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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의 죄명은 휴재
작가 : 야쿠레투르
작품등록일 : 2018.12.12

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자신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가 수명인 세계 - [포르테스]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목이 잘려도, 심장이 꿰뚫려도, 사지가 찢겨져도, 사람들은 죽지 않는다.
다만, 고통스러워 할 뿐.

그러나 '불사' 이되, '불멸'은 아니다.
이야기 속의 '나' 가 죽으면, 현실의 '나' 또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연재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일정기간 이상의 휴재(休載)는 중죄(重罪)다.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그야...
[나의 죄명은 휴재]
니까.

 
운명의 날 (1)
작성일 : 19-01-14 06:07     조회 : 49     추천 : 1     분량 : 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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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두 손바닥을 맞대고 있던 공삼이가 얼빠진 소리를 낸다.

 그의 시선은 자신의 무릎 위에 꽂혀 있었는데, 그곳엔 반투명한 구슬이 놓여 있었다.

 

 "....뭐야, 이게 끝이야?"

 

 난생 처음으로 시도해본 이적의 발휘.

 다이브 하기 전에도, 다이브 도중에도, 다시 현실로 돌아온 뒤에도 계속 고민을 했었다.

 '어떻게' 이적을 발휘하는지에 대해서.

 그런데, 공삼이의 그런 시간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인지, 이적은 예상 외로 간단히 발휘되었다.

 이야기를 들어내었을 때처럼, 이적을 발휘하는데 필요한 것은 강한 의지였다.

 

 "흐음..."

 

 이렇게 간단히 성공할 것이라곤 생각치도 못한 공삼이었기에, 되려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이 뒤에 이적 발휘에 대한 부작용이 나타나줘야, 그 찝찝함을 버릴 수 있을 것 같다랄까?

 하지만 그러한 부작용이 있을리가 없다.

 이적 자체가 해악한 것이면 또 몰라도, 이적을 발휘하는 것에대한 부작용은 없다.

 굳이 찾자면, 능력을 사용했을 때와 비슷한 피로감 정도?

 

 "뭐, 좋은게 좋은거지. 정말 이게 전부라면... 걱정은 안해도 되겠네."

 

 공삼이가 무릎 위에 놓인 작은 구슬을 집어들었다.

 이 작은 구슬은, 공삼이가 집요한 관찰 끝에 찾아낸 것이다.

 그것은 휴식 때의 일.

 제로스가 식사를 마친 뒤, 습관적으로 구슬을 입에 집어넣었다.

 주인공 시점이 아니었다면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간 장면이었기에, 공삼이는 한참이나 긴가민가 해야했다.

 식사라는 틀 안에서 보자면, 그것은 식후 디저트 같은 느낌의 구슬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구슬을 입 밖으로 내뱉은 것을 보면, 어쩌면 구강 청결용(?) 구슬인지도 몰랐다.

 그것의 정체를 정의내리는 것은, 공삼이에겐 어려웠었다.

 그런 공삼이의 상태를 알기라도 한 것인지, 운명은 동기화를 통해 그 구슬에 관한 기억을 전해주었다.

 

 "...사탕이라...."

 

 이 구슬의 정체는 사탕이었다.

 그것도 사연 가득한 사탕.

 확실하게는 모르겠지만, 이 사탕의 유통기한은 적어도 수십년은 되는 것 같았다.

 제로스가 이 사탕을 받았을 때는, 그 단체에 속해있던 때였으니까.

 식사와 마찬가지로 의식 느낌이 팍팍 나는 사탕 빨아먹기라는 행위는, 그때부터 지속되어 왔다.

 여하튼 반영구적으로 빨아먹을 수 있는 사탕은, 공삼이에겐 좋은 시험 대상이었다.

 

 못해도 수십년은 지속된 그 수명을 보건데, 환경에 영향을 받거나, 끼치는 물질은 아닌 것 같았다.

 제로스는 이 행성 저 행성을 넘나드며 용병 생활을 해왔다.

 용병 생활 도중엔 휴식 시간도 있었을테고, 식사와 함께 식후 사탕도 했을터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도 계속 그러한 의식 행위를 했다면, 적어도 사탕이 환경에 따라 독을 뿜는다던지, 이상해진다던지... 그런 건 아닌 것 같았다.

 해서 1차적으로 합격.

 남은 것은 사탕이 인간에게 해로운 것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인데...

 

 "역시 먹어보는 수 밖에 없나...."

 

 그것은 직접 판단해보기로 했다.

 뭐, 사실상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합격인 셈이었다.

 먹고 탈난다 해도, 그것은 공삼이 자신에게 국한된 일일테니까.

 

 "...잠깐만, 전염성 있는 증상이면 어떡하지?"

 

 생각이 많다는 건, 이래서 피곤하다.

 괜한 생각을 해, 머리만 아프게 한 머리를, 나무라기 시작한 공삼이.

 그렇게 한참을 머리에게 뭐라 하던 공삼이가, 에잇! 하는 심정으로 그냥 사탕을 입 속에 털어넣었다.

 

 "억!"

 

 갑작스럽게 닥친 낯선 감각에 혀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그 탓에 사탕은 순식간에 목구멍으로 향했고 이내, 공삼이는 켁켁 거리기 시작했다.

 

 "퉤엣!"

 

 겨우겨우 목구멍에서 끌어올린 사탕을 입 밖으로 내뱉는다.

 

 "헉! 허억!"

 

 사탕은, 맛있었다.

 

 "이,이거... 도대체... 뭐...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미각'을 통해 느껴지는 맛있음이 아니었다.

 

 "내... 기억이 왜...."

 

 사탕이 전해주는 맛은, '기억' 이라는 이름의 맛이었다.

 혀가 사탕과 접하는 순간, 공삼이는 과거의 '기억'을 맛보게 되었다.

 직접적인 회상을 도와주는... 그런게 아니었다.

 그냥, 말 그대로.

 '기억'을 맛보게 해주었다.

 

 "....."

 

 사탕을 집어든 공삼이가,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다, 홀린듯 입속에 집어넣는다.

 다시금 느껴지는 맛의 향연에, 공삼이는 그저 멍하니 혀만 굴릴 뿐이었다.

 미뢰(味蕾) 하나하나가 제각기 다른 기억들을 맛보는 것 같았다.

 바로 전의 기억, 몇시간 전의 기억, 어제의 기억, 등을 비롯해, 공삼이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던 일들이, 혀를 통해 느껴진다.

 그것은 제대로 된 기억을 보여준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미뢰 하나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기억을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이었고.

 다만, 그때 느꼈던 감정 따위들을 알게끔 해주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는 기억, 그 누군가가 누군지 알 수 없었지만, 그때의 감정만큼은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그 외에도 과거에 먹었던 음식에 대한 느낌같은 것도 전달되었다. 음식의 맛이 아니라 그 음식을 먹었을 때의 '감상' 같은 형식으로 전달되었지만, 그것 나름대로 좋았다.

 

 "후와~"

 

 이 사탕이 맛보여주는 '기억'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기억인 것 같았다.

 좀 더 맛보면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공삼이는 그냥 그렇게 여기고는 사탕을 뱉어냈다.

 

 "....이거 장난 아니네."

 

 계속 빨아대고 있었다간, 정신이 나갔을지도 몰랐다.

 그 정도로 장난이 아닌 사탕이었다.

 아무리 자기 자신의 기억이라고는 하지만, 수 많은 기억들을 한번에 느낀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을 주는 일이다.

 나이라나 마이라, 제로스 같이 정신력이 높은 사람이라면 또 몰라도, 공삼이로서는 조금 무리였다.

 

 "휴우..."

 

 사탕을 뱉어냈음에도 혀 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천장에 혀를 비벼본다.

 그렇게 해서 어느정도 감각을 떨쳐내긴 했으나, 아릿한 감각이 남아있는게, 괜한 입맛만 다시게 만들었다.

 공삼이의 시선이 힐끗힐끗 사탕으로 향한다.

 그 시선 속에는 다시 한번 사탕을 맛보고 싶다는 묘한 열기가 깃들어 있었다.

 

 "아! 혹시 이거... 부작용인가?"

 

 묘한 중독성, 이게 이 사탕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 같았다.

 하지만 그정도 부작용은 흔한 편에 속했다.

 거기다 공삼이는, 사탕에 부작용이 있다는 것에 되려 안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정신이 나갈 것 같은 느낌도... 부작용이겠지?"

 

 부작용이라 볼 수 없는 것 까지, 부작용 카테고리에 집어 넣는 공삼이.

 

 "이적에 부작용이 두개라니... 음음,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아무래도 처음 발현한 이적이다 보니, 부작용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컸나보다.

 그래서 자신의 예상대로 부작용이 드러나자, 보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 부작용의 수를 늘리는 생각을 한 것 같다.

 

 "다른 부작용은 이제 없을거야. 이미 두개나 발견되었으니까."

 

 그렇게 여김으로써 액땜을 했다고 생각한 공삼이가, 비교적 안심한 모습을 보였다.

 

 "근데... 이 사탕은 어떻게 처리하지?"

 

 밖으로 나가지 마라고 신신당부하던 나이라였기에, 그녀에게 사탕을 보인다는 것은 악수(惡手)다.

 방 안에 없던 물건이기에, 당연하게도 바깥에서 가지고 왔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냥 부숴?"

 

 공삼이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제로스가 소심하게 싸우는 편도 아닌데, 그런 와중에도 어디 하나 금가지 않은 사탕이잖아. 그런걸 어떻게 부숴?"

 

 참고로 제로스는 그 사탕을 자신의 신체 속에다 보관하고 있다.

 입 안에 넣고 있다거나 하는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신체 속에.

 어쨌든, 부순다는 선택지는 아웃이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숨긴다는 건데...

 

 "내 첫 이적을 이딴 방에 숨겨두고 갈 수는 없으니...."

 

 숨긴다는 선택지의, 하위 선택지 폭이 줄어들었다.

 남은 것은 공삼이, 그 자신의 신체에 숨긴다는 선택지 뿐이다.

 죄수복엔 주머니 같은게 없으니, 사탕을 숨기려면...

 

 "...."

 

 공삼이의 시선이 자신의 몸과 사탕을 번갈아가며 오간다.

 사탕은 대충 엄지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

 그 정도의 크기를 감당(?)할 수 있는 공간은, 공삼이의 신체에서 몇 안되었다.

 

 "입 안은... 조금 위험하려나..."

 

 입 안에 넣고 있으면, 들통나는 것을 넘어 정신 상태가 이상해질 것이다.

 해서 입 안은 기각.

 남은 선택지는 얼마 없다.

 

 "...."

 

 공삼이의 고개가 내려간다.

 잠시동안 다리 사이를 노려보던 공삼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기저귀 가는 것 때문에 이미 들통났잖아. 3개(?)라 속이는건 불가능해."

 

 이번엔 고개가 뒤로 돌아갔다.

 지속적인 동기화와, 나이라의 하드 트레이닝 덕분에 찰지게 살이 오른 엉덩이가 보였다.

 

 "...."

 

 엉덩이를 보며 숨길 생각을 하니, 순간적으로 어떠한 말이 스쳐지나갔다.

 아랫입으로 군만두를 먹고 싶냐는 말.

 그에 오한이 드는 것은 착각일까?

 

 "으으... 그래, 맞아. 엉덩이는 안돼. 여기는 일방통행이야. 쌍방이 아니라고."

 

 좋은(?) 선택지를 포기하니, 남은 것은 거의 없었다.

 그 조차도 얼마지나지 않아, 전부 탈락하고 말았다.

 

 "겨드랑이는 팔 움직임 때문에 안되고... 손에 쥐고 가는 것도 좀 그래... 흐음..."

 

 사실, 벗어놓은 기저귀를 다시 차면 되는 일이었지만, 차마 거기까진 생각하고 싶진 않았나보다.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공삼이.

 결국 그는 신축성이 뛰어난 죄수복을 이용하기로 했다.

 옷을 벗는건 여러모로 문제가 있을 것 같으니, 그냥 옷으로 사탕을 감싼 뒤, 돌돌 말아올리기로 했다.

 나이라가 묻는다면, 그냥 이리저리 둘러대기로 마음 먹은 공삼이였다.

 

 "흠흠! 아? 이거요? 별거 아니에요. 그냥, 이렇게 해보고 싶었어요. 멋부리기? 정도로 생각하시면 돼요."

 

 나이라가 돌아오기 전까지, 예행 연습을 하는 공삼이.

 그렇게 역할극을 하는게, 자기 스스로도 뭔가 뻘쭘했는지, 헛기침만 열심히 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았다.

 공삼이의 표정에 의문이 서리고, 그 의문이 걱정으로 변하기 까지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나이라가 기권하고 오겠다고 한지, 3일 째.

 숙소엔 아직도 공삼이 혼자만이 남아있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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