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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14 화. 이제, 놓치지 않아
작성일 : 17-07-13 21:07     조회 : 26     추천 : 0     분량 : 7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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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14 화. 이제, 놓치지 않아

 

 

 

 세희는 지원의 차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내렸다.

 

 돈도 돌려줬고, 아까 자신이 했던 솔직한 발언에 대해서도 아무 말 없는 그를 보니 무사히 넘어갔나보다 하고 생각한 그녀였다.

 

 인사를 하고 문을 닫으려는 그녀를 지원이 붙잡았다.

 

 "세희 씨, 잠깐만요."

 

 지원은 세희의 집 앞에 올 때까지 그녀가 돌려준 돈에 대해서 생각하느라 바빴다. 뭐가 부담인 것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수표 100만원이 부담이여서 그런 건가 싶어 그는 자신의 지갑에 있는 노란 돈 몇 장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 정도는 꼭 받아가요. 제가 깔끔한 일 처리를 원칙으로 하는 주의라서. 아무리 생각해도 세희 씨 시간을 뺏은 것에 대한 보상은 해야할 것 같아요."

 

 "아니에요~. 정말 괜찮다니까요."

 

 그녀는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정당하게 번 돈이 아닌 돈이면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녀의 자존심에 흠집을 내는 것과도 같다는 것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자꾸 고집을 피우는 강 사장이, 맛있는 음식을 사준 은인에서 그녀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둔한 상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받으시는 걸로 알고 갈게요."

 

 속으로 한숨을 쉬며 돈을 받은 그녀의 머릿속으로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가 이런 식으로 보상 하려고 한다면, 그녀는 그녀대로 이 돈을 찰지게 되돌려주는 수 밖에 없다!

 

 

 

 

 

 ***

 

 

 

 

 

 운전하는 차 안.

 

 신호등에 빨간 불이 들어와 지원은 차를 멈춰 세웠다.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그의 머릿속에서 세희가 했던 말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꽤 강렬했다.

 

 음식을 먹는 것이 그렇게 흥분할 일인가 싶어 잠자코 듣고 있었는데. 자신의 앞에서 꾸밈없이 솔직한 발언을 하는 그녀를 보고 마지막에는 조금 놀라웠다. 같이 식사 몇 번 했다고 자신이 더 이상 무서운 사장으로 보이지 않는 걸까.

 

 식사 때마다 발견하는 그녀의 새로운 모습에, 다음에는 어떤 점들이 있을까 하며 어린 아이가 만화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듯 기대하기 시작하는 그였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그녀를 향해 끌리기 시작하고 닫아놓았던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그는 아직 눈치 채지 못 했다.

 

 피식-

 

 요즘은 세희를 생각할 때마다 짜증이나 화가 나기는 커녕. 그도 모르는 사이 웃는 일이 조금씩 있었다.

 

 어느새 웃고 있는 그의 얼굴이 비친 창문을 본 그는 얼굴을 굳히며 자신을 바라보았다. 부드럽게 휘어진 입매와 즐거운 기분이 듬뿍 묻어나는 눈빛. 한 번도 레온을 제외한 누군가로 웃어본 적 없는 그였기에, 그 모습이 낯설게 다가왔다.

 

 '아.. 뭐지? 방금 내가 웃은 건가?'

 

 지원은 자신의 낯선 모습에 잠시 멈칫하며 얼굴로 손을 가져갔다.

 

 어느덧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자, 그는 평상시보다 부드러운 무표정으로 차를 출발 시켰다.

 

 그가 준 돈이 어떠한 파장을 불러올 지 꿈에도 모른 채.

 

 

 

 

 

 ***

 

 

 

 

 

 혜빈은 강 회장에게 자유로운 연애를 하게 해달라고 그렇게 소리를 치고 집을 나온 지가 한 달이 다 되어 갔다. 지원에게도 어떻게든 되겠지 라며 뻔뻔하게 배짱을 부리고 왔는데. 남자 한 명 만나 보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려웠다.

 

 그녀는 언니 희연이나 동생 지원과 달리 자유로운 영혼의 대명사라는 별명답게 학창 시절부터 이성을 만난 경험이 많았다. 학창 시절 때 할 수 있는 가볍고 풋풋한 연애를 즐겼던 경험은 많았지만. 그들을 만난 것은, 공부를 할 동안 마음 붙일 곳이 없어서 만난 가벼운 연애에 불과했다.

 

 프랑스에서도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남자들이 많았으나, 마음이 끌리지 않아 대학생 시절부터 하게 되는 20대의 연애는 포기 했다. 때문에 이성과의 스킨십이나 키스와 같은 어른들의 연애에서 빠질 수 없는 그것들은 30이 된 이 나이가 되서도 알 지 못 하는 미지의 세계였다.

 

 게다가, 나이가 나이인지라. 더 이상 연애를 가볍게 시작할 수는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30대에 접어든 그녀의 친구들은 하나 둘씩 제 짝을 찾아, 결혼식을 올렸다. 그들 중에는 심지어 일찌감치 결혼하여 아이가 있는 이들도 있었으니.

 

 결혼식에 하객으로 구경 다닐 때만 해도 느껴지지 않던 쓸쓸함이 코 앞에 문제가 닥쳐오자 이제서야 실감이 났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당장 누구와 연애를 시작하지 않으면 반항의 대가로 강 회장으로부터 매달 얻어 쓰는 용돈이 끊기는 것은 물론이고. 내 그럴 줄 알았다는 그의 차가운 눈빛과 함께 자신은 당장 그가 정해주는 남자와 선을 보고 정략 결혼의 제물이 될 것이 뻔하다.

 

 그건 싫어!

 

 혜빈은 한숨을 쉬며 호텔 바로 내려와 술의 위로를 받으며 허전한 기분을 달래고 있었다.

 

 

 

 그녀가 술을 마시기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의 자리 뒤에서 아까부터 그녀를 지켜보던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그녀가 술에 조금 취하기를 기다리다 그녀에게 접근했다,

 

 "오우~. 많이 취한 것 같은데. 이제 방으로 가요."

 

 혜빈은 술에 강한 편은 아니었지만, 약한 편도 아니었다. 그녀가 아무리 취해도 얼굴은 멀쩡한 법이였는데. 그녀의 허전한 마음이 보인 빈틈 때문일까. 오늘따라 눈의 초점이 잘 잡히지 않았다.

 

 어른들의 연애는 잘 모르는 그녀였지만, 예쁘장하게 생긴 외모와 쭉쭉빵빵 몸매 덕분에 지금처럼 남자들이 접근해 올 때 그들로부터 느껴지는 그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여자의 감이랄까.

 

 피부로 느껴지는 끈적거림에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그녀는 안 떠지는 눈을 부릅뜨며 따지기 위해 또박또박 말했다.

 

 "뭐? 이 미친 놈이 장난하나 지금..."

 

 술과 너무 친구하다 주변을 의식하지 못 한 잘못이 컸다. 말은 제대로 나왔지만, 술에 먹혀버린 그녀는 앞에 있는 남자에게 뭐라고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섰으나.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만 고꾸라지고 말았다.

 

 "어이쿠. 그러게, 내가 가자고 할 때 얌전히 따라와 주면 좋잖아?"

 

 남자가 음흉한 눈빛으로 쓰러진 그녀의 몸을 훑고 있는 사이, 누군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거기, 너."

 

 남자가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쳐다보자, 스산한 기운을 풍기는 한 남자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린가?"

 

 "그래. 너 말이야. 여기서 여자한테 들러붙어서 발정난 개처럼 염탐하는 놈이 너 말고 어디 있냐?"

 

 남자가 쳐다본 그 남자는 도진이었다.

 

 도진은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여자들과 놀기 위해 호텔의 바를 찾아온 것이었다.

 

 그러다, 그의 눈에 여자에게 치근덕대는 남자가 눈에 들어와 이쪽으로 와 본 것이었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 앞으로 쓰러지는 혜빈과 그녀의 곁에서 끈적이는 눈빛으로 그녀를 훑고 있는 남자가 들어왔다.

 

 도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아무리 한량이라지만, 상대방이 원치 않는 접촉은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남자의 행동은 자신이 봐도 상당히 불쾌했다.

 

 남자가 본 도진은 마치, 자신이 건드리면 안 될 여자를 건드렸다는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고 있었다.

 

 "좋은 말 할 때 그냥 가라? 내가 지금 기분이 몹시 안 좋거든?"

 

 도진의 기에 눌린 남자는 마지막으로 혜빈의 몸매를 눈에 담은 뒤. 입맛을 쩝쩝 다시다 물러갔다. 자신이 상대할 수 없는 적에게는 꼬리를 내리고 물러나는 것이 남자들의 법칙이었다.

 

 그러고 보니, 저 남자 낯이 익은데.

 

 

 

 낯이 익을 수밖에 없지.

 

 도진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강남 일대의 클럽이나 호텔에서 놀며 한량 놀이를 하고 다녔으니까. 분명히 말하는데, 며칠 전까지였다.

 

 오늘부터는 아니다.

 

 도진은 쓰러진 혜빈에게 다가가 그녀를 부축하며 뺨을 툭툭 쳤다. 술을 얼마나 마신 건지, 볼을 두드리는 반응에 꿈쩍도 안 했다.

 

 자신이 아무리 여자를 좋아해도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여자를 함부로 안는 미친 놈은 아니었기 때문에 빨리 앞에 있는 여자를 안전하게 객실로 올려 보내야 했다.

 

 "이봐요."

 

 "으음..."

 

 자신의 계속된 자극에 반응한 여자가 얼굴을 조금 들어올리자, 호기심이 생긴 그는 그녀의 얼굴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였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

 

 그녀였다. 자신의 학창 시절, 미술실에 자주 드나들게 했던 장본인!

 

 화장을 하고 한층 성숙된 외모 덕분에 자신이 알던 풋풋한 그녀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자신의 심장이 눈앞에 있는 여자가 혜빈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있었다.

 

 쿵. 쿵. 쿵. 쿵.

 

 '누나.. 혜빈... 누나.'

 

 사랑하기 때문에 잠시 놓아준 그녀.

 

 미술실에서 그녀에게 뽀뽀한 날 이후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리워했던 그녀가 지금. 자신의 품 안에 있었다.

 

 이제, 놓치지 않아.

 

 도진은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깨우기 위해 노력했다.

 

 "이봐요. 정신 좀 차려 봐요. 일어설 수 있겠어요?"

 

 혜빈은 꺼져가는 의식의 틈으로 누군가 툭툭 쳐오자, 정신을 가다듬고 눈을 희미하게 떴다,

 

 "누구..?"

 

 "일어서 봐요. 방까지 걸어갈 수 있겠어요?"

 

 끄덕끄덕.

 

 

 

 그녀는 도진이 바텐더로부터 받아준 냉수 한 잔을 마신 뒤, 걸음이 꼬이는 다리를 끌고 겨우겨우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도진은 행여나 그녀가 방으로 돌아가기 전에 아까 같은 불상사가 또 일어날까 걱정 되어 그녀가 엘리베이터에 타는 것을 뒤에서 바라보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같이 올라가는 중이였다.

 

 그가 바라본 술에 취한 그녀의 모습은 쓸쓸해 보였다. 벽에 기대어 서서 얼굴을 조금 찌푸리고 있는 그녀는 옛날의 해맑고 강했던 그녀가 아니었다.

 

 술로 인해 그녀가 쌓아왔던 강인함이 무너진 그녀의 모습은 한없이 여리기만 한 여자였다. 보듬어주고 싶을 만큼 여리디 여린 아기 새 같았다.

 

 도진은 그녀를 지켜보며 객실로 올라가는 이 시간이 그녀를 기다리며 보낸 10년이라는 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 자신의 앞에 있는 쓸쓸한 그녀를 자신의 품에 가둬 안아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은 마음이 여러 번 고개를 들이밀었다 내렸다.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것일까. 뭐가 그녀를 힘들게 하는 것일까.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를 둘러싼 모든 고민들을 자신이 대신해서 해주고 싶었다.

 

 한량 놀이를 하면서 수없이 많은 여자를 안아 왔었던 그는 한 번도 그들을 대하면서 진심으로 지내본 적이 없었다. 아버지를 속이기 위한 한량 윤 도진은 가면에 불과했으니까. 그런 그는 심장이 반응하는 혜빈을 앞에 두고 온몸의 피가 한 곳으로 집중되는 느낌을 받았다.

 

 남자의 마음을 가져가버린 여자는 남자의 피를 끓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 한 번도 진심으로 반응한 적 없던 그는 그녀의 앞에서 비로소 진짜 윤 도진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질끈.

 

 주먹을 꽉 쥔 그는 더 이상 혜빈에게 눈길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눈길을 돌렸다. 더 이상 그런 식으로 살면 안 되니까.

 

 마음 같아서는 술기운에 져버려 정신이 흐릿한 그녀를 잠시라도 품에 안아 보고 싶었다. 비록 자신만이 간직하게 될 가슴 떨림의 순간이라도. 하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자신의 심장을 가져간 혜빈에게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하니까.

 

 누나의 마음이 온전히 나를 담을 때. 그때.

 

 그래서 그는 이제부터 그녀의 곁을 계속 지키기 시작한다.

 

 

 

 딩동-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후.

 

 혜빈은 그녀의 방을 찾아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비틀비틀-

 

 걸음걸이가 불안하기만 한 그녀를 뒤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도진은 도와줄까 말까. 거듭되는 고민으로 인해 애가 타기만 했다. 그녀가 비틀거리며 몸이 쓰러지려고 할 때마다 손을 뻗었다 거둔 것이 여러 번.

 

 그러다.

 

 그녀가 술기운을 이기지 못 하고 벽에 기대어 섰다.

 

 "몇 호에 머물고 계세요?"

 

 "놔요. 나 혼자 갈 수 있어요."

 

 혜빈은 도진이 조심스레 내민 손을 뿌리쳤다.

 

 잠시 어지러워서 벽에 기댄 것뿐이지. 혜빈은 아무리 술에 취해도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해결하고자 했다. 평소에 강한 척이란 강한 척은 다 하는 그녀는 술에 취해서도 쉽게 무너지는 법이 없다.

 

 눈앞에 있는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는 그녀는 자신이 여전히 강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초점이 잡힌 그녀는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의 객실 앞에 서서 카드를 대고 문을 열었다.

 

 그런 그녀의 뒤에서.

 

 "-----------------"

 

 희미하지만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객실에 다 왔다는 그의 말에 술로 흐려져 가는 정신을 다잡고자 했던 긴장이 풀려버린 그녀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들어가, 화장을 지우고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아침.

 

 혜빈은 어젯밤 마셨던 술의 숙취로 인해 깨질 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자신이 머무는 객실이었다.

 

 "아야~. 도대체 어제 얼마나 마셨던 거지? 방에 들어온 기억도 없어."

 

 그녀는 물을 마시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따뜻한 물을 몸에 가져다 대자, 숙취로 인해 굳었던 근육들과 피로가 녹으면서 노곤노곤 해졌다.

 

 너무 많이 마셨던 걸까. 씻고 다시 자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 누군가가 나한테 다가왔던 기억이 있었는데?

 

 누구였더라?

 

 누구인 지 알 수 없었다. 어젯밤 바에서 고꾸라진 이후, 도진의 자극으로 겨우겨우 몸을 일으킨 뒤, 정신력으로 객실까지 온 것이었으니까.

 

 아무리 생각 해 봐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뭐. 상관없으려나?

 

 혜빈은 상념에서 빠져나와 따뜻한 물로 허전한 자신의 마음을 달랬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그녀가 머물고 있는 방의 벨이 울렸다.

 

 딩동-

 

 누구지?

 

 혜빈은 머리에 수건을 돌돌 감은 뒤. 간단한 외출복으로 후다닥 갈아입고 문으로 다가갔다.

 

 "누구세요?"

 

 분명 벨이 울렸는데. 대답이 없는 것을 의아하게 여긴 그녀는 문을 살짝 열고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다.

 

 아무도 없었다.

 

 어?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 그녀의 시선이 닿은 문. 그 곳에는 쪽지 한 장이 붙어 있었다.

 

 - 어젯밤 당신을 위험으로부터 구해준 사람입니다. 보답으로 식사 한 번 하고 싶은데. 조만간 연락하겠습니다.

 

 "구해줬다고?"

 

 다가온 사람이 있었던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

 

 순간, 그녀의 머릿속으로 어젯밤의 잔상이 조금씩 스쳐지나갔다.

 

 바에서 자신에게 들러붙은 남자가 있었던 것 같은데.

 

 자신을 데리고 자신의 방까지 온 남자를 뿌리친 기억이 떠올랐다.

 

 "이..이!"

 

 그녀가 도진을 나쁜 놈으로 오해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몇 초에 불과했다.

 

 자신에게 어떤 의도로 접근한 것인지 대충 짐작이 간 그녀는 코에서 뜨거운 김을 뿜으며 손에 들린 쪽지를 구겨버렸다.

 

 

 

 

 

 ***

 

 

 

 

 

 세희는 주말을 맞아 방에서 뒹굴 거리며 노트북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었다.

 

 강 사장에게 받은 돈을 어떻게 다시 야무지게 돌려줄까 고민을 하며 인터넷을 돌아다니고 있는 그녀의 눈에.

 

 오피스텔 라이프라는 블로그가 눈에 들어왔다.

 

 "우와~."

 

 혼자서 밥도 해먹고, 잠도 자고. 무엇보다, 오피스텔만이 가질 수 있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그녀가 대학생 때 그녀의 부모님을 설득하여 오피스텔에서 몇 개월만이라도 살게 해달라고 고집을 부렸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성환은 여자 혼자 사는 것은 위험하다며 반대로 일관하였다.

 

 취직한 자신에게 잠깐의 일탈은 꿈에 불과한 것일까. 남들처럼 부모님 곁을 벗어나 혼자 살며 해볼 수 있는 것들을 다 해보고 싶었다.

 

 오피스텔에서 사는 것은 자신의 로망이자 취직 후 가진 첫 번째 목표였다.

 

 단 몇 개월 만이라도 좋으니.

 

 아빠 오시면 졸라봐야겠다!

 

 세희는 벌써 오피스텔에서 생활할 생각에 푹 빠져 헤벌쭉한 얼굴로 정신없이 블로그를 헤매다 저녁을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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