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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찾아 온, 어머니
작성일 : 17-07-27 20:26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15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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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강비서는 사건의 전말을 듣고는 얼었다. 그 전화는 회장님의 변호사분이 걸어오신 전화였다.

 

 처음엔 이 분이 나이도 지긋하시고 어째 내 번호를 아직도 아시나 싶어.. 그냥 받았는데..

 

 어제 파티라는 말도 안되는 곳에서 벌어진 일을 듣자 나는 너무도 두려웠다. 아직도 ?

 

 대체 더 물러날 곳이 어딨다고?

 

 

 

 내가 당황해서 뭐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동안- 변호사는 사실을 정리라도 한듯 알아 듣게 상황설명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납득할수 있는 사실은 아니었다.... 알아는 들어도 '납득' 할수 있는 사실은 아니었다.

 

 

 "대체 왜 이러신데요? 아시잖아요- 이건 이미.. 작가님에겐 도주에요 - 이사님을 몰아 붙이시려면"

 

 

 

 

 "그런게 아니네! .... 이사도 심 회장에게는 아들 아닌가- 물론 지혁이를 그동안 채찍으로 안 썼다곤

 

 말하지 않겠네 사실이 있으니.. 그래도 지금은 방어할 타이밍이라는 말이네-"

 

 

 

 "작가님이 안 받겠다고 하면 상관 없는 일이에요-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줄순 없는 일이잖아요?"

 

 그 말엔 변호사는 반박도 하지 않았다. 대답도 아깝단 듯한 태도로-

 

 

 

 

 "이건 일종의 통보네... 지금 회장 사모님이 거기로 가고 있으니까..."

 

 

 

 나는 넋이 탁 풀림을 느꼈다... 대체 무슨 생각이신거야? 그 증오와 분노는 고스란히 작가님에게 쏟아질 텐데

 

 어쩌자고 이런 일을 벌이시는 거냐고

 

 

 

 

 "작가님은 다시 한번 오시면 여기서도 이사한다고 하셨는데요-? "

 

 

 내 목소리가 내 귀에도 힘 없이, 들렸다. 주장이 아니라 어리광으로 들렸다.

 

 

 

 "더 이상은... 이미 우애를 넘어섰어... 그런 문제가 아니야... 사소한 일의 문제가 아니란걸 자네도 알아야 하고

 

 중재는 자네가 해야 해... 회장의 결정이 자신의 욕심으로 그리 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나머지 경영진의 압박이 .... 심 회장에게 어땠을것 같나? 후회해... 지난 시간에 그걸 바로잡지 못한걸 후회하고 있네.."

 

 

 나도 격앙되어 소리가 높아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건 해결책이 아니죠- ! 이러면 이럴수록 .... 작가님만 힘들어지는거라고요!"

 

 

 " 이미 방어전이야- 서로 잃을게 적어져야 하는것 뿐이네! 사모님의 마음에 따라서 당연히 달라지는 일이기도 하지..

 

 사모님도 쥐고 있는게 많으시니.. 아마 회장님이 쥐고 계신걸 이렇게 주리라곤 생각치 않으셨을 테니...

 

 어쩌면 이사에게 더 주실수도..."

 

 

 

 "말도 안돼..."

 

 

 

 나는 이층에 계실 작가님의 방 문이 닫겨있길 바라며 일층의 구석으로 가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결정 하게 될 거네, 사모님이랑 이야길 나누고 ... 전화주게-"

 

 

 "자..잠깐!"

 

 

 

 전화는 자비도 없이 뚝 끊겼다... 이 내용을 대체 뭐라고 전해야 설득력이 있을지 자신은 차마 생각할수조차 없었다.

 

 

 조심스레 계단을 올라간다- 언제 깨어나셨는지 작가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책상앞에 앉아 책을 읽고 계셨다. 여전히 뒷 머린 엉망으로

 

 조그만한 꽁지머리로 묶여 있을 뿐이다.. 부드럽게 흘러내린 앞머리와 은색의 가느다란 테의 예의 그 안경을 쓰고 계신다.

 

 이럴떄의 작가님은 너무 어린 사람처럼 보인다 , 멋있는 옆 얼굴과 흰 얼굴과 묻어 있는 기색이.. 믿기 힘들만큼 어려 보인다..

 

 말간 애같은 얼굴로 작가님은 책을 읽고 계실 뿐이다. 책에 푹 빠져- 내가 기척을 내도 잘 모르신체...

 

 휠체어 때문에 다른 의자는 밀려난지 오래... 작가님은 비로소 내 기척을 느끼시자 빙글 휠체어를 돌리신다.. 나도 전엔 이정도로 능숙하신지를 몰랐다.

 

 

 보통은 목발로 해결이 가능했고 자주 앉아 계실일이 없었으니까.. 그러나 너무나 휠체어를 능수 능란하게 다루신다.

 

 조금의 손 동작으로도-.. 그래서 전동 휠체어로 바꿀 필요가 없었다.. 바꿔 드리려고 했더니 인상을 쓰시기에 그냥 두었는데

 

 그게 더 편하셔서 그러셨던 모양이었다.

 

 

 

 "?"

 

 

 

 

 

 

 빙글 돌리시더니 내게 묻듣이 고갤 까닥하신다- 할말 하고 사라지란 의미다... 내 얼굴에 서 뭔가 다른 심각함을

 

 읽으신 건지 내 쪽으로 아예 몸을 돌리셨다.

 

 

 

 

 

 ".... 어제 파티에서 다른 이야기가 ... 좀 오갔답니다.... 아무래도 사모님이 오실거 같아요.."

 

 

 

 

 

 작가님의 얼굴이 얼어 붙는다... 딱 멈춘 것 처럼 충격과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 나는 계속 말해야 하는 내 자신이 싫었지만

 

 말을 조심스레 이었다.. 저런 얼굴을 볼 때 마다- 난 내가 대신 비명이라도 질러 드리고 싶은 심정이 인다-

 

 

 

 

 나는 말을 정리할 틈 조차 없었기에 단편 단편- 생각나는 대로라도 이야길 잇는다.

 

 

 

 

 

 "회장님이.... 절대로- ... 그러실 의도가 없으시데요.. 절대로 작가님을 회사로 불러 들이실... 생각은 아니시라면서...

 

 지금 가지고 계신것 중 , 상당수를.... 작가님에게 양도하실거라고....."

 

 

 

 

 작가님의 눈이 충격으로 물든다.. 내가 할 말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사님한테는 그냥은.. 안 주시기로.... 적어도 , 인성적인 면이 인정되는 리더가 되면 , 주기로... 하셨다고......

 

 유서를 고치셨데요... 그리고 은퇴 후에 회장직에는...... 경영 전문가를 앉힐 거랍니다... , 이사님은 그대로 그 자리에 계실 거구요...

 

 

 

 난리가 났어요

 

 

 

 이사님이 몹시 화가 나셨다고... 그 이유가.... 작가님 때문이 아닌건 아시.."

 

 

 

 

 

 "........ "

 

 

 

 

 작가님의 눈에는 충격이 가득했다. 작가님은 스스로 핸드폰을 드셨다가 내려 놓으셨다.

 

 또 입을 여셨다... 실어증이 아니란 것에 감격할 때가 아니었다. 목소리는 까칠하고 비참했다.

 

 

 

 

 "....... 미치셨나봐...."

 

 

 

 

 이젠 그 목소리에는 차마 힘도 실리질 않아서 더 안타깝다. 어이가 없다 는 듯한 목소리에 가깝다.

 

 

 

 작가님은 이해하기 힘들단 듯한 얼굴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며 내 말을 들으신다.

 

 

 

 

 "회장님께서는 사후의 일을 걱정하시는거 같아요- 작가님한테 품은 감정이 단순한 돈 문제의 질투가 아니라

 

 다른 감정이라고 생각하셔서... 방어막이라도 단단히 세워주실려고 그러신 거랍니다.. 사모님이 쥐고 있는건

 

 순전히 사모님 의지로 결정하게 해 주셨다고 하니까-.."

 

 

 

 "형이 왜 그러는지... 다 아시면서?"

 

 

 날카로운 되 묻는 소리에 괜시리 내 간이 다 쫄아든다.

 

 

 "회장님도 알고 계세요 그걸 과오라고 생각하시고 계시구요"

 

 

 

 

 

 "그런데 나한테 그걸 그냥 주고, 형한테는 메달처럼 따 내란거잖아.... 아니야?"

 

 

 

 

 작가님의 목소리에 낯선 까칠함이 섞이고 작가님은 머릴 쥐어 뜯으신다.. 마치 낙담이라는 것을

 

 눈앞에서 마주한 사람처럼...

 

 

 

 

 "왜 그러시는 거야.... 왜 날 못 잡아먹어 안달들이야- 이제야 다 끊어냈다고 생각했는데... 왜 왜 ,"

 

 

 

 

 중얼대는듯한 목소리에는 잔뜩 울음이 묻어있다. 억울한 감정이시리라.. 하임씨를 더 독하게 밀어내신건

 

 

 

 이 문제가 없다곤 할수 없단걸 .. 나도 알고 있었으니까- 의도가 어쨌든.. 하임씨가 괴로울 까봐

 

 

 

 회장님이 하임씨를 다른 용도로 생각하고 압박하실까봐서 작가님은 두려워 하고 계셨었으니까..

 

 

 그녀를 잊지 못해.. 작가님은 하민씨의 그늘에서 그 죄책감으로도 괴롭고 하임씨가 잘 지내는지 그리워서도 괴롭다..

 

 그런데 이런 일이 또 일어나다니.....

 

 

 

 

 

 "..... 이사님이 얼굴을 너무 내 비치셨나봐요... 똑똑한 놈도 못된다고 책망하셨답니다...

 

 

 

 저도 변호사님 통해서 들었어요... 대화 내용 전문은 몰라도... 아마.. 회사에서 그 일 이후에 웃는 낯으로

 

 회장님을 뵈셨나 봐요..."

 

 

 

 

 

 "......."

 

 

 

 

 작가님의 얼굴에 띄던 절망이- 냉정한 분노로 변모한다.... 남도 아니고 형제다- 형제가 가장 작가님에게는

 

 끈덕지게 따라붙는 괴롭게 하는 사람이었다. 힘들때 의지가 되는 사람이 아니라 - 서로 사람까지 붙여서 견제해야 하는....

 

 서로 미워하지 않으면 안되는...

 

 

 

 "회장님은 자신이 돌아가신 후가 두려우신 거에요- 재산 문제가 아니고 재산 문제가 끝나고도

 

 작가님에게 위해를 가할까봐 그게 두려우신 거라구요.. 적어도 제 생각엔 그런데.."

 

 그 말에 작가님은 다시 머리를 감싸쥐었다... 거칠은 한숨이 가느다란 목을 타고 나온다-

 

 

 

 

 

 "지금 사모님이 오신데요... 아마 상황 설명하러 오시는 것 같아요... 상황까진 알아야죠.."

 

 내 설득에도 작가님은 꼼짝도 않으시기에 내가 다시 말씀을 드렸다.

 

 

 

 

 "싫으신거 알아요- 짜증나시는 것도 물론 이해합니다.."

 

 

 

 

 

 "내가 받기 싫다고 하면 , 누구도 내게 억지로 쥐여 줄순 없어, 난 온전한 성인이고 내가 벌어 먹고 살 만큼 벌어-

 

 그런 돈에 미련 없다고 누차 이야기 했고"

 

 

 

 작가님의 목소리에는 짙은 살기가 묻어 있었다. 차갑고- 무서운 목소리..

 

 

 

 "... 하지만 작가님... 회장님은 여러 과오를 스스로 인정하셨어요... 저는 적어도 압니다.. 꼭대기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과오를 인정한다는것이 어떤 의미인지요.... 정상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주로 과오도 , 의도된 실수- 계산된 실수라고

 

 하죠 절대로 깔끔하게 그것이 과오였다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장님은 인정 하셨어요-

 

 

 

 

 이사님을 그렇게 키우지 말았어야 한다고 , 자신도 그런 가르침을 싫어서 몸부림 쳐놓고

 

 그것을 그대로 첫째에게 했다고 한탄하셨어요... 저는 , 솔직히 회장님을 신뢰하진 않습니다.... 회장님은

 

 자식 전에 기업이셨어요- 제가 그걸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회장님이 혜안을 가지신 분인건 맞습니다...

 

 이번 말은 ... 솔직히 저도 늘 불안해 하고 있었던 부분이에요 작가님.."

 

 

 내 말에 작가님은 피가 뚝뚝 흐를꺼 같은 충혈된 눈으로 나를 바라보신다.

 

 

 

 

 "혜안이란게 있으셨으면... 큰아들한테 그렇게 하셨으면 안됬지.."

 

 

 

 비웃는 듯한 목소리다. 작가님은 최근엔 비아냥이 아예 없으셨는데.. 원망의 심정이 여전히 남아 계시는 모양이다.

 

 

 그토록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스스로도 주체를 못하니 별걸 다 원망하시기 시작하신 것이다.

 

 

 

 

 "..... 모든 지혜로운 이들도 , 자식앞에선... 가족앞에선- 쉽게 실수를 하게 되는 법이니까요

 

 특히 - 기대를 많이하면 많이 할수록 더요- "

 

 

 

 "....."

 

 

 

 "방어에요 이제는... 작가님.. 저를 믿어주세요- 제 생각에는 적어도 사모님의 말씀은 들어 봐야 한다고

 

 봐요... 다른 간섭은 배제하고 서라도 제 생각에는... 들어는 보셔야 해요....

 

 만약 정말로 회장님 예측대로 흘러간다면- 작가님이 이 나라에서 할수 있는건 전혀 없어요

 

 물론- "

 

 

 

 나도 모르게 하임씨 이야길 꺼낼 뻔 한다... 나는 적어도 이탈리아에서 하임씨가 유세진씨와 그런 사이가 되지 않음을 알고서

 

 기대를 품었다. 마지막 순간의 하임씨의 눈을 믿었다..... 힘든 시간이 있었음에도 기댈 사람이 있었는데도 기대 않았다는 게

 

 또 그런 사람을 연인으로써 인정하지 않았다는게 다른 결심이 있었다는 이야기로-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들렸다...

 

 그러니 만약- 만약이지만 하임씨가 돌아오시면... 방어막이 있어야....

 

 

 

 나는 작가님처럼 사랑에 눈이 멀지 않았기에 제 삼자의 눈으로 하임씨를 보았다..

 

 그리고 그런 하임씨를..... 근거도 명확치 않은데도 믿었다.. 작가님에게 돌아와 줄 것을...

 

 

 

 

 

 

 "........"

 

 

 

 

 "물론 뭐?"

 

 

 

 작가님은 내 의중까진 파악하지 못하신 듯 하지만 날카롭게 반문하신다... 내 눈빛이 흔들리자 작가님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이게 작가님의 달라진 점 중 하나셨다. 예전 같으면 당장 나는 증발해야 했다..

 

 어디로든 눈이 안 닿는 곳으로 스스로 도망이라도 쳐야 난동의 피해자가 안 될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작가님은 내 말을 새겨 들으신다는게 중요했다.. 내 말을 물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듣진 않으시더라도

 

 내 말이 일리가 있는 말임을 아시면 나가라던가 사라지란 말은 안하셨으니까-...

 

 

 ".... 일단 오고 계신다고 하니까- 앞뒤사정을 들으시고... 거부하셔도 거부하시란 말씀 드리는 거에요 작가님..

 

 어차피 당할 공격이면 손에 창을 들지는 않을 망정 , 방패는 들려 있어야 해요... 작가님은 그걸 분명히

 

 - 창이 아니라- 오로지 방패로만 쓰실것 까지도... 회장님은 아신 거에요- 그래서 작가님은 다른 검증조차도 필요지 않으신 거구요-"

 

 

 

 

 "....."

 

 

 작가님의 눈에 곤혹스럽단 빛이 가득하다- 작가님은 돌아서서 옷을 꺼내 입으시러 들어가 버리신다.

 

 사모님이 오시니까 조금이라도 덜 말라 보이는 옷으로 갈아 입으려고 하시는 거 같아 나는 숨을 내쉬고

 

 문을 살짝 밀어 닫았다.. 안에서는 싫은 일을 참는 , 깊은 분노의 소리들이 들렸다.. 나는 크게 한숨을 내 쉬었다...

 

 

 

 

 

 

 -

 

 

 

 아이는 내가 간다는 걸 강비서가 알렸는지 준비하고 1층에 내려와 있었다. 냉담한 얼굴과 길어버린 머리는

 

 볼때마다 나를 낯설게 한다.

 

 

 

  아이는 두터운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굳이 오빠의 아틀리에에서 보자고 해서

 

 그곳에 나는 앉아서 아이를 마주했다.. 아이의 눈에 자비라곤 없고- 남은거라고는 응축된 분노 뿐이다.

 

 사정을 듣고 나니 왜 나를 괴롭히나 싶어서 화가 난 것이다.

 

 이렇게 나올줄 예상했다..나는 남편에게 물었다.. 지견이의 인격의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대체 뭐냐고-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거냐고- 남편은 기상천외하게도 그 기준을 지혁이한테 맡길 생각을 하고 계신거 같았다.

 

 그 사실을 알았을때- 얼었다. 말도 안된다 싶어서- 말리고 싶어서 나는 애원했다. 하지만 남편이 도리어 날 설득했다.

 

 그 기준이라는걸... 지혁이는 정확하게 판단할 거라고- 그걸 지견이가 모르는게 중요할 뿐- 지혁이의 눈은 정확하다고

 

 

 

 "그 녀석은 공정해... 물론 어린시절엔 안 그랬지만... 적어도 그 사고 후에 녀석은 더 없이 공정해....

 

 자기 잘못이 있다고 인정도 하고 있고....결국은 둘다 되 찾으려면 둘다 , 서로를 정확하게 알아야..."

 

 

 

 나는 남편의 말을 끊었다.

 

 

 "말도 안돼요- 지혁이가 지견이의 약점이라는 걸 몰라요? 늘 그랬는데... 늘 지혁이 일만 관여되면 모든게

 

 딱 멎어버리는 애에요- 그런데 , 평가를 시켜요? 애가 미쳐서 날뛰는 꼴을 기대하는 거에요?

 

 그런 점이 문제인 거에요 알잖아요? 아이들 둘을 자꾸 싸워야 하는 사선에 올리는 건 당신이라는 걸

 

 당신도 알고 , 나도 알고- 이제 두 아이도 아는데... 그러면 멈춰야죠! 지혁이가 다시는 당신을 보지도 않아야

 

 속이 풀리시겠어요?"

 

 

 

 남편은 다른 생각이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다른생각.. 그게 대체 무어라고 이미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더

 

 파헤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건지..

 

 

 "모르면 그만 아닌가... 누가 뭐래도 - 지견이를 제대로- 판단해줄 놈은 그놈 하나야....

 

 자기가 내내... 지견이에게 박하게 한걸 아니까 , 더 그래- 더 공정할수 밖에 없다고..

 

 지견이가 아량을 베풀지 못하면.. 지혁이라도 못나도 형제니까 하면서 감싸주기를

 

 바래야 해... 아니면 평생을 남이 되어서 살꺼야... 얼굴 한번 마주하지 않을수도 있지."

 

 

 

 내가 그 말에도 강경하게 반대를 하자 남편은 결국 한발 물러섰다. 자기가 살아 있는 동안이면- 그건 자신이

 

 그 다음엔 나... 아무도 없으면 경영진의 판단에 지혁이의 의견을 더해서 결정을 내리겠다는 말이었다.

 

 "지견이는 몰라야 해..... 솔직히 둘째 녀석이 돈 욕심이 있었으면... 이런거 못 맡겼겠지만...

 

 녀석은 준다는 데도 도망치고 싫어하고 역겨워하며 도망갈 지경인데..... 공정할수 밖에 없어

 

 그것 말고도, 많이 변하기도 변했지만..."

 

 

 남편은 아무래도 강비서의 사표가 많이 , 다르게 느껴진 모양이었다...

 

 

 나는 괜히 아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자 첫마디를 고르고 고르고 고른다.

 

 

 아이의 눈은 안경 밑에서 무심하게 보인다. 강비서는 살짝 들어와 지혁이에게 핸드폰을 주고는 차를 내려놓고 사라졌다.

 

 내 오빠가 많은 작품을 빚어낸 이 곳에는 빛이 눈부시도록 쏟아져 들어온다- 뒤편의 먼지가 날리는 모습이

 

 

 

 

 꿈결처럼 보일 만큼 - 이곳은 빛으로 가득하다.

 

 

 

 

 "... 잘 지냈니?"

 

 

 

 

 

 

 내 조심스런 한마디..

 

 강비서에게 물었다. 지혁이가 말을 하긴 하냐고.. 대화가 되는 상태냐고...

 

 강비서는 단정한 입매로 대답했다. 실제로 말을 하실때도 있다고.... 평소에 간단한건 메세지로 말하시지만

 

 

 

 이런 상태에서는 대화가 되야 하니까 말 하실꺼라고..

 

 

 

 

 "실어증... 아니세요.... 실어증이 뭔지... 판단 내리기 좀 애매하지만요..."

 

 강비서는 그까지 말하고 난처하다는 듯이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나는 돌아오는 대답을 기대하며 잠시 기다렸다. 지혁이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조심스럽게 말을 되씹는 듯한 태도였다. 이 말이 맞나, 확인하는 것 처럼 천천히-

 

 

 

 

 "받고 싶지 , 않아요-"

 

 

 

 

 "......."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어요- 하지만... 형이 나를 미워하는건 돈 때문 아닌가요?"

 

 

 

 

 "......"

 

 

 

 

 "형, 다 줘요- 난 필요 없으니까..."

 

 

 지혁이는 건조하게 외우기라도 한듯 그 대답을 한다. 이렇게 나올걸 예상 했었기 때문에

 

 나는 침착하게 말을 다시 시작한다.

 

 

 "형이 너를 미워하는건... 돈 때문이 아니야... 너도 어느정도는 알지 않니?"

 

 

 

 "...."

 

 

 이 아이는 똑똑한 아이다- 아마도 알리라..

 

 

 "전부 다 돈때문은 아니지만- 돈이 전혀 상관 없는것도 아니죠

 

 

 

 전에 싸인 하나 해 달라 할때.. 그때 해 줘 버렸다면 좋았을 뻔 했습니다...

 

 

 아버지가 , 내가 그랬다가는 용서하지 않으실거 같아.. 미루고 미루다..... "

 

 

 아이는 잠시 침묵하다 건조하게 대답한다.. 예전같지 않은 목소리에 나는 주책맞게

 

 이성이 달아나는거 같다. 목부터 콱 메여 온다. 이 아이는 내가 온단 소릴 듣고 아마 저 옷을 입었겠지만..

 

 

 괜찮게 지내는 것 처럼 보이고 싶어 저 옷을 입었겠지만... 살짝 드러난 목이 안쓰러울만큼 빠짝 말라있다.

 

 얼굴도 , 더는 턱이 가늘어 질 틈도 없이 가늘어져 있다... 옷으로 속일수 있는 상태도 아닌데... 속이고 싶었던 모양이다.

 

 

 잘 지낸다고- 잘 지낼리 없는걸 나라고 왜 모를꺼라고 생각하는지..

 

 

 잘 지낼리가 없는데..

 

 너는 다 잃었다고 내게 수없이 말해 주었는데...

 

 눈으로 입으로- 또 얼굴 전체로도 내게 분명히... 말해 주었는데.... 내가 모를수가 없도록..

 

 

 

 

 " 니가 받기 싫다해도 지혁아.. 이번엔 받아야 한다... 아버지가 너를 기업에 끌어들이려고 벌이시는 일이 아니야..

 

 이번은 정말.. 정말 아니란다.."

 

 

 아이는 그 말에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표정 같진 않았지만 믿지는 않는 얼굴이었다.

 

 말간 얼굴- 얼굴에 비치는 빛에 속눈썹이 드리우자- 나는 마치 내 젊은 시절을 보는 듯해

 

 낯설어지고 만다.

 

 

 

 

 "이번이 사고 후에 , 형이 경솔하게 행동했었기 때문에 아버지도 실망을 많이 하셨어... 너에 대해 뭘 괴롭히려고

 

 이런 일을 하는게 아니야.... 알잖니? 아버지가 표현을 그 동안 안하셨어도- 아버지는 너를 많이 아끼셨다."

 

 

 그 말에 아이는 어이없다는 듯 나를 쳐다본다.

 

 

 말이 아깝다는 듯한 표정이다. 아이는 얕은 예의도 이미 사라졌다...

 

 

 여기에 오는 건 자신을 떠나게 할 거라고 몇번이나 이야기 했는데 또 왔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밀어붙인다, 그리 생각할 것이다.

 

 

 

 "그래 용서 할수 없는 일들을 저지르신것 알아, 그때마다 너는 좋든 싫든 형에게 시달려야 했지... 알아...

 

 형은 아마 니가 가진것 다 내놓았어도 그랬을거야- 내가 준 것도 안 받았었으니까... 그 아이에게

 

 필요한건 인정이라는걸- 이제 나도 알고 아버지도 안다... 하지만 아버지 생각은 좀 다르셨어

 

 

 하다못해 남이라도 슬퍼질 이야기가- 자신의 동생에게 일어났는데.... 아이는 너무나 쾌청하게 지냈어

 

 아버지 앞에서 드러내지만 않았어도... 회사에서만 드러내지 않았어도.... 좋았을 뻔 했다...

 

 

 경영진부터- 회사에 있는 말단 사원까지 다 아는 일이 되버리니 .. 아버지가 은퇴하셔도

 

 그 자리에 앉힐 수가 없게 되었어.... 주고 싶으셔도 이젠 주실수 없어!

 

 

 그 자린 , 누차 이야기 했지만 능력만 있어서 오르는 자리는 아니야..

 

 아버지도 압박 당하고 계셨어.. 그곳엔 수없이 많은 가장들이 ,가정을 위해 일하는 곳이기도 해

 

 가족들을 위해, 그 사람들은 매일, 사원증을 걸고- 때론 혹독한 이 일터로 향한다...

 

 

 수없이 많은 밥줄도 달려 있는 곳이고.... 그런 곳을 책임 질수 있는 , 성품이 필요해..."

 

 

 

 

 아이는 코웃음 친다- 웃음이 나올줄 몰랐기에 나는 당황했다.

 

 

 

 " 중전 간택하는 자리가 아니잖아요.. 성품? , 그보다.... 아버지가 그럴 시간이나 주셨나요?

 

 형은 이미 어느 정도를 지나섰어요-.. 우리 사이엔 형제애라고 할것 자체가 아예 없었는데..

 

 

 그냥 없었는데..... 또 그걸, 저한테 주는건- 저한테만 주는건 너는 인증이 필요하지만 쟤는 괜찮다고

 

 하는 , 가혹한 차별에 불과하다구요- 내내 그것때문에 이런일이 생겼는데.. 또?"

 

 

 

 

 아이는 씩 웃었다. 잔인해 보이는 미소다.. 나는 살짝 얼고 말았다.

 

 

 

 

 "저한테 더 뺏을것이... 남았나요? 아니면 없으니까.. 뭐라도 쥐여주고 뺏아야 하는 상황까지 온 건가요?"

 

 

 

 "지혁아...."

 

 

 

 "지난번에 오지 마시라고 했는데... 또 기어이 오시기도 했네요..

 

 저는 다 필요 없습니다. 이렇게 사는게 , 제 한껏이에요- 더는 필요하지도 필요한것도 원하는 것도-없어요"

 

 

 

 

 아이는 내 눈을 또렷하게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 니가 지금은 그게 나쁘게 느껴지겠지만.. 나중에 아버지도 없고, 나도 없으면.. 형이 그때는 너한테

 

 또 어떤 보복을 할지... 우리가 우려하는건 그거야- 니가 쥐고 있는게 있어야- 아무리 거짓이라고 해도

 

 너를 의식하지 않을수 없을게다... 그걸 사용하지 않아도 좋으니, 나중엔 어떻게 버려도 상관 없으니까..당장 쥐고라도 있으라는 거야..

 

 니가 지금은 정체되어 있지만, 시간이 지나서.. 누군갈 지켜줘야 겠다.. 그 마음이 들면 그때는 어떻게 할 거니?"

 

 

 

 

 

 

 이 말을 낼때 나는 장하임양을 , 그리고 가버린 하민일 떠올렸다. 그 말을 꺼내자 아이는 금방 눈매가 얼어붙는다.

 

 아킬레스건임을 알면서도 건드린것이다. 알면서... 안 건드리면 아이가 반응을 하지 않으니.....

 

 

 

 

 나도 남편을 질책해놓고서 똑같았다... 잔인하게 굴고 있었다. 모르지 않으면서.....

 

 아이를 코너에 몰아서- 또 몰아붙여서라도 우리의 뜻대로 행동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 저한테 그런 사람이.. 남아 있을거라고 생각하세요? 부지런하게 주변 정리하게 만든게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아이의 질문은 살의가 묻어 있다..

 

 

 

 

 "저는 다 보냈고 다 뺏겼고 다 줬어요- 그런데는 다른게 필요해서가 아니었어요- 간섭이 싫기 때문이죠

 

 지긋지긋해요 아무런 해결책도 없고- 나는 자꾸만 쫓기고 병들어야 하니까요-

 

 

 저는 이대로 늙어도 상관 없어요- 당장은 글을 쓰지도 않으니- 그냥 이렇게 있고 싶었다구요...

 

 그런데 , 또? 또 형까지 여기로 끌여 들여야 한다구요?"

 

 

 

 아이의 목소리에 , 내용이 슬퍼 죽겠는데 별로슬퍼하지 않는 목소리까지도 난 슬프다-

 

 

 

 

 "형은 너를 공격 못해... 니가 그걸 쥐고 있어야! 공격을 못한다구.."

 

 

 나는 간절하게 덧 붙였다.

 

 

 

 

 "그 말에 이상하다는 점을 못 느끼는 거 자체가.. 우리 가족이 엉망이라는 거 아닌가요?....

 

 공격이라뇨... 사춘기 시절에 저도 참 못됐었지만..... 그렇게 이미 시간은 갔어요

 

 이제 와서라도 형이 원하는건 '인정' 이라는 생각 못하세요? 그냥 따뜻한 말을 원하는 걸수도 있죠...."

 

 

 

 아이의 낮은 말에 나는 나도 모르게 외쳤다. 반사적으로 나온 말에 가까웠다.

 

 

 

 

 "무르구나......"

 

 

 "....."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왔다.. 무르다....

 

 

 

 아이는 내가 그 말을 한게 충격인듯 했다. 내 눈 너머에 있는 감정이 뭔지 살피는 표정이었다.

 

 이 말이 진담인지 의심스러워 하는 얼굴... 나는 마음을 가라 앉히고 이야길 다시 시작했다..

 

 

 

 

 

 "그래 , 말로 - 설득으로 됐을 일이라면 그리 했을거다... 나는 뭐든지 주겠다고 했어.... 하지만 아이가 거부했어...

 

 그리고 내 앞에서 하나의 죄책감도 없이 너를 겨냥했어.... 네 아버지 앞에서도 마찬가지였지..

 

 이미 부모를 두려워 하지 않으니.. 아니 우리의 인정도 바라지 않는거 같으니.. 우리로썬 무슨 수가 있었겠니..

 

 벌써 손에 쥔걸 휘두르기 좋아하고 - 남이 그것때문에 다쳐도 죄책감 하나 없는 아이에게... 그러면 더 큰 흉기를

 

 쥐여줬어야 하니?..... 시간이 필요한 일이야.. 마뜩치 않아하는 거 안다.. 하지만- 지키고 싶은걸 지키려면...

 

 때론 마음에 안 드는 일도 해야하는 순간들이 있는거야...... 지금 우리는 원치 않아도 그런 선택을 하기로 했다.

 

 

 

 부탁한다.... 부탁이야.. 이제는 진심으로 부탁이다........

 

 

 

 네 형이 너를 해치지 않기를 ... 나도 아버지도 바래... 그런데 만약 우리가 막을 수 없으면-

 

 그때는 니가 막을줄 알아야 한다.........

 

 

 그 이야기야..... 그래서 아버지는 결정하신거야..... 이걸 주는걸로 너를 회사로 끌어 들이려고 하시는 것도

 

 지견이의 열등감에 불을 붙이려고 하는것도 아무것도 아니야.......

 

 너까지 경쟁자로 보게 한건 아버지와 나의 실수지... 말로 해서 멎었다면- 좋게 이야기 해서 멎었다면..

 

 

 그리 했을거다.. 이제 우리를 넘어 섰어- 진심으로 형이 너를 해코지 하려 들면 너는 이제 큰 위기를 겪을수도 있어

 

 

 책? 못내게 될수도 있지- 판권까지도 다 잃을수도- 하민이 집안 귀에 다른 이야기가 들어갈수도...

 

 또... 니가 좋아하는 사람들? 다치게 하는거 하나도 두려워 하지 않아.. 형이 그런걸 두려워 하는 사람으로 보이니?

 

 서슴없이 다들 다치게 될거다.. 그래서 , 지금도 혼자인데 더 혼자여야 하니? 니 사람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이 여기에만 세명이다...

 

 

 그 세명, 니가 안지켜도 되는 거니? 형이... 그 사람들이라고 관련 없구나- 괜찮구나 하고 넘어갈것 같냐는 말이야...

 

 니 스스로가 걱정스럽지 않으면 널 걱정하는 사람들이라도 걱정해야 하는거야... 책임이라는건

 

 그런거야...... 너도 잘 알잖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 이젠, 알잖니?"

 

 

 

 

 

 강비서에다.. 여기 계신분들 이야기가 나오자 지혁이는 그제야 항의를 멈추었다... 제 형이 정말 이까지 손을 뻗을까

 

 계산하듯 아이는 냉담한 눈으로 나를 쏘아보았다.... 아이는 이제 나도 믿지 않는다.. 제 아버지만 믿지 않았지만

 

 이제는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솔직하게 말해야 했다. 위협처럼 들려야 아이가 말을 들을것 같아서

 

 나는 나대로 다급하였다.

 

 

 

 

 멀어진 내 아이가 그리워 나는 자꾸만 눈물이 났다... 철 없어도 좋았다..

 

 나는 내 아이가 좋았다.. 그것이 가짜인걸 알아도 좋을만큼 낙천적인 내 둘째 아이를..

 

 나는 나대로 많이 사랑하였다...

 

 나는 말을 , 박한 척 꺼내려 애를 쓴다..

 

 

 

 

 "아버지는 이미 결정하셨어- 경영진중에 너를 좋게 본 사람이 꽤 있다.. 너를 왜 회사에 고용치 않느냐고 압박하는 사람들도 많단 말이야

 

 그런데도 아버지는 근근히 버텨 오셨어, 아버지라고 너에게 그런 짐을 지우는게 즐거우셨을거라곤 생각치 마라- 아버지는

 

 니가 예전의 쾌활한 아이이길 바라셨어.. 언제나... 그리고는 투박한 방법으로라도 너를 꺼내보려 하셨을 뿐이다....

 

 

 아버지도 처음이신 일 투성이야... 우리가 부모라고 모든게 능숙할거라고.. 생각하니? 우리도 처음 인 일 투성이야..

 

 그래 우린 너희들 교육을 잘못했다... 나는 첫째는 남편의 아이라고 믿었어... 그래서 남편에게 맞서서 아이를 감싸주지 못했어

 

 니 성미가 나를 닮아.. 니가 나를 빼닮아 솔직히 너를 더 예뻐했어- 니 말에 더 귀 기울였지.. 그런 댓가가 지금 돌아오는거야...

 

 

 이제와선 첫째에게 뭐라고 얘기해야.. 첫째 안에 있는 울고 있는 예전의 아이가 나올지... 나도 모르겠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시고...

 

 애써볼거야.. 그럴꺼야... 하지만.... 우리가 두려운건... 첫째가 너에게 품고 있는 분노가 맹목적으로 변했단 걸

 

 우리가 알았기 때문이야..... 더는 돈 때문도 아닌거 같아- 더는 그런 문제도 아닌거 같아서 더 두렵다...... 더 무서워.....

 

 어떻게 해 줄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야..."

 

 

 

 

 

 아이는 말 없이 나를 응시한다... 솔직하게 말했다.. 이랬는데도 아이가 거부하면 방법이 없다....

 

 

 

 " 예전에 막내오빠가 나한테 그랬지, 내 욕심을 너한테 투영하지 말라고 말이야... 니가 웃는게 애 답지가 않다고..

 

 숨기고 있는게 너무 많다고 .. 내게 말 해 주었었어.... 그때 , 그 말을 좀더 새겨 들었어야 했어 나는...

 

 

 니 웃음이 그저 좋고 낙천적인 웃음이 아니었음을.. 알았으면서도 나도 니가 그 역할 해주는걸

 

 좋아라 하고 있었던거야.... 너를 자유롭게 키웠어야 했는데.. , 정말 내가 원한건.. 자라는 내내 내가 원한건

 

 자유였는데..."

 

 

 

 

 나는 내 말에 목이 메인다.

 

 

 "너는 자유롭지 못했어.. 자유로운 척 해주었지.. , 아주 열심히.... 애써.... 자유를 원했던 나를 위해서-"

 

 

 

 

 나는 결국 눈물이 흐르고 만다. 아이의 얼음처럼 차갑던 눈에서 얼음이 뚝 떨어져 버린듯

 

 아이는 나를 보며 찡그린다. 고통스러워서 그걸 견딜수 없다는 듯이

 

 

 

 "......"

 

 

 

 "그렇게 생각하면.. 너도- 결국엔... 형도... 둘다 행복하지 못했구나...

 

 내가 원한건 너희를 행복하게 키우는 거였는데... 둘다 그렇게 키우진 못했어.."

 

 

 

 ...

 

 

 

 아이는 한참끝에 입을 떼었다.

 

 결국에.. 무르고 , 나한테는 자꾸 자신의 짐을 지웠다 생각하고 마는 이 아이는

 

 결국 , 내 참혹한 울음에 내 편을 들어주었다..

 

 

 눈은 용서를 뜻하고 있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낮았지만

 

 

 

 

 결국에는 또 내 편을 들어 주었다.... 착하게도- ,

 

 

 

 

 

 "그렇게 , 말씀하시지 마세요- 부모가 해 줄수 있는건 한계가 있어요-

 

 제가 저를 그렇게 쌓았을 뿐이에요.... 베이스가 모든걸 받쳐주는 건 아님을 잘 아시잖아요-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을것만 잔뜩 알아서- 더 많은걸 잃었어요"

 

 

 

 아이의 말에는 슬픔이 뚝뚝 떨어졌다.

 

 나는 가슴이 시려 더 마주하고 있기조차 힘들었다.

 

 

 

 "그런 이야기까지 신경 쓰지 마세요- 저는 나름대로 자유롭게 많은걸 즐기며 살았죠..

 

 남들의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건 저도 형과 다름 없었어요....

 

 그걸 가르친게... 남의 고통도 고통이라고 가르친것이...."

 

 

 

 하민이라는 걸까..... 거기서 아이는 말하지 않았다.

 

 

 

 

 

 

 "알고서야 저도 알았어요.... 돌아 보고 나서야... 저도 알았으니... 형에게도 시간을 주시면..

 

 달라질수도 있어요..... "

 

 

 

 

 아이의 마지막 말은 애원에 가까웠다. 마지막 청인 것이다. 이걸 받고 싶지 않다는 바램..

 

 

 하지만 나는 그럴수 없었다...

 

 

 

 

 

 "받아다오.."

 

 

 

 

 "....."

 

 

 

 

 "다신 찾아오지 않으마.. 니가 먼저 보고싶다고 하기 전 까진.. 오지 않을게 .."

 

 

 

 

 

 

 

 내 눈에서는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눈물이 떨어졌다.

 

 내 입으로 뱉으면서도 내가 그럴수 있을까? 생각하였다. 물론 지견이도 내 자식이었지만...

 

 앞의 비참함이 덕지 덕지 붙은 내 아이는...... 빠짝 말라 숨조차 겨우 쉬는 듯한- 모든것에 피로를 느끼는 듯한

 

 

 

 표정의 내 아이는... 그런 내 아이는......

 

 

 나는 부탁하였다...

 

 

 

 

 

 

 ".... 부디... 바로잡아 다오... 너는 알고 있잖니.. 너는 이제 알고 있다고.. 방금 그랬잖니?

 

 형에게도.. 그런 깨달음이 올수 있도록... 니가 좀 도와주렴..."

 

 

 

 

 

 

 아이가 망설이는 눈으로 눈가가 떨리기에 나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 탁자위에 있는 아이의 손을 꽉 잡았다.

 

 손은 싸늘했다.

 

 

 

 

 손 끝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 이젠 모르지 않는 붉게 물든 흉터 자욱들이 내 이런 처사까지도 질타하는거 같아 나는

 

 눈을 감았다. 감은 눈에서는 어김없이 눈물이 흘렀다.

 

 

 

 오후의 아틀리에.....

 

 

 

 

 내 오빠의 작업실에는 아릿한 햇살이 다른 생각은 하지도 못할 만큼 쏟아져 들어왔다.

 

 오빠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 같았다. ' 욕심내지 말아라.. 너는 아직도 평화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평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거다... 그대로 정체되어 있는 것 처럼 보여도.. 그것도 평화일수 있다...'

 

 

 

 

 

 

 오빠의 말은 늘 맞았지만.. 나는 도저히 내 손으로는 아이를 놓을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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