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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구)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6.17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지독한 전쟁이 끝난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문명을 구축하던 인류 앞에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현실게임이 나타난다.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게임에 열광했고 인류의 대부분이 즐길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현실에 큰 영향을 주게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두 가지 세상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현실 아니면 게임
게임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게임 중에서 오직 하나의 세계만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인류는 어떤 곳을 선택할 것인가.
선과 악이 아닌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경쟁 (7)
작성일 : 17-07-25 22:54     조회 : 48     추천 : 0     분량 : 9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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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후

 

 [서쪽에서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 되었습니다.]

 

 U.F.O에서 레이더를 운영하고 있던 오버씨어에게서 급한 연락이 왔다.

 

 “알겠어. 어떤 놈들이야?”

 

 [다수의 정령입니다. 불, 물, 바람, 대지까지 있습니다.]

 

 “세트로 다 왔네. 켈타스! 들었지?”

 

 “켈켈켈!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준비 다 끝냈습니다.”

 

 “모두 전투 대열을 갖춰!”

 

 천유강과 켈타스의 지휘 아래 병력들이 모두 성에 집결했다.

 

 “로아의 성에도 몬스터가 갔을 거야. 그건 벨코즈 네가 맡아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여기서 가장 유닛인 벨코즈는 병력들을 이끌고 로아의 성으로 갔다. 아마 로아의 성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몬스터 웨이브가 들이닥칠 거다.

 

 “큐아! 정령들도 현혹이 되나?”

 

 천유강의 말에 큐아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옆의 서큐버스가 대신 대답했다.

 

 “정령도 가능하긴 하지만 성공 확률이 높지 않아요.”

 

 “그러면 현혹 말고 혼란 마법 중심으로 써.”

 

 “알겠습니다.”

 

 “그리고......... 어라? 넌 누구야?”

 

 천유강은 자신의 진영에 처음 보는 유닛이 있자 궁금해서 물었다. 거대한 바위 같은 모양이었는데 다크 스톤은 분명 아니었다.

 

 “난, 큐아 님의 가고일이다.”

 

 “설마, 그 가고일이 이렇게 큰 거야?”

 

 처음 큐아를 만났을 때 귀찮게 굴던 가고일이 이렇게 컸다. 예전에는 천유강의 무릎에도 미치지 못한 녀석이라서 서큐버스의 덤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어엿한 가고일 전사가 된 거다.

 

 “난 큐아 님의 마력에 영향을 받는다. 큐아 님이 강해지면 나도 강해진다.”

 

 큐아의 레벨이 급속도로 높아져서 가고일도 강해졌다. 그것만이 아니라 스스로 켈타스의 지옥 훈련에 동참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도 했던 가고일이다.

 

 하지만 존댓말만큼은 아무리 켈타스가 가르쳐도 배워지지 않았다.

 

 “좋아. 그러면 큐아는 네가 확실하게 맡아라.”

 

 “그거야 당연하다.”

 

 “그럼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자 정령들이 물밀 듯이 쳐들어오기 시작했다.

 

 종류별로 특성도 다르고 장단점이 명확해서 한꺼번에 상대하기 어려운 정령들이다. 몬스터 웨이브가 진행될수록 몬스터들이 강해졌지만 오히려 전의 웨이브보다 수월하게 막아낼 수 있었다.

 

 그건 켈타스의 ‘위대한 감독관’ 특성 덕분이기도 했고 U.F.O의 레이더 덕분에 준비를 더 잘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래저래 점점 발전하는 천유강의 영지지만 정작 천유강에게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천유강의 직업인 ‘다크 스타’의 직업 레벨이 오를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는 거다.

 

 다크 로드에서 승급하여 다크 스타라는 직업을 얻었지만, 이 직업은 특이하게도 직업 경험치인 JP로 레벨을 올릴 수 없었다. 이것저것 시험 다 해보고 인터넷에 검색도 해봤지만 나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직 3차 승급을 위한 700레벨은 멀었지만, 사냥이나 퀘스트로 얻는 JP 포인트가 아까운 상황이다. 차라리 다른 직업으로 전직한 다음에 직업 마스터를 하면 보너스 포인트를 얻을 거다.

 

 ‘이렇게는 안 돼. 답은 디멘션 월드에 있나?’

 

 .

 .

 .

 

 [Log in]

 

 디멘션 월드에 접속한 천유강은 마계 대륙으로 향했다.

 

 천유강은 타천사이기 때문에 마계 대륙 소속이다. 그래서 만약 다크 스타를 레벨 업시키는 퀘스트가 있다면 마계 대륙에 있을 거로 생각하고 며칠째 마계 대륙을 뒤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마계 대륙이 무작정 다녀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만큼 좁은 대륙이 아니었다.

 

 타천사들이 모여 사는 곳에는 이미 많이 돌아다녔지만 소득이 없었다. 혹시나 하고 지도를 한참이나 찾아왔지만 아무리 지도를 살펴본다고 해도 답이 나올 리 없다.

 

 “모르겠군. 이럴 때는 수도로 가는 것이 옳겠지?”

 

 지옥의 수도는 벨뤼제브가 다스리고 있는 소돔으로 모든 마기가 시작되고 끝이 난다는 어비스 아래 만든 도시다.

 

 마족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이고 규모도 상당해서 뭐든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천유강은 비싼 골드를 내고 텔레포트 진을 이용해 수도인 소돔에 도착했다.

 

 지옥에 있는 도시라서 끔찍한 광경이 늘어져 있는 생지옥 같은 곳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지옥의 도시들은 그 나름의 멋과 투박하지만 강인한 기상이 서려 있어 어떤 면에서는 천국의 건축물보다도 나은 면도 있다.

 

 거대하고 웅장한 도시 위에는 마기의 원류인 어비스가 마치 오로라처럼 흐르고 있어서 그 아름다움을 더 했다.

 

 “지옥의 심장부가 이토록 아름답다니 아이러니하군.”

 

 천유강은 우선 술집으로 가서 정보를 수집한 뒤에 이벤트가 벌어질 것 같은 지점을 몇 개 알아내서 그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아무리 돌아다녀도 특별한 이벤트는커녕 일반적인 이벤트도 벌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미 천유강이 정보를 들고 그 지점으로 갔을 때는 다른 유저들이 득실득실했다. 아무래도 수도이니 마족 유저만 아니라 다른 종족의 유저들도 퀘스트를 위해서 많이 모여 있었다.

 

 그때 뜻밖의 사람을 만났다.

 

 “어라? 뇌호 아냐?”

 

 “당...자운?”

 

 그는 중국의 유학생인 당자운이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언제나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는 당군명도 있었다.

 

 “네가 여기 무슨 일이야? 아 그러고 보니 너 마족이었지? 그럼 여기 자주 오겠네.”

 

 당자운과 당군명은 작년에 여포 퀘스트를 통해서 안면을 트고 나름 인사도 하며 지냈다. 만나기만 하면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다른 한, 중 무인 관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남매는 중국인이면서 딱히 다른 중국인들과 붙어 다니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것 같았다. 서로 뭉치며 다른 세력을 배척하는 다른 중국인과는 다르게 말이다.

 

 천유강은 그것을 항상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조금 관찰해 본 결과 그들이 중국인들과 같이 있는 것을 꺼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중국인들이 이 남매를, 정확히는 누나인 당군명에게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기색을 내는 것을 알았다.

 

 애초에 천부경을 마경이라면서 싫어하는 중국인이 천부경을 배운 것부터가 이상했던 일이다.

 

 하지만 당군명은 중국에서도 매우 유명한 가문인 당가의 장녀다. 그 위치상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뭔가 사정이 있겠지.’

 

 “너희는 무슨 일로 온 거냐?”

 

 “우리? 우리야 당연히 퀘스트가 있어서 왔지. 아니면 지옥에 올 리가 있겠어?”

 

 지옥은 난이도가 높고 마족 전용 템 드랍률이 높아서 다른 종족들이 선호하는 사냥터가 아니다. 그래서 퀘스트가 아니면 지옥에 오는 것을 다들 싫어한다.

 

 “무슨 퀘스트?”

 

 “별건 아니고 용병 길드에서 입수한 퀘스트야. 여기 주민의 부탁을 들어주면 골드를 벌 수 있어. 넌 혼자 다니는 거야?”

 

 “혼자가 편하다.”

 

 “누가 호랑이 아니랄까 봐 솔로 플레이냐?”

 

 “그러는 너희도 둘만 붙어 다니던데?”

 

 “뭐, 그것도 사실이지.”

 

 중국인들은 단체생활을 좋아하는데 이 둘은 꼭 둘만 붙어 다녔다. 누가 보면 연인이라고 오해할 거다.

 

 “그럼 우리는 갈게.”

 

 “그래.”

 

 어색한 분위기를 뒤로하고 그들은 그렇게 헤어졌다.

 

 “그럼 이번엔 성으로 가볼까?”

 

 벨뤼제브가 있는 성은 마계의 모든 건축물 중에서 가장 거대하고 웅장하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작품과도 같은 성이지만 특별한 퀘스트 없이는 들어갈 방도는 없었다.

 

 “큰일이네. 그렇다고 지옥을 모두 뒤지고 다닐 수도 없고.”

 

 오늘 이곳에서 퀘스트를 얻지 못하면 또 다른 마을로 가야 할지 아니면 다른 던전으로 가야 하는지도 몰라 막막하다. 일단은 포기하지 않고 정보 길드를 들렸다고 용병 길드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용병 길드에 들어가니 섹시한 옷차림의 마족 안내인이 천유강을 반겼다.

 

 “용병패를 보여주시겠습니까?”

 

 천유강은 안내인에게 A급의 등급이 새겨있는 용병패를 건네주었다.

 

 “확인했습니다. 그럼 저기서 원하시는 의뢰를 선택하세요.”

 

 천유강이 의뢰 목록을 살펴보니 그냥 일상적인 의뢰들만 가득했다. 그리고 무심코 눈을 아래로 내렸을 때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한 의뢰 목록이 마치 반짝이를 뿌려놓은 것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이건 뭔가요?”

 

 “네? 뭐가요?”

 

 “여기 이건 왜 빛나고 있는 거죠?”

 

 그 말에 안내인이 다가와 의뢰목록을 보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음....... 제 눈엔 아무 이상 없는데요? 뭐가 잘못됐나요?”

 

 “설마.........”

 

 천유강이 의뢰 목록을 집어 들자 드디어 원하는 반응이 나왔다.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직업 관련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허공에 반투명한 창이 생성되더니 저절로 의뢰가 적혀 있는 종이가 천유강 품으로 들어왔다.

 

 [목표 : 지커브의 무덤을 최하층을 탐사하고 고대의 석판을 구해라.]

 

 [보상 목록 : 10골드, ???]

 

 [참여 가능 인원 최대 10명.]

 

 [시간제한 : 3시간]

 

 드디어 헤매고 헤매던 퀘스트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시간제한 때문에 시간이 3시간밖에 남지 않은 데다가 참여 가능 인원이 최대 10명이라는 것은 그만큼 난이도가 높은 던전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 미션을 실패한다면 다시 이런 퀘스트를 또 어디서 얻어야 할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이 대륙의 모든 용병 길드를 다 뒤지고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무작정 수락하기에는 죽음 페널티가 너무 뼈아프다. 전처럼 레벨에 상관하지 않는 천유강이 아니다. 이제는 부모님을 위해 최대한 빨리 3차 승급을 해야 한다. 한 번 죽으면 몇 달의 노력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린다.

 

 그때 구원의 손길이 나타났다.

 

 “아직도 여기 있었네?”

 

 바로 당가의 남매였다.

 

 “마침 잘 됐다. 너희 혹시 약속 같은 거 있냐?”

 

 “어, 응? 아니. 이제 다른 의뢰나 찾아보려 했는데?”

 

 “그럼 나 좀 도와줘라.”

 

 “도와달라고?”

 

 항상 과묵하던 천유강이 이렇게 반색하며 자신들을 맞을 줄 몰랐기에 당자운은 약간 당황했다.

 

 “중요한 일인가 보지?”

 

 “중요한 일이다.”

 

 “에.......난 상관없는데 그걸 우리랑 같이해도 괜찮겠어?”

 

 “.......문제 있나?”

 

 “아니 문제는 없는데.”

 

 당자운은 머리를 벅벅 긁다가 당군명을 흘낏 보고는 다시 천유강을 쳐다봤다.

 

 “그래. 까짓것 도와주지. 뭐 대단한 일이라고. 여기가 현실도 아니고.”

 

 “그래 고맙다. 그럼 지커브의 무덤이라는 곳으로 가야 해. 내가 원하는 아이템 말고는 나오는 건 다 너희에게 주겠다.”

 

 당자운은 의뢰 내용을 보고는 말했다.

 

 “그래? 그러면 우리야 좋지만 괜찮겠어?”

 

 “급하게 구한 건데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좋아. 그러면 우리한테 유리한 계약이네. 알겠어.”

 

 천유강이 원하는 ???를 빼고는 의뢰 보상과 몬스터들에게서 나오는 모든 아이템이 당씨 남매가 같기로 약속했다. 보스몹을 잡고 나오는 아이템도 모두 그들의 차지이니 매우 좋은 조건이었다.

 

 “그럼 출발하지.”

 

 

 지커브의 무덤은 마을에서 서남쪽으로 한참을 가야지 나오는 거대한 무덤이었다. 무덤답게 지옥의 벌레들과 악령들이 출몰하는 던전이다. 3시간짜리 의뢰답게 던전치고는 넓은 편은 아니지만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여기야?”

 

 당자운이 지커브의 무덤 입구에서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던전이라고 하지만 무덤을 탐사하는 것은 어쩐지 꺼림칙하기 때문이었다.

 

 “이래서 내가 언데드 대륙을 안 가는데 지옥에서 무덤을 가게 될 줄은 몰랐네. 지옥에서 무덤이라는 건 뭔가 모순된 거 아냐?”

 

 “무서운 거냐?”

 

 “무, 무섭긴 뭐가 무서워. 그냥 찝찝한 것뿐이다.”

 

 당당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당자운의 목소리가 약하게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마 배씨 남매들이 있었으면 일주일은 놀릴 감이었지만 다행히도 그들은 이곳에 없었다.

 

 “자 가자고! 내가 다 때려 부술 테니깐.”

 

 약한 모습을 숨기고자 일부러 당당히 걷었지만 누가 봐도 허세라는 걸 알 수 있다.

 

 ‘저래서 대강이와 연아가 귀여워하는구나.’

 

 그 뒤를 당군명이 말없이 따라갔고 천유강도 마지막으로 입장했다.

 

 “키이이이익!”

 

 “이익!!”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거미 마수에 놀라 펄쩍 뛰는 당자운이다. 당자운의 종족은 요수로 정확히는 원숭이 요괴였는데 펄쩍 뛰어올라 옆의 장식을 잡은 것이 진짜 원숭이를 보는 거 같았다.

 

 하지만 그가 잡았던 장식은 사실은 장식이 아니라 시체를 건조시켜서 세어놓은 것이다. 미라처럼 비쩍 마른 시체를 만지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까아아아악!!”

 

 마치 소녀처럼 소리 지른 당자운은 미친 듯이 가지고 있던 봉을 마수를 향해 휘둘렀다. 아무래도 시체보다는 거미가 상대하기 좋은 거 같았다.

 

 천유강과 당군명은 무심코 시선을 맞춘 후에 동시에 한숨을 쉬고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챙! 챙!

 

 전에도 느꼈던 거지만 당군명의 무술은 체제적으로 잡혀 있었다. 초식이 따로 없는 특성 때문에 천유강의 몸놀림은 정제되어 있다기보다는 자유분방했는데 당군명은 명사에게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것이 느껴졌다.

 

 천부경에게서 직접적으로 무공을 전달받는 1대들은 모두 그가 받은 내공에 최적화된 무술을 창제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당군명은 1대가 아니라 2대라서 1대로부터 내공심법과 그가 창제한 무술을 모두 전수받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천부경의 내공심법은 사람을 가린다.

 

 그래서 아무한테나 전수한다고 모두 1대와 같은 효과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천부경을 배우면 부작용이 생기는데 당군명이 천부경의 1단계인 탈각을 거치지 않고 2단계인 물화를 이룬 것이 아마 그 부작용 같았다.

 

 천유강과 당군명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적들을 베어나갔다. 전에 천유강과 당군명은 2번 싸웠는데 디멘션에서 한 번 현실에서 한 번 싸웠다. 결과는 모두 천유강의 열세.

 

 지금 싸운다면 탈각과 물화의 경지를 한꺼번에 얻은 천유강이 질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천유강이 성장한 만큼 당군명도 성장한 것이 느껴졌다. 그러니 정확한 우위를 가리기 위해서는 싸워봐야 안다.

 

 “히이익! 같이 가!”

 

 당자운도 화려하고 유려한 봉술을 지니고 있어 평소라면 적들을 순식간에 쓰러트렸겠지만, 지금은 얼굴이 사색에 질려있었고 전투에 별 도움도 되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뒷걸음치다가 곳곳에 있는 함정에 빠져 천유강과 당군명이 구해야 했다.

 

 횃불이 겨우 시야만 밝히고 있는 무덤 안에서 거미 마수들이 끝도 없이 나와 일행을 괴롭혔다. 만약 천유강 혼자 이곳에 왔더라면 온몸을 거미에게 둘러싸여 거미 밥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천유강과 당군명이 등을 맞대고 다가오는 거미 마수들을 처리하자 거미 사체들이 산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힐러가 없는 파티이지 때문에 피해 없이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당자운의 몸은 점점 더 굳기 시작했다.

 

 “거미 싫어!”

 

 징징거리는 당자운을 아무 말 없이 쓰다듬고 있는 당군명의 모습을 보니 배씨 남매가 생각났다. 그들이었다면 서로 위로하기는커녕 약점 잡았다고 좋아했을 거다. 아니면 오히려 거미 떼를 끌고 와서 놀려먹었을 거다.

 

 ‘같은 남매라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군.’

 

 천유강은 가볍게 웃으며 다시 전투했다.

 

 “잠시 휴식.”

 

 1층에 끝에 도달했을 때 천유강의 제안으로 모두 휴식 시간을 가졌다.

 

 “헉! 헉! 죽겠다.”

 

 당자운은 완전히 탈진해서 쓰러졌다. 거미에 놀랐기 때문에 정확하게 체력분배를 하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싸웠기 때문이었다.

 

 당군명이 그런 당자운에게 무릎베개를 해주며 조용히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너희는 사이가 좋구나.”

 

 그 말에 당자운이 쓰러진 상태로 대답했다.

 

 “남매니깐.”

 

 “내가 아는 모든 남매들은 다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우리가 정상인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그 말을 끝으로 침묵하다가 다시 천유강이 전부터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그.......가면은 왜 쓰고 다니는 거지?”

 

 천유강은 당군명이 쓰고 있는 가면에 대해 물었다. 현실에서는 냉기를 만들어서 가면을 쓰고 다니고 디멘션에서는 아이템을 쓰고 다닌다.

 

 워낙 기이한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물어보기가 꺼려졌었다.

 

 천유강의 말에 당자운이 곤란한 듯 뺨을 긁었다.

 

 “에.........그건 비밀이야.”

 

 당자운이 대답을 회피하자 처음으로 당군명이 입을 열었다.

 

 “........이게 편해서다.”

 

 말을 잘 안 해서 몰랐지만 목소리는 꽤나 청아한 음색이었다.

 

 “혹시 화상이나 부상이라도 입은 거면 내가 사과하지.”

 

 “그런 거 아니다. 정말 편해서 쓰고 있는 거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도........ 아 너희도 봤었지. 수화진 양이 너무 예뻐서 곤란한 일을 겪었다고 하는데 혹시 그런 건가?”

 

 “그런 건 아니다.”

 

 “그래?”

 

 천유강은 천부경을 어디서 배웠느냐를 묻고 싶었지만, 사문을 꼬치꼬치 물어보는 것은 무인에게는 결례가 될 수 있어 말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요즘 중국인들이 잠잠하네.”

 

 처음 쥬신 대학교에 중국인들이 대거 투입되었을 때는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중국인들의 특별한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았다.

 

 “에~ 그게. 우리 생각과는 달라서라고 할까?”

 

 “그게 무슨 소리지?”

 

 “그러니까...... 생각보다 우리가 강하지 않다는 거지.”

 

 중국인들은 무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비록 전에 한국과의 전쟁에서 졌지만 그건 풍신과 전왕 때문이고 다른 무인의 수준은 자신이 훨씬 높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쥬신 대학교에 오자 그 자신감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풍신의 천부경과 전왕의 창천문이 문제가 아니었다. 수 세기 동안 문을 걸어 잠근 중국의 무술 수준은 세계와 경쟁하며 키운 한국의 수준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무과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당군명과 광우밖에 없었다.

 

 당군명은 천부경을 배웠고 광우는 사파인 혈교의 후계자다. 그러니 중국인들의 자신에 대한 믿음이 깨진 것은 당연했다. 지금 다시 전쟁한다면 풍신과 전왕이 없어도 자신들이 처절하게 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은 천유강과 배대강에 대한 견제를 하는 것을 멈추고 내실을 다지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나.

 

 “그럼 다시 이동하지.”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고 생각하고 천유강은 지하로 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당자운이 아직 비틀거리기는 했으나 그건 스테미너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정신적인 충격 때문이었다.

 

 “무덤이 목적지인 줄 알았으면 안 따라왔을 거야.”

 

 “그건 미안하군.”

 

 단답형으로 무뚝뚝하게 대답하는 천유강의 말에 당자운이 킥하고 웃었다.

 

 “넌 우리 누나랑 말하는 게 비슷하구나.”

 

 “그런가?”

 

 천유강이 당군명을 힐끗 봤다.

 

 “그래도 내가 더 낫지 않나?”

 

 “..........거기서 거기지.”

 

 웃으며 천유강이 발을 지하 2층에 내려갔을 때, 갑자기 모든 것이 바뀐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건?!”

 

 감정 표현이 적은 천유강이 경악하자 더 놀란 당자운이 물었다.

 

 “뭐, 뭐야? 뭐가 나타났어?”

 

 “너희는 못 느끼는 건가?”

 

 그러자 당군명이 검을 꺼내 힘을 주입했다.

 

 파스스스

 

 검의 주위에 차가운 냉기가 서리면서 주변 공기가 급격히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에? 누나, 뭐 한 거야?”

 

 “.........내공이 움직인다.”

 

 “뭐? 그게 뭔 소리야?”

 

 천유강은 뇌전을 일으켜 손에 흐르게 했다.

 

 현실과 디멘션의 힘, 두 힘 모두 사용 가능한 것이다.

 

 “영역에서만 가능한 일인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내려간 지하 2층은 디멘션의 힘과 현실의 힘이 모두 사용 가능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못 느낄 수도 있지만 자신은 본 성에서 많이 느껴본 감각이라서 쉽게 적응했다.

 

 그리고 그때 어두운 무덤 속에서 적들이 나타났다.

 

 검은 색의 커다란 해골이 공중을 둥둥 떠다니고 있었는데 그 해골에는 불이 붙어 있어 주변을 태우고 있었다.

 

 “어....... 저거는 헬 스컬인데? 저거 700레벨이 넘는 몬스터라고!”

 

 플레이어가 승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몬스터도 레벨이 300, 500, 700이 되는 기점으로 갑자기 강해진다. 몬스터 레벨이 700이 넘는다는 것은 3차 승급자와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헬 스컬 말고도 다른 다양한 마수와 고스트들도 나타났는데 모두 레벨이 800에 육박하는 몬스터들이었다.

 

 “보이는 것만 해도 10마리가 넘어! 도망 가야 해!”

 

 당자운이 다급하게 천유강의 손목을 잡았다. 하지만 천유강은 생각이 달랐다.

 

 전에 레벨이 1200이었던 에이션트 트윈헤드 오우거를 본성으로 끌어들여 잡았던 경험이 있다.

 

 ‘그놈을 처리하고 많은 경험치와 오우거 파워 건틀렛도 얻었지.’

 

 현실의 힘까지 사용할 수 있다면 높은 레벨의 적도 쉽게 잡을 수 있다.

 

 “이건 기회가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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