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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공삼이가 사라져 버린 뒤 (3)
작성일 : 19-02-01 07:47     조회 : 47     추천 : 1     분량 : 7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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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이이... 히이이이...."

 

 작은 꼬마 아이가, 무릎을 끌어 안은 채로 몸을 까딱인다.

 아이는 무언가 불안한 듯, 끊임 없이 눈동자를 굴려댔는데, 그 움직임이 사뭇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

 

 "....."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마이라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 없이 연약해 보이는 작은 아이, 비가 저런 상태가 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공삼이와 나이라가 결투 대회에 간지, 14일째 되는 날.

 그리고.

 나이라만 돌아온지 이틀째 되는 날.

 바로 오늘 아침부터 저런 상태에 들어가게 되었다.

 어젯밤에 잘 챙겨주지 못한 탓인걸까?

 하지만....

 

 '어제는... 나도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챙겨주기는 했었다.

 다만, 비의 심리 상태를 고려하지 못하고, 그저 생각나는 대로 위로의 말을 전했었다.

 마이라는 그것을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들이 전부 쓸모 없어진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연륜이 있으면 뭐하나. 감정 하나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어린 아이한테 상처를 줘버렸는데.

 비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할 때마다 거부반응을 보여오는 것이, 자신이 상처를 줘서 그런 것이라 짐작하는 마이라.

 그 때문에 마이라는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뻗었던 손을 조심스레 거둘 뿐이었다.

 

 "....."

 

 하지만 한편으로는 원망스럽기도 했다.

 비와 공삼이가 함께 있던 시간은, 비와 마이라가 단둘이 있던 시간보다 절대적으로 적다.

 한마디로 비와 유대감을 형성할 시간은 마이라쪽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말이다.

 실제로 마이라는 지난 13일간, 울고 불고 난리난 비를 진정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면서 비와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라니...

 

 '저렇게... 세상 잃어버린 얼굴로... 그러고 있을 것 까진 없잖아...'

 

 야속하다고 해야할지.

 어린 아이에게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게, 우스워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마이라는 가슴이 답답했다.

 차라리 어제처럼, 어린아이 답게 펑펑 울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아이 주제에 세상 잃은 표정이라니, 너무나도 비겁한 것 같았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방법은 어느정도 알고 있지만, 세상을 잃은 아이를 달래는 방법은 모른다.

 어쩌면 부모들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부모라는 존재는, 그냥 곁에 있기만 해도 아이를 달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더 비겁하게 느껴졌다.

 마이라는 단 한번도 부모였던 적이 없으니까.

 

 '....도대체... 넌 어떻게 비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니....'

 

 부모도, 아는 사이도 아니였던 주제에, 공삼이는 하루만에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공삼이의 곁에 있을 때의 비는, 비록 말은 잘 못했을지언정, 감정 표현은 아이답게 했었다.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비에게 다가갔던걸까?

 

 "....."

 

 이런 질문을 되뇔 때마다 자괴감만 더 커져갔다.

 자기보다 훨씬 어린 공삼이도 쉽게 했던 것을, 자기는 못하고 있다는 사실만 부각되었으니까.

 ...그리고 또 하나 불만인게 있었다.

 

 "히이이.... 히...."

 

 자기보다 몇배는 슬퍼하고 있는 비의 모습이, 좀 불만이었다.

 마이라가 공삼이와 함께한 시간이, 비보다 훨씬 많다.

 심지어 마이라는 공삼이의 기저귀까지 갈아주면서, 못볼 것까지 다 본 사이였다.

 그러니, 당연히 공삼이와 더 오랫동안 함께해온 마이라가, 비보다 훨씬 슬플 것이다.

 그런데 비는, '아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마이라가 계속 슬퍼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원래 '아이'라는 신분이 그런 것이다.

 카드 게임에서의 '조커'처럼. '아이'라는 신분은 다른 그 무엇보다도 사기적인 신분이다.

 아이가 울고 있으면, 그 누구라도 아이를 달래고 싶을 것이고.

 아이가 웃고 있으면, 아무리 무뚝뚝한 사람이라도 한줄기의 미소를 머금는 법이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사람도 수두룩하게 많다.

 그런 사기적인 신분을 가지고 있는 비 앞에서.

 마이라가 어찌.. 슬픔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겠는가.

 정말... 여러모로 치사하지 않을 수 없는...

 

 '...아니야. 그런게 아니야.... 지금 이건... 내 감정이 아니야.... 비는... 아이야... 작고 여린.... 그런 아이에게... 이런 감정들을 품고 있을리가 없잖아...'

 

 역시, 아이라는 신분은 사기인게 맞는 것 같다.

 비를 바라보는 마이라의 눈이, 영 불안하기 짝이 없다.

 눈은 마음의 창이요.

 그 눈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니, 마음이라고 어찌 다르지 않을까?

 마음 속에 이는 파문을 가라앉히기 위해, 마이라는 명상에 들어갔다.

 이는, 어제와 비슷한 패턴으로, 어제도 마이라는 울고 있는 비의 곁에서 조용히 명상에 빠져들어 갔었다.

 

 "....후우...."

 

 방 안에 있는 두 사람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듯, 멀쩡히 운동을 하고 있던 나이라가, 문득 운동을 멈추고 일어났다.

 나이라의 얼굴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땀방울이, 후두둑- 하며 떨어져내린다.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열기가, 주변의 공기를 후덥지근하게 바꾸는 것도 같았다.

 

 저벅 저벅

 

 가만히 마이라와 비를 번갈아가며 보던 나이라가, 조용히 걸음을 옮긴다.

 그녀가 향한 곳은, 자신의 개인 물품들이 놓여 있는 곳이었다.

 어제 저녁에 돌아와서, 채 정리가 안된 옷가지 따위가 눈에 띈다.

 그곳을 평범하게 뒤지는 나이라.

 이윽고, 나이라가 물건 하나를 꺼내들었다.

 

 "....."

 

 빛을 머금고 있는 듯한, 영롱한 구슬... 아니, 사탕이 그녀의 손에 쥐어졌다.

 그녀가 몸을 돌리니, 구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 빛과 영롱함을 앗아갔다.

 그렇게 빛을 잃은 사탕이, 두 눈을 감고 있는 마이라에게 다가간다.

 

 "야."

 

 마이라가 눈을 떠, 나이라와 시선을 맞춘다.

 뭔가 나사가 하나 빠진듯한, 그 기분나쁜 시선에, 나이라가 미간을 살짝 좁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이라의 시선이 앞에 다가온 나이라의 손으로 향했다.

 

 ".....?"

 "그 녀석이 남긴거야. 선물이라더군."

 

 그에 마이라가 떨리는 손으로 사탕을 잡아갔다.

 신줏단지 모시듯, 조심스레 두손 위에 사탕을 올린 마이라.

 그 손을 살짝 들어올리니, 천장에서 쏟아진 빛이 사탕에 빛을 불어넣는다.

 마이라의 정신 나간듯한 눈동자에, 초점이 돌아왔다.

 그녀의 눈동자는 영롱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사탕에 꽂혀있었다.

 

 "....."

 

 마치 마지막 남은 희망을 보기라도 한듯.

 마이라는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다 문득, 사탕 너머로 보이는 비의 모습.

 사탕에서 뿜어져나오는 빛이, 비의 우울한 오오라를 지워가고 있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멍하니 그 광경만을 바라보던 마이라가 문득, 나이라를 올려다봤다.

 

 "...."

 "..너한테 준거니까. 이젠 니꺼야."

 "...."

 "니 마음대로 하라고. 누굴 주든 말든."

 

 알아들었는지, 마이라의 시선이 다시금 사탕으로 향했다가, 비에게로 향한다.

 결심한 것인지, 마이라의 두 발이 바닥을 밟았다.

 

 "....."

 

 마이라가 비에게 다가가, 구슬을 내미는 것을 묵묵히 바라보는 나이라.

 뭔가 다르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는지, 마이라가 다가올 때마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던 비가, 멍하니 마이라를 올려다봤다.

 

 "이거 . . . 선물이래 . . . 공...삼이가... 남긴...."

 

 공삼이의 이름을 어제 처음들은 마이라였다.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들었던터라, 잊어버릴 만도 했건만, 마이라는 용케 공삼이의 이름을 잊지 않았다.

 

 "....."

 

 비의 시선이 사탕에게서 떨어질 줄 모른다.

 비는 가만히 보기만하고, 마이라는 그런 비의 앞에서 두손을 내밀고 있는 모습.

 한동안 두 사람 다, 아무런 움직임 없이 그 모습을 유지했다.

 보다 못한 나이라가 입을 열었다.

 

 "그거, 사탕이야. 먹는거지."

 

 그에, 비의 손이 움직였다.

 먹을 것은 = 소모품

 이 공식을 알고 있는 비였기에.

 혹여 누가 먹어버리진 않을까, 집어든 사탕을 황급히 품 안으로 감추는 비였다.

 다행히, 사탕을 받아든 뒤로 비의 증상은 완화되어갔다.

 당장에 그 '히이이' 거리던 소리를 내지 않고 있으니, 효과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에 마이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나이라는 그런 동생을 보며, 가슴 한쪽이 아리던 것을 털어버릴 수 있었다.

 

 "곧 점심이야. 식사 준비하자."

 

 나이라가 평범하게 말을 내뱉는다.

 그래, 평범하게... 마이라에게 말을 건낸다.

 이것이 일상이며, 일상은 깨져선 안되는 것이다.

 

 '....잊자.'

 

 어제 대기실에서 나오기 전.

 그 순간 까지도 나이라는 많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정보 부족인 상황에서 제대로된 판단이 나올리가 없었다.

 선배가 나타난 뒤로, 간수는 아예 말을 걸어오지 않았고, 때문에 새로운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해서 나이라는, 공삼이에 관한 것은 더 깊게 파고들어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도 그럴게, 정황상 '독방' 또는 '노블' 과 연관이 있어보이는데, 그 두가지 경우는 깊게 파고들어가면 일상이 파괴될 수 있을 정도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 것들이었다.

 수십년도 전, 이미 한번 일상이 파괴된 적이 있던 그녀였기에.

 

 고리를 제거 한뒤, 대기실에서 밖으로 전송되기 전.

 간수가 마지막으로 말을 걸어왔다.

 

 [가시기 전에, 상 받으셔야죠!]

 "그거... 꼭 받아야하는 거야? 안받고 그냥 가면 안돼? 나 지금 엄청 피곤한데..."

 [그... 잠시만요!]

 

 나이라의 요청은 수용되었고, 나이라는 터덜터덜 마이라가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돌아갔다.

 걸어가는 도중에도 수 많은 의문들이 떠올랐지만, 그녀는 내딛는 발에 힘을 더해, 그 의문들을 짓눌렀다.

 한걸음 한걸음.

 힘이 잔뜩 들어간 발걸음은, 그만큼의 의문들을 가슴 속 깊은 곳까지 파묻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차마 지울 수 없었던 것들 뿐.

 그중 그녀의 가슴에 가장 깊숙히 박혀 있던 것은, 동생을 향한 미안함이었다.

 그녀는 일상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어쩌면... 이라는 '기회'를 무시해버렸다.

 기회를 포기해버렸으니, 공삼이가 돌아올 확률은 더욱 낮아졌을 것이고.

 그것은 동생, 마이라에겐 큰 상처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리 생각했었다.

 

 "....."

 

 생각보다 동생이 받은 충격이 컸었다.

 그에 나이라는 당황했고, 또 다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격한 운동 끝에, 생각을 정리한 나이라가 방금 전.

 사탕을 마이라에게 건냈다.

 사탕의 효과는 생각보다 좋았고, 그 말은 이 방에서 공삼이라는 존재가 가지고 있던 존재감이, 꽤나 컸다는 말과 일맥상통했다.

 

 "....3...인분 달라고 할까...?"

 

 아무래도 공삼이가 마이라와 나이라의 영역에 내딛은 발은, 상당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었나 보다.

 그 무게가 어찌나 무거운지, 영역에 새겨진 족적이 자연스레 지워질 때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나이라는 생각했다.

 

 -

 

 비는 정말 오랜만에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공삼이가 나이라를 따라간 뒤로, 비는 눈 앞의 낙인에 어쩔 줄을 몰라했었다.

 잠도 쉽게 자지 못했고.

 그런데 오늘, 사탕을 받은 뒤로는 낙인이 다시금 옅어져갔다.

 사탕에 집중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어쨌든 비는, 오랜만에 단잠에 빠졌다.

 그리고.

 꿈을 하나 꾸게 되었다.

 

 "엄마... 아빠... 헤헤헤...."

 

 그것은 감옥에 온 뒤부터 줄곧 꿔왔던 꿈.

 하지만 첫날과는 사뭇 달랐다.

 첫날의 꿈은 이러했다.

 

 "어? 아빠! 어라? 엄마, 아빠는 어디 갔어요?"

 [아빠는, 우리 비를 위해서 멋진 일을 하러 가셨단다.]

 "언제 돌아오는데요?"

 [...언젠가는...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거란다... 그래...]

 

 아직 비가 소멸이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를 때.

 비의 아버지가 도서화 했다.

 

 "우웅...."

 

 이어지는 장면은, 비의 어머니가 비의 눈 앞에서 소멸하는 장면이었다.

 비는 필사적이었다.

 사라져가는 어머니의 환영을 향해 달려가면서, 손을 뻗었었다.

 하지만 그때.

 비의 팔다리가 하나씩 잘려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비는 어머니를 잡지 못했다.

 어느새 잘렸던 팔과 다리가 다시 돌아왔지만, 비의 곁엔 누구도 없었다.

 

 "엄마...아빠..."

 

 부모를 불러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비는 엄마를 찾으며, 일을 하러 갔다는 아빠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랬다.

 어서 빨리 돌아와, 그 따뜻한 품에 안겨들고 싶었다.

 그리고 엄마가 사라져버린 것에 대한 슬픔을, 그 가슴에 토해내고 싶었다.

 

 "우에에에엥!"

 

 비는 울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비는 울었다.

 그러다가 문득, 누군가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고, 비는 그 소리를 향해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아무도 없던 세상에, 누군가 나타났다.

 

 "아...빠...?"

 

 누군가를 올려다 보는 비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

 그 말에 화답하듯, 누군가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비는 아빠가 돌아왔다는 사실에, 기뻤다.

 비는 곧바로 그 품에 뛰어들었고, 한참을 펑펑 울었다.

 

 여기까지가, 비가 첫날에 감옥에서 꾼 꿈의 내용이다.

 공삼이가 곁에 있을 땐, 항상 같은 꿈을 꿨었다.

 아니, 조금씩 변화하긴 했었다.

 보다 긍정적인 쪽으로.

 하지만, 공삼이가 곁에서 사라진 뒤로는 달라졌다.

 그래도, 그때까진 괜찮았다.

 공삼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십번이고 전해들었으니까.

 그렇게 버티던 비의 마음이 무너진 것은 어제였다.

 아니, 무너지고 있던게, 가속화 된 것 뿐이었다.

 비가 끊임 없이 부정하고 또 부정해봤지만, 공삼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것은 어젯밤의 꿈에서도 그대로 적용이 되었다.

 

 마이라의 손길에 의해 억지로 잠에 든 뒤.

 비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깨어났다.

 그곳에서 비는 목놓아 공삼이를 찾아댔다.

 이름을 기억할 정신따윈 없었기에, 비가 부르는 호칭은 '돼지' 뿐이었다.

 아빠가, 엄마에게 돼지라 불리면 좋아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비였기에.

 '돼지'라는 호칭은, 비에게 있어 소중한 것이었다.

 '아빠'라는 의미가 깃들어 있기도 했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깃들어 있기도 했다.

 엄마에게 있어, 아빠는 정말로 소중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돼지를 목놓아 찾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리고, 비가 있던 세상이 깨지면서, 그 이면의 어둠이 드러났다.

 그 어둠은, 비가 깨어난 뒤 부터 그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정말 다행히도.

 비의 정신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 전.

 공삼이가 마지막으로 남긴 사탕을 전해받았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다.

 

 "헤헤헤...."

 

 아빠의 흐릿했던 얼굴과는 달리, 공삼이의 얼굴은 뚜렸했다.

 그 말인 즉슨, 아빠와 공삼이가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는 공삼이의 품에 안겨 방긋방긋 웃어댔다.

 그도 그럴게, 비의 곁에는 공삼이 말고도 부모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흐릿한 실루엣의 부모님이, 미소지으며 비를 바라본다.

 비 또한 부모님을 바라보았고, 이내 공삼이 또한 바라보았다.

 

 [...언젠가... 다시 만나자....]

 [....언젠가....]

 [.....언젠가....]

 

 공삼이를 시작으로 3명의 목소리가 겹쳐서 울린다.

 그 탓에 알아듣기가 불편할 수도 있지만, 비는 조화로운 하모니라도 듣는 듯,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작가의 말
 

 행복한 설 연휴 되시길 바래요! ^^

 (아마도 목요일날 부터 재연재가 시작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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