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겨울의 끝
작가 : 이지원2
작품등록일 : 2020.9.29

끝없는 추위와 태양의 부재,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이런 끔찍한 재앙들 속에서도 문명을 발달하고 나라를 건국한 인류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이런 문명이 위협 받는 위기를 겪게 되어 혼란이 찾아온다. 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는 늘 있는 법. 그런 사람들의 앞에 나타나 낙원이 있다는 말을 한 남자가 오는데...

 
3.5화
작성일 : 20-09-29 18:14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308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레이첼은 연회장에서 나오자마자 불평을 내뱉고 싶었다. 도대체 내가 왜 저딴 왕자 밑의 뒤치닥거리나 해야하지? 대체 왜? 그녀는 힘있는 공작 부인이었으며 많은 사람들의 동경을 받으며 지냈다. 자신의 남편또한 왕에게 총애를 받을 정도였단 말이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그저 망나니 아들을 둔 어미와 같은 입장이었다. 차라리 에밋 왕자의 곁에 있는게 나았다. 에밋 또한 그 남자를 닮아서 흐리멍텅하지만 그러는게 훨씬 좋았다. 매일 술담배 냄새나는 연회에 가고 같이가고 더러운 귀족들의 멸시마저 받는다니. 한계가 온다. 심지어 후계자도 아닌데 그녀가 왜 이 생활을 해야한단 말인가. 또 왜 그에게 자신의 소중한 딸을 줘야했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특히 그녀는 후자가 더 어이없었다. 빅토리아는 외모가 특출나지 않지만 누구보다 총명해 그녀가 아들보다 더 아껴온 딸이었다. 그리고 남편또한 정책을 왕에게 제안하기 전에 그녀에게 확인 하러갈 정도로 그녀를 믿어왔다. 그런데 그 딸을 저런 망나니한테 시집보내면 누구라도 막고 싶은 마음밖에 없는게 당연하다. 빅토리아는 이런 약혼을 막으려는 그녀를 오히려 막아섰다. 그때 그녀의 머리 속은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설마 그의 외모에 홀린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럴리가 없었다. 빅토리아는 자신보다 이성적이고 늘 합리적인 것만 받아드렸다. 그래서 그런 그녀가 데이비드의 외모에 사랑에 빠질리가 없었다. 그 사실은 그녀가 사지를 걸고 확신했다.

 

 왕은 그랬다. 데이비드의 곁에 있을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고. 예전에는 이 말이 사실로 느껴졌다. 현재 왕이든 왕자 주변에는 개돼지들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젠 그저 입발린 말로밖에 안들렸다. 그녀는 숨을 크게 쉬며 진정했다. 이렇게 화가나선 안됐다. 그리고 그를 원망해서는 안됐다. 자신이 끝까지 지지해야했다. 솔직히 자신도 왜 이런 미친짓을 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 다른 사람들도 이젠 그녀를 안쓰럽게 볼 정도면 말을 다한 것 같다. 그런데도 욕을 하면서 그를 돕자고 다시 다짐하게 됬다. 대체 왜그러는거지? 드디어 내가 노망이 났나. 아니면 미쳐가는건가. 그녀는 자주 이런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이유는 대충 알 것 같았다. 처음 그 왕자를 만났을때였다. 그녀는 그를 만나기 전에 다른 왕자들도 보았는데 차마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사람을 잘 봤다. 딱 한번 마주치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속내를 가졌는지, 경험이 있는지도 알아차렸다. 그런 그녀이기에 왕자들을 보고 바로 눈치챘다. 자격이 없다. 왕이 될 수 없다. 다나카가 낳은 아들다웠다. 다나카는 좋은 사람이었다. 사람으로서의 인품은 정말 존경스러운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이지 왕과 신하 사이에서 나오는 말은 아니였다.그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좋은 왕은 아니었으니까. 그는 매일 귀족들에게 휘둘리고 잘 흔들리니까. 평민들은 그의 업적을 칭찬하지만 그 업적은 거의 귀족들의 의견이었다. 그것도 그녀의 남편의 생각에서 나온거다. 남편은 늘 그랬다. 그는 무능한 왕이며 곧 무너질거라며. 그녀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인다. 자식들도 그러하다며. 둘째는 자기 주장이 강했다. 허수아비 왕은 안되겠지만 독재자는 될거다. 그럼 목이 잘리는건 순식간이다. 막내는 순했다. 순진하고 머리속이 꽃밭이었다. 역시나 다나카처럼 휘둘려질거다. 안타까웠다. 탄식하게 됐다. 터렐쉬는 여기까지 인가. 이제 몰락의 길을 걷는건가. 그러나 그 순간 데이비드를 보게되었다. 역시 사생아 다운 모습라고 레이첼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아이들보다 더 짙은 금발머리와 색이 없는 회색 눈동자. 그리고 어린아이라고 볼 수 없는 젖살이 빠진 얼굴과 뚜렷한 이목구비. 왕비인 프리실라는 커녕 다나카의 모습또한 보이지 않았다. 설마 정부가 불륜이라도 저질러 낳은 자식인건가. 정부란 여자는 왕국 밖에서 자란 이방인이라 들었다. 나라에 오자마자 온갖 남자들에게 구애를 받은 미인이었고 후에 다나카에게 선택 받았다고. 그래서 그녀가 요절할때 그녀의 남편을 포함한 많은 남자들이 원통해 했다고도 알고있다.레이첼은 돌과도 같은 남편이 그러면 대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가지 않았지만 이제 알 것 같았다. 저렇게 아름다우니 남자들이 저런 반응을 보였겠구나. 하지만 중요한 건 얼굴이 아니다.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지. 그녀는 조금 더 그에게 다가갔다. 데이비드와 더 가까워질 때 그녀는 이상한 반응을 했다. 분명 처음봤는데 얼굴은 한 번 본적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그녀는 왕의 정부를 본 적도 없으며 그와 닮은 사람은 만나본적이 없었다. 그럼 자기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거지. 레이첼은 의심했다. 그러자 불현듯 기억 속의 한 장면이 그녀의 머리속을 스쳤다. 그건 그녀가 처음으로 왕궁을 들어왔을때였다. 그때 그녀는 왕실 복도에 걸려진 그림들을 보고있었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하얀 대리석 건축한 아치 형태의 복도와 양옆에 걸려진 왕들의 초상화는 그녀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초상화들은 황금으로 조각된 나무가지에 열매처럼 걸려진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 나무가지는 오른쪽까지 쭉 이어져있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갈 수록 훨씬 오래전에 다스린 사람들 순서로 걸려졌다. 그녀는 쭉 이어가면 초대왕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앞만을 쭉 걸었는데 그렇게 걷다가 잠깐 숨을 돌리고 주위를 둘러볼때 왕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어깨까지 오는 장발에 사슴과도 같은 온화한 눈 그리고 위엄과 귀품이 느껴지는 굵은 눈썹까지 뭐 하나 부족한게 없어보였다. 레이첼이 어릴적에 그려둔 이상적인 왕에 딱 들어맞았다. 특히 인상이 깊던건 그가 가진 머리색이었다. 그는 정말 아름다운 은색 머리칼을 가졌는데 이건 마치 은 장신구를 녹여 그 녹인물을 머리카락에 칠한 것 같았다. 그 정도로 투명하고 반짝였다. 그녀는 이 왕의 이름을 보려 초상화의 밑을 보았다. 하지만 거기 아래에는 아무런 이름도 적혀져 있지 않았다. 그리고 이건 그 주변의 다른 왕들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 왕은 데이비드와 닮지도 않았다. 분위기만 닮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 기억이 뇌리에 스치자 그녀의 입가에서 미소가 번졌다. 그건 마치 이유를 안 얼굴과도 같았다.

 

 그래. 조금만 더 참아보자. 그러면 보일 거야. 라고 그녀는 속으로 다짐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2 8화 2020 / 9 / 29 223 0 6806   
11 7화 2020 / 9 / 29 211 0 13674   
10 6화 2020 / 9 / 29 223 0 7457   
9 5화 2020 / 9 / 29 222 0 4503   
8 4화 2020 / 9 / 29 225 0 5904   
7 3.5화 2020 / 9 / 29 225 0 3080   
6 3화 2020 / 9 / 29 222 0 6849   
5 2.5화 2020 / 9 / 29 239 0 1354   
4 2화 2020 / 9 / 29 222 0 18799   
3 1화 2020 / 9 / 29 226 0 8914   
2 1화 2020 / 9 / 29 220 0 8913   
1 프롤로그 2020 / 9 / 29 377 0 267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