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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여전히, 푸른 봄
작가 : 박양지양
작품등록일 : 2017.7.20

존경하다가,
동경하다가,
닮고 싶어 바라보다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가,
자각해버리고.
사랑해버리고
추억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이야기.

서툰 유지애의 서툰 이야기.
#여주성장물 #짝사랑주의



 
나는 주위의 권유로 아무 생각 없이 선택을 했다.
작성일 : 17-07-31 20:49     조회 : 56     추천 : 0     분량 : 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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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학교와 체육관을 반복하는 삶은 계속되었다.

  때때로 합기도 대회에 출전했다.

  작년보다는 더 많은 메달을 따게 되었고, 집에는 금메달이 잔뜩 걸려있었고, 상장은 점점 쌓여갔다.

  매년 그랬듯 여름 수련회도 재미있게 다녀왔다.

  그리고 더 친해진 아이들은 점점 늘어만 갔다.

  주말이면 체육관 애들과 신나게 노래방을 다녔다.

  가끔 주말에 관장님의 주도하에 보충 수련을 따로 받기도 했다.

  매일매일 시간이 지날수록 체육관에 내린 나의 뿌리는 점점 길어져 더욱더 흔들림 없이 자라나고 있었다.

  학교에서는 딱히 그다지 큰일은 없었다.

  공부하라면 공부하고, 시험 날이면 열심히 벼락치기를 했다.

  성적은 무난했고, 담임 선생님은 날 예뻐했다.

  친구들과는 잘 지내지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완전히 마음을 열고 지내지 않고 특별히 친하게 지내는 무리 없이 그냥 평탄하게 학교생활을 했다.

  엄마는 승진했고, 이제는 겨우 일요일 정도는 쉬는 날이 생기셨다.

  지희 녀석은 뭐가 그리 바쁜지 집에서도 보기 힘들었다.

  체육관을 끝내고 온 늦은 저녁이 돼서야 겨우 침대에 들어와 자는 걸 볼 수 있었다.

  요즘은 양궁을 한다고 했던가?

  재주도 많고 욕심도 많은 동생이었다.

  학교도 다르고 나와는 반대로 친구도 많아 주말에도 얼굴 보기가 힘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계절은 어느새 추운 겨울이 되었다.

  기말고사까지 끝난 중3의 생활은 여유롭기 그지없었다.

  대부분 과목은 자습을 빙자한 자유 시간이었고, 그 잉여로운 시간 동안 많은 영화를 보고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다만, 수학 선생님만은 끝까지 수업을 진행하셨다.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 이것만은 알아야 고생을 하지 않는다며 정말 열정적으로 가르치셨다.

  시험이 끝난 아이들의 불만은 날로 높아졌지만, 선생님은 절대 굴하지 않으셨다.

  그래도 대부분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다가 수학이라도 공부하고 있으니 좀 더 쓸모있는 사람이 된 거 같아 안도감이 들었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 집 근처의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모양이었다.

  딱히 고등학교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자료 조사를 하지 않았던 나에게는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는 귀중한 정보들이었다.

  인문계는 소위 말하는 뺑뺑이를 돌리기 때문에 재수가 없으면 먼 지역의 고등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점, 실업계는 그런 것 없이 대부분 자기가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다는 점 등 내가 알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아이들은 이야기 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어느 곳이 가까울까.'라고 생각하며 대충 집 근처에 있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진학희망서에 적어내었다.

 

  "지애 너 실업계 가게?"

 

  언제 왔는지 지은이가 앞쪽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이야기했다.

 

  "어, 가깝잖아."

 

  "아니 왜? 그 성적으로! 왜? 왜?"

 

  지은이가 경악하며 말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나야 뭐 공부 따라가기도 힘들고, 가까운데 가면 체육관 다니기도 좋고."

 

  "야! 아오 운동에 미쳤냐? 안돼!"

 

  "아니 내가 갈 고등학굔데?"

 

  "아 여긴 완전 꼴통 학교잖아? 여길 왜 가려고 그래."

 

  "가까워서."

 

  "헐. 미쳤음? 그럴꺼면 생활과학고를 가."

 

  "과학고? 뭐야 공부하는 곳 아냐?"

 

  지은이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넌 고등학교 진학할 마음은 있니? 그래도 어떤 고등학교는 있는지 알고선 지망학교를 써야 할 것 아냐!"

 

  광분하는 지은이를 앞에 두고 할 말이 없었다.

  사실 진짜 고등학교 진학에 크게 관심이 없었으니까.

 

  "그럼 어디가 좋을까?"

 

  어이없는 표정을 하며 지은이는 내 지망학교 윗칸에 적힌 청우공고 지우개로 박박 지우더니「청우생활과학고」라고 적었다.

  여전히 악필이라고 생각을 했다.

 

  "과학고? 과학고면 인문계 아니야?"

 

  "아니야. 실업계야. 여기 근방 학교 중 여기가 제일 나아. 성적도 좋고 소문도 좋더라."

 

  "흠. 그래? 그럼 여기로 하지 뭐."

 

  종이를 받아 들며 이야기하는 나를 보며 지은이가 딱하게 쳐다보았다.

 

  "지애야."

 

  "어?"

 

  "아깝다. 왜 공부 더 하려고 안 해?"

 

  그거야 너네 같은 상위권 애들 따라가려면 학원도 다녀야 할 텐데 그런 학원 비싸잖아.

  속마음과 조금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그냥 운동하게."

 

  뭐 사실이긴 하지.

  운동하고 싶어.

  공부에 집중하려면 운동도 그만둬야 하는데 그건 싫고.

  지금 한 시간 하는 운동도 뭔가 부족하단 말이야.

  내 대답에 지은은 어이없어하며 한숨을 쉬었다.

 

  "남들은 어떻게든 인문계를 갈려고 애를 쓰는데, 넌 참 거꾸로 간다. 부모님이 뭐라고 안 하셔? 실업계 간다는데?"

 

  "아! 그리고 보니 엄마에게 이야기 안 해봤다."

 

  "으이구, 가서 이야기 꺼내봐. 난 청우여고 갈껀데, 부모님 반대하면 같이 가자."

 

  지은이는 끝까지 자기와 같은 학교에 가기 바라는지 미련 철철 넘기는 말을 했다.

 

  "왜? 거기서도 노트 보여달라고?"

 

  "지애 네 노트는 진짜 최고긴 하지."

 

  웃으면서 말하는 지은을 보자 괜히 마음이 간질거린다.

  그래도 지은이 있어서 1년 반 참 즐겁게 지낸 거 같다.

 

  "고마워."

 

  "뭐가?"

 

  "그냥 같이 있어 주는 거?"

 

  "너 참 좋은 애야. 몇몇 애들이 시기로 그걸 못 봐서 그렇지."

 

  "말이라도 고맙네."

 

  "진짜야. 넌 좀 그런 거에 자신 좀 가져라. 아, 짜증 나. 최지민 고년이 아주 애 하나 버려놨어 "

 

  갑자기 튀어나온 이름에 괜스레 씁쓸해진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그래."

 

  "부모님이 반대하면 청우여고 쓰고."

 

  "그래."

 

  "아! 꼭 반대하셨으면 좋겠다."

 

  지은은 씩 웃었다.

  그럴 리가.

  속마음을 숨긴 채 같이 씩 웃었다.

 

  *

 

  저녁 9시.

  늦게까지 일을 하시던 엄마가 집으로 들어왔다.

  샤워하고 나오시는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나 실업계 갈까 봐."

 

  "실업계? 어디?"

 

  머리를 수건으로 톡톡 치며 엄마가 대답하셨다.

  딱히 분노가 섞인 것이 아니라 순수한 의문으로 대답하신 것 같았다.

 

  "아니, 그냥 기술 배우고 싶어서."

 

  "그래 그러렴.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니? 나중에 후회만 안 하면 되지."

 

  엄마는 드라이기를 드시며 말씀하셨다.

  엄마는 늘 그러셨던 거 같다.

  공부하라고 다그치신 적도 없고, 만화책을 본다고 혼내신 적도 없었다.

  그저 '알아서 잘하는데 엄마가 시킬 필요가 있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딱히 불만은 없었지만 가끔은 조금 서운함이 들 때도 있었다.

  나한테 관심이 있으신걸까하고

  그래도 나를 다그치는 것보다 믿어주는 시늉을 하는 것이 더 나은 거 같다고 생각했다.

  조용히 엄마 방문을 닫고 나와 침대방 문을 열었다.

  지희는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만화책을 읽고 있었다.

  어쩜 나랑 저렇게 똑같은 모습일까?

  전혀 다른 우리에게서 가끔 저렇게 꼭 닮은 모습을 볼 때마다 신기했다.

 

  "야, 유지희 너 고등학교 어디로 갈꺼야?"

 

  "나? 청우여고."

 

  "아아 그래?"

 

  갑자기 지은이와 지희가 같이 서 있는 것을 상상했다.

  똑같이 키도 170쯤, 둘 다 늘씬늘씬하니 꽤 어울리는 친구가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지애, 넌 어디로 갈껀데?"

 

  저게 정말 언니 소리 안 붙이네.

 

  "청우공고?"

 

  "미친 그런 꼴통 학교는 대체 왜 가려는거냐? 성적도 나쁘지도 않으면서."

 

  "가려고 했는데 청우생활과학고였나? 거기 가려고."

 

  "아니 왜 자꾸 실업계만 이야기해 ? 성적 좋잖아."

 

  "넌 여기가 어딘줄 아나 보네?"

 

  "모르냐?"

 

  "몰랐어."

 

  "미쳤구만, 아주. 고등학교에 관심 좀 가져라. 수험생이."

 

  그런가?

  내가 이상한 건가?

 

  "어느 과 가게? 생활체육과?"

 

  "과 뭐 있는데?"

 

  "미친다 정말. 그 정도는 알아보고 간다고 해라."

 

  지희는 한심함을 가득 담은 눈빛으로 쳐다보며 설명을 해주었다.

 

  "거기 조리과, 생활체육과, 미용과, 의상과 있어."

 

  "오, 의상과 좋다."

 

  "안돼. 넌 손재주는 좋지만, 미적 센스가 없잖아. 그러니까 의상과 미용과 다 가지마."

 

  저건 나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무서운 것.

 

  "운동도 맨날 하니까 굳이 생활체육과 갈 필요 있겠어? 계속 운동하면 넌 합기도 그거 하나 특기생으로 대학도 가겠다. 메달이랑 상장봐라. 그러니까 조리과 가. 거긴 그 과가 가장 인기도 좋고 가장 잘 밀어준다더라."

 

  "헐. 넌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

 

  "네가 이상한 거야. 왜 그렇게 다른 것에 관심이 없냐?"

 

  "그래?"

 

  "어 그래."

 

  지희는 다시 읽던 책에 눈을 돌려 키득거렸다.

  그러더니 뜬금없이 소리쳤다.

 

  "아! 절대적으로 조리 과를 가라!"

 

  "아, 깜짝이야. 갑자기 왜?"

 

  "그리고 밥 좀 해줘. 맛있는 거. 9첩반상 이런 거."

 

  "야 사심 가득하다?"

 

  "어. 엄마 바쁘잖아. 네가 해."

 

  "헐."

 

  "헐은 무슨. 어쨌든 인문계 안 쓸 꺼면 그냥 거기 써. 괜히 청우공고 이딴 데 쓰지 말고."

 

  "그래그래."

 

  청우생고는 생각보다 소문이 좋은 거 같네.

  다들 나쁘다는 평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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