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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겨울의 끝
작가 : 이지원2
작품등록일 : 2020.9.29

끝없는 추위와 태양의 부재,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이런 끔찍한 재앙들 속에서도 문명을 발달하고 나라를 건국한 인류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이런 문명이 위협 받는 위기를 겪게 되어 혼란이 찾아온다. 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는 늘 있는 법. 그런 사람들의 앞에 나타나 낙원이 있다는 말을 한 남자가 오는데...

 
5화
작성일 : 20-09-29 18:18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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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연회에 다녀온 데이비드는 제복에 없는 먼지를 털며 준비를 마쳤다. 황금색 장식품은 역시나 부담스럽지만 때어낼 수가 없었다. 그래도 오늘은 그 날인만큼 신경을 써야만했다.

 

 그는 또다시 창가를 힐끔거렸다. 이제 천장의 우파하르가 천에서 모습을 드러낸 참이었다. 백금색의 큰 돌은 기름등의 불보다 훨씬 강하게 빛나 두 눈으로 쳐다볼 순 없었다. 하지만 진짜가 아니라니. 그는 의아해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빛나고 따뜻한게 있어도 멸종한 생명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그가 제일 좋아하던 곤충들은 몇 종류 빼고 때거지로 멸종했다고 했다. 이건 데이비드가 서재 속의 책에서 봤던 정보였다. 그 책은 멸종된 곤충들만 모아둔 책이었는데 상당히 두꺼웠던거로 기억한다. 책에서 그가 좋아했던 곤충은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제왕나비. 주홍색의 날개와 하얀 점으로 뒤덮인 검은 몸체를 가진 곤충이었다. 그가 호랑나비로 착각 했던 곤충이기도 했다. 책에서는 오직 늦은 여름이나 이른 가을에 태어난 나비만이 겨울을 대비해 그나마 따뜻한 다른 대륙으로 이주한다 했다. 날씨를 버티고 사천 킬로나 되는 먼 거리를 달려서 말이다. 아마 그들조차도 버틸 수 없는 추운 날씨라서 그런 것 같았다. 그러나 만약 살아있다면 어떻게 될까. 혹시 그렇다면 그들은 계속 이주를 하고 있었다는 거고 그 뜻은 즉 따뜻한 지역을 찾을 수 있는거 아닌가.

 

 “왕자님.”

 

 그가 잠시 망상에 빠질 즈음에 그의 근위병이 앞에 서있었다. 단정한 갈색 머리와 까무잡잡한 피부를 지닌 여성이었다. 오른 뺨에는 긁힌 자국이 있었는데 이 흉터로 인해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미안 조앤. 딴생각을 했어.”

 

 “ 회담실에 도착했습니다.”

 

 “ 벌써?”

 

 데이비드는 시선을 알현실 쪽으로 던졌다. 문은 열려져 있었고 안엔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데이비드는 회담실에 들어가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은으로 만들어진 의자라 많이 불편했다.

 

 “데이비드!”

 

 그는 누군가가 말을 걸어 옆을 돌아보았다. 옆자리엔 그의 동생인 에밋이 귀족들과 같이 앉아있었다. 에밋은 데이비드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귀족들 중 가장 마른 남자하나가 그에게 인사했는데 귀족의 눈은 축쳐지고 충혈되었다. 아편이라도 한건가.

 

 “며칠 전의 무도회는 괜찮으셨는지요. "

 

 " 좋았습니다. 경이 세세한 면까지 신경 쓴 티가 났으니까요."

 

 무도회는 개뿔. 이쁘장한 무희와 성노리개들만 모여둔 술잔지였는데. 그는 이걸 입밖으로 내뱉고 싶어했다.

 

 " 자리에 앉으세요. 회담이 시작될겁니다."

 

 에밋은 이 말을 끝으로 귀족들과 대화를 했다. 귀족들도 데이비드에게 마지막으로 절을 하며 에밋의 기분을 띄워주었다.아이와도 같은 눈을 지닌 에밋과 달리 귀족들은 에밋에게 야비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얼굴가죽이 두꺼운지 티가 안났다. 이건 그 외의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았다. 데이비드는 제복의 장식을 만지며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레이첼은 그의 말에 동요했는지 의아한 얼굴을 했다.

 

 “ 충신은 없어, 아첨꾼들 뿐이지.”

 

 그는 이제 그들이 아닌 왕좌에 눈을 돌렸다. 회담실 중에서 제일 크고 거창한 왕좌였다. 여기엔 자신의 아버지이자 현왕인 다나카 2세가 앉아있었다. 왕은 회담실의 사람들보다도 나이가 많아보였다. 얼굴엔 검버섯이 도드라졌고 머리는 백발로 하얗게 새어버렸다. 팔순의 나이 와는 맞지 않은 외관이였다. 하지만 그는 왕좌에 걸맞는 위압감을 풍겼다. 왕은 회담실의 사람들을 차례대로 훑어보고 있었다. 냉정한 눈빛이었다. 이 눈은 끝내 에밋과 데이비드에게로 왔는데 왕은 그 쪽으로 미소를 지었다. 이때는 따뜻하며 다정한 아버지의 눈이였다. 데이비드는 감흥없이 에밋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귀족의 아첨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데이비드는 그걸 보고 혀를 찼다.

 

 "사생아면 왕좌는 커녕 관심도 안주네."

 

 이제 왕은 눈을 그들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바라봤다. 그는 다시 본래 시선으로 헛기침을 했다.

 

 “모두들 다 모인 것 같군, 이제 시작하지.”

 

 왕의 말과 동시에 소란 스러운 주위는 조용해졌다. 서기관이 치는 타자소리만 날 뿐이었다.

 

 “수색대의 대표는 여기로 나와주게.”

 

 그의 말에 어느 남성이 왕좌 앞으로 나왔다. 그는 나라의 군 제복을 입었는데, 제복은 회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였으며 가슴팍에 은으로 도색된 독수리와 별 모양의 배지를 달고 있었다. 독수리는 수색대의 상징이었고 다른건 부사단장의 표식이었다. 잘 정돈된 갈색 머리와 몸짓을 보아하면 귀족인게 틀림없었다.그러나 그의 창백한 피부와 날카로운 인상은 귀족임에도 불구하고 저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그의 눈. 색이 없고 매서운 눈은 마치 사람들의 가슴을 기분나쁘게 헤집었다. 데이비드와 레이첼은 이 인물을 아는지 상당히 놀란얼굴을 하며 그에 관한 대화를 했다.

 

 “ 저 분, 세월이 지나도 인상은 안 바뀌셨네요.”

 

 “ 그래도 코흘리개 시절에는 저정도는 아니였는데 말이야.”

 

 “ 왕자님이랑 지인이셨죠?”

 

 “지인 이었지. 그나저나 아직 부사단장 일텐데.”

 

 레이첼은 데이비드의 말에 살짝 걱정된 표정을 하고는 혼잣말을 했다. 주변의 귀족들도 다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설마 사단장이 부상을 입은건 아니겠죠.”

 

 

 

 

 

 

 

 

 “잘 돌아왔소, 이름을 알고 싶군.”

 

 “ 아드리안이라고 불러주십시요.”

 

 그는 왕에게 무릎을 꿇었고 바닥만을 바라봤다.

 

 “아드리안, 짐이 원하는건 사단장일세. ”

 

 “ 사단장님은 전사하셨습니다.”

 

 “ 뭐시라?”

 

 조용했던 회담실은 잠시 소란스러워졌다. 사단장 잭이 죽었다는건 만우절의 농담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그는 뛰어난 병사였고 모두의 영웅이었다. 근데 죽었다고?

 

 “ 그 잭이 죽었단 말이냐?”

 

 “네.”

 

 “ 대체 어떻게 죽었다는건가?”

 

 “괴물들의 공격으로요.”

 

 회담실 안엔 술렁임을 넘어 웅성거림으로 가득해졌다. 진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조용!”

 

 왕은 언성을 높혔다. 목은 소리만 질렀는데도 핏줄이 굵어졌다. 그는 조용해질때야 다시 입을 열었다.

 

 

 “본론으로 넘어가는게 좋겠어. 상황을 보고해주게.”

 

 “네.”

 

 “상황은 어떻게 되었나?”

 

 “우선, 저희는 터렐쉬 왕국을 나가 먼저 숲을 탐색했으며, 후에 바르리안들의 거처 쪽으로 갔습니다.”

 

 “거기를 왜 간건가?”

 

 “ 우리에게 거짓 정보를 줬으며 또한 그날 근위병사건에 매복해 있었다는 점에서 수상하다고 생각한 저의 판단이었습니다.”

 

 “어째서지?”

 

 “바르리안들은 신체능력만 월등하고 기술 면에서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항상 경계를 하며 매일 같이 수색을 나간답니다. 그런데 왕국에서 멀지 않은 곳에 괴물이 있었는데 그냥 무시하겠습니까?”

 

 “그렇군. 그래서 뭐가 나왔나?”

 

 “ 설마 하며 거처를 다시 가보더니 근처에 이상한 천막이 있더군요. 거의 산만 했습니다.”

 

 “ 천막이라..”

 

 “ 우리는 그 안을 들여다 보려 했습니다. 그랬는데..”

 

 “계속하게.”

 

 그는 입술을 다물더니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 괴물들과 바르리안들이 모여있더군요.”

 

 사람들은 모두 다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입이 벌어진 사람도 있었다. 바르리안들이 배신을 한 사실이 믿겨지지 않은 것 같았다.

 

 “폐하, 괴물과 우리를 노렸던 것이고 바르리안들도 그걸 위해 손을 잡았습니다. 한 마디로 배신한거죠.”

 

 왕은 어두운 안색을 띄며 말했다.

 

 “하지만 우린 막아냈어. 지하 1층부터 3층까지는 피해가 막대했지만 말이야.”

 

 “ 그건 겨우 시작에 불과 했습니다.”

 

 “뭐시라?”

 

 “ 저희는 그들의 병사들을 봤습니다. 우리들보다도 거대했으며 또한 수도 많았습니다. 바르리안들은 이 군사들을 더 키우고 다시 침략하겠다 했습니다. 정확히는 오년 뒤라 하더군요.“

 

 주위는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사람들은 울부짓으며 또는 거짓말이라며 화를 내었다. 이번엔 왕도 충격을 받아 말리지 못했다.

 

 “ 그 군사들을 데리고 가면 막지 못할겁니다. 우리도 그들에게 들켜 당해버렸으니까요.”

 

 “생존자는?”

 

 “네 명 입니다. 하지만 무사귀환한 사람은 저 밖에 없습니다.”

 

 데이비드는 온몸을 떨었다. 원래 이 수색대는 정예들만 모은 거라고 했다. 어떤 위험한 임무를 가도 부상자만 있었지 사망자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런 그들이 당했고 겁을 먹고있었다

 

 죽을 위기라는 거였다.

 

 “그걸 확신할 수 있어? 확신할 수 있냐고?”

 

 사치스런 장식품을 둘러싼 살찐 귀족이 반박했다. 그에게 삿대질을 하며 무어라 하는 모습이 참말로 흉했다. 아드리안은 근심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단장님은 몰라도 저는 확신합니다. 혹시 의심하시는 겁니까?”

 

 “네가 그런거라면..”

 

 귀족은 그의 이름을 듣자마자 절망했다. 이 이름은 사실이라는 통보나 마찬가지였다. 아드리안은 사단장 만큼이나 유명하진 않지만 사단 중에서도 가장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면 믿어야만 했다.

 

 “여보, 우리 이제 어떡해요?”

 

 남자의 옆에 있던 늙은 여자가 울면서 말했다. 그녀의 눈엔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우린 망한거야?”

 

 남자는 이내 여자와 같이 울먹였다. 그의 부대낀 목소리에 떨림이 가득했다. 이 반응을 보인건 이 남자 뿐이 아니였다. 모든 사람들이 그러했다.

 

 이때 갑자기 무언가가 떨어진 소리가 들렸다. 알고보니 왕이 쓰러졌던 것이었다. 왕의 시종들은 하나같이 그에게 달려나가 그를 이동 침대로 옮겼다.

 

 “ 회담은 중지합니다! 바로 나가주세요!”

 

 우렁찬 목소리를 가진 포고자가 말해도, 사람들은 나가지 않았다. 그들의 정신은 이미 무너진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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