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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축귀의 검
작가 : 후우우우니
작품등록일 : 2017.12.4

세조 10년 현덕왕후의 저주로 나병에 걸려 문둥이가 된 세조.
설상가상으로 왕에 오르며 저지른 짓들이 다시 세조와 조선에 앙갚음으로 돌아온다.
적의 무기는 위대한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을 주문으로 사용하여 고대의 악한 마법을 되살린

"언문주"

언문주로 조선과 조선의 7대 임금 세조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적들.
그들로부터 국가의 안정을 지키고 사악한 주법을 막기 위해 언문주를 사용할 줄 아는 새로운 국가기관을 창설하는 데

그 이름은 "축귀검" 이었다.

 
2. 나모가비전 1.축귀검(허리)
작성일 : 17-12-07 17:17     조회 : 43     추천 : 0     분량 : 4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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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호통 한번으로 물리치고 강녕전으로 냅다 뛰어 가고 싶었다. 그러나 군주라는 입장에서 꾹 참고 발언을 허락했다.

 

 “말씀해보오, 예판 대감.”

 “전하의 말씀을 들어보니 벌써 어느 정도 사건의 윤곽만은 아시는 듯합니다. 만일 전하의 옥체에 해를 입힐 요량으로 누군가 못된 사악을 떠는 것이라면 그 저주를 기예묘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를 풀어 그 자를 잡아들이면 되는 것입니다. 군주의 옥체에 위해를 가하는 역적을 일반 치안 행정으로 추포, 대응하실 일이지 기이묘사로 대처하실 일이 아닌 것입니다.”

 

 이번엔 예판의 정론에 이유가 말이 막혔다. 좌중이 예판 원효연의 정론에 무언의 지지를 보냈다.

 그런 전각 안의 분위기에 힘입어 원효연은 말을 이어나갔다.

 

 “천하를 가득 메우는 정기는 모름지기 하늘의 뜻에 맞도록 이어지면 비틀림이 없이 바르며, 그렇지 않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것이 없이 다 비틀어져 틀리는 것이옵니다. 몸이 안 좋으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으실 터이니 그것을 찾아 바로잡아 가소서. 의원이 술을 멀리 하라면 술을 멀리 하시고 많이 누워 휴식을 취하라 권하거든 그리하소서......”

 

  여기까지 임금 이유는 묵묵히 듣기만 했다. 그러나 원효연이 한마디를 더 보탠 것이 이유의 심기를 건드렸다.

 

 “......부디 주자의 가르침과 성리학의 맑은 윤리에 따라 생활해 나가시면 몸은 절로 나아지실 것 이옵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누가 들어도 별 문제없는 말이었으나 이유는 노기를 터트리며 고함을 질렀다.

 

 “성리학의 맑은 가르침-! 그럼 내 몸이 이리 된 것은 성리학의 맑은 윤리로 살지 않아서 이리 된 것이란 뜻인가? 예판-!”

 

  근정전 안의 관료들이 어리둥절하여 임금 이유를 쳐다보았다.

 모두 화를 내는 지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었는데 군왕 이유가 다음 말을 이어가자 전각 안의 관료들은 긴장 상태가 된다.

 

 “그러니까 예판의 말은 내가 조카의 왕위를 뺏고 그 목숨을 뺏는 패륜을 저질렀으니 몸이 이리 된 것은 당연하다는 말이 아닌가-! 아니 그러한가-!”

 “저.....전하-!”

 “내 몸의 병이 시작된 경위가 알음알음 퍼져 장터에서도 회자되니 경들도 모르지는 않으리라-!

  형수의 귀신이 내 꿈에 나타나 아들 잡아먹은 금수 놈이라 욕을 하며 침을 뱉아 얼굴에 맞은 뒤부터 내 몸에 종기가 발생하고 살에서 진물이 흐르지 않았던가-! 그러하니 성리학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아 몸이 이리 되었으니 나 같은 건 살가죽이 썩어 문드러져 죽어도 싸다는 얘기가 아닌가-! 아니 그러한가-! 예조판서 원효연-!”

 “전하-!”

 “전하-! 어찌 그런-!”

 “전하-! 그렇지 않사옵나이다-!”

 

  영의정 현영휘가 그 자리에서 다섯 체절을 바닥에 던져 납작 엎드리자 근정전 안, 모든 관료들이 바닥에 납작 붙어버렸다.

 예판 원효연은 바닥에 이마를 대고 벌벌 떨며 전하 소리만 애처롭게 불러 대었다.

 마치 장사 지내는 집에 애통곡성처럼 전하소리가 전각 안, 높은 천장까지 가득 찼다.

 이 광경에 임금 이유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아차! 이래서는 안 되는데......’

 

  기실 예조판서 원효연의 지적이나 그 발언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저 유학의 나라에서 말의 앞과 뒤에 성리학의 맑은 윤리, 운운하는 것은 그저 말의 장식이나 입에 발린 소리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 미사여구를 정권정통성의 약점으로 의식한다는 것, 자체가 임금 이유, 스스로 자신의 왕위의 정통성에 자신 없어한다는 방증에 불과하지 않은가?

 성리학, 주자학의 나라 조선에서 자신을 성리학적 질서를 어긴 임금이라고 생각하며 옥좌에 계속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구나 사안의 중대성이란 명분에서는 더욱 말이 안됐다.

 겨우 관원 십여 명 정도로 운영될 정부 안의 작은 부서 하나를 설치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정권의 정통성까지 거론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었다.

 

 ‘아이, 씨~ 이게 아닌데......’

 

 전 안을 가득 채운 흐느끼는 듯한 전하소리, 곡소리에 임금 이유가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했다.

 분기탱천하여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마구 내뿜긴 했지만 이 남자, 이유도 세종대왕의 아들 중 하나였다. 세종대왕의 제왕학을 몸에 체득한 사람이었다.

 성정이 급해 가끔 아버지가 보면 얼굴을 돌려 버릴만한 흉사를 저지른 적도 있지만 대개는 자신이 먼저 내놓아 다시 얻어 내는, 돌아가는 정치적 미학도 알고 있었다.

 이런 폭거는 빨리 사과하여 봉합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때는 되레 한발 물러나면 반대쪽에서 쫓아온다는 정치 역학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아..... 내가 몸이 아파 정신이 혼미하여...... 음...... 예판, 미안하오. 내 그대의 충성을 의심치 않소이다. 그저 몸이 안 좋아서.......”

 “저.....전하..... 성은이 망극.......”

 

  공포에 질린 예조판서는 말도 제대로 내고 맺질 못했다.

 

 “이리 경들이 싫어하고 반대하니 내 뜻을 접으리다. 내 병이야 탕약을 조금 독하게 쓴다면 차도가 있을 지도 모르니......내가 뜻을 접는 것이......”

 

  영의정 현영휘가 말꼬리가 흐릿한 왕의 양보에 한층 더 양보 하는 것으로 좌중을 이끌었다.

 

 “전하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한 신들의 무지함과 무성의함에 차마 충성스럽다 말하지 못 하겠나이다. 불충한 저희를 죽여 주시옵소서.”

 “아니..... 뭐...... 그렇~게 까지야......”

 

  긍정도 부정도 아닌 묘한 어조로 임금 이유는 이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며 상황을 자기 것으로 가져갔다.

 

 “전하께옵서 나라의 살림까지 근심하시어 내탕으로 추진하신다는 데야 그 누가 있어 전하의 뜻을 막을 수 있겠사옵니까? 뜻대로 하심이 옳은 줄로 아뢰옵니다.”

 “뜻대로 하심이 가한 줄로 아뢰옵니다.”

 “뜻대로 하심이 가한 줄로 아......”

 “뜻대로 하심이 가한 줄......”

 “뜻대로 하심이.......”

 

  영의정의 선창에 모든 신료들이 와르르 머리를 들고 후렴을 넣었다.

 정권 정통성 문제가 튀어나온 마당에 다른 말을 하면 죽을 일이 될 수도 있으니 무슨 반론이 있을 수 있겠는가?

 신료들의 항복을 받은 이유는 재빠르게 상황을 빼도 박도 못하도록 결정지어 버렸다.

 

 “그럼..... 자세한 지원 법령과 그 절목을 소로 올려주시오. 내 의결하리다.”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임금 이유의 판정승으로 논의가 끝났다.

 이유는 과거에는 자신이 이런 논의의 판정승을 거두면 옥좌에 가만 앉아서 젊은 신료들에게서 법안이 만들어지고 세부 법령이 조절되는 것을 보는 것을 즐겼다. 그러나 지금은 황급히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열이 받쳐 폭풍처럼 호통을 칠 때는 몰랐는데 노기가 식자 한바탕 기세를 올린 댓가가 온몸의 구석구석에 퍼지기 시작했다.

  무릎과 발가락의 구부러지는 모든 관절에 칼이 박히는 것 같았고 살 가죽이 다 터져 피고름이 내를 이뤄 흐르는 것 같았다.

 이유는 얼굴이 하얗게 되어 내관의 부축을 받아 사정전을 황급히 떴다.

 

 예조판서도 얼굴이 하얗게 되어 죽은 사람을 방불케 했다.

 주변의 신료들이 위로의 말을 하며 등짝을 주물러주자 겨우 얼을 차렸다. 그러나 전혀 맥을 차리지 못하고 사정전의 한 쪽 구석에서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예조판서 원효연을 그리 초죽음으로 만든 임금 이유도 강녕전에 가자마자 자리를 깔고 누워버렸다.

 바로 열이 올라 그도 그날 밤 반 쯤 죽다 살아났다.

 그 둘만 제외하면 나머지 신료들은 기관 창설의 각종 권한 조정과 그에 따른 법령의 제정으로 바쁘게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침.

 

  의정부, 삼정승이 왕에게 허락을 받기 위해 상소를 직접 들고 강녕전을 찾았다.

 임금 이유는 누워서 보고를 받았다.

 

 “기관의 이름은 귀신을 쫓아내는 무사의 기관이란 뜻에서 축귀검이라 하였고 지금 수배가 되는 충찬위의 인사 하나와 개별적으로 연락이 닿는 사람들을 수시로 모집할 계획이며 이들을 다스릴 제조로 좌부승지를 일단 배치할 작정입니다. 전하.”

 “......”

 

  임금 이유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내관에게 손짓을 하였다. 결재할 옥새를 가지고 오라는 신호였다.

 

 “세부 법령과 예산 운용에 대해 말씀을 올리오리까? 전하?”

 “......”

 

  임금 이유는 말없이 고개를 도리도리 돌리고는 내관에게 손짓을 하였다. 내관은 옥새에 주칠을 정성껏 한 후 이유를 쳐다보았다.

 

 “저.....기......”

 

  다 죽어가는 소리로 수결할 곳을 가리키자 내관은 도장을 콩, 찍었다.

 

 “전하! 성은이......”

 “......”

 

  정승들이 사은을 표하려 하자 이유는 말없이 자리에 누우며 손을 홰홰 저었다.

 간밤의 고열로 정신이 흐릿한 군왕 이유였다.

 암말 말고 가라는 얘기였다. 전날의 근정전의 소란에 비하면 결재는 무성의할 만큼 간단하고 빨랐다.

 삼정승은 결재 받은 보고서를 들고 다시 근정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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