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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Impairment
작가 : 쿤호
작품등록일 : 2019.11.9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완벽한 고등학생 선우.
그는 어느 날 참석한 봉사활동에서 삶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29화
작성일 : 19-11-09 03:21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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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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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의 만남이 있은 후 2주일 정도가 지났다. 그 동안 조형사의 생활에 특별한 점은 없었다. 조형사가 있는 곳도 평소처럼 사건 없고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그러나 오늘 그의 표정은 조금 긴장한 듯 굳어 있었다. 선우의 말대로라면 바로 오늘이다. 오늘 무엇인가가 벌어진다. 과연 정말 선우의 말 대로일까? 그렇다면 우리가 상대를 할 수 있을까? 머리 속이 복잡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단순하게 내가 할 일만 생각하자. 이건 내가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는 마음을 다 잡고, 저녁이 되기를 기다렸다.

  그날 저녁, 시골의 밤은 금방 어두워졌다. 여름인 데도 밤에는 여전히 쌀쌀한 날씨였다. 조형사는 퇴근 후 집으로 향하지 않았다. 외투를 챙겨 입고, 신발을 동여맨 그는 차를 타고 어디론 가 향했다.

  도착한 장소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의 한 공사장이었다. 조그만 건물을 짓고 있는 곳인데 저녁이라 인부들은 아무도 없었다. 조 형사는 그 건물이 잘 보이는 곳 중에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찾아 차를 댄 후, 시동을 끄고 잠복을 시작했다. 그는 오랜 만에 심장이 뛰고 피가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한 시간? 두 시간? 아무리 형사지만 차에서 창밖만 바라보며 보내는 시간은 더디게 갔다. 긴장한 채 경직되어 있던 몸은 점점 피곤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상한데… 장소를 잘 못 짚은 거 아냐? 혹시 내가 잘 못 왔나? 아닌데… 분명 여기가 맞는데… 혹시 모르니 내려서 한 번 둘러볼까? 아니면 화장실이라도…’

  한참을 이 생각 저 생각하며 고민에 빠진 조형사는 조금 더 기다리다 차 문 손잡이에 손을 갔다댔다.

  철컥

  문 열리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그 소리에 본인 심장이 덜컹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문을 슬며시 열고 아무도 없는 거리로 조용히 나간 조형사는 어두운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쏴아아아아아

  그는 그의 몸에 오랜 시간 있었던 것을 배출했다. 시원한 본능적 쾌감이 그의 몸을 타고 뇌로 전달되는 것이 느껴졌다. 바로 그 때였다. 뭔가 소리가 들렸다.

  ‘응? 차 소리 같은데?’

  그는 부르르 떨리는 몸을 추스르고 지퍼를 급하게 올린 후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용한 그의 발걸음은 흡사 고양이의 그것과 같았다. 골목에 몸을 숨긴 채 그의 눈동자는 빠르게 소리가 나는 곳을 찾았다. 그리곤 소리의 근원지인 차를 발견했다.

  검정색 소나X. 그의 눈에 H사의 차량이 들어왔다. 그의 시선은 차량 앞 범퍼를 지나 운전석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차량의 불빛에 의해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다. 차는 그가 숨어있는 골목을 지나쳐 공사장으로 향했다. 그는 차량을 계속 응시했다. 그림자가 비췄다. 두 명의 남성으로 보였다.

  차량은 공사장 앞에서 멈춰 섰다. 그는 행여나 들킬까 하는 마음에 벽으로 몸을 더 밀착해 골목에 몸을 숨겼다.

  철컥, 철컥

  차량에서 두 사람이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이번엔 그의 모든 신경을 귀에 집중하며 들리는 소리에 집중했다. 조금 후에 고음과 저음의 남자 둘의 대화가 들렸다.

  “여기 맞지?”

  “응, 맞는 거 같아.”

  “얼른 하고 가자.

  “그래, 근데 오는 길에 무슨 소리 못 들었어?”

  “응? 무슨 소리?”

  “무슨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던 거 같은데.”

  “물? 무슨 소리야 그게.”

  “그 왜 있잖아. 쏴아아아아아 하는 소리. 샤워기 소리 같기도 하고…”

  “샤워기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주변에 집도 없는데 무슨 소리야. 잠깐? 혹시 누가 오줌 누는 소리 아니야?”

  “응? 맞는 거 같아! 내 쪽에서 들린 거 같아.”

  “그래? 잠깐만 확인해보자.”

  아무래도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그의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그 둘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소리가 들렸다. 조형사는 당황하여 반대 구석으로 황급히 몸을 숨겼다.

  “응? 여기 누가 오줌 눴네.”

  “누구지?”

  “노숙자 아니야? 건물에 숨어사는 노숙자가 많다고 들었던 것 같아.”

  “음… 그런 거 같긴 한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둘러보자. 넌 저쪽으로 가봐”

  그 둘은 흩어져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 중 한 명이 조형사가 숨은 곳으로 점점 다가왔다. 조형사는 숨소리도 숨긴 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권총에 손을 대고 있었다. 바로 그 때.

  “야, 봐 봐. 이 차는 뭐냐? 왜 이런데 주차를 해 놨지?”

  조형사의 차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조형사에게 다가오던 한 남자는 그 소리를 듣고 발길을 돌려 소리가 나는 곳으로 걸어갔다.

  “누가 버리고 간 거 아니야?”

  “아니야. 더럽긴 한데 버리고 그런 건 아니야. 계속 타는 차야.”

  “하긴, 너가 차를 잘 알지.”

  “음… 어떡하지. 저 쪽은 찾아 봤어?”

  “응, 아무도 없어.”

  “그래? 이상하네…”

  “그냥 누가 주차할 때 없어서 했나 보지. 빨리 하고 가자. 나 긴장돼 죽겠어.”

  “이 동네는 딱히 주차위반을 잡는 곳이 아닌데… 이상하네…”

  “그럼 경찰이 잠복이라도 하나?”

  그 중 한 남성이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응?”

  “농담이야. 농담 하하. 떨려서 농담 한 번 해봤어. 일단 빨리 하고 가자. 늦게 들어가면 엄마가 뭐라고 한 단 말이야. 괜히 의심 살 수도 있고…”

  “음… 그럼 혹시 모르니까 이렇게 하자.”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의 그 남성은 날카로운 칼로 차 바퀴 네 곳을 차례대로 찔렀다.

  “응? 뭐해?”

  “차량 바퀴 펑크 내고 있어.”

  “아, 도망 못 가게 하려고?”

  “글쎄… 이 차가 주인이 있는 차라면… 도망을 못 가기도 하고, 우리를 못 쫓아오게 할 수도 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언젠가는 견인을 부르던가 차량 수리를 하러 오겠지?”

  “오! 그럼 너가 누가 주인인지 알 수 있겠구나!”

  “그렇지.”

  “주인이 없는 차라면 아무도 신경 안 쓸 거고, 우리는 손해 보는게 하나도 없네.”

  “응”

  “이야, 역시 넌 천재야. 그런데 혹시 주인이 우리 신고하면 어떡해?”

  “바보야, 우리가 한 줄 어떻게 알아? 블랙박스에만 안 찍히게 조심히 다니면 돼. 아까 위치 다 확인하면서 움직였어. 그리고 혹시 걸리면 불법주차해서 홧김에 그랬다고 하지 뭐. 그럼 벌금형 일거야.”

  “좋아, 그런데 그럼 그냥 블랙박스를 부시면 안돼? 해머로 앞 유리를 깨서 떼어내면…”

  “안 되지! 혹시 이 근처에 주인이 있을 수도 있잖아. 그럼 그 소리 듣고 나올 거 아니야. 그럼 위험할 수도 있어. 그런 위험을 감수할 필욘 없어. 일단 이 정도면 됐어. 얼른 가자.”

  “응, 알겠어.”

  “근데, 확실히 그 돈 주는 거 맞지?”

  “응, 맞아. 내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야. 걱정 마.”

  그렇게 그 둘은 공사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조형사는 난감했다. 우선 저들이 지금 의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 따라 들어가긴 힘들 것 같았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체포하자니 차량 파손에 대한 부분만 다룰 수 있어 선우가 계획한 일을 그르칠 것만 같았다. 마지막으로, 그들의 계획을 들은 입장에서 차량을 가져가지 못하고, 수리도 당분간은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 상황에서 뭐가 최선일 지 고민했다. 그리곤 그 둘이 다시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 그 들이 차량을 타고 돌아가는 모습을 본 후 에야 그 곳에서 빠져나갔다. 그의 머리속은 또다시 복잡 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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