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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엇갈리는 바램들 , 그 자리에 있어 준다면
작성일 : 17-07-13 22:14     조회 : 15     추천 : 0     분량 : 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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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랜 정적 끝에 지혁은 새삼스런 말을 꺼냈다.

 

 

 

 목소리엔 낮고- 슬픔과 괜찮은척 하는 가장이 묻어 있었다-

 

 

 

 "시간이 늦었군- 그럼 그만 들어가 볼게,

 

 이제 사정을 알았으니... 당신이 어떻게 변한대도- 당신 탓 하지 않을게.

 

 

 당신이.. 왠만하면 이 이야기를 못 들은척, 그랬으면 좋겠지만.. "

 

 

 

 

 지혁은 말을 잠시 멈추곤 말을 이었다.

 

 공백에선 당연하단 듯한 안타까운 미소가 스며들어 있었다.

 

 

 

 "그건 아무래도- 쉽지 않겠지.."

 

 

 

 하임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지혁은 돌아 들어갔다. 뒤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기가 말했지만 , 그랬어도 자신의 속을 이렇게 까지 드러낸게.. 아주 오랫만의 일이었을 것이다.

 

 

 

 분명히 그랬겠지- 자신의 입으론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 였음은 분명하니까.

 

 묻지않아도 그정돈 알수 있었다.

 

 

 

 

 

 시간이 늦었지만 하임은 들어가지 못했다. 되새김질 하면 할수록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그렇다. 작약이 그 정도 힌트를 줬으면 , 알수도 있는 사실이었는데....

 

 

 

 식물인간이 되었을거라곤.. 설마 생각도 하지 못했다.

 

 평소 자신을 이성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그런 결과를 추론하지 못했던 것은

 

 너무나도 현실과 동떨어진 드라마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혁의 슬픔이 이해 안가는 바는 아니었다.

 

 

 그대로... 그 시절을 간직한채 잠들어 있는 거 같은 그녀를 어떻게 돌아 설수가 있겠는가

 

 그녀는 시간을 느리게 천천히 따라오고 있을테고-

 

 

 

 둘의 사랑은 , 말 하는 것만으로도 둘의 사이가 어땠을지 대충 짐작될 만큼..

 

 '서로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사이였을텐데.....

 

 

 .......

 

 지혁의 생각대로 지혁이 무섭거나, 괴물처럼 느껴져서 거리감이 생기는게 아니라..

 

 

 

 

 자신이 아무리 애써도- 그 시간을

 

 그 장 하민이라는 여자가 품고 그대로 잠든 그 사랑을...

 

 

 

 어떻게 해도,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되어도 이길수 없단 생각이 들자. 하임은 오히려 거리감이 생겼다.

 

 멈춰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 이제와는 다르게- 진실되게 들었다. 브레이크가 서서히 걸리는 것 처럼...

 

 

 

 니가 어떤 일을 해도.. 넌 절대로 장하민을 이길수 없어, 그 생각이..

 

 

 하임은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이미 옆집엔 불조차 꺼졌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왜 내게, 이런 힘든 이야길 했어요.. 그럼

 

 그런 이야길 해서라도 당신이 날 잡고 싶어한게 아닐까..

 

 곁에 두고 싶어한게 아닐까..

 

 

 그런 바보같은 생각을 하고 말잖아요.. 이런 잔인하고 고통스런 사실을 알고도

 

 사랑이 아니라도, 내가 곁에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가보다 하곤

 

 기대를 하고 말잖아요...

 

 

 바보 멍청이같은 심지혁

 

 심지혁보다 더 멍청한건 나야.. 나,

 

 

 

 

 그런 이야길 하고- 그런 사실을 겪은 심지혁이 안타깝고, 안쓰럽고

 

 도와 주고 싶어서 근질거리는 내가 - ..

 

 

 

 

 여기서 젤 멍청하다고.....

 

 

 하임은 혼자 중얼거렸다.

 

 

 

 

 "똥멍청이같이.. 이게 대체 뭐야-.."

 

 

 

 하임은 마지못해 테라스에서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들어갔다.

 

 자려고 누워도, 잠 한숨 안올것 같은 밤이었다.

 

 

 

 -

 

 

 지혁은 들어와 거실 불을 껐다. 잘 생각은 없었지만

 

 불을 꺼야-.. 하임이 들어갈것 같아서 , 거실 불은 꺼버렸다.

 

 

 

 

 

 물을 한잔 들고는 방으로 들어가 스탠드를 켜고 침대에 걸터 앉았다.

 

 

 한숨을 쉬고 잔잔한 빛으로 물든 방에서 지혁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였다.

 

 

 천천히..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해야만 했던 상황을 , 절망하였다.

 

 

 아니, 이 이야길 해서라도 장하임을 잡고 싶었던 그런 자신의 마음을.. 절망하였다.

 

 말 안할수 있었잖아- 그냥 니가 욕심 안 냈으면

 

 그냥 밀어 내서 밀려 가도 괜찮았으면-

 

 

 그렇게 없어져도 니가 아무렇지 않았으면

 

 괜찮을 일이었잖아.

 

 

 

 

 

 그랬다.

 

 하민이에게 또 미안해졌다.

 

 

 이미 지혁에게 죄책감은 매일 가장 크게 느끼는 감정중 하나였다.

 

 잊으면 이미 이상한 감정

 

 언제나 박혀서 살을 깎아먹는 감정

 

 

 나한테 장하임이 이 정도 였을까,

 

 

 내 치부를 드러내서라도- 이 여자가 너무 다가오진 않으면서 그곳에 있었음.. 그랬다.

 

 그건 정말 힘든 일인데- 보통은 내 치부를 알면 도망간단걸 알면서

 

 

 다가 오진 않았으면- 그래도... 가지도 않았으면

 

 

 내일이 되면 장하임은 다른 사람들이 그랬듯이- 나를 안타까이 여기면서도

 

 

 멀어질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숨을 쉬고 싶었을 뿐이다. 그게 전부다 욕심낸건 그게 다였는데...

 

 장하임이 자신을 보던 표정을 잊을수없다. 그 여자가 다른건 알았지만

 

 내가 괴물같지 않냐고 물었던 말.. 자기 혐오와 염세에 가득차서 입에서 흘러나온 바보같고 멍청한 질문

 

 

 

 그 질문에 장하임은 오히려 반문했다 왜 당신이 괴물이냐고-

 

 그럴때, 장하임이 그럴때.....

 

 

 지혁은 더 강렬하게 장하임에게 , 쉽게 말하자면 , 가장 원초적인 감정으로

 

 장하임을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겪고 있는 , 혹은 겪어 온 그런 고통에 가득찬 사실들을 ... 그 사실들을

 

 아무렇지 않게- 툭툭 털어 주는 그 담백함이 -

 

 

 

 자신을 아무리 진정시켜도 남들이 더 호들갑을 떨어- 자괴감에 빠지게 만들던 그 순간들을

 

 큰 말 없이도- 견뎌내고 지나갈수 있는 힘을 주는 그런 점이

 

 

 

 욕심난다고 손을 뻗어 닿을수 있기를 바란다면 나쁜 놈이지만

 

 ....

 

 

 지혁은 한숨을 쉰다. 아직은 알수 없다. 장하임이 내일 어떤 얼굴로 날 볼지-

 

 

 아직은-

 

 

 

 지혁은 말 없이 약을 입에 털어넣고 물을 한모금 마셨다.

 

 오늘 밤 잠 따위 한숨도 자지 못할걸 알면서도 잘수 있길 .. 기대하면서

 

 

 

 자서라도 이 상황을 잠시라도 잊을수 있다면야....

 

 

 그러나 잠은 오지 않고 기나긴 속눈썹에 스치는건 졸음이 아니라

 

 짙은 자기혐오 뿐이었다.

 

 

 

 

 

 

 -

 

 

 세진은 하임과의 통화 이후 맘이 찝찝해 오는걸 간신히 참고 있었다.

 

 통화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였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뭔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것 같은 느낌...

 

 

 

 하임의 지나치게 우울한 기색도 그랬다.

 

 

 

 

 하임은 김도하랑 만나면서 우울한 면이 짙어진 아이였다. 전엔 안 그랬다. 지나칠 정도로 낙천적인

 

 편에 가까웠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점 사랑과의 간격을 지켜야 된단 생각을 한것 같았고

 

 그걸 김도하에게 최선을 다해 지켰으나-.... 헤어지고 나서의 감정이 조심하던 안 조심하던.. 다치는건 매한가지임을

 

 알자- 성격이 또 변한 것 같았다. 세진으로썬 하임의 무모하고 낙천적인 감정까지 아꼈기에 괜찮았지만....

 

 

 약간은 무모하면서- 김도하가 남긴 우울함이 더해져- 하임은 또 다른 존재가 되어 있었다.

 

 

 누군가를 만나며 쌓이는게 인생이다. 물론 탑처럼 중간 부분을 도려내면 인생은 무너질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하임에게 쌓인 김도하란 중간 부분을

 

 

 세진은 덜어 낼수 만 있다면야-.. 뭐라도 할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낙천적인 하임.

 

 지금의 하임도 사랑했지만- 예전의 하임은 지금보다는 더 - 근심이 적은 아이였다.

 

 

 

 

 세진은 며칠째 작업 중이었다. 셔츠를 갈아 입고서 머리를 살짝 묶었다.

 

 짙은 갈색 뿔테 안경을 잠시 내려놓고 세수를 했다. 턱의 수염이 자라났으나... 면도기는 깜빡 잊어서

 

 그대로 두었다 그냥, 까칠한 수염이 - 예전처럼 낯설지 만은 않다.

 

 

 

 이탈리아에서의 시간은 초조하고 불안한 사랑의 위기이기도 했으나

 

 자신 스스로가 남자로써 성장하는 시간도 되었던거 같다.

 

 그때 이후- 세진은 조급해 하지 않는 법을 , 자신의 마음과 자신이 서로의 위치를 지키고

 

 완급 조절을 하는법을, 배웠다.

 

 

 

 커피를 뽑아 잠시 의자에 앉아 있자니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동료 중 이제 좀 눈에 익은 여자 하나가 다가왔다.

 

 

 세진은 이런 친근감에는 익숙했지만 , 오해 받을 여지는 주지 않기로 했다. 늘 그랬다.

 

 

 자신이 그러지 않았는데도 여자들은 세진의 친절함을 자신에게 관심있음으로 돌리는 일이 잦았다.

 

 

 

 

 그것때문에 오해 받는것도 지긋지긋했다. 친절은 친절일 뿐인데..

 

 호의를 오해하는것도- 나이가 들어옴에 따라 지독한 피로감에 불과해졌다.

 

 젊은 시절엔 그냥 그런데로 살았으나-..... 오해는 보통 남에게 그저 상처내는 일이었으니까..

 

 

 

 "안 피곤하세요?-"

 

 

 여자는 의례적인 질문을 던졌다.

 

 

 "피곤하죠- 작업중엔 그러는게 익숙하니까 뭐-"

 

 

 세진은 다소 건조하게 대답했다.

 

 

 여자는 웃으며 다시 말을 걸었다.

 

 

 

 "머리 긴게- 참 잘 어울리세요-"

 

 

 

 세진은 기분 나쁜 티를 내지 않으며 싱긋 웃었다. 그러곤 말을 이었다

 

 "고맙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세진은 종이컵 손으로 구겼다. 그리고 그것을 휴지통에 넣곤 바로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말을 이어봤자 좋을거 없다는 생각이었다. 이 업계는 좁고- 이 일은 집중을 요하는 일이고

 

 괜히 문제 생겨 좋을게 없다.

 

 

 

 

 

 여자는 세진이 있던 그 자리에서 머뭇머뭇 거리고 있었고 세진은 하임 생각만을 하며

 

 작업실로 돌아갔다.

 

 

 

 

 

 집에 가는 대로 , 바로 하임부터 만나러 가야겠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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