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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소중한, 소꿉친구
작가 : 도톨
작품등록일 : 2019.11.1

우리집 옆에는 동갑지기 소꿉친구가 산다.
티격태격하긴해도, 날 위해주려 노력하는모습이 슬며시 드러나니,미워하려해도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나에게 선을 긋는듯한 느낌이 든다.
언젠가는 이유를 꼭 말해줘. 우리 친구잖아.

엉뚱발랄한 소녀 로해다와 티격태격 소꿉친구 허민우.
유쾌하고 따뜻하지만, 때론 씁쓸한.. 소중한 러브코미디. (shgprud62@naver.com)

 
#77. 불 시착
작성일 : 20-03-16 17:14     조회 : 69     추천 : 0     분량 : 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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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7. 불 시착

 

 

 

  깊이 빠져드는 점심시간 속 어둠. 그 속에 숨어있는 지독한 냄새가 바닥을 통해 코 끝으로 스며 들어온다. 금 같은 반짝임을 머금던 여유로운 시간이 짙은 농도의 깊은 갈색빛으로 물들어져 가고, 지독한 냄새의 출처를 살피는 내 두 눈이 몇 가지 가능성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잔뜩 진지해진 내 눈빛이 추리기운을 가득 담아 주변을 훑는다. 공간을 메운 주변의 요소들이 가능성들에 확신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지하에서 올라오는 갈색 응어리들의 오오라, 혹은 발효된 암모니아의 존재 과시..

 

  코에 닿는 기운의 형태에는 색이 존재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냄새의 원인을 알게 된 순간.. 공기 중에 갈색을 띈 요정들이 떠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본능적으로 슬금슬금 냄새로부터 몸을 피했는데, 악취를 다스리던 요정들이 갑자기 하나 둘씩 날개 달린 생물을을 초대하기 시작했다.

 

  위잉 날개짓하는 검은 물체가 언제 봤다고 친한척을 시전했다. 대걸레를 이용해, 당장 나가라는 의미를 담아 강제탈퇴 버튼을 빠른 속도로 눌렀는데.. 열 댓 번의 탈퇴동의 메세지가 각자에게 보내졌을터임에도, 과반수인 파리들이 합심해 탈퇴거부만 클릭하고 있다.

 

  ‘이 자식들이 진짜!’

 

  게속 반복해도 돌아오는 결과는 동일. 기다리는 시간에 아까움을 느낀 나는, 슈퍼방장권을 사기위해 인게임 샵으로 들어갔다. 당당하게 물건을 클릭한 뒤 결제를 누르려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지갑 속에 있는건 게임머니 뿐.. 샵의 프리패스권과 같은 캐쉬를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캐쉬가 부족합니다’ 창만 반복하는 결제창을 멍하니 바라보다, 결국 자본주의에 굴복하고 고개를 숙였다. 방을 새로 파야하나 생각하던 중, ‘꼴좋다’를 외치며 날뛰고 있는 파리들의 날개짓 소리가 귀에 닿아왔다. 놀리는건 그랬다쳐도, 왜 자꾸 주변에서 알짱거리는건지 모르겠다.

 

  ‘너희들 먹이 다 저기 변기안에 있는데 왜 내 주변을 날아다니는거냐고!’

 

  더 짜증나는건, 잘 잡히지도 않는 다는 것.

  두 손을 마주치며 이리오라고 파리들을 반겨도.. ‘짝’ 소리만 들릴 뿐, 손을 열어보면 안에 공기만 가득한 현실이 찾아온다.

 

  허나, 사람은 잡히지 않는 것에 더 붍타오르는 법.

  눈동자에 잔뜩 힘을 준 내 힘줄에 투지가 불 붙기 시작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에 고도의 집중력이 추가되었고, 목소리가 점점 잔인함 어린 말을 품기 시작한다.

 

  ‘다.. 다 죽여버릴거야..’

 

  ..녀석들의 비상하는 날갯짓 소리가 들려온다. 이럴수가, 내가 고뇌하는 사이 동료까지 불러온 파리가 자신의 전력을 자랑하듯, ‘위잉’소리에 무게를 싣는다. 파리의 동료.. 새로운 요괴의 등장에 나도 모르게 안 좋은 추억이 회상되기 시작했다.

 

  마음 먹고 책상에 앉아 자진 격리를 선택한 나의 비장함. 절친이었던 폰과의 짧은 이별을 선택한 뒤 엄숙한 분위기로 샤프를 들어올리는 내 모습 속, 갑자기 검은 주시기 요괴가 날아든다. 이 속에서 당황을 품으면 내가 지는 것. 흔들림을 최대한 숨긴 채 포켓몬 도감을 펼쳐들어 상대의 특성을 파악하는 나 자신.

 

  잠깐의 분석 과정을 거친 도감이, 검은 요괴의 정체를 싩토하기 시작했다.

 

  [벌레요괴.]

  [벌레형종족.]

  [사람 주변에 어슬렁거리며 피를 빨아먹는 지능형 동물.]

  [말버릇은 위잉이고, 사람과 소통할 수 없는 요괴다.]

 

  도감의 상세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 뒤, 간만에 찾아온 고도의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아무렇지 않은 척 평정심 유지에 힘을 쏟았다. 무관심이 가장 무서운 거라고 들었는데.. 어째서인지 이녀석들은 신난다며 날개짓의 울음소리를 더욱 크게 드높이고 있었다.

 

  무관심 수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채고 플랜 B로 작전을 변경했다. 이번의 주된 감정은 위협. 간단히 제압할 수 없을 거란 걸 미리 알고 있었기에,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위협을 잔뜩 불어넣어 요괴들에게 소리쳤다.

 

  “너희들 진짜 한 번만 더 다가오면 다 지옥행이다 진짜!”

 

  한글을 모르는 요괴들이었으나, 뿜어져나오는 분노의 냄새는 느낄 수 있었던건지 녀석들의 날개짓에 잠깐의 정적이 돌기 시작했다. 그 반응이 기뻐, 살짝 미소지은 뒤 자세를 잡고 다시금 공부에 집중을...

 

  위잉-

 

  “야!!!! 너희 오늘 제삿날이야!!!!”

 

  슬픈 나의 과거가 현실 속에 서있는 나에게 정적을 선사한다. 심지어 시험 하루 전 날까지 시간을 흡입했던.. 이기적이고도 악랄한 모기요괴. 한 마리 밖에 보이길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왼쪽에서 윙윙, 오른쪽에서 윙윙.. 알짱대는 얄미움을 잡으려다 두시간 가량을 낭비했다.

 

  한 단원 정도 볼 수 있는 시간을 날려먹은 셈이다. 오랜만에 마주한 녀석들과의 인사는 결코 기쁨이 섞일 수 없었다.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괘씸함을 참지 못하고 녀석들을 향해 과녁을 조준했다. 분명 아까만 해도 있었는데.. 언제 진화한건지 녀석들이 투명화 초능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으아악!! 꼭 찾을땐 없어!! 왜 안 보이는 건데?!’

 

  시각에 의존 하다보니 시야에 나타나지 않는 이상 녀석들을 발견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겠다 싶어, 고막에 증폭기를 장착하고 청각에 온 힘을 쏟았다. 센서가 확인되는 쪽은 내 뒤 편. 재빨리 고개를 돌려 모기요괴의 도착점을 살펴보았다.

 

  찾았다. 요괴가 앉아있는 곳은 변기 주변.

  집중에 집중을 거듭해, 넓은 면적의 걸레로 빠르게 공격했지만, 미세한 타이밍으로 인해 엇나가고 말았다.

 

  ‘어디있어, 어디있어!’

 

  날아간 녀석이 다음으로 앉은 곳은 세면대.

  하필 물때가 잔뜩 낀 검은 부분에 앉아있다보니, 손을 이용해 잡을 순 없었다.

 

  공격 아이템에 대해 고민하는 사이, 살의를 눈치챈 모기요괴가 파리와 바통터치를 하더니..

 

  ‘아..아니, 저..저게 뭐하는 짓이야.’

 

  눈에 찾아온 놀라운 광경에, 저절로 손이 입 쪽으로 올라갔다. 주변을 모르는 게 제일 용감하다고.. 파리가 앉아서는 안 될 곳에 안착해 있었다.

 

  요괴를 걱정해 줄 정도면 말 다한거 아닌가.

  속으로 수 천번, 수 만번 외치기를 반복했다. 거긴 안 된다고.

 

  당황을 머금은 채 흔들리는 내 시선에 빨간 머리가 보인다. 왜 그렇게 보냐며 날 노려보는 빨간 잔디밭에.. 날개 달린 생물이 앉아있다. 아까만 해도 변기, 세면대 등에서 다리를 비비던 녀석이.. 그러니까.. 저 위에서 형광등 일광욕을 맛보고 있다.

 

  “..?!”

 

  엄숙 진지 근엄한 표정의 고슴도치 위에, 초록색의 똥파리 친구가 앉아있다. 똥파리의 초록색 몸과 고슴도치의 빨간색이 대비되어, 눈에 부담스러울정도로 강렬한 보색대비를 드러낸다. 흔들리는 눈동자를 부들거리며 다가올 두려움을 언급했다.

 

  ‘아..안돼..’

 

  저 상황..

  ..아무리봐도..

 

  ‘..파..파리가 위험하다!!’

 

  겁을 상실한 위기일발 파리에게, 얼른 이쪽으로 오라고 손을 까닥였다. 손목을 중심으로 고개를 숙이는 손이, 언어를 공유하지 못하는 상대와 나의 조그마한 소통창구가 되어주었다.

 

  ..그 손동작을 보고있는게 파리 뿐만이 아님을 잊은 채.

 

  '야!! 너 거기있으면 위험해!'

 

  손 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절박한 표정까지 아낌없이 드러내며 이 쪽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역시, 바디랭귀지는 종족을 거슬러 모든 생물들의 공통언어인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내 손짓을 보고 이렇게 파리가 다가올 리 없지 않은가.

 

  내 마임을 알아들었는지, 파리가 붉은 잔디의 숙주가 되어 한 발짝씩 걸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음.. 뭐랄까, 마치 마차에 올라탄 귀족 자제 같다. 그 모습이 뭔가 맘에 안 들어, 마음 속으로 어이없음을 읊조렸다.

 

  '파리 저 녀석이 무슨 양반도 아니고 저리 편히 앉아서 다가오냐..'

 

  움직일 수 있는 조이스틱이 따로 보이진 않았지만, 파리가 허공에 다리를 비빌때마다 나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내 마음 속 파리 양반 설에 가능성을 부여해주는 듯 했다.

 

  탁-

 

  ..허나, 천천히 다가오던 파리가 내 앞에서 멈춰섰을때 즈음.. 알아채고 말았다.

 

  ..다가온게 파리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나와 비슷하게 들숨 날숨을 반복하는 파리의 마차. 파리계의 리무진 인 걸까, 나보다 더 고층인 이동수단이 날 바라보며 그림자를 드리운다. 멀리서 봤을땐 이정도 까진 아니었는데.. 아까는 가만히 서 있을때에도 눈에 들어왔던 파리가, 이젠 고개를 들어야 볼 수 있는 곳에 올라가 있었다.

 

  ..내가 부른건 분명 파리하나 뿐 인데, 영문 모를 생물까지 내 앞에 멈추어있다. 제대로 된 말이 떠오르지 않아, 입술을 연 채로 바람만 내 뱉었다.

 

  "..어.."

 

  무표정 가득한 붉은 마차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

 

  눈이 마주치고 나서야, 마차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립할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놀라버린 마음이 움찔거림을 숨기지 못하고 큰 소리를 뱉어낸다.

 

  "..어어억!!"

 

  부른 적도 없는데 가까이 다가와 있는 붉은 머리.

  다시금 머리 위를 보니, 날개달린 영약한 요괴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저..저런 치사한!!'

 

  거슬리다 못해 뒤 통수까지 치는 파리요괴. 그에 대한 분노가 맞 부딪히는 치아를 통해 드러난다. 중요한 건, 내가 이리 분노해봤자 큰 의미가 없다는 것. 파리가 사라지자마자, 상대의 입에서 경고음이 흘러나온다.

 

  "..뭐."

 

  ..음, 날 노려보던 표정에 강함이 한 층 얹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두려움이 가장 먼저 올라오긴 했지만, 안 그런 척 마음 속으로 할 말을 되뇌였다.

 

  '그래, 노려보기 한 가지만 그렇게 계속 연습해왔으니.. 강해질 수 밖에 없는 법 이겠지.'

  '근데 있잖아, 노력하는 행동이 분명 좋은 행동인건 맞지만..'

  '노려보기는 쓸데없는 장기인 것 같아.. 그러니까 음.. 살포시 힘을 거두어주지 않을래?'

 

  마음 속으로 이렇게나 연습했는데, 현실의 나는 입술만 들썩이고 있었을 뿐,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상황자체를 보면.. 내가 녀석을 부른 게 맞긴 한 것 같은데.. 그럴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그런 이야기 인데..

 

  녀석에게 파리와 숙주.. 붉은 잔디.. 그리고 마차.. 같은 걸 얘기할 수 있을리..

 

  "어.. 그러니까 있잖아.."

 

  어떻게든 해보라고 심장 속 눈이 자신을 부릅떴다. 점점 커져가는 박동소리와 반대로 나는 한 마디도 시작하지 못했다.

 

  '무..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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