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무협물
방사(方士)
작가 : 짬짬
작품등록일 : 2022.1.12

천민으로 태어난 몽. 우연한 기회에 태라신선이 가둬놓은 오천년 이무기의 여의주를 삼키게 되고, 우연히 신선의 세계에 빠져 들어가게 된다. 신선의 세계에서 다시 인간의 세계로 돌아오게 된 몽. 장생(長生)을 얻게 된 몽은 춘추전국시대의 말기 진시황(秦始皇)에서부터 한무제(漢武帝)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다. 오행,천문,역법,관상,점술 등의 방술(方術)에 통달한 방사(方士)들. 교활한 마각신선으로부터 엄청난 방술을 얻은 악랄한 방사 사마혼과 주인공 몽 그리고 수많은 방사들의 치열한 방술전(方術戰)과, 춘추전국시대 수많은 영웅들의 뜨거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18화 녹림의 왕
작성일 : 22-01-18 14:07     조회 : 100     추천 : 0     분량 : 738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8화 녹림의 왕

 

 몽은 조금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고요한 산속에는 산새들이 지저귀는 고운 소리가 울려 퍼졌고, 몽은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꼭 산비둘기가 아니라도 괜찮겠지 뭐.’

 

 그런데 갑자기 저 앞에 토끼가 한 마리 나타났다. 몽은 토끼를 보자 놀라며 기뻐했다.

 

 ‘엇! 토끼잖아? 오늘 운이 좋은데? 헤헤.’

 

 몽은 살금살금 풀을 뜯는 토끼를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토끼가 놀라서 도망치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서 몽은 멈춰 섰다. 그리고는 토끼를 잠시 주시한 후 자세를 잡고 돌멩이를 힘차게 던졌다. 토끼는 몽의 움직임에 놀라 얼른 달아났지만, 몽이 던진 돌이 토끼의 뒷다리에 맞았다.

 

 ‘쳇! 조금 빗나갔네?’

 

 토끼는 한쪽 다리를 절룩거리며 열심히 도망쳤고, 몽은 토끼를 잡기위해 힘껏 뛰었다. 다리를 다친 토끼는 그리 빠르지가 않았고, 몽은 일부러 비탈길 위쪽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내리막길을 절룩거리며 서투르게 달리는 토끼를 잡기는 쉬웠다. 몽은 순식간에 토끼에 가까이 다가가 가뿐히 귀를 잡아챘다. 그리고는 발버둥 치는 토끼를 떨어져있는 나뭇가지를 주워들어 탁 쳐서 기절을 시켰다.

 

 ‘헤헤. 이정도면 둘이서 먹기에 부족하진 않겠지?’

 

 몽은 산비둘기와 토끼를 들고서 보옥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몽은 보옥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히히. 귀하게 자라서 어떻게 불을 피우는 지는 알기나 할까? 지금쯤 젖은 나무나 멍하니 쳐다보면서 고민하고 있겠지? 그나저나 이것들을 잡긴 잡았지만, 사방에 온통 젖은 나무들뿐인데, 불을 어떻게 피운담?’

 

 몽은 젖은 나무로 불을 피울 자신은 없었다. 우선 오늘 하루는 굶고 내일 낮에 마른 나뭇가지들과 불이 잘 붙는 마른 잎을 찾아 불을 피워서 구워먹으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몽은 보옥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점점 다가갈수록 연기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 것을 맡았다. 몽은 풍겨오는 연기 냄새에 깜짝 놀랐다.

 

 ‘설마.... 정말로 불을 피웠단 말이야?’

 

 ∴∴∴∴∴∴∴∴∴∴∴∴∴∴∴∴∴∴∴∴∴∴∴∴∴∴∴∴∴∴∴∴∴∴∴∴∴∴∴∴∴∴∴∴∴∴∴∴∴∴∴∴∴∴∴∴∴∴∴∴

 

 보옥은 몽이 불을 피워놓으라며 일러두고선 서둘러 사냥을 하러 간 후 불을 피우기 위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보옥은 직접 불을 피워본 적은 없었지만 어떻게 피워야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보옥은 주위를 잠시 둘러보다가 주위에는 온통 젖은 나무와 풀 밖에 없다는 것을 보고는 깨달았다.

 

 ‘풋. 나를 골탕 먹이겠다 이거지?’

 

 보옥은 나무가 젖은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젖은 나뭇가지들을 잔뜩 모았다. 그리고는 공력을 끌어올렸다. 공력을 손끝으로 서서히 보내어 손에 기운을 모아 명옥신공(明玉神功)을 시전했다.

 

 “옥염(玉炎)!”

 

 보옥의 외침과 함께 보옥의 손에서 피어난 푸른 불이 젖은 나무를 향해 날아가 푸른 불빛의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 파지직!

 

 젖은 나무는 연기를 뿜어내며 겉에서부터 속으로 점차 말라갔고, 마른 겉부터 불길은 점차 푸른빛에서 붉은 빛으로 바뀌어갔다. 어느 정도 불길이 오르자 보옥은 명옥신공을 거둬들이고는 자연의 불길에 젖은 나무를 올렸다. 젖은 나무는 마른 나무가 타는 것처럼 잘 타오르진 않았지만, 불길이 이미 거세게 일고 있어서 나무들이 서서히 말라가며 타올랐다.

 

 불길이 활활 타오를 때 몽이 산비둘기와 토끼를 들고 나타났다. 보옥은 몽이 과연 사냥을 할 수 있을까 조금은 걱정이 되었는데, 정말로 사냥감을 잡아오는 것을 보고는 조금 놀란 얼굴로 말했다.

 

 “정말 잡았네?”

 

 몽 역시 불이 타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놀라서 말했다.

 

 “정말 불을 피웠네요?”

 

 둘은 서로의 말에 서로가 맡은 일을 잘할 수 있을까하는 의심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피식 웃었다.

 

 몽은 보옥으로부터 작은 단도를 건네받아 산비둘기와 토끼를 손질해서 꼬챙이에 끼워 모닥불 위에 걸었다. 해가 저물어 산속은 어두웠지만 타오르는 불빛이 주위를 환하게 밝혀주었다. 어두운 산속에서 타닥타닥 모닥불 타오르는 소리와 산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산새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줬고, 고기 굽는 냄새와 모닥불의 연기 냄새는 코를 간질거리며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보옥과 몽은 모닥불 곁에 앉아 고기가 익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산비둘기고기와 토끼고기는 기름을 자글자글 흘리면서 서서히 익어갔다. 보옥이 몽을 향해 말했다.

 

 “어이! 바보!”

 

 몽은 처음엔 바보라는 말이 귀에 거슬렸으나, 하도 많이 들어서 이젠 그러려니 했다. 그리고 그게 꼭 악의(惡意)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더라도 바보라는 말에 대답이 곱게 나올 수는 없었다.

 

 “왜요?”

 

 몽이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보옥이 고갯짓으로 봇짐을 가리켰다.

 

 “저기 짐 좀 풀어봐.”

 

  몽은 보옥을 한번 슥 쳐다보고는 일어나서 봇짐을 주섬주섬 풀었다. 봇짐을 풀면서 몽이 물었다.

 

 “뭘 꺼내면 되요?”

 

 “술.”

 

 보옥의 말에 몽이 보옥을 획 돌아보았다.

 

 “뭐요? 술?”

 

 “그래. 술.”

 

 황당한 표정의 몽과는 대조적으로 보옥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아니 무슨 여자가 술에 환장했어요? 이렇게 짐이 많은데, 차라리 술을 빼고 짐을 줄였어야 하는 것 아니에요?”

 

 보옥이 몽을 노려보며 말했다.

 

 “야! 너 여자가 술을 좋아하네, 어쩌네, 그런 말 한번만 더하면 나한테 또 맞는다.”

 

 “아니! 내말은 남자였더라도 마찬가지예요! 무거워 죽겠구만!”

 

 “엄살 그만 피우고, 거기 있는 가죽부대나 꺼내 봐!”

 

 몽은 불퉁한 얼굴로 가죽부대를 찾았다. 그런데 가죽부대는 두 개가 있었다. 몽이 보옥을 향해 외쳤다.

 

 “가죽부대가 두 개 있는데, 설마 두 개다 술은 아니겠죠?”

 

 “그래! 하나는 물이니까 열어보고 술을 가져와.”

 

 몽은 하나를 열어봤다. 그러자 그곳에서 향긋한 술 냄새가 올라왔다.

 

 ‘흐음!’

 

 몽은 향긋한 술 냄새를 잠시 즐겼다. 어제 처음으로 술을 마신 몽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금방 적응이 되는 것 같아서 몽 스스로도 그것이 무척 신기했다. 몽은 가죽부대를 보옥에게 가져다주었다.

 

 “자요.”

 

 “고마워.”

 

 보옥은 생긋 웃으며 몽으로부터 가죽부대를 건네받았다. 몽은 비둘기고기와 토끼고기 꼬챙이를 부지런히 돌려가며 골고루 익혔다. 겉이 많이 타지 않고 속까지 다 익히려면 제법 시간이 걸릴 터였다. 보옥은 술을 한 모금 들이키더니 입가를 슥 닦고는 몽을 향해 물었다.

 

 “그런데, 이것들은 어떻게 잡았니?”

 

 보옥을 바라보는 몽은 보옥의 모습이 참 가관이라고 생각했다. 다리를 쩍 벌리고 술이 담긴 무거운 가죽부대를 한손으로 떡하니 들어서 벌컥 들이키더니 옷소매로 입가에 묻은 술을 슥 닦는 모습은 완전히 상머슴의 모습과 다를 것 없었다.

 

 “참나. 여자가 하는 행동이 완전 산적두목이 따로 없네요.”

 

 “야! 내가 여자 어쩌고, 하지 말라고 했지?”

 

 몽은 보옥이 화를 내자 얼른 입을 다물었다.

 

 “글쎄, 이것들은 어떻게 잡았냐니까? 네가 활을 들고 있는 것도 아니고, 창을 들고 있는 것도 아니잖아?”

 

 “창이나, 활을 들었다고 해도 한 번도 써보지 않아서 그런 건 사용할 줄도 몰라요.”

 

 “그럼?”

 

 “돌을 던져서 잡았죠.”

 

 “뭐? 그럼 돌팔매질로 잡았다고?”

 

 “네. 어렸을 때부터 해봐서 저는 그게 제일 편해요. 재미도 있고. 그나저나 불은 어떻게 피운 거예요?”

 

 몽은 단주와 소단주 그리고 흑영단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공가(空家)에 들렀던 하인들로부터 간단히 설명을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소단주 보옥이 마교의 교주와 싸워서 호각지세(互角之勢)였다는 이야기나 보옥이 옥성여제(玉成女帝)로 불린다는 사실이나, 교주와 보옥이 싸울 때 손에서 불길이 일어나고 광풍이 휘몰아친 이야기와 같은 것들은 전혀 들어본 적이 없어서 알지 못했다. 산속에 홀로 지내다 보니 그럴 기회가 없었던 것이었다. 하인들이라도 자주 들렀다면 들을 수 있었을 테지만, 천민이었던 자신이 하인들의 고통을 알고 일을 덜어준답시고 더 이상 밥을 가져올 필요가 없어서 오지 말라고 일렀기에 하인들과도 더 이상 마주칠 일이 그동안 없었던 것이다.

 

 보옥은 몽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대충 말을 얼버무렸다.

 

 “뭐...그냥.... 적당히 알아서 피웠어. 그건 다 익었어?”

 

 보옥이 말을 돌리자 몽은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산비둘기고기와 토끼고기를 들어서 이리저리 돌려가며 확인을 해봤다. 산비둘기고기는 노릇노릇 잘 구워졌지만, 토끼고기는 조금 더 익혀야 할 것 같았다.

 

 “이것먼저 드세요. 뜨거우니까 조심하시고요.”

 

 몽은 산비둘기고기를 찢어서 보옥에게 건넸다. 보옥은 잘 익은 산비둘기 고기를 술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보옥이 술이 든 가죽 부대자루를 건네며 몽에게 물었다.

 

 “너도 마실래?”

 

 “네? 하지만...”

 

 몽은 어제 처음 마셔본 술이었지만,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났다. 물론 조금 전 맡았던 술의 향은 어제와는 분명히 달랐지만 마셔보고 싶었다. 하지만, 조금 전 보옥을 향해 짐도 무거운데 술을 챙겼다고 뭐라고 해놓고 달라고 하기가 민망해서 참고 있던 순간에 보옥이 건네자 무척 반가웠지만, 그렇다고 덜컥 건네받기에는 손이 부끄러웠다. 보옥은 몽이 망설이기에 부대자루를 쳐다보다가 자신이 마신다고 부대자루 주둥이에 묻힌 고기기름이 보였다. 보옥은 몽이 그것을 보고 더러워서 먹지 않는다고 생각하고는 물었다.

 

 “왜? 더럽냐?”

 

 몽은 손이 민망해서 건네받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생각과는 전혀 상관없는 질문에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아, 아니요. 제가 입을 대면 소단주님이 더러워 하실까 봐요.”

 

 사실 보옥은 누가 먹는 음식을 같이 먹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릴 때부터 부유한 환경에서 귀하게 자란 보옥은 누가 입댄 것을 먹을 일도 없었지만, 그럴 일이 있다고 해도 더러워서 먹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몽과 함께 나눠 먹는다는 것은 그리 더럽게 느껴지지가 않았고,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되었다.

 

 “괜찮아! 내가 그렇게 깔끔이나 떠는 사람으로 보여? 그냥 마셔!”

 

 몽은 잠시 망설이다가 보옥으로부터 술을 건네받아 술을 한 모금 벌컥 마셨다. 고운 향이 입 안 가득 퍼졌다.

 

 “그런데 이건 무슨 술이에요?”

 

 “나도 잘 몰라. 아버지가 초(楚)나라에서 가져온 술이라고 하던데, 향이 좋더라구.”

 

 둘은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고기와 술을 마셨다.

 

 몽은 잠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나무 위 굵은 가지들 사이사이에 나뭇가지들을 걸었다. 나무가 울퉁불퉁하고 비스듬하게 누워야 해서 많이 불편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자주 그렇게 해봤던 몽은 그것이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보옥은 몽이 만들어 준 잠자리가 불편해서 그냥 앉아서 천천히 운기조식(運氣調息)을 했다. 보옥은 가끔 무공을 수련할 때 며칠밤낮을 자지 않고 운기조식을 병행하며 수련했기에, 잠을 자지 않는 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게다가 이렇게 운기조식을 하고나면 오히려 온 몸이 개운해지고 가뿐해지기까지 했다. 몽은 보옥이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고 있기에 물었다.

 

 “저...혹시... 잘 때 앉아서 자요?”

 

 보옥이 한쪽 눈만 슬쩍 뜨면서 말했다.

 

 “아니? 나 지금 바쁘니까 말 시키지 말고 그냥 조용히 자라.”

 

 ‘가만히 앉아서 뭐가 바쁘다는 거야? 진짜 성격이 이상하다니까.’

 

 몽은 더 이상 보옥에게 말을 걸지 않고 가만히 누웠다. 오랜만에 밖에 누워서 가려진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달빛은 교교히 숲을 비추었고, 반짝이는 별들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 같았다. 새까만 밤하늘의 은하수는 빛의 궁륭(穹窿)을 만들어 신비로운 하늘 길을 만들고 있었다. 가만히 별을 바라보던 몽은 이전과는 다르게 크고 작은 별들이 모여서 어떤 도형을 하늘에 그리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고, 그것은 자신이 천서에서 봤던 것과 흡사하게 느껴졌다. 몽은 아직 방대한 천서의 일부분만 알고 있었기에 하늘의 별들이 정확히 어떤 뜻을 의미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별들이 그냥 떠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미를 나타낸다는 것은 어렴풋이 느낄 수가 있었다. 몽은 북극성과 주위의 별들을 바라보았다.

 

 ‘저 북극성은 정말 별들의 왕일까? 북극자미대제(北極紫薇大帝)의 모습일까? 옆에 있는 북두칠성은 북두성군(北斗星君)의 모습이 맞는 걸까? 저 별들이 사람의 죽음을 관장하고, 남두노인성의 남두성군(南斗星君)은 삶을 관장하는 것일까?’

 

 

 몽은 여러 가지 생각들로 혼란했다. 게다가 보옥이 달빛을 받으며 고요히 앉아서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몽 역시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몽은 천서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몽은 아무리 어두운 곳에서도 글들이 뚜렷하게 나타나 살아서 움직이듯 보이는 것에 매번 신기함을 느끼며 훑어보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먼 거리라도 금방 다녀올 수 있다면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될 텐데. 여긴 그런 건 없나?’

 

 몽이 그런 생각을 하자 갑자기 눈앞의 글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더니 몽의 눈앞에 떡하니 뭔가가 나타났다. 몽이 눈앞에 나타난 글을 읽어보니 거기엔 축지법(縮地法)이라고 쓰여 있었다.

 

 ‘축지법?’

 

 몽은 그것을 읽어 내려갔다.

 

 - 축지법은 땅을 공간으로 접어 먼 거리를 순식간에 이를 수 있는 술법이다. 처음에는 일보(一步)의 공간을 접는 것부터 시작하여 나아가 이보(二步), 삼보(三步)씩 차츰 늘려간다. 완전히 익히게 되면 능히 천리(千里)에 이르는 거리를 공간에 접어 단 한걸음에 천리를 갈 수 있다.

 

 ‘뭐야? 엄청나잖아? 정말 이렇게만 된다면 엄청 편하겠다! 이렇게 몇날며칠을 고생하지 않아도 되고.’

 

 거기에는 축지법을 익히기 위해서 해야 할 기의 운용방법과 호흡법 등이 나와 있었다. 아직 몽은 기와 호흡법에 대해서는 몰랐지만, 내용이 재미있어서 계속 읽었다. 그렇게 몽은 천서에 빠져들었고, 보옥은 운기조식을 하며 밤을 새웠다.

 

 보옥과 몽은 며칠 동안 그렇게 낮에는 걷고, 밤에는 나무위에서 쉬며 계속해서 길을 걸었다. 그렇게 엿새째 되던 날 그날도 어김없이 몽은 사냥을 하러 가고 보옥은 불을 피우기 위해 나무를 모았다.

 

 몽이 사냥감을 살피는데 저 앞에서 꿩이 걸어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꿩은 무척 예민한데다가 아주 빠르게 달릴 수가 있고, 또 날아가 버릴 수도 있어서 돌팔매질로 잡기는 제법 어려웠지만 며칠 동안 짐을 메고, 돌팔매질을 하느라 계속 힘을 쓰면서 점점 더 힘이 세지고, 몸이 날렵해지는 변화를 겪고 있는 몽에겐 쉬운 먹잇감이었다.

 

 몽은 쥐고 있던 돌멩이를 빠르게 날렸고, 그것은 정확하게 꿩의 머리통을 박살내버렸다.

 

 “좋았어!”

 

 몽이 싱글벙글 웃으며 꿩을 주워서 들었는데 어디선가 외치는 들려왔다.

 

 “야! 너는 누군데 감히 내 사냥구역에서 마음대로 사냥을 하는 거야!”

 

 몽이 소리가 나는 곳을 돌아보니 그곳에는 어떤 청년과 한 여인 그리고 험상궂게 생긴 사내 몇이 활과 창을 들고 서있었다.

 

 몽은 이 첩첩산중에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이상했지만, 이곳에 사냥구역이 따로 정해져있다는 말은 더 이상했다.

 

 “여기가 댁의 사냥구역이라구요?”

 

 몽이 말을 하자 청년이 앞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그래! 내 사냥구역이다!”

 

 “이런 첩첩산중에 사냥구역을 따로 정해 놓았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네요.”

 

 몽의 말에 청년이 말했다.

 

 “크흐흐. 당연하지. 우리는 산에서만 사는 사람들이니까.”

 

 “그런데, 도대체 누구세요?”

 

 몽의 물음에 청년과 사내들은 잠시 킬킬거리며 웃더니 청년이 몽을 향해 당당하게 말했다.

 

 “나는 진(秦)나라와 조(趙)나라, 그리고 연(燕)나라의 모든 녹림의 무리들 중에서 우두머리인 녹림의 왕 패력대제(覇力大帝) 감항이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7 37화 명검 승사(勝邪) 2022 / 1 / 24 90 0 4906   
36 36화 동굴 2022 / 1 / 24 84 0 6129   
35 35화 수련 2022 / 1 / 23 88 0 5781   
34 34. 백강. 몽과 함께 떠나다 2022 / 1 / 23 86 0 5501   
33 33. 백매(百魅) 2022 / 1 / 23 82 0 6340   
32 32. 이무기 광아 2022 / 1 / 22 92 0 5396   
31 31. 공청석유(空靑石乳)를 찾아서 2022 / 1 / 22 89 0 5129   
30 30화 풍백지력(風伯之力) 2022 / 1 / 22 85 0 8000   
29 29화 읽어버린 힘 2022 / 1 / 21 87 0 5522   
28 28화 신장(神將) 2022 / 1 / 21 92 0 5309   
27 27화 나찰(羅刹) 2022 / 1 / 21 89 0 5810   
26 26화 설연화(雪蓮花) 2022 / 1 / 20 95 0 5586   
25 25화. 삼족섬(三足蟾)을 찾아서 2022 / 1 / 20 99 0 5482   
24 24화 보옥의 위기 2022 / 1 / 20 98 0 5317   
23 23화 감응천의 악랄한 계략 2022 / 1 / 19 100 0 5199   
22 22화 녹림의 수모 2022 / 1 / 19 103 0 6369   
21 21화 괴력자(怪力子) 구현웅 2022 / 1 / 19 99 0 5589   
20 20화 보옥의 분노 2022 / 1 / 19 98 0 5578   
19 19화 녹림의 총단 2022 / 1 / 19 101 0 6262   
18 18화 녹림의 왕 2022 / 1 / 18 101 0 7383   
17 17화 보옥과 몽의 여행. 2022 / 1 / 18 99 0 5260   
16 16화 신물(神物)을 찾아서. 2022 / 1 / 17 103 0 5668   
15 15화 보옥과 몽의 술자리 2022 / 1 / 16 102 0 5214   
14 14화 이상한 감정 2022 / 1 / 16 103 0 6713   
13 13화 보옥의 장난 2022 / 1 / 15 105 0 4544   
12 12화 옥성여제와 몽의 만남 2022 / 1 / 15 105 0 5378   
11 11화 옥성여제(玉成女帝)의 탄생 2022 / 1 / 15 108 0 5449   
10 10화 교주(敎主)와의 대결 2022 / 1 / 14 112 0 5016   
9 9화 수라혼귀(修羅魂鬼) 2022 / 1 / 14 113 1 5171   
8 8화 마교(魔敎) 2022 / 1 / 14 112 1 5398   
 1  2  3  4  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