하나 훑어본다. 이번엔 셀렉도 꽤 많이 한다. 전에 마커로 채색을 바꾸기로 한 그림을 보고는

 

 흡족한지 살짝 웃는다. 웃는 표정이 아름답다. 누가 그랬던가? 사람의 웃는 얼굴은 모두 예쁘다고-

 

 

 모두가 그렇진 않으리라.. 그래도 확실한것- 이 사람이 웃으면 눈 밑의 그늘까지도 볕이 비치는것 같다. 순간이지만

 

 그렇다. 눈밑의 그늘에 마를 날 없는 물기도- 그때만은 마를 수 있을것만 같다.

 

 

 

 

 그때 지혁이 넌지시 말을 건냈다.

 

 "봐- 이런걸 이야기 했던 거야- 내 눈이 틀렸을까봐 불안하게 하지 마 이젠, 난 당신의 그림 몇점만 보고 당신을 골랐어-

 

 당신의 그림엔 생기가 있거든-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 그래서 당신을 골랐지..

 

 

 말 하다보면 왜 당신 그림에 생기가 있는지.... 알것 같기도 해-"

 

 

 

 눈은 마주치지 않으며 그 고운 손가락으로 종이를 톡톡 치며 말을 잇는다.

 

 

 하임은 그 칭찬에 또 맘이 와락와락 그의 색으로 젖는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저 말 없이 웃기만 했다. 대답하면 사라질 것 같은 찰나의 아름다움.

 

 

 그리곤 지혁이 주었던 두개의 원고를 내밀었다.

 

 지혁은 대답을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어떄- 둘중 뭐가 맘에 들던가?"

 

 하임은 말을 좀 망설였다.

 

 

 

 "어차피 중반부가 달라도 결말은 같잖아요? 이 두 부분 다를 실어 보는건 어떨까요- 편집을 좀 깔끔하게 하면....

 

 반응이 괜찮지 않을까요? 솔직히 읽어보니 둘다 끌리는 부분이 있어서...."

 

 

 하임은 대충 구상한 편집 스타일을 보여주며 지혁에게 설명하였다. 지혁은 그 생각까진 못했다.

 

 그럴수도 있다. 그러나 읽는 사람은 솔직히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 싶어... 지혁은 좀 망설였다.

 

 "아마 당신 책 읽는 사람이면- 한 챕터도 놓치고 싶지 않을꺼에요- 결과는 같아도 과정이 다른건 또 재미죠-

 

 그림 스타일도 아마 달라질 테니까-..."

 

 

 

 지혁은 다시 웃으며 하임에게 말했다.

 

 

 "편집이야 당신 포함 다른 디자이너들하고도 상의 하겠지만.... 나쁜 생각은 아니네- 준비 열심히 했군.

 

 가끔 채찍질이 필요한 타입인가 보군."

 

 

 하임은 쑥스럽게 웃으며 지혁이 준 오늘분의 원고와 셀렉 된 그림들을 들고 일어선다.

 

 지혁은 자신도 모르게 말을 건낸다.

 

 

 

 "벌써 가게?"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멍청할 정도로 서운함이 담긴다.

 

 지혁은 자신이 그런 목소리를 냈다는 사실이 , 순간 창피해진다.

 

 

 하임은 별 생각 없는듯 대답한다.

 

 

 

 "아 - 네.. 경기도인데다 오늘 작업도 해야죠-.. 바쁘네요-"

 

 

 

 

 지혁은 손을 꼼지락 꼼지락 거리며 묻는다.

 

 

 

 "차 타고 갈거야?"

 

 

 

 하임은 별 뜻없이 대답한다.

 

 

 

 "아마요?"

 

 

 

 

 지혁은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다시 안경을 고쳐 쓰곤 그래.. 그럼 가봐 하곤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간다.

 

 하임은 그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무슨 말을 하려는듯 망설이다. 결국 돌아선다.

 

 

 닫기는 문의 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맘을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지혁에게도 하임에게도.

 

 

 

 

 -

 

 하임은 어렵지 않게 주차장에서 차를 찾았다. 차는 여전히 달리지 못하는게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게 조선시대였다면 품종마를 그냥 여물주고 묶어 놓는거랑 뭐가 달라, 하여간 낭비야 다

 

 내가 이 자동차라면 틈 날때마다 달리고 싶을거야 아주.

 

 

 

 하임은 시동 걸릴때의 부드러운 으르렁 대는 듯한 엔진 소리가 몹시 황홀했다. 원래도 워낙

 

 아름다운 기계엔 약한 편이다. 색도 국내에선 보지도 못한 색이다. 로고 보고 비싼차인건 단번에 알았지만

 

 이런 색은, 본적없다. 그렇다고 도색했냐 물을순 없었지만 말이다.

 

 

 일단 세진의 집으로 향한다. 동부이촌동 쪽이라 그쪽으로 차를 몰고 있는데- 어디선가 낯선 시선이 얼굴에 빤히 닿았다.

 

 

 반대편 차의 여성이었다. 그쪽의 차는 강렬한 빨강이었다. 여자는 어깨가 확 드러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새하얀 원피스였는데 하얀 옷이 탐욕스럽게 보이는 묘한 인상의 여자였다.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으나- 밑의 차만큼 새빨갛게 칠한 입술은 왠지 하임을 보고 웃고 있었다.

 

 

 "대체 뭐지- ......."

 

 

 하임은 조그맣게 혼잣말을 하며 신호가 떨어지자 신중히 차를 몰았다.

 

 그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며 , 김희영은 더 크게 웃었다.

 

 

 오랫만의 재밌는 가십이네..

 

 

 

 이게 유리한 이야기겠지-? 아마도-

 

 

 김희영은 한손으로 이어폰을 꽃고는 지견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응, 내가 방금 뭘 본줄 알아?"

 

 

 

 그녀의 목소리에서 간교한 사악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85 그리움의 존재 2017 / 7 / 19 19 0 3471   
84 한 사람만 모를 진실 , 비열하고 묘한 승리감 2017 / 7 / 17 23 0 5727   
83 조심스레 감추는 진심들 , 미련한 바램들 2017 / 7 / 17 17 0 5317   
82 부서진 비행기처럼 2017 / 7 / 17 14 0 6202   
81 흔들리는 이성, 불안한 공기 2017 / 7 / 17 17 0 5751   
80 돌아온 아침 2017 / 7 / 17 22 0 3712   
79 어쩌면 우리는.. 잠시의 바람 조차도 2017 / 7 / 17 20 0 5219   
78 솜사탕같이 2017 / 7 / 17 19 0 5329   
77 이상한 여자, 이상한 남자 2017 / 7 / 17 14 0 3533   
76 산뜻한 정리 , 그리고 뜻 밖의 노출 2017 / 7 / 14 16 0 4250   
75 니가 너무 그리운 날 , 니 손에 얼굴을 묻고 2017 / 7 / 14 14 0 7642   
74 어색한 공기 , 가슴에 묻기로 한 질문들 2017 / 7 / 14 19 0 5710   
73 엇갈리는 바램들 , 그 자리에 있어 준다면 2017 / 7 / 13 15 0 4135   
72 마른 꽃의 이야기 , 결국 알게 된 사실 2017 / 7 / 13 22 0 5286   
71 솔직함에 솔직함이 부딫히는 밤 2017 / 7 / 13 15 0 3963   
70 알았다면 시작하지 못했을 일들 2017 / 7 / 13 17 0 4892   
69 간격의 조절 2017 / 7 / 13 11 0 5683   
68 협상과 불안감 2017 / 7 / 13 13 0 6402   
67 새침한 미소들 2017 / 7 / 13 18 0 3852   
66 헤퍼진 웃음 2017 / 7 / 13 18 0 3838   
65 한 사람이 눈을 감을때의 진심 2017 / 7 / 13 17 0 4822   
64 술에 담긴 이야기 2017 / 7 / 13 15 0 6064   
63 둘이서 술 한잔 2017 / 7 / 13 23 0 4704   
62 폭풍같은 오후 2017 / 7 / 13 20 0 5650   
61 경계심, 믿어달라는 말 2017 / 7 / 13 25 0 4065   
60 새로운 인물의 등장 , 그리고 설탕처럼 2017 / 7 / 13 14 0 5804   
59 맞지 않는 구두 , 그리고 그 이후 2017 / 7 / 13 20 0 4324   
58 가만히 눈을 감고 2017 / 7 / 9 20 0 6433   
57 새삼스런 공백 2017 / 7 / 9 20 0 5763   
56 중간 중간 삭제 된 그대로의 진실, 그리고 외… 2017 / 7 / 9 21 0 8638   
 1  2  3  4  5  6  7  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