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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찰스네 서점 : 한국 요괴록
작가 : 정초딩
작품등록일 : 2020.8.1

전직 경찰 현수와
기묘한 서점의 주인 찰스가 만나는
요괴들의 이야기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요괴들, 요괴보다 못한 인간들의 이야기.

 
사라진 기억, 그리고 마을.
작성일 : 20-09-30 20:48     조회 : 10     추천 : 0     분량 : 7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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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조금 기울고 순경이 현관문으로 향한다. 방에 흥건한 액체 때문에 몸을 한번 휘청하고 열이 받는지 쓰러진 둘을 발로 몇 번 밟고는 현관을 통해 현관문으로 나온다. 붉게 물든 옷을 입고 있고, 끼고 있던 장갑을 벗으며 혼잣말을 시작한다.

 “아, 경사님 너무 잘해주는 게 아니었어.”

  뒤로 보이는 집 안의 참상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순경을 경찰차 트렁크로 향해 옷을 갈아입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피를 묻은 걸 보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갈아입는다. 모두의 시선이 신경 쓰였는지 순경은 지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아무 일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트렁크에서 생수를 꺼내 얼굴에 뿌리고는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긴다.

 “다 죽었어.”

  미소는 아까 봤던 싸늘함보다 살의가 가득한 눈빛이다. 모두라는 것은 어디까지를 지칭하는지 알 수 없다.

  아담한 소형차 안, 운전석에 대원, 조수석에 경사가 있다.

 “넌 운전도 못 하면서 경찰은 어찌 됐냐?”

  정적을 깨는 대원의 질문.

 “민원에는 운전실력은 필요 없고, 검문할 때는 한 명만 운전하면 되더라고, 운전을 모두 다 하면 좋지만, 한 명쯤 안 해도 되는 걸 굳이 하고 싶진 않았어.”

 “그런 비효율적이지 않은 애가 왜 항상 이런 일에 휘말려?”

 “몰라. 팔자겠지. 더러운.”

  그리고 창밖을 보는 경사, 검은 시야에 간간이 불빛들이 보인다.

 “이제 우리 어디로가?”

 “인체리로 가야지.”

  대원의 질문에 경사가 답한다.

 

  어둠이 깔린 마을로 대원의 소형차가 들어온다. 파출소에 들르지만 아무도 없다. 경사는 어디론가 전화하지만, 표정이 좋지 않다. 어둠 속에서 몇 개의 눈빛이 경사 일행을 지켜보고 있다. 한 눈빛이 어디론가 향한다. 자신의 집으로 보인다. 급하게 전화를 건다.

 

  식당에서 주인이 휴대전화를 받는다.

 “네, 알겠어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주인은 전화를 끊고 숨을 깊게 쉬고는 옆에 있는 벽을 차며 소리를 지른다.

 “뭣들 하는 거야!”

 

  시끄럽게 순경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네네. 가고 있어요. 네. 거기로 갔어요? 역시. 네. 죽였어요. 근데 다른 것도 같이 죽였는데. 아, 그냥 놔뒀어요. 그게 뭐 대수라고, 그 정도 능력도 안 되면서 이 정도 일 벌이신 거예요?”

  순경은 주인과의 통화를 비꼬는 식으로 끊어 버리고 경적을 울린다. 앞차의 속도가 거의 변함이 없자. 욕을 소리치곤 경적을 누르며 보챈다. 차는 급하게 달리기 시작한다.

 

  경사와 대원은 인체 식육식당으로 가는 길이다. 어둠이 짙게 깔려있다. 스산한 분위기가 둘을 감싼다. 현수막 앞에 도착하자 현수막은 한쪽이 풀려 펄럭거리고 있다. 경사는 운전하는 대원에게 손으로 방향을 알려준다. 둘 다 긴장한 듯 대화는 없다.

 “꺅!”

 대원이 소리친다. 자동차 불빛 앞에 한 사람이 나타나 보닛을 손으로 쾅 하고 친다. 도매상가 주인아주머니다. 그녀를 시작으로 마을 사람이 한 명씩 앞으로 나선다. 차를 뒤로 빼려 하지만, 뒤에도 마을 사람들이 막고 있다. 대원은 차마 사람들을 차로 밀지 못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런 대원의 차에 달려들어 도구도 없이 손으로 차 유리를 부수고 경사와 대원을 끌어낸다. 피가 흐르지만, 마치 다친 건 상관없는 것처럼 모두가 하나가 되어 경사와 대원을 떨어트린다. 대원은 마을 쪽으로 끌려가고 경사는 식당 쪽으로 끌려간다. 경사와 대원은 끝까지 발악해서 마을 사람들의 손에서 벗어난다. 경사는 식당 방향으로 달리고, 대원은 마을 방향으로 달린다. 식당 방향으로는 아무도 쫓아가지 않고, 마을 사람들은 이상한 중얼거림을 하며 대원을 쫓는다.

 

  식당으로 올라간 경사는 식당에는 불이 켜져 있는 걸 보고 먼저 냉동창고로 향한다. 냉동창고의 문은 불이 켜진 채로 열려있다. 익숙하지 않은 냄새에 코를 막고, 들어간다. 이내 물로 씻어서 어설프게 남은 피 얼룩이 보인다. 탕과 같은 곳에 모인 사용한 날붙이들이 피를 머금고 있고, 다른 쪽에는 사람의 신체 일부가 늘어져 있다. 최근에 사용한 것처럼 보이는 날붙이들과 최근에 잘린 듯한 신체, 그리고 마주하는 서늘한 한기가 흘러나오는 냉동고 앞에 선다. 문을 열자 안은 경사가 서 있는 방향의 조명에 의지한 정도의 내부만 보인다. 깊은 곳은 보이지 않는다. 스위치를 찾아 불의 켜자, 냉동고에 특수한 조명이 켜진다.

  푸른 빛이 감도는 조명에 밝아진 풍경. 인영(人影)이 가득하지만 생기는 없다.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잖아!”

  분노하는 경사에게 경찰차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처음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지만, 가까워지는 소리에 놀란 듯 말한다.

 “하나?”

  뭔가 문제가 생긴 듯 불도 끄지 않고 문도 닫지 않고, 다시 식당으로 향하는 경사. 소리는 이미 일정한 거리에 멈춰있다.

 

  경찰차에서 순경이 내리며 짜증을 부리고 욕을 하곤 차를 차고 있다. 핏물로 쓸어넘긴 머리와 얼굴에 피딱지가 약간 생겨 있다. 식당으로 향한다. 경사도 냉동창고에서 나무가 있는 수돗가를 지나 식당으로 들어간다.

  식당 안에 도착하자 셋은 대치한다. 대치라기보단 일방적인 구도이다. 칼을 들고 있는 순경과 마을 주민들과의 몸싸움으로 만신창이가 된 경사, 그 사이 테이블에서 고기를 먹고 있는 주인.

  이길 승산은 없어 보이지만, 경사는 호기롭게 말한다.

 “이제 경찰이 올 거야.”

 “경찰? 그게 뭐가 중요해? 내가 경찰인데? 게다가 우리가 그런 것도 못 막을 거 같아?”

  그 얘기에 주인이 끼어든다.

 “우리는 작은 종교 같은 거야. 마을에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지원하시는 분들이 계시지. 우리는 그에 맞는 생산품을 제공하고, 근데 그 생산품이 가격이 좀 나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게 뭐라고 생각해? 간단해 돈이야. 근데 그 돈 아래가 뭔 줄 알아? 돈이 되는 사람이지. 우린 그걸 팔아. 믿는 신은 없지만, 돈을 믿고 모여든 사람들로 절대적인 공간을 만들고, 거기에 모든 요소가 복종하게 만들어서 세상을 구축하지. 그 세상에 들어온 먹이들을.”

  주인은 고기를 한 점 먹고는 말한다.

 “이렇게 먹는 거야.”

 “그렇다고 세상을 전부 지배할 수는 없어.”

 “지배? 안 해 그런 거. 그냥 돈 좀 들여서 돈 있는 분께 부탁이나 드리지. 경찰이나, 병원을 가진 재단이나, 국회의원, 그래서 아마 네가 부른 경찰은 오지 않을 거야. 대신 너를 잡을 경찰이 오겠지.”

  휴대전화로 통화하려 하지만,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다.

 “아, 통신사는 그냥 그 잘나신 분께 부탁하니. 직접 먹인 것도 없는데 여기는 신호도 잘 안 잡히게 해주더라? 여기서 사라져도 산에서 사라진 거로 말이야.”

 

  대원이 마을에서 쫓기고 있다. 길을 몰라 검은 골목을 헤맨다. 마을 밖으로 나가야 하지만, 다친 다리가 뛰지 못하게 한다. 뒤에서 따라오는 늙은 마을 주민들도 뛰지는 않는다. 일부가 갈라져 어디론가 향한다.

  이내 대원은 파출소에 도착한다. 문을 잠그고 문에서 물러선다. 마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 무언가 중얼거린다. 방금까지 사람이 없던 파출소 안에서 순경에게 경사가 계급이 높다고 말했던 여경이 대원의 뒤에서 나온다. 대원이 놀라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문으로 향한다.

 “위험해요. 마을 사람들.”

 “저도 마을 사람이에요.”

  여경은 웃으며 대답하곤 파출소 문을 열어준다. 그리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가만히 서서 대원을 바라보고 마을 사람들은 대원에게로 향한다. 대원은 점점 구석에 몰리고, 파출소 불이 꺼지고 마을 사람들이 대원을 덮친다.

 

  식당의 대치 상황은 조금 변해 있었다. 칼을 툭툭 손바닥에 치며 주인과 가까워져 있는 순경.

 “마님, 그냥 죽이면 돼요?”

 “아니. 좀 있으면 애들 올 거야. 놔둬. 도망만 못 가게.”

 “네.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이 소장이 정말 제 아버지인가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굳은 피가 묻은 얼굴로 묻는다

 “어.”

  무덤덤하게 답하고는 고기를 씹는 주인.

 “그럼 엄마는요?”

 “죽였어.”

 “누가?”

 “내가.”

  순경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 모습을 보곤 경사는 주인과 순경에게 달려든다. 순경은 칼을 내려친다. 칼을 내려친 방향은 경사 쪽이 아니었다. 주인 쪽으로 향한 팔, 그리고 칼이 목에 박힌 채 웃으며 목과 입에서 피를 쏟는 순경.

 “컥....”

  툭 하고 쓰러진다. 경사는 그 모습을 보고 말한다.

 “자기 아들까지 죽여야 했어?”

 쓰러진 순경은 눈을 껌뻑거린다.

 “나 아들 같은 거 없어. 애 아빠가 자기 앞길에 방해된다고 버렸을 때 나도 버렸어.”

 “그래도 가족이라 믿고 이런 짓 한 거 아냐?”

 “소장은 쉬웠고, 얘는 나처럼 탐욕스러웠으니까. 덕분에 내가 먼저 죽일 수 있었지만.”

  순경은 눈을 감는다.

 “자, 이제 우리 얘기를 해볼까? 지금 전임자들이 다 죽어서 자리가 비었는데 어때?”

 “살인에 흥미는 없어.”

 “그래? 돈에는?”

 “욕심은 없어.”

 “그럼 특별한 걸 보여줄게.”

  먹던 고기를 둔 채로 한 손에 피가 묻은 칼을 쥐고 식당으로 나간다.

 

  주인과 경사는 산으로 올라간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없어 보이는 산길, 주인을 쫓아가던 길옆에 호수가 보인다. 경사가 호수에 시선을 준 사이, 어둡던 시야에서 주인이 나타난다. 손에는 여전히 칼을 쥐고 있다.

 “여기가 어딘지 알아?”

 “아마도, 사람들을 묻은, 아니 담근 곳이라고 해야 하나.”

  경사는 코를 막는다.

 “맞아. 누군가 오기만 해도 관심을 가지면 티가 나게 보이는데 아무도 못 찾지. 그런 사람들을 나 모은 거야. 전과자라고 버림받은 사람들, 그 사람들을 여기에 버림받은 사람들로 신분을 세탁해주고, 욕심은 방구석에서만 부릴 정도의 내 탐욕에는 미치지 못할 사람들만 그렇게 모은 거지.”

 “그럼 소장님이랑, 순경은?”

 “이 소장은 우연히 여기로 온 거야. 여기가 우리 고향이거든. 정말 돌아오기 싫던 곳에 돌아오기 싫은 사람들을 내가 모두 없애버리고 나니 떡하니 오더라고, 그리곤 변한 것을 알고는 세상에 알리려 하기에 나를 팔아서 말렸지. 순경... 아, 이름도 까먹었네, 내 아들인데. 걔는 자기 부모 고향이라고 온 거였는데, 내 피를 닮아서 탐욕스러웠어. 방금 봐서 알겠지만. 그냥 이 정도의 사연이야.”

 “사연? 호수가 썩을 정도로 사람을 죽이고 그 정도 감상이면 되는 거야?”

 “응, 돼. 나는. 평생을 이렇게 썩은 내가 진동할 정도로 쌓은 부가 있으니까. 그래서 너도 무섭지 않아.”

  덤덤한 말투로 그렇게 말하는 주인에게 현수는 분노하지만, 한 손에 들린 칼을 바라본다.

 “아, 이거?”

  칼을 호수로 던지는 주인

 “자, 이제 만족해?”

 “만족? 내가 그런 거에 만족해야 하나?”

  경사는 달라진 목소리로 주인에게 말한다.

 “너? 그렇구나. 너도….”

 

 

  파출소에 다시 불이 켜진다.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입에 피를 묻히고 있다. 전신에 피가 묻은 채로 꿈틀거리는 대원, 마을 사람들은 그런 대원을 어디론가 옮긴다. 경찰차 소리가 들리고 일부는 그쪽으로 향한다. 도매상가주인은 식당 방향으로 향한다.

  호수에 도착한 도매상가주인은 호수를 보며 서 있는 주인의 머리를 땅에 떨어진 돌을 주워 내려친다. 머리를 찍는 소리가 들린다.

  경사는 인기척에 뒤를 돌아본다. 도매상가주인은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는지 나타난 경사에게 달려들까 망설인다. 경사는 오히려 무시하고 뒤돌아서 산에서 내려간다. 도매상가주인은 몇 발자국 걸어가다 주저앉아 돌을 떨어트리고 얼굴을 감싸며 울부짖는다.

  경사는 식당으로 돌아가 깊이 숨겨진 방에 살과 피로 만들어진 풍경을 보고 중얼거린다.

 “이런 걸 모시니 죽음도 두렵지 않았을 테지. 이렇게나 가까이 다가왔다니….”

  식당으로 가 불을 붙인 나뭇가지를 들고 와 살풍경에 불을 지른다. 지금의 경사는 거기 있는 혼들의 비명이라도 들리는지. ‘잘 가시게.’ 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불길이 커져 방을 이루던 집이 무너질 때쯤 되자, 경사는 뒤로 돌아 식당을 거쳐 밖으로 나온다. 식당에 불이 붙기 전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도착한다.

 

  경찰들이 도착한 뒤 이어서 잠수팀 도착해 호수를 조사한다. 같은 DNA를 가진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발견되고, 냉동창고에서도 많은 사람이 발견된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전과가 있는 사람들이며, 전에 살던 ‘진짜’ 마을 사람들의 신원을 가지고 살아왔던 게 밝혀진다. 그리고 ‘진짜’ 마을 사람들은 그 호수에서 발견된 DNA로 남아있는 사람들이었다.

 

  재판장에서 도매상가주인이 선고를 받고 있다. 판사의 긴 주문이 이어지는 사이, 자리에서 뒤를 보며 아련한 시선을 날린다.

 “금방 오실 거죠.”

  행방이 없는 시선은 무언갈 말하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피고, 조은혜 사형을 선고합니다.”

  사형 선고에 앞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다들 참 맛있겠네.”

  판사들은 당황한 기색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그 뒤에 앉은 다른 피고인들은 얼굴에 새파래진다.

 

  경사는 또 징계위원회에 끌려와 있다.

 “자네 또 기억이 안 난다고 할 건가?”

 “벌을 주려고 이러는 게 아니야. 상을 주려는 거지. 자네한테도 큰일도 있었고….”

  경사는 기억을 떠올리려 노력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듯 대답한다.

 “저도 말씀드리고 싶은데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호수를 보고 구급차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까지.”

 “아니, 그 집에 왜 불을 질렀는지만 대답하면 된다니까. 이현수 경사.”

  현수는 대답한다.

 “기억은 안 나지만, 뭔가 불길했습니다.”

 

  징계위원회 결과로 현수는 부산으로 발령을 받는다. 희대의 살인마를 잡고 마을 하나가 지도에서 사라질 규모의 사건을 해결한 경사. 물론 내부에서만 그렇게 밝혀지고 광수대의 오랜 수사의 결과로 신문에 남는 이 사건으로 현수는 더 악명을 떨치게 되었다.

  그리고 찾아간 사촌 누나의 장례식장.

 “이 살인마 자식! 네 부모님도 잡아먹고 이제 사촌 누나도 잡아먹냐!”

  소리와 함께 여럿의 주먹이 날아온다. 그렇게 한참을 맞다 장례식 밖으로 끌려 나와 던져지고 바닥에 누워 웃는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사명감보단 자기 목숨 보전할 줄 알았어야지.”

  그런 현수에게 누군가 손을 뻗는다.

 “그런데 누워있는 거 아닐세.”

  그걸 잡고 일어나서 감사합니다. 인사를 드리려니 아무도 없다. 찝찝한 기분이 들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며 현수는 어디론가 향한다.

 

  경찰 조사가 계속되던 인체리에서는 도매상가란 상점에서 정체 모를 방이 발견된다. 흉물스럽게 오색의 천을 잡아먹을 듯 흩뿌려진 검게 굳은 피의 흔적과 고일 대로 고여 붉은색을 유지한 채 있는 피를 담은 제단 같은 곳이 발견된다. 무언가 악마 숭배 같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숭배 대상 같은 건 찾지 못한다. 그리고 재단의 아래에서 한 글자를 발견한다.

 “이게 뭐지?”

  노란 부적과 같은 모습을 가진 ‘한(恨)’이라는 피로 새긴 글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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