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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11 화. 승부욕이라는 철저한 벽
작성일 : 17-07-10 11:49     조회 : 25     추천 : 0     분량 : 6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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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11 화. 승부욕이라는 철저한 벽

 

 

 

 지원은 세희를 통해 전해 받은 서류들을 검토하고 있었다. 이제 막, 오전의 마지막 결재를 마친 그는 어깨의 뭉친 근육을 풀며 의자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봤다.

 

 추위가 조금씩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하는 가을. 지원이 내려다본 길거리에는 팔짱을 끼거나, 떨어지기 싫어 딱 달라붙어 있는 커플 몇 쌍이 눈에 들어왔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옷차림으로 보아하니 대학생 커플들이었다. 이 시간에 길거리에서 연애나 하고 다니는 직장인이 있다면 해고감이었으니.

 

 '연애라...'

 

 지원의 얼굴이 여자들에게 인기가 넘칠 만한 외모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창시절이나 대학생 때 여자 친구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 그의 마음이 메말라 버렸을 때, 사랑이라는 감정도 가슴의 저편으로 사라졌기 때문에. 그에게 여자 친구란, 귀찮기만 한 존재에 불과했다.

 

 자신에게 다가왔던 여학생들도 있었으나. 언젠가 헤어질 날이 온다면, 들어버린 정에 상처받을까 봐 처음부터 사귀게 될 가능성을 만들지 않았다. 대학생 때 여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마음 졸이며 술을 끼고 살던 친구들을 곁에서 봐왔기 때문에 자신은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었다.

 

 사랑을 모르는 그는, 그 감정에 공감할 수 없었으니까.

 

 사람은 직접 체험해 보지 않으면 깨닫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메마른 땅에 비가 내리지 말란 법이 있나.

 

 그런 그의 곁에. 작고 귀여운 씨앗 하나가 어느새 땅에서 싹을 틔울 준비를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언젠가...

 

 

 

 

 

 ***

 

 

 

 

 

 똑. 똑. 똑.

 

 "사장님."

 

 장 비서가 강 사장의 다음 일정을 위해 사장실에 들어왔다.

 

 "아. 벌써 시간이 됐나? 가지."

 

 지원은 장 비서의 노크로, 상념에서 벗어나 그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오늘은 R 그룹의 사원들이 그의 회사에서 6개월간의 업무 교류를 위해 오는 날이었다.

 

 K 그룹은 사원들의 업무 증진과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그들에게 상호 간의 업무 교류라는 명목의 교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학교에 교환 학생이 있다면, K 그룹에는 교환 사원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었다.

 

 K 그룹은 국내 최고의 사원 복지와 독특한 시설을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일해보고 싶은 곳이었다. K 그룹 직원들의 회사 자랑을 들은 주변인들은 저마다 입에 거품을 물고 로망을 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번 R 그룹 쪽에서의 경쟁률이 지난 번보다 더 높았다고 합니다."

 

 장 비서의 말에, 지원은 당연한 듯이 얘기했다.

 

 "항상 우리 회사에 서로 오려고 그러니 그럴 수밖에. 경쟁률이 높다고 해도 도진이가 알아서 뽑아뒀겠지."

 

 

 

 한 가지 더.

 

 K 그룹이 R 그룹과 상호 교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R 그룹 부사장이자 지원의 대학 동기인 윤도진의 역할이 컸다. 그는 여자를 한 시라도 손에서 뗄 수 없고, 놀기 좋아하는 한량으로 알려져 있었다. 사실은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기 싫어 한량 놀이를 하는 것뿐이라고.

 

 도진에 관한 무수한 소문과는 별개로, 지원이 아는 그는 일 처리에 있어서 확실했다. 문제는 그 일이 지원과 관련 있을 때만 그가 능력을 발휘한다는 거였지만.

 

 "사장님께서 그 말을 하시면, 식사 한 번 하자고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지원의 행동까지 모두 꿰뚫고 있는 도진이었다.

 

 지원은 뾰루퉁 했다. 내가 분명히 바빠서 당분간 시간 못 낸다고 했을텐데.

 

 지난 달에 같이 식사하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통화하던 사이인데 뭐가 아쉬워서 자꾸 불러내? 같은 남자끼리 연애라도 할 생각인가.

 

 "나중에 내가 연락해보도록 하지."

 

 지원은 장 비서의 안내를 받으며 R 그룹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사무실로 들어갔다.

 

 

 

 

 

 ***

 

 

 

 

 

 세희는 어젯밤 잠을 설친 탓에 머리가 몽롱했다. 확실하지도 않은 미래의 남자 친구와 남편을 생각하며 한참을 고민하다 잠이 들었으니 그럴 만 했다. 스트레칭을 하면서, 곧 있을 점심시간 때 식당에서 레모네이드를 한 잔 마셔야겠다고 생각한 그녀였다.

 

 새콤달콤한 게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는 최고의 약이었으니.

 

 '아, 레몬 생각하니까 벌써 입에서 침이 나네. 히~.'

 

 그녀가 레모네이드를 먹을 생각에 들떠 있을 때, 기획팀 사무실의 문이 열렸다.

 

 달칵-

 

 "모두 주목 하세요."

 

 지원이었다.

 

 어?

 

 그녀가 아는 강 사장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부서로 내려오는 일이 없었다.

 

 무슨 일이시지?

 

 "오늘부터 6개월 동안 R 그룹과 저희 회사가 매년 시행하는 교환 사원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새로 오신 분들은 교환 사원에 대해 궁금하신 사항들이 있으면 첫 날에 나눠드린 책자를 참고하도록 하세요. 이번에 기획팀에서 일하게 될 직원은 한 명입니다. 나오세요."

 

 지원의 부름에, 누군가가 그의 뒤에서 앞으로 걸어나왔다.

 

 어.. 어?!!

 

 오빠가 말했던 게 다 이거 때문이었어?!

 

 "안녕하세요. 박재희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재희는 강 사장의 뒤에서 나와 인사를 하며 기획팀 식구들 전체를 훑어보다, 세희와 눈을 마주치고는 씨익 웃어보였다.

 

 지원은 자신의 회사에서 처음으로 일하게 된 직원이, 자신도 처음 보는 얼굴인데. 세희를 보며 웃어주자 갸우뚱했다.

 

 뭐지?

 

 "앞으로 박재희 씨와 함께 더 좋은 팀워크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지원은 그를 향한 궁금증을 뒤로한 채, 기획팀에 재희를 소개해 주는 것을 끝으로 사장실로 올라갔다.

 

 

 

 

 

 ***

 

 

 

 

 

 세희는 재희에게 다가갔다.

 

 "안 그래도 다른 회사에서 누가 올 거라고 해서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직원이 오빠였어?!"

 

 "응. 내가 얘기했잖아. 너네 회사 가도 되냐고."

 

 "난, 그냥. 진짜로 놀러오려는 줄 알았지. 이렇게 올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진작에 얘기해주지."

 

 재희는 교환 사원에 합격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날아갈 것 같았다. 주말에만, 그것도 세희가 피곤할 때는 그녀를 만나지 못 해 그녀가 너무 보고 싶었다. 아쉬운 마음에, 하루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신청한 교환 사원.

 

 심지어 그녀와 같은 팀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부터. 같은 팀 동료로서,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로서 다른 남자가 들어올 틈도 주지 않고 그녀에게 다가갈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재희는 몰랐다. 자신이 아무리 힘을 써도 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세희와 함께 있을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을 꾸욱 눌러 감추고 어린 아이가 떼쓰듯 말했다.

 

 "좀 봐 줘. 나 너랑 같이 6개월 동안이나마 일 할 수 있게 되서 얼마나 기쁜 지 몰라."

 

 그때, 기획팀 팀장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들에게 다가왔다.

 

 "세희 씨, 누구..?"

 

 "아. 제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오빠에요. 오빠 인사드려. 우리 팀 팀장님이셔."

 

 "안녕하세요?"

 

 그녀는 팀장답게 쿨한 몸짓으로 그와 악수를 나눴다.

 

 "네. 후후. 반가워요. 앞으로 서로 열심히 해 봐요. 세희 씨, 뭐 해. 새로 온 직원 분한테 우리 회사 소개 시켜줘야죠?"

 

 눈치가 빠른 팀장은 그에게 행운을 빈다는 눈짓을 해보이며 어서 가보라고 손짓했다.

 

 "네. 알겠습니다. 오빠, 가자."

 

 재희는 팀장에게 배려해줘서 고맙다는 뜻으로 고개를 가볍게 숙인 뒤 세희를 따라나갔다.

 

 

 

 

 

 ***

 

 

 

 

 

 지원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창밖을 멍하니 쳐다봤다.

 

 아까 그 남자.

 

 박재희라고 했던가.

 

 분명히 오늘 처음 본 사이가 맞는데도 불구하고 어딘지 모르게 얼굴이 낯익었다. 세희를 보며 씨익 웃는 얼굴. 아까는 그저 둘 사이가 뭘까하는 호기심이 생겼을 뿐이어서 제대로 얼굴을 훑어보지 못했다.

 

 가만. 그 웃는 얼굴. 분명...

 

 아!

 

 저번에 레온이랑 공원에 갔을 때 그 여자랑 함께 있던 남자구나!

 

 세희에게 지어주는 부드러운 표정이 아니었다면, 캐주얼한 재킷에 청바지를 걸친 부드러운 모습과 회사에서의 긴장된 모습이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달라서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 했다.

 

 그때 세희를 보던 그의 눈빛이, 그가 그녀를 무척 아끼는 듯했다.

 

 애인인가....

 

 

 

 

 그들을 향한 호기심과 함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쓸데없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그는 도진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 여어~. 진작에 연락주지 그랬냐. 덕분에 너 기다리느라 이 오빠, 목 빠지는 줄 알았다. 」

 

 능글거리며 장난끼가 가득한 목소리로 자신의 전화를 받는 도진이었다.

 

 '이 놈은 틈만 나면 나를 도발한다.'

 

 한량 연기하다 진짜 한량이 된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는 도진에게 박재희에 대해 묻기 위해 전화를 했으나. 분위기를 이상하게 몰아가는 그의 태도에 기분이 상했다.

 

 당연히 말이 곱게 나갈 리가 없지.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 내가 분명 바쁘니까 자주 연락 못 한다고 했을 텐데?”

 

 「 워워워~. 장난이야, 장난. 아, 정말. 넌 아직도 내 스타일에 적응 못 했냐? 너도 잔소리 폭탄 좀 그만 날려 임마! 네가 내 마누라도 아니고. 무슨 남자가 잔소리만 달고 사냐? 그리고, 야. 친구 좋은 게 뭐냐. 내가 너 덜 힘들게 하려고 우리 직원들 보낼 때 얼마나 심사숙고해서 뽑은 건데! 나한테 그러면 섭하지. 」

 

 “고작 그거 때문에 밥 먹자고 장 비서한테 전달해달라 그런거였냐?”

 

 「 고작 그거?! 에헤이~ 이 양반이. 넌 연애를 안 해봐서 그러는 건데, 자주 만나고 밥도 먹으면서 정이 싹 트는 거다? 그리고 같이 밥 먹는 게 뭐가 어때서! 」

 

 자신이 연애 못 했다는 걸 가지고 몇 년째 재탕하고 있는 도진이었다. 도진은 대학생 시절부터 지원과 어울리면서 스스럼없이 지내왔다. 까칠하고 차가움으로 무장한 지원에게 능글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 능글거리는 말투에 말려든 지원의 사소한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알게 된 도진은-지원이 집에서 레온에게 애교부리는 것을 제외한. 언젠가부터 지원에게 저런 식으로 장난을 걸기도 했다.

 

 으득. 이걸 그냥.

 

 “그래서, 너랑 나랑 지금 연애라도 하겠다는 거야? 넌 남자도 밝히냐? 이제 게이로 갈아탔다고 소문낼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역시,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지원 다웠다.

 

 「 야! 말이 그렇다는 거지. 난 여자가 좋다고. 」

 

 대답할 가치가 없으면 상대를 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 있음에도. 지원은 도진이 저렇게 나올 때마다 반응을 보였다. 지원을 모르는 남들은 그를 보고 차갑다고 하지만 도진은 자신이 툭하고 건드리면 욱하고 반응하는 그에게 흥미가 생겼었다.

 

 그렇게 매번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지내다보니 어느덧 오랜 벗이 되어 있었다.

 

 능글거리는 도진의 페이스에 지원이 불가항력으로 말려들 수 밖에 없었던 거지만.

 

 이러니 내가 널 가만둘 수가 없구나, 친구야!

 

 “근데 너 언제까지 한량 연기하고 있을건데?”

 

 「 형이 회장 자리 받으면. 아버지는 형보다 내가 더 적임자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서. 」

 

 지원의 물음에, 도진은 능글거리는 표정을 지우고 진지하게 답했다. 자신도 아버지께서 빨리 자신을 포기하고 형에게 회사를 물려주셨으면 했다. 나름 열심히 하는 형보다, 자신을 더 탐내시는 아버지에게 반항하기 위해 시작한 한량 놀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회사라는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적당히 해. 나중에 시간 되면 우리가 자주 가는 술집에서 보자.”

 

 「 알았어. 」

 

 지원은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른 뒤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대었다. 통화하다보니 그답지 않게 페이스를 잃고 말려들었다. 역시 이 놈에게는 뭘 부탁할 수가 없다. 도진에게서 장난과 능글거림을 빼면 아무 것도 없을 정도로 그는 그의 지위를 위한 이미지 관리는 관심이 없는 듯 했다. 나중에 내가 정말 필요할 때가 되면 그때.

 

 '급한 것도 아니니 보류하도록 하지.'

 

 지원은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점심 시간이었다.

 

 

 

 

 

 ***

 

 

 

 

 

 차를 준비 시키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장 비서에게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지원은 자신에게 인사하는 직원들에게 가볍게 끄덕이고는 정문으로 걸어갔다.

 

 그런 그의 시야에 들어온 젊은 남녀 한 쌍.

 

 세희와 재희였다.

 

 그 둘은 뭐가 그리 신이 나는 건지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점심 시간이어서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다 들어오는 길인 모양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홀을 지나오는 사이, 재희가 세희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사람들이 볼까 신경이 쓰여 그에게 잡힌 손을 빼고 얼른 엘리베이터 쪽으로 오던 세희는 지원과 마주쳤다.

 

 "아. 사장님."

 

 지원은 자신에게 인사하는 그녀를 차갑게 무시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차에 오른 지원은 시트에 몸을 기댄 후 눈을 감았다. 항상 당당하기만 했던 그가 오늘따라 쓸쓸해 보였다.

 

 아까 본 그 둘. 뭐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잘 어울렸다. 그녀는 그렇게 웃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 그녀의 티없이 맑은 미소는 보는 사람의 기분까지 좋아지게 하는 힘이 있었다. 아까 본 그녀의 얼굴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웃는 여자의 얼굴이라면 신물이 날 정도로 많이 봐 온 그의 머릿 속에 꽤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되었다.

 

 나는 한 번도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그녀는 다른 직원들과는 달랐다. 무서우면 피하거나, 자신의 말에 순응하기 마련인데. 자신에게 반항을 했고. 회사 내의 여자들이 그를 향해 보이던 여성스러운 모습-애교를 떨거나 가식적인 목소리가 아닌. 그녀의 냉랭하고 딱딱한 모습에 신기했다.

 

 오히려, 그녀의 직무를 열심히 해내려고 하는 열정을 보여 그녀를 보던 시선이 조금 누그러지기까지 했었다.

 

 그녀를 괴롭히기 위해 시작했던 심부름들도 처음에는 황당해 하고 힘들어하는 것 같더니, 이제는 적응 했는지 가볍고 빠른 몸놀림을 구사하여 처리했고. 가지 수가 하나씩 늘 때마다 승부욕에 타오르는 눈빛을 보내 자신을 자극하기까지 했다.

 

 '승부욕이라...'

 

 승부욕이라면 지원도 자신이 있었다. 자존심 세고 지기 싫어하는 그였으니까.

 

 그녀의 웃음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었다. 자신의 앞에서도 그렇게 웃어주었으면 한다.

 

 '반드시 그 웃음, 내 앞에서도 나오게 해주지.'

 

 승부욕이라는 철저한 벽에 가려진 세희를 향한 그의 호기심이 얼어버린 그의 마음을 두드리며 그의 내면에 조금씩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이때의 지원은 자신의 진심을 알지 못했다.

 

 그의 얼어붙은 마음은 승부욕이라는 욕심으로 시작하여, 어느 순간 보게 된 햇살에 의해 조금씩 녹으며 태양에 물들기 시작한다.

 

 

 

 훗날의 그는 후회했다.

 

 자신의 마음을 너무 늦게 깨달아버렸음을.

 

 사람을 향한 끌림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지원도 세희에게 충분히 남자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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