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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가만히 눈을 감고
작성일 : 17-07-09 23:31     조회 : 19     추천 : 0     분량 : 6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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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에는 진환씨라고

 

 

 대문짝만하게 떠서 부웅부웅 전화가 울려댔다. 하임은 되도록 아무렇지 않은척

 

 일로 한 전화 인척 하며 황급히 전화를 받고 ,

 

 세진에게 속삭였다.

 

 

 

 

 

 "잠깐 전화좀 하고 올게-"

 

 

 

 

 세진은 괜찮다는 듯 손짓했다.

 

 

 

 

 

 하임은 전화기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하임씨?"

 

 

 "네 진환씨- 무슨 일 이에요?"

 

 

 

 

 "하나 확인 하려고요.... 어제 혹시 작가님 보셨나요?"

 

 

 진환의 목소리는 자못 초조했다..

 

 

 

 "네..... 혹시 그 형이라는 분 때문에 그러시는..?"

 

 

 "...??? 알고 계세요?? 맙소사... "

 

 

 

 지혁이 하임과 대체 얼마나 친해진거지? 아니면.. 의도치 않게 알았나? 아니.. 오늘 어제 둘다 주말이었을텐데..

 

 

 

 

 ".... 네.. 본의 아니게 좀 알았네요- 형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심하게..."

 

 

 

 

 "심각한가요?"

 

 

 

 "멍이 좀 크게 들었어요.. 얼굴이 하야니까 더 보인걸수도 있지만요..

 

 입술도 터졌고.. 제가 약은 발라줬는데.."

 

 

 

 

 

 강비서는 좀 어리둥절 하기까지 하다.. 약까지? 그것도 얼굴에?

 

 

 "약을요?"

 

 

 

 

 

 

 "네... 그래도 오늘이면 멍은 더 크게 들었겠죠 아마...."

 

 

 

 진환은 천천히 말을 꺼냈다-

 

 

 

 "....... 휴.. 걱정되 죽겠네요.. 안그래도 일정이 애매해서 저는 원래 빨리 입국할 예정으로 왔는데

 

 회장님한테 저 가요? 물을수도 없고...

 

 

 저도 난처해 죽겠는데.. 게다가 작가님이 맞기까지 했다고 하니...

 

 

 진짜 걱정이 하나 두개가 아니에요.... 하임씨... 작가님이 아무렇지도 않게 잘 먹고 잘 지낸다 하시던데..

 

 

 아니죠? 정말 잘 먹고 계세요?"

 

 

 

 

 

 하임은 그가 내려놓았던 샌드위치를 떠올린다. 그뒤로... 뭘 먹긴 했을까?

 

 식사를 종종 까먹는게 아니라.. 그냥 거르는게 당연시 되는 것 처럼 보였던 그...

 

 ...... 하임은 좀 망설이다.. 동물원 이야기는 일단 뺴기로 한다.

 

 

 

 

 "..... 글쎄요, 챙기라고 말이야 하지만... 같이 식사를 하는건 아니니 알수야 없죠?"

 

 

 

 진환은 , 송구스럽다는 듯 목소리에 미안함이 담긴다..

 

 

 

 ".... 그런가요... 무리한 부탁.. 드린것도 죄송하네요..."

 

 

 "... 괜찮아요- 제가 오늘 가서 좀 챙겨볼게요-"

 

 

 

 

 "앗.. 지금 밖 아니신가요."

 

 

 

 "네 맞아요.."

 

 

 

 

 "중요한 약속 중이셨으면 죄송해요-....."

 

 진환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괜찮아요- 어차피..."

 

 하임은 마지막 말을 삼킨다... 마음에 걸리던 중이었다는... 그 말을

 

 

 

 

 "그럼.. 또 전화 드릴게요"

 

 전화는 부드럽게 끊기고.. 하임은 잠시 멍하니 서 있는다.

 

 

 

 

 

 세진이한테 미안하지만.. 오늘은 작약을 보살피러 가야겠다...

 

 

 창으로 보이는 세진의 모습이 단정하다.

 

 

 이런 나를 , 세진이는 아마도 오늘도.. 말 없이 이해해 줄 것이다.

 

 

 

 

 

 

 

 -

 

 

 

 

 하임은 약국에 가서 멍 빼는 크림과 밴드 , 소독약을 샀다. 충분히 그 정도는 있는것 같았지만

 

 

 멍뺴는 크림은 없을거 같아서.. 약사가 준 크림을 요모조모 살펴 보며 약사에게 물었다.

 

 

 

 

 "이거 .. 얼굴에 발라도 되요?"

 

 

 

 

 약사의 눈이 다소 무례할 정도로 빤히 하임의 얼굴을 향한다.. 하임은 왠지 모르게 얼굴을 붉히고 만다.

 

 

 

 

 "아.. 제가 바를게 아니라서요"

 

 

 

 

 "... 그럼요- 눈만 피해서 바르시면 되요-"

 

 

 

 "아 , 감사합니다."

 

 

 

 짤랑 하는 방울소리와 함께 약국을 나선다. 나머지 한손엔 죽집에서 산 죽이 손에 들려있다.

 

 

 

 

 

 

 

 내내 뭘 먹은게 없을것이 뻔할듯 해서.. 일단은 죽을 샀다. 그것도 세개나.. 어떤걸 좋아할지 몰라서 머뭇대다가..

 

 

 

 

 세진은 생각보다 쉽게 수긍했다. "그래 너 저녁때 할 작업도 있댔잖아- 뭐 오늘만 날인가? 내일 또 전화할게.."

 

 

 ...

 

 세진이랑 고등 학교때는 내내 붙어있었는데... 아이들은 우리가 연인이 아니란 사실에 모두 놀라곤 했다.

 

 

 

 우리는 , 시간을 거치며.. 조금은 멀어져 버렸을까?

 

 

 

 하임은 조금 힘이 빠지는 듯 하다. 작약에게로 향하기로 한 건 자신이었으면서

 

 그냥 저녁 먹고 갈수도 있었다.. 하지만 , 어차피 내내... 걱정되 견딜수가 없었다.. 내내.. 문득문득 생각이 났다.

 

 

 

 

 세진이가 내가 이탈리아로 갔을때.. 나를 구했듯이

 

 나도 그에게.. 딱 그정도 위로만 될수 있다면... 그렇게 생각했다.

 

 

 

 

 전화기 상에서 전해지는 진환씨의 목소리는 정말 애틋했다.. 이상했다. 작약은 늘 진환씨를 힘들게만 하는줄 알았는데..

 

 

 

 왜 진환은 그토록 작약을 걱정하는지......

 

 그의 매력이야.. 나도 이제 어느정도는 알것 같지만 말이다.

 

 

 

 

 

 

 바로 작약의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다... 설마 샤워타임은 아니겠지?

 

 

 

 생각외로 금방.. 지혁이 문을 열었다. 놀란거 같았다..

 

 

 

 

 

 

 "웬일이야?"

 

 

 

 

 

 

 이 문을 그동안 꽤 열었건만.. 드디어 일반인 같은 반응이 나왔다.

 

 왜 ? 뭐? 혹은 무응답이 아닌..

 

 

 

 

 하임은 말 없이 씩 웃었다.

 

 

 

 

 

 

 "멍이 걱정되서요......."

 

 

 

 

 

 그러곤 손에 든 죽 봉지를 흔든다. 지혁은 괜히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정말 집요하네.. 알아서 한다니까.........."

 

 

 

 지혁은 안경을 쓰고 있었다.. 예의 은색의 가는 테를 가진 안경을.. 눈 밑의 멍이 처참했다.

 

 이젠 거의 보랓빛을 띄는 피멍이 되어 있었다. 입술도 여전히 부어 올라 있고...

 

 

 

 

 

 " 그냥 고맙다고- 하면 본인도 편할 텐데요-?"

 

 

 하임은 막 외출에서 돌아온듯 오늘의 차림새가 영 평소완 딴판이다.

 

 

 정성스레 셋팅한 듯한 머리.. 연한 화장...

 

 

 

 

 그러나 아침의 하임이.. 늘 보는 그 모습이.. 지혁은 더 맘에 들었다. 꾸민 모습이 영 어색하게 느껴졌다.

 

 

 

 하임은 성큼성큼 집 안의 소파로 가더니 푹 하고 안는다........ 앉으란 소리 아직 안했는데

 

 그리곤 자신의 옆 자리를 톡톡 친다..

 

 

 

 

 

 "이리 와 봐요 약 사왔으니 발라 줄게요-"

 

 

 너무나도 당연 하다는듯이 말이다.

 

 

 

 이 여자의 성큼 성큼- 내 영역을 침범하는게.. 왜 이리도 자연스러운지..

 

 또 나는 그 앞에서 당황하는지.

 

 

 

 이 여자는 도무지 날 겁내질 않는다.

 

 

 

 

 

 "... 돼, 됐어... 내가 할게"

 

 

 

 

 

 "해 줄게요- 저도 받은 부탁이 있어 그래요..."

 

 

 지혁은 좀 놀란거 같다

 

 

 

 "강비서가 전화했어?"

 

 

 

 

 

 

 "네... 그러니 왔죠- 빨리 앉아요-"

 

 

 

 

 

 지혁은 좀 복잡 미묘한 심정이다.. 이 사람이 이렇게 온 걸 고마워 해야 하나?

 

 아님... 강비서의 오지랖을 욕해야 하나..

 

 

 

 

 

 지혁은 어쩔수 없이 가서 앉는다. 오늘은 올일 없을줄 알고 얇은 티셔츠를 입은 터라...

 

 비치는 자신의 흉터들이 신경쓰이기도 했다. 옷을 최대한 늘어 뜨리며 가서 앉았다.

 

 

 

 하임은 별 말 없이 크림을 꺼낸다.

 

 

 "그거 뭐야?"

 

 

 "멍 빼는 크림이요-"

 

 

 

 

 

 "... 그런 것 없어도 시간 지나면 없어질 텐데.."

 

 

 

 

 

 "그럼 그렇게 보랓빛 멍 계속 달고 있을꺼에요? 아주 보랓빛 향기 나셨네요..."

 

 하임이 빈정거린다.

 

 

 

 

 

 

 지혁이 마지못해 안경을 벗는다.

 

 

 

 

 

 하임이 겔 형식의 크림을 손에 덜어 지혁의 얼굴을 빤히 보며 바른다. 지혁은 다소 톡 쏘는 연고의 향 때문에

 

 눈을 감는다.

 

 

 

 

 

 

 하임은 크림을 문지르며... 지혁을 찬찬히 본다.

 

 

 

 이 사람이 눈을 감으면 이런 모습이구나..

 

 

 

 단정한 눈썹 , 긴 속눈썹, 그리고 날카로운 콧날..

 

 자신의 손길에 따라 찡긋 거리는 콧잔등 위의 작은 솜털들까지...

 

 

 

 

 하임은 아름답다....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다. 어쩔수 없이 아름다운 남자..

 

 손에 닿는 피부의 보드라움이 크림이 흡수 되는게 안타까울 정도로 손을 떼고 싶지 않았다.

 

 

 

 

 

 가느다란 , 흑발이 내려와 있었다.

 

 그의 감은 눈을 자신도 모르게 그윽하게 쳐다보며 바르고 있는데

 

 

 

 

 

 

 갑자기 그가 눈을 떴다. 예의 검은 , 그러면서도 투명한 눈이 자신의 눈과 맞 부딫혔다.

 

 

 

 그가 입술을 달싹이며 말했다.

 

 

 "내 얼굴 뚫어지겠어... 그만 좀 봐-"

 

 

 하임은 얼굴에 홍조를 띄고 뚝 떨어져 앉았다.

 

 

 

 

 

 

 "상처 보면서 발라야지 그럼 아무데나 발라요?"

 

 

 

 지혁은 픽 하고 웃는다. 마치 자신이 다른 생각을 한걸 안다는 듯이.

 

 사실은 그냥 한 말인데... 하임이 그 말에 심하게 동요한다.

 

 

 

 

 

 그리곤 하임은 성큼성큼 부엌으로 걸어가 죽을 꺼낸다. 딸려온 반찬들도 가지런히 연뒤

 

 

 다시 지혁을 부른다

 

 

 

 

 "여기 앉아요- 빨리..."

 

 

 

 지혁은 이게 가장 못 견디겠단 표정이다.

 

 "죽 싫어해, 밥도 싫고-"

 

 

 

 

 

 

 "무슨.. 투정이에요- 이제 투정이 통할 나이는 아닌걸로 아는데-

 호박죽 전복죽 참치죽있어요 - 뭐 먹을래요?"

 

 

 

 

 

 지혁은 궁시렁 궁시렁 투덜거리면서도 말을 잇는다

 

 

 

 

 "호박."

 

 

 

 

 

 

 노란 호박죽 앞에 지혁이 앉고.. 하임은 이제 집으로 돌아갈까 한다.

 

 지혁은 숟가락을 아직도 들고 있지 않다.

 

 

 하임은 다시 가방을 내려놓고 지혁의 맞은편에 자신도 앉는다. 참치죽을 당기면서

 

 

 

 "... 당신도 여기서 먹게?"

 

 

 

 지혁은 놀란 듯 하다.

 

 

 

 이 사람이 뭐 좀 먹는지 확인하고자 한 행동이기도 해서

 

 하임은 자신의 좀 이상한 집요함에 괜히 자리에 없는 강비서가 원망스럽다

 

 

 

 

 그사람이 애 다루듯 걱정하듯.. 그러니 나한테 전염됬나..?

 

 

 

 

 

 "왜- 안돼요? 내가 무슨 삽화가지 개인 가정부에요? 이정도는 해도 되잖아요-"

 

 하임은 전매특허 새치름 하게 웃기를 시전한다.

 

 

 

 

 "....."

 

 

 

 

 

 지혁은 마지못해 숟가락을 든다

 

 

 

 

 

 "이거 다 비우기 전까진 저도 안갈꺼에요-"

 

 

 

 

 하임이 단호하게 말한다.

 

 

 

 

 "양이 ... 많아 이렇게 많이는 못 먹어-"

 

 

 

 

 

 "무슨? 죽은 원래 금방 소화되요 괜찮을꺼야 천천히 씹어 먹어요"

 

 

 

 

 

 "호박죽에 무슨 씹을게 있다고....."

 

 

 

 

 어린애처럼 여전히 궁시렁댄다. 하임은 그 모습에 더 단호하게 몰아 붙인다

 

 

 

 "안간다 그랬어요- 뭐 하루종일 나랑 있고 싶어요?"

 

 

 

 

 지혁은 노란 호박죽을 떠서 한입한입 , 삼킨다.

 

 하임도 죽을 한 술씩 뜨기 시작한다.

 

 

 지혁이 말을 건다.

 

 

 "미안해."

 

 

 

 

 하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이다

 

 

 

 

 "뭐가요?"

 

 

 

 

 "약속 있었던거 같은데.. 강비서 때문에 들어온거 같아서.."

 

 

 

 

 저 귀신같은 촉- 역시 눈치한번 빠르다...

 

 

 

 하임은 마음속에 내내 걸렸단 이야기는 걸러내기로 한다.

 

 이 사람. 이 나비같은 남자는 절대 겁을 주며 몰아 붙여선 안된다.

 

 안그렇다면 아무런 말도 없이 내 손끝에서 날아 사라져 버릴테니까

 

 

 

 

 

 "..."

 

 

 

 

 

 

 하임은 그저 대답없이 수저를 입으로 가져갈 뿐이다,

 

 그러다 수저를 놓고 문득 생각난듯 ,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오늘 잠시 비 왔는데.. 몰랐죠?"

 

 

 "...?"

 

 

 

 

 비가 왔다고? 맑은것 같았는데..

 

 

 

 

 

 "왜 맑은 날에 잠시 내리는 비 있잖아요- 소나기랑은 좀 다른데..

 

 아주 입자가 고운 비... 마치 분무기로 뿌리는 것 같은 비 말예요.."

 

 

 

 하임의 뜬금없는 이야기에.. 지혁은 흥미를 느낀다.

 

 어제의 이야기도 그렇고- 이 여자가 하는 이야기는

 

 세련되지 않아도- 뭔가 맘을 흔드는 포인트가 있다.

 

 

 

 

 

 

 ....그런비가 있나?

 

 지혁은 생각에 잠겼지만 - 하임은 계속 말을 잇는다.

 

 

 

 

 

 "아까 나가서 , 까페에 앉자 마자 그런비가 살짝 날렸거든요...

 그때- 기억이 나더라구요..

 

 

 

 제가 고등학교때 감수성이 풍부했거든요.. 어떤 오빠를 짝사랑했는데..

 제가 사는 아파트 맨 뒤에 주차 공간이 널찍하게 있었어요

 

 

 

 

 

 그 주차하는 흰 페인트로... 그여진 줄 있죠?

 

 

 

 거기를 그런 비를 맞으면서 계속 맴돌았어요- 귀에 이어폰을 꽃고

 

 그때 노래 가사를 혼자 입으로 되뇌었죠- 정말

 

 

 

 아련했어요-...

 

 

 글쎄요 짝사랑 탓이었는지 아님 고운 빗발때문이었는지

 

 

 

 

 

 

 하얀 선을 따라 밟으며 걷다보니 맘이 좀 차분해 지는것 같았거든요..

 

 그 비를 보니까 그런 시절이 생각나더라구요-"

 

 그녀는 그까지 말을 하곤 싱긋 웃는다.

 

 

 

 

 지혁은 입을 열어 묻는다

 

 

 "그래서, 그 오빠한테는 진심을 전했나?"

 

 

 하임은 씩 웃는다.

 

 

 

 "전했죠- 그런데 나쁜 놈이었어요- 여자애들을 쉽게 만나고 ... 뭐 그렇다고 다 나쁜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전 충분히 상처를 받았죠.. 마치 받아줄것 처럼 그러다가.. 저를 뻥 차버렸거든요..."

 

 

 하임은 또 씩 웃는다.

 

 

 지혁은 더 진지하게 묻는다.

 

 

 

 

 

 "그랬으면 미워해야 할것 같은데...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뭐지?"

 

 하임이 노래하듯 말한다

 

 

 

 

 "그 사람과 상관없이- 그때의 내가 참 소중하게 느껴져요-

 

 

 

 한 사람을 좋아하고 촉촉하게 감성을 드러내던 그때의 내가요,

 

 

 나 그때 , 참 용감하고- 겁 없고- 선의를 선의로만 받아 들일줄 알았거든요..

 

 당연히.. 그 사람이 그립지는 않아요-

 

 

  그 사람보다.. 그때의 내가, 순수하고 사랑을 믿던 내가

 

 

 

 

 좀 그립네요-"

 

 

 

 

 

 

 

 지혁의 표정이 묘해진다.

 

 

 

 "그냥 하는 이야기에요- 그런 생각.. 들었다고요- 그렇게 진지하게 안 되뇌여도 되요-"

 

 

 

 

 

 

 "그래도- , 당신은 글을 썼어도 잘 썼겠군- 이야기 꾼 소질이 , 기대한것 보다는 좀 있는데.."

 

 

 

 

 

 

 "칭찬으로 들을께요-"

 

 

 

 

 

 하임은 싱긋 웃는다.

 

 

 

 

 그때처럼 용감했다면 , 이 사람에게 다가서는걸 이토록 망설이지는 않았으리라

 

 

 시간이 지나며 내가 익힐수 밖에 없었던 것은...... 사랑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

 

 거리를 좁혀 그 사랑이 나를 잔혹하게 할퀴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는것...

 

 

 

 언제나 조심하건만.. 사랑은 언제나 그렇게-

 

 나를 할퀴지만 말이다

 

 

 

 

 나이를 들며- 늘어나는건

 

 

 

 

 

 

 

 사랑에 빠지는 것이.. 두렵다는 것 뿐이다...

 

 

 

 

 

 

 

 하임은 지혁이 거의 3분의 2는 비운걸 확인하고

 

 

 

 "이까지라도 먹었네요- 잘했어요- "

 

 

 라고 말하고

 

 

 

 "..유치원생 칭찬하듯 그런 말투 그만두지.."

 

 

 라고 지혁은 투덜거린다.

 

 

 

 

 

 "그럼 전 가볼게요- 쓸데없는 소리- 들어줘서 고맙네요-"

 

 하임은 가방을 뒤로 한채 문을 나서려 한다.

 

 

 그때 지혁이 뒤에서 묻는다.

 

 

 "그때 들은 노래가 뭔지.. 물어봐도 되나?"

 

 

 

 

 

 

 하임은 뒤를 돌아보며 , 조용하게 대답했다.

 

 

 

 "가만히 눈을 감고"

 

 

 .....

 

 지혁은 말 없이 하임의 나가는 뒷 모습을 지켜봤다.

 

 그래 저 여자의 고등학생때의 모습이 쉽게 상상이 된다.

 

 

 ...

 

 

 누구에게나 촉촉한 시절은... 있기 마련이니까..

 

 

 

 지혁은 말 없이 식탁을 정돈하곤 - 그녀의 손길이 닿은

 

 자신의 얼굴에 손을 올려본다...

 

 

 

 

 이제야 너머로 , 해가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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