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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장미의 교단
작가 : 우와아와앙
작품등록일 : 2017.11.22

여신 '셀레스틴' 과 함께하는 본격 교단 부흥기-!!
전직 톱모델 출신 강우진. 하지만 인기는 물거품과 같다고 우진은 금세 연예계에서 묻히게 되고, 우진은 다시 유명세를 되찾기 위해 '에스테반' 속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는데..

 
뜻밖의 방문자
작성일 : 17-11-26 20:14     조회 : 22     추천 : 0     분량 : 5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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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을 모르고 하늘 높이 치솟은 푸르른 나무들로 인해 녹음이 짙게 우거져 있는 '플로렌스 숲'.

 

 나무들의 높이는 자그마치 100m 이상에 달했고, 광할한 숲의 크기는 그 끝을 감히 짐작키 어려울만큼 지평선 저 너머까지 넓게 이어져있다.

 

 그 모습이 그야말로 생명의 보고라 불리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플로렌스 숲' 은 평소의 싱그로운 풀냄새와 경쾌한 새들의 지저귐 대신, 고요한 적막만이 숲을 가득 맴돌고 있었는데, 그 원인은 다름이 아닌, 얼마 전부터 숲의 중앙부에서 하늘 높이 뿜어지기 시작한 원인 모를 휘황찬란한 빛의 기둥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빛의 기둥을, 숲의 중앙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대한 나무 위, 두명의 여성 엘프가 조용히 지켜보며 서 있었다.

 

 "드디어 우리에게도 사명을 완수해야 할 때가 온 모양이야.... 실비아. 오직 너와 나만이 모두를 지킬 수 있어."

 

 아무 말 없이 빛의 기둥을 보며 서 있던 그녀들 중, 먼저 침묵을 깨뜨린 쪽은 옅은 금발의 엘프였다.

 

 그녀는 낮게 가라 앉은 눈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려 '실비아' 라는 엘프를 지긋이 바라 보았다.

 

 그러자 '실비아' 역시 빛의 기둥에서 시선을 거두며, 옆의 엘프에게 작지만 확신이 담긴 말을 조용히 속삭였다.

 

 "그래, 트리샤. 하지만 숲의 모두가 곧 이 이상징후에 대해 눈치를 채게 될거야. 그리고 그들은 우리를 공격해 오겠지..."

 

 실비아는 가늘게 떨리는 눈으로 '트리샤' 를 바라 보았다.

 

 떨리는 실비아의 눈동자에 트리샤는 한 발자국 실비아를 향해 다가섰다.

 

 그리고는 올곧이 실비아의 눈동자를 마주하며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그래. 곧 그렇게 되겠지. 하지만 우리 숲의 일족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거야. 그리고 우리 숲의 일족이 살아남기 위해선,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끝까지 완수해내야만 해.. 다른 누구도 아닌, 너와 나 둘이서 말이야."

 

 실비아의 눈동자에 가냘프지만 신념에 가득 차있는 트리샤의 얼굴이 들어왔다.

 

 자신을 독려하는 트리샤의 모습에 실비아는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그래. 우리 둘이 함께라면..."

 

 실비아는 트리샤의 손을 꼭 마주 쥐며 다짐하듯 내뱉었다.

 

 다음날 아침, 실비아와 트리샤, 그리고 또 한명의 엘프는 '플로렌스 숲' 엘프들의 걱정과 우려 속에 인간 세상으로의 긴 여정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그녀들은 '로한 왕국' 남부에 위치한 '화이트 런' 을 향해 말을 몰아 나가기 시작했다.

 

 

 

 "패티는 잘 모르겠어. 과연 저 아이들이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 말이야."

 

 은청색의 포니테일 머리를 찰랑이며 조그마한 엘프 여아가 말했다.

 

 엘프 여아는 시야에서 멀어져 가는 실비아와 트리샤, 그리고 또 한명의 엘프를 멍하니 바라 보고 있었는데. 엘프 여아의 귀엽장한 외모와는 달리 그녀의 주변으로는 강한 마력의 파동이 은은히 퍼져 나오고 있었다.

 

 "패티리샤님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저래 보여도 저 아이들. 저희 플로렌스 숲 일족의 훌룡한 감시자들 이니까요."

 

 엘프 여아 '패티리샤' 의 말에 그녀의 옆에 서 있던 건장한 중년의 엘프가 그녀의 말을 받았다.

 

 패티리샤는 고개를 들어 그 중년의 엘프를 가만히 바라 보았다.

 

 그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플레타. 왜 웃고 있는거야? 혹시 저 아이들이 숲을 떠나서, 그게 기쁜거야?"

 

 패티리샤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그에 플레타는 당황한 표정으로 서둘러 손을 젓기 시작했다.

 

 "아,아닙니다. 기뻐 하다니요.. 당치도 않은 말씀이십니다!"

 

 "흐음~ 그래?"

 

 패티리샤는 당황해하는 플레타 에게서 다시 고개를 돌려 실비아네를 바라 보았다.

 

 숲을 떠나, 자유로히 대륙을 누비게 될 그녀들의 모습이 패티리샤의 머리속으로 떠올랐다.

 

 패티리샤는 그 모습에 자신을 대입해본 뒤, 조용히 중얼거렸다.

 

 "패티도 숲을 떠나서 자유로히 여행을 해보고 싶어. 패티는 숲의 누구보다도 훨씬 강한데 말이야."

 

 "그렇지요. 패티리샤님 께서는 '플로렌스 숲' 의 그 누구보다도 강한 힘을 가지고 계시지요. 페티리샤님은 이제 대륙에 몇 남지 않은 고귀한 혈통 '하이 엘프' 시니 말입니다. 허나.. 여행이라니.. 패티리샤님 께서는...."

 

 플레타는 패티리샤의 힘에 긍정을 표하면서도, 여행이라는 말에는 뒷말을 흐렸다.

 

 그녀의 강한 힘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숲의 율법 상 신탁이 있지 않은 한 '고귀한 혈통' 이 숲을 떠나는 행위는 용납받지 못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패티리샤 역시 잘 알고 있는 일이었기에, 그녀는 그저 아쉬움이 가득한 눈동자로 실비아네의 등을 가만히 바라 볼 뿐이었다.

 

 "있잖아 플레타. 패티도 아까 플레타가 웃은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거 같아."

 

 "네...?"

 

 플레타는 돌연 들려온 패티리샤의 중얼거림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반문했다.

 

 그러자, 패티리샤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플레타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저 아이들이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 지기 시작한 이 '플로렌스 숲' 을 떠나 안전한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되서... 그게 기뻐서 웃은 거지?"

 

 "......"

 

 "패티는 말이야. 이렇게 생각해. 저 아이들이 임무에 실패해서 조력자의 도움을 받지 못해 숲에 다시 돌아오지 못 하는것도 나쁘지 않을거라고 말이야. 그도 그럴게 앞으로 이 '플로렌스 숲' 의 앞날은 그 누구도 예견할 수 없는 것이니까."

 

 "......"

 

 플레타는 패티리샤의 말에 침묵을 지켰다.

 

 아니, 침묵을 지켰다기 보다는 아무런 말도 입에 담을 수 없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듯 했다.

 

 아직은 어린 패티리샤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또 그녀의 말대로 앞날을 예견할 수 없는 '플로렌스 숲' 의 지금 이 상황이 그의 입술을 무겁게 짓눌렀다.

 

 "꾸드득- 꾸드득- 나무들의 움직임 소리가 들려와.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패티리샤가 자신의 양쪽 귀에 손을 가져다 대며 말했다.

 

 그에 플레타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응. 그들이 곧 우리를 공격해 올거야."

 

 "그것도 그렇겠지요..."

 

 "자 플레타. 패티와 함께 그만 우리들의 요새 '그라니아' 로 돌아가자. 우리 일족의 명운이 걸린 싸움이, 우리 일족의 마지막이 될지 모를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

 

 패티리샤가 얼굴 가득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번에도 플레타는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곧 패티리샤는 저멀리 있는 '그라니아' 요새를 향해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고귀한 혈통' 으로 태어나 일족의 미래를 가녀린 어깨에 짊어져야 하는 소녀.

 

 풍전등화와도 같은 일족의 미래와 자신의 운명을 함께 해야만 하는 가엾은 소녀.

 

 플레타는 멀어져 가는 패티리샤의 등을 지긋이 바라 보았다.

 

 그의 눈위로 투명한 눈물이 가득히 차올랐다.

 

 

 

 

 "아아아앙~~ 세라야아~ 얼마나 더 가야 도착하는 거야?"

 

 "그만 좀 찡얼거려! 너가 자꾸 그러니까, 세라도 곤란해 하잖아!"

 

 "내-가 뭐어월~~!"

 

 오늘만 벌써 몇 번째 일지 모를 실비아와 트리샤의 투닥거림이 길다란 귀를 통해 들려왔다.

 

 그에 '플로렌스 숲' 에서부터 함께 여행을 시작한 또 한명의 엘프 '세라' 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현실에서의 본명 '유세라' 에서 그대로 이름을 따와 '에스테반' 의 캐릭터 명을 지은 모델 유세라.

 

 요근래 세라는 바쁜 모델 생활로 인해 심신이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는데, 하여 그녀는 언제나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동경하고는 했었다.

 

 그런데 그때, 한달전쯤 가상현실 게임 '에스테반' 의 오픈소식이 그녀의 귀에 들려오기 시작했고, 그것은 메마른 땅에 단비가 내리듯. 현실에서의 삶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세라에게는 반갑기 그지 없는 소식이었다.

 

 그렇게 세라는 '에스테반' 의 오픈과 동시에 엘프 종족을 선택. 플레이를 시작하게 되었고.

 

 어느새 완전히 빠져들어, 이제는 일반 엘프 유저들은 출입이 불가능한 '플로렌스 숲' 에 자유로히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손에 꼽히는 고레벨 엘프 유저가 되어있었다.

 

 거기다, 우연히 연이 닿게 되어 현재는 실비아와 트리샤의 길안내 퀘스트를 수행하고 있었고 말이었다.

 

 이렇게 모든것이 만족스러운 현재. 단 하나 세라를 괴롭히는 일이 있었으니.

 

 그것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말 다툼을 벌이는 실비아와 트리샤의 존재였다.

 

 평소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세라에게는 이러한 그녀들의 행동은 정말이지 노이로제가 걸릴 만큼 신경이 곤두서게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세라는 둘의 투닥거림이 점점더 거새지기 시작하자, 서둘러 지도를 펼쳐 보았다.

 

 한시라도 빨리 목적지에 도착을 하여, 그녀들의 찡얼거림에서 자유로히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사실, 처음 퀘스트를 받아 '플로렌스 숲' 을 나섰을 때만 하더라도 '장미가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했으니, 동쪽에 그 길이 있다.' 라는 막막한 힌트만이 전부였기에 수차례 길을 헤매기 일쑤였는데, 현재는 이주전 쯤 시청한 '에스테반 이야기' 를 통해 확실한 목적지를 잡고는 빠르게 이동을 하고 있는 와중이었다.

 

 바로, '화이트 런' 을 향해서 말이었다.

 

 세라는 지도의 위치와 저멀리 보이는 도시의 형태를 비교해 보고는 방끗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길고 길었던 여정이 끝이 목전에 다다랐기 때문이었다.

 

 "얘들아~ 이제 거의 다 왔으니까. 조금만 더 참아."

 

 세라는 친절한 미소와 함께, 아직까지 투닥거림을 버리고 있는 실비아와 트리샤를 부드럽게 달랬다.

 

 그러자, 서로를 죽일 듯이 바라보고 있던 그녀들의 고개가 자연히 세라를 향해 돌아왔다.

 

 그리고는.

 

 "쟤는 뭐 입만 열면 맨날 거의 다 왔데."

 

 "그러게 말이야. 그건 트리샤 니 말이 맞긴 하네."

 

 "얘들아~ 조금만 더 참아~"

 

 실비아가 세라의 말투를 흉내내며 한껏 비아냥 댔다.

 

 거기에 트리샤 역시 그런 실비아에 자극을 받았는지, 마찬가지로 세라의 말투를 흉내내며 세라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얘들아~ 거의 다 왔어~~... 다 오긴 뭘 다와! 세라 넌 30분 전에도 방금 그 말을 똑같이 우리한테 했었어! 이게 어디서 또 거짓말을 할라고?"

 

 "....."

 

 세라는 서로 말 다툼을 벌이다고 이렇듯, 자신을 향해 딴지를 걸때면 죽이 척척 맞아 떨어지는 둘의 태도에, 요 이주간 늘 그래왔듯 울화통이 터져옴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도 앞으로 한두 시간이면 모두 끝날 일.

 

 그에 세라는 머리 끝까지 차오르는 화를 애써 꾹- 눌러 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들어 저멀리 보이는 웅장한 도시를 척하니 가르켰다.

 

 "이번에는 거짓말 아니야-! 자! 저기 보이는 저 성이 바로 우리 목적지야."

 

 "응..?"

 

 "정말?!"

 

 세라의 손가락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실비아와 트리샤의 고개가 재빠르게 돌아갔다.

 

 그리고 그 도시를 바라보는 순간 둘의 얼굴에 한가득 차있던 장난기는 온데간데 없이 싹하니- 가셔버렸다.

 

 "트리샤... 저 도시 근처에서 빛의 기둥과 같은 기운이 느껴져.."

 

 "응, 나도 느끼고 있어... 실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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