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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10 화. 연애는 천천히
작성일 : 17-07-07 11:12     조회 : 23     추천 : 0     분량 : 7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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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10 화. 연애는 천천히

 

 

 “다녀왔습니다.”

 

 “왔니?”

 

 부엌에서 들려오는 시은의 목소리에, 세희는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부엌으로 향했다. 그녀의 엄마, 시은은 손님맞이 준비에 한창이었다. 몸값 비싼 한우 불고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월남 쌈 등. 집에서 자주 먹기 힘들었던 메뉴들이 식탁을 차지하고 있었다.

 

 누가 오는 걸까?

 

 “웬일이야? 간만에 실력 발휘를 다 하고. 누구 오기로 했어?”

 

 “어머, 너 연락 못 받았어? 재희가 며칠 전부터 우리 집에 초대해달라고 그래서 오늘 오라고 그랬는데. 정말 아무 연락 없었어?”

 

 “오빠가?! 나는 처음 듣는데?”

 

 그때. 안방에서 나와 그녀를 반겨주며 세희에게 다가온 성환은 그녀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세희 왔니? 우리 딸. 출근하더니 한 달 만에 얼굴이 많이 상했네. 이따가 재희 오면 네 엄마가 큰 맘 먹고 한우 불고기 해뒀으니 다른 음식 말고 이것만 많이 먹어둬.”

 

 아빠까지?

 

 아빠는 평일에 집에 오시는 날이 잘 없는데.. 오신다고 해도 늦게 들어오시는 분이 웬일로?

 

 “아빠. 웬일로 일찍 왔어?”

 

 “하하. 그거 때문에 멍하게 있었던 거냐? 간만에 재희가 우리 집에 놀러 온다는데. 얼굴 한 번 봐야지.”

 

 

 

 그녀의 아버지, 성환은 그녀가 어릴 때부터 재희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셨다. 다른 남자들의 접근은 눈에 불을 켜고 차단하던 그가, 재희가 세희의 곁에 있는 것만큼은 흡족해하셨다. 그냥 아들처럼 든든한 놈이라나 뭐라나.

 

 “딸, 이제 곧 재희 올 시간이야. 손 씻고 식사 준비하렴.”

 

 딩동-

 

 “어. 오빤가 봐!”

 

 세희는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어주었다.

 

 “안녕? 또 보네.”

 

 그녀가 문을 열자, 재희가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꽃다발을 안겨주었다.

 

 “오빠, 뭐야. 나한테는 연락도 안 해주고.”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그랬지. 꽃다발 안 예뻐? 너 주려고 사왔는데.”

 

 “응. 예뻐.”

 세희는 연락도 없이 찾아온 그에게 괜스레 서운한 마음에, 입술을 삐죽였다. 그러다 그가 내민 꽃다발에 저도 모르게 기분이 풀려 생긋 웃는 그녀였다. 그녀도 여느 여성들과 다르지 않은 여자니까. 꽃 싫어하는 여자는 보기 드물다.

 

 재희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부모님께도 인사드렸다.

 

 “아저씨, 아주머니. 안녕하셨어요?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서 와라. 네가 군대 들어간 후에는 우리 집에 온 적이 없으니까. 제대 후 첫 방문인가?”

 

 “네. 하하. 그렇네요. 아주머니는 마지막으로 봤을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젊으시네요. 이거. 아주머니 드리려고 사왔는데. 취향에 맞으실지 모르겠어요.”

 

 “어머. 너도 참. 군대 가고 취직하더니 애가 더 늠름해졌구나. 선물 고마워. 그렇게 서 있지 말고 들어와서 식사하자.”

 

 식탁으로 가자는 시은의 말에, 재희는 세희와 함께 그녀의 손을 잡고 부엌으로 향했다.

 

 그들을 뒤에서 지켜보며 걸어가던 성환은 흐뭇하게 웃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식기 전에 들자고.”

 

 그녀의 부모님이 먼저 식사하시는 것을 본 재희는 그제서야 식사를 시작했다.

 

 “아주머니. 맛있어요. 군대에 있을 때 가끔씩 아주머니께서 해주시는 음식이 생각나더라구요."

 

 “호호. 얘는. 너 그 말 너희 어머니가 들으시면 섭섭하실걸? 이제는 바쁠 일도 없을 테니까 놀러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먹고 싶은 거 해줄게.”

 

 식사를 하며 분위기를 살피던 성환이 은근슬쩍 재희에게 물었다.

 

 “재희 넌 사귀는 사람 있나?”

 

 “아뇨. 부모님께서 은근히 압박을 주시는데, 쉽지 않네요. 하하.”

 

 그러면서 세희에게 슬쩍 눈길을 주는 재희를 성환은 놓치지 않았다. ‘아저씨, 도와주세요’라는 뜻이었다.

 

 음. 식사를 시작한 이후로 틈틈이 세희의 밥 위에 반찬을 올려주고, 맛있게 먹는 그녀를 보며 나오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입술을 씰룩이는 모습까지 그는 다 지켜보고 있었던 성환이었다.

 

 ‘저 놈 보게? 우리 딸이 그렇게 좋나? 아까부터 계속 세희 챙기느라 정신이 없더니. 눈길이 계속 세희에게 가 있네. 허허. 얼씨구. 언제 저렇게 정이 들어가지고. 내가 좀 도와줘 볼까.’

 

 

 

 그녀의 아버지는 세희를 교육 시킬 때, ‘남자들은 전부, 믿을 놈 못 된다.’며 엄하게 가르쳤다. 그런 그에게 딱 한 명의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재희였다.

 

 어릴 때부터 지켜봐 온 재희는 세희를 살뜰하게 챙겼다. 그러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가 지나가고, 수능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그녀의 공부를 봐주고 항상 처음처럼 그녀를 대했다. 나중에 딸아이가 진로 문제로 방황하고 있을 때도 먼저 손을 뻗어 그녀를 이끌어주었다. 그녀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재희의 마음이 정말 마음에 든 그였다.

 

 외동딸 밖에 없는 그에게 재희는 아들보다 더 듬직하고, 된다면 아들 삼고 싶은 존재였다.

 

 재희가 자신의 딸에게 해준 것에 비하면 작은 것이지만. 재희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그를 도와줄 생각을 하고 있던 그였다. 자신의 딸도 아직 연애상대를 못 만난 것 같으니.

 

 남자 둘이 죽이 척척 잘 맞았다. 성환이 아무 것도 모르는 척, 능청스럽게 운을 뗐다.

 

 “그래? 그럼 우리 세희는 어떤가? 자네라면 나도 반대할 이유는 없네만.”

 

 재희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 감사합니다! 세희가 좋다면 저는 좋죠.”

 

 “세희야, 어떠냐?”

 

 응?

 

 그녀는 이제 막, 월남 쌈을 맛있게 싸서 한 입 가득 베어 물려던 찰나였다. 하던 일을 마저 하고 맛있게 먹으며 그녀의 아버지에게 무슨 뜻이냐는 눈빛을 보낸 그녀는.

 

 “재희 말이야. 나는 사윗감으로 찬성인데. 어때?”

 

 “켈록!!”

 

 아버지의 물음에 답을 주기 위해 입에 있던 음식물을 삼키려다 사레에 들리고 말았다.

 

 “켈록! 켈록!!”

 

 “여기 물. 물!”

 

 자신의 질문에 갑자기 사레에 들려 기침을 하기 시작하는 그녀를 보고 되레 놀란 성환은 그녀에게 물을 건네주었다. 그게 그렇게 놀랄 만한 말인가?

 

 

 

 갑작스레 날아온 아버지의 질문에 세희는 당황했다. 남자는 믿지 말라면서 유독 재희 오빠한테는 상냥하셨는데. 그런 이유에선가? 아니. 근데 갑자기 왜 나랑 오빠랑 엮으실려고...

 

 얼굴이 빨갛게 된 그녀는 숨을 가다듬으며 대답했다.

 

 “아직 어려서 결혼은 별로...”

 

 세희는 설마. 진짜 그렇게 되는 일은 없을 거야 하는 생각으로 손사레를 쳤다.

 

 그런데. 그 설마가.

 

 “세희야. 난 네가 결혼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어.”

 

 사람 잡는다.

 

 !!!!!

 

 그녀로서는 솔직하게 조금 혼란스러웠다. 재희가 보고 있다는 것도 신경 쓸 틈이 없을 만큼 표정 관리가 좀처럼 되지 않았다. 난감함이 얼굴 위로 가득 떠올랐다. 어릴 때부터 서로를 알아왔고 함께한 시간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자신에게는 항상 따뜻하고 상냥한 오빠여서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오빠는 사람 좋고 친절한 오빠라는 것. 남자로 보이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하지?’

 

 첫사랑은, 첫 연애는 함께한 시간에 비례하여 감정이 생기고 깊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천천히 때가 되면 하고 싶다.

 

 “아.. 갑자기 그러니까 잘 모르겠어.”

 

 

 

 재희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넌 언제쯤 나를 남자로 봐줄까.

 

 자신의 마음을 인정한 뒤로, 세희와 만날 때마다 그녀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다가갔는데-그녀를 너무 배려한 나머지 남자들의 기준에는 들지도 않는. 그때마다 그녀는 동그란 눈으로 자신을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약자라고. 지난 번 공원에서 그녀를 품에 안은 이후로 그녀를 볼 때마다 손잡고 싶고, 항상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속에서 고개를 들 때마다 그녀가 자신을 돌아봐 줄때까지 참자고 자기 암시를 했었다.

 

 세희가 그녀의 아버지가 마음에 걸려서 그러는 건가 싶어, 오늘은 시은이 해주는 음식을 먹고 싶다 는 핑계로 세희의 집에 찾아왔고. 식사를 하며 그녀의 아버지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내니, 흔쾌히 도와주셨다.

 

 그녀의 아버지가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말은, 자신이 세희의 옆에 있어도 된다는 무언의 허락과도 같은 것이었다. 아주 큰 조력자를 얻은 것 같아서 날아갈 것 같았던 기분이 그녀의 그 한마디로 무참히 박살이 나버렸지만.

 

 성환은 내심 기대했던 것과 다른 딸의 반응에 당황했다. '재희 오빠. 재희 오빠.' 거리면서 항상 따라다니고 좋아했었던 딸인데.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아무튼. 세희의 의견은 나중에 들어보도록 하고. 지금은 차인 것과 다름없는 저 불쌍한 영혼부터 구해줘야겠다고 생각한 그였다.

 

 “으흠! 식사도 다 했는데 재희 넌 나랑 같이 술 한 잔 할까? 괜찮지?”

 

 “네.”

 

 

 

 

 

 ***

 

 

 

 

 

 남자들이 빠져나간 부엌에는 여자들만 남아 있었다.

 

 “하아~.”

 

 “왜? 재희가 사귀자고 했는데 무슨 문제 있어?

 

 “몰라. 나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

 

 “아까 계속 지켜보니까 재희가 생각보다 너 많이 좋아하나 봐. 밥 먹을 때도 사소한 거 하나까지 일일이 다 챙겨주고. 그런 남자 없다?”

 

 “언젠가 오빠도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겠거니 했었는데. 그 상대가 나라니. 오빠는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야지.”

 

 “그럼? 넌 뭐라고 생각했는데? 재희 같이 상냥하고 다정하고 매너 좋은 남자가 뭐가 아쉬워서 널 계속 챙겨준다고 그래. 저런 남자면 엄마도 두 팔 벌려 환영이야.”

 

 “아니. 난 그게 아니라. 재희 오빠가 날 소중하게 아낀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정말 나랑 거기까지 생각을 하고 있는 줄은 몰랐어. 난감하더라. 알잖아. 나 감정에 솔직한 거. 오빠는 그냥 오빠야.”

 

 “음. 엄마도 네 마음 이해하는데. 살면서 두근거릴 수만은 없잖니. 힘들 때는 서로 의지하고 든든하게 버팀목도 되어주고. 엄마는 굳이 고집 부려서 강요할 생각은 없어. 아빠한테는 내가 잘 얘기할게.”

 

 “엄마는, 그래도. 엄마랑 아빠랑 서로 첫사랑이었잖아.”

 

 “응. 너네 보고 있으니까 옛날 생각난다.”

 

 

 

 시은은 자신의 남편과 연애를 통해서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남들이 진짜 인연을 만나면 한 눈에 알아본다던데. 그가 자신에게 있어서 그런 사람이었다.

 

 어릴 적 살았던 같은 동네 오빠를 남몰래 짝사랑하던 그녀는 그가 군대를 갔다는 소식을 접했고. 온 동네를 수소문한 끝에, 그가 있는 부대를 찾아가 대뜸 좋아한다는 고백을 해버렸다.

 

 - 오빠, 저 오빠 좋아해요!

 

 그때는, 당장 고백하지 않으면 그와는 영영 못 볼 줄 알고 애간장이 타서 아무 계획도 없이 일을 저질러 버렸다. 너무 부끄럽고 거절 당할까봐 그의 대답은 듣지 않고 바로 도망을 쳤는데.

 

 휴가를 나온 그가 남긴 편지를 통해, 그도 자신과 같은 마음이었음을 확인하게 된 그녀였다. 그때는 어찌나 부끄럽기도 하고 기쁘던지.

 

 세희만 했을 적의 풋풋했던 자신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럼 엄마가 먼저 고백했어?! 대박!”

 

 “아, 내가 이것까지는 얘기 안 했었나? 호호. 얘~ 이것도 다 뜨거운 청춘이여서 가능한 거 아니였겠니. 그래도 이거 한 가지는 명심해두렴. 먼저 고백하는 것보다는, 고백하도록 만드는 것이 더 짜릿하단다.”

 

 “응? 그런 게 어디 있어.”

 

 시은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딸에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너도 언젠가 연애할 거 아니니. 때가 되면 무슨 말인지 알게 될 거야. 후훗.”

 

 

 

 

 

 ***

 

 

 

 

 

 “한 잔 받아라.”

 

 “아뇨. 제가 먼저 드려야죠. 제 잔 먼저 받으세요.”

 

 베란다로 건너온 성환과 재희는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세희가 답해준 게 없어, 둘에 관한 얘기를 더 이상 꺼내기는 무리였다. 머쓱함에 헛기침이 나왔다.

 

 “흠흠. 아까 세희 때문에 마음 아팠지? 그렇다고 너무 아파하지는 마라. 세희 쟤가 아직 철이 없어서 저러는 걸 거야. 옛날부터 널 아들 삼고 싶은 마음에, 네가 먼 훗 날 세희의 옆에 있는 상상도 많이 해봤단다. 고맙다.”

 

 “네. 저야말로 항상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아직 제가 믿을만한 놈이 안 되나 봐요. 하하.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아저씨.”

 

 “응?”

 

 “저 다음 주부터 세희네 회사에 파견 근무 가게 됐어요. 오늘 찾아온 김에 아저씨께 이 말 드리려구요. 세희네 회사에서 좀 더 자주 보고, 부딪히면서 기다려볼까 해요.”

 

 “뭐? 언제 그런 걸 다 준비했었냐.”

 

 “그게... 그렇게 됐어요. 세희네 회사가 워낙 유명해서 지원자가 정말 많았다고 들었는데. 제가 됐네요. 하하.”

 

 

 

 세희에 관해서는 한없이 부드럽고 조심스럽다가도, 일 처리에 있어서는 빠르고 정확한 재희였다.

 

 ‘녀석. 소심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보면 볼수록 괜찮은 놈일세.’

 

 “그런 거는 나한테 일일이 허락 받지 않아도 괜찮아. 너희 둘이 알아서 하겠지. 네가 세희 쪽으로 가게 되면 사내 연애를 하게 되는 건가? 하하. 세희, 부탁한다.”

 

 “네. 걱정 마세요.”

 

 “그래. 남자는 그래야 돼. 보면 볼수록 세희 남편감으로는 너무 과한 것 같단 말이야.”

 

 “하하. 과찬이세요. 제 잔 더 받으세요.”

 

 

 

 

 

 ***

 

 

 

 

 

 재희는 현관에 서서 세희의 부모님께 인사드렸다.

 

 “오늘 감사했습니다.”

 

 “그래. 부모님께도 안부 전해주고.”

 

 “네.”

 

 “세희야, 오빠 배웅해주고 오렴.”

 

 “응.”

 

 세희가 재희를 배웅하러 나가자, 시은은 남편의 손을 잡고 그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여보.”

 

 “응?”

 

 “자기가 세희를 아끼고 좋은 신랑감 붙여주려 하는 마음은 이해하는데. 애한테 너무 강요는 하지 말았으면 해요.”

 

 “왜? 아까 무슨 일 있었어?”

 

 “정말 딸을 아끼면 애 표정도 유심히 살펴봐요. 마음에서 반응이 없는데 어떻게 연애를 하냐며 부담스럽다잖아.”

 

 내 딸이 부담스러워 했던거구나. 그런데. 저렇게 좋은 남자를 두고 연애를 하지 않겠다는 말은, 평생 솔로로 살겠다는 뜻 아냐? 내 딸 받아줄 남자는 재희 밖에 없는데.

 

 “알았어. 근데 당신도 옛날부터 재희를 봐서 알잖아. 저런 사윗감을 어디서 구해!”

 

 그는 뾰루퉁한 표정으로 아이처럼 대답했다

 

 “쓰읍. 이제 그만해요. 네? 세희가 정말 재희의 짝이면 언젠가 둘이 연애하고 있지 않겠어요? 이제 세희에 관해서는 내버려두자구요. 걔도 이제 다 컸어요.”

 

 그러면서 자신에게 포옥 안겨오는 그녀로 인해 그의 고집은 한 풀 꺾어졌다.

 

 언제 봐도, 몇 번을 봐도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나의 아내. 사랑하는 만큼 내가 져줘야지.

 

 “알았어.”

 

 그는 언제 자신의 의견을 내세웠냐는 표정으로 시은의 앞에서 꼬리를 내렸다.

 

 남자는 늙어서라도 애라고. 자신의 아내 앞에서는 한없이 여려지고 약해지는 그였다.

 

 

 

 

 

 ***

 

 

 

 

 

 “들어가도 돼. 들어가.”

 

 어느덧 제법 쌀쌀해진 밤공기에, 세희가 걱정된 재희는 그녀에게 들어가라며 손짓했다.

 

 “응. 오빠 조심해서 가. 아까..는 미안. 내가 너무 갑작스럽게 그런 질문 받아서......”

 

 “알아. 아, 세희야.”

 

 “응?”

 

 “전에 내가 너네 회사에 찾아가도 된다고 했던 말 기억나?”

 

 “아... 응!”

 

 “그 말, 아직 유효하지?”

 

 “물론이지! 놀러오게?”

 

 “놀러간다..라. 뭐. 다음 주에 네가 있는 회사에 갈게. 그때 보자.”

 

 세희가 본 재희의 등을 돌린 모습이 오늘 따라 처량하게 느껴졌다. 오빠도 빨리 좋은 여자 만나서 결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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