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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천사는 울지 않는다
작가 : 소설부부
작품등록일 : 2017.7.15

영겁의 세월동안 고독과 마음의 평온만을 추구하던 천사 프라.
그가 복잡한 관계로 뒤얽힌 지구의 삶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

...팽팽한 긴장의 줄을 싹둑 잘라 먹었다.

모두가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세라는 잔뜩 힘주어 숨을 참고 있던 참이었었다.

에이씨. 지지려면 빨리 지질 것이지. 할랑 말랑 하는 게 더 고문인 거 모르나.

키가 보통 명마보다 큰 흑마는 구경꾼들을 당당하게 가르고 장교 앞에까지 왔다. 떠오르는 태양을 등지고 검은 후드망토를 길게 늘어트린 존재가 말 위에 앉아 있었다.

 
미치광이 카라스 영주의 판결
작성일 : 17-07-19 16:46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6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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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여, 영주님.”

 

 

 노파의 분노에 이글대던 눈이 이내 공포와 불안으로 흔들렸다.

 

 

 “이, 이년이 제, 제 돈을 훔…….”

 

 “…….”

 

 

 노파는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 자신의 행동이 정당함을 호소해 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하나 같이 바닥에 엎드린 채, 누구하나 상황을 설명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이봐, 이년이 내 돈을 훔쳤잖아.”

 

 “…….”

 

 “바, 바리안, 뭐라고 말 좀 해봐.……니, 니콜라스?”

 

 “…….”

 

 

 모두 꿀 먹은 벙어리였다.

 

 노파처럼 두려움에 떨고 있을 뿐 나서서 설명하려들지 않았다.

 

 

 “여, 영주님. 이년이……으악!”

 

 

 다시 자신을 변호하려 들자, 잡힌 손목이 옥죄여 왔다.

 

 고통에 세라의 머리채를 꽉 쥐고 있던 노파의 다른 한 손에 힘이 풀렸다.

 

 세라가 털썩 쓰러졌다.

 

 양볼이 잔뜩 부어올라 쓰라렸다. 두뇌에 전달되는 여러 차례의 충격에 머릿속이 지진이 난 듯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입속에 느껴지는 비릿한 맛이 피맛인가 보다 생각했다.

 

 영주라는 말을 들은 것 같았다.

 

 드디어 미치광이 카라스 영주와의 조우인가.

 

 하필이면……이런 꼴로. 예쁘고 쓸모 있게 보여도 모자랄 판에.

 

 명줄을 재촉하는 이 모습은 정말 자포자기하고 싶게 만들었다.

 

 기사의 냉대를 받은 날, 밤새 긴장한 채 기다려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영주.

 

 그리고 일주일 만에 다시 나타났다.

 

 머리를 조아리고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

 

 들어주던 말든 살아남으려면 최선을 다해 봐야 하지 않을까?

 

 가까스로 상체를 일으켜 보았지만 고개가 들려지지 않았다. 힘을 줄라치면 뇌에 느껴지는 찌릿함에 얼굴을 있는 대로 구긴 채로 충격이 잦아 들길 기다려야 했다.

 

 얼얼한 볼 때문에 벌어진 입에서 침과 피가 뚝뚝, 바닥에 떨어졌다. 두 번의 시도에 고개 들기를 포기했다.

 

 어느새 무릎 꿇은 노파의 앞에 위엄 있는 검은 부츠가 보였다.

 

 검은 기사가 신고 있던 부츠에 있던 같은 문장이 보였다. 카라스의 문장인 은빛 늑대의 사나운 표정이 발목부위에 표효하고 있었다.

 

 이 부츠의 주인이 그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라면.

 

 힘과 실력으로 다 끝장내 줄 텐데. 노파의 억지쯤이야.

 

 카라스 영주는 미치광이라는데…….

 

 이 상황에서 그가 보일 반응이 짐작도 되지 않아, 세라는 섣불리 떠들기보다는 조용히 있기로 했다.

 

 드러누워 있지 않고 고개를 숙여 예우를 차린 것만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기를 바랬다.

 

 분위기를 보니 주변 사람들도 입 다물고 납작 엎드려 있지 않은가?

 

 노파도 더 이상 떠들지 말고 조용히 있는 것이 이롭다는 것을 아는지 영주의 발아래 머리를 조아렸다.

 

 기다리던 영주의 목소리가 드디어 울렸다.

 

 

 “할리, 설명해봐.”

 

 

 의외였다.

 

 예상과 다른 이성적이고 깔끔한 목소리였다.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미친 사람처럼 낄낄거린다거나 히죽거린다거나 정신없이 중얼거리는 혼잣말도 없었다.

 

 할리부인이 몸을 일으켜 영주 앞으로 고개를 숙이며 나왔다.

 

 일주일동안 있었던 소동을 짧고 명확하게 중립적으로 보고했다.

 

 조용히 듣고 있던 영주는 노파를 향해 말했다.

 

 

 “금화를 꺼내라.”

 

 

 영문을 알 수 없는 노파는 주저했다.

 

 

 “……하지만…….”

 

 “꺼내!”

 

 

 떨리는 손으로 금화를 허리춤에 숨겨둔 주머니에서 꺼내, 두 손을 들어 머리위로 올렸다.

 

 영주가 검은 가죽장갑을 낀 손으로 금화를 받아 잠시 응시하더니, 바닥에 툭, 떨어뜨렸다.

 

 쨍그랑. 노파는 눈을 빛내며 무릎으로 기어, 얼른 그것을 주우려고 손을 뻗었다.

 

 금화를 덮은 노파의 탐욕스런 손.

 

 그 위로 영주의 검은 부츠가 올라와, 노파는 놀라 영주를 올려봤다.

 

 

 “여, 여, 영주님.”

 

 “이것이 네 것이라는 증거를 대봐.”

 

 “즈, 증거라뇨?”

 

 “네 냄새나는 몸에 꼭꼭 감추고 있던 그 금화가 맞는지 물어 보는 거다.”

 

 “예, 당연히 알고 말굽쇼. 3년을 하루같이 보고 또 봐 온 건대요. 모를 리가 없습니다.”

 

 “모를 리가 없다?”

 

 

 중요한 단서를 쥐고 있는 판관의 말투였다.

 

 

 “너만이 알고 있는 표식이라도 해뒀다는 거냐?”

 

 “……예? 그, 그건 아니…….”

 

 

 그저 닦고 윤을 내는데 정성을 다했을 뿐이었다. 그 완벽한 형태에 흠을 내다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내가 해 뒀다.”

 

 “……?”

 

 “1년 전이지. 그때도 나 없는 동안 네 금화 때문에 황제의 하사품 한명이 곤욕을 치뤘고. 너한테 맞고 거동이 불편한 동안 성곽에서 떨어져, 실족사로 종결되었다.”

 

 

 미치광이가 아니다. 세라는 머리를 들어 그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악! 고통 때문에 다시 포기했다. 지속되는 고통을 속으로 삼켜야했다. 목뼈를 다친 것 같았다.

 

 

 “그 때 생각했지. 네 금화는 그저 한 노인네가 집착하는 단순한 금화가 아니겠구나하고. 넌 매일 같이 금화를 면밀히 살펴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는지를 살폈다고 하나,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금화는 네 것이 아니었다.”

 

 “……?”

 

 “1년 전 문제의 네 금화를 돌려 줄 때 난 측면 작은 돌기 사이에 미세한 자국을 남겼다. 매일 살펴봐왔을 테니 그게 어디에 있는지 내게 말해 봐.”

 

 

 노파의 눈이 커졌다.

 

 

 “그, 그, 그건.”

 

 

 말할 수 없었다. 그런 흔적 따위 본적이 없다. 측면에 무수히 박힌 돌기 사이에 새긴 흔적이라니.

 

 

 “네 5번의 금화소동 후에 죽은 사람이 3명, 한명은 실종, 한명은……아직 미정.”

 

 

 침착하다 못해 얼음처럼 차갑고 바위처럼 동요하지 않는 목소리였다.

 

 

 “더 이상은 곤란해.”

 

 

 노파의 손을 밟고 있는 검은 부츠에 힘이 들어갔다.

 

 

 “니 손바닥 아래 있는 금화에는 내가 새긴 표식이 없다. 그러니 네 금화가 아니라는 뜻이지.”

 

 “그, 그럴 리가 없습……제 것이 분명……으아아악!”

 

 

 검은 부츠 밑에서 우드득 소리가 났다.

 

 

 “충분한 증거 없이 내 하사품에 손 댄 대가다.”

 

 

 노파는 늙은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울부짖었다.

 

 

 “제 거입니다. 제 금화……가 맞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손은 더욱 짓이겨졌다. 비명소리에 사람들의 어깨가 움츠려들었다.

 

 

  “그래……억울한가? 인정할 수 없어?”

 

 

 손의 고통보다도 금화가 자기 것이 아니라는 판결이 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노파는 고개를 가로졌었다.

 

 

 “좋아, 다시 한 번 금화를 네 것이라고 인정해 주지.”

 

 

 노파의 손을 누르던 부츠가 거둬지고, 너덜거리는 손끝이 움찔거려 보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아 금화를 집을 수 었었다. 노파는 얼른 다른 손을 금화에 가져갔지만 영주가 더 빨랐다.

 

 

 “이 금화는 네 것이다. 이제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

 

 

 영주의 손끝에서 반짝거리는 금화를 노파는 황홀하게 바라보았다.

 

 

 “네…… 제 것입니다.”

 

 “다시는 잃어버리고 싶지 않겠지?”

 

 

 노파가 최면에 걸린 듯 금화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아무도 손댈 수 없는……내가 보관 하지.”

 

 

 노파의 황홀함이 박살났다.

 

 

 “내가 잘 보관하고 있다가 네가 죽으면 관속에 잘 넣어주겠다.”

 

 

 영주는 금화를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천천히,

 

 노파의 시선이 그 움직임을 놓치지 않게 천천히,

 

 집어넣고는 툭툭, 바지 주머니를 두드렸다.

 

 

 “아, 안 돼요. 영주님, 안 돼요. 그건 제거예요. 으흐흑! 흑흑흑!”

 

 

 세라는 고개를 숙인 채 앞에서 돌아가는 상황에 기가 찼다.

 

 이곳 카라스 성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억지였다.

 

 그녀 손에 금화가 들려 있다고 무조건 범인으로 몰고 가는 사람들이나, 표식을 해둬서 자기가 노파의 금화인지 아닌지 알고 있다고 으름장 놓는 영주나……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세라가 이 시점에 알게 된 것은 노파는 병적으로 자신의 금화에 집착하는 환자일 뿐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손의 부상쯤은 형벌이 아님을 저 냉소적인 영주는 금새 알아차리고 형벌을 바꿨으리라. 그것은 금화와의 분리였다.

 

 영주의 협박은 아직 더 남았다.

 

 

 “또 다시! 내 것에 함부로 손댔다가는 그 마저도 기대하지 마. 이 금화를 네가 보는 앞에서 녹여버릴 테니까.”

 

 

 노파는 울음을 삼키며 알았다는 듯 바닥에 머리를 조아렸다. 작고 마른 어깨가 마구 흔들렸다.

 

 세라의 심장을 달궈대던 노파에 대한 분노는 어느 새, 저 늙고 가녀린 영혼을 이용한 숨어 있는 자들에게 옮겨졌다.

 

 하지만 노파를 안아줄 수도 위로의 말을 던질 수도 없는 처지였다.

 

 검은 기사에게서 나던 쓴 독초냄새보다 몇 배는 짙은 독향이 공기 중에 가득했다.

 

 그 기사보다 더 독종이라는 걸까?

 

 영주의 발이 세라 앞으로 옮겨졌다. 세라는 고개를 더 숙이지도 들어 올리지도 못하고 발만 쳐다보았다.

 

 영주의 시선이 또렷이 느껴졌다. 이제 그녀 차례였다.

 

 바넷사의 표현으로는 그리 최악은 아닌듯 싶었는데.

 

 미치광이의 본성이 드러날까?

 

 처녀들을 잡아먹는다던데. 아니 피만 빨아 먹는다고 했던가.

 

 유혹하기 위해 아주 매혹적으로 생겼댄다.

 

 혹자는 괴물 같은 형상이라고도 했다. 그것을 감추려고 붕대로 감고 다닌 다지.

 

 소문만 무성한 카라스 영주를 목전에 두고도 어찌 생겼는지 힐끔거릴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입방아 찧기 좋아하는 귀족여자들 사이에서 가장 화재거리인 그의 존재가 궁금하지 않은 여자들은 없었다. 세라도 열렬히는 아니어도 상당히 호기심을 가졌던 건 분명했다.

 

 그의 침묵이 무얼 의미하는 걸까?

 

 어떻게 처단할지 궁리하는 걸까?

 

 검은 기사는 결국 그녀를 구해 주지 못하는 걸까?

 

 그래, 검은 기사 생각이 왜 이제야 난 거지?

 

 영주와 함께 왔을지도 모르는데. 세라는 눈꺼풀을 올려 영주의 다리 뒤를 응시했다. 수행기사들이 대여섯 보였다. 검은 망토를 입은. 하지만 그녀가 찾는 아론을 닮은 그 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실망감이 빠른 속도로 퍼져갔다.

 

 그녀의 절망적인 상념을 끊어버리고 차갑고 깔끔한 음성이 현실로 잡아당겼다.

 

 

 “목을 다쳤나?”

 

 

 예상치 못한 인간적인 질문이었다.

 

 

 “……네.”

 

 

 뒷목에 닿는 차가움에 어깨가 움찔했다.

 

 경추를 조심스레 누르는 손길이 잠시 느껴졌다.

 

 그녀의 뒤쪽으로 발이 움직였다.

 

 이 자가 어쩌려는 걸까?

 

 불안과 설렘이 공존했다. 요즘 자신이 너무 쉽게 설레이는 것 같아 씁쓸함이 순간 들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폭력에서 구해준 영주의 냉철한 목소리가 왠지 모르게 아군처럼 느껴져서 그러리라.

 

 생각해 보니 목을 다친 상태로 계속 맞았더라면 지금쯤 어떤 상태일지.

 

 후드득.

 

 순식간에 뒤에서 그녀의 턱과 뒤통수가 잡히고 어긋난 관절이 제자리로 돌아갔다.

 

 세라가 그의 차가운 목소리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짧은 순간에 일어난 치료였다.

 

 어리둥절해 천천히 목을 움직여 보았다. 조금 뻐근했지만 끔찍한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고통에서의 해방감에 잠시 심취했다.

 

 까닭 모를 안도가 밀려오는 건 뭔가?

 

 아직 영주의 정체를 확인하지도 못했는데.

 

 세라는 조심스레 몸을 비틀어 뒤를 올려봤다.

 

 괜시리 빠르게 움직여 부정적이고 비인간적인 행동을 부추길까 심히 염려되었다.

 

 그가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그녀를 단숨에 쳐내면 어쩔까 싶은 조마조마함에 눈을 감아 버렸다.

 

 적어도 두 다리로 서 있고, 언뜻 보기에 머리 하나에 팔 두 개가 정상적으로 달렸다는 것은 알았으니 더 이상 궁금해 할 게 뭘까?

 

 세라는 납작 엎드렸다. 현재 그녀에게 담력이라고는 쥐똥만큼도 없었다.

 

 그저 살아남고 싶다는 강박관념으로 바닥에 코를 댄 채, 쿵닥거리는 심장소리가 온 몸에 반동으로 울리는 것을 느낄 뿐이었다.

 

 

 “감사합니다.”

 

 “일어서!”

 

 “네!”

 

 

 반자동으로 지체 없이 몸이 움직였다. 시선을 땅에 고정시킨 채, 발에 힘을 실자, 발목에 통증이 느껴졌다. 접질린 건가?

 

 엄살 부릴 상황이 아니기에 그녀는 최대한 절뚝거리지 않으려 애쓰면서 그 앞에 섰다.

 

 

 “발목도 다쳤군.”

 

 “…….”

 

 

 징징댈 상대가 아니어서 입을 다물었다.

 

 

 “발락, 노파의 목뼈와 발목을 부러트려.”

 

 

 존명! 수행기사 중 하나가 힘차게 대답하며 노파에게 다가왔다. 무리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그들의 표정을 숨기고 있었다.

 

 이게 무슨?

 

 세라의 머릿속으로 무리들이 얘기하던 내용이 빠르게 지나갔다.

 

 

 ‘분이 풀릴 때까지 때릴 수는 있지만, 뼈가 상하면 안 돼. 그러면 되려 때린 사람이 뼈값을 치러야 하지.’

 

 

 세라는 벌벌 떠는 노파와 다가오는 기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이건 아닌데. 이럴 필요까지 없잖아. 금화를 뺏어간 걸로도 과하다고!

 

 그저 제 정신이 아닌 노인에게 정상참작이나 일말의 배려 같은 것을 베풀 수도 있지 않은가?

 

 세라는 절로 고개가 가로 저어졌다.

 

 그녀는 젊기에 회복이 쉽겠으나 저 노인은 손맛은 매섭지만 어쨌든 노인이었다.

 

 저대로 뼈가 붙기를 기다리다, 누워서 여생을 보내게 될 것만 같았다.

 

 세라는 다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영주에게 애원했다.

 

 

 “노파에게 뼈 값을 요구하지 않겠습니다.”

 

 “…….”

 

 “지, 지극히 위대하신 카라스 영주님.”

 

 

 마땅히 생각나는 미사여구가 없었다.

 

 

 “공의를 자비로 채워주실 수 있는 분은 오직 영주님뿐이시니 당신의 백성을 불쌍히 여기시어 선처하여 주시옵소서.”

 

 “……뼈 값을 요구하지 않겠다?”

 

 

 세라는 그 물음에 자신의 선택을 강력하게 피력하기 위해 고개를 들어, 영주의 눈을 보고 주저 없이 대답했다.

 

 

 “네!”

 

 

 두 시선이 충돌했다.

 

 칠흑처럼 차가운 암흑의 눈동자.

 

 연민에 일렁이는 주홍빛 눈동자의 격돌.

 

 연민과 동정을 담고 있던 홍안이 경련을 일으켰다. 굳은 의지를 표현하던 다문 입술이 맥없이 열리고 바닥을 짚고 있던 곧은 팔이 꺾였다.

 

 카라스 영주는 동요 없이 그런 세라의 반응을 내려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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