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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작약과 함께 한 시간
작가 : 엘리엘리스
작품등록일 : 2017.6.27

한 여자의 이별로 인해서 우연과 악연이 겹쳐 만나겐 된 두 사람과 오래전의 인연이 만든 세 사람... 또는 네 사람의 이야기..

 
나는 알고있다 , 하지만 너 조차도 알고 있다.
작성일 : 17-07-27 16:33     조회 : 17     추천 : 0     분량 : 19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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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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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운전을 했을까?

 

  그는 내내 잠들지 않고 내게 말을 걸어 주었다. 우리가 사귀고 나서 가장 , 내가 놀라고 그도 변한건

 

 그가 정말 다정한 사람이었다는것이다. 그는 천성적으로 다정한 사람처럼 곳곳에 배려가 베여 있다 , 당연스럽지 않은 것들도...

 

 원래 그랬던 사람이 내게 냉정하게 굴었었다니.. 좀 화가나서 물었더니 그는 어쩔줄 몰라 하면서 대답했다.

 

 

 '그땐 니가 그러면 눈치 챌거 같아서 그랬어.... 그리고 나 스스로도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그 말의 뒷 말쯤은 알수 있었다. 자신이 누굴 또 사랑하는거 자체가 죄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지금의 그는 그때와는 너무나도 다르다... 하기사 그때도 그랬다. 술 마시고 어디에 뻗어 있든 전활 해도 안 와줄수도 있는건데..

 

 

 굳이 와서 나를 챙기고.. 약을 먹이고.. 뭔갈 덮어서 나를 자기 집에서 재웠으니까...

 

 

 그와 대화할수록 놀라는건 그가 꽤 오래 고립되어 있었음에도 생각보다 최근의 일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는 거다.

 

 무엇보다 나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박식하다. 또 눈치또한 빠른 편이다. 그래서 그를 속이기란 정말 쉽지가 않다.

 

 그는 내가 말 안해도 거짓말을 해도... 그 너머의 눈으로 날 빤히 바라보는데.... 그 눈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어서

 

 곧 들켜버릴듯한.. 혹은 이미 알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네비게이션의 도착했다는 음성과 함께 그는 낮게 말했다.

 

 

 

 "오랫만이네.. 여기야-"

 

 

 집은 마치 일제시대 말에 지어진 양식 저택처럼 분위기가 오묘했다. 짙은 갈빛으로 칠해져 있었는데도 양식은 유럽 양식으로 지어져 있었다.

 

 나는 입을 떡 벌렸다. 좀 구불구불한 길을 달려 와서 이렇게 클 거라곤 예상 못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가방을 꺼내더니 별것 아니라는듯

 

 말을 이었다.

 

 "원래 하얀 집이었는데... 내가 이 색으로 바꿨어... 몇년됬지... 삼촌은 싫어 하셨을지도 모르지만... 흰색 집은 관리하기가 까다로워서..."

 

 

 "......"

 

 

 "흰색이 나았을거 같아?"

 

 내 진지한 표정을 보더니 그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나는 그런 것 때문에 놀란게 아니었다. 이 집은 꽤나 컸고..

 

 그 정도였다면 애초에 여기서 살았어도 될 텐데 하는 생각때문이었다. 그가 옮기지 않은건 - 또 그런 생각조차 못한 건 아마도.....

 

 하민씨 때문일테지... 내가 다른 생각들에 잠겨서 또 의미없는 질투를 하고 있는 사이 집 안에 있던 분들이 나왔다.

 

 아주 얌전해 보이는 분들이었다. 작약은 언제나 싸늘하게 대답하는 사람인데.. 그 사람들에게는 자상했다.

 

 

 "오셨어요? 방은 치워뒀는데... 창가 방 쓰실꺼죠?"

 

 "네-.... 방은.. 두개?"

 

 

 "네 나머지 방은 복도 끝방이에요- 거실도 치워 뒀습니다. 아틀리에도 치워 뒀어요.. 냉장고 채워 뒀지만 메세지 보내시면

 

 

 식사 시간 맞춰서 준비 해 두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요 조용히 있다가 갈 생각이어서요-"

 

 그 대답에 뒤의 아주머니는 나를 아주- 잠시 흘긋 보고는 정갈하게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두 사람은 무어라 더 말하지 않고 사라졌고 멍하니 이곳 저곳 주리번 거리는 내게 그는 말을 걸었다.

 

 "들어가자-"

 

 

 

 

 집 안에 들어서자 그곳도 앤티크 가구들로 꾸며져 있었다. 고풍스러운 가구가 가득했다. 진녹색 벨벳이 씌워진 쇼파도 그랬고-

 

 앞의 커피테이블도- 계단도 - 세공 자체가 그래보였다. 그는 별 의식하지 않고 집에 들어와서 커텐을 겉어 빛이 들어오게 한 뒤-

 

 방을 보여주겠다고 2층으로 향하자고 했다. 창가 방에 자신의 짐을 두고 끝 방으로 가서 문을 열어 주었다. 끝방은 창이 양 쪽에 있는 볕이 잘 드는 방이었다.

 

 그래도 여기서 혼자 자는 건 좀 겁날것 같았다. 그래도 그에게 매달리기가 좀 그래서 말하지 못했는데.. 내가 머뭇대는것 눈치 챘는지 그는 엉뚱한 소릴 했다.

 

 

 "여긴 원래도 손님 방이었어- 겁낼 필요 없어- 여긴 그런거 없는데"

 

 

 그래서 본게 아니지만 난 본심을 감추고 그저 고갤 끄덕였고 그도 그걸로 말이 끝이었고 피식 웃었다.

 

 

 "옷 갈아 입고 내려와- 간단하게 커피도 마시고 점심 먹고- ... 집이 좀 추워, 이 집이 다 라디에이터로 되 있어서- 바닥 난방이 되는 집이 아니거든-

 

 따뜻하게 입고 내려와- "

 

 

 "네-"

 

 

 내가 대답하자 그는 이상하다는 듯 보면서도 예쁘게 입으로 화사하게 웃었다.

 

 "오늘 되게 착하네- 왜 이래? 당신 답지 않게-"

 

 그 말을 툭 던지더니 나를 뒤에서 껴안는다. 아주 가볍게

 

 

 

 "이상하네..... 당신 왈가닥이잖아-"

 

 

 그러면서 자신도 의식 못하는 듯이 목 뒤에 코를 묻고서 숨을 마신다. 부드럽게 목 뒤에 살짝 입맞춘뒤 그는

 

 웃으며 내 방 문을 닫고 나갔다. 나는 그제야 왠지 참고 있었던 숨을 후욱 내쉬었다.... 숨이 막힌다.

 

 싫어서가 아니라- 미워서가 아니라......

 

 

 이 행복이 너무 좋으니까 불안해서... 왠지 숨이 막힌다... 이 사람과 있을때면 늘 이렇다니까..

 

 그런데 다른 공간에- 더군다나 밤이되어도 떨어지지 않는 돌아가지 않는 공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긴장은 몇배가 되는거 같다.. 왠지 더- 그렇다...

 

 

 나는 한참이나 옷 가방을 뒤적여서 얌전해 보이는 니트와 스커트를 찾아 입고 위에 뭔갈 더 입어야 하나 하다가

 

 적절한 외투가 없어서 일단은 그냥 내려갔다. 옷 갈아입는데 한참이 걸려서 인지 그는 이미 쇼파에 앉아서 뭔갈 읽고 있었다.

 

 

 하얀 셔츠 위에다 입은 짙은 회색빛의 카디건- 그리고 아래에 입은 더 짙은 회색빛의 바지- 머리는 자연그럽게 내려와 있었다.

 

 얼굴엔 언제나 일할때 쓰는 안경이 올라 앉아 있다- 결혼 하면 이럴까 싶은 장면이었다. 해가 드는 거실에서 쇼파에 앉아서- 앞에 김이 올라오는

 

 커피잔이 보이고... 앉아서 신문같은걸 보는 그라니..... 물론 지금은 아침도 아니거니와 완전 늦은 오후고- 그가 읽고 있는건

 

 아주 오래 된 서책같은 거였지만.... 계단에서 내려오며 본 그의 옆 얼굴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그는 내 기척을 느꼈는지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낮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또, 얇게 입고 나왔지? 내가 얇게 입지 말라고 했잖어- 라디에이터 풀로 켰지만 따뜻해 질려면 시간 좀 걸리는데 말야-"

 

 그는 일어나서 내게 자신이 챙겨 온 듯한 빨간 울로 된 두꺼운 숄을 걸쳐 주었다. 그의 안경 낀 얼굴- 정말 좋아하는 얼굴인데-

 

 

 "빨강망토 소녀 같네.."

 

 그는 그 말을 하면서 씩 웃었다. 나는 그의 얼굴에 손을 살짝 대어 본다- 이 공간에 우리가 이렇게 둘이 있는게... 믿기지 않아서

 

 그는 더 이상 내 손에서 얼굴을 빼지 않는다. 도리어 내 손에 얼굴을 살짝씩 비빈다. 정말 믿기지 않는 장면이다...

 

 

 이런 말 하면 정말 이상하겠지만.. 영원히 길들이지 못할 것 같은 , 아니 만나지도 못할거라고 생각했던.... 희귀한 맹수를

 

 길들인 기분이 든다- 그는 언제나 길들일수 없는 존재라는걸- 스스로도 아는데.....

 

 

 내 얼굴이 붉어지자 그는 내 너머의 생각을 읽은 표정으로 씩 웃으며 물었다.

 

 

 "이상한 생각 하고 있나보네.. 그럴때마다 니 표정 이상해-"

 

 

 

 ".... 그런 생각 안 했는데요?"

 

 내 빠른 부정- 나는 부정하고서 곧 후회한다.. 이건 자백인데 왜 이렇게 멍청한지....!

 

 

 "봐- 넌 그런 이야길 하면 바로 부정하는데.... 그럴때마다 목소리에 삑사리 나... 알지?"

 

 

 "......."

 

 

 "뭐- 상관 없어- "

 

 그는 씩 웃고 .. 나는 변명처럼 덧 붙인다-

 

 "내가 당신 안경 낀 얼굴 좋아한다고... 말 했었나요?"

 

 그는 의식하고 있지 못했던듯- 안경을 툭 손으로 만지곤 내게 대답한다.

 

 

 

 "그랬었나...? 그런 말 한적은 없었을껄??"

 

 

 "눈 나쁜거 아니에요?"

 

 

 "아주 살짝이야- 글을 볼땐 끼지만 안그래도 거의 다 보여- 그래도 니가 좋다고 하면 자주 낄까?"

 

 그가 말간 얼굴로 묻는다. 나는 고갤 젓는다.

 

 

 "에이 그럴것 까진 없어요- 그냥 당신이라도 좋으니까-"

 

 내 말에 그가 어쩔줄 몰라 하는 표정으로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얼굴을 붉힌다.

 

 

 "그렇게 자꾸 훅 들어오면 곤란한데"

 

 내가 그 말에 웃고 그는 그런 날 보면서 웃는다.

 

 그때 멀리있는 유리로 된 , 부억문이 톡톡 두드려 졌다.

 

 

 "식사 다 되셨나 보다- "

 

 그는 내 손을 잡고서 부엌으로 향했다.

 

 

 

 -

 

 

 

 부엌도 깔끔했다- 삼촌은 워낙에 미적인 것에 신경을 쓰셨던 터라- 부엌일 뿐인데- 다이닝 룸으로 붙여 개조하시면서

 

 스테인드 글라스까지 해 넣어 놓으셨다. 아름다운 빛이 드는 다이닝 룸에 그녀에게 의자를 뽑아주자

 

 그녀는 아직도 익숙치 않은지 살짝 조심스레 앉았다. 평소에 부탁 드릴땐 뭐 반찬 많이 필요 없다고 몇번이나 말을 했겠지만

 

 이번엔 장하임이 오기에 오히려 반찬에 신경 써 달라고 했더니.. 반찬의 수가 어마어마했다.

 

 

 "아... 너무 힘주셨는데? 반찬에? 많이 먹어- 전혀 티 안내시지만 손 많이 안댄거 아시면 실망하실거야 아마-"

 

 장하임은 그 말에 젓가락을 들고 고민하다가 예쁘게 잘 말린 월남쌈부터 입에 쏙 넣는다.

 

 

 "맛있어요-!"

 

 

 "요리 잘 하셔-나만 와서야 뭘 먹질 않으니 별로 좋을 일도 없으셨지만 말야... 이번엔 내가 다른사람 데리고 간다고 했거든-"

 

 

 이곳엔 하민이도 데려 온 적이 없다. 왜 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기억은 나와 삼촌만 알고 싶었다고 하면 내가

 

 옹졸한 놈인걸까.... 그런데도 장하임은 왜 데려오고 싶었다- 장하임에 대한 마음이 훨씬 더 커서는 아니지만-

 

 왠지 그랬다. 내 밑바닥까지 다 본 여자니까- 어떤 이야길 해도 들어줄거 같았다는게 맞는 말일거 같다.

 

 장하임은 아는지 모르는지 생글거리며 내게 말한다-

 

 

 "빨리 먹어요 당신 다 먹기 전엔 나 절대 안 일어날 거니까!"

 

 아주머니가 밥을 많이도 담으셨다.. 이걸 다 먹을수가 있어야 말이지....

 

 "아.... 그래.. 열심히 먹고 있어- 양이 줄질 않는거지.."

 

 "핑계는-"

 

 

 볼이 볼록해진 장하임은 귀엽다- 나는 피식 웃으며 쳐다보다가 아주 오랫만에 열심히 젓가락을 움직인다

 

 뭘 먹어도 배가 금방 부르니 조금씩 조금씩- 그런 나를 바라보던 장하임이 내게 물었다.

 

 

 "생각해보니 여기도 tv가 없네요?"

 

 

 "응 없어- 뭐 보고 싶은거 있었어?"

 

 

 그녀는 씩 웃으며 대답한다.

 

 "아뇨 그냥 없었다 싶어서요-"

 

 "삼촌이 살아 계셨을땐 아마 있었을 꺼야 - 내가 쓰기로 한 방 알지-? 옆에 탁자 있는 서재가 붙어 있는데.. 거기에 있었어-

 

 삼촌 돌아가시고 나서 아마 없어졌을껄..... 거긴 여전히 곳곳이 그대로거든.... 고장나거나 하지 않고서야 집에서 잘 안빠져나가지..

 

 이 집이 아주 예전에 어떤 외국인의 여름 별장? 같은 거였다던데.. 진짜인진 모르겠어- 유럽 사람이었다고 하니

 

 이렇게 집을 지었겠지 아마?.... 처음엔 삼촌이 지으신 집인줄 알았는데- 리모델링을 하신건 맞는데- 외관은 아마 손 많이 안 대셨을꺼야-

 

 곳곳에 구조가 특이한건 그래서야 - 리모델링을 할때 삼촌이 이것 저것 많이 손 보셨거든- 나무 바닥이다 보니 난방 시스템을 따로 손 대긴

 

 쉽지 않으셨나봐 그대로 라디에이터로 두신거 보면- 추우면 히터 틀수도 있는데... 뜨거운 바람 싫을거 같아서.."

 

 

 뜨거운 바람이 싫을것 같다고 생각한건 생각보다는 , 좀 켕기는 이유에서였다. 피부에 신경을 많이 썼던 하민이는 히터 바람을 참 싫어했다.

 

 건조하다고- 뜨거운 바람이 싫다고 해서 차를 탈 때도 한참전에 내려가서 히터를 잠시 키는게 다였으니까-... 그러나 장하임은 내 말에 대답했다.

 

 

 "당신 추우면 켜요- 상관 없어요- "

 

 "난 괜찮은데? 추워보여?"

 

 그녀는 날 보더니 으쓱 했다. 그리곤 말한다

 

 "당신은 늘 좀 추워보여요- "

 

 그 말에 쓴웃음을 짓는다. 그건 아마 안색 때문일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다.

 

 별로 안 추운데도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조금만 아파보여도 창백하다면서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당신이야 말로 좀 따뜻하게 입어- 늘 얇게 입는다니까-"

 

 내가 잔소릴 했더니 장하임이 웃었다.

 

 "당신이 늘 날 따뜻하게 챙기잖아요- 춥지 않게- "

 

 

 

 그 말에 말문이 막혔다. 내가 늘 당신을 챙겨 주고 싶지만... 늘 당신 곁에 있고 싶지만.. 그럴수 없어지면 어떻게 해?

 

 비겁한 생각이었지만 어쩔수 없이 맘 속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전력으로 싸워야 하는 상대가 둘이나 있었다.

 

 

 그러니 하민이를 만날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민이는 집안의 배경도 상당했지만 쉽게 당할만한 애도 아니었다.

 

 또 독기가 아무리 바짝 올라도 형도 머리가 있으니 감히 그쪽을 어떻게 해코지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하임이는 아니었다.

 

 

 

 나는 마치 전쟁에서 아이를 안고 피난가는 사람처럼 안절부절이었다. 내가 오래도록 망설인데는

 

 단지 하민이만의 이유가 아니었던 거다. 사실은 이런 문제들도 내 안에 있었겠지.... 내가 다치는게 겁나는 건 아닌데, 많이 다쳐도 봤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 내게도 아쉬울 것들이 없으니까- 인정하거나 적절하게 대처를 할수 있는데....

 

 내가 아니라 하임이가 다칠까봐서 너무 겁이났다. 형은 확실히 이상했고- 아버지는 잠잠했다. 적어도 나는 다 떨쳐내고 도망갈수도 없는데..

 

 

 나 때문에 하임이가 다치는건 - 혹은 상처받거나 쓸데없는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건 죽기보다 싫었다.

 

 차라리 혀 깨물고 죽어버리는게 낫단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형은 잔인했다. 무슨 짓이든 할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머니가 형을 막는다고 해도..... 다 막으실순 없으실 테니까..... 난 내 손으로 약점을 형의 손에 쥐여준 거나 진배 없었다.

 

 김희영 앞에서 그러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하지만....

 

 

 

 그런 사고를 할수 있을 만한 상태도 아니었거니와.... 형이 끈질기게 따라 붙었다면 형은 결국엔 알았을 것이다.

 

 

 남의 약점을 형은 피하거나 안타까이 여기지 않는다. 약점을 잘 본다는건 장점일지도 모른다. 아 저게 약점이구나 싶으면

 

 그 약점을 피해줄수도 있는 거니까- 그러나 신은 어째선지 형에게 그 재능을 주셨으면서 동정이나 연민을 깨끗하게 앗아 가셨다.

 

 

 형은 무조건 약점부터 가격한다- 어떠한 연민도 없이-

 

 

 그날 형의 시선에서 느껴지던 살기를 나도 알고 있었다. 형은 장하임이란 카드를 뺏겨서 굉장히 화가 나 있었고

 

 무슨 짓이든 벌써 벌였어야 했는데.... 생각외로 잠잠했다... 그게 날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런 생각의 하자 유세진이라는 남자의 말이 떠올랐다.

 

 그 남자의 여유 넘치던 목소리- 그것이 가장한 것이었으면 하지만 여전히 맘을 괴롭히는 그 목소리.......

 

 

 

 

 '당신이 스스로 해롭다는 걸 깨닫는 때가 온다면 , 당신이 하임이를 괴롭게 하고 있는거 같다면 놓아주라는 겁니다

 

 하임이가 그 결정을 납득 못하거든 도망이라도 쳐요, 사라져 주라고요...'

 

 

 

 

 

 ......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아직 아무것도 아무 일도 아무 결정도 하지 않았다고-

 

 내 스스로의 결정을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가 납득할 만큼 속에 신중하게 되뇌였다.

 

 그 소릴 듣고 나서야 떠올랐던 말이 가슴 속의 심연 속으로 사라졌다.

 

 

 "그래도 평상시에 따뜻하게 입고 다녀야지-"

 

 

 내가 할수 있는 말은 이 말만이 고작이었다-

 

 

 

 

 따뜻하고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노을이 완전히 질 무렵이 되서 그녀에게 산책을 하자고 했더니 그녀는 즐겁다는 듯 나를 선뜻 따라 나섰다.

 

 아틀리에는 내일 보여줄 생각이었다. 아틀리에는 환하게 빛이 들어야 그 진가를 알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삼촌은

 

 그곳에 빛이 들게 하려고 유리창을 다 갈았고 일일이 빛이 비치게끔 거길 가리고 있던 나무들도 정리하셨었다.

 

  삼촌은 그림 그릴때 가장 중요한건 세개라고 말하셨다.

 

 빛, 공기, 그리고 싶은 피사체- 공기랑은 무슨 상관이지 그랬었지만 - 장 하임이라면 그 뜻을 좀 알까?

 

 

 삼촌은 그 말을 하면서 내 머릴 쓰다듬으셨다- 내가 애처로운 운명을 겪을 거라는 걸 아시는 것 처럼

 

 마치 그런 이야길 듣기라도 하신 듯한 깊은 눈으로... 나는 어린맘에 그런게 싫었다. 삼촌을 싫어한건 아니었지만

 

 그런점이 좀 무서웠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삼촌은 형이랑 같으셨던 걸지도 모르겠다. 내 약점을 아셨던 것이다.

 

 그리고 형과 달리.... 몹시 연민 어린 맘으로 안타까이 여기신 것이다.

 

 

 

 

 아주, 아주 다행이도.....그녀는 즐거워 보였다.

 

 

 그녀가 웃자 어쩔 수 없이 나도 웃음이 났다. 우리는 천천히 내가 아는 산책로를 걸었다 쌀쌀한 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오래도록 이 순간을 기억하도록 걸었다. 그녀가 팔에 걸치고 나온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몇장의 사진을 남겼다. 내가 그녀를 순순히 찍어 주었더니

 

 그녀는 자꾸만 날 찍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예전엔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사진들을 찍었는데... 사진기 앞에 서기가 왜 이렇게 어색한지 알수 없었다.

 

 멀리서 그녀는 내 사진을 몇장이나 찍고는 손이 시린지 숄 속으로 손을 쏙 감추고 사진을 팔랑 팔랑 흔든다- 서서히 그 속의 삐죽 키만 큰 나의 얼굴이

 

 선명해져 온다- 내가 찍은 그녀의 화사한 웃음도 -.. 자꾸 이런 시간을 만들면 나는 그가 무슨 소릴 해도 도망치고 싶지 않아질 것이다.

 

 

 그녀의 우는 소리를 무시하고 싶어질 것이다- 더 우스운건.... 더 나쁜건 우는 소리가 안나게 해주면 되는데..

 

 

 그럴 자신이 없다는 것- 그러니 무시 해서라도- 그녀의 날개를 무자비하게 꺾어서라도 언제라도 날아 가 버릴수 있는

 

 예쁜 깃털들이 내 손에서 다 부서지고 엉키게 해서라도 억지로- 날아가지 못해 내 곁에 남을까봐

 

 

 

 그렇게라도 , 망가뜨려서라도.... 억지로 내 곁에 두고 싶어질 까봐

 

 

 

 그럴까봐서.... 난 내가 무서워진다. 내 독점욕이 내 집착이 내 욕심이 그녀를 망치는걸 알면서도

 

 

 

 

 내가 그것을 용납할까봐서 - 이젠 난 내가 두려워질 지경이다.

 

 

 

 

 

 

 내가 그런다면 내가 아버지랑 다른게 뭘까. 아버지가 내게 하시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난 이미 날개따윈 없고 부서졌고 망가졌고 다시 날아 오를수도 없다.

 

 

 

 난 이미 내 속에서도 서로 갈등한다.

 

 

 

 장하임은 사진을 들여다 보니 씩 웃는다. "이런거 해 보고 싶었어요.." 나는 그 물음에 한템포 느리게 대답했다.

 

 "뭘 말이야?"

 

 "이런거 지갑에 넣어 다니고 싶었어요- 사진같은거-다른 친구들이 지갑에 넣어다니는거 보고 내심 부러웠거든요-"

 

 "그래?"

 

 그런걸 부러워 했다니.. 이 여자의 바램이란건 이렇게도 소박하다. 더 큰거 더 많은걸 바라지 않고 작은것부터 바란다.

 

 이렇게 소박한거만 원하니 내 맘이 더 시리다 더 큰거 갖고싶은거 그런게 하나도 없는건지 아니면 내게는 뭔가를 바라기가

 

 불안할 만큼 - 내가 믿음을 주지 못하는 건지......

 

 

 그녀는 내 손을 , 아주 따뜻하게 잡는다. 그 손에는 뭐라고 해야할까 악착같이 바라는 듯한 열망이나 미련은 느껴지지 않는다.

 

 산뜻하고 따뜻하고 - 몹시도 그녀답다. 나 자체가 모순이고 우리 사이 자체가 모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유세진앞에선 그녀는 솔직했다. 더 원한다고 더 날 가지고 싶다고 울었지만 내게는 절대로 그런 티를 내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이에 말의 공백이 있을때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우린 이미 안다. 하지만 묻지 않는다.

 

 사실이 두려워서인지.. 아니면 이미 아는데 굳이 물어 뭐하나 하는 생각때문인지

 

 

 나는 책을 내기 전에 한참을 고민했다. 머릿말을 고처야 하나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럴순 없었다. 도저히- 그 책을

 

 쓰는 내내 내가 사랑한 여자는 딱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 책을 다른 사람을 위해 썼다고 하는건 거짓말이기도 하지만

 

 하민이를 모독하는 일 처럼 여겨졌다.

 

 나는 정직하고 싶었다, 이렇게 말하니 몹시도 치사하게 들리지만 하임이를 사랑하고 있다고 해도

 

 하민이를 , 하민이만 생각하면서 쓴 책을, 다른 이에게 주는 것은 당연하게 하임이에게도 기분 나쁜일 일 거라고 생각을 했기에

 

 

 장하임이 그 부분을 다르게 생각했을꺼라고는 나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띄엄띄엄 들려오던 창가에 맺힌 수증기로 뿜어져 나왔을 그 이야기는

 

 혼자 되 짚어 보면 볼수록 정확해졌다. 따뜻한 오렌지빛이 사라지고 짙은 잉크빛깔로 퍼지는 어둠 사이로 비쳐오는

 

 

 장 하임의 옆얼굴은,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 것 처럼 맑다. 나는 내내 그 목소릴 생각했는데... 내내 떠올렸는데....

 

 

 나는 지금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을 포기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는것과 마찬가지다.

 

 없으면 힘든 정도가 아니라 난 죽을지도 모르지

 

 아니... 죽게 될 테지.. 근데도 그녀가 행복하려면 내 곁이 정답이 아닌것 같다는 기분은 지울수 없었다.

 

 

 

 내내 그리워 해도 내 곁보다야 .... 다른 사람 곁이 낫다는 걸 내가 모르지 않는다는것

 

 

 

 애써 무시하고 있었던 사실이.. 그녀의 울음소리로 확인되는 순간에... 나는 절망하였다.

 

 내가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자 그녀는 내 옆얼굴을 보고서 말을 걸었다.

 

 

 "입술 물어 뜯지 말아요- 바보처럼-"

 

 바람처럼 들려오는 조그마하고 귀엽게 건방진 목소리

 

 나는 그 얼굴을 힘겹게 다시 부드러운 가면 속으로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그리고 되 묻는다.

 

 "바보라니- 날이 추워- 빨리 들어가자- "

 

 그녀는 잠시 손을 놓고는 제 주머니에서 립크림을 꺼낸다. 그 립크림에 확 되살아나는 기억은 나 뿐인걸까..

 

 그녀는 내게 발 뒷꿈치를 한참이나 올려서 입술에 칠해준다- 레몬 크림향이 감도는 그녀의 립크림은 그녀의 온기로 따끈해져 있다.

 

 아마 반대쪽 손을 주머니에 넣고 내내 그걸 꽉 잡고 있었나보다. 입에 닿는 따끈한 립크림...

 

 그녀는 내 입술을 한참이나 채우고 나서야 뿌듯하다는 듯이 나를 올려다 보았다. 이 투명한 눈망울 때문에

 

 나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 누구나 가지지 못했다면 모를까.. 간절하던 것을 가지고 나면 잃고 싶지 않은 법인데-

 

 가로등 불빛이 어둠 떄문에 점점 선명해졌다. 그 불빛아래 그녀의 머리칼이 적갈빛으로 빛나 보였다. 그녀는 내 멍한 표정에

 

 재밌다는 듯 웃더니 다시 발 뒷꿈치를 들고서 내 목을 감싸 안았다. 그 힘이 생각보다 강해서 나는 목이 끌어 내려졌다.

 

 내가 고갤 숙이자 그녀는 단 한순간의 주저도 없이 내 입술로 제 입술을 가져다 댄다. 내가 고갤 숙이자 그녀의 손이

 

 내 얼굴을 감싼다. 작고 따뜻한 그녀의 손이 내 차갑기 그지없는 볼을 감싼다. 나는 그 행복감이 소중해서

 

 잃고싶지 않아서 그만 울게 될 까봐 신경쓴다. 그녀가 내 숨을 느꼈는지 낮게 웃었다.

 

 

 

 -

 

 

 집에 돌아가자 집 안은 아까보다는 좀 어두웠다. 그는 변명처럼 덧 붙였다. 삼촌이 전등 불빛을 싫어하셔서.. 라면서

 

 전등에 씌워진 크고 아코디언 주름이 가 있는 전등 갓을 벗겨서 내려 놓는다. 여러개가 있는 스탠드들의 갓을 벗겨내자 한결 방 안이 밝아졌다. 그는 말 없이

 

 거실에 있는 벽난로를 살핀다. 옆 사이드 창 옆에 쌓인 나무 장작을 살피더니 몇개를 집어 들고 사각형으로 쌓더니 안에 종이를 구겨 넣고서

 

 불을 붙인다. 그런 일은 전혀 할줄 모를거 같아서 좀 걱정되는 맘에 옆에서 보고 있었더니 그가 나를 스윽 쳐다본다.

 

 "왜 보고 있어? 안 추워? 뒤에 앉아 있지? 연기나서 눈 매워질 텐데?"

 

 자신을 의심한단걸 뻔히 안다는 듯한 표정이다. 눈치빠르긴..

 

 "당신이.. 할수 있을거 같지...않아서...?요?"

 

 

 내 미적거리는 대답에 그는 픽 하고 콧방귀를 끼고 그 순간 불이 종이의 불을 계기로 나무에 확 올라탄다. 불꽃이 피어오르고

 

 가까이 서 있던 그의 얼굴에 열기의 불빛이 든다. 그는 내가 뭐랬어?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다.

 

 이색적이다. 차갑기 그지 없는 그의 얼굴에 비치어서 드는 불꽃은 , 얼음에 붙은 불처럼 묘하다.

 

 나는 그의 옆 얼굴을 빠져들듯 보았다. 이 모습을 아주 오래도록- 머릿속에 담을수 있도록

 

 불빛에 비치워 속눈썹 그늘이 드는 그의 밝아든 뺨까지도 오래- 아주 오래 기억할수 있도록...

 

 의식 못한건지 그는 손을 탁탁 털더니 주방에 불을 켜고서 주전자에 물을 올리는 듯한 소리를 내고서 곧 돌아왔다. 내게 더 두터운 무릎 담요를 내민다.

 

 짙은 갈색빛의 체크무늬다. 그의 여느 것들이 그렇듯 두툼하고 부드럽다-

 

 아무래도 벽난로에 딱 붙어서 바닥에 앉아있는 나 때문에 준거 같아서 난 고맙다고 하고 무릎을 그걸로 감쌌다.

 

 불빛은 산책하면서 다소 추웠던 발과 손을 따끈하게 녹여 주었다. 그는 내 옆에 나처럼 똑같이 다릴 웅크리고 앉는다.

 

 내가 하면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데 그의 긴 다리가 나처럼 웅크려져 그가 팔로 감싸고 앉으니 왜 이렇게 귀여운지

 

 알수 없는 일이다. 어색하고 , 가지런하게 모인 그의 발이 귀엽다 내가 그 발을 손으로 톡톡 치자 그는 내게 바싹 다가와서

 

 내 목에 자신의 코를 툭 묻는다. 그는 가끔 이렇게 내 향기를 들이 마시곤 한다. 특별히 향수를 뿌리는 것도 아니고

 

 좋을것 같지 않은데도 그는 늘 말한다 내게는 따뜻한 향기가 난다고 , 마음이 포근해 진다면서

 

 그 행동은 너무나 산뜻해서 끈적거린단 생각이 하나도 안 들어서 놀란다- 그는 전혀 다른 남자같지 않다고 할까...

 

 끈적거리는 면이 전혀 없다. 나무나 바람처럼 -그저 스치우는 기분이다-

 

 그가 부러 코를 움직여서 간지러워서 웃었더니 그도 웃는지 내 목에 그의 웃는 숨이 닿는다.

 

 그 숨은 다른 숨과 너무도 달라서 그 숨이 , 웃는 템포의 숨이 내 목을 , 내 얼굴을 스치면 왜 이렇게

 

 별일 아닌데도 좋아 죽겠는지 모를 일이다. 내가 웃자 그도 고갤 들고 내 얼굴을 보고 믿기지 않을 만큼 활짝 웃는다.

 

 웃는게 이렇게 예쁜데- 길고 긴 눈꼬리가 이렇게 예쁜데 그 동안 왜 그렇게 웃는 얼굴을 보여주질 않았던 건지..

 

 미소짓는 얼굴도 그때와는 너무나도 다르다- 그의 웃음은 잘 웃질 않아서일까- 정말 시간을 멈출정도로 아름답다 놀라고 말 정도로-

 

 

 내가 왠지 심술궃은 마음이 들어서 그의 볼을 살짝 양쪽으로 꼬집자 그는 엄한 척 눈을 뜨는데 전혀 무섭질 않다.

 

 이런 사람을 내가 얼마나 겁을 냈던지- 그의 볼은 날씬해서 잡히는 것도 별로 없지만 입이 쭈욱 늘어지자 귀엽다.

 

 그때 주전자가 낮게 울어왔다. 내가 손을 놓자 그는 일어나서 부엌에서 좀 달그락 거리더니 짙은 코코아를 내게 타 주었다.

 

 자신의 몫으론 여전히 커피다. 내가 물었다

 

 "내꺼만 코코아네요? 당신은 코코아- 싫어해요?"

 

 그가 웃으며 , 그립단 듯이 대답한다.

 

 "겨울에 여기 오면 삼촌이 늘 코코아 타 주셨거든- 너무 짙어서 입 안까지 뜨거워 질것 같은 코코아-무진장 달콤한... 마시 멜로우도 여러개 넣어서

 

 늘 직접 타 주셨었거든- 사실 어릴때도 단게 별로였는데 삼촌한테 한번도 말씀 드린적 없어- 삼촌이 나를 그 만큼 예뻐해주시는게

 

 좋았거든- 내가 어릴때도 어리광이 좀 심했어서- "

 

 

 그 말을 하는 옆얼굴은 그 말이 전혀 믿기지 않을만큼 의젓한 얼굴이다.

 

 

 "삼촌은 미술 외에 부엌일 같은건 지독히 서투셨는데도- 내가 오면 늘 직접 타 주셨어- 우유를 끓여서- 천천히 가루를 개어서- 달콤하고 진하게-

 

 당신한테도 맛 보여주고 싶어서- "

 

 그는 내 잔에도 마시 멜로우를 띄워 놓았다. 웃는 얼굴같은 모양으로- 미니 마쉬멜로우가 웃고 있다. 그의 귀여운 행동에 내가 픽 웃자

 

 그는 씩 웃었다. 그 웃음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듯이

 

 

 "웃었네- 그거 웃는 얼굴로 만든다고 고생했는데 성공했네-"

 

 

 그가 더듬더듬 요렇게 웃는 얼굴을 하나하나 올려 애를 썼을 모습을 생각하니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이런 귀여운 일을 벌이다니 - 그는 전에 알던 사람과는 또- 다른 사람이었다.

 

 "이것도 해 주셨었어요?"

 

 그 말에 그가 날 쳐다본다. 웃음기가 묻은 얼굴로

 

 "그건 나만 한거야- 내가 한거야- "

 

 

 맛을 살짝 보자 정말 달고 짙다- 가득한 초콜릿냄새 - 짙은 그 향기에 난 맘이 스륵 녹듯이 따뜻했다. 그는 내가 한입 먹고 나자 그제야 자신 몫의 커피를 마신다.

 

 굳이 소파가 있는데 바닥의 카펫에 앉은 우리 둘은 무릎을 살짝 기대고서 타오르는 불빛을 바라본다.

 

 타닥 타닥, 나무가 타는 소리가 따뜻하기 그지 없이 들리운다- 나는 그의 어깨에 살짝 기대었다.

 

 

 첫날이 이렇게 완벽하면 돌아가고 싶지 않아지는데- 영원히 여기에 있고 싶어 질 텐데..

 

 

 그가 옆에 자기의 잔을 내려놓고서 자기 어깨에 놓인 내 머리칼을 살짝 살짝 쓰다듬는다.

 

 나는 눈을 살짝 감는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혼자서 속으로만 되뇌인다.

 

 

 

 그리곤 생각한다. 우리가 아주 평범한 연인이었다면 이런 날이 자주 있었으면 하고 실제로도 그럴수 있었을 텐데

 

 

 

 왜 이 순간을 멈추고 싶어질까-, 앞으로 또 이런 날이 있어야 되는데.. 순간을 멈추고 싶어지는 거-

 

 그건 걱정이다. 그리고 불안함이다- 앞으론 이런 날이 없을까봐서 난 끊임없이 걱정한다.

 

 힘겹게 얻은 이 사람의 옆자리를 아무에게도 내어주고 싶지 않다. 그것이 욕심이라고 해도-

 

 잘못된 길이든 뭐든- 이 사람 옆에 있으면 난 절대로 떨어지고 싶지 않아지는데.... 그러면 안되는걸까

 

 그는 내 머릴 살짝 감싸면서 이마께에 입을 맞추고 나는 자신의 어꺠에 기댄 날 감싸면서 너무나 자연스레 입을 맞추는

 

 그의 , 너무 자연스런 동작에 놀라고- 조금은 상처받는다- 행복한데 마음 어드메쯤이 콕-콕- 찔리는 기분- 인어가 이랬을까?

 

 다리로 걸을수 있는게 좋은데- 책에선 발이 내 딛을 때 마다 콕콕 바늘로 찔리는 것 처럼 아팠다고 했다.

 

 딛을 때 마다-

 

 

  유리조각 위를 콕콕- 걸어가듯이 그랬을것 같다-

 

 

 

 그녀가 왕자님과 춤추는 장면을 보면서 어렸던 나는 동화책을 그만 덮었다. 그녀가 감당해야 할

 

 고통과 행복을 도저히 함께 읽어나갈수가 없어서 - 그러고 나서 결말을 들었을때의 허무함- 뽀글뽀글 거품으로 그녀는

 

 사라졌다. 아주 오래 아주 멀리- 하지만 난 거품이고 싶지는 않다. 여기서 거품인건 내가 아니라......

 

 

 

 나란 사람이 멍청해서... 혹은 지나치게 이기적이라서... 이 입맞춤을 너무나 , 나보다 자연스레 받아들였을 그녀를 생각 안 할수가 없다.

 

 그는 내 그런 맘을 모르는 것 처럼 낮게 허밍으로 내가 모르는 노랠 흥얼거렸다. 그 흥얼거림에 나는

 

 마음까지 , 콕콕 찔리는 것 도 잊은채- 그의 향을 들이마셨다. 내가 잘 아는 - 작약.

 

 그의 향이었다.

 

 

 -

 

 

 "잘 할수 있어요- 잘 할거구요- 실수 없을 겁니다-"

 

 남자의 목소리에는 간절하다 못해 열박함이 묻어 있었다...

 

 희영은 짙은 선글라스를 쓰고 앞에 나온 남자를 만나고 있었다. 이 사람을 보려고 이 멀리까지 왔다. 아무래도

 

 주변에 누가 따라 붙은거 같애서 한참을 차를 타고 왔다 갔다- 다른 길처럼 돌았다. 누군지 궁금하고 예민해졌다.

 

 설마 사모님일까? 싶었지만 한참을 돌고 나자 그 차는 거짓말처럼 또 사라져 있었다.

 

 어쩔수 없지 , 켕기는건 내 쪽이니까.. 희영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눈 앞의 , 어린 남자를 쳐다보았다.

 

 

 눈 앞의 남자는 같은 층- 알츠하이머에다 여러가지 근육이 쇠퇴하는 병이 겹처 노환이 심한 노인을 돌보는 간병인으로

 

 지원하기로 한 남자였다. 남자는 생각보다 젊다 못해 어렸고- 굉장히 말랐고 몹시 긴장했으며-

 

 희영 자신처럼 부모를 잃었고- 어머니는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었으며 밑으로 딸린 동생만 둘이었다.

 

 지견 말 그대로였다.

 

 돈을 버는 사람은 이 사람 하나- 그 자신도 어쩔수 없이 대학을 중퇴했다. 돈을 벌어야 했기에...

 

 게다가 동생들은 아직 어렸고 어머니의 병은 돈이 많이 드는 병이었다. 끊임없이 혈액을 투석해야 했고

 

 투석 과정은 몸에 부담도 컸지만 또 굉장히 비싸기도 했다... 당장에는 돈도 없는데 어쩔수 없이

 

 신장을 이식해야 하는 상태라 돈이 급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는 - 생활고의 벽 앞에 그는 벌벌 떨다 못해 나가떨어지기 직전이었다.

 

 희영의 제의에 그는 너무나 쉽게 , 덥썩 물었다. 신장이식 대기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려 주겠다는 부가 서비스가 붙었지만- 돈을 주는 것만으로

 

 모든걸 해결할수 있을것 같은 남자였다. 상황 설명에 남자는 제 처지가 너무 급해서 인지 별로 망설이지 않고 곧 대답을 해 왔다.

 

 그래서 만난 거였다. 어쩔수 없었다 얼굴을 보이긴 보여야 겠고- 그러나 남자는 짙은 선글라스를 낀 자신을 거의 똑바로 바라보지도 않았다.

 

 희영은 백에서 우선 선금을 꺼냈다. 남자는 그 돈으로 시선이 확 쏠렸다. 희영은 자신이 예전에 저랬을까 싶을만큼

 

 불쌍하고 간절해 보였다.

 

 "우선 선금입니다- 일단 면접에서 합격해야 할 거에요- "

 

 희영의 말에 그는 그제야 자신을 올려다 보았다. 희영은 더 독하게 냉정한 목소리를 내려고 애 썼다.

 

 "약품은 구했으니 - 아시죠? 링거에 아예 붙어 있는 주사구멍은 어느 링거에나 다 붙어 있어요-

 

 거기로 준 약물만 넣으면 되요- 이미 이 여자는 식물 인간이에요- 죽이는 게 아니라 뇌사일 뿐이죠-..."

 

 

 그 말에 남자가 고갤 들었다. 눈에는 그제야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자비라고 생각하세요- 이 여자는 굉장한 부잣집의 외동딸이었기에 아직 살아 있을 뿐이죠- 형편이 나쁜 집에 태어났다면

 

 애초에 호흡기를 떼고 뇌사를 맞이 했을꺼에요- 다른 일을 하나도 하지 못했겠죠- 하지만 돈의 힘이 이렇죠

 

 죽었어야 할 사람을 , 목숨을 붙잡을수도 있어요- "

 

 그 말에 희영은 남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고 있음을 알수 밖에 없었다. 요즘 시대에는 생명조차 특권이었다.

 

 생명조차-... 모두에게 주어지는 생명이란것 조차 지킬수 있으려면 돈이 필요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시간을

 

 선물해 주고 싶은것...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고 싶은것... 그것조차도......

 

 돈이 먼저였다. 야속하디 야속한 사실이지만....

 

 "그 여자한테는 당신이 자비로운 사람이 될 거에요-... 어차피 깨어 날 수도 없는 여자니까"

 

 남자는 그 말이 들리지 않는것 같아 보였다.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하고 어린 동생들을 생각하니 거칠게 없어 졌을 것이다

 

 

 "약품은 3일 후에 주사와 함께 퀵으로 보낼게요 우선 여기 사인부터 하죠? 윗선이 빈틈을 허용하지 않을 테니 조심해야 할 거에요- 조심하지 않으면

 

 당신은 다 잃을거에요- 모두 다요-"

 

 희영은 뱀처럼 눈을 빛냈다. 다홍색으로 칠한 입술엔 자비없이 말이 쏟아졌다.

 

 "조심해요- "

 

 어차피 명목상이어도 계약서에 적힌 내용은 무시무시했다. 일이 잘못되면 덮어쓰는건 이 남자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동생도 , 어머니도 둘다 위험해 진다는 걸 무척이나 암시하고 있는 내용을 남자는 떨리는 손으로 읽었다.

 

 망설이는 기운이 느껴질때 희영은 한마디를 거들었다.

 

 "물론 잘만 되면, 어머니는 이식을 받는것 뿐만이 아닐 거에요- 그 사이에 당신이 간호 할수 있도록 생활비도 보조할 거에요

 

 동생들 학비나 생활비는 말할것도 없죠- 물론 의심을 사면 안되니까- 3-4개월은 그대로 거기에 있어야 해요-

 

 당신 백그라운드를 체크하는것도 있을수 있으니까- 통장은 내가 줄 게요- 이 통장을 써요- 또 이 전화-"

 

 희영은 대포폰을 내밀었다. 참- 요즘 세상엔 이거 없으면 일이 안되네 라고 생각하며 속으로 비웃었다.

 

 

 "전화는 여기로만 해요- 전화는 내가 할 거니까- 울리면 재깍재깍 받길 바라겠어요-"

 

 남자는 망설이는 기색 없이 이젠 싸인을 했다. 희영은 그것을 접어 봉투에 넣어서 백으로 다시 넣었다. 그리곤 일어섰다.

 

 

 "또 봐요- 그때는 나머지 돈을 받게 될 거에요-"

 

 

 희영이 살짝 돌아보며 한마딜 덧붙였다.

 

 

 "경험자로써 한마디 덧붙이자면 , 소중한걸 지키고 싶으면 인정이나 나 아닌 사람에게 베풀만한 동정심은 버려요-"

 

 아주 낮고 조용한 목소리였다. 이미 그걸 거쳐왔기에 그저 충고해준단 듯한 목소리 낮고 몹시도 조용한..

 

 "당신은 지금 남을 생각할 때가 아니잖아-그지?"

 

 희영은 그 말을 남기고 조용히 문을 나섰다. 남은 남자는 희영의 말을 고깝게 듣지 않고 마음에 새겨 들으려 애를 썼다.

 

 어쨌든 살인이잖아?... 란 말도 , 그 기회조차도 어머니를 위한거면 해야 한다는 호된 다그침이 들려왔다.

 

 그는 희영이 내민 봉투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서 달아나듯 문에서 나섰다.

 

 돌이킬수 없다는걸 알지만- 이미 말했기에 무를수 없단것도 알지만 잠시라도 도망치고 싶어-

 

 아주 빠르게 뛰었다. 숨이 차서 심장이 터질만큼-

 

 

 그래도 그 여자의 목소린 떠나지 않았다.

 

 

 '당신은 지금 남을 생각할때가 아니잖아- 그지?'

 

 ............

 

 그녀의 목소리만이 자신의 속에 짙게 남았다. 담뱃재가 떨어져 뭔갈 태운듯 태운 불냄새로 가득한

 

 지워지지 않을 단 하나의 사실로-

 

 아주 오래 후회할 남의 죗값으로 남았다.

 

 -

 

 그녀는 조금의 시간 뒤에 꾸벅 꾸벅 졸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따뜻한 불 앞에서 웅크리고 내 다리에 고갤 대고서 바라보았다.

 

 그녀는 방심하고 있었다. 나를 믿는다는 거겠지만 그래선 안되는건데..... 나는 그런 짗궃은 생각과 달리 코코아가 조금 남아있는

 

 그 잔을 가만히 조심스레 그녀의 손에서 뺏아서 탁자위에 놓았다. 그녀는 여전히 꾸벅꾸벅 졸고있다. 피곤했으리라

 

 먼 길이기도 했지만 그녀는 내내 운전을 하면서도 날 신경쓰고 있었다. 내버려두고 자고 싶지 않았기에 계속 말을 건 것이었는데...

 

 그게 더 피곤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내가 옆에 타면... 의식하는건지 원래 그런건지는 몰라도 속도를 줄인다. 정직하게 운전을 한다.

 

 과속하지 않는다. 아마 ... 나를 배려하는 것일테지.. 그리고 나서 낯선 곳이니 피곤했을 것이다.

 

 나는 그녀의 고개를 아주 천천히 내게 기대게 해서 그녀가 고른 숨 소릴 내는지 잠시 기다렸다. 타닥거리는 불 소리가

 

 따스하게 들렸다. 아련한 전등 불 및....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 아름답게 비치운다. 이 산속에 가까운 이 곳에서도....

 

 이곳을 지키시는 분들은 조용한 분이시지만 내가 누군갈 데려왔다는 것에서 아마.. 놀라셨으리라... 난 하민이도 이곳엔 데려 온 적이 없었으니까

 

 여긴 나의 공간이었다. 실제로 그런 효용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도망칠 곳이라던가..

 

 마음을 둘 보금자리로써...

 

 하임이 오고 싶어 했기도 하지만 나도 이 여자가 여기에 있었으면 했다. 나는 알고 있다.. 기억이 추억이 되고 그게 가슴에 남는건

 

 언제나 좋은 일만은 아니란 것을... 여기는 내 최후의 보루였는데... 나는 굳이 , 내 가슴에 이 여자를.. 이 곳에 이 여자를 덧칠하고 싶었다.

 

 후회하겠지.. 시간의 흐름을 겁내지 않은 나를 시간을 겁내게 하는 여자... 내 문제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기에 날 옥죄는 거였지..

 

 변하는 것이라서 흘러가는 것이라서 아팠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조심스레 그녀를 감싸 안았다. 이런 일을 할수 있는 다리를 감사하면서 그녀를 안았다. 터무니 없이 작은 발이 덜렁 들렸다.

 

 뒤에 쇼파에다 조심스레 그녀를 눕히고 숄을 덮어준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본다.

 

 

 예전엔 왜 이렇게 알지 못했을까? 사랑을 받고 자라고... 누구나 사람 안에는 하나의 인생이 담긴다는걸....

 

 그 내용물이 어떠하더라도 그 개 개인은 언제나 누군가에겐 세상이 될수 있다는걸-

 

 더 많이 알았더라면 그때의 감정들을 마음들을 멋 모르고 써버렸던 사소한 감정들을 좀더 소중하게 썼을텐데...

 

 남들에게 의미없는 상처를 내지 않으려고 애쓰고- 더 많은 것들을 보살피려고 애썼을텐데....

 

 

 

 나는 그까지 생각하고서 한숨을 쉰다. 결국 이 여자야... 결국 이 여자가 나를 이만큼이나 바꾸었어 바꾸지 말았으면

 

 아니 바뀌면 안되는데.. 하고 생각했던 나를......

 

 

 지난날까지 후회하게 만드네......

 

 나는 그녀의 머리께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귀엽게 살짝 찡그렸다. 전화가 진동하고 있었다. 나는 누군지를 살폈다.

 

 강비서였으면 받았을텐데-.... 불행하게도 어머니였다.... 형한테 무슨 말을 하셨다는 이야기일 텐데...

 

 그때 지혁은 아주 오랫동안 후회할 일을 했다.

 

 

 아주 오랫동안 후회에 사무쳐서 많은 것을 잃을 일을...

 

 

 

 받지 않았다. 지혁이 전화를 거절하는 빨간 버튼을 누르고- 그저 조용히 창 밖으로 떠 있는 별과 달이 비치우는 거실에서

 

 그녀의 얼굴만을 오래도록 마음에 , 아주 오래도록 그렸을 뿐이다. 서툰 자신의 손을 잡아서 선을 긋는 법을 가르쳐 주셨던

 

 삼촌을 떠올리면서.... 그는 그때 배운 선으로....서툴게 그렇게 , 그녀를 마음속에 그렸다.

 

 맘속의 바다에 , 물이 닿지 않을만한 안쪽의 백사장에는 그렇게 잠든 하임의 모습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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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그대로 사라지면 될 것 같은 , 이유의 종말 2017 / 7 / 27 21 0 16253   
191 정리 , 돌아서도 잊혀지지 않는 2017 / 7 / 27 16 0 18380   
190 지나 온 사이의 사정 2017 / 7 / 27 14 0 18383   
189 예정된 작별 2017 / 7 / 27 16 0 19140   
188 스러지다, 무너지다, 부서지다- 2017 / 7 / 27 15 0 18772   
187 마지막 추억, 그리고 손에서 스러지는 2017 / 7 / 27 16 0 16520   
186 서로에게 다른 , 누구에게나 아플 d- day 2017 / 7 / 27 15 0 17497   
185 남은 건 단 이틀 남짓 2017 / 7 / 27 19 0 16738   
184 불안한 파동, 라스트 찬스 2017 / 7 / 27 21 0 18707   
183 눈물이 떨어지는 멜로 , 어울리지 않는 경쾌… 2017 / 7 / 27 16 0 18992   
182 나는 알고있다 , 하지만 너 조차도 알고 있다. 2017 / 7 / 27 18 0 19064   
181 부드러운 가면 속 숨겨왔던 사실, 벛꽃이 가… 2017 / 7 / 27 18 0 18966   
180 방아쇠에 손을 올리면서 , 남은 미련을 지우… 2017 / 7 / 27 17 0 18890   
179 한마디 한마디 , 잊지 않고 대답해주는 2017 / 7 / 27 18 0 18867   
178 내내 괴롭고 내내 그리워할 사람 2017 / 7 / 26 13 0 18260   
177 곱디 고운 노래가 끝날 즈음 2017 / 7 / 26 18 0 18492   
176 마치 우리는 , 평범한 연인들처럼 - 2017 / 7 / 26 13 0 18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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