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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구)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6.17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지독한 전쟁이 끝난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문명을 구축하던 인류 앞에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현실게임이 나타난다.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게임에 열광했고 인류의 대부분이 즐길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현실에 큰 영향을 주게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두 가지 세상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현실 아니면 게임
게임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게임 중에서 오직 하나의 세계만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인류는 어떤 곳을 선택할 것인가.
선과 악이 아닌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도약 (11)
작성일 : 17-06-25 00:34     조회 : 60     추천 : 0     분량 : 8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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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일어난 천유강이 가장 먼저 한 일은 TV를 켠 것이었다.

 

 팟

 

 역시나 TV에서는 전날에 있었던 크러쉬 경기에 반왕의 활약에 대하여 계속 떠들어대고 있었다.

 

 방송사마다 반왕의 경기로 그의 능력에 대하여 평가가 한창이었는데 진정한 실력에 몇 퍼센트나 발휘하였는지에 대하여 여러 전문가가 논쟁 중이었다.

 

 잠시 잠시마다 경기 장면이 나오고 있었는데 천유강도 팔과 다리 같은 것만 나왔을 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반왕에게만 카메라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그런지 천유강을 중심으로 찍은 화면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천유강이 반왕의 팔에 상처를 낸 모습도 뿌연 먼지에 가려져서 나왔다.

 

 "일단 오늘이나 준비해야겠군."

 

 오늘은 시험이 종합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오늘에 하는 시험은 수업 과목에 상관없이 같은 무과이면 누구나 보아야 하는 그런 종류의 시험이었다.

 

 오늘은 파괴력과 순발력들의 기본적인 시험부터 참모진을 호위해서 목적지까지 데려가야 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시험까지 여러 종류의 시험이 있었다.

 

 오늘 시험은 특히 천유강에게 중요한 것이 무과 특기생이라서 다른 과목의 점수가 낮은데도 학년이 올라갈 수 있었다. 따라서 이런 무과의 시험에서 점수가 낮다면 낙제 또는 퇴학도 당할 수 있다.

 

 그만큼 쥬신학관의 경쟁은 심각했다.

 

 시험은 편입 희망자와 같이 치러지기 때문에 편입생이 생기는 만큼 퇴학자도 생기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편입 시험을 치르는 중국인들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천유강은 경건한 마음으로 샤워를 끝낸 뒤에 학교로 출발하였다.

 

 과연 학교에 오니 분위기가 사뭇 달라져 있었다. 다들 신경이 날카로워 있는 듯 눈빛도 달라져 있었고 옷차림새도 평소 때의 화려한 차림이 아닌 움직이기 편한 추리닝 패션이 많이 눈에 띄었다.

 

 첫 번째 시험은 파괴력 테스트였다.

 

 두 번에 걸쳐서 시험이 치러지는데 처음에는 단 한방의 파괴력의 시험하고 두 번째는 주어진 시간에 얼마나 많은 타격을 주는지를 시험한다.

 

 "다음 시험자 들어오세요."

 

 천유강은 초조하게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시험자들을 뚫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은 최첨단의 주조술과 과학과 마법이 융합되어 만들어졌다. 이곳은 무과만 아니라 마법과나 에스퍼과의 사람들이 자신의 힘을 발휘하는 곳이라 어떠한 강한 충격에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

 

 방에는 지름이 2미터는 되어 보이는 검은색 구가 있었다.

 

 이것은 신소재의 반 금속성 물체로 신지후가 경영하고 있는 세황 금속에서 만든 물건이었다. 이 금속은 탄력이 고무에 비해서도 몇백 배 높았고 온갖 마법진으로 도배되어 있어 찌그러질지언정 부서지지 않았다.

 

 충격을 그대로 안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갑옷과 같은 것을 만들 수 없는 단점이 있었지만 다른 제품들의 훌륭한 부품이 되었기에 신지후는 이 물질을 개발하여 막대한 수입을 벌어 들었다.

 

 처음은 단 한 방에 강한 충격을 주는 시험이었다.

 

 천유강은 옆에 놓인 워 해머를 집어 들었다. 아무리 신소재의 반금속 물질이라도 날카로운 날이 있는 무기로 힘껏 내려치면 끊어질 수 있으니 해머를 사용하는 것이다.

 

 보통이 능력이라면 저 합금을 끊을 엄두도 못 내겠지만, 이곳은 온갖 인재가 모여 있는 쥬신 대학이라서 그 정도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 꽤 많았다. 그리고 천유강도 그중에 한 명이었다.

 

 천유강은 워 해머를 들고 호흡을 조절했다.

 

 '만류귀종이다. 익숙하지 않은 무기이지만 무의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 더욱이 내가 익힌 천부경은 원래가 형식이 없는 무술,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천부경이라면 내게 불리한 시험이 아니야.'

 

 마음을 다진 천유강은 워 해머를 높이 들고 기를 워 해머에 머리 부분에 모았다. 힘을 내기 위해서는 근력과 내공이 모두 필요하다.

 

 물론 중국인들 같은 경우는 근력보다는 내공에 치중하고 어제 싸웠던 반왕과 같은 경우는 근력에 더 치중하는 등, 무술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천부경은 근력과 내공, 그리고 보통 에스퍼들이 사용하는 사상력까지 골고루 사용한다. 그래서 한시도 근력 운동과 내공심법을 소홀히 해 본 적 없는 천유강이다.

 

 셋의 조화를 깰 만큼 스승이자 외조부인 염제의 가르침은 얕지 않았다.

 

 타다닥

 

 힘을 얻기 위해서 앞으로 뛰었다. 거리가 적당히 왔을 때 온 힘을 다해서 워 해머를 내리찍었다.

 

 쿵!!!!!!!!

 

 둔탁한 소리가 나며 구가 찌그러졌다. 그렇게 강하게 쳤음에도 손에는 타격감이 심하지 않았다. 그만큼 구가 충격을 잘 흡수한다는 소리였다.

 

 찌그러졌던 구가 다시 펴지면서 천유강에 앞에 있던 전광판에 점수가 올라갔다. 마치 펀치 기계를 쳤을 때와 같은 장치였다.

 

 1

 1003

 5435

 8256

 10204

 

 1에서부터 올라간 숫자는 순식간에 올라가서 35,000까지 올라갔다.

 

 몇 초간 점수판이 멈추어 있다가 다시 0으로 내려갔다.

 

 이제는 두 번째 시험이다. 두 번째 시험은 5분 동안 때린 총합을 구하는 그럼 시험이었다. 천유강은 첫 번째 시험보다 두 번째 시험이 더 자신 있었다.

 

 시작을 알리는 불이 켜졌다.

 

 쾅!!!

 쾅!!!!!

 쾅!!!!!!

 

 천유강은 쉴 새 없이 워 해머로 구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이 시험은 오랜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때리기 때문에 지구력과 힘을 조절이 생명이었다. 처음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부으면 나중에 지쳐서 움직일 수가 없게 된다.

 

 쾅!!!!

 쾅!!!!!!

 

 천유강은 무표정하게 구를 두들기고 있지만, 오른손이 점점 지치는 것을 느꼈다. 2분이 넘는 시간을 쉴 새 없이 격렬하게 움직이고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하지만 천유강의 최대 장점 중의 하나는 양손잡이라는 것이다. 3분이 될 무렵 이번에 워 해머를 잡고 있는 손을 바꾸어 다시 두들기기 시작했다.

 

 쾅!!!

 쾅!!!!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점수는 4,700,000입니다.]

 

 "휴우~"

 

 천유강은 점수를 확인하고 바로 시험장을 나갔다.

 

 밖에서도 전 시험자의 점수를 알 수가 있었다. 천유강의 점수를 보자 모두가 눈이 휘둥그레져서 천유강을 쳐다보았다.

 

 이들도 쥬신 대학에 당당히 다니고 있는 무과생들이다. 그런 엘리트 중의 엘리트도 천유강의 실력의 감탄을 금지 못 하는 것이다.

 

 그때였다.

 

 "켁! 팔만 점이야! 처음 시험에 팔만 점이나 나왔다."

 

 누군가가 소리치자 순식간에 시험장은 술렁거렸다.

 

 팔만 점이면 천유강보다도 두 배가 훨씬 넘는 수치였다. 비록 천유강의 스타일이 파워를 중시하는 것이 아니었지만 자신의 두 배가 넘는 수치를 보자 천유강도 놀랐다.

 

 그리고 곧 두 번째 시험이 행해졌다.

 

 쾅!!!!!!!!!!

 

 쾅!!!!!!!!!!!!

 

 방음 장치가 되어 있는 시험장인데도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졌다. 그리고 곧 결과가 나왔다.

 

 [7,053,433]

 

 두 번째 역시 칠백만이 넘는 놀라운 수치였다.

 

 모두가 놀라서 입도 못 다물고 있는 그때 시험자가 나왔다.

 

 "클클! 너무 쉽군! 쥬신 대학도 별거 아니잖아."

 

 키가 2미터도 훨씬 넘어 보이는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는 남자가 가뿐하다는 듯 어깨를 돌리며 나왔다. 저자는 천유강도 본적이 있는 자였다.

 

 분명히 전에 배대강에게 운동기구를 던지고 배연아의 활을 맞고도 끄떡없었던 그자였다.

 

 "광우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자도 맞장구를 쳤다.

 

 "나도 들은 적이 있어 중국에서 미친 소라고 불리는 자야. 포악하기가 이를 데 없는 자인데 설마 쥬신 대학에 편입을 신청할 줄은....."

 

 광우라는 말에 일대가 소란스러워졌다. 광우라는 별호는 이미 이곳 쥬신 대학까지도 멀리 퍼진 것이다.

 

 "응? 네놈은 천유강이군."

 

 광우라고 불리는 그 사내는 놀랍게도 천유강을 알고 있는 눈치였다.

 

 "날 알고 있나?"

 

 존칭어에 익숙하여 수화진과 유하연에게 존칭을 쓰는 천유강이지만 이렇게 적의를 들어내는 상대에게 존칭을 쓸 만큼 순하지 않았다.

 

 "물론 알고 있......."

 

 쾅!!!

 

 그때 다시 한번 커다란 충격음이 전 관내에 울려 퍼졌다.

 

 "이번엔 9만 점이다. 계속 신기록 갱신이야!"

 

 놀랍게도 다른 시험 장소에서 첫 번째 시험의 결과가 9만 점이 넘게 나왔다. 앞서 들어갔던 광우보다도 만점이나 높은 점수였다.

 

 그리고 두 번째 시험

 

 [8,501,534]

 

 이번에도 광우의 기록을 깨는 신기록이 나왔다. 무려 팔백만이 넘는 수치였다.

 

 끼이이익

 

 시험장의 문이 열리고 천유강에게도 낯익은 얼굴이 그 안에서 나왔다. 그는 두리번거리다가 천유강을 보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응? 유강아, 너도 시험을 봤구나? 잘 봤냐?"

 

 "배대강이다. 과연 전왕의 아들!"

 

 시험장에서 나온 이는 전왕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배대강이었다. 여전히 태평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는 다른 시험자의 시선을 오히려 의아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머리를 한 번 긁적이고는 천유강에게 반가운 얼굴로 다가갔다.

 

 "이놈의 시험은 단순한 게 딱 내 스타일이라니까. 화끈하고 좋아. 하하하."

 

 옆에 서 있는 광우는 쳐다보지도 않고 배대강은 기분이 좋은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

 

 "참 어제 디멘션에서 너희 일행과 갈라졌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그 크라켄을 조정했던 마법사와 싸우고 있는데......."

 

 "배대강..... 전왕의 아들......"

 

 자신을 신경을 쓰지도 않는 배대강을 보며 화가 났는지 광우는 숨을 씩씩거리며 배대강을 노려봤다.

 

 "역시 전왕의 후계답군. 하지만 과연 전투에서도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까! 흐흐."

 

 광우는 여전히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며 배대강을 도발하였지만 배대강은 그것을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인지. 천유강을 한 번 보고는 광우를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응? 댁은 누구 쇼? 유강아 아는 사람이야?"

 

 전에 배대강에게 운동기구를 던졌지만, 당시 혼백이 나간 상태였던 배대강의 기억에는 없었다. 사정을 알 리 없는 배대강은 자신을 잘 아는 듯 말하는 광우를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크크크! 과연 전왕의 아들, 능청스럽기도 제일이구나! 크크 나중에 보자."

 

 광우는 자신의 할 말만 하고 유유히 사라져버렸다.

 

 ".....뭐 하는 놈이냐? 저건?"

 

 정말로 궁금한 배대강이었다.

 

 다음 시험은 순발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었다.

 

 시험은 간단했다. 방안에 특수한 공을 던져 놓으면 바닥에 깔린 전기를 받으며 공이 방 이곳저곳을 튕기면서 돌아다니게 된다.

 

 그 공에 맞지 않으면 되는 것인데 총 10번 이상을 맞게 되면 시험이 끝나게 된다. 오랫동안 버티면 점수가 늘어나게 된다.

 

 천유강은 특수 금속으로 코팅된 방안 중앙에 들어갔다.

 

 [10초 뒤에 시작합니다. 준비하세요. 10 9...]

 

 퉁

 

 작은 구멍에서 작고 빨간색을 한 공이 떨어졌다. 천천히 떨어졌으나 바닥에 닫자 곧 속도가 빨라졌다.

 

 휙~

 

 휙~

 

 방안에 계속 튕기며 속도도 점점 빨라졌지만, 그 정도로 천유강을 맞히는 것은 어림도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툭

 

 그렇게 10초가 지나자 다른 공 하나가 또 떨어졌다. 그렇게 되자 총 2개의 공이 좁은 방안에 튕기며 돌아다니게 되었다.

 

 .

 .

 .

 .

 

 그리고 20분 후

 

 "뭐야?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무슨 장치가 고장 났나 본데?"

 

 시험을 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은 시간이 자꾸 지체되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자신들도 빨리 시험을 치고 다음 시험을 대비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렇게 자꾸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컨디션이라는지 식사 시간과 같은 것들이 자꾸만 어긋나게 되는 것이다.

 

 보통은 한 시험자가 들어가게 되면 빠르면 1분에서 늦어도 5분이면 시험이 끝나게 된다. 그런데 벌써 20분 동안 시험이 끝나지 않자 기다리다 못한 학생들은 관리자를 불렀다.

 

 "뭐가 문제가 생긴 게 아닌가요? 들어가 보고 오시면 안 돼요?"

 

 "맞아요. 맞아. 우리 시간이 없다고요."

 

 여러 학생들이 아우성을 치니 시험 감독을 맡고 있던 직원 하나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시험 관리실로 들어갔다.

 

 끼이익

 

 이곳은 시험을 총 관리하는 곳으로 시험을 치는 곳에서는 이곳이 보이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시험 현장이 전부 보였다.

 

 "저....."

 

 "쉿! 조용히 하게."

 

 억지로 들어간 남자는 무슨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서 입을 열었지만 다른 시험관의 제지로 멈춰야 했다.

 

 '뭐야? 분위기가 왜 그래?'

 

 이상하게 여긴 남자는 시험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장면을 보았다.

 

 휙~ 휙~ 휙~ 휙~ 휙~

 

 족히 수백 개가 넘어 보이는 빨간색의 공들이 육안으로는 보기도 힘든 속도로 방 안에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 남자가 잔상만 보이는 속도로 그 공들을 전부 피해내고 있었다.

 

 "세상에......"

 

 24분 53초 0번

 

 천유강이 방 안에 들어가서 버틴 시간과 맞은 횟수이다. 놀랍게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맞지 않은 것이다.

 

 "더 투입할 볼이 있습니까?"

 

 방 안에 있던 감독관 중 하나가 다른 감독관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제는 더 없습니다. 이미 모든 공이 투입된 상태이고 속도도 모두 최고로 올라가 있습니다."

 

 "어떻게 저런 곳에서 버틸 수가 있는 거지?"

 

 빨간 선들만 보이는 시험장소를 보며 감독관이 인상을 찌푸렸다.

 

 휙 휙 휙

 

 '보인다. 공의 움직임이 호흡이 맥박이 느껴진다.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여'

 

 천유강의 시야에는 감독관들은 보지 못했던 빨간 공들의 너무나 선명하게 보였다. 마치 눈이 온몸에 달린 느낌이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빠르기로 날아다니는 수백 개의 공들을 피하는 것은 이전의 천유강이라면 불가능했다.

 

 작은 공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서로에게 부딪칠 시 궤도를 바꾸며 사방으로 튀기도 하였다. 천유강의 몸이 액체가 아닌 이상 아무리 유연해도 한자리에서 그 공들을 피하기는 무리였다.

 

 단지 비어있는 공간, 안전한 공간이 눈에 보였다. 천유강은 단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으면 되는 것이다. 안전한 공간이라고 해봤자 공들이 스치듯이 지나가는 작은 틈과 같은 것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처음에 천유강이 택했던 방식은 무아지경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며 초반에 여유롭게 공을 피해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공의 양이 많아지고 속도가 빨라지자 한계점에 부딪혔다. 점점 공들이 천유강을 압박하여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는 것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그때 머릿속에 스쳐 가는 말이 있었다.

 

 [머리는 비운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본능적인 움직임은 빠르긴 하지만 체계적이지 않으면 오히려 방해만 된다. 얄팍한 수를 쓰지 말고 다시 한번 해봐]

 

 바로 어제 싸웠던 반왕의 말이 떠오른 것이다. 비록 어제는 싸워야 할 적으로 만났지만, 그는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천유강은 무아지경의 상태를 곧바로 풀고 보았다.

 

 공을 그리고 자기 자신을

 

 그러자 모든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이른바 관안(觀眼)이라고 불리는 능력의 각성이었다.

 

 "벌써 30분이 넘었습니다. 이대로는 그냥 체력 시험이 될 듯싶군요."

 

 감독관 중의 하나가 여전히 놀랍다는 얼굴로 천유강의 움직임을 주시하였다.

 

 "그렇군요. 그러면 시험은 그만 끝내죠."

 

 "설마 이 시험에서 만점자가 나올 줄은 몰랐군요."

 

 ∞분

 

 천유강의 기록이었다.

 

 위이이잉

 

 기계음이 울려 퍼지며 방안에 흐르던 전류가 끊어졌다. 그러자 빨강 공들은 힘을 잃고 평범한 공으로 변하여 방에 이곳저곳으로 굴러갔다.

 

 시험이 끝났음에도 천유강은 움직이지를 못했다. 이 순간 경험한 것들을 자신의 것들로 만들기 위해서 명상에 잠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잘 알고 있는 듯 관리자들도 별다른 제지나 방해를 하지 않았다. 이곳의 관리자들도 매년 이런 일을 해온 베테랑들이다. 이런 깨달음을 얻는 무인들을 수도 없이 봐와서 경솔하게 방해하는 일 따위는 없었다.

 

 2분의 시간이 흘렀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천유강에게는 억겁과 같은 시간이었다. 천유강의 눈이 떠졌을 때는 천유강의 모든 시야가 달라져 있었다.

 

 '이것으로 한 단계 더 진보한 것인가?'

 

 역시 크러쉬에 출전한 것이 보람이 있었다. 디멘션에서는 강자들과 싸움, 전왕의 조언, 반왕과 싸움 등등 크고 작은 일들이 있으면서 한동안 정체되어 있던 천유강의 무술이 요 몇 달 사이에 급성장한 것이다.

 

 끼이익

 

 가벼워진 마음으로 천유강은 식당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

 .

 .

 

 "오늘은 참 보기 힘든 장면들을 많이 보게 되는군요."

 

 "그렇군요."

 

 시험의 감독관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당혹스러운 눈빛을 교환하고 있었다.

 

 28분 40초 0번

 

 시험 장소에 있던 시험자는 28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번도 공을 맞지 않은 것이다. 특이한 것은 빨간 공의 움직임이 천유강 때와는 달리 현격히 느려 보였는데 자세히 보면 하얗게 서리 같은 것들이 껴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공들이 느리게 움직이는 원인인 거 같았다.

 

 그것은 냉기였다. 가공할 냉기가 방 전체와 공들을 모두 얼려서 공들이 탄성을 잃고 느리게 튕겼다.

 

 "설마 에스퍼 계열일까요?"

 

 그의 말에 신상 명세표를 넘기던 관리관이 말했다.

 

 "저 학생의 자료를 보면 그런 이야기는 없네요. 빙공일 가능성이 더 높겠죠."

 

 "사방 20미터를 순식간에 다 얼려버리는 빙공이라...... 저런 능력을 갖춘 사람과 전쟁에서 만난다면 도망도 가지 못하겠군요."

 

 "중국에서 온 학생이라고 했지요? 여러 면에서 특이한 학생이군요. 자료를 보니 여학생이군요."

 

 "그렇습니까? 가면을 쓰고 있어서 잘 몰랐습니다."

 

 감독관은 섬뜩한 가면을 쓰고 시험장 안에서 서 있는 여학생을 보며 말했다.

 

 "이번 시험도 더 이상은 의미가 없겠군요."

 

 시험 결과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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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출전 (14) 2017 / 6 / 21 67 0 12442   
67 출전 (13) 2017 / 6 / 21 72 0 4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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