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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방아쇠에 손을 올리면서 , 남은 미련을 지우다
작성일 : 17-07-27 15:57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18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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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견은 또 자신의 집에 와 있었다. 그는 이제 대충 구상이 끝난 듯이 하나하나 체크했다.

 

 희영은 오히려 더 불안한 기분인데... 지견은 오히려 여유를 찾은 것 처럼 보인다. 희영은 우선은 알아낸 데로 대답한다...

 

 "간병인은 하나지만 - 내내 붙어 있는데다가 cctv확인하니까 거의 나가지도 않아- 안에 화장실도 딸린 병실인데다...

 

 자식들도 다 시집 장가 간건지 별로 신경 쓸 일도 없는거 같고- ,

 

  종일 붙어 있어- 끊임없이 보살펴- 완전 프로야 어쨌든.....

 

 

 

 그 때문에 식물인간인데도 놀라울 정도로 그대로라고 하더라고- 욕창도 거의 없고 모습도 거의 그대로라고..

 

 

 그게 뭐 좋은거라고 하진 못하겠지만 말야.."

 

 

 그 말에 지견이 그런 세부 사항은 관심 없다는 듯 짙은 눈썹을 구기면서 자신을 노려본다. 희영은 말을 잇는다.

 

 

 

 "그 사람이 자리를 비우는건 부모가 오거나... 자기 어머님이 오시거나 아니면

 

 동생이 왔을때 뿐이더군-

 

 

 

 그것도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야.... 자리를 '피해주는' 거니까- 그럼 그 사람이 신상에 문제가 있어야 , 시간이 걸린단 이야기야

 

 전화나 이런 걸로 시간을 얼마나 벌수 있을지 모르겠어..... 약한 사고가 난다거나 그러면 좀 다를까?

 

 

 

 그보다 식물인간 상태인데 호흡기는 왜 단건지 모를 일이야 그것때문에 좀 까다로워 호흡이 불안정 해지면 바로 울리니까....

 

 그 센서가 너무나 민감하던데? 식물인간은 호흡 중추는 살아 있어서 그냥 숨 쉴수 있다고 하던데..... "

 

 

 

 

 김희영은 조목조목 알아온걸 짚는다-

 

 지견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것때문에 얼마나 들키기 쉬운 일이 됬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다

 

 일선에 나서야 하는건 자신이기에 희영은 그 태도에도 괜히 마음이 불편하고 초조하고 조마조마하다.

 

 

 "글쎄... 산소공급을 위한 거 아니야? 전에 사고 크게 났었을 때 부터 그건 끼고 있었어.."

 

 

 

 "당신도 본적 있어?"

 

 

 

 그 말에 냉담한 눈으로 지견이 희영을 본다.

 

 

 

 "본적은 있지... 동생이 친 사고로 그 꼴이 됐는데.. 안가고 싶다고 안갈수 있어?"

 

 

 희영은 그 정떨어지는 말에 그저 입을 다물었다.

 

 지견이 되 물었다.

 

 

 

 

 "설마...... 직접 할거야? 몇분이 필요한데?"

 

 

 

 김희영은 진지한 눈으로 지견을 바라본다. 가늠하고 있는거 같다. 얼마나 걸릴지를

 

 

 

 "최소 , 최소가 10분이야- 내가 해야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은 매수가 쉽지 않겠더라고 , 그 보다 더 염려되는건 아는 사람이 늘어나는거야...."

 

 

 

 지견이 그 말에 웃으며 대답한다.

 

 

 "겁 없네- 정말 니 얼굴을 비추게? 전에 연결해 준 간호사를 쓸수도 있잖아-"

 

 

 희영은 강팍하게 대답한다.

 

 

 초조해졌기 때문이다.

 

 

 "그 간호사가 여기 면접보고 붙을때 까지 기다리라고?"

 

 희영이 조급해 하는듯 입술을 물어 뜯으며 대답했다. 그 모습에 되려 웃으며 지견이 물었다.

 

 

 

 "그럼 간병인 면접은 시간 얼마나 걸려? 간병인들은 자주 바뀌지 않나? 원래 그렇던데.."

 

 

 

 희영은 지견을 올려다 보며 다시 말해야 하냔 투로 말한다.

 

 

 "장하민한테 붙은 간병인은 프로야... 떨어질 사람이 아니라고-"

 

 

 

 "아니.."

 

 지견은 어떻게 이런거 까지 가르쳐줘야 하냐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옆의 병실이나 같은 층에 있는 병실의 다른 간병인 말야. 설마 구하는 사람이 한 층에 한명도 없을까-?

 

 잠시 들어갔다가 나오면 될 일이면 , 간호사보단 간병인이 의심 덜 받지.. 같은 층으로 면접 보게 해서 - 주사 쥐여주고

 

 

 기본 지식만 있으면 링거 이미 꽃고 있는데 , 옆에 따로 구멍도 딸려 있는데... 몇방울

 

 

 주사약 넣는건 일도 아니잖아- 직접 놓는것도 아니고.... 한층 밑까지만 해도 뭐 괜찮지...

 

 

 일 하고 나면 , 돈 적당히 주고 의심 안 살만큼 시간 두고 떼어내기도 쉬울테고.... "

 

 

 "아는 사람이 늘어나는건? 그게 염려 스러워서 이러는거라고..."

 

 

 "알면서 뭘 물어- 돈 준다는데 - 그걸 잊을만큼 많이 줘야지..

 

 그리고 이미 뇌사라고 말 하던지... 어차피 이 애한테 붙은 간병인은 다른 간병인들이랑 친하게 안 지내던데-

 

 아마 쓸데없는 소리 할 까봐서 스스로를 단속하는 거겠지.... 당신 말대로 프로니까-... 돈 문제만 깔끔하게 해결하면 충분할꺼야...

 

 부양해야 되는 자식이 있는 사람이나 지금 급전이 필요한 그런 사람으로 구해- 돈 때문에라도 하고

 

 

 자기가 자리 비우면 당장 다른 가족들이 굶을 처지여야 , 어디가서 그런 말 입밖으로 안 내지-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처지면

 

 절대 경찰에 이야기, 못하지 겁나서라도 못해- 자긴 다음날에도 다른 가족들을 책임져야 하니까....

 

 

 

 지견의 냉정한 눈빛이 섬짓하게 느껴진다.

 

 

 

 

 "...그래 그렇지-"

 

 

 지견의 그런 말에 희영은 지견을 빤히 바라본다. 처음 나를 보았을때도 이 사람은 그런 생각을 했을까?

 

 나같은 악바리는... 스스로의 성공을 너무나 염원해온 나는 이용하기 쉽다고... 그렇게 생각했을까?

 

 

 

 "니가 못 구할꺼 같으면 내가 구해볼게...... 뭘 그렇게 봐?"

 

 

 

 시선을 느낀 지견이 자신을 바라본다. 희영은 황급히 시선을 내리 깐다.

 

 

 

 "아니.. 아니야-"

 

 

 

 지견이 자신을 꿰 뚫을듯 바라본다- 낮게 치켜뜬 눈에서 느껴지는 살기...

 

 

 "왜 , 인간같지도 않다. 그런 생각들어?"

 

 

 

 악의가 가득한 웃음기 묻은 목소리- 그 목소리에 희영은 힘들게 얼굴을 다 잡으며 대답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면서

 

 

 

 "아니... 내가 더 하지- 당신한테 이런 일을 주선한건 나인걸- 나는 내가 그래도 인간이라고 생각해

 

 인간이니까- 욕심을 내고- 약한걸 없애고 싶을 뿐이지-"

 

 

 

 그 말에 지견이 웃는다. 그 웃음이 어설픈 자신을 비웃는것 처럼 들려서 희영은 약한 모습을 드러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이 몹시 후회스럽다. 더 영악해지지 못한 자신이

 

 실망스럽다.

 

 

 

 "그래- 정신 똑바로 차려-... 이제 부턴 슬렁 슬렁하다간 실수할꺼야-"

 

 

 

 "알고 있어 - 실수 안해-"

 

 

 

 

 

 그때였다, 지견의 전화가 시끄럽게 울렸다. 지견은 창에 뜬 이름을 보더니 놀란듯 했다. 잠시 멈추었다가

 

 전활 받는다. 아까의 목소리는 온데 간데 없이- 온순한 척 하는... 목소리로

 

 

 

 "어머니-"

 

 

 희영은 그 말에 고갤 들었다. 지견은 다시 웃고 있었다. 소리 내지 않고 씩 미소지으면서 자리를 뜬다.

 

 

 

 

 희영은 그 뒷모습을 바라본다. 그리곤 다짐한다. 결코- 이번엔 쓰고 버림받는 일은 하지 않을꺼야

 

 내 몫을 챙겨 낼 꺼야 -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제 우린 한배를 탔어- 스웨터의 올처럼

 

 

 나를 풀어내면 당신도 풀어져서 스웨터에서 뚝 하고 떨어질 거란걸.....

 

 당신은 이번엔... 알아야만 해... 아니 알게 될꺼야-

 

 

 

 "실수 안해-"

 

 

 

 

 희영이 한번 더 중얼거렸다. 그 소리는 자신 답지 않게 , 텅 비어버린 공간에 연약하게 울렸다.

 

 

 

 

 

 -

 

 

 

 

 

 한참을 영화를 보며 , 이것 저것 속닥거리다가 그는 그가 먼저 뭐라도 먹어야지? 하고 물었다. 그리곤 다리에 힘을 줘 보는듯 하더니

 

 슬쩍 슬쩍 힘을 주다 , 갑자기 벌떡 일어선다. 괜찮아 진 모양이다. 아니면 참을만 한 건지도- 여전히 조금은 어색하다.

 

 

 

 나도 모르게 그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쉬고 만다...

 

 "한숨 쉬지마- 버릇돼 "

 

 

 

 

 낮은 목소리로 그가 말해온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더 크게 팍 쉬면서 묻는다.

 

 

 

 

 "매번 어떻게 견뎌냈어요? 매번? "

 

 

 

 

 내 목소리에 담긴 안타까움이 내가 듣기에도 좀 커서 난 입을 살짝 다물고 그의 대답을 기다린다.

 

 

 

 "글쎄........ 매번... 견뎌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으니까?... "

 

 

 

 그는 별거 아니라는 듯 쉬이 대답한다. 나는 기억한다. 그가 처음 재활을 하고 나서는 다리를 약간 절었다는 이야기까지

 

 내게 했었기 때문이다. 아주 살짝이지만 그랬었다고- 그러나 그는 지금 너무나 우아하게 걷는다. 그게 난 신기하다.

 

 그런걸 교정하겠다고 , 없애겠다고 의지를 가진다고 해서 없앨수 있는 그의 행동력도... 그렇게 그런것에 온 맘을 다해

 

 매달릴수 있는 것도.... 신기하면서도 아프다. 내 맘이 다- 내 다리가 다 따끔거리는 기분이다.

 

 

 나는 본래 좀 게으르기도 하거니와 언제나 자신의 몸을 이기는데는 영 젬병이었다.

 

 

 운동도 그닥 잘하지 못했고 - 내내 누워있기 좋아하고

 

 일이 끝나면 퍼져 있던 나를 , 휴일에도 그저 누워서 잠이나 보충하는 게 다였던 나를

 

 말도 안되게...... 극도로 싫어하던 조깅까지 하게 만든건 작약이 유일했고 작약은 내 세계의 법칙을 무척이나 거스르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조깅이 좋아지게 했으니까...

 

 

 

 "당신이 얼마나 걷는걸 연습했을지... 난 상상도 안되요-"

 

 

 

 그 말에 그가 돌아본다.

 

 돌아보는 얼굴이 마치 꿈처럼 아름답다. 이 안의 공기가 몽글몽글 피어나서 내 마음의 무게를 , 중력을 없애

 

 공중에 붕 뜨게 만드는 것 처럼- 그래서 무게를 느끼지 못하게 해 줄 것처럼...

 

 

 

 "매일 그 일에만 매달리면.... 그래...

 

 

 무슨 말인지는 알아- 나는 전에는 뛰어도 봤고 운동도 좋아했고... 농구도 좋아했지..

 

 몸을 막 썼어- 아끼지도 않았고, 그런 나를 좋아하고 신뢰했지-

 

 

 

 그런데 어느순간, 딱 앉은뱅이 신세였고... 수술을 하면서도 다들 안된다고 했었으니...

 

 

 니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아- 막막했었던거 같아- 그런데.... 당시엔 솔직히 내 걱정을 할만한 상태가 아니어서...

 

 

 신경을 온통 다른데 쏟고 있었다보니... 그리고 난 '걸을수도' 있다가 아니라 '걸어야만' 했거든-

 

 

 의사의 말 따위 아무래도 상관 없었어 그래도 생각해보니...그때도 나는 나를 믿고 있었나 보다...

 

 

 절대로 못 걸을거라고 생각 한 적도 없거든- "

 

 

 

 그는 내게 등을 지고 그런 말을 한다. 말투에서 이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지 않다는게 드러난다. 아마도 이 이야기의 끝이

 

 하민씨에게로 향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그만 입을 다문다.

 

 

 

 그는 마치 막 걷기가 익숙해진 아기 사슴처럼 조심조심 걸어서 부엌에 다다라서 내게 묻는다.

 

 

 

 "차 한잔 더 줘? 집이 좀 추운거 같은데-...걸칠걸 줄까?"

 

 

 내가 잠시 집을 둘러본다. 극히 미니멀한 가구가 놓인 집- 이 집은 언제나 조금은 휑하다.

 

 

 

 "저는 괜찮은데요? 감기 오는거 아니에요?"

 

 

 

 "아닌데-"

 

 

 그는 씩 웃는다... "잔병 치례에 시달리면 감기가 올 틈이 없다니까-" 라는 얼토당토 않은 소릴 장난스레 한다.

 

 그러더니 내게 묻는다.

 

 

 "다음 주 쯤 , 어때? 그때쯤은 날씨가 좀 풀리지 않으려나? 아니면 뭐 내일도 괜찮아... 언제라도- "

 

 

 

 

 "뭐가요?"

 

 

 그 뜬금 없는 물음에 내가 묻자 그가 웃으며 대답한다.

 

 

 

 "별장 가고 싶다고 했었잖아? 가서 이틀이나 삼일쯤 ... 있다 올까 해서- 겨울이라도 거긴 좀 따뜻하니까

 

 적어도 서울보다는... 바다도 보고 오고- 맛있는것도 먹고 오지 뭐"

 

 

 

 그가 가벼이 들리게 말한다. 그 자신은 자주 가서 하나도 설렐 일 없을텐데도 목소리는 마치 설레이는 것 처럼 들린다-

 

 그 목소리에 나도 설렌다.. 그가 설레하는 것 같아서 더 설렌다.

 

 

 아무도 없는 곳- 우리만 있는 곳... 우리의 기억만 있는곳...

 

 

 "진짜 데리고 가 주게요? 그럼 난 내일도 괜찮은데... 빨리 가고 싶어요! 가서 오래 있다가 오고 싶어요..."

 

 나는 좋아서 헤실대면서 물었다. 그러자 그가 날 보며 웃으며 대답했다.

 

 

 "오래? 얼마나?.... 뭐 상관이야 없어.......그럼 일주일쯤 있다가 올까?....

 시간도 있고.. 그리고 너 한동안 일 안 하겠다고 했다며? 이사가 그런 이야길 했다고 하던데-"

 

 

 그가 그런걸 알고 있었단 사실에 난 놀란다..... 이사도 참 이상한 사람이네 뭔 그런 이야기 까지 미주알 고주알 했데?

 

 내가 당황한 표정이자 그는 별일 아니란 듯 날 달래듯 쳐다보았다. 안 사실이 미안하다는 듯한 얼굴이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했던 말 기억나요? 그림도 페이스 조절이라고 했던 말?"

 

 그는 깊이를 알수 없을만큼 깊어진 눈으로 내게 대답한다.

 

 "기억 나-"

 

 

 

 "이번에.. 뭐 당신은 그렇게 생각 안했을지 모르지만 난 정말 열심히 그렸어요- 제 마음을 다해서- "

 

 내가 말을 꺼내면서 나는 왠지 핑계 같단 생각에 목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알아- 나 바보 아니야- 당신 그림보면 알지... 매주, 매일 당신 그림 본 사람 나잖아-"

 

 

 그의 말이 괜한 공치사가 아니란걸 알기에 좀 기뻤다. 그는 이런 칭찬에서는 공정한 편이었다. 일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랬다.

 

 

 "그렇게 하고 나니까, 좀 쉬고 싶어졌어요- 조금요- ... "

 

 

 "이사가 당신을 전속 삽화가로 회사에 스카우트 하고 싶어한데- "

 

 

 

 그가 살짝 콧 잔등을 찡그리면서 물었다.

 

 "그러고 싶어? 어떤지 알고 싶어서-"

 

 

 

 "......"

 

 

 

 난 당장에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웃었다. 내 대답을 듣지 않아도 안다는 듯이

 

 

 

 "그래 잘 생각했어 - 안정적일지는 몰라도- 일을 사랑하게 되지는 않을거야 - 전속으로 들어가면 싫은 일도 맡을때가 있을테고

 

 그리기 싫어도 그려야 하는 순간도 생길 테니까.."

 

 

 

 

 나는 그에게 이런 면에서 감동할수 밖에 없었다. 말 한마디도 안했는데- 내가 생각한 상황까지도 말하는 그에게 ...

 

 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눈만으로 웃었다.

 

 "뭐 필요해요? 뭐 특별히 챙겨 가야 하는거 있어요?"

 

 

 

 내가 묻자 그는 날 쳐다보았다.

 

 

 

 "밥도 일하시는 분들이 다 준비해 주실테고... 음.... 별거 필요 없는데? 니가 필요한 것만 챙겨 , 생각 안난건 가서 사면 되니까. "

 

 그는 내게 이마에 뽀뽀를 하며 내 향기가 좋다는 듯 얼굴에 부드럽게 얼굴을 비볐다.

 

 

 

 그의 그런 말이 내겐 자유로운 기분을 가져다 준다- 내가 항상 대비하지 않아도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로 들려온다.

 

 참 이상한게.. 예전엔 그런 일을 챙기는 건 언제나 내 몫이었고 나는 원래도 덜렁이였기에 어딜 가도 그 때문에 항상 필요 이상으로 긴장을 해야 했는데..

 

 

 

 그는 그런 일조차 내게 지우지 않는다. 아무런 것도 필요 없다고 - 신경 쓸거 없다고....

 

 

 

 내가 웃으며 조심스레 물었다. "당신은 뭘 가져갈 건데요?"

 

 

 " 당신 덮어줄 옷, 내 옷.... 그리고 또 뭘 가져가지?... 책은 가져가봤자 당신만 보고 있느라 못 볼것 같은데..... "

 

 그는 내 얼굴에 바싹 붙어서 빙글빙글 웃으며 살짝 덧붙인다- "그러니까.... 난 당신만 있으면 될거 같은데.....?"

 

 

 

 나는 그의 바싹 붙은 얼굴에서 민망한 유진이의 선물이 확 머릿속을 스쳤으나 재빨리 아닌 척 생긋 웃었다.

 

 

 그는 내 얼굴의 미묘한 기류를 읽는 듯 눈이 가늘어졌다. 그의 가늘게 뜬 눈은 은근히 무시무시했다.

 

 

 얇고 긴 눈꼬리가 부드럽게 휜다. 입은 뭔가 말하려다 마는 듯 개구지게 웃고 있었다 , 나는 그 웃음에 아닌척 살짝 도리질을 치면서 더 씩 크게 웃었다.

 

 그는 풉 하면서 숨이 들릴만큼 웃으며 내게 말했다.

 

 

 "방 3개야... 걱정 마-"

 

 

 이 사람은 정말 눈치가 빠르다니까.... 그런 생각까진 가지도 않았는데... 아니 그 보다 정말 다른방을 쓰겠다는 걸까...? 아니.. 지금 상황에선

 

 내가 그런 방을 쓰겠다고 하는게 맞는건가?..... 내가 생각에 빠져 있느라- 무어라 반박하기도 전에 내 볼에 가볍게 쪽 하고 입 맞추고는

 

 빙글 돌아서 냉장고를 뒤적인다- 그가 내게 문 너머로 묻는다 "너 먹을만한건 없네... 가서 사올까?"

 

 

 "뭐 있는데요?"

 

 "샐러드......."

 

 

 그가 민망한듯 웃는다. 나는 그래서 그동안 궁금했던걸 물었다.

 

 "당신은 다이어트 할 것도 아니면서 왜 맨날 샐러드를 먹어요? 뭔가 좋아하는 음식 같은건 없는거에요?"

 

 그러자 그가 냉장고 탐방을 포기하고 식탁 의자를 뽑아 앉으며 대답했다.

 

 

 "건강에 신경 써야 겠다 싶어서..., 뭐 그래서 그런것도 있는데- 깔끔하잖아- 그래서일껄?

 

 여러개 꺼내서 먹으면 일하시는 분은 자주 오셔야 되고... 집필중엔 사소한 소리도 거슬려 하니까 피차 서로 불편할 테고..

 

 밥 먹으려면 그릇은 적어도 6개 이상씩 쓰고.. 가뜩이나 컵 엄청 씻는편이고... 내가 하지 않으면 누군가는 해야 하고...

 

 그럼 오래 그 분과 마주해야 하고.... 시끄러운 소리도 날테고.... 그런 번거로운걸 피하고 싶어서지......... 그래서....그렇게 버릇이 들다 보니까....."

 

 

 

 "버릇으로-? 그게 되요?"

 

 내가 의아한듯 묻자 그가 대답했다.

 

 

 

 

 "그래... 뭐 본의는 아니지만?"

 

 내가 어이 없어서 물었다.

 

 

 "그럼 따끈한 밥을 먹을수 있는데 안 먹고 있단 말이네요?"

 

 

 "응.... 이제껏 일하신 분들은 내가 눈치도 못챌만큼 조용히 다녀가셔- 별로 안오셔도 되는 날은 내가 문자를 넣고....장 볼때 사다 두셨으면

 

 하는건 찬장 안에 메모지 붙이는 곳이 있어 거기 적어놓으면 다음번에 사다 놓으셔 그리고 부탁할것도 거기 적어놓으면 보통 다 해두시는

 

 편이고... "

 

 

 그러고 보니 그와 딱 붙어 있던 날에도.... 그런 분은 뵌적이 없다... 그림자처럼 왔다 가시네? 어떻게 이 사람도 눈치못챌만큼다녀가시지?

 

 나는 의구심이 들어서 물었다.

 

 

  "피자나 패스트 푸드를 마지막으로 먹은건 언젠데요?"

 

 그는 내 얼굴을 보면서 웃는다. 정말 모르냐는 듯한 얼굴로-

 

 "..... 너랑 같이 라면 먹었잖아? 짜장면도 먹었고?"

 

 그가 의아한듯 되 묻는다... 갑갑한 소리하는군- 그게 무슨 패스트 푸드야..... "아뇨 아뇨 , 살 찔만한 고지방 음식이요..."

 

 

 그가 웃으며 묻는다. ".. 그거 두개 다 살찔 만한 고지방 음식이잖아, 라면도 자장면도... 무슨 소리야- 그리고.. 왜 살 찌우고 싶어? 난 지금이......."

 

 그는 자신을 내려다 보곤 크흠 - 하고는 괜히 다리에 묻은 먼지를 뗀다-

 

 " 그럼 피자나 한판 시켜서 먹어요- 전 지금 피자가 먹고싶네요"

 

 그 말에 그가 미간을 찌푸린다-

 

 "기름 많고.... 별로..."

 

 내가 눈을 치켜뜨자 그가 말을 바꾼다.. "음- 그래 맛있겠네 그러자-! 좋아-!"

 

  "난 요리를 영 못하니까... 늘 그런 음식 먹고 살았는데... 당신 앞에선 형편 없이 살아온것 같아서 영 찔려요

 

 괜히 나쁜짓 시키는거 같고... 나 때문에 맨날 그런거 먹는거 같다니까요 원체 뭘 먹질 않으니! "

 

 그 말에 그가 피식 웃는다...

 

 "전의 난 더 형편 없었어- 술에... 담배에.... 나쁘다고 알려진 일은 다 했는걸? 아마 아프지 않았다면 아직도 그렇게 살고 있겠지.."

 

 "담배도 피웠었어요?"

 

 

 의외다. 담배 냄새 싫어한다 그랬었던거 같은데... 이 사람은 좀 지나칠 정도로 후각도 예민하단걸 난 느꼈었기 때문이다.

 

 샤워 코롱 냄새까지 눈치 챌줄은 몰랐었기 때문이다. 난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옅은 냄새였는데 그는 금방 알았고 내게 묻기도 했었으니까...

 

 그 말에 그가 날 쳐다본다.

 

 "잠깐- ... 뭐 겉멋일 뿐이었어 그렇게 중독될 만한 것도 아니었다 싶고-"

 

 

 그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이야기는 그걸로 끝이었다. 다른 의미는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의 담배피는 모습을 상상하곤 난 픽 웃고 만다. 어울리긴 한다. 눈밑의 짙은 그늘에 잘 어울렸겠지-

 

 이 남자는 한계가 어디까진지를 모르겠다. 옷은 뭘 입어도 어울린다. 전의 의외의 의상도- 하다못해 전의 드레스 셔츠에다 추리닝 바지도

 

 의도한 것처럼 보일만큼 그는 쉽게 언제나 어떤 옷이든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그는 자주 말하곤 했다. 하민이는 깨어나면 날 싫어할지도

 

 몰라... 아니... 그건 당연한거고- 지금의 나와 만났다면 우리는 그렇게 쉽게 사랑에 빠지지않았을 거라고... 그런거라면 나와 하민씨는

 

 반대일 것이다... 나는 지금의 그에게 쉽게 빠졌지만... 전의 그에게는 오히려 이렇게 이상할 정도로 금방 호감을 품지는

 

 못했을 테니까... 눈 끝에 매달린 사연들이 내 마음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오래 잠 못든 그의 밤들이 나를 궁금하게끔 했다.

 

 그는 정말 궁금해 지는 사람이었다. 처음 순간부터 나중의 좀 더 알게된 그도- 얼마 알지도 못한 사람이 내 멱살을 잡았을 떄 부터

 

 그 일에 대해 머릴 숙이고 깍듯이 사과를 했을때도.. 그는 언제나 내게 더 알고 싶은 더 챙겨주고 싶은.... 내 발로 떠나긴 쉽지 않은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그럼 내가 시킬게요-"

 

 

 내가 배달 앱을 켜고서 톡톡 주문 사항들을 적는 모습을 그는 옆에서 흥미롭다는 듯 붙어서 본다. 나는 그 모습이 귀여워

 

 힐끔 힐끔 그를 훔쳐본다. 그가 조용히 중얼거린다.

 

 "세상 정말 좋아졌군..."

 

 

 그 할아버지 같은 대사에 내가 꺄르르 웃었더니 그는 미간 사이를 찌푸린다.

 

 "그런거 없어도 예전엔 잘 살았단 말야-"

 

 "당신 핸드폰으로도 할수 있어요- 요즘은 다 이렇게 살잖아요?"

 

 그는 조용히 툴툴 거린다.

 

 "당신도 컴퓨터 쓰잖아요?"

 

 그는 흥 하며 낮게 대답한다.

 

 "컴퓨터로 쓰는 건 원래 2차 작업만 그렇게 했었어... 다음 책은 그럴 필요 없을거 같아서 컴퓨터로 쓰고 있지만 전엔 연필로 썼었어 1차 원고는

 

 연필로 쓰는게 좋아서-"

 

 "연필로요?"

 

 "응... 하나하나 깎아서...."

 

 "저기 꽃혀 있는거...? 당신이 깎은 거였어요?"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얇은 유리잔에 잔뜩 꽃혀있는 연필에 시선을 둔다. 얇고 일정한 굵기로 - 기계로 찍어놓은듯

 

 깎여있는 연필- 나는 그가 그걸 쓰는 걸 본적은 몇번 없다. 수정 사항은 펜으로 적었었고...

 

 하지만 그동안 눈치채지 못한게 이상하다. 저렇게 잔망스런 솜씨는 당연히 그의 솜씨겠지-

 

 

 "내가 깎았지 그럼- 칼로 깎아서- 꽃아서 하나 하나 쓰고 그랬었어.. 당신은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아날로그가 더 좋을때도

 

 분명히 있는걸?"

 

 그의 말이 맞다.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 아니 그 전에도 도하는 나와 있을때 핸드폰에 시선을 두고 있을때가 많았다.

 

 그 서운함이 처음엔 너무나 나를 괴롭혔다. 그러나 그것도 익숙해 진다는게 더 슬픈점이었다. 우리는 서로 마주 앉아서

 

 서로 핸드폰만 보고 있는 시간이 많았다. 아니 눈앞에 연인이 ... 그것도 사랑해 마지 않는 다는 사람이 있으면서

 

 서로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다니.... 그런게 무슨 연애인가- 나는 그때는 그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는다. 뭘 보고 있다고 해도 내내 눈은 내 눈으로 향하고- 다른데 정신이 팔려서 내 신호를

 

 놓치지 않는다. 절대로..... 시간이 나면 내 눈을 바라본다. 내 안에 있는 의미가 너무나 흥미롭고

 

 너무나 새로운 것이라서 언제나 더 알고 싶다는 듯이... 더 살피고 싶다는 듯이....

 

 

 나를 , 마치 책처럼- 언제나 찾아 헤메인 세상 가장 귀한 책처럼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 또한 마지막 장이 있을텐데....... 그는 나한테 마지막 장이란 없다고 생각하는 듯한 얼굴로

 

 언제나..... 나를 귀하게 여기고 내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귀를 기울인다.

 

 나는 다가가서 그의 날씬한 허리를 감싸 안았다. 팔 너머로 느껴지는 그의 온기에 나는 그를 꽉 안아 보았다.

 

 그는 내 머리를 살짝 살짝 쓰다듬는다. 내 머릿결은 사실 그렇게 부드럽지 않은데도 그의 손길 아래선 내 머리가 누구보다 부드러운것만 같다.

 

 나는 그의 눈을 올려다 본다. 그리고 말 하지 않고 그를 바라본다. 그는 이내 내 눈을 마주 본다.

 

 

 나는 눈으로만 그에게 말했다. 아니 말 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만큼 그저 속으로 생각했을 뿐이다.

 

 '당신이 좋아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는 소리내서 말했다. 말하지 않았는데 정말 들은것 처럼-

 

 너무나도 신기하게

 

 "나도 그래-"

 

 

 뭐가 그렇다는 건지 물을 것도 없었다. 알고 있었으니까

 

 이미 우린 알고 있었다. 새로이 알아낼 필요도 없이

 

 

 -

 

 

 현호는 너무나 어색한 마음으로 제이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이미가 가고 싶다고 한 곳은

 

 아주 의외의 곳이었다.... 어린이 대공원.... 동물원을 가고 싶다고 했다....

 

 "동물원이요?"

 

 "네- 싫으세요?"

 

 

 제이미는 별 뜻 없단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그러겠다고 했지만 ... 내내 동물을 보는 사람이 왜 동물원이지?

 

 그랬다. 어차피 근처에 있으니 같이 가자고 말을 꺼낸건 나였다. 아주 오랫만에 나도 차를 모는 거였다.

 

 있어도 쓸 일이 없었으니까- 내내 여기서 일하고 자고 다 하는데 어딜 갈 일이 있었어야지.......

 

 앞에서 기다리다가 차에 올라 타서 히터를 키고 기다렸다... 약속시간 즈음이 되자 제이미의 모습이 보였다.

 

 평소보다도 좀 단정해 보였다. 가벼워 보이는 가방을 메고 있었고 가방엔 그가 자주 쓰는 야구 모자가 달려 있었다.

 

 그가 키가 저렇게 컸던가 따위를 생각하고 있는데 제이미는 나를 본 건지 말 없이 조수석으로 탔다.

 

 그리곤 말을 걸었다.

 

 "운전 하셨던가요?"

 

 "아... 네- 자주 하진 않지만- "

 

 "길은 아세요?"

 

 그는 별 달라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바짝 긴장한 사람은 나 뿐인듯한 기분이 들었다. 제이미는 내가 천천히 출발하자

 

 선글라스를 꺼내 꼈다. 날씬한 쉐이프의 선글라스는 그의 얼굴에 잘 어울렸다. 내가 먼저 어색하게 말을 걸었다.

 

 "아예 병원을 쉬는건 오랫만인거 같아요-"

 

 "아... 그러셨죠? 오늘 쉬어도 되는거에요?"

 

 그 말에 나는 좀 마음이 진정되었다. 일상적인 대화였고 더 이상 긴장하기 싫기도 했다.

 

 "뭐 가끔은 괜찮잖아요- 여름에는 3일 정도 휴가도 있어요- 물론 제이미는 아직 겪은 적 없겠지만요-"

 

 제이미는 그 말에 씩 웃었다.

 

 "그렇죠- 그러고 보니 못 물었네요... 그날 미스터 심이랑 무슨 이야기 했어요?"

 

 "........ 아- 그분이요? 말 안하시던가요?"

 

 

 그 뒤에 살짝 살펴보니 그와 대화를 하러 나간거 같기에 난 다 알겠거니 했었다. 그런데 모르는 듯한 투다-

 

 "네.. 미스터 심은 원래 대화 내용 잘 이야기 안해요- 무섭죠?"

 

 제이미가 웃으며 물었다.

 

 "네.... 정말 , 정말 무섭던데요... 그런 사람을 어디서 알았어요?"

 

 그 말에 제이미의 웃음이 살짝 그친다. 쓸쓸한 미소가 곧 그 입에 걸리고 제이미는 그 동안 궁금했던 이야길 한다.

 

 "날 오게한 친구 있죠? 그 친구의 남자친구에요...... 아니.. 남자친구 였었죠- 그 친구는 지금....... 아파요- 식물인간이거든요-"

 

 

 제이미의 말투는 담담했다. 담담한데 너무나 슬프게 들렸다.

 

 현호는 얼었다. 무슨 말을 더 해야할지... 위로도 늦은거 처럼 느껴졌으니까...

 

 

 "그 친구가 참 내겐 소중한 친구였어요- 나를 끝없이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사람이었어요 그녀는 좀 그랬죠

 

 밝고 , 예쁘고- 다정하고 누구든지 좋은 점 먼저 봐 주는 사람 있잖아요, 그녀가 그런 상태라는건 와서야 알았어요

 

 늦게 알아버린 거죠- 내가 내 문제에 직면해 있는 동안 그녀는 그런 일들이 있었던 거에요..... 미스터 심이 처음에

 

 나를 몹시 싫어했죠... 나는 친구에게 갚아야할 일들이 많았어요 내가 살아있는 건 어떻게 보면 그녀 덕분이니까요

 

 그런데 내가 온 시기가 마침내 그가 딱 세상 밖을 궁금해 하던 시기더군요-"

 

 

 

 그의 말은 알아 듣기가 쉽지 않았다. 그 답지 않게 말의 높낮이도 불분명했다.

 

 그러더니 그는 내게 물었다.

 

 

 "그 친구는 정말 배려심이 넘치는 아이였거든요- 남자친구가 자기만 5 -6 년을 기다렸대요- 그러다 마침내 좋은 사람이

 

 찾아 온거 같아요-... 그럼.... 그 사람과 잘 됬으면 할까요? 아니면 자기 곁에 계속 있어줬으면 할까요?"

 

 

 그 물음은 현호를 당황하게 했다.....

 

 제이미는 현호의 대답을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내가 그 친구분이면...... 죄책감 느낄거 같은데요? 잘 됬으면 할거 같아요..... 깨어날지 안깨어날지도 모를 자신을 기다리게 하는걸

 

 미안해 할거 같아요...... 그 분의 눈에....."

 

 

 현호는 이 말까지 해야하나 하고 잠시 망설인다.

 

 "짙은 슬픔이 저도 보였거든요-"

 

 

 그 말에 제이미는 더 안타까워 보이게 웃었다. 현호는 사정을 다 모른다. 당연하다. 지혁이 낸 사고인지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른다. 제이미는 극히 한정된 정보만 제공했으니까-

 

 

 "그렇죠- ...... 그 사람은 충분히 자신을 괴롭혔어요- 그정도면 충분하죠-... 누구나 지난 사랑을 안고 사는 법이잖아요"

 

 

 그 놀랍도록 깊은 한국말에 현호는 제이미를 쳐다보았다. 제이미에게도 그런 사랑이 있었을까? 당연하지만..

 

 그 사람은 남자였을까? 어떤 사람이었을까? 현호는 묻고 싶지만 묻지 않는다. 날씨는 몹시도 쾌청하다-

 

 차는 막히지 않고 술술 나아간다. 제이미는 그 뒤 별말 하지 않았고 일상적인 대화만 했다. 그리고 동물원에 도착하자

 

 떨어진 낙엽으로 가득한 한기가 드는 동물원에 기쁜듯 제이미는 조잘 대면서 들어섰다.

 

 동물원은 한산했다. 추워서도 있겠지만 동물들은 많이 방사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 데도 그는 즐거워 보였다. 여러가지

 

 대화를 했다. 현호도 그가 점점 편해졌다. 꼭 그런 생각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었다.

 

 그가 남자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그가 제이미인게 중요했다.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 이야기 하면서 느낀 그의 재치나

 

 동물을 마주한 시선의 순진함이 마음에 들었다. 제이미는 자신에게 그날 이후 그런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자연스레 , 제이미의 자리가 호감의 자리와 동화가 되었다. 조그마한 말에 건초를 주며 웃는 그를 보고 있자니 현호는 세상 만사가 조금

 

 단순해 지는 거 같았다. 이게 만약 사랑이 되어서... 만약 이 사람곁에 내가 있고 싶어져서.... 어쩌다가 부모님에게 알려할 상황이

 

 온다면?... 그 생각은 자신의 숨을 멈추게 하기도 또... 자유롭게 할것 같기도 했다. 어차피 자신은 가족의 일원에서

 

 너무나 한참이나 떨어져 버렸으니까.. 언제나 스스로를 초라하게 느끼던 현호는 제이미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너무나 특별해서... 자신까지 특별해지는거 같았다. 연애에서 현호는 언제나 수동적이었다. 여자애들은 어렵기만 했다.

 

 솔직하게 말해도 납득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것에 젬병인 현호에게 미묘한 감정을 읽기란 너무나 어려웠다. 그러나

 

 제이미는 금방 금방- 물론 중간에 한번 화를 낸적은 있었지만 감정을 별로 감추질 않았다. 현호는 그런 점들이 좋았다.

 

 자신까지도 금방 방어를 내리고 깔깔 웃게 만드는게 좋았다. 제이미는 장난기가 넘쳤고 알면 알수록 새로운 점이 많았다.

 

 한참을 돌며 놀다가 그와 맹금류들이 있는 곳에 다다라서야 그와 제이미는 따뜻한 음료를 사서 잠시 앉았다.

 

 제이미의 시선은 바로 앞의 매를 향하고 있었다. 매는 독수리보단 작았고 부리의 날렵함이 우아해 보였고

 

 제이미와 눈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듯 신비했다. 제이미는 말을 꺼냈다.

 

 "누구를 닮은건가 했더니.... "

 

 "그 사람 말하는 거구나-"

 

 

 제이미가 씩 웃었다. 금방 말을 알아채서 고맙다는 듯이.... 그리곤 쓸쓸한 투로 말을 꺼냈다.

 

 "저 새도 아마 넓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싶겠죠?... 나는 다른게 힘들었던 게 아니에요.....

 

 언제나 빛이기만 했던- 내 세상에 떨어진 유일한 자유였던 내 친구 하민이가..... 언제나 당당하고

 

 솔직해서 사랑받던 하민이가.... 아름다운 기억과 추억을 그에게 만들어주었을 하민이가 ........ 이젠, 저런 철망이 되어서-

 

 저런것으로 될수 밖에 없다는 게 마음 아파요- 하민이는 그런걸 원하지 않았을 거에요... 그가 자유롭게 날수 있길

 

 바랬을 거에요- 아프지 않고 따뜻하길 바랬을 거에요- 분명히요"

 

 

 그 말의 하는 제이미의 옆 얼굴엔 진중함과 고통, 슬픔이 함께 묻어 있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었지만 이해할수 있었다.

 

 그녀는 지금 말을 할수 없을 테고... 그녀의 의도와 달리 남들은 그녀의 존재를 그 남자를 가둬두는 철망이라 책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원한건 그런게 아닐거라는 말이었다. 그녀는 철망이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어하는 것 처럼 보였다.

 

 언제나 따뜻한 존재였던 그녀가 철망 취급을 당하는게 제이미가 슬퍼하는 포인트인거 같았다.

 

 

 "그래요 제이미 말을 들으니 무슨 뜻인지 알거 같아요,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요-"

 

 제이미는 코를 훌쩍이며 대답했다.

 

 "나를 믿어주었죠- 다른 누구도 날 믿어주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저는 가족에게서 떨어져 나왔고 가족은 저를 버렸죠-

 

 제가 어떤 사람인지 말했기 떄문에요- 그 사실은 어떻게 바뀌는게 아닌데....숨길수 있을때 까지 숨기고 싶었는데.... 마지막 까지 숨길순 없었어요-....

 

 저는 흠집이 되었죠- 완벽한 우리 가족에게요-"

 

 

 그런 말을 한 적은 없었기에 현호는 제이미를 쳐다보았다. 제이미의 눈이 너무나 슬퍼 보였다.

 

 그때 현호는 옆에 놓여있던 제이미의 손을 보았다. 그리고 일생 , 다시는 없을 용기를 내어 그 손을 잡았다.

 

 제이미의 손은 너무나 따뜻했다. 손을 잡자 제이미는 몹시 놀란 눈으로 현호를 보았다. 묘한 눈동자는 빛에 따라

 

 민감한 색을 내며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잡기 전엔 무서웠는데 잡고 나자 거리낄 것이 없어졌다.

 

 현호는 말했다.

 

 

 "그건 같네요- 나도 흠집이거든요-"

 

 그 말에 아직도 놀란 눈의 제이미가 반문했다. 너무나도 조그마한 목소리로

 

 "당신과는 흠집의 크기가 너무나 다른걸요?"

 

 

 그 말에 현호는 두고 두고 기억할 대답을 했다. 자신이 한 말이었지만

 

 너무나 용감하게 들리우는 말- 너무나도 오래도록 기억할 말을-

 

 

 "작던 크던- 그건 상관없어요- 우리가 같다는게- 중요하죠-"

 

 

 겨울의 바람이 둘을 스쳤다. 한참이나 뒤에야 둘은 조용히 서로를 마주보고 웃었다.

 

 그 웃음엔 적어도 , 아무런 정의도 필요 없었다.

 

 

 

 -

 

 

 지견은 집으로 돌아와 있었다. 어머니가 보자고 연락을 하셨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계시지도 않은 응접실에 앉아 계셨다.

 

 언제나 처럼 우아한 모습으로-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잘 공들여 꾸미신 모습- 그런 어머니를 보면 지견은 늘 이상한 위압감을 느끼곤 했다.

 

 하다못해 아버지도 이토록 지견을 무섭게 하지는 못했다. 언제나 어머니는 어쩔때는 그 이상으로 무겁고 어려운 존재였다.

 

 

 "왔니?"

 

 

 다정한 말씀은 아니시지만 어머니는 자신을 바라보신다. 뭔가 결심하신듯 한 목소리와 얼굴

 

 지견은 앞자리에 앉았다. 어머니는 마치 기다리신 것 처럼 -고운 손으로 서류들을 내미셨다. 지견은 약간 어리둥절해 하며 어머니의 서류를

 

 읽었다. 서류에 적힌건 양도 증서였다. 어머니가 가지고 계신 것 중에서 일부의 주식이었는데...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지금 우리 기업의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가 외가 쪽에서 가지고 계신 것중의 일부였다. 지견은 의아함에 물었다.

 

 

 "이걸.... 왜요?"

 

 

 그저 덥썩 받기엔 어머니가 가진 것 중의 상당한 부분이었다. 삼촌들은 언제나, 무모했고 때론 어머니를 도발 하실때가 많았다.

 

 그러기에 이걸 내 놓으신단 것은 어머니에게 아주 큰 의미였다. 어머니는 나를 쓸쓸한 눈으로 응시하시며 말을 꺼내셨다.

 

 "당장은 내가 가진것 중 줄수 있는건 그 정도란다..... 니가 만약 받아 들일 생각이 있다면 내 부탁 좀 들어 주겠니?

 

 이건 이제 부탁이다. 명령이나 무조건 하라고 하는 강압이 아니야- 어미로써 부탁하는 거다.

 

 니가 들어줄수 있는 부탁이고......... 지독히도 무심했던 어미의 사과야.."

 

 어머니의 어조는 부드러웠지만 지혁이 녀석과 더럽게도 닮은... 아니... 그 자식이 어머니를 닮은 거겠지만 한 없이 서늘한 목소리였다.

 

 지견은 그저 입을 열지 않고 어머니를 응시했다.

 

 

 "지혁이 한테서 손 떼렴.... 아무것도 관심 가지지 마- 뭘 하던 뭘 먹든 뭘 하고 살던.... 이제 그 아이는 논외로 치렴-

 

 형제로써 그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줄 생각 아니라면 더는 라이벌로 보지도 마... 그 아이는 지독하게도 욕심이 없다.

 

 지금 내가 쥐고 있는 것에도 아무런 욕심이 없어..... 지금 가진 것을 아버지에게 안 들키고 너한테 양도할수 있는건

 

 그쪽 것 밖에 없더구나.... "

 

 

 어머니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지견은 그 침착한 목소리가 자길 마치 찢어 발기는거 같았다. 어머니가 이런걸 그래 그냥 주실리가 없었다.

 

 욕심이 없다고? 언제나- 아주 언제나 그놈은 현자라는 거야? 언제나.... 욕심이 없다고?

 

 라이벌일 수 밖에 없는 놈인데? 아버지는 언제나 그 녀석과 나를 다투게 , 언제나 라이벌로 보게끔 하셨는데도?

 

 그 녀석은 언제나 뒤에 숨긴 본심들이 있는데도 언제나 착하고 말간 얼굴을 하고서 내 것들을 뺏는 일을

 

 가차없이 하곤 했는데...... 어머니는 지금...그 녀석을 감싸기 위해 , 손에 들린 총알 중 하나를 내게 주고 계셨다.

 

 자신을 지탱하는 가장 큰것중 하나를 내게 주고 계셨다.

 

 마치 해로운 것을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것 에게서 떼어내고 싶어 하듯이.......

 

 

 더는 어머니의 말이 뭔지도 잘 들리지 않았다. 가슴속에 아주 오래된 상처가 예민한 소리를 내며 천천히 , 흉터를 찢으며

 

 벌건 속살을 내보이며 다시 비릿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이 곳 .이곳에서 나는 몇번이나 그 자식을 목졸라 없애버리고 싶었던가

 

 얼마나 그 녀석이 받는 사랑과 애정을 부러워했던가 얼마나 그 자리를 얻고 싶었던가

 

 염려가 아니라 신뢰를 받는 그 자리를... 철없는 것 조차 막내라 그렇다며 예쁨받는 .... 그 자리를

 

 

 어머니의 사랑과 아버지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는 별 어려움 없이 그것들을 얻는 그 자리를.......

 

 

 

 "그리고 김희영과도 거리를 두렴...... 다 말한데로 한다면... 아버지도 너를 언젠간 인정 하실게다... 내가 그렇게

 

 도울거야 , 이젠..... 더 이상 아버지가 너를 몰아 붙이시는 걸 그냥 방관하고 있지만은 않을게..... 그러니까......그러니.... 이제는 그만-"

 

 

 "그러니까 그 말은-"

 

 

 지견이 지독한 배신감에 받을수 있는 주식따위 생각하기도 전에... 말이 먼저 나와 말했다.

 

 

 "그거 받고..... 지혁이 한테서 떨어지란 말씀이시네요? 그러니.. 먹고... 떨어져라?"

 

 

 지견이 눈에 가득한 핏기로 되 묻자 그제야 어머니는 충격을 받은 듯 말을 멈추셨다. 지견은 피식 웃었다.

 

 

 "정말 저를 얼마나 더 비참하게 하셔야..... 속이 시원해 지시겠어요? "

 

 

 원망과 원한이 가득한 목소리는 힘껏 빈정대고 있어도 감추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니는... 그 녀석을 이걸 주셔서라도 지키고 싶으세요? 어머니? 어머니가 혼자 이런 생각하셨을거 안 같은데...

 

 그 자식이 그러던가요? 뭐라도 주라고? 그래서 저 떼어내고 싶다고 그러던가요?"

 

 지견이 그 말을 하고 잠시 숨죽여 웃는다.

 

 

 "아직 아무 짓도 안했는데-"

 

 

 낮고 독기어린 목소리에 섞인 숨은 너무나 짙어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깊다.

 

 

 "지견아... 왜 .... 그렇게.."

 

 어머니는 괴롭다는 듯- 머리를 감싸쥐시며 나를 보신다. 눈에 묻은 물기- 그 애잔함이 나를 위한 것이면 좋을텐데...

 

 이미 늦었다.. 저건 나를 위한게 아니다. 나를 위한 눈물이 아니다.........

 

 

 그 자식을 위한거지..

 

 

 

 "아버지는 , 아니 어머니도... 언제나 , 언제나 모두를 라이벌로 보라고 가르치셨는데.... 나 말곤 모두가 경쟁자라고 가르치셨는데..."

 

 

 

 지견은 이를 악문다.

 

 

 "언제나 그 녀석은 논외네요? 그죠?"

 

 

 지견은 자리에서 잠시 분노를 삭힌다. 눈의 핏기와 독기는 그대로 둔채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ㅇ어머니가 준 양도 증서를 찢는다.

 

 

 "증서는 그 자식한테 받을게요 어머니가 동정으로 주시는 이런건 필요 없어요 - 내가 원하는건 이런게 아니에요

 회사안에 내 자리가 내 자리인것- 나만이 가질수 있는 자리인것- 그리고......

 

 

 그 자식이 나 대신 누린 것들이 .......... 이제 없었으면 하는거 뿐이니까요..."

 

 

 지견은 찢은 종이들을 황망히 손에서 털어버리곤 인사도 없이 거실을 나선다. 나서면서 현관 앞까지 걸어나가는 정원에서 목을 꽉

 

 조이고 있던 넥타이를 푼다. 전화를 건다.

 

 "빨리 시작해......... 더는 못 참아- 뭐든 줄게 뭐든 해줄테니까 해-

 

 뭐든지 필요하면 다 해줄테니까....... 해"

 

 

 목에서 나오는 무시무시한 낮은 목소리에 조급함이 실린다.

 

 

 지견은 다신 잊지 않겠다고- 잠시도 어머니가 나를 불렀다고 , 특별한 마음으로 달뜨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그 맹세는 아까 터진 마음의 상처에서 나오는 것처럼 붉고 아파보이고 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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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결단, 누가 곁에 남는가 2017 / 7 / 27 14 0 15986   
193 우리는 내려 놓았다 서로가 그리워도 잊어버… 2017 / 7 / 27 14 0 18792   
192 그대로 사라지면 될 것 같은 , 이유의 종말 2017 / 7 / 27 21 0 16253   
191 정리 , 돌아서도 잊혀지지 않는 2017 / 7 / 27 16 0 18380   
190 지나 온 사이의 사정 2017 / 7 / 27 14 0 18383   
189 예정된 작별 2017 / 7 / 27 16 0 19140   
188 스러지다, 무너지다, 부서지다- 2017 / 7 / 27 15 0 18772   
187 마지막 추억, 그리고 손에서 스러지는 2017 / 7 / 27 16 0 16520   
186 서로에게 다른 , 누구에게나 아플 d- day 2017 / 7 / 27 15 0 17497   
185 남은 건 단 이틀 남짓 2017 / 7 / 27 19 0 16738   
184 불안한 파동, 라스트 찬스 2017 / 7 / 27 21 0 18707   
183 눈물이 떨어지는 멜로 , 어울리지 않는 경쾌… 2017 / 7 / 27 16 0 18992   
182 나는 알고있다 , 하지만 너 조차도 알고 있다. 2017 / 7 / 27 18 0 19064   
181 부드러운 가면 속 숨겨왔던 사실, 벛꽃이 가… 2017 / 7 / 27 18 0 18966   
180 방아쇠에 손을 올리면서 , 남은 미련을 지우… 2017 / 7 / 27 18 0 18890   
179 한마디 한마디 , 잊지 않고 대답해주는 2017 / 7 / 27 18 0 18867   
178 내내 괴롭고 내내 그리워할 사람 2017 / 7 / 26 13 0 18260   
177 곱디 고운 노래가 끝날 즈음 2017 / 7 / 26 18 0 18492   
176 마치 우리는 , 평범한 연인들처럼 - 2017 / 7 / 26 13 0 18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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