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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한마디 한마디 , 잊지 않고 대답해주는
작성일 : 17-07-27 15:55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18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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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차를 대고서 건물로 들어서자 서늘한 바람이 가슴까지 시리게끔 했다. 강비서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벨을 눌렀다.

 

 

 시계를 확인한다. 아직은 그럴 시간이 아니기도 하고... 또 -작가님이 벨소리를 싫어하시는 건 알았지만 아무래도 벨소리로

 

 자신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계시는거 같아서였다. 한참 기다리다가 한번 더 눌러야 하나 하는데 핸드폰 메세지가 도착했다.

 

 '비번 누르고 들어 와' 작가님이셨다... 난 불안해서 빨리 번호를 누르고 들어섰다.

 

 

 "자..작가님? "

 

 

 작가님은 어둠속에 앉아 계셨다. 어두워서 낯빛도 안 보일만큼 날이 흐린데... 불은 안켜고 뭐 하신거지? 작가님은 낮은 목소리로

 

 덧붙이셨다.

 

 

 "불 켜- 내가 미처 못 킨 거니까-..."

 

 

 

 "?........네"

 

 

 불을 키고 들어서자 작가님은 파리한 안색으로 여전히 앉아 계셨다. 왠지 이상한 곳에... 늘 앉는 쇼파도 아니고

 

 따로 놓인 회의할때 앉는 의자였다... 작가님은 말 없이 잠시 뭔가 생각하는듯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을 꺼내셨다.

 

 얼굴에는 망설이는 빛이 가득하다.. 나는 불안해서 입술이 마르는 게 느껴졌다.

 

 한참끝에 나온 말은 , 생각보다 허무한 이야기였다.

 

 

 

 

 "미안한데...... 다용도 실에 가면 목발 있거든? 그것 좀 가져다 줄래?"

 

 

 

 

 아마도 한참을 점검하고 계셨던 것이다. 내가 불을 키고 들어와서 서서 있는 동안- 작가님은 혼자 설수 있는지

 

 내게 이런 부탁을 하고 싶지 않으시니까... 혼자 일어서서 적어도 쇼파까지라도 닿을수 있는지를 계산하고 계셨겠지...

 

 

 나는 이미 그의 수족이었다... 나같이 가까운 사람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아하는 그 상태가 좀 안쓰러우면서도

 

 안타까웠다. 그러나 내색하지 않고 표정을 짓지 않으면서 가져다 드렸더니 그는 한참만에 그 자리에서

 

 자력으로 일어났다. 내 시선을 신경쓰는 듯 해서 나는 애써 딴청을 피우려 애 쓴다. 아주 천천히 목발을 짚고- 쇼파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래 무슨 이야기 하려고 왔어? "

 

 

 

 작가님은 쇼파에 안고서야 내게 물어왔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쾌활한 척 말을 이었다.

 

 "이번이 판매량이 최고일거랍니다. 이사가 몹시 흡족해 하던데요? 전 소설 이야기도 전에 꺼냈을때는 긍정적인

 

 답변은 안했었어요 전에 비해서 글의 분위기가 너무나 다르니까요.. 그런데 가자마자 그 소설도 판권 계약부터 하자고 하던데요?

 

 더 많은걸 하려고 생각하시는거 같아요, 물론 놓치기 싫겠지만 .. 제 생각엔 뭐 다른데 생각하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은데요

 

 다른데가 돈은 더 줄수도 있잖아요- 전엔 그런걸 전혀 고려하지 않았었지만... 이렇게 되니까...."

 

 

 

 

 

 

 작가님은 멀리 창 밖을 보고 계셨다. 세차게 내리는 비 사이에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기라도 하고 있는것 처럼... 마치 그 소리가

 

 자신의 귀에만 들리는 듯.... 내 말을 전혀 듣고 있지 않겠구나 했는데 아니었다. 대답을 해 오셨으니까...

 

 

 

 "계약은 미뤄.. 하지만 어차피 거기랑 하게 될 거야... 다른데를 알아보긴 더 힘들어 얼굴 팔리는게 위험하면 몸은 알아서 사려야지

 

 거기가 처음에 내 책 내준 곳이잖아... 은혜라고 하면 좀 뭣하지만 고마웠던건 사실이니까... 아는 사람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해로운건 우리야.."

 

 

 

 작가님은 대답하시며 뭔가 다른 생각을 하시는것 같이 붕 떠 보였다..... 우울해보이는 표정... 나는 또 다른 이야길 이었다.

 

 

 

 "이사가 오히려 저한테 조심하라고 하더라고요... 작가님이야 워낙 나올일 없으니 괜찮지만.... "

 

 

 

 "그래... 일리 있는 소리야, 니가 들락 날락 하는거 본 사람들 있을테고- 니가 출판사 직원이 아니란거... 너 따라 붙으면 금방 알 테니까...

 

 회사 들어가는 거 보면 니가 누구 소속인지도 알아내는거 어렵지 않을테고... 미안하게 됐지만 수고 좀 해줘......"

 

 

 예전의 작가님은 미안한 일에도 미안의 미 자도 꺼내는 일이 없으셨는데... 놀랍도록 변하고 계신다 내가 발 맞추기가

 

 쉽지 않을만큼 작가님은 내가 안쓰럽다는 듯 살짝 , 안타까워 보이게 웃었다.

 

 

 "네... 뭐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마음 쓰지 마세요..."

 

 

 "...... 그리고 사진은....?"

 

 

 그 사진이 뭘 묻는 것인지를 알았기에 나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사모님이 말씀하시더군요...그 사람은 제가 만났으면 하신다고요 , 그 사람이랑 만나는건 저였으면 하시기에 아직 만나진 않았지만

 

 통화는 했어요..... 그보다 알아보라고 하신 것은 알아보려고 애는 썼는데 그 사람도 그러더군요 전화를 그냥 전화로 썼을리가 없다고요

 

 알아보면 통화 목록 정도는 뽑을수 있겠지만 ... 그런 쪽으로 쓸거 같으면 따로 그런 물건을 취급하는 사람을 썼을 거랍니다-

 

 그럼 알아보기 힘들어 진다고 하던데요?"

 

 

 작가님은 고갤 들고 날 바라보신다.

 

 

 "....... 대포폰이란 말이야?"

 

 

 "뭐.. 아마요 뭐든지 정말 꾸미고 있는 거면요- "

 

 

 작가님은 중얼거리신다.. 이젠 정말 무슨 짓을 하려고....... 나는 속으로 대답한다, 그러게.. 그런걸 준비하면 이미 범죄 아닌가?

 

 

 작가님의 표정이 곰곰히 생각에 잠기시다가 곧 말을 이으신다.

 

 

 

 "내가 이토록 의심하면서 , 형이 다른 일을 꾸미고 있구나 싶은건 다른 일이 아니야 김희영이랑 형이 같이 움직이고 파악 안해도 될 일을

 

 굳이 파악하면서- 나도 알게끔 일을 허술하게 한다는 거지.... 형은 그런 면에서 미련한 사람은 아니니까 굳이 내가 알게

 

 할 이유도 없는데 그러니까 더 수상해지는거야....불안하게 만들어서 미치게 하고 싶은건지 뭔지.. "

 

 

 작가님은 자신 답지 않게 목소리에 애타는 짜증이 가득 묻어 있다. 마지막 말은 특히 더-

 

 

 "........."

 

 

 

 

 "그리고 한사람 더- 형 중학교 동창중에 김용진이라고 있어- 그 사람이랑 언제나... 이상스러울 정도로 친했었지...

 

 배경이고 뭐고 형이랑 어울릴 만한 타입이 아니야- 성적도 내가 알기론 개판이었고... 형이나 나나 고등학교는

 

 사립에다 성적 신경 안쓰면 못 가는 곳으로 갔었으니 그 뒤엔 안 만날줄 알았는데... 그 뒤에도 형이 이상 스러울 정도로 그 녀석을

 

 챙기더군- 그 후에도 간혹 만나는 것 같았어- 뭐 대단한 조폭이나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 녀석 특기가 정보위조나 사문서 위조 같은거였을

 

 거야 - 굵직한 사람을 대 줄 연줄이 될수도 있으니까 캘 꺼면 그쪽을 캐 보라고 해봐- "

 

 

 

 작가님이 이런 일까지 아시다니.... 아니 그런 것 까지 다 기억하시다니... 나는 나도 모르게 솔직한 얼굴로

 

 작가님을 바라보았다. 작가님은 나를 멍하니 응시하시다가 대답하신다.

 

 

 "나도 놀고 있진 않았어- 형처럼 능동적으로 따라 붙을게 아니면 이런거라도 알아야 덜 불안하지"

 

 

 "...아니요 그냥 좀 놀란거에요"

 

 

 "니 표정은 다른걸 이야기하는거 같길래... 대포폰을 쓸 정도면 그런 놈이 끼여야 일이 되지........

 

 하임이 쪽에 손 대면 내가 제일 먼저 알아야 해 ... 긴장 놓치지 말고..."

 

 

 나는 잊었다가 하임씨 이름에 일이 떠올라 말을 꺼냈다.

 

 

 

 "아... 그리고 , 하임씨한테 일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진데요- 개인 계약 해 볼까 하신다고 하시던데...... 그런데도 일을 다 미루셨다고

 

 하네요 한동안 쉬겠다고 .... 정기 연재 일도 잠시 멈추겠다고 하셨다던데... 그럴 분이 아닌데 그러니까 이사가 걱정하는 안색이던데..

 

 혹시....."

 

 

 

 그 말을 했더니 작가님의 얼굴이 불편해 보인다... 입이 툭 튀어 나온다.. 그 사실을 자기가 전혀 몰랐다가 안게 영 못마땅한듯 했다.

 

 

 "........"

 

 

 

 "작가님이 부탁하신건가 했는데..... 말은 안했구요!"

 

 

 

 했는데.. 했더니 작가님이 홱 고갤 돌려 보기에 나도 모르게 떨며 말은 안했다고 덧 붙이고 만다. 아직도 눈매는 너무나 무섭다....

 

 

 

 "안했어- 그런거까지 난 간섭 안해...."

 

 

 "....."

 

 

 

 작가님과 하임씨의 사이는 너무나 알기 힘들다. 제 삼자인 내 눈에도 어렵디 어려운 이 사이가- 감정이 듬뿍 묻은 작가님이나 하임씨는 더 힘들겠지.

 

 마른 손에 묻은 모래야 털어내면 털리지만.... 젖은 손에 묻은 모래는 박박 문질러 생채기가 나지 않으면 안 떨어지는 법이니까....

 

 

 

 작가님은 멍한 눈으로 밖으로 시선을 다시 돌리신다. 세차게 떨어지는 비와 황망히 집안을 비추는 밝은 불빛사이의 괴리가 너무나 크다

 

 

 나도 그걸 쳐다보다가 다시 물어보았다.

 

 

 

 "그럼 그 사람은 제가 만나겠습니다. 제 생각에도 그게 나을거 같아요.."

 

 

 "그럴꺼라면 조심해.... 형은 나보다 너를 더 주시할거야 , 특히 무슨 일을 벌일 요량이면 더 그럴테고... 쉽진 않겠지만...

 

 좀 조심해 - 회사 차 말고 니 차를 쓰도록 해- 혹시라도 다른게 뭐 필요하면 이야기해.... 너는 어쨌든-"

 

 

 

 작가님은 그 대목에서 잠시 멈추었다가 말을 이으신다.

 

 

 "너는 내 사람이니까..... 니가 불편하거나 위험해 지는 일은 나도 원치 않아"

 

 

 

 그 말에는 많은 진심이 담겨있다. 내가 그 사이에 많이 진중해 진건 사실이다. 늘 진중함이 모자란단 꾸중을 듣던 내가

 

 이번 일 사이...그리고 지난 번 일 사이... 작가님의 진심을 알고 작가님을 깊게 알고나서 얼마나 조용해 지고 얼마나 .....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는지

 

 

 

 "알아요 괜찮습니다"

 

 

 내 정갈한 대답에 작가님은 별 다른 말 없이 다시 창 밖을 바라보신다. 마치 거기에 뭔가 두고 오신 사람처럼

 

 애잔하고 애틋해 보이는 시선- 나는 그 옆얼굴에 나도 모르게 뵈었던 사모님의 얼굴을 반사적으로 떠올린다.....

 

 

 "......."

 

 

 

 "저는 사실 회장님이 지금 잠잠하신게 더 두려워요-"

 

 

 그 말에 작가님은 내 눈을 보신다. 고민하시는 것 같은 얼굴이시다...

 

 작가님도 간과하고 계시진 않으셨던 거다. 그대로 물러 날수 없는 가장 큰 이유- 작가님을 묶어두는 가장 큰 이유를

 

 작가님이라고 모르시진 않으셨던 거다.

 

 

 

 "아버지는 당장은 ... 적어도 당장은 날 들쑤실 분이 아니셔- 장하임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가늠하고 계실꺼야 아마... 내가 조심하면

 

 아무래도 그쪽은 좀 시간이 걸리지..... 그닥 길진 않겠지만.... 내가 뭔갈 원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장하임에게 무슨 일을 벌이실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당장은 가늠만 하고 계시니까... 아직은 다행이지....

 

 내가 더 두려운건 형 쪽이야... 내가 불행하게도- 아버지 앞에서 한 연기는 나름 통했다고 생각하는데... 김희영 앞에선 "

 

 

 

 작가님은 마른 침을 삼키고 , 마지 못해 말을 꺼내신다..

 

 

 

 "안타깝게도...평정심을 좀 , 많이 잃었거든- 니가 주의를 줬는데도 말이야... 내가 느끼기론 형한테 도움이 될 만한 여자더군-

 

 형은 감정적인 걸 전혀 고려하지 않는데... 김희영은 달랐어- 뭐 나쁘고 야망이 크고 이런걸 떠나서- 감정적인 거 까지도

 

 나를 상대할때의 고려 사항에 넣더군- 그런 눈이 아주 정확하더라고- ...그리고

 

 그 여자 눈에서, 그런걸 읽었어..... 눈이 달랐어... 그 여잔 형을 , 뭐 사랑하고 있는거 같아... 내 느낌상.."

 

 

 

 

 ".....진짜요?"

 

 

 내 얼빠진 물음에 작가님은 몹시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하신다.

 

 

 

 

 "형이 순순히 응답할 사람은 아니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보통 무슨 짓이든 하잖아..... 형한테 어떤 행동력으로 도움을 줄지 모르니까

 

 그런게... 좀 겁나- 그 여잔 상황을 좀 제대로 봤거든... 어머니도 그 점을 간과하고 계시던데... 사랑에 빠진 사람은 무서워"

 

 

 

 작가님 답지 않게 어색한 말투로 - 끝맺음을 하시는 걸 보고 난 좀 놀라서 다시 작가님을 쳐다보았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무섭다' 라.... 그건 자신도 무서울수 있다는 이야기실까 ? 지금의 사랑때문에?

 

 내 마음속의 물음과는 달리 작가님은 원래 이어나가려는 듯한 이야길 이어가실 뿐이었다.

 

 

 

 "특히 그 여잔 야망이 크니까.... 그걸 성취하기 위해서 형이 원하는 게 뭐든 들어줄 준비가 되 있을거야.... 형이

 

 제일 싫어하고 제일 끌어 내리고 싶어하는..... 형이 그토록 원하는 관심을 독차지 하며 살아온 경쟁자가 누구겠어-?

 

 당연히.... 나겠지 "

 

 

 

 그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할수가 없었다. 자기의 상황이면 좀 낙관하고 싶을 법도 한데-

 

 그는 자신에게도 혹독한 것에 하나도 망설임이 없다.

 

 

 나는 그 말까지 듣고 대충 상황을 기록한다음 작가님의 표정을 잠시 살폈다. 그리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이제는 쉬게 해 드리고 싶었다.

 

 

 "집필 전에 시간 좀 있으니까... 모쪼록 좀 쉬세요- 제가 잘 살피고 사진이나 다른 알려드릴 거 생기면 꼭 찾아 뵐께요

 

 절대 긴장 안 풀고- 기다릴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대로 할게요 걱정 하지 말고 ... 조금만 더 작가님은 풀어지세요...

 

 김박사님이 걱정하시던데... 약이 점점 늘어난다고...."

 

 

 "......."

 

 

 작가님은 이미 날 보고 계시지 않다. 바깥을 응시하신다. 비가 세차게 내리는 창을 멍하니......

 

 마치 바깥에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희미한 소리가 , 여전히 들리는 것 처럼-

 

 

 집에 들어섰을때 부터 내내 -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듣한 얼굴이다- 길어진 머리가 덮힌 하얀 얼굴- 전부터 작가님은 머리를 자르기 싫어하셨다.

 

 그때는 그냥 유별나서 그렇겠지 싶어서 달리 생각해 본적도 없었다. 뒷머리가 거추장 스러울것 같은데

 

 생각보다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하얀 손이 뒤로 올라오고 자신의 머리를 감싼다. 커다란 손이 마치 다른 사람의 손처럼 보인다.

 

 

 나는 한숨을 쉬면서 덧붙일 뿐이다.

 

 

 

 "좀 주무시구요...... 커피 좀 줄여 보세요- 약이랑 카페인이랑.... 부딫히면 해롭다고 하더라구요........"

 

 

 

 "........"

 

 

 

 나는 작가님이 한 이야길 떠올린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무슨 짓이든 한다는 말- 그 말은 왠지 작가님이 스스로 에게 하신 말 처럼 들렸다.

 

 창 밖에 오는 비는 점점 더 짙어지고 있었다. 작가님이 내게 뭔가 말을 했다. 나는 순간적으로 듣지 못해 되 물었다.

 

 

 "예?"

 

 작가님은 날 보고 있지 않으셨다. 창밖을 보고 - 마치 작은 속삭임처럼 무연히 읊조리신다.

 

 

 "한 상황에서 두사람 다 거짓말을 하고 있으면....... 그건 행복이 아니라는 걸까?"

 

 

 

 ".......?"

 

 

 

 두사람 다...? 그게 무슨 말씀일까?

 

 

 ".........부탁할게 있어......."

 

 

 빗소리에 작가님의 기척이 유난히 서늘하게 느껴졌다.

 

 강비서는 가슴까지 서늘해지는 지혁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 부탁이 무슨 부탁이던

 

 들어주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

 

 

 

 하임은 한참이나 맘을 달래고 산뜻한 마음을 품으려 애 썼다. 밖은 비가 오고 있었지만 하임은 비 오는 날이

 

 요즈음은 그렇게 싫진 않았다. 물론 우울함이야 어쩔수 없지만 왠지 어릴때- 담요를 펼쳐 줄을 벽에 묶어

 

 텐트라면서 장난을 치고, 작은 불빛을 비추며 그림자 놀이를 하며 놀던 어린날이 떠올랐다... 포근한 그 느낌

 

 그 놀이까지도 세진과 함께 했다는 사실이 정말 어쩔수 없는 .... 서로가 공유한 기억이 많다는 것의 증거이겠지만..

 

 

 그 속만은, 그 담요 속만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라 느껴졌었다. 자신이 필요한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라는 것-

 

 

 얇은 면 원피스 위로 겹쳐입은 두터운 연한 분홍빛 니트는 따뜻했지만- 복도의 써늘한 바람 앞에선 별 소용 없는 듯 했다.

 

 참 이상하네... 니트는 어디서나 이렇다- 바람이 숭숭 통하는 느낌이다 - 바람만 안 불면 더 따뜻할텐데-

 

 그의 문 앞에서 한참이나 작게, 헛기침을 한다. 매일같이 가는데도 오늘 유난히 이렇게 신경을 쓰는 건 - 내 얼굴에 온 신경을

 

 쏟는 그에게 ... 슬픈 기색따위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몇번이나 헛기침을 하고 몇번이나 얼굴 근육을 풀고자 확 웃었다.

 

 

 그리고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좀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소리가 없기에 한번 더 두드릴까 했더니 문이 열렸다. 그는 내 얼굴을 보더니

 

 씩 웃었다. 나도 따라 웃다가 그의 다리와 그가 딛고 있는 걸 보았다.... 까만 목발...... 그는 내 시선을 느꼈겠지만 아무렇지도 않은듯

 

 되 물었다.

 

 

 " 비 많이와서 밖에서 데이트하긴 글렀다- 그치? 커피 한잔 줘?"

 

 그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실제로도- 능숙해서 곧잘 자연스레 목발로도 걸음을 잘 옮겼으니까-

 

 

 "네... 주세요- "

 

 

 나는 괜히, 좀 무안하여 그의 뒷모습만 쳐다보았다. 그는 바에 기대어 한손으로 커피 머신을 능숙하게 다루었다.

 

 그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는데 그가 먼저 말을 꺼냈다. 목소리의 웃음기가 달린 뒷모습으로-

 

 

 

 "너 지금 내 다리만 보고 있지..?"

 

 

 나는 깜짝, 너무나 화들짝 놀랐다. 정답이었으니까- 뒷통수에도 눈이 달렸나?

 

 

 "아-니요! 아닌데요?"

 

 

 목소리에서 놀라서 말하는 바람에 삑사리가 나고 말았다. 그는 등이 막 흔들렸다, 웃는거 같았다. 나는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오늘의 그는 유난히 웃음이 헤펐다.

 

 "왜 목소리는 그래?"

 

 "갑자기 물으니까 놀라서 그랬죠!"

 

 

 그는 나를 돌아보며 바라본다. 얼굴엔 여전한 미소가 있다. 좀 걱정했는데.....

 

 "목발 짚고서 잔 들고 갈 재주는 없다- 이건 와서 들고 갈래?"

 

 

 나는 냉큼 일어섰다. 그는 잔을 집어가는 나를 쳐다보면서 웃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고는 살짝 테이블을 짚으며 앉는다. 제 손으로 가지런하게 목발을 걸쳐두면서-

 

 

 나는 이럴때마다 어쩔줄을 모르겠다. 도와야 하는건지 아니면 그냥 혼자 잘하니까 둬야 하는건지- 모른척 해야 하는건지

 

 아니면 도와주겠다고 말이라도 해야 되는건지...

 

 

 "안 물어?"

 

 

 그는 마치 곁들일 과자를 묻는 듯한 가벼운 말투로 내게 물었다. 나는 이 상황에서 솔직한 것이 맞는지 혼자에게

 

 자문한다. 그래서 대답을 못하자 그가 가벼운 말투로 이었다.

 

 

 "그냥 피곤해서 그런거야 다른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피곤해요?"

 

 

 그는 씩 웃었다. 눈이 마주치자 눈이 따끈해질 정도로 내 눈을 바라보면서-

 

 "최근에 책 내고 안그런척 했는데 신경을 많이 썼었나봐... 아침되니까 좀 아려서- 미리 예방하는거야 그러니까 걱정 마 자꾸 흘끔흘끔 안봐도 돼"

 

 그는 여유 넘치게 말하고는 내 잔을 부드럽게 뺏어 커피를 한모금한다.

 

 

 나는 그가 그 사이에 신경을 쓰고 있었구나 싶어서 그를 조금 안타깝게 쳐다보고 그는 그쯤되자 슬쩍 골을 냈다.

 

 

 "나는 이런 날이 많은 편이야- 물론 멀쩡할때도 있겠지만 가끔은 이럴지도 몰라- 가끔은 더 많이 아파서 한쪽에도

 

 힘을 싣지 못해 목발이 아니라 휠체어를 타는 날도 있을지 몰라 그때마다 이럴꺼야?

 

 당신 내 곁에 있겠다면서- 평생을... 매번 이럴꺼야? 게다가 오늘은 비도 오잖아"

 

 

 그의 목소리는 골을 냈어도 애교가 묻어있다. 그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게 더 가슴이 아프다.

 

 그는 내게 말했다. 내가 동정하지 않고 공감하는게 좋다고-.... 그러나 이 사람과의 사이가 가까워 질수록

 

 공감이 커질수 밖에 없다. 내 사람인데 아프다는 생각이 들면 - 내 사람인데 이렇게까지 고통에서 가깝구나 생각이 들면 마음이

 

 아플수 밖에 없는거였다. 예전에는 그렇게 까지는 몰랐던 감정이다.

 

 

 

 그래도 그가 평생을 이야기하니... 나는 가슴이 좀 시큰하며 또 감동하고 만다. 정작 자신은 그 얘길 꺼낸것조차 의식하고 있는거 같지 않지만-

 

 

 

 

 "알았어요 안 그럴께요- 아프다니까 피곤하다니까 걱정하는거죠- 당신은 내가 감기 걸려 앓으면 걱정 안할거에요?"

 

 

 그 말을 듣더니 그가 히죽 웃는다.

 

 

 "감기? 그런 개념이야?"

 

 

 

 "그래요- "

 

 

 "당신의 그런점이 재밌다니까..."

 

 

 

 

 그는 사랑스럽단 듯한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게 내 뺨을 쓰다듬는다. 나는 그의 손을 따뜻하게 잡는다.

 

 

 사랑이 좀 더 가벼웠다면 좋았을까, 누구든지 저 사람은 이런면이 좋구나 , 이 사람은 이점이 좋구나 하고 사랑하고 연애하고 또 헤어지고

 

 사람을 만나는게 좀더 가벼웠다면- 가벼운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평생을 살고 , 사랑은 그저 가벼운 거라고

 

 

 사람과의 사이라고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그저 그정도였다면 이렇게 진지하고 한마디 한마디에 의미를 두고 사랑하지 않았을까?

 

 

 그런 사랑이었다면 마음이 좀 가벼웠을까- 아프거나 다치거나 사랑에 이렇게 목 매지 않았을까- 마음이 좀 가벼웠을까?

 

 

 

 그는 내 얼굴을 좋다는 듯 바라본다. 손에 닿은 잔이 따스하다. 나는 그 따스함에 단박에 마음을 고쳐 먹는다

 

 그랬다면 이토록 아름답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렇게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리도 없었겠지

 

 

 이렇게 순간 순간이 소중하지도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 그 무엇보다 이 사람은 도저히 가벼운 맘으로

 

 가벼운 사랑으론 얻을수 없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이 사람은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누구보다 진중한 사랑을 하는- 그런 사람이니까- 그런 마음이었다면 분명 살기는 편했겠지만 삶의 목적이 사랑이 되는

 

 사람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사랑이 이번 생의 마음 다한 , 마지막 사랑이라고 굳게 믿을수 있는거...

 

 

 

 그게 이 사람의 힘이었다.

 

 

 

 "우리 영화 안 볼래요? 비도 오는데-... "

 

 

 그가 나를 생뚱맞다는 듯 바라보기에 난 옆에 있는 다리 걸이가 있는 긴 의자를 컴퓨터 모니터 앞으로 돌렸다.

 

 그 행동에 그가 그제야 이해 한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가 웃으며 묻는다.

 

 

 

 "컴퓨터 이야기 하는 거였구나... 그래, 무슨 영화 볼까?"

 

 나는 우선 멜로 영화가 떠오르는 대로 말해 보았다.

 

 "음... 당신 노트북 봤어요?"

 

 

 "..........."

 

 

 그가 곰곰히 생각하는 거 같다.. 그게 언제 나온 영화였더라? 물은 나도 가물가물한 사실이다.

 

 한참 전이었던거 같다는 거 빼곤 기억 나지 않는다.

 

 

 

 "난 본게 거의 없어- 뭐든지 당신이 좋아하는 영화로-"

 

 

 그 말을 해맑게도 한다. 하임은 그게 안타깝다 그런 소소한 즐거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었던 걸까.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즐기는 것들을 그는 언제나 하민씨를 생각해서 즐겨선 안된다 생각하고는

 

 아예 관둬 버렸겠지... 스스로를 도대체 얼마나 벌 주어야 끝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을까...

 

 이 사람은 남들에게 잔인한 척 할뿐- 가장 잔인하게 구는건 스스로에게다. 언제나 거의 언제나...

 

 

 

 "그럼 이터널 선샤인 봤어요?"

 

 

 그는 고갤 살짝 들며 찡그린다.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얼굴

 

 

 "...... 봤던가?"

 

 나는 그의 얼굴을 보면서 부연 설명을 했다.

 

 

 "짐 캐리 나오는 영화요"

 

 

 "평론은 읽은적 있는데- 본적은 없는거 같아-"

 

 

 내가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봐요- 내가 좋아하는 영화거든요- "

 

 

 

 영화를 틀고- 굳이 따로 의자를 찾아 봐도 될것을 그가 굳이 고집하여 일인용의자에 둘다 비스듬히 앉아 그에게 폭 안겨서 영화를 본다.

 

 그가 이렇게 키가 컸던가-그리고 이리도 품이 넓었던가- 내 고개를 그의 품에 묻고 영화를 본다- 내 시선을 위쪽으로- 왼쪽으로 돌리면

 

 바로 그의 얼굴이 있다. 날카롭고 유려해 보이는 옆 얼굴, 그러나 그의 눈망울은 옆에서 보니 이토록 투명할수가 없다. 영화를 진지하게 보는 그의 얼굴에는

 

 이야기를 탐구하는 작가의 정신이 드러나는거 같다. 오히려 집중을 할수 없는 사람은 나다 다리 걸이에 놓인 그와 내 다리-

 

 나는 원래도 가만히 앉아 있어도 쿠션이나 그런 것 위에 다리를 올려두는 , 좀 성가신 사람인데 그가 다리가 아픈걸 아니까

 

 차마 그런 짓은 하지 못한다. 대신이라기엔 뭐하지만, 그가 잡고 있는 한쪽 손을 끊임없이 꼬물꼬물 , 영화에 집중하여 보고 있지도 않은 듯한 그의 손바닥에

 

 꼬물꼬물 글씨를 써 본다. 그는 전혀- 느끼고 있는 거 같지도 않으니 맘에서 쉬이 나오는 이야기들이 많다 혼자 조용히 미소 지으면서

 

 적어본다.

 

 

 사소하고 여러가지 이야기들 사이 사이에.. 진심이 섞인-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

 

 

 '영화 재밌어요?'

 

 '당신 오늘도 아무것도 안 먹었죠?'

 

 '당신 눈이 정말 예뻐요'

 

 '떨어지기 싫다'

 

 '따뜻해요'

 

 '비오니까 더 좋아요'

 

 '당신과 우산 쓰고 있는거 같아서'

 

 '이렇게 포개고 있으니 더 좋아요'

 

 '많이 안아줘요'

 

 '이렇게 좋아서 어쩌죠?'

 

 '속눈썹 되게 기네요'

 

 '왜 자꾸 애쓰고 싶어지죠?'

 

 '당신이 내 사람이었으면 해요'

 

 '더 많이 사랑해줘요'

 

 '나만 사랑해줘요'

 

 '내가 나쁜가봐요'

 

 '당신은 보고 있어도 그리운 사람'

 

 

 

 한참을 떠오르는 데로 그의 손바닥에 써 내려간다. 그의 눈은 영화만 향하고 있다- 살짝 살짝 아주 살짝 썼기에

 

 그가 아는지 모르는지- 나는 중간중간 실 없는 이야기 속에 진심을 담아 쓰고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쓰고 손을 잡고 다시

 

 

 영화로 시선을 향했다. 영화에선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한 5분 쯤 지났을까- 그가 뜬금없는 이야길 꺼냈다.

 

 

 

 

 "다 했어?"

 

 

 그의 목소리는 낮고 , 의외이고 , 설레는 목소리였다.

 

 

 "........? 네?"

 

 

 

 무슨 말이지?

 

 나는 어리둥절했다....

 

 

 

 그는 웃으며 , 여전히 시선은 영화를 향하는 척 하며, 나를 놀라게 할 말을 꺼냈다.

 

 낮은 목소리였다. 속삭이는 듯한- 그러면서도 천천히- 내가 한말들을 기억해내서

 

 

 하나도 잊지 않은 대답들을 했다.

 

 

 

 

 "영화.. 오랫만이라 재밌어- 그보다 더 좋은건 당신이 좋아하는 영화여서야....당신이 재밌어 한 영화니까-

 

 

 별거 안 먹은건 맞아- 그래도 너한테 혼날거 같아서 조금 먹긴 했어 많이는 아니지만...- 커피 마시기 전에...

 

 

 네 눈이 더 예뻐- 내 눈은 무서운데 니 눈은 따뜻하거든, 반짝거려 늘 아기같이 말갛게 보여-

 

 

 나도 떨어지기 싫어- 언제나 이렇게 있었으면 좋겠어 내 품 안에-

 

 

 나는 원래 차가운데 니가 옆에 있으니까 나까지 따뜻해 지는거야 당신이 날 그렇게 만든거야-

 

 

 비오는 날 싫은데- 당신이 좋으면 나도 좋아- 빗소리까지 bgm으로 만드는 여자가 바로 당신이지

 

 

 당신과 쓰는 우산이라면- 언제나 어깨가 젖어도 좋을거야, 당신만 씌워줘도 난 좋을껄...

 

 

 평생 1인용 의자만 쓸까봐 이렇게 늘 포개고 있게 , 너무 좋아 매일 여기 있을걸 그랬어-

 

 

 더 많이 안아줄게 더 꽉 안아줄게

 

 

 이렇게 사랑스러워서 당신을 어쩌지?

 

 

 당신도 속눈썹이 길어- 그치만 난 당신이 속눈썹이 없다고 해도 난 상관 안했을 꺼야

 

 

 애쓰지 마 애쓰지 않아도 마음은 당신꺼야, 그 말은 마음 아파

 

 

 나 이미 당신 사람이야 당신이 몰랐다면- 다시 말해줄게 나 당신 사람이야

 

 

 더 많이 사랑해줄게

 

 니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니가 다치지 않을수만 있다면 나 따위는 상관없어

 

 너는 하나도 나쁘지 않아- 세상 가장 부드러운 사람 용서하고 관대한 사람이지

 

 너는 보기조차 아까워, 맘에 품고 싶은 사람인걸"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쓰는 말을 다 헤아리고 있었을까? 영화 보는 내내 썼던 말을 , 그는 내가 말한 순서대로 대답했다.

 

 아까의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이 - 나는 마음이 너무나 찡 해졌다, 왜 이렇게 모든 순간을 아름답게 만들까?

 

 그는 예전에 얘기한적이 있었다. 진정한 사랑이 처음이었기에 그와 하민씨의 추억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현실같지 않아서.... 특별히 미화시키지 않아도 너무 아름다워서 그 추억에서 빠져나가기가 쉽지 않을때가 있다고

 

 그때 우리는 사귀기 전이었고 나는 그 말을 들으며 대답했었다.. '하민씨가 그렇게 만든 거겠죠' 라고

 

 마치 패배를 시인하듯이... 그런데 아니었다.

 

 

 

 모든 순간을 아름답게 만드는건 아마 그였을 것이다. 모든 순간을 영화의 한 장면으로 품은건......

 

 

 그였을 것이다.

 

 

 내 마지막 물음에 대한 답은 그도 내 손을 잡고 , 손바닥에 적어 주었다. 그제야 내 눈을 보았다.

 

 눈에 담긴 안타까워하는 눈길과 슬픔이 내 마음까지도 애잔하게 했다.

 

 

 천천히 , 아름다운 손가락으로 내 손바닥에 적어준 내 마지막 말에 대한 대답-

 

 

 

 '나도 사랑해- 너무너무 사랑해....'

 

 

 

 

 

 

 

 -

 

 

 

 강비서는 혼자서 사람과 통화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그리곤

 

 한숨을 쉬며 놓여있는 의자에 앉았다. 회사 빌딩 끝 부분- 여기는 쭈욱 긴 벤치같은 의자가 복도 끝까지 놓여

 

 있었으나 여길 이용하는 사람이라곤 자기 뿐이었다. 복도 끝까지 떠오른 정적, 뒤에는 창이 빽빽히 나 있다. 틀도 하나 없는 유리- 밑은 아찔할 만큼

 

 뭐든 작게 보인다. 그 유리에 몸을 기대고는 작가님의 부탁을 떠올린다.

 

 

 작가님은 확실히 많이 바뀌셨다... 부탁이라.... 예전의 작가님이 부탁이라는 '말' 도 쓰신적이 없다. 그저 어떻게 해라

 

 이렇게 해라 강압이었을 뿐이었는데.....

 

 

 작가님의 부탁은 .... 상상도 못한 기상 천외한 것이었다. 작가님의 말은 앞뒤가 약간 뒤죽박죽 맞지 않았다.

 

 

 " 이름은 유 세진이야"

 

 

 "예....?"

 

 

 "장하임 처음 이사올 때 알아본 거에 이야기 있었잖아.... 여기 이사 오기 전에 이탈리아에 있었다고-

 

 둘이 중 고등학교... 대학까지도 같이 나온거 같아 뭐 중간에 그 사람은 유학을 갔었던 모양이야......."

 

 

 그 말을 하는 작가님의 눈매는 허망하기가 이를때가 없었다. 그 허망해 보이는 눈빛에 나는 이게 무슨 일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묻기도 어려웠다.

 

 

 

 "둘이 오랜 친구래- 집안끼리도 잘 안다고 하고.... 신상보다도.... 어렵겠지만 좀 개인적인걸 알아보고 싶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스타일인지.... 그동안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이탈리아에서의 생활은 어땠는지......"

 

 

 

 작가님은 그런 말들을, 오래 준비하신 것 처럼 물으셨다... 나는 더듬더듬 따라가기 바빴다.

 

 되 묻기엔 조심스럽고 왜 알고 싶으신 건지도 궁금했지만 우선을 말 따라가기 바빴다.

 

 

 "너는 제 3자 잖아... 적어도 공정하겠지 내가 아니니까 넌 있는 그대로 말해줘야 해 그런 점에선

 

 너는 정말 , 신뢰할수 있는 사람이니까...."

 

 

 신뢰? 대체 어떤 면에서 말인가? 내가 묻기도 전에 작가님은 다시 말하셨다.

 

 

 "전에 장하임 집에서 빠져나왔던 그 남자야.... 둘이 뭐 그런 사이는 아니니까 오해 말고-...... "

 

 그 남자라면...? 내가 남자 친구가 아닌가 했던 그 남자? 벌써 그 남자와 일면식도 있으신 사이란 말인가?

 

 말하자면 뒷조사인데.... 이 일을 왜 저렇게나 안타까운 얼굴로 묻는단 말인가? 나는 이해가 안되었다. 그리고 늘

 

 하고 싶던 말을 하고야 말았다.

 

 

 "그냥.... 물어보시거나 , 그 사람이 불편하면 하임씨한테 물어보시면 되잖아요- 제가 알아보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이런 일들이 사이의 간극을 멀어지게 할 거에요 작가님....이런것에서 모든 사이는 덧나는.....법인데요"

 

 다소 주제넘은 내 말에도 작가님은 전혀 화를 내시지 않았다. 자신도 예상한다는 뜻으로 느껴졌다.

 

 

 "물을 수 없어-... 묻고 싶어도, 물을수 없는 사이야-"

 

 작가님은 웃었다. 그 웃음이 너무나 해로워 보여서 말문이 막혔다.

 

 

 "......"

 

 역시 하임씨의 남자 친구였을까? 아니... 적어도 자신 생각엔 아니었다. 그런 느낌이라기 보다는..........

 

 

 

 "남들의 평판이 알고 싶어-... 그 사람은 내게 호의적인 대답을 해 주기 어려운 상태거든... 그렇다고 내가 멍청이처럼

 

 물을 사람이 아니기도 하고....."

 

 

 친해 질수 없다는 말일까? 정말로? 하임씨의 전 남친일까?

 

 아니.. 적어도 내가 이렇게 어려운 일을 시킬꺼면 다 이야기 해줘야 되는거 아닌가..

 

 아니지.... 그 사람이랑 개인적으로 이야기 할건 어차피 아니지만... 그래도..?

 

 

 "....."

 

 작가님은 그러더니 이해 할수 없는 말을 하셨다.

 

 '그만두라고' 해도 진심이 아니니까 '그만두지' 말라는 말-

 

 "그럼... 그게 본의가 아니라는 말씀인가요?"

 

 작가님은 또 틈을 두셨다. 작가님은 눈에 띄게.... 점점 더 , 점점 더 신중해 지신다.

 

 자신에게 되 묻고 나에게 말 하시는 것처럼- 템포가 그렇다. 언제나... 자신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묻고...

 

 대답하시는 것 같이...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선 ... 그렇지-"

 

 작가님은 점점 더 어려운 대답만 하셨다. 난 아리송해서 견딜수가 없는데..

 

 

 "내가 그만두라고 해도- 넌 사실대로 말해줘... 그만두라고 해도 그만 두지 마-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아봐줘-, 사소한 거라도-........

 

 그리고 이런 일을 시켜서 정말 정말 미안해.... 하지만-"

 

  작가님은 나를 다시 고갤 들어서 바라보았다.

 

 

 

 "모른다면 후회하고 말꺼야 ..... 모른다면 난 제대로 할수 없을꺼야"

 

 

 나는 더 이상은 궁금증을 참기가 힘들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뭘 말이에요?"

 

 하지만 작가님은 그 물음엔 대답하지 않았다.

 

 한참을 다시 침묵을 지키시다 작가님은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천천히 - 아주 천천히- 목발을 짚고 방으로 들어가시며 한마디

 

 

 "그럼 가봐- 조심하고- "

 

 

 그게 다였다. 더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는 완강한 표현이었으리라.....

 

 

 

 이 사람은 또 따로 고용한 사람이었다. 지금 김희영에게 붙어 있는 사람은 뭐든지- 정말 뭐든지 할수 있는 사람이었다.하지만 방금 전화를 한 사람은 아니었다.

 

 말하자면 소프트한 것이었다. 강비서는 어쩌다 일이 이까지 왔나 하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나머지 내용은 보내겠다고 했지만 단순한 이야기였다. 이름은 작가님이 말해 주셨으니 그렇다 치고- 평범한 남자인듯 했다.

 

  눈에 띌 정도로 누군가를 진득하게 만난 일이 없다는 걸 빼면- 그리고 지독하게도 하임씨와 붙어 자랐다는 걸 빼면...

 

  둘중 누가 그랬든지... 그걸 눈치 못챘다면 둔하다고 밖에 이야기 할수 없을 만큼 둘은 지독히도

 

 붙어서 자라 있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도- 두 사람은 어느 선에서 이미 남매 그 이상이었다.

 

 

 알아본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 '개인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알려면 비서님이 부딫혀봐야 알지 않을까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니

 

 지인으로 알아볼수도 없는 거잖아요? 아닌가요? 그 목소리에 묻어있는 흥미에 오히려 강비서의 흥미가 싹 가셨다.

 

 너무나도 작가님의 의중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왜? 그냥 알아보는 정도가 아니었다. 마치- 뭔갈 준비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게 불안하고 강비서를 괴롭히는 점이었다. 뭔가.... 그 남자가 정말 좋은 사람이기를 바라는 것 처럼 보이는 작가님의 태도또한

 

 그랬다. 최근 강비서는 원래 하던 대로 회장님을 뵙는 일이 거의가 아니라 아예 없었다. 스스로는 이제 회장님의 비서가 아니었다.

 

 사모님은 가끔 전화를 하셨고 확인도 하셨지만 그 외에는 작가님만을 위해서 일하고 있었다. 회장님은 아마 이 사실또한 아시지 않을까..

 

 그렇다면 왜 막아주지 않으실까 이사님을... 작가님을 그렇게 자라게 한건 회장님이시고.. 막아 줄수 있으신 분도

 

 회장님 뿐일지도 모르는데.... 회장님은 의중을 알수만 있다면... 아니 회장님이 아니라 작가님의 아버지로써

 

 아버지로써의 의중이라도 알수만 있다면.. 그런게 존재한다면 말이지만....

 

 

 강비서는 등을 기댄 까마득한 아래를 뒤로 흘긋 바라보았다. 이 일을 시작한 것이 , 작가님이 원하는 대로 들어 드리는 것이

 

 맞는 일인지는 둘째치고- 작가님을 위한 일인지를 혼자 되 짚어보았다. 머리가 지끈지끈거렸다. 신경 쓸게 너무나 많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답은 고사하고 해답또한 나오지 않았다.

 

 

 -

 

 지혁과 대화를 나눈 후 현호는 마음에 질서가 좀 서는 느낌이었다. 그랬다. 그 사람과의 대화는 말 그대로 독했지만 효과는 아주 확실했다.

 

 오히려 그 대화를 하고 나서 제이미는 더 이상 티날만큼 자신을 피하지 않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듯 했달까....

 

 그러니 혼자 천천히 생각을 해 볼수도 있었다.

 

 제이미는 말 그대로 좋은 사람이었다. 매력있고 따뜻하고 - 일단 다른사람한테 드러내지 않은 자신과 대화할때의

 

 태도 들이 그랬다. 산뜻하다고나 할까... 거기 매여서 쩔쩔 매고 있었던 자신에게 힘을 주는 그런 사람이었다.

 

 법칙을 때론 무시할수도- 불편하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말... 그런 말 처럼 들렸다.

 

 혼자서 피한 생각들도 맘 속에 묻었던 것들도 다 꺼냈다. 자신은 연애를 몇번 했고 다 여자였다. 그 점에 있어선 의심이 없었다.

 

 그러나 제이미에 대한 마음이 사랑이 아니라곤 못했다. 사랑이 좀 과하다면 호감이라고 쳐도 그랬다. 그냥 더 많이

 

 이야길 나눠보고 싶다고 해야할까... 시간을 더 , 더 둘이 보내보고 싶다는 이 마음이 아무래도 성급하게 그런 말을

 

 꺼내게 만든 원인인거 같았다. 더 시간 보내면 내 맘이 뭔지 알아질까 해서 그런건가 해서 좀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냥 더 같이 있고 싶은 거였다. 단순히 그거였다...... 그 뒤에 어떤 감정이 따라올지는 아직 결정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예 제이미가 올라올 만한 시간에 옥상에 가서 기다렸다. 날이 유난히도 추운데다가 얇은 가운 하나만 걸치고 있으려니

 

 더 추웠다. 콧물을 훌쩍이며 기다리고 있었더니 제이미가 올라왔다. 제이미는 목이 다 덮히는 자신에게 큰 듯한

 

 터틀넥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회색 스웨터는 그에게 참 잘 어울렸다. 묘해보이는 눈색도 머리색도- 무리없이 어울렸다.

 

 겉에 입은 커다란 점퍼도 그에겐 좀 커 보였다. 그래도 어울렸다.

 

 

 "왔어요? "

 

 직접적이게 말을 건건 참으로 오랫만이었다. 제이미는 잠시 멈추다가 대답했다. 목소리가 너무나 담담했다.

 

 "네- 추운데 왜 여기 서 계세요?

 

 "할 말이 있어서요-"

 

 

 제이미의 표정이 변했다. 그러더니 이제는 들을 마음이 있는지 말 없이 창고로 향하더니

 

 전에 손님들이 원해서 비치했던 무릎 담요를 가져다 주었다. 내가 점점 추워하는걸 눈치 챘던 모양이었다.

 

 "고마워요-"

 

 그는 고갤 슬쩍 저었다. 어쩔수 없이 다정한 사람이긴 하다... 현호는 무릎 담요를 펴서 망토처럼 걸쳤다.

 

 제이미는 다른 사람에겐 몰라도 내겐 이유없이 씩 웃어대던걸 딱 그만 뒀다. 그걸 눈치 챈건 김간호사도

 

 마찬가지였다. 김간호사는 제이미가 없을때 내게 물었다.

 

 "원장님... 제이미한테 뭐 섭섭하게 하셨어요?"

 

 "아니..아니요? 왜요?"

 

 "제이미가 원장님이랑 이야기 할땐 잘 안 웃던데요- 원래 제이미는 매일 싱글 벙글이잖아요- 그런데 요즘 두 사람 사이에 끼여 있으면

 

 너무 불편해요-"

 

 그때 난 뭐라 말해야 하나 싶어서 망설였다. 그러자 김간호사는 생각외로 물고 늘어질 생각은 없는듯 대답했었다.

 

 "이제 제이미 없인 일 못해요 원장님-제이미 같은 사람 다시 못 구한다구요- 잘 지내세요 잘 해주세요 -"

 

 그게 끝이었다.

 

 

 현호는 제이미의 단정한 옆 얼굴을 보면서 두서없는 생각들을 하다가 제이미가 참다 못해 고갤 돌리자

 

 생각을 딱 멈추고 준비한 말을 꺼냈다.

 

 

 "그때는 미안했어요-"

 

 제이미가 그 말을 듣더니 낮게 한숨을 쉰다.

 

 

 "됐어요 저도 과민반응 했었으니까요-"

 

 

 "......."

 

 

 "무슨 이야길 하고 싶으신데요?"

 

 묘하게 딱딱한 말투에 자꾸만 긴장이 된다. 하지만 오늘은 말해야 한다.

 

 "저한테 , 다음 휴일을 주시면 안 될까요?"

 

 ".....?"

 

 

 제이미는 말을 못 알아듣는거 같았다. 하긴 내 말이 나도 무슨 말인지 구두점이 명확하지 않은데-

 

 나는 황금히 말을 덧 붙였다 , "아니- 다음 휴일에 나랑 만나자구요- 같이 놀러 가요-"

 

 

 "놀러요?" 그가 물었다.

 

 나는 솔직하게 대답해야지 하고 용기를 냈다. 이게 지금 무슨 감정인지 일일히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네- 저는 이제 그런 생각 당장은 그만 뒀어요- 그냥 제이미랑 시간을 보내 보고 싶어요 - 좋은 사람 같으니까요-

 

 제이미 말이 맞았어요 내가 유난 떤 거에요 그냥 같이 시간을 보내보고 싶어요"

 

 그 말에 제이미는 잠시 멈추었다가 픽 웃으며 물었다.

 

 "테스트에요?"

 

 그 말이 무슨 말을 의미하는건지 잠시 시간이 걸렸지만 무슨 뜻인지 알자 당황스러웠다.

 

 

 "테스트 아니에요- 그런걸 생각하는게 아니에요 - 그냥 놀자는 거에요 전혀 - 그런거 없이-

 

 그때 그 친구분 처럼요 - 일단 그냥 시간을 함께 보내보잔 거에요 그 정돈 괜찮잖아요?

 

 제가 그때 제이미 기분 상하게 했으니까..... 맛있는것도 사주고 싶고... 어...."

 

 

 나는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그런 나를 알수 없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제이미는 씩 웃었다.

 

 아주 오랫만이었다. 그제야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아 현호도 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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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그대로 사라지면 될 것 같은 , 이유의 종말 2017 / 7 / 27 21 0 16253   
191 정리 , 돌아서도 잊혀지지 않는 2017 / 7 / 27 16 0 18380   
190 지나 온 사이의 사정 2017 / 7 / 27 14 0 18383   
189 예정된 작별 2017 / 7 / 27 16 0 19140   
188 스러지다, 무너지다, 부서지다- 2017 / 7 / 27 15 0 18772   
187 마지막 추억, 그리고 손에서 스러지는 2017 / 7 / 27 16 0 16520   
186 서로에게 다른 , 누구에게나 아플 d- day 2017 / 7 / 27 15 0 17497   
185 남은 건 단 이틀 남짓 2017 / 7 / 27 19 0 16738   
184 불안한 파동, 라스트 찬스 2017 / 7 / 27 21 0 18707   
183 눈물이 떨어지는 멜로 , 어울리지 않는 경쾌… 2017 / 7 / 27 16 0 18992   
182 나는 알고있다 , 하지만 너 조차도 알고 있다. 2017 / 7 / 27 17 0 19064   
181 부드러운 가면 속 숨겨왔던 사실, 벛꽃이 가… 2017 / 7 / 27 18 0 18966   
180 방아쇠에 손을 올리면서 , 남은 미련을 지우… 2017 / 7 / 27 17 0 18890   
179 한마디 한마디 , 잊지 않고 대답해주는 2017 / 7 / 27 18 0 18867   
178 내내 괴롭고 내내 그리워할 사람 2017 / 7 / 26 13 0 18260   
177 곱디 고운 노래가 끝날 즈음 2017 / 7 / 26 18 0 18492   
176 마치 우리는 , 평범한 연인들처럼 - 2017 / 7 / 26 13 0 18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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