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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39화)
작성일 : 19-10-21 14:43     조회 : 25     추천 : 0     분량 : 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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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검찰청을 나온 민 반장이 사무실에 돌아온 것은 늦은 오후였다. 민 반장이 검찰청에 호출되어 불려갔다는 것을 아는 강력반 형사들은 사무실로 들어서는 민 반장의 눈치부터 살폈다.

  그러나 민 반장은 그런 강력반원들의 마음을 모르는 듯 무심하게 한 마디 말도 없이 자리에 앉았다. 모두들 검찰청에서의 일이 궁금했지만 아무도 민 반장에게 묻는 사람이 없었다. 보다 못한 차 형사가 슬쩍 다가가 말을 걸었다.

  “괜찮으세요?”

  “뭐가?”

  “독종한테 불려갔다면서요?”

  강력반 형사들에게 이수혁 검사의 별명이 ‘독종’이었다.

  “그래서?”

  “예!?......”

  “오늘은 뭐 보고할 일 없어?”

  민 반장이 오히려 팀원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차 형사가 멀쑥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 본 뒤 민 반장에게 물었다.

  “지금 바로 수사회의를 준비할까요?”

  뒤늦은 수사회의가 열렸다. 현장에 나간 형사들을 제외하고 차 형사를 비롯해 사무실에 남아 있던 형사들이 민 반장 책상 앞으로 의자를 끌어 당겨 모여 앉았다. 차 형사가 먼저 보고를 시작했다.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작은 진척은 있었습니다.”

  차 형사가 주머니에서 아이패드를 꺼내들었다.

  “일전에 보고 드렸던 전역자들에 대한 추가 확인사항입니다. 조사 대상 524명 중 109명의 당일 알리바이가 확인 됐습니다. 그들의 알리바이를 입증해 줄 사람들이 여럿이라 그들은 제외해도 될 것 같습니다. 남은 415명 중은 계속해서 조만간 모두 만나 볼 예정입니다.”

  “수고했어. 차 형사는 다른 일보다 우선적으로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도록 해. 작은 일이라도 놓치지 말고……. 그리고 전역자들이 많이 취업한 곳이 어딘지도 같이 조사해봐. 다른 사람들은?”

  민 반장은 이 검사와 협의했던 사항을 드러나지 않게 넌지시 차 형사에게 지시했다. 차 형사가 민 반장을 바라보았다. 자신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였다. 뒤를 이어 박 형사가 보고를 했다.

  “박 변호사 주변을 조사해 봤는데요. 박 변호사가 좀 특이한 성격인 것은 맞지만, 주변 사람들 말로는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할 만큼 유별났던 것은 아니랍니다. 물론 내연녀와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아내와 자식들에게 눈총을 받고는 있지만, 가족들은 그냥 모른 척하고 넘어가고 있던 눈치였습니다.”

  “박 변호사하고 대승그룹 하고의 관계는 조사 좀 해 보았나?”

  “예 그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박 변호사가 뇌물사건을 터트린 뒤 대승그룹에서 법적 대응을 강력하게 진행하더니 무슨 이유인지 갑자기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더 이상한건 박 변호사입니다.”

  “박 변호사가 왜?”

  “그렇게 증거까지 들이밀며 강하게 나오던 박 변호사가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고발 내용이 다소 오해가 있었다고 밝힌 겁니다.”

  “좀 이상하긴 하네. 둘 사이에 뭔가 거래가 있었던 거 아닐까?”

  차 형사의 말에 박 형사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빙고. 그 일이 있고 난 뒤 세간에는 대승그룹에서 박 변호사에게 거액의 입막음 돈을 건넸다는 말이 많았지만,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박 변호사 아내는 만나봤나?”

  민 반장이 물었다. 박 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아내 오지혜씨와 두 쌍둥이 딸을 만나보았지만……. 문제가 많은 가정이었던 것 같던데요. 그들의 알리바이는 확실했지만, 박 변호사에 대해서는 이들이 정말 가족인가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더라고요.”

  “부인 쪽에서 이혼을 요구하고 있었다며?”

  차 형사가 물었다. 부부 사이라는 것이 좋을 때는 부부지만 사이가 벌어지면 원수 같은 사이가 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 이번 사건에 박 변호사의 아내 오지혜가 관여되어 있을 확률은 거의 없었지만 모든 가능성을 조사해 볼 필요는 있었다.

  “부부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다는 것은 오지혜씨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박 변호사가 폭력을 사용했다는 소문은 극구 부인하더라고요. 내가 보기에는 아마 자존심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불쾌하다는 표정을 감추질 못하더라고요.”

  민 반장은 돈 많은 사람들이 때로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지저분하고 타산적인 경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승그룹에서 범행을 사주한 것이 아닐까요?”

  김 형사의 말에 박 형사가 손을 저었다.

  “아냐. 그건 아닌 것 같아.”

  박 형사가 민 반장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렇잖아도 대승그룹 비서실 관계자를 만나봤는데……. 오히려 그 쪽에서 더 난감해 하더라고요. 뇌물 고발 사건이 겨우 사람들의 기억에서 잠잠해져 가고 있는 시점에서, 당사자인 박 변호사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관계자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자기들에게 쏠리는 의혹에 자기들도 어떻게 해야 될지 난감하답니다.”

  박 형사의 말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이해가 될 것 같았다.

  “관리담당 임원을 만나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그 양반은 도리어 내게 역정을 내더라니까요. 왜 범인을 빨리 못 잡느냐고. 그러면서 이번 일로 자기들에게 무슨 이득이 있겠다고 문제를 일으키겠냐는 거죠.”

  “일부러 연막 피우는 것 아닐까?”

  민 반장이 무심하게 물었다. 박 형사가 손사래를 쳐가며 그건 절대 아닐 거라고 말했다.

  “제가 관계자들을 직접 조사하면서 느낀 거지만……. 그건 절대 아닙니다. 그들이 연막을 피우는 거라면 그중 한 명 정도는 작은 실수라도 할 텐데 전혀 그런 낌새를 눈치 챌 수가 없었는걸요.”

  “오지혜씨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요?”

  김 형사가 무슨 까닭인지 대승그룹에 대해 집착을 했다. 그러나 박 형사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소문처럼 조카딸이 박 변호사에게 심한 대우를 받고 있다 해도, 그룹에 미칠지도 모를 막대한 위험을 감수할 만한 사안은 아닐 겁니다. 그런 일 때문에 자기들에게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위험한 행동을 하겠습니까?”

  “그렇겠지?”

  “예……. 그건 아닐 겁니다.”

  박 형사가 자신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맞는 말이었다. 아무리 조카딸이 예쁘고 사랑스러워도 국내 몇 손가락 안에 드는 현재의 대승그룹과 맞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건 꼭 경제적인 논리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식일 것이다.

  민 반장이 알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보고 내용이 마음에 든다는 것인지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민 반장을 바라보던 김 형사가 느릿한 말투로 보고를 했다.

  “언론 보도가 나간 뒤 시민들의 제보가 장난 아니게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제보자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오토바이를 봤다고들 하지만, 막상 확인을 해 보면 비슷하거나 잘못 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직은 사건에 도움이 되는 제보는 없었습니다.”

  언론에 보도가 되면 많은 제보가 있을 것이란 예상은 맞았다. 언론 보도가 나간 다음 날부터 수 백 통의 전화가 쏟아져 들어왔다. 그 바람에 강력반의 업무가 마비가 될 정도였다. 그렇다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제보를 마다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결국 민 반장은 강력반 옆의 사무실에 별도의 팀을 꾸려 시민들의 제보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수사에 도움을 줄만한 제보는 별로 없었다. 때로는 엉뚱하게 다른 사람을 괴롭히려는 생각에 거짓 제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접수된 제보는 일일이 다 확인을 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라 가뜩이나 수사 인력이 부족했던 강력반으로서는 죽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그런 제보라도 없는 것 보다는 나았다.

 

  “대경모터스에서 과거 3년 동안 사간 사람들 명단을 받아오긴 왔는데요……. 일단 전부 체크를 할 예정입니다만, 문제가 좀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경우는 별 문제 없지만, 이미 팔아버린 오토바이는 추적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 팔아도 중간에 매매 업자를 끼고 하지 개인끼리 사고팔진 않았을 것 아냐?”

  차 형사의 말에 김 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맞습니다. 문제는 중고업자에게 판 것은 이력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사간 사람들을 추적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일일이 다 체크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민 반장이 눈을 감고 손가락 끝으로 눈두덩을 꾹 눌렀다. 뻑뻑했던 눈이 다소 시원해진 것 같았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풀릴 것 같으면서도 풀리지 않는 퀴즈로 가득 찬 것 같았다.

  “오토바이도 구청에 등록하지 않나?”

  차 형사가 물었다.

  “예. 등록을 합니다만……. 아직 자동차처럼 전산화가 되어 있질 않아 체계적인 추적이 어렵습니다. 일일이 다 확인을 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인데?”

  형사들마다 어렵다는 보고에 다소 힘이 빠진 민 반장이 지친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범인은 어디에 있는 거야. 어떻게 실마리를 찾아야 하는 거야.

  “일단 확보된 명단을 연령대와 거주지별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분류가 끝나면, 아무래도 사건과 연관이 더 있는 이삼십 대 구입자와 수도권 구입자부터 먼저 조사를 할 생각입니다.”

  “그래……. 김 형사는 아무래도 현장을 뛰어야 하니까, 분류 작업은 김미림 순경이 좀 맡아서 해주지 그래?”

  “예.”

  민 반장의 말에 김 순경이 두 뺨에 작은 보조개를 지으며 말했다. 그런 김 순경을 바라보며 김 형사가 머리를 긁적거렸다.

  “참. 혹시 구입자 중에 대승그룹과 관련된 사람이 있는지 확인이 되나?”

  민 반장이 문득 생각난 듯이 물었다.

  “죄송합니다. 아직 다 분석이 다 끝나지 않아, 아직은 확인이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빨리 조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래 알겠어. 조사할 때 그 점도 꼭 확인해 봐.”

  “알겠습니다.”

  대승그룹? 민 반장의 말을 차 형사와 박 형사가 속으로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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