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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Impairment
작가 : 쿤호
작품등록일 : 2019.11.9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완벽한 고등학생 선우.
그는 어느 날 참석한 봉사활동에서 삶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OUTRO 2
작성일 : 19-11-09 03:31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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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첫 수업 날이었다. 학교를 구석구석 돌아보는데, 동아리 가입 홍보 문구가 많이 보였다. 나는 그 중에 유독 눈에 들어오는 동아리가 있어 찾아가 보기로 했다.

  내가 도착한 곳은 어느 건물의 사무실 같은 곳의 문 앞. 난 노크를 하고 조심스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동아리 멤버로 보이는 사람 몇 명이 앉아있었다. 그 중 내 또래로 보이는 여자 한 명이 나를 보고 활짝 웃으며 다가와 말을 걸었다.

  “어서 오세요. 신입생이에요?”

  “예, 안녕하세요. 동아리 홍보 보고 왔는데요.”

  ‘응?’ 나는 순간 멈칫 했다. 이상하게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혹시 그녀도 나를 알지 않을까 싶어 누군지 기억해내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눈치였다.

  “예, 환영해요. 과가 어디에요? 나이는?”

  “아, 저는 법학과 신입생이에요. 나이는 재수해서 21살이에요.”

  “아, 그럼 나랑 동갑이네요. 반가워요. 내가 선배긴 하지만, 말 편하게 해도 돼요.”

  “아니에요. 그래도 선배님인데…”

  “진짜 편하게 해도 돼요. 아, 그리고 평소에 여행에 관심이 많았어요? 여행 동아리에는 왜 들어오고 싶어요?”

  “그렇게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몸이 불편해지고 나니 오히려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장애때문에 힘들 거 같은 일들을 오히려 더 하고 싶어요. 여행도 그 중에 하나에요.”

  “아… 몸은 언제 그렇게 된거에요? 태어날 때부터 그런 건 아니잖아요.”

  “예, 재작년에 사고가 있어서… 응? 그건 어떻게 아셨어요?”

  “말하는 것만 들어도 그렇고, 뭔가 느낌이 그랬어요.”

  “아, 여기는 혹시 가입 제한 같은 게 있나요? 제가 다른 사람 도움이 필요하고 그렇진 않거든요.”

  “그런 거 없어요. 너무 신경 안 쓰셔도 돼요. 가입 원하시면 여기 가입서 작성만 하면 돼요. 다 같은 학생인데요 뭐. 그나저나 여자한테 인기 많았을 거 같은데?”

  “예? 저요? 그냥… 없진 않았는데, 지금은 다리가 이래서…”

  “무슨 소리에요. 여전히 잘생기고 멋진데.”

  “예?”

  “농담이에요. 하하. 그리고 진짜 말 놔도 돼요. 다른 사람 들한테는 몰라도 나한테는 괜찮아요. 동갑이니까.”

  “아… 그러면 다음 만날 때부터 놓을게요…”

  “그래요. 어쨌든 우리 학교 입학한 거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예.”

  “아, 그리고 뭐 필요하거나 부탁할 거 있으면 나한테 해요. 내가 가능한 최대한 도와 줄게요. 학교에 대해 궁금하거나 가보고 싶은데 있으면 말하고.”

  “아, 괜찮은데… 말만이라도 고마워요.”

  “진짜에요. 나한테 말해도 돼요.”

  “알겠어요.”

  “좋아요. 그리고 다음에 올 때는 초코렛 하나 사줄래요?”

  “예?”

  “농담이에요. 하하. 더 둘러볼 거면 보고 가요. 저는 수업이 있어서… 다음에 또 봐요.”

 

  이상한 여자였다. 같은 학교 학생이면 원래 처음 본 사람한테도 이렇게 다정한 건가? 아직 학교 생활을 안 해봐서 모르겠다. 그런데 나도 좀 이상했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게 얘기를 계속 하게 됐다.

  난 의아한 마음을 가지고 동아리실을 나와 학교를 거닐었다. 모두다 알다시피, 정확히 말하면 지금은 휠체어 위에 올라타 바퀴를 밀고 있다. 앞서 말한 로봇다리 실험은 진행중이라 일상생활에서는 휠체어와 번갈아 가며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한참을 길을 따라 가니 정문이 보였다. 그 곳에서 혜정이가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나는 햇살에 비친 혜정이의 웃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빛이 내려오고 있는 푸른 하늘을 잠깐 올려다봤다. 그러다 문득 뭔가가 떠올랐다.

  ‘아… 그래서 나한테 초콜릿을 사달라고 했구나… 하하, 예쁘게 컸네.’

  아까 그녀의 이름은 이민아. 나의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바로 나에게 첫 자신감을 줬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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