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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Impairment
작가 : 쿤호
작품등록일 : 2019.11.9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완벽한 고등학생 선우.
그는 어느 날 참석한 봉사활동에서 삶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38화
작성일 : 19-11-09 03:26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7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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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안의 공간은 침묵으로 가득 찼다. 선우와 조형사 둘은 아까 두 청년이 숨어있던 산 속의 폐가로 다시 돌아가는 길이었다. 좀 전의 일들과 긴장했던 순간들로 심신이 지쳐 있던 둘은 말을 아꼈다. 선우는 긴장감이 풀리며 졸음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기에 마냥 긴장을 놓을 수는 없었다. 긴 침묵을 깬 건 조형사였다.

  “어떻게 거기서 녹음기를 넣을 생각을 했어? 걸렸으면 진짜 위험했을 텐데.”

  “안 걸렸어도 위험했는데요, 뭐. 하하.”

  “그렇긴 하지만, 임실장이란 사람 만만치 않은 사람이던데.”

  “간절하면 뭐든 되나 봐요. 저도 제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두 번 다시 기회가 안 올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 사람을 놓친 건 아쉽지만…”

  “괜찮아. 우선 네가 안전한 게 제일 중요해. 그것 만으로도 충분해. 그리고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사람에게 총을 못 쏘는 게 당연해. 그래서 내가 너를 더 좋아하고 믿는 거야.”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빈 말 아니야. 그리고 넌 네가 할 수 있는 그 이상을 해냈어. 자부심 가져도 돼.”

  “자부심은요 뭐… 어쩌다 상황이 잘 맞아 떨어진 거죠.”

  “그게 다 너의 능력이야. 그리고 이 녹음기는 정말 큰 힘이 될 거야. 우리 겨우 잡은 이 기회를 꼭 잡도록 해보자.”

  “예, 좋아요.”

  “그런데 내가 스마트워치를 볼 거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

  “아, 형사님이 항상 팔에 차고 있던게 생각이 났어요. 운전 중이라면 거기서 울리는 소리를 못 들을 리도 없고.”

  “관찰력도 참 좋다.” 조형사는 대견스럽다는 표정으로 선우를 보며 말했다.

  “하하 쑥쓰럽게. 아, 형사님.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당연하지, 뭔 데?”

  “그…”

  “뭔 데 그렇게 뜸을 들여? 빨리 말해봐.”

  “정말 임실장이랑 제대로 붙으면 이길 수 있으세요?”

  “뭐?”

  “아니… 뭐 의심하는 건 아니고… 저도 어느정도 데이터가 있어야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하니까…”

  “당연하지! 제대로 붙었으면 진작 때려 눕혔지.”

  “그래요? 그럼 다음엔 형사님에게 맡기면 되겠네요.”

  “응? 다음에?”

  “예, 어쨌든 다시 잡아야 될 것 아니에요.”

  “그… 그렇지.”

  “응? 형사님 긴장하신 것 같은데요?”

  “긴장은 무슨! 피곤해서 그렇지.”

  “예? 갑자기요?”

  “나이 먹어봐. 멀쩡히 있다가도 가끔 몸이 떨리고 그래.”

  “에이… 뭐에요.”

  “어? 안 믿네? 진짠데 하하. 진지하게 말하면 둘이 붙으면 아마 둘 중 하나는 죽어야 끝날 거야. 아까 상대하면서 이거 하나는 확실하게 느꼈어. 임실장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거… 그리고 그의 실력은 진짜야.” 조형사는 갑자기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곤 말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난 한 입 갖고 두 말 안해. 내가 무조건 이겨. 그러니까 선우 넌 걱정 말고, 멋드러지게 계획을 짜봐.”

  “예, 알겠습니다!”

  둘은 서로를 마주보며 힘껏 웃었다. 둘의 신뢰감은 더욱 더 깊어져만 갔다.

 

  둘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차는 어느덧 아까 폐건물이 있던 산에 도착했다. 날은 이제 자연적인 빛이라곤 보이지 않고, 인공적인 불빛만 듬성듬성 보이는 정도였다. 조형사는 랜턴을 챙기며 말했다.

  “선우야, 밤이라 좀 위험할 거 같은데? 나 혼자 갔다올게.”

  “예? 아니에요. 괜찮아요.”

  “지금 상황은 의지만 가지고 괜찮다고 할 게 아니야. 현실적으로 이렇게 어두운데 휠체어를 타고 여기 올라가긴 힘들어.”

  “그래도… 그 놈들은 두 명이라 형사님 혼자 갔다가 돌발상황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음… 그럼 이렇게 하자.” 조형사는 선우에게 등을 보이며 앉았다. “자, 내가 엎고 갈게.”

  “예? 아니에요, 형사님. 괜찮아요. 여기 예비 휠체어도 있고.”

  “지금 여기서 이렇게 낭비할 시간 없어. 그 놈들이 도망 갔을 수도 있어. 빨리 움직여야 돼. 내가 생각했을 땐 지금 이게 최선이야.”

  “아… 아니에요. 저 진짜 괜찮아요. 혼자 갈 수 있어요.”

  “선우야, 괜찮아.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제대로 된 도움을 받고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일에서 나를 도와주면 돼. 그렇게 윈윈하는 게 더 좋은 관계고, 사람 사는 세상인거야. 너 혼자 모든 걸 다 하는게 잘난 건 아니라는 말이야. 이번엔 내 말 대로 하자. 그리고 위에 아까 두고 온 휠체어도 있잖아. 딱 거기까지 만이야.”

  조형사는 선뜻 말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선우를 넓은 등짝에 강제로 실었다. 그리곤 구부렸던 두 다리를 힘껏 폈다. 선우의 몸이 공중으로 떴다.

  “자, 꽉 잡아. 떨어지면 위험해. 대신 네가 랜턴을 들어.”

  “예… 알겠어요.”

  둘은 호흡 좋은 콤비처럼 앞을 비추며 성큼성큼 산으로 향했다. 산속의 밤은 서늘했지만, 둘에겐 그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조형사의 숨이 가빠지며 허리가 뻐근해지는 것을 느낄 때쯤, 그들은 폐건물에 도착했다. 조형사는 가장 먼저 아까 한 남자를 수갑 채워 논 곳으로 서둘러 갔다.

  “에이… 역시.” 그 남자가 있던 곳에는 반쪽 남은 수갑만이 매달려 있었다.

  “도망갔네요…”

  “응, 절단기 같은 걸 사용한 거 같아. 이제 어쩐다…”

  “음… 일단 멀리 가진 않았을 거 같아요. 자신들이 위험하단 걸 아니까, 본인들이 잘 아는 장소에서 뭔가를 해결하려고 할 거 같아요.”

  “응? 멀리 도망가서 숨어버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음… 제 생각은 달라요. 그 중 한 명은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자신을 과신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히 여기서 우리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 거에요. ‘밴티지 포인트…’ 굳이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는 유리한 이 곳을 벗어날 이유가 없죠.”

  “그래? 좋아. 일단 우리 입장에서도 다행이네. 우선 네 휠체어부터 찾아올까?”

  조형사는 선우를 업고 아까 자신들이 걸었던 길로 갔다. 멀지 않은 곳에 선우의 휠체어가 산길에 나뒹굴고 있었다. 조형사는 쓰러져 있는 휠체어를 바로 세웠다. 다행히 휠체어는 괜찮아 보였다. 조형사는 선우를 그 위에 앉혔다. 선우는 두 다리를 얻은 마냥 편안한 기분을 느꼈다. 그렇게 둘은 이번엔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며 대화를 나눴다.

  “지하에 숨을 곳을 만들어 놓았다니… 이 곳은 뭔가 좀 기이하네요… 지하에 내려가 보셨어요?”

  “그냥 살짝 보기만 했어. 네 말대로 소름 끼치는 기분이었어. 그런 곳에 숨어 사는 그 놈들도 보통은 아니야.”

  “그러게요. 어쩌면 우리가 너무 밝은 데서만 살아서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밝은 곳에 오래 있다 갑자기 어두운 곳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안 보이자나요. 그런데, 어둠에 계속 있으면 눈이 차츰 적응되며 보이기 시작하죠. 그들은 이미 어둠에 적응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죠.”

  “음… 뭔가 그럴싸한데?”

  “형사님, 그래도 밝은 곳에 있는 저희가 맞다고 생각하고 살아야겠죠?”

  “그럼! 가정할 필요도 없어. 우리가 맞아. 그리고 적어도 밝은 곳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저들 때문에 어둠속으로 끌려가는 것 만은 막아야지.”

  “맞아요. 더 이상은…” 선우는 자신의 잘려 나간 다리를 보며 말끝을 흐렸다.

  “응? 저기 뭐야?”

  “예? 어디요?”

  “저기! 저 쪽에 뭔가 움직이는 거 같은데?”

  “어, 맞아요. 뭔가 어두운 그림자가 움직인 거 같아요.”

  둘은 그 방향을 향해 최대한 소리를 죽이며 다가갔다. 그 곳엔 사람 크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둘은 더 자세히 보려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다가갔다. 바로 그 때!

  퍽!

  갑자기 큰 소리가 났다. 갑자기 누군가 나타나 조형사를 뒤에서 기습했다. 각목 같은 막대기로 조형사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으악!”

  한 밤중 정적을 이루던 산 속에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사람이 한 명 바닥에 나뒹굴었다. 선우는 깜짝 놀라 그를 봤다. 그러나 조금 이상했다. 그는 분명 조형사가 아니었다. 조형사는 넘어진 그 사람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 손에 수갑을 채웠다. 그렇게 되기까지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이 놈아, 기습이 한 번 통하지 두 번 통하냐? 너네 같은 애송이들은 안 된다.”

  그 남성은 당황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하고 조형사와 선우를 번갈아 가며 쳐다봤다. 그런데 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이번엔 그 남성의 표정이 다시 묘하게 웃는 얼굴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선우가 놀라 주변을 돌아봤다. 그러다 놀라며 몸이 굳었다. 다른 남성이 선우의 뒤에서 선우의 목에 칼을 대고 서 있었다.

  “아저씨, 빨리 내 친구 풀어줘요.”

  “응? 네 놈이구나. 어디 숨었나 했더니 여기 숨어 있었니?”

  “숨다니요. 친구랑 잠깐 머리 좀 식히러 온거에요.”

  “이런 산골에?”

  “산골이라고 오면 안 된다는 법 있나요? 모든지 자신이 느끼는 게 중요하죠. 전 여기에 오면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머리도 잘 돌아가고.”

  “그래서 결국 머리 쓴 게 저거야?”

  “형사님, ’미끼를 놓고 뒤에서 공격한다’ 이것이 사냥의 기본이죠. 아니, 이건 낚시라고 하는게 더 맞으려나? 하하. 어쨌든 아저씨가 아끼는 이 놈이 다치는 거 보기 싫으면 빨리 내 친구 풀어주고 돌아가세요.”

  “걔가 다치면 네가 무사할까?”

  “글쎄요… 뭐 어쨌든 아저씨가 나를 죽일 순 없으니까. 이 놈만 불쌍하게 죽고 끝나겠죠.”

  무표정과 당당함을 섞은 이 남성의 표정에 조형사는 멈칫했다. 이 남성의 말이 진심으로 느껴졌고, 자신 때문에 선우가 잘못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왜 이럴 때는 항상 악인들이 유리한 것인지 화가 나기도 했다.

  “아저씨, 나 농담하는 거 아니에요. 빨리!!”

  그 남성은 선우의 목에 칼을 더 가까이 가져갔다. 날카로운 사냥용 칼날을 따라 하얀 선우의 목에서 빨간 피가 맺히기 시작했다. 어두운 공간에서 네 남자가 숨죽이며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긴장감이 최고조로 올라갔다.

  “탕!” 바로 그 때, 적막을 깨며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으악!”

  그 남성은 괴성을 지르며 바닥에 뒹굴었다.

  “야 이거 뭐야. 이 XXX야.”

  그 남성은 바닥에 떨어진 칼을 다시 쥐려고 손을 뻗으려다 포기하고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 남성이 조형사와 대화를 나눌 때, 선우가 몰래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 그 남성의 발을 쏴버린 것이었다.

  “어때? 네 놈도 당하니 아프지?”

  선우가 차가운 표정으로 그 놈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총구는 계속 그 남성을 향하고 있었다.

  “이 개 자식이! 장애인 따위가 누굴 내려다보는 거야?! 으악!!!”

  그는 고통과 분노로 괴성을 질렀다. 조형사가 급하게 다가와 그 놈에게도 수갑을 채우고 그 남성의 옷을 찢어서 총을 맞은 부위 위를 지혈을 위해 묶었다. 그리곤 입에도 재갈을 물리듯 천을 묶어버렸다. 그리곤 선우에게 다가갔다. 그제서야 선우는 총구를 거두었다.

  “괜찮아?”

  “예, 괜찮아요, 형사님. 임실장한테 예방주사를 맞은 덕에 이 정도 애들은 우습네요.”

  “하하, 그러게. 네가 이 놈들이 아직 있을 것이라 말한 것도 도움이 됐지. 이번에도 적중했어.”

  “아, 그래서 아까 바로 반격하신 거에요? 걱정했어요.”

  “응, 왠지 느낌이 왔거든. 함정일수도 있겠다는… 기습에 대응하느라 너를 신경 못 쓴 게 실수지만…”

  “잘하셨어요. 저도 짐이 되러 온 게 아니니까. 당당히 한 몫을 해야죠. 총 쏜 걸로 문책 당하시는 거 아닐까 좀 걱정되네요. 아무래도 이 놈은 진심인 것 같아 저도 고민할 시간이 없었어요. 죄송해요”

  “아니야, 잘했어. 그런 건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신경 쓰지마. 우리 둘 다 무사해서 다행이야.”

  “예, 우선 이 놈들을 어떻게 데리고 갈지 생각해볼까요?”

  두 남성은 조형사와 선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특히 총을 맞은 남성은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선우를 쳐다봤다.

  “음… 우선 다리가 멀쩡한 놈은 도망갈 염려가 있으니까 내가 차에 태우고 오는 게 나을거 같아.”

  “맞아요. 저도 그게 최선인 것 같아요.”

  “근데… 괜찮겠어?”

  “하하. 당연하죠. 이젠 둘 다 다리 못 쓰니 조건은 공평하고. 저 놈은 묶여 있고, 저는 총까지 들고 있으니 제가 훨씬 더 우위에 있어요. 걱정 말고 빨리 다녀오세요.”

  “음… 그래. 알았어. 빨리 갔다올게. 무슨 일 생기면 고민하지 말고 과감하게 총 쏴버려.”

  “옙. 굉장히 든든한 말이네요. 사실 처음이 어려웠지, 쏴보니 두 번째는 더 잘 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 아주 당당하니 좋다. 그럼 갔다올게.”

  조형사는 한 남성을 데리고 산 밑의 차로 내려갔다. 둘만 남게 되니 산 속은 더 어둡고 조용하게 느껴졌다. 바람 소리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조차 엄청 크게 들려 온 몸에 소름이 돋기에 충분했다. 선우는 주위에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하며 그 놈에게 일정거리를 두고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하하, 무섭냐? 조심해, 이 산에는 산짐승도 많아. 너 같은 건 그 놈들 밥되기 쉽상이야.”

  “그 전에 너부터 먹지 않을까? 동물들은 피냄새를 더 좋아할 텐데.”

  “병신새끼가 입만 살아가지고.”

  “너도 빨리 치료 안 하면 나처럼 될텐데? 협조할 생각이나 해.”

  “개소리 하지 마. 내가 왜? 잘못한 게 없는데. 너네나 조심해. 내가 너 신고할거야.”

  “신고? 총 쐈다고? 네 말을 누가 믿어줄까?”

  “하하, 장난해? 증인도 있어. 내 친구가 봤잖아.”

  “너가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는구나. 우선 너네가 한 일들은 임실장을 통해서 모두 밝혀졌어.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른 너네 말을 믿어줄까? 아니면 현직 형사와 장애를 가진 모범생 말을 믿을까? 사람들은 장애인에게 묘한 동정감을 느끼게 되어있어. 너네가 위험하게 달려들고 나를 위협해서 형사님이 제압하기 위해 총을 쐈다고 하면 돼. 경찰 수칙에 있는 대로 사망 위험이 적고 제압이 가능한 하체를 쐈다는 말도 자연스레 연결이 되지. 아무도 없는 이 곳을 선택한 너의 패착이야. 그만 포기해.”

  “… 웃… 웃기지마. 그런 궤변을 누가 믿을 거 같아?”

  “궤변? 솔직 해져봐. 너도 아마 속으론 느끼기 시작했을 텐데… 너가 많이 불리하다는 걸.”

  “……”

  “이제야 좀 잠잠해졌네. 그래, 이제 알겠지? 너는 나한테 안 된다는 걸? 빨리 협조하고 죄 값 치르자.”

  “이 새끼가! 넌 네가 꼭 죽인다!!! 걷지도 못하는 새끼, 내가 아주 기어 다니게 만들어 버릴 거야!”

  “그래. 기다릴게. 너가 작업한 그 분이 다행히 죽지 않아서, 네 죄가 아마 어느정도 감형이 될거야. 그럼 그 때 다시 와봐. 난 도망가지 않아. 언제든 당당하게 내 자리를 지키고 있을 거야. 특히 너네 같은 놈들한텐 절대 도망가지도 숨지도 않아. 와 봐!!!”

  선우의 차분하고 결연한 대응에 남성은 사기가 꺾인 듯 대꾸하지 않았다. 그렇게 둘 사이에 적막감이 흘렀다. 선우는 총구를 거두고 가만히 그를 지켜봤다. 그는 선우의 눈을 마주보지 않았다. 그렇게 어색한 침묵이 흐를 때쯤 조형사가 거친 숨소리를 내며 올라왔다.

  “선우야! 별 일 없었지?”

  “예, 형사님. 걱정 마세요. 형사님은 무슨 일 없으셨어요?”

  “응, 차에 잘 묶어 두고 왔어. 얼른 내려가자. 저 놈은 왜 저리 풀이 죽었어?”

  “머리 굴리는 중일거에요. 고민이 많을 겁니다.”

  선우의 이 말에도 그는 대꾸하지 않고, 묵묵히 조형사의 어깨를 빌려 산 아래로 내려갔다. 선우는 그 뒤를 조심히 휠체어를 굴리며 따라갔다. 그렇게 네 남자의 혈투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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