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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Impairment
작가 : 쿤호
작품등록일 : 2019.11.9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완벽한 고등학생 선우.
그는 어느 날 참석한 봉사활동에서 삶의 변곡점을 맞게 된다.

 
28화
작성일 : 19-11-09 03:20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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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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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 가득한 나른한 오후, 어떤 한 남자가 더위를 식히려는 듯 편의점 앞에 있었다. 그는 무료한 듯 파라솔 아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손에는 막대 아이스크림을 하나 들고 있었다. 그 모습이 딱 전형적인 동네 백수 같았다. 머리도 단정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에게 단 한 군데 눈이 가는 곳이 있었다. 운동화에 끈을 바짝 동여맨 것이 꼭 당장이라도 뜀박질을 하러 가려는 사람 같았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무심한 듯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아, 재미없다. 여기는 무슨 사건 배당도 안되고, 나는 매번 교통정리나 하고 있고… 적응 안되네 정말. 그나저나 선우는 잘 지내고 있나? 그 날 이후 연락이 통 없네… 나를 못 믿고 혼자 뭘 해보려는 건 아니겠지? 에이… 아니야. 믿고 기다리기로 했잖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그나저나 연락 안 한지 얼마나 된 거지? 가만 있어보자… 1주, 2주, 3주… 헐… 벌써 3개월이나 됐잖아… 오래되긴 했네…’

  “조형사님, 여기서 뭐 하세요?”

  지나가던 한 아주머니께서 그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그렇다. 그는 바로 조형사였다.

  “아, 안녕하세요. 저 그냥 잠깐 쉬고 있어요. 밭에 가시나 봐요?”

  “응, 거름도 주고 잡초도 좀 뽑고 해야돼서. 이따 할 일 없으면 집에 들러서 밥 한끼해요. 바깥 양반이랑 소주도 한 잔 하고.”

  “아, 하하. 감사합니다. 근데 오늘은 당직이라 근무서야 돼요. 다음에 갈게요.”

  “에이, 아쉽네. 그럼 다음에 와요. 그럼, 수고하고.”

  “예, 조심히 가세요.”

  아주머니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마치고 밭으로 향했다. 그걸 바라보는 조형사의 마음도 괜히 따듯 해졌다.

  ‘참 밝으신 분이야. 에너지도 넘치시고.’

  조형사는 지나가는 아주머니를 보며 혼잣말을 했다. 그 때 마을 입구로 처음 보는 차가 들어왔다. 조그만 동네이기 때문에 마을의 모든 차와 사람을 외울 수 있을 정도였다. 조형사는 형사의 감으로 심상치 않음을 느끼며 그 차를 주목했다. 그 차는 마을의 비포장 도로 위를 먼지를 휘날리며 달렸다. 그리곤 조형사가 있는 편의점 쪽으로 계속 다가왔다. 조형사는 긴장하며 차의 운전석을 주목했다. 그러나 선팅 때문에 안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차는 조형사 앞에 멈춰 섰다. 조형사는 본능이 느끼는 대로 가슴 안 쪽에 있는 권총 쪽으로 손이 움직였다. 그 때 갑자기 “지이이잉” 운전석 창문이 내려졌다.

  “형사님!!!”

  “응? 아니, 이게 누구야?! 김선우!”

  “형사님 오랜만이에요!”

  “응, 진짜 오랜만이다!”

  “머리가 많이 기셨네요? 멀리서 못 알아봤어요.”

  “아 그랬어? 여기는 이발소가 멀고 동네에 미장원밖에 없어서… 이것도 아주머니가 공짜로 파마 해주신 거야 하하.”

  “그래요? 그것도 잘 어울리시네요. 하하”

  “잠깐만, 근데 지금 너 운전한거야?”

  “예! 저 면허 땄어요. 아버지가 축하한다고 차도 사 주셨어요.”

  “오, 대단하다. 근데 어떻게 운전을 해?”

  “요새 안되는게 어딨어요. 장애인용 차량이 개발돼서 이 버튼으로 조정이 가능해요.”

  “우와. 기계가 많이 발달했구나. 면허 딴 너도 대단하다 정말! 그건 그렇고 여긴 어쩐 일이야? 여긴 어떻게 알았어?”

  “우선 말씀드릴 게 있어서 왔어요. 제가 여기까지 이렇게 급하게 온 거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죠? 여기는 그냥 경찰서가서 물어보니 알려주던 데요? 예전에 도와주셔서 감사인사 드리고 싶다고 했어요 헤헤.”

  “잘했다. 아주 잘 왔어. 밥은 먹었니?”

  “아뇨. 저 배고파요.”

  “그래, 내가 자주가는 식당이 있으니까 일단 거기로 가자. 그 집 할머니가 손 맛이 아주 좋아.”

 

  그렇게 둘은 식당으로 향했다. 몇 개월만에 본 선우는 학생 티를 완전 벗어난 듯, 아주 듬직해 보였다. 얼굴도 자신감이 넘쳤다. 사고를 겪기 전의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그 모습에 조형사는 자신도 모르게 기대감이 들었다.

  식사를 하며 선우는 밝은 표정으로 조형사에게 그동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이야기했다. 자신이 알아낸 사실들을 말할 땐 진지하고 심각한 표정도 지었다. 조형사는 선우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칠 때까지 선우의 이야기는 계속됐다.

  “형사님 제 말 다 이해하셨어요?”

  “응...”

  “그럼, 질문 하나만 더 해도 돼요?”

  “그럼, 당연하지.”

  “형사님은 지금까지 제가 한 말을 믿으세요?”

  “음… 응…”

  조형사는 조금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리곤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선우야, 난 지금까지 네가 한 말 다 믿어. 그런데… 그런데… 만약 이게 진짜 사실이면 이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큰 일 일지도 몰라… 상황에 따라서는 너랑 나 둘이서는 해결할 수 없을지도 몰라…”

  “그럴지도 모르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어요.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에요. 어떻게든 여기에서라도 멈추게 해야 돼요.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그래, 맞아.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그리고 우리도 힘이 되어줄 사람이 더 있어야 될 것 같아. 우리 말을 믿고 한 편이 되어줄 사람을 더 찾아보자.”

  “예, 알겠어요. 그전에 우선 형사님이 해주실 게 있어요.”

  “응, 그래. 뭔데?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데도 가능한 거야?”

  “예, 오히려 지금 여기에 계시기 때문에 가능한 거 에요. 제가 생각해둔 게 있어요.”

  둘은 목소리를 낮추고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주변 아무도 그들이 하는 얘기를 들을 수 없을만큼…

 

 <기사 10>

  A씨(24)는 16일 저녁 9시 20분경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는 귀가 길에 길거리에서 나눠 준 판촉 행사 음료수를 마시고 난 후 정신을 잃고 아침에 눈을 떠보니 손가락 한 개가 일부 절단이 되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보험사 직원 B씨는 이 사고가 보험사기일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해당 직원에 의하면 A씨는 사고가 나기 불과 한 달 전 상해보험을 가입했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인근 CCTV 영상 및 목격자를 확보하여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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