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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지나 온 사이의 사정
작성일 : 17-07-27 18:05     조회 : 14     추천 : 0     분량 : 18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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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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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지나버렸을까- 아니면 내가 얼마나 오래 잠 든걸까-

 

 

 

 잠이 들다니.. 내가 아주 지쳐 있었구나 - 나는 내 한계에 맞 부딫혔다. 나는 낮게 숨을 쉬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내 옆에는 걱정스런 눈을 한 세진이가 있었다. 나는 솔직한 말로 더는 화를 낼 기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세진이만의 잘못도 아니다. 잘못은 나와 그가 함께했지.... 이런 불안한 결말을 솔직히 둘다 하나도 예상하지 못했을까..

 

 

 나는 적어도 가끔 생각하였다. 가끔 예상하여 불안할 때 마다 그의 팔을 더 꼭 잡았다. 확신이란게 언제나 부족했으니까...

 

 내가 가장 놀라웠던 건... 그가 어느 순간에 나를 놓기로 마음 먹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는 거였다. 나의 눈에

 

 내 연기는 생에 다시 없을 만큼 썩 훌륭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괴로워도 , 또 못견디게 슬펐을 때도..

 

 

 

 눈앞의 그가 당장에 욕심나서 내 사람이라고 도장이라도 쾅 찍어놓고 싶었을 때도

 

 나는 잘 감추었다고 ....그리 믿었는데-

 

 

 

 그는 내 끈적이는 욕심을 알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달아나기로 택한 것일지도-

 

 세진이는 나를 보며 싱긋 웃으며 가벼운 말투로 말을 잇는척 한다- 표정은 그렇지 않은데도..

 

 

 

 "좀 잤어?... 이틀 내내 안 잔것 같다시기에- .... 안 깨웠어... 부모님은 잠깐 나가셨어- "

 

 

 

 나는 세진이의 걱정이 잔뜩 묻은 .. 어찌보면 겁이라도 먹은 듯한 두 눈을 공허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바라본다...

 

 

 그는 그때와는 다른 얼굴이다.

 

 그날 세진이는 나를 재촉하고 다그치고 , 모서리로 이끌어 내었다. 나는 그래서 다 터트려 버렸기에 , 감추었던 것을 다 드러냈기에

 

 

 그의 얼굴을 사실 보기 쉽지 않았다.

 

 단순하게는 약간의 창피함일지도 .. 어쩌면 이토록 슬픈 사랑의 결말을 내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걸지도 몰랐다.

 

 

 

 

 

 그는 내게 경고했었다.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고- 몇번이나 내게 경고했다. 나는 그것을 부정하고 때론 무시하고- 때론.....미워했으니까-

 

 

 뭐 제대로 물도 한잔 마시지 않아 목이 깔깔했다. 내 눈을 보던 세진이가 물 한잔을 바로 내밀었다.

 

 나는 조심스레 입을 적셨다.

 

 

 

 그러나 아무런 말도 여전히 나오지 않았다. 내가 그저 앉은채로 멍하니 다른곳을 바라보고 있자

 

 세진이가 조심스레 말을 시작했다.

 

 

 "아버지에게 들었다며?"

 

 

 

 내가 대답하지 않았지만 세진이의 사려깊은 목소리에서 세진이가 조심스러움을 알수 있었다.

 

 나는 또 다시 지뢰밭이었다. 작약하고 똑같군- 내가 이렇게 될 거라곤 생각지 않았는데....

 

 

 모든 생각은 다시 그에게로 이어져 나는 숨을 죽였다... 아니... 숨이 그의 이름 앞에서 절로 사그라 들었다.

 

 세진이는 이성적인 눈으로 내게 자상하게 사과했다.

 

 

 "미안했어... 내가 이성적이지 못했어- 니가 어떤 상황인지는 내가 제일 잘 알면서.....

 

 너를 그렇게 몰아붙이는게 아니었어.. 잘못했어-"

 

 

 

 잘못했다...는 말- 세진이는 잘못했다는 말을 하는 애였던가? 그래도 그 말을 나한테는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내가 그 말에야 그를 바라보자 그는 안쓰럽게 살짝 웃었다.

 

 

 "내가 정말 정말, 잘못했고 미안해 ....밉겠지만... 내가 뭐 주면... 조금이라도 먹을래?"

 

 

 

 내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세진이는 부엌에서 곱게 갈린 미음을 조금 들고왔다. 내게 한숟가락을 호호 불어서 내민다.

 

 

 내가 선뜻 받아 먹지 않자 그는 한참을 기다렸다. 그러더니 그 답게 조금은 애교섞인 목소리로 부탁한다.

 

 "나 팔 아퍼- 너희 어머니한테 이건 다 먹이겠다고 약속 하고 여기 들어온 참이라 나 그냥은 못가- 응?"

 

 

 

 부탁한다.

 

 

  나따위가 뭐 한술 못뜨는게 뭐 큰일이라고.... 세사람이 날 걱정하고 있다니...

 

 내가 그를 바라보다가 마지못해 한술 받아먹자 그는 다정하게 말한다.

 

 

 "잘했어- 조금만-더 응? 너 너무 오래 아무것도 안 먹었어....."

 

 

 

 세진이는 내가 세숟갈을 받아 먹을때 까지 아무런 말도 건내지 않았다. 나는 옹졸하게도 생각했다.

 

 만약 이 순간에 세진이가 작약, ........ 그 생각만 해도 다시금 입에 독을 화악 머금은듯 속이 꽈악 조여왔다.

 

 

 그의 이야기를 섣불리 내게 꺼내거나.... 혹은....자신이 옳다고 한마디라도 했다면 나는 그를 매정하게 밀쳐냈을 것이다... 그러나......

 

 세진이는 말 하지 않았다. 내게 그릇을 조심스레 쥐여주고는 말한다.

 

 

 

 "어머니가 이것도 다 안먹으면 진짜 화내실꺼야- 그러니까 이건 다 먹는거야 알았지?"

 

 그 말을 하고는 내가 스스로 한 술을 뜰 때까지 참을성을 가득 둔 눈으로 기다린다- 내가 스스로 한 술을

 

 마지못해 입가로 가져가자 세진이는 그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이 웃었다. 그러고는 일어나서 내게 적신 수건을 가져다 주었다.

 

 

 내가 받아 들곤 멍하니 있자 그릇을 다시 자기 손으로 가져가 호호 불어 또 한숟가락을 내밀면서 말한다.

 

 

 "눈 부어서 엉망이야- 눈에 좀 대고 있어....."

 

 

 한쪽눈에 살그머니 ... 적신 수건을 대어본다. 이렇게 온통 손 자국이 찍힌 기억들 뿐이어서야 이 사람을 내가 어찌 잊을까

 

 

 전에 난 세진이때문에 울고 돌아왔다.. 그때 이 수건을 내민건 그였다. 내 얼굴을 보곤 그랬지...

 

 

 그 다정한 눈길을 아직 난 잊지 못했는데.....

 

 

 나를 왜 안아 주고 손 잡아 주고 왜 포기하지 못한다는 듯이

 

 

 매만지며 사랑한단 말을 했을까.

 

 

 

  난 그 순간을 원망하진 않고 싶었다. 단지 궁금하고 아팠다.

 

 그가 만약 시작도 하지 않았다면.... 나는 미련하게도 바보같이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와 그런 사이가 전혀 되지 못하였다면...... 더 슬펐을것 같았다. 그의 말대로 나는 약간 괴짜일지도 몰랐다.

 

 

 그래도 그런 기억이 있어 아플것을 알면서- ........ 슬프고 아플걸 알면서도 , 오래도록 슬플줄 아는데도

 

 

 그 기억을 포기해야지... 그 기억이 차라리 없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독히도 미련했다.

 

 

  아직도 나는 그랬다.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돌아와도 사랑이라면 탓하지 않겠다고 하신 말씀...

 

 

 돌아와도?.... 떠날 맘은 먹지 않았다... 그는 내게.... 내가 한걸음을 물러나서 보아도... 그는 내게..........

 

 나는 말을 끝 맺지 못했다. 하지만 마음은 내 머리보다 앞서 대답했다. 그래도 사랑일거라고-

 

 

 

 

 장면 장면이 그렇게 지독하게 아름다운 사랑- 그 사랑이 내겐 처음이었는데....... 어찌 그 사랑을 내가 깔끔히 지울수 있을까...

 

 

 내가 조용히 눈을 수건으로 막고 , 지치지도 않는 눈물을 약간 흘리자 세진이는 알았을지도 몰라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내 손에서 부드럽게 수건을 가져가서는 눈을 잘 닦아주고- 이마와 뺨을 살짝 살짝 닦아주고는 내게

 

 

 사려깊은 태도로 한 숟갈을 더 내밀었을 뿐이다.

 

 

 

 

 -

 

 

 자는 하임이를 얼마나 지켜봤을까- 하임의 어머니는 화가 좀 나신 듯 했다. 나에 대해서라기 보다- 하임이와 그 남자에 대해서

 

 그래, 솔직하게는 나에 대해서도 약간은 화가 나신듯 했다. 너는 그 사이에 뭐 하고 있었냐는 것이신거 같았다..

 

 

 나도 노력하고 있었다.

 

 사랑은 , 내게는 어느새 일부였지만 하임이에게는 애석하게도 언제나 재난이었다. 전쟁같았다.

 

 

 

 이렇게 된 마당에도 하임이는 그랬다. 집이고 절이고 다 내려놓고 떠도는 피난민처럼- 하임이는 마음이라는 원래의 집으로

 

 사랑을 잃으면 잃을수록- 그 사랑이 소중하면 소중할수록 돌아가는데 시간이 걸렸다.

 

 

 

 아주 한참이나.... 밖을 떠돌게 되는 것이다.

 

 

 

 " 귀하게 키워 놨더니만... 이틀을 내리 울었어- 이제 잠든 참인거 같애... 전에도 저러진 않았는데 말야.."

 

 

 

 그때는 이미 이탈리아에 와서 울 만큼 울고 돌아갔을지도 모른단 이야기 까진 다 하지 않았다. 그래 .. 그때도 이렇게 울진 않았다.

 

 잠든 모습에서 얼마나 그녀가 괴로웠을지 충분히 짐작할수 있었으니까.. 참을 수 없어서 깨물어 뜯었을 입술엔 피가 살짝

 

 묻어 있었다. 그 뿐만일까- 퉁퉁부은 눈과 원래도 살집이 있는 편도 아니었는데- 바싹 말라버린 뒷목이 그랬다.

 

 

 

 그때보다 더 했다.

 

  마지막으로 봤던 날-.. 그 남자와 만나고 있을때 허락을 받고... 허락이라니 우습지... 그때도 말랐다 싶었는데

 

 하임이는 목이 바싹 말라있었다. 가녀려져 감싸기도 어려워 진 어깨에 맘이 아팠다. 예전같지 않았다.

 

 하임이에게선 낯선 향이 났다. 바닐라 향이 짙게 풍겼다. 마치 그때 마주했던 그 싸늘한 남자처럼-

 

 

 내게 전화 온- 그 '비서' 는 왠지 나에게 그 남자의 어쩔수 없음을 설득하려 애를 썼다.

 

 

 전혀 안 듣고 싶었지만

 

 

 그 남자가 .. 아무리 일하는 사람이고 보스라지만 그정도로 그 사람을 감싼다는 것에도 놀랐다. 그 남자의 매력이 뭔진

 

 알고 있었다. 빼어난 외모와 날카로운데 애수가 가득찬 눈매, 그리고 읽었을때 쉽게 이해할수 있었던 그 사람의 애틋한 감수성과

 

 뛰어난 지성등이 하임을 어떻게 사로잡았을지... 상상하지 않을수 없었다. 하임의 말이 사실이라면 세상에 하임밖에 없는 것 처럼

 

 그렇게 말해줬다면.... 그 인상을 알고 있는 자신으로썬 떠올리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적어도 나는 슬쩍 웃는것도 보지 못했지만....

 

 원래 그렇다-

 

 

 내내 그늘진 곳에 해가 들면 그곳의 인상은 처음 본 듯 달라지곤 한다- 그러니 그런것을 처음 목격한 사람에겐

 

 특별할수 밖에 없었겠지...... 하임이를 이해할수 있다. 이해라니- 아주 유치하게도 말하자면 연적인데...

 

 

 나는 하임일 이해하고 있다... 더 멍청할수가 있을까?

 

 

 

 그 남자는 내게 , 단 한번도 경계를 내리지 않았었다. 야생동물같은 느낌이었다. 언제라도 내가 지나치게 선을 넘으면 날

 

 꽉 물어 뜯을것 같다고나 할까..

 

 지나치게 예의바른 행동에도 그런 생각을 내내 했었다. 예의바른 손동작과 부드럽고 싸늘한 목소리...

 

 목소리가 되게 독특했다. 부드럽고... 한없이 차가웠다.. 화가 나면 날수록 더 그랬다.

 

 

 그런 남자의 밝게 웃는 모습..... 이기기 쉽지 않겠구나-

 

 아니 이젠 지우지 쉽지 않겠구나 싶었다.

 

 

 

 

 하임이는 한참의 설득끝에 며칠 내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던 빈 속에 조금씩 미음을 한입한입 머금었다.

 

 

 그마저도 정말 어쩔수 없이 물고 있다는 티가 너무 나서 안타까웠다. 눈이 퉁퉁 부어있다. 발갛게 눈의 끝들이 아파보일만큼

 

 

 달아올라 있다.. 나는 하임이의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고는 좀 다소 놀랐다.

 

 

 하임이의 아버지는 늘 나를 그렇게까지 인정하고 계시다고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었는데 아버지는 나에게 더 없이 솔직하셨다.

 

 

 

 "나는 솔직히- 너를 다 인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니가 없었다면 하임이는 몇배로 더 힘들었을거야-

 

 너를 아주 오래 봐 왔다. 니가 허튼소리하는 놈이 아니라는것쯤은 나도 알아- 내가 하임이한테 이야기했지만..

 

 저 녀석이 나를 닮아놔서.. 고집이 세- 쉽게 설득될거라곤 생각치 않는다... 내가 널 허락해주든 허락해 주지 않든

 

 그건 너에게도 하임이에게도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닐거다- 내 딸이- 하임이가 너를 좋아하고 너를 필요로 한다면

 

 그 사람때문에 돌아와야지 하고 생각치 않는다면.... 나는 그곳에서 하임이가 행복을 찾는대도 상관없어-

 

 

 하지만 설득은 온전히 너의 몫이야.. 순순히 따라 나설지는 나도 모르겠구나-

 

 

 

 그래도 다행이다-"

 

 

 

 

 그리고 툭 치시는 어깨에 나는 나도 모르게 살짝 웃었다. 하임이의 살짝 무뚝뚝한 점은 이 분에게서 온 것임을 너무냐 잘 알수 있는

 

 그 행동이 , 내게 너무 익숙하게 느껴져서-

 

 

 "너같은 놈이 하임이 곁에 있어서- 다행이야..."

 

 

 그 말이 툭 끝이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난 생각했다. 하임은 고통에 직면해서는 원래는 도망을 택하는 애였다.

 

 그러나 많이 달라져 있었다. 내게 굳이 말을 해 주려 나왔을때도 그랬다. 놀랬다. 하지만 지금 이 모습을 보자

 

 

 어쩌면 , 그녀가 이번엔 , 단지 도망이라도 내 손을 잡아 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맘이 들뜨는 걸 어찌 막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정말 싫다- 하임은 내가 한술이라도 더 먹이려 하는 그릇을 내려 놓을때까지

 

 나를 말 없이 공허한 눈으로 지켜보았다. 눈에는 다시 물기가 약간 묻어 있었다.

 

 

 나는 생긋 웃었다. 악의 없이 보이도록 - 그 웃음에 하임이는 아주 오랫만에 입을 열었다.

 

 

 

 열듯 말듯 망설이다가-... 결국 나온 질문은 또 그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 비서... 누가 전화 했었어?"

 

 

 

 나는 김이 팍 새지만 상냥하게.. 적어도 겉으로는 상냥해 보이게 대답했다.

 

 

 

 "..... 그 비서가 나한테 전화 했었어-.. 그 사람도 많이 힘들다고 하더라.. 그래도 그 사람이 전화하라고 지시한건 맞다고 말했어-

 

 ... 사고 난건 괜찮다고- .. 아마 오피스텔을 정리할것 같다고- 거기론 돌아가지 않을거래..."

 

 

 그 말에 하임이가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던진 수류탄은 그녀의 눈 속 눈동자에서 폭발한듯 눈에는 선연한 충격이 떠올라 있었다.

 

 나는 맘을 독하게 먹었다. 미련 보단 이런 솔직함이 약이되길 기도했다.

 

 

 

 "정리할 거라고 하더라-..... 적어도 .... 그리고 당장은 그 곁에서 떠날 생각이 없을거래...

 

 떠난대도... 돌아올 곳이 없을거라고...... 그냥 그 이야기가 다였어- 나중에 나한테 전화한다고 하더라..."

 

 

 

 하임이가 물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더듬더듬...

 

 

 

 "너한테?..."

 

 

 

 "....."

 

 

 하임이는 몰라도 너무 모른다. 너를 포기하기로 하고 그 남자는 너를 살포시 놓았다. 그런데 너한테 또 전화를 할까?

 

 다른 아픔도 아닌 그 여잘 잃어서 뻥 뚫린 가슴을 가지고서?.... 그 남자가 내게 전활 하겠다고 하는건 단 하나였다.

 

 

 이 상황을 정리 해줄 사람이 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남자도 오래 고심했겠지.. 그 비서가 달달 떨리는 목소리로 했듯이

 

 죽을 결심으로 그런 각오로 ... 나를 고른것이다. 내가 적어도 하임의 손을 잡고 달아나 주길 바라는 것이다...

 

 자신도 다 끊기고 나면 달아날 거니까- ..... 하임만 그 자리에 남지 않도록 그는 하임이의 손을 내가 놓치지 않도록

 

 

 

 그 와중에... 결국엔 나를 고른것이다....

 

 

 

 

 "우선은.... 여행이라고 생각해도 좋아 하임아... 그림- 학교 꼭 안가도 상관 없어- 공부가 마음에 안들면 주변 여행하면서

 

 가볍게 그림 그려- 많이- 그림만 생각하는 시간- 좋잖아?... 좀 떨어져서... 생각해보란 거야"

 

 

 

 

 "....."

 

 

 

 하임은 다시 눈에 촛점이 멍해졌다... 무릎을 감싸 안고 앉아있는 조그마한 그녀.. 나는 마음이 약해졌다.

 

 

 

 

 "그 비서가 말하더라.. 다른 거 생각할 여유조차 없대..... , 하지만 그 사람 말도 그랬고...

 

 아마 순서가 있었을 거라더라... 적어도 그 사람 말은 그랬어......그게 뒤틀린건 그 여자의 죽음 때문이야....

 

 

 그 사람.. 나한테 말할때는 필사적이었어- 거짓으로 농락할 생각따위는 없었던 거 같아... 뭔가

 

 자신이 너에게 가져다 주지 못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진것..."

 

 

 

 

 "어떤것, 나는 아무런 것도 모자르다 느끼지.."

 

 

 

 

 "너는 내내... 숨이 찼지..... 그 사람도 마찬가지였던거야- 니가 너무 좋았고 너무 탐나서 마음이 먼저 갔지만...

 

 니가 , 그 사람을 약간 벅차했듯이 그 사람도 아마 그랬었나봐.... "

 

 

 

 

 하임은 그 말에 입을 다시 다물었다... 벅차다는 말, 이 말은 아마 하임의 가슴에 뾰족하게 남았겠지..

 

 나는 내 성마른 입을 한대 치고 싶었다... 이런일에는 정직이 답이 아님을 알면서....

 

 

 한술에 배 부를순 없다.. 나는 내 욕심을 누르며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하임이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하임이 화를 내지 않을까 했는데.. 정작 하임은 신경쓰고 있지도 않은것 같았다. 나는 한숨을 낮게 쉬었다.

 

 돌아볼때도 하임은 그대로 굳어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나는 다시 그녀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은 어색하게 놓여진 자신의 스웨터로 향해 있었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나는 알지 못하였다.

 

 

 

 -

 

 

 하민이의 부모님을 뵙고, 하민이가 만날수 있는 의사를 모두 만났다. 나는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

 

 중간 중간 쓰러진다고 강비서는 나를 졸졸 따라다니며 잔소릴 했지만... 나는 계속 백일몽같은 상태가 이어질 뿐이었다.

 

 

 이 상황에서 하민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계속 자문했다... 그건 '자문' 일 뿐이었지만... 하민이라면

 

 쾌활한 목소리로 대답했을 것이다.. 이미 그런 상황이라면 , 오히려.. 나를 달랬겠지..

 

 

 

 '지혁아.. 내가 돌아 올수 없잖아.. 그지? 그럼 나는 나로 인해 몇사람이나 산다는게 더 행복할거야..

 

 단 한 사람이라도- 알잖아....... '

 

 

 

 벌써 하루 반 이상이 지났다. 이식이 될지 안될지도 이미 알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의 손가락에서

 

 사라지는 온기와.... 어머니의 원망이 나는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 두려웠다.....

 

 

 하민이의 어머니도 그랬고 어머니도 그랬다.

 

 

  내가 아는거라고는 하민이는 화장을 원했다는 것 뿐이었다.

 

 

 별 생각없이 우리에겐 닥치지 않을거라 믿은 미래이기에 가볍게 나눈 이야기였다. 우린 유치했다 , 사랑에 빠져 있었으니까

 

 아마 근처의 초등학교의 정글짐이었을거다- 하민이를 내 겉옷을 걸쳐서 앉게 해 준 뒤 나도 옆에 앉았다. 한낮의 태양이 지고 있었다.

 

 

 여름이었고 하민이의 볼에는 사랑스런 생기가 떠올라 있었다.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눈망울도 여전했다.

 

 

 갈색 눈망울- , 우린 아마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고 있었을 거다- 하민이는 생각보다는 군것질을 좋아했다.

 

 그런것도 좋았다. 내가 만난 여자애들은 언제나 몸매에 신경쓴다며 맛있는 음식이 앞에 있어도 깨작깨작이 고작이었다.

 

 하민이는 그런 내숭따위 떨지 않았다. 나는 그녀와 군것질하고 뭘 먹을때가 좋았다.

 

 그녀는 너무나도 모든걸 가치있게 만드는 여자였다..

 

 

 

 하민이가 먹고 있던 소다맛 아이스크림에서 풍기는 솜사탕 비슷한 냄새가 아직도 기억난다.. 하민이가 먼저 물었던가..?

 

 내가 먼저 물었던가... 나는 대답했었다.

 

 

 

 "불은 무서운데.. 그렇다고 관에 들어가기도 싫긴 하네-.. 어차피 썩을텐데-"

 

 그 말에 하민이가 씩 웃었다.

 

 

 "둘다 무서워?"

 

 

 

 "둘다 무서워, 그래도 꼭 택해야 하면 화장일까?... 납골당 같은? 그런데 이미 난 내 묘자리까지 내 앞으로 되 있는 처지라-

 

 원하는 대로 될진 모르겠다-"

 

 

 

 "난 애초에 화장하고 싶은데-.... "

 

 

 

 "그래? 왜?"

 

 

 

 "그래서 멀리 뿌려지고 싶어- 자유롭게-... 조금씩 조금씩- 아주 여러군데에- 가보지 못한곳까지도-"

 

 그 말에 난 아마 웃었을 것이다-

 

 

 "소녀다운 이야기네.. 그래도 나중에 찾아올 사람들이 없으면 쓸쓸할거야..."

 

 

 

 "내가?"

 

 

 그녀가 웃으며 되 물었다. 나는 웃고 있었을까? 이때까지도?

 

 "아니.. 남겨진 사람들이 쓸쓸할거야- 널 보고 싶을때 어딜 가야할지 모를테니까-"

 

 

 

 

 "너는 내가 사라지면 많이 쓸쓸할까?"

 

 

 

 괜한 질문 ,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쓸어 넘기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너는 안 그럴것 같아?"

 

 

 그 말에 그녀가 내 어깨에 기대었다. "아니 많이 쓸쓸할거야- 내내 보고 싶어서 따라가고 싶어질걸?"

 

 

 내가 웃으며 , 아마 쾌활하리만큼 크게 웃으며 말했을것이다.

 

 

 

 "안돼, 그래 몇년정돈 슬퍼해도 되 하지만 더 이상은 슬퍼하거나 나 따라오면 나 되게 화낼걸?

 

 앞날이 창창한데 왜 날 따라와- 시집도 가구 그래야지-"

 

 

 내 말에 그녀가 뭐라고 답했더라..

 

 

 "싫어- 사실 나 결혼할 생각도 없었던거 알아?"

 

 

 "? 그랬어?"

 

 

 "응... 그런데 너를 만나고 나니까... 결혼이 하고 싶더라고-..... 너 닮은 아이 하나- 그렇게 세 가족이 오손도손-

 

 그런 행복이 있었으면 싶어지는거 있지? 장도 보러 가고 싶고- 잠투정 심한 너 닮은 아이 재우고 씩 웃어도 보고 싶어

 

 너 닮았으면 얼마나 악동일지 안봐도 뻔하지만-"

 

 

 

 

 하민이는 나를 늘 지혁아, 아니면 너라고 불렀다. 그게 나도 익숙해서 당시엔 어색한줄도 모를만큼 자연스러웠다.

 

 우리는 그렇게 미래를 수놓았다. 이렇게 스러질 일임을 뻔히 알면서 아주- 아주 순진하게-

 

 

 

 하민이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이제 결정되었으니 따를 일만 남았노라고-..... 장례식이란 단어가 그분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나는 심장이 산산조각 나는거 같았다...

 

 

  더 울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생각할때마다 부정하듯 눈물이 흘렀다.

 

 장례식에 너는 꼭 와야겠니?.. 라고 물으셨을때 내가 놀랐다. 상처였다. 그러나 하민이의 어머니는 내 안색을 보고

 

 

 빠르게 대답하셨다... 니가 쓰러질까봐서 그래.....

 

 

  다른 친구들도 아무도 안 부를꺼다. 제이미는 오겠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은 가족만이야....

 

 

 마음의 준비를 못한건 그 동안 ... 나 뿐이었어....... 이제 차라리 편해 질 거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가벼워.. 내내 저런 플라스틱 관들을 달고 사는 내 딸이 마음에 걸려.. 하루도 , 물 한모금도 편히 넘긴적이 없었어

 

 

 바람처럼 가벼운 아이였어- 천성이 자유로운 애였어... 그러니... 오히려 지금이 더 좋을꺼야..

 

 

 

 

 하민이의 어머님이니 차마 반박할 말도 나오지 않았다. 내 눈물을 몇번이나 다정스레 닦아 주셨다.

 

 

 그대로 이별이 올 참이었다.

 

 의사들은 하다못해 미국에 까지 알아봐도 당연하게도 똑같은 대답 뿐이었다...

 

 

 

 

 그녀가 머무른게... 내 곁에 머물러서 나를 걷게하고 다시 일어서게 하고 누워서도 내 꿈을 이루게 내가

 

 독한 마음을 먹고 글을 쓸수 있게 내 꿈을 , 하다못해 의식이 없어도 나를 지탱해준 내 끈이.....

 

 

 머무른 내내 그저 기적이었을 뿐이었다고...........

 

 

 

 하민이 어머님은 나를 세번을 찾아와서 부탁하셨다. 이제 더는 미루고 싶지 않다고- 그렇다고 너를 상처주고 싶지도 않다고

 

 

 그저.... 이제 놓아야 할 때라고 나를 이르집어 주셨다. 나는 더 이상 막을 권리조차 없었다.

 

 

 

 하민이 어머니는 딸의 심성을 안다고, 기증할수 있는건 다 기증하고- 홀가분하게 떠나게 해 주고 싶다고 하셨다.

 

 내 귀에 닿지도 않을만큼 아픈 말이었다. 당연히 선행인건 변함이 없었지만.. 내 이야기를 듣고 내 숨을 쉬던 그녀가

 

 그대로 사라진다고 말하시는 거 같아서..

 

 

  나는 도저히 믿기지 않아 고갤 저었다. 어머니는 더 말씀 안하셨지만...

 

 아마 그렇게 하시겠지.... 나는 그녀의 연인이었을 뿐이다. 더군다나 그녀의 피를 내 손에 묻힌....

 

 

 나는 고통스러웠다. 기절할것 같은 순간마다 강비서는 어디서 의사를 데려와서 강제로 링거를 맞게하곤 했다

 

 

 나는 역겨웠다. 내 자신이 염증이 날 만큼 싫고 증오스러워서 정신을 차릴 때 마다 달아났다. 다시 하민이 곁으로

 

 하민이를.. 이제 가족들이 데려가고 나면 돌아오지도 못할 그녀를 눈에 담았다. 단 몇시간이 남았다....

 

 

 나는 죽어라 그녀를 눈에 담았다. 지워지지 않도록- 내가 잊지 않도록- 내가 그녀와 만든 추억들을 행복했던 기억을

 

 잊지 않도록-

 

 눈물은 계속 , 고루할만큼 끊임없이 흘렀다.....

 

 

 

 -

 

 

 하민씨의 부모님이 오시고, 결국엔 회장님도 사모님도, 그쪽에서 데려온 의사들로 가득찬 병실에서 하민씨는

 

 연명치료를 그만두기로 했다.

 

 작가님은 내내 우시다가 멍하니 앉아계시다가를 반복하셨다. 겨우 옷을 갈아 입으실 마음을 먹으신건

 

 당일이 되서였다.

 

 

  얼굴에 다시금 깊게 난 상처를 치료하는 내내 나는 너무나 초조하게 작가님에게서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건 회장님의 지시이기도 했지만 , 내 개인적인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작가님이 따라 가신다고 말씀하셨을 때의 눈빛-

 

 

 그 눈빛은 광인에 가까웠고- 하민씨 부모님이 뭐라 하시던 그렇게 하실까봐서 나는 걱정이 되어 차마 떠날수가 없었다.

 

 

 옷을 깔끔하게 입으시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셨다. 의사들은 무신경하기가 이루 말로 할수 없었다.

 

 물론 의사라는 직업이 일일이 동정심과 연민을 가지면 힘든 직업임은 나도 알수 있었다. 그러나 우르르 몰려 들어오는 그 기세에

 

 나는 질렸다.

 

 

 하민씨의 가족들이 뒤에 서 있었다. 제이미라는 남자는 작가님 옆에 서 있었다. 그 옆에는 눈가를 연신 찍어내시는

 

 하민씨의 어머님이 계셨다.

 

 

 하민씨의 어머니가 인사하셨다. 그 인사에 나도 눈물이 흘렀다. "잘가라.. 내 아가, 사랑한다" 그 말과 함께

 

 이마에 입을 맞추셨다. 작가님의 눈에선 또 피같이 눈물이 흘렀다. 마지막 인사를 할수도 없을만큼 많은 사람이 있었다.

 

 

 작가님은 손을 살짝 뻗어.. 그 작은손을 애틋하게 잡는게 다였다. 그 손잡는 모습이.. 그 살짝 두손이 맞닿은 순간이

 

 너무나 가슴이 아렸다. 의사는 연명장치를 조용히 걷어냈고.... 그 옆의 의사가 말했다.

 

 

 "**년 *월*일- **시 사망했습니다"

 

 

 

 하민씨의 가족들도 모두 눈물을 비췄다. 사모님도 마찬가지였고 회장님의 모습에선 회한만이 느껴졌다.

 

 제이미라는 사람도 울고 , 작가님도 울었다. 하지만 망설일 시간도 없이 하민씨는 빠르게 이송되었다. 장기 기증을 위해서였다...

 

 

 

 

 그 과정을 눈으로 지켜 보시는 내내- 작가님의 하얗다 못해 창백한 얼굴엔 시린 겨울바람과 빨개진 눈망울이

 

 길어버린 검은 머리와 함께 그저 아플정도로 남았다. 장례식은 결국 하민씨의 원이었던 대로 화장이 이루어질 예정이었다.

 

 하민씨의 뜻을 알린건 작가님이셨다. 결국엔.... 마지막까지도 작가님이셨다.....

 

 

  사모님과 회장님은 도중에 돌아가시고

 

 

 

 심지어는 하민씨 가족도 몇명은 자릴 비웠다. 하민씨의 뜻은 좀 달랐다는걸로 알고 있지만.. 조그만한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었다... 3일장을 치를 것도 없다는 , 유가족의 뜻에 따라서 , 화장을 했다... 불로 담겨지는 모습이 이제는 나오지도 않게 되어 있건만

 

 

 

 작가님은 벽에서 무너지면서 우셨다.

 

 

  눈에 돌아온 촛점과 달리 눈에서 쏟아지는 눈물은 빨개진 눈과 볼에 빗물처럼 보고 있는 이가

 

 더 고통스럴 만큼 흘렀다. 화장 후에 나온 조그마한 유골함..... 작가님은 마치 하민씨의 손을 잡았던 그때처럼

 

 애틋하게 감싸 안았다. 아무도 작가님이 안고 가는걸 말리지 않았다. 제이미라는 친구가 사진을 안고- 남은 가족과 이제

 

 정신을 놓아버리신듯 눈물을 흘리시는 작가님이 그 뒤를 따랐다.

 

 

  뒤에는 급히 돌아온 친구 한명이 더 따랐다. 파티에서

 

 본 적 있는 얼굴이었지만- 그분의 눈은 작가님을 향해 있었다.. 나와 같은 감정이셨던 거 같았다.

 

 

 

 불안함- 저러다 따라가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이신듯 보였다. 그분도 물론 서글프게 우셨다.

 

 

 

 하필 춥디 추운 겨울날이었다.

 

 

 습기를 가득 품은 진눈깨비가 날리었다. 그 까지 올라가는 길은 멀지도 않았으나

 

 작가님이 비틀 비틀 걸으실때 마다 나는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작가님은 그 유골함이 든 상자를 사랑하는 연인을 안듯

 

 꽉 안고 계셨다...

 

  진눈깨비가 작가님의 어깨에 하얗게 얼어 붙었다 물로 사라지었다... 마침내 다다른 곳에서야

 

 작가님은 그제야 손에서 놓아야만 했다. 하민씨의 자리에 하민씨가 조용히 놓이고- 가족들이 가지고 온 추억의 사진이 놓였다.

 

 

 

 액자 안의 천진 난만한 미소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저리다 못해 아리게 했다. 모두가 놓을 물건을 놓고 나서야

 

 

 작가님은 내게 가서 가지고 오라고 했던 걸 옆에 내려놓으셨다.... 예전엔 내내 끼고 계셨던 그 반지였다.

 

 

 어느날 손에서 사라져 내가 그 이유가 하임씨인가 했던 그 반지, 처음의 고료로 온전히 작가님의 원 대로 디자인된 그 반지였다.

 

 중간에 에메랄드가 박혀 있고 그 주변을 다이아몬드로 세공한, 그 반지였다. 태양같은 모양으로 디자인된...

 

 

 처음 만났을 때 부터 근일까지 손에서 빼지도 않으신 그 반지...

 

 

 

 그 반지를 살짝 내려 놓으셨다.

 

 

 잘그락 하고 울리는 소리... 결국엔 그 반지를 작가님은 단 한번도 하민씨에게 끼워드리지 못했다. 물러버릴까봐서

 

 상해버릴까봐서 내내 자신이 , 맞지도 않는 새끼손가락에 끼워 두셨던 반지는 그렇게 그곳에 놓였다..

 

 

 그 존재가 자신의 딸 것임을, 내내 모르셨던 하민씨 어머니의 눈이 빨개졌다... 참고 또 참으신듯 했지만... 결국에는 젖어드셨다.

 

 

 

 작가님은 넋을 놓으신듯 울었다. 제이미는 작가님을 지탱하려 애를 썼다. 그도 울고 있었다. 나는 이제 눈이 된 길을 그저 바라보았다.

 

 

 

 바보같이 , 작가님을 곁에서 뵈며 나도 모르게 품었나보다- 이 이야기의 끝이 동화일 꺼라고- 나도 모르게 소망하였었다.

 

 이 이야기의 끝이 해피앤딩이 될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백설 공주는 남았고

 

 마녀는 없었고

 

 

 시간은 백설의 연인을 죽였다.

 

 

 

 

 

 남은 건 난쟁이가 아닌 백설 단 하나였다. 세상이 지워준 무게가 너무나 큰 백설 , 단 하나뿐이었다.

 

 우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나 조차도 시린 코 끝으로 흘러드는 눈물을 훔치었다.

 

 

 하늘은 , 속도 모르고- 녹아 눈물이 될 눈을 끊임없이- 날리었다.

 

 

 

 

 

 -

 

 

 

 한달 후-

 

 

 

 나는 엄마의 등쌀에 결국에는 1주일 만에 방문 밖을 나섰다.

 

 작약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접어서 마음속에 차곡 차곡... 넣듯이 그렇게 했다.

 

 그와의 기억이 도저히 아름다워 접혀지지 않은 대목에서는 그냥 펼쳐 두었다. 그 기억위로 얕게 먼지가 쌓이면

 

 그대로 두었다. 걷어내 치우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를 이해하려고 들지도 않았다 , 그저 생각을 비우려 애 썼다고 보는게 맞겠다.

 

 혼자 있을때만 눈물을 흘렸다. 혼자 있지 않을때면 그저 멍하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먹어야 하면 먹고 마셔야 하면 마셨다.

 

 

 아무렇지 않게 있었는데... 웃질 않았다. 더는 꾸밀 생각이 들지 않자 나는 웃지 않게 되었다. 도중에 이상하다는 걸 느낀건

 

 세진이가 먼저였다...

 

 '상담가라도.. 찾아보지 않을래?' 조심스럽게 드러낸 말은 결국 정신과를 찾아보란 말이었다...

 

 나는 우습게 느껴졌다. 원하는 대로 다 했잖아.. 단지 웃지 않는다고 해서? 그런 대목에서는 여지없이 그가 생각났다.

 

 

 사고 그 이후 그가 얼마나 어려웠을지 짐작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으면... 아니 궁극적으로 귀찮고

 

 싶지 않으면 멀쩡한 척이라도 해야 했겠구나 싶어졌다.

 

 테라피스트 이야기에 떠오른건 우습게도 그가 찾아가던 김박사라는 분이었다..

 

 

 어느 병원인지도 알고 있었다... 예약하면 볼수 있을것도 알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미련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나는 한참을 망설이고

 

 다시 접어서 기억 저편으로 넣고 넣고 그랬는데 엄마까지 내게 말했다.

 

 

  ' 말 없이 그러고 앉아 있을꺼면 유학이 무슨 소용이니?

 

 그정도로 힘든 일이면 상담 치료라도 해....'

 

 

 그래서 나는 결국에는 세진이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 병원의 정신과를 찾았다.

 

 아주, 다행이도 김씨는 단 한명이었다. 한참, 얼마나 기다렸을까?..... 그를 마주했다. 그는 나이가 지긋한 분이었다.

 

 인상이 부드러웠다. 눈 끝이 누그러진 느낌이라 마음이 편해졌다.

 

 

 

 "안녕하세요?"

 

 

 

 부드러운 인사였다. 나는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그 사람은 내게 물었다.

 

 

 

 "무슨 일로 오셨죠?..."

 

 

 

 나는 아주 오랫만에 자의로 입을 열었다. 말은 나오지 않고 입은 그의 이름을 꺼내기를 거부하였다. 마음에 덕지덕지 겨우 앉은 딱지들이

 

 벌어지며 피가 뚝뚝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이별하면 총맞은거 같다더니 , 아무리 그래도 총이기야 할까 그랬는데..

 

 총보다 더했다.

 

 

 

  가슴이 명치부터 갈비뼈까지 통채로 뻥 뚫리는 총은 없을테니까...

 

 

 

 

 

 "심..지혁씨.... 아시죠?"

 

 

 

 내 입에서 나온 그의 이름에 앞에 앉은 의사는 미소가 사라졌다. 지긋히 나이가 든 눈으로 나를 그저 , 악의없이 바라만 보았다.

 

 

 "그 여자분이군요-..... "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고갤 떨구곤 말을 이었다.

 

 

 "지혁이를 몇번, 찾아 갔었는데 .. 허탕치고 돌아왔어요- 그 녀석 지금 경기도에 있거든요-....

 

 한걸음도 떨어지지 않으려 해요- "

 

 

 누구에게서.. 이미 죽은 그 여자에게서? 아니... 연명치료를 중단하긴 했을까?

 

 

 "하민양은 평화롭게 갔지만..... 이런 분란이 일어난건 어찌보면 나 때문이기도 하죠- 내 욕심히 과해서 당신께도

 

 폐를 끼쳤어요, 정말 미안합니다-"

 

 진솔한 사과였다.. 나는 약간은 어리둥절했다.

 

 

 

 "시간 있으시면.. 천천히 이야기 해도 될까요?"

 

 끄덕이자 박사는 내선 전활 걸어 다음 약속을 취소하였다. 나는 앞에 그저 바짝 얼어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 박사의 이야기를 그의 입을 통해 대강은 들었지만.. 이렇게 다 듣는건 처음이었다.

 

 심장이 아렸다. 예민한 틈새로 피가 번지는 듯한 비릿한 아픔에 난 숨이 답답했다.

 

 김박사는 처음은 방어적으로 이야길 꺼냈다...

 

 "내가 잘못한게 있으니.. 이야기는 대강 할테지만- .. 원래 의사로써 환자의 정보는 유출해서는 안되요

 

 그건 약속이죠- 법적으로도-.. 그 아이에 대한 나의 신의로도요-"

 

 

 나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하임씨가 다른 사람한테 말할 사람도 아니거니와-... 또 지혁이라면 차라리

 

 이정도 이야긴 들었으면.. 할것 같네요... 자기 입으론 못 할테니까.. 내가 얘기 해 줬으면 할것 같으니

 

 대강은 .. 이야기 할 게요-"

 

 

 

 의사는 망설이고 있었다.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의사의 비밀유지 규칙쯤이야 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대답이 필요했다.

 

 

 멀쩡하다 생각했던.. 아니 적어도 멀쩡하도록 노력했던 사랑은 일그러졌다.

 

 다시 나는 마음의 중심을 그냥 잃었다. 어떠한 대답이던.... 이미 대답을 줄수 있는 사람을 본 이상

 

 

 나는 그냥 넘어갈수 없었다. 내 눈을 보던 그는 어쩔수 없다는듯 깊은 한숨을 쉬고

 

 몇번이나 이 일은 다른 사람은 몰라야 한다고 하고선 그제야 입을 열었다. 아주 천천히, 연민어린 태도로..

 

 

 

 "... 지혁이는 원래도 조금은 까다로운 애였을 거에요.. 그애 엄마랑 저랑 학창시절 친구죠- 그 애가 걔 어머니를 , 외모도 정말 닮았지만

 

 번뇌가 많은 성격도 닮았어요... 예전에도 , 안 그런척 해도 자기 안에서는 번민이 많았을 거에요- 혼란이 심했겠죠..."

 

 

 그 말에 나는 정말 놀랐다. 그가 이런 말을 했던가? 나는 그 기억을 의식적으로 지운 탓에 이런 일상 대화는 좀 흐릿했다..

 

 이야기 했었던거 같기도 하다... 그래도 친구라고는 해도 학창시절의 친구라... 나는 상상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얼굴에는 별로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하는게 오래되자 그 껍대기는 딱딱해졌다. 나는 그저 들었다.

 

 

 "사고 처음 나고- 녀석 실어증인줄 알았대요 , 말을 단 한마디도 안해서.... 하민양 어머니 찾아가서는 애원도 하고 말도 했는데

 

 병실에 돌아오기만 하면 말도 없고 대답도 없고- 그래서 오해했던 거였죠... 하지만 , 곧 실제가 되었죠..

 

 뒤에는 어떤 말도 없게 되었으니까요... 퇴원하고 본가에서도

 

 내내 맘 졸였죠... 혹시라도 죽기라도 할까 싶어서.... 오히려 부모가 잠 못들고 지키다 싶이 했죠.. "

 

 그의 얼굴이 떠오르고 그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세상에서 거역할수 없는 단 세사람..

 

 그중에도 두사람 말은 들으려고 애쓴다는 그 이야기.....

 

 

 그는 눈이 몹시 어두웠다. 하릴없이 깊어지는 눈...

 

 

 "그런데 반대였어요- 아이는 독하게 재활을 했죠..... 고통을 못 느끼는 사람처럼 재활을 해 댔어요- 수술을 몇번이나 하고도

 

 신음소리도 악소리도 한번 안 흘렸죠- 눈에 독이 가득했어요-.....

 

 

 이 이야긴 알겠죠 ? 아마... 그 아이는 ptsd때문에 나한테 온 것이나 다름 없었어요 자기 힘으로 어떻게 안 되니까 , 아주 어쩔수 없이

 

 나한테 왔죠, 처음엔 약이나 얻자 하는 마음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아이는 .. 뭐랄까... 그냥 반응이 없었어요... 그냥 몇시간이고 말 안하고

 

 나랑 눈싸움만 하다 나가길 몇번이나 그랬죠- 마음이 다치다 못하자 아이는 다 닫아 버렸죠- 감당할수 있는것들도

 

 다 닫고 하민씨만 자신만 남겼죠.... 그러고 몇년이나 지났을까요?........

 

 지혁이가 자의로 , 순전히 자의로 뭔가 묻자고 날 찾아온건... 장하임씨 떄문이었어요-"

 

 

 나 때문에....?......

 

 

 "처음엔 자기가 미친거 같다고 하더군요... 지나고 보니 정말... 그애 다운 말이군요.."

 

 

 김박사가 애틋하게 웃었다... 울지 못하니 웃는다.. 그 일이 전엔 이렇게 잦은 일이라고 생각 안했는데

 

 그를 내 맘에 들이고 나니 주변에는 이런 사람이 가득했다. 울지 못해 , 웃는...

 

 

 

 "신경 쓰지 않을래도 신경이 쓰이고 감정이 들쭉 날쭉이라고 나에게 먼저 말 했어요- 그래서 나는 안도했죠

 

 아이가 드디어 돌아 오는구나 싶었어요, 황무지 같던 마음에 그래도 감정 표현이 돌아온다는 생각이 드니까 다행이다 싶어졌죠 ..

 

 

 하임씨에겐 미안하지만 난 하임씨가 계속 그 아이를 들쑤시길 바랬어요... 아이의 고요한 표면에..

 

 물결이 일고 파도가 일고- 아이는 그걸 어리둥절해 했죠.. 마치 아무것도 없던 세상에 뭔가 갑자기 생긴것 처럼

 

 어리둥절해 했어요 놀라기도 했고요.... 없던 일이었거든요 굳게 닫은 마음이 열려버린건 자기에게 있을수도 없는 일이었구요..."

 

 

 나는 천천히 , 깔깔한 입을 열어 질문했다.

 

 

 "그게 언제쯤..."

 

 

 박사는 내 안색을 살피더니 조용히 대답했다.

 

 

 "초여름쯤이었어요.."

 

 

 나와 만났을 때다... 그가 그렇게 일찍 나를 생각한줄은 나도 미쳐 몰랐는데....... 그는 고민하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나는 그의 세계를 뒤집은 사람이었다... 나는 목이, 가슴이 콱 메어 말을 못했다.

 

 

 그는 나에게 자신의 호수를 바다로 만든 사람이라고 몇번이나 이야기 해 주었다. 그 말이 감미로워서 그가 느꼈을

 

 어리둥절함이나 고통까지는 ... 나도 헤아리지 못했다 싶어져서 또 다시 마음이 아렸다.

 

 그는 세계가 바뀌었다. 나란 존재로-.......

 

 

 "그 아이가 당신에게 손을 내밀지 않기로 몇번이나 고민하는 동안 , 나는 그 어렵던 아이를 이만큼이나 끌어낸 당신이

 

 대단하게만 느껴졌죠... 하민양 같은 경우는 그대로 평생 기다리게 될수도 있고 .. 이미 늦었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솔직히 남이었다면 상관 없었겠지만 친구가 내내 마음 졸이는걸 알자 나는 마음이 급해졌어요... 내가 애를 부추겼죠.... 그래도

 

 그 애는 순진하게는 당신과 가까워 지고 싶은데 죄책감이, 너무 심했죠-

 

 

 심해도 너무 심했어요- 그에 수반되는 불면증과 , ptsd가 애를 좀 먹고 있었죠- 나는 약을 늘리고 자꾸만 당신이 ,

 

 하민양의 자리까지 다 차지하길 바랬어요-.. 그런데 아이는 그걸 수용을 못하더군요- "

 

 

 난 그말에 고갤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수용이 안된다고?.....

 

 

 "그건 누가 뭐라고 해도 죽을듯 무거운.....책임감이었어요- 없앨수가 없댔죠.... 안 없애 보려고 한게 아니라.. 그냥 없다고요..... "

 

 

 

 

 그대로 맞아야 하는 어떤것이었다... 그에게는... 내리는 비 아래서 맞는 .. 그냥 그런것이었음을 나도 모르지 않았다..

 

 하민씨의 의미란 그에게 어떤 것이었는지 나는 대충은 알고 있었다. 뛰어 들때 한쪽이라고 스스로에게 몇번이나 타이르고

 

 주의를 주고 뛰어들었지만 나는 마음처럼 하지 못했다. 그를 더 갖고 싶고 더 많이 가지고 싶었으니까...

 

 

 나는 한숨을 내쉬며 남을 이야기를 듣기위해 참을성 있게 눈물을 감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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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불안한 파동, 라스트 찬스 2017 / 7 / 27 21 0 18707   
183 눈물이 떨어지는 멜로 , 어울리지 않는 경쾌… 2017 / 7 / 27 16 0 18992   
182 나는 알고있다 , 하지만 너 조차도 알고 있다. 2017 / 7 / 27 18 0 19064   
181 부드러운 가면 속 숨겨왔던 사실, 벛꽃이 가… 2017 / 7 / 27 18 0 18966   
180 방아쇠에 손을 올리면서 , 남은 미련을 지우… 2017 / 7 / 27 18 0 18890   
179 한마디 한마디 , 잊지 않고 대답해주는 2017 / 7 / 27 18 0 18867   
178 내내 괴롭고 내내 그리워할 사람 2017 / 7 / 26 13 0 18260   
177 곱디 고운 노래가 끝날 즈음 2017 / 7 / 26 18 0 18492   
176 마치 우리는 , 평범한 연인들처럼 - 2017 / 7 / 26 13 0 18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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