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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잠깐의 여유 (1)
작성일 : 19-01-04 05:55     조회 : 51     추천 : 1     분량 : 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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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슬 정리 되어가는 분위기가, 장내의 열기를 식혀준다.

 소란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자, 두 무릎 사이에 고개를 처박고 있던 공삼이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올린다.

 

 "...후우...."

 

 검게 죽다 못해, 색이 사라져가는 것 같았던 그의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온다.

 

 "....큰일... 날뻔... 했네..."

 

 위기는 경기를 열심히 관람하던 도중에 찾아왔다.

 도전자, 그 미친 것들이 관중석까지 올라와 사람들을 처치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신입 전용석을 제외한 대부분의 관중석에 해당된 일이었으며, 당연히 공삼이 또한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운이 좋았는지, 공삼이는 비교적 큰 의자를 방패삼아 몸을 숨길 수 있었다.

 그러나, 진짜 위기는 그게 아니었다.

 

 [키킥 키키킥!]

 

 뜨거운 열기 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맛이 가버린 공삼이에게 '감정의 비대화'가 찾아온 것이다.

 전투에 미쳐있던 때의 제로스의 기억이, 지금 당장 전투에 참전할 것을 부추겼다.

 강해보이는 녀석들을 도발해, 죽을 때까지 치고 박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공삼이는 필사적으로 그 충동을 억눌렀다.

 

 [크으윽!]

 

 당장에라도 입을 벌려 도전자들의 관심을 끌고 싶은 충동이, 허파를 간질여 왔으나, 공삼이는 숨도 쉬지 않고 꾸욱 참았다.

 숨을 참는다는 건, 아무래도 힘든 일이었지만.

 몸 어디에 허파로 통하는 구멍이라도 뚫린(?)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는 숨이 트였다.

 그렇게 명상에 들어간 뒤, 시간이 흘렀다.

 

 "...음, 이제 슬슬 끝난...건가?"

 

 이곳에 있는 동안 스트레스가 상당했긴 했나보다.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하니, 불어오는 바람이 한결 시원해졌다.

 보다 상쾌해진 기분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던 공삼이는,

 

 "어어?"

 

 흐물거리며 엉덩이를 다시 땅에 붙였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아니, 다리뿐만이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눈치채지 못한 사이, 그의 몸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아?"

 

 갑작스런 움직임 때문일까?

 몸 곳곳에서 울컥거리며 피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더 빠르게, 더 짙게, 공삼이의 몸을 적셔갔다.

 

 털썩

 

 상체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버린 공삼이.

 활발하게 돌던 아드레날린이 사라져버리니, 고통까지 찾아오는 것 같다.

 불구덩이에 들어가기라도 한 것처럼, 전신에 뜨거움이 몰아쳐오더니, 극심한 탈력감이 정신을 갉아먹어왔다.

 결국, 그것을 버티지 못한 공삼이는 의식을 놓고 말았다.

 

 -

 

 "헉!"

 

 의식을 차리자 마자 보이는 '낙인'에 번쩍! 눈을 뜬 공삼이.

 이어서 상체를 벌떡 일으켜 주변 상황을 눈에 담으려 하는데, 순간 현기증이 돌며 신체에서 힘이 빠졌다.

 

 털썩

 

 "크으..."

 "...일어났냐?"

 

 등에서 전해져 오는 둔탁한 통증에, 인상을 쓰고 있던 공삼이가 시선을 돌린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싶더니, 역시나.

 공삼이가 시선을 돌린 곳엔 나이라가 있었다.

 

 "...여긴?"

 "어딜 것 같냐?"

 

 나이라의 말을 들어보니, 딱히 둘러보지 않아도 눈치껏 알 수 있었다.

 

 "치료소... 군요..."

 "잘 아네."

 "쩝."

 "너 근데, 어디 있던거냐?"

 "...?"

 "신입 전용석에서 너 찾아다녔는데 없더라고."

 "아...."

 "그래서 혹시나 하고 여기 와보니-"

 

 나이라가 어깨를 으쓱하면서 공삼이를 가리킨다.

 

 "-역시나. 찾을 수 있었지."

 "그...렇군요."

 "너 도대체 어디있던 거냐? 누가 이렇게 치료소 신세를 지게 만들었어?"

 

 오늘 아침에 비해 크기가 상당히 줄었음에도, 나이라의 기세만큼은 그대로였다.

 그에 공삼이는 괜히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다가 문득, 발견한 새로운 사실에 입을 열었다.

 

 "근데 나이라...님?"

 "앙?"

 "크기가... 많이 줄었네요?"

 "야, 너 말 돌릴래?"

 "네? 아뇨. 그게 아니라... 좀 신기해서요."

 

 나이라가 우물쭈물거리는 공삼이를 보며 눈을 가늘게 뜬다.

 

 "너 혹시 그 맞은애한테 입단속 당한거냐?"

 "네에? 맞다뇨? 아니에요!"

 

 공삼이가 열심히 부정해보지만, 이미 나이라의 머릿속에선 공삼이가 입단속 당했다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어 있었다.

 

 "누구냐."

 "아니라니까요?"

 "...그래, 그럼 너 어디 있었어?"

 

 그 말에, 공삼이는 나이라가 은근히 지능적으로 고집이 쎈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좀 피곤한 스타일이라는 얘기다.

 

 "맞은거 아니라니까요?"

 "...너 어디 있었냐고."

 "하아... 그... 덩치들... 사이?"

 "....?"

 "저 사실..."

 

 나이라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공삼이.

 그의 설명을 전부 들은 나이라는 조금 의심하는 듯 했으나, 어찌어찌해서 잘 넘어가주었다.

 

 "너... 혹시 누구한테 맞은거면, 꼭 얘기해라. 나한테 말하기 싫으면, 내 동생한테 말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걔한테 말하지 말고 나한테 말해. 알겠지?"

 "맞은거 아닌데..."

 "팍씨!"

 

 나이라의 위협에 움찔하는 공삼이.

 뭔가 억울하단 생각에, 공삼이는 나이라를 올려다봤다.

 

 "....나이라님한테 맞은 것도 말해도 되는거죠?"

 "아앙?"

 "그러니까... 만약에 제가 나이라님한테 맞으면... 동생-"

 

 나이라의 주먹이 공삼이의 정수리를 내려친다.

 

 "-꿰엑!"

 "뭐라고?"

 "게헥! 아,아이에오...."

 

 목이 자라목이 된 공삼이가 치료소 바깥으로 나온 것은, 그로부터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고 난 뒤였다.

 

 "그런데 너 이름이 뭐냐?"

 

 치료소 바깥으로 나온 공삼이는 순간, 다시 치료소 안으로 들어가야 하나 고민했다.

 헛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귀나 머리쪽에 문제가 있다는 뜻 아닌가.

 곰곰이 생각하던 공삼이가 이내, 결심하고는 발걸음을 다시 돌릴 때.

 예의 그 헛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야, 너 이름 뭐냐고."

 "?"

 

 공삼이가 나이라를 쳐다본다.

 황당함이 가득담긴 그 시선에, 살짝 움찔한 나이라.

 가만히 그녀를 올려다보던 공삼이가, 귓구멍을 한번 후벼파고는 아아- 거리며 발성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는 것을 확인한 공삼이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네? 라고 되물었다.

 

 "아니, 네 이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네? 그게 웬 헛소리죠?"

 

 저도 모르게 나온 말에, '앗! 실례...' 라는 말을 재빨리 뒤에 붙이는 공삼이.

 하지만 그런 말을 뒤에 붙일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상당히 민망해하는 기색으로, 괜히 뒷머리를 긁적인 나이라가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치료소 명단에 네가 있는지 없는지 찾아보려 했는데...."

 "이름을 몰라서 일일이 얼굴보고 찾아다녔다?"

 "...."

 

 고개를 끄덕이는 나이라.

 그 대답에, 황당하단 표정으로 일관하고 있던 공삼이의 얼굴에 변화가 생겼다.

 입꼬리가 파르르 떨리더니, 이내 위로 솟구쳐올랐다.

 

 "하하...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공삼이는 생각했다.

 내가 이 사람들한테 내 이름을 말해준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니, 제정신일 때는 말해준적이 없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정신이 나가 있었을 때, 혼잣말로 공삼이라고 계속 말했었다.

 몇번이나 말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히 말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아니 아니. 것보다.

 

 '신입 받을 때 이름 같은 거 안듣나?'

 

 생각해보니, 신입 넣어줄 때 이름도 같이 알려주진 않는 것 같았다.

 비의 경우도 비가 '비, 비! 비이이!' 이런식으로 자기 어필을 해서 '그게 이름이구나.' 하고 알게되었다.

 음....그렇게 따지면 나 또한 충분히 어필한 것 같은데....

 아!

 이 사람들이... 아니, 나이라...님이 왜 내 이름을 모르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혼잣말로 이름을 어필하는 것보다, 다른 것을 더 어필했었다.

 그 어필(?)이 너무나도 환상(?)적이어서, 다른 것으로 날 연상하기엔 힘들 정도다.

 

 "....."

 

 웃음을 뚝 그친 공삼이가, 살짝 처연한 기색을 드리우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너무나도 행복하단 느낌으로 입을 열었다.

 

 "그냥, 똥쟁이라고 불러주세요."

 

 공삼이의 아이러니함이 가득한 얼굴이, 나이라의 눈알을 파고들었다.

 

 "아니면 똥싸개도 괜찮구요."

 

 웃는게 웃는게 아닌, 공삼이를 보며 뭔가 미안해진 나이라.

 하지만 나이라는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미안' 이라는 짧은 한마디가, 공삼이의 가면을 부숴버릴 것 같았기에.

 그래서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렸다.

 

 "....."

 

 나이라의 등이, 점점 멀어져간다.

 공삼이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돌연 두 뺨을 찰싹! 찰싹! 때렸다.

 그렇게 자기 회복을 마친 뒤, 헐레벌떡 나이라를 뒤따라갔다.

 

 "아, 도대체 누가 물 뿌린거야? 얼굴이 다 젖어버렸네."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며, 환하게 웃어보이는 공삼이였다.

 

 
작가의 말
 

 앞으로의 연재 주기는 주5일로, 월~금입니다.

 행복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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