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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전을 사랑한 남자
작가 : 샤뚜르
작품등록일 : 2017.7.5

강지원, 29살의 젊은 사장은 얼음 왕자라는 별명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직원들도 피해가는 그에게, 회사의 햇병아리가 어느 날 찾아와 태클을 건다. 그는 그녀가 만만했었다. 이세희, 24살의 인턴 사원. 상상 속 50대 사장과는 다른 조각미남이 나의 상사라니! 사랑 때문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 남자와 귀엽지만 반전 있는 그녀의 좌충우돌 연애 이야기.

 
제 9 화. 램프의 요정과 영웅
작성일 : 17-07-07 11:11     조회 : 28     추천 : 0     분량 : 7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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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사랑한 남자

 

 

 

 

 

 제 9 화. 램프의 요정과 영웅

 

 

 

 지원은 사무실에 앉아 어제 저녁의 일을 떠올렸다. 평소에는 밖에서 얌전히 자신의 품 안에만 있던 레온이 자신의 품을 벗어나 세희에게 달려가더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한참을 울어대었다. 마치, 자신을 탓하는 것처럼.

 

 

 

 

 

 ***

 

 

 

 

 

 어제 저녁.

 

 지원은 세희에게 달려간 레온 때문에 세희가 걸음을 멈추었던 근처의 벤치 뒤에서 속이 바싹바싹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레온은 레온대로 신경이 쓰이고. 그렇다고 당당하게 걸어 나가서 인사를 할 수도, 그렇다고 지나가던 행인 행세를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천하의 강 지원이 남의 눈치나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발을 동동 구르며 눈을 이리저리 굴리던 그의 눈에.

 

 그가 몸을 숨기고 있는 벤치 뒤편에서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려던 불량 고등학생이 들어왔다.

 

 오토바이 헬멧을 착용하고, 막 시동을 걸려던 그에게 지원은 최대한 몸을 낮추며 다가갔다.

 

 “거기 학생. 내가 그게 좀 필요한데.”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세상에 불만이 많은 불량 고딩의 눈빛에 잠시 기가 막혔지만, 지원은 세희에게서 레온을 되찾아 와야 한다는 사명감을 지닌 사업가의 얼굴로 응수했다. 사업가 강지원은 차가움 그 자체였으니까.

 

 지원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허리를 쭉 피며, 지갑을 꺼내 손에 노란색 돈을 몇 장 들고 살랑살랑 흔들어 보였다.

 

 “내가 그 헬멧이 필요하거든? 얼마를 지불하면 되겠나?”

 

 그 학생은 아까와는 다른, 분위기를 압도하는 차가운 눈빛에, 늑대 앞에선 하룻강아지처럼 기가 죽었다. 조용히 물러나야 할 때임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ㄱ.. 그냥 드릴게요! 가지세요!”

 

 

 

 

 헬멧을 쓰고 세희 앞에 나타났다, 레온과 집으로 가는 길.

 

 “냥! 냥! 냥! (왜 숨은 건데! 그리고 그 헬멧은 또 뭐냥!!!)”

 

 “레온. 왜 그랬어.”

 

 “냐앙 냥 (이 바보야. 억지로 끌려가는 결혼은 싫다며? 그래서 좀 도와주려고 했더니 이게 뭐냥? 난 그 여자 마음에 든다 냥!)”

 

 “이 동네에서 그 여자를 만날 생각은 꿈에도 못했어. 내가 아까 너 데리고 오려고 불량 고등학생한테서 이 헬멧 받느라 얼마나 애썼는데.”

 

 레온은 콧방귀를 끼며 들은 채 만 채했다. 말이 좋아 애를 썼다고 하는 거지, 날카로운 눈빛 하나면 상대방의 기를 누르는 것쯤이야 그에게는 식은 죽 먹기나 마찬가지였다.

 

 레온은 답답했다. 피 끓는 이십대 맞냥? 왜 이렇게 남자가 철벽이야? 이 귀여운 외모로 오작교 놔주겠다잖아!! 연애도 해보고, 가슴 절절하게 애틋한 사랑도 해보라고!!

 

 “냥냥 냐앙 (흥이다옹! 모른다옹! 이제 주인 마음대로 잘해보라 냥!!)”

 

 레온의 잔소리와 삐진 듯한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되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제야 생각이 났다. 자신의 품에서 빠져나가, 세희를 향해 뛰어간 레온을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세희의 옆에 있던 남자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누구지?

 

 

 

 

 

 ***

 

 

 

 

 

 세희는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강 사장의 잦은 심부름으로, 점심을 사내식당에서 해결할 여유가 없었던 그녀는 입사한 이후 처음으로, 맛있다고 소문난 K그룹의 사내식당을 경험하고 오는 길이었다.

 

 주방장이 엄선한 식재료들로 만든 집 밥 같은 메뉴들. 게다가, 그 많은 메뉴들이 뷔페식으로 제공이 된다. 심지어 디저트까지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메뉴들로 다양하게 준비가 되어 있다.

 

 처음으로 보게 된 식당의 독특한 인테리어와 맛있는 음식들의 향연으로, 그녀는 정말 즐거운 식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메뉴도 다양해서 일일이 조금씩 다 맛 본 나머지, 너무 배가 불러서 식곤증이 올 정도니 말이다.

 

 보일 듯 말 듯, 하품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 준후가 다가왔다.

 

 “세희 씨! 잘 지냈어?”

 

 “어? 준후 씨야 말로 잘 지냈어요? 마케팅 팀 업무는 이제 좀 적응했어요?”

 

 세희는 강당에서 멘토를 지정 받고 각자의 부서로 헤어진 후, 그와 처음으로 만났다. 자주는 아니라도 틈틈이 문자도 하며 연락을 하고 지냈지만, 문자는 글자로 밖에 표현이 안 되기 때문에 제약이 많아서 그가 더 반가웠다.

 

 “응. 우리 팀장님은 신입 인턴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친절하게 이것저것 다 알려주시거든. 덕분에 아직 정식 채용이 되지도 않았는데 자부심이 생겨서 회사 다닐 때 에너지가 팍팍 솟아. 가끔씩, 사장님께서 지시하시는 일이 전달되면 조건이 까다로워서 머리가 아프지만. 세희 씨는 적응했어?”

 

 세희에게 착한 대우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녀에게 죄가 있다면 멍하게 있다 강 사장의 눈에 든 것일 것이다. 팀장에게 배정되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홀라당 날려 먹었으니 말이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도 시원하게 하소연 하지 못 하는 불쌍한 내 인생! 대답하는 목소리 역시 우울했다.

 

 “아시잖아요. 저 사장님이 멘토셔서 찍 소리도 못 하고 살아요.”

 

 축 쳐진 세희의 어깨에 준후가 자신의 입을 가리며 다른 쪽으로 화제를 전환 시켰다.

 

 “아! 맞다! 내 정신 좀 봐. 하하. 이거, 내가 눈치 없이 너무 배부른 소리만 했나? 답답한데 얘기하기 껄끄럽다면 우리 자리 옮길까? 세희 씨 직원 휴게실 한 번도 구경 안 해봤지? 거기로 가자! 가는 김에 구경도 하고. 장난 아니야~”

 

 “직원 휴게실요? 어느 회사에나 다 있는 곳인데. 뭐 특별한 거 있어요?”

 

 “우리 회사 식당이 장난 아니듯이, 휴게실은 더 장관이야.”

 

 뭐가 있길래 준후가 저렇게 열성인 걸까?

 

 잠시 후, 그를 통해 처음 놀러 간 그곳은 그야말로 천국이라 할만 했다.

 

 

 

 

 

 ***

 

 

 

 

 

 띵동-

 

 엘리베이터의 도착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다 왔어.”

 

 준후가 세희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직원 휴게실이라면 이 층 어딘가에 있다는 뜻일 텐데. 그는 더 이상 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왜 안내해주다 마는 거지? 안 보이는데?

 

 “어디 있어요?”

 

 “여기.”

 

 준후가 양 팔을 벌리며 대답했다.

 

 “네?”

 

 “이 층 전체가 다 직원 휴게실이야. 자세한 건 천천히 둘러보면서 직접 구경해 봐.”

 

 말도 안 돼. 어느 회사가 직원들을 위해 한 층을 다 직원 휴게실로 내준다는 말이야. 그것도 언론에서 가끔 조명하는 벤처기업처럼 분위기가 자유롭지 못한 대기업이. 정신 나간 것이 아니고서야 그런 건 현실에서 불가능 할 거야.

 

 세희는 준후와 함께 입구로 들어설 때까지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런데.

 

 진짜 있었다!

 

 정신 나간 대기업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벽 한쪽을 다 차지하고 있는 북 카페와 만화방. 그 사이에는 원하는 음료수를 마실 수 있는 대형 냉장고와 고급 커피 머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니, 업무에 지친 직원들을 위해 설치되어 있는 안마 의자들이 보였다.

 

 “이게 진짜 저희 회사 직원 휴게실이에요?”

 

 세희는 처음 보는 꿈만 같은 광경에 입이 떡하니 벌어져 다물 수 없었다. 여기가 진짜 내가 다니는 회사야?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회사의 직원 휴게실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와 시설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때, 장난 아니지? 그리고 저기 보이는 코너를 돌면 게임방도 있어.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게임방을 차지하려는 남자 직원들의 경쟁이 장난 아니라고.”

 

 세희는 준후의 설명을 들으며 정신없이 휴게실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세희 씨. 이게 다가 아니야. 따라 와봐.”

 

 뭐가 또 있어?

 

 세희는 기대되는 표정과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를 따라갔다.

 

 

 

 

 세희가 본 K 그룹의 휴게 시설들은 램프의 요정이 만들어 놓고 간 마법 같았다. 하나씩 구경할 때마다 '어떻게 이런 것들이 있을 수가 있지?'하며 마치 꿈속에 와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그녀가 본 것들이 전부가 아니라니.

 

 양파처럼 까면 깔수록, 재밌어지는 미로 같았다.

 

 아까와는 다른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차분하게 가라앉은 공기가 세희의 몸을 휘감았다.

 

 여기는 어디지?

 

 “여기서는 목소리를 조금 낮춰야 돼. 놀라지 마? 여기는 야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마련된 객실이야. 호텔 부럽지 않을 만큼 인테리어와 시설에 신경을 써서 직원들이 제일 좋아하는 곳이래. 20개 밖에 되지 않는 객실이지만, 꼭 야간 근무자가 아니더라도 무인 시스템을 통해 예약만 하면 언제든지 쓸 수 있어.”

 

 “진짜 여기가 저희 회사가 맞아요? 지금 제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현실 같지가 않아요.”

 

 “안 믿기지? 나도 처음 구경했을 때 얼마나 놀랐는데.”

 

 그녀는 휴게실을 둘러볼 동안 문득 떠오른 찝찝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인테리어 느낌을 봐서는, 강 사장의 집무실과 겹쳐지는 것이. 자꾸 생각하기 싫은 남자가 떠올랐다.

 

 “준후 씨. 이 시설들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알고 있어요?”

 

 “아.. 그건.”

 

 “그건 내가 설명 해주도록 하지. 사장님께서 취임하신 후 대대적으로 딱딱한 회사 분위기를 바꾸시고자 여러 부분에 손을 대셨는데. 이 직원 휴게실도 그 중 하나야. 사장님께서는 직원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일하시기를 바라시네. 겉으로는 날카로운 분이시지만, 직원 사랑이 극진하시다고 기업인들 사이에 소문까지 날 정도라네.”

 

 “그리고 이건 믿거나 말거나 하는 소문인데, 이 층 어딘가에는 사장님만 쓰시는 객실이 하나 있다고 하네. 회사 생활 오래한 나도 그곳이 어디에 있는지는 몰라. 오직 사장님과 장 비서만이 안다고 전해진다네.”

 

 언제 왔는지 모르는 사이, 성 이사가 그들의 뒤에서 말을 걸었다.

 

 “이사님!”

 

 성 이사는 자신의 등장에 놀라, 고개를 꾸벅 숙이는 그들을 보며 중간에 끼어든 것이 무안한 듯이 머쓱하게 웃었다.

 

 “허허. 놀라게 했다면 미안하네. 오늘은 내가 야간 근무 책임자라서 잠시 눈을 좀 붙였다가 나오는 길이었는데 자네들 얘기가 들리질 않나. 아, 자네가 이 세희인가?”

 

 성 이사는 세희의 목에 걸린 직원 카드를 보며 물었다.

 

 “네. 안녕하세요?”

 

 “그래. 앞으로도 둘 다 열심히 해주게.”

 

 그 말을 한 성 이사는 세희를 쳐다보다, 그 둘의 어깨를 다독이고 갔다.

 

 “구경도 다 했겠다. 우리 커피 한 잔 하러 가자. 시간 괜찮지?”

 

 “네.”

 

 지금쯤이면 강 사장은 임원 회의에 참석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업무 핑계로 그녀를 괴롭힐 여유가 없었다. 그 사이에 별 일 있겠나 싶은 세희였다.

 

 

 

 

 

 ***

 

 

 

 

 

 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 머신이 있는 곳으로 간 세희와 준후는 삼삼오오 모여 있는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아까 휴게실 구경 시켜줘서 고마워요. 준후 씨 아니었음 저렇게 좋은걸 모르고 1년을 보냈을 지도 몰라요.”

 

 “좋은 건 같이 나누라고 있는 거니까. 커피 다 됐다”

 

 커피가 담겨 있는 컵을 손에 들고 자리를 옮기려는 세희의 등 뒤가 따가웠다.

 

 그녀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주변을 쳐다보자, 아까 모여 있던 직원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뭐지? 왜 나를 봐?

 

 세희를 힐끔힐끔 쳐다보던 그들 중 한 명이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저.. 이 세희 씨 맞나요?”

 

 “네. 제가 이 세희인데 무슨 일이신지...?”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세희에게 다가온 그녀가 갑자기 활짝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그녀는 세희의 손을 덥썩 잡았다.

 

 “반가워요! 저 세희 씨 팬 할래요!”

 

 이건 무슨 상황이야?

 

 세희의 손을 잡은 여자가 낸 기쁜 목소리를 시작으로 무리지어 있던 이들이 하나둘씩 그녀에게 다가왔다

 

 “세희 씨,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어?”

 

 “세희 씨. 난 사장님이 이 회사에 들어오셨을 때부터 원래 그런 성격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그런 생각은 꿈에도 못했어. 대박!”

 

 “네? 그게 무슨 말씀인지 전혀 모르겠는데요. 하하.”

 

 ‘지금 이게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이 이해가 되지 않아, 얼떨떨한 표정으로 멍하게 있던 세희는.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그들의 열렬한 환대 속에서 준후와 함께 합석했다.

 

 지금 모여 있는 직원들은 세희보다 선배들이었는데, 그들의 설명은 이러한 것이었다.

 

 지원은 절대 모를 이야기.

 

 

 

 

 

 ***

 

 

 

 

 

 며칠 전.

 

 본가로 가기 위해 사장실 나온 강 사장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탄 직원들. 그들은 직원 회의실에서 있었던 직원회의를 마치고 바로 퇴근하던 길이었다.

 

 다른 기업들은 사장실이 회장실과 함께 최고층에 위치하는 반면. 지원이 있는 K 그룹은 직원 회의실이 최고층에 위치하고 그 밑에 사장실이 자리하고 있다. 회사를 키워나가는 건 직원들이지, 사장의 역할이 아니라고. 사장은 좋은 길을 갈 수 있게 끌어주는 존재라고 주장한 지원의 의견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가 사장으로 취임한 직후, 직원들과 거리를 둬서는 안 된다며 사장 전용 엘리베이터의 운영을 중단했다.

 

 직원 회의실의 위치와 장벽 없는 엘리베이터 덕분에. 사장실이 있는 층에서 탄 무표정한 강 사장을 앞에 두고, 그들은 서로의 눈치만 살피기 바빴다.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야?

 

 자신들만 타고 있을 때까지는 깨끗했던 공기가 어디서 흘러나오는 비릿한 젓갈 냄새 때문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장난 아니야~ㅠㅜ]

 

 [이거 젓갈 냄새죠?]

 

 [어디야?]

 

 [우리가 타고 내려올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요?]

 

 직원들은 핸드폰을 통해, 단체 대화방에서 대화를 주고받으며 범인을 추리해 나갔다.

 

 흠칫.

 

 '그럼. 남은 사람은 사장님 밖에 없다!'

 

 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강 사장을 쳐다보았다.

 

 [사장님?!!!]

 

 [대박! ㅋㅋㅋㅋㅋ]

 

 [사장님이 젓갈을?!]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이번 분기 때 인턴으로 온 사원 있잖아요. 이름이..]

 

 [아! 이세희?]

 

 [네!! 아무튼, 그 인턴을 예외적으로 사장님께서 직접 멘토로 지목하셨대요. 아시죠? 강 사장님 성격. ㅋㅋㅋ]

 

 [ㅇㅇ 신입이 크게 한 방 날린 듯ㅋㅋㅋㅋㅋㅋ 쌤통이다!]

 

 이리하여, 다음 날부터 세희의 활약상은 그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었던 직원들에 의해, 일파만파 퍼져 나갔고.

 

 세희가 사내의 영웅으로 등극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직원들이 이렇게 열광하는 이유는, 지원이 빈틈없이 매사에 일을 꼼꼼히 한다 해도. 직원들에게 그런 스타일은 적이었다.

 

 그러니 그를 한방 먹인 그녀가 영웅처럼 보이는 것이 당연했다.

 

 

 

 

 

 ***

 

 

 

 

 

 “직원들이 그 소식을 듣고 얼마나 좋아했다고.”

 

 “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저는 같은 상황이 와도 그랬을 거예요. 사장님이 일방적으로 엘리베이터 사용 금지 조건에, 계단 쓰라고. 복사 심부름에 결재 서류 배달, 차(茶) 심부름까지. 제 성격상, 부당한 일은 못 당하고 있어요. 조금 참아보려고 해도 너무 하시잖아요!”

 

 “저런. 그 정도였어?! 우리나 직원들은 사장님이 세희 씨한테 어떤 일을 시키시는지 몰라서 감도 안 오더라고.”

 

 “있잖아, 왜. 고전소설에서 영웅이 나오는 이야기들 보면 안 좋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구원받고 싶어 하잖아. 직원들이 얘기를 안 해서 그렇지, 사장님 성격에 한두 번 시달린 게 아니거든. 암묵적으로 은근히 그런 영웅이 없을까 바라던 차에 세희 씨가 나타난 거지! 잘했어!”

 

 누군가의 사소한 행동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는 법이었다.

 

 “세희 씨는 직원들의 영웅이에요!”

 

 “세희 씨. 힘내! 그리고 이 회사 직원들은 다 자기편이야!”

 

 “앞으로도 좋은 활약상 기대하고 있을게. 우리를 대신해서 사장님께 한 방씩 날려줘.”

 

 “괜히 그렇게 치켜세워 주시니까 쑥스럽네요.”

 

 세희는 쑥스러움에 얼굴을 붉혔다. 그녀는 자신의 욱하는 성격에 따라 부당하게 업무를 가장한 괴롭힘을 실천하는 사장에게 복수한 것뿐이었다. 선배들이 이렇게 열렬히 환호하며 자신의 행동에 온갖 칭찬들을 달아주니 어쩔 줄 몰랐다.

 

 그 후로, 그들은 선배들과 한동안 수다를 떨다 사무실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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