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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사냥꾼 (모습을 보이다.)
작가 : 노랑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11.21

언젠가부터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돌았다.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을 도와준다는 현대판 홍길동이 존재한다고.
누구는 뱀파이어, 그 누구는 인간의 피를 탐하는 자라 비밀스레 불리 우는 이__

인간이 인간을 헤하는 세상.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또 다른 이들이 법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수많은 사건들과 힘 있고 빽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매서운 갑질에 당하기만 하는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이미 죽어버린 심장을 가진 이들이 겪는 단 하나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종족이 다른 이들에 서로의 대한 믿음에 관한 이야기다.

 
다시 시작된 사건.
작성일 : 17-11-22 20:18     조회 : 22     추천 : 0     분량 : 8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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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새 공원에서 헤매고 다니다 뒤늦게 국밥집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김씨와 박씨다.

 여전히 해주에겐 소식이 끊기고 이도저도 못하고 근처에서만

 모습을 보이며 끼니를 핑계로 국밥집을 들락거린다.

 일이 터지기 전에 해주가 말했다.

 

 “소식이 끊겨도 절대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세요. 옷은

  아까워도 멀찍이 버리고 누가 봐도 노숙자다 싶을 만큼 아니

  그보다 더 아무거나 뒤지고 다니세요. 웬만하면 눈에 띄는

  행동들은 하시지 말고 그저 그런 사람처럼 절대로 다시 저

  때문에 그 근처에는 가지 마세요. 얼씬 거리지도 마세요.

  눈 딱 감고 나 몰라라. 아셨죠?”

 

 그래, 자신들을 위한 해주의 당부가 있었다.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몇 번이고 말해주던 해주였다.

 근데 지금 해주의 말처럼 그녀의 소식이 끊겼다.

 아무 일 없어야 되는데 하루가 지날수록 걱정이 쌓이고

 그 걱정이 이젠 두려움이 되는 김씨와 박씨다.

 

 “참말 이대로 있어도 되는지 모르겠어. 경찰서라도 가야 되는

  건 아닌지 몰러?”

 “가만있으랬잖아. 우리까지 뭔 일 생기면 그때는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고, 다시 시작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했잖아.

  기둘려. 아무 탈 없이 실실거리며 나타날 테니까.”

 “자네는 참 태평하네 그려.”

 “나도 걱정이 말이 아닐세. 그래도 해주학생을 믿으니까.

  뭔 일 생겼으면 이리 조용하진 않을 것이여. 준영군도

  벌써 왔다 갔을 거고.”

 

 때마침 멀찍이 준영이 걸어온다.

 축 쳐진 어깨가 말 하지 않아도 다 보이는 것 같아 자신들도

 모르게 한숨이 내셔진다.

 어느 덧 가까이 모습을 보이고 김씨와 박씨에게 인사를 하며

 그들 곁에 앉는 준영이다.

 

 “소식이 없어?”

 “네. 집에는 여행 갔다 했다는데, 전화도 끊기고 통 연락이

  없네요.”

 “별일 없을 거여. 무소식이 희소식 이라 했어.”

 

 박씨는 준영 군을 위로하듯 그의 어깨를 슬쩍 다독여 준다.

 오늘따라 해주의 실실 거리는 웃음이 모두에게 그리워지는

 날이다.

 어디선가 그 웃음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이상함에

 주위를 살피는 김씨는 그제야 벌떡 일어나 손을 흔들며

 뛰어오는 해주를 발견한다.

 헛것이 아닌가 몇 번이고 자신의 눈을 비비며 앞으로 뛰어

 나가는 김씨다.

 곧이어 박씨와 준영도 해주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제야

 어두워진 얼굴에 미소가 퍼진다.

 이내 박씨도 김씨 뒤를 따라 가며 손을 흔든다.

 한순간 준영의 웃음기가 사라지며 다시 어두워지는

 얼굴이다.

 해주다, 분명 해주가 걸어온다.

 하지만 혼자가 아니다. 해주는 혼자가 아니었다.

 언뜻 봐도 누군지 알 수 있는 모습..

 그래 전에 국밥집에 왔던 남자가 해주와 함께 한다.

 뭘까? 이 알 수 없는 불안감은..

 뭘까? 안심과 동시에 화가 치밀어 오르는 이 기분은..

 어느덧 해주가 시끄럽게 떠들며 김씨와 박씨를 반기고

 환하게 웃으며 멈칫하고 서 있는 준영을 힘껏 끌어안는다.

 

 “반갑다. 준영아. 오늘따라 무지 반갑네.”

 

 준영의 등을 슬슬 두드리며 격한 반가움을 표하는 해주다.

 준영은 차갑게 해주 옆에 있는 설찬을 쳐다보고 스치듯

 고개 인사를 한다.

 

 “뭐야? 연락도 끊고. 뭐 하자는 거야? 얼마나 걱정 했는지

  알아? 어디서 무얼 하는지 알고는 있어야 될 것 아니야?”

 

 마음과는 다르게 화가 나며 해주에게 짜증을 내는 준영이다.

 

 “그려, 왔으면 됐어. 왔으면 된 거지. 걱정은 했지만 탈 없이

  왔으니까, 그럼 된 거여.”

 

 김씨는 준영의 마음도 알지 못한 채 그저 좋은 듯 싱글벙글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뚫어지게 서로를 쳐다보는 설찬과 준영이다.

 해주는 자신을 걱정하는 준영에게 애써 환하게 미소를

 보이고 어깨를 들썩인다.

 

 “그만 좀 보지. 준영, 너 왜 그래? 왜 상대방을 그렇게

  쳐다봐? 예의 아니야.”

 “나만 보냐? 똑같잖아. 네 눈엔 나만 그렇게 보여?”

 “왜 시비야? 내 걱정 때문에 짜증내는 건 알겠는데.

  그건 미안한데, 왔잖아. 괜한 사람한테 화풀이 하지

  말란 말이야. 이 사람 아니었음 진즉에 나 죽었어. 알아?

  네 친구 시체로 만날 뻔 했다고.“

 

 해주가 무심코 건넨 말에 준영은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그제야 해주를 살피며 다시금 예전 준영으로 돌아온다.

 

 “괜찮아? 괜찮은 거야? 많이 다친 거야?”

 

 해주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걱정가득한 표정이다.

 

 “들어가 얘기해. 나 배고파. 아저씨 들어가요. 들어가서

  물도 좀 마시고 숨도 좀 고르고.”

 "그려, 그려, 그러자고.“

 

 김씨와 박씨는 국밥집 안으로 들어가고 그 뒤를 뚱한 얼굴로

 서 있는 준영을 해주가 밀어서 들여보낸다.

 

 “들어가요.”

 “싫어. 난 그만 빠질래. 친구가 날 반기지 않는 것 같은데.

  뭐, 나도 그렇지만.”

 

 피식 웃는 해주다.

 

 “웃어?”

 “남자들은 원래 그런가? 왜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지.

  제는 그렇다 치고 당신까지 똑같을 줄 몰랐네요.”

 “뭐가 똑같아? 비교 하지 마. 비교도 같은 사람끼리 하는 거야.”

 

 자신도 모르게 뽀로통한 표정을 짓는 설찬이다.

 

 “네, 그럼 나는 들어갑니다. 알아서 하십시오.”

 

 터질 것 같은 웃음을 참으며 안으로 들어가려는 해주를

 설찬은 슬쩍 자신에게 잡아당긴다.

 

 “분명 말했어. 혼자 나서지 마.”

 

 설찬과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서 있는 해주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똑바로 들지 못하고 그의 숨소리만 얼굴로 받아들이고

 있다.

 설찬은 그런 해주의 얼굴을 슬쩍 자신의 눈앞으로 당기고

 또 다시 힘주어 말을 이어간다.

 

 “기억하라고. 절대 혼자서 행동하지 말란 말이야.”

 

 아무 대답도 못하고 고개만 끄덕이는 해주다.

 마음과 다르게 설찬과 있으면 꼭 반대가 되어버린다.

 답은 아닌데, 알았다 나오고 고개를 내 젓고 싶은데 어느새

 끄덕이고 있는 자신을 보며 해주는 이게 뭔가 싶으면서도

 싫지만은 않다.

 준영이 문가에 서서 헛기침을 하며 그 둘을 쳐다본다.

 해주는 민망한 듯 설찬의 눈길을 피하고 준영을 밀며 빠르게

 안으로 들어간다.

 딸려 들어가는 준영의 눈빛이 차가움만 가득하다.

 설찬은 그런 해주를 보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그렇게 그곳을

 벗어난다.

 재빨리 다시 나오는 해주, 어느새 설찬은 사라지고 해주의

 눈가는 뭔가 아쉬운 듯 쓸쓸함이 고여 든다.

 

 어둠이 깔린 도시는 깊은 산속과 다르게 또 다른 빛이 어둠을

 밝힌다.

 밤하늘의 별들은 구름 속으로 숨어버리고 달빛마저 그 빛을

 제대로 보이질 못하는 곳이 도시라는 곳이다.

 건물들 불빛으로만 가득하고 소음소리로만 채워지는 곳,

 자연적인 모습은 예전에 사라져 냉기만이 사람들을 반긴다.

 설찬은 높은 빌딩 위 꼭대기에 걸터앉아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우리고 혹여 누군가 또 자신의 눈길에 보일까

 그 곳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랑은 큰 몸짓으로 기지개를 펴며 주위를 살피다 이내

 설찬의 무릎에 얼굴을 숨긴다.

 설찬은 그런 하랑을 쓰다듬어주고 휘파람을 불며 잠시의

 한가로움을 맞는다.

 멀찍이 유란이 그들 곁에 다가서지 못하고 멈칫하다 이내

 돌아서 사라진다.

 그래, 이젠 쉽게 다가설 수 없는 상대가 되어버렸다.

 예전처럼 자신을 받아 줄 설찬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여기까지 와서도 말 한마디 붙이지 못하고 쓸쓸히 사라진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는 설찬이다.

 알고 있었다.

 유란이 자신의 뒤에서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하지만 마주하지 않았다.

 더 이상 감당하기엔 이젠 설찬 스스로도 자신을 못 믿기에

 또 다시 참극을 부를까 싶어 될 수 있으면 유란과 마주하지

 않으려 한다.

 

 주택가 골목길, 해주와 멀찍이 떨어져 걷는 준영이다.

 아무 말 없이 그저 해주의 말에 귀를 기우리며 “어”라는

 짧은 대답만으로 자신이 곁에 있다는 걸 알릴뿐이다.

 

 “뭐가 불만이야?”

 

 갑자기 걸음을 멈추며 준영을 쳐다보는 해주의 표정이

 뽀로통하다.

 

 “어.”

 “어?”

 

 해주의 반복되는 물음에 그제야 준영은 고개를 들고 눈길을

 마주한다.

 

 “아, 아니. 뭐라고 그랬지?”

 “너 뭐야? 아까부터 지금까지 계속 쭉 뭐냐고? 화난사람처럼

  눈길도 피하고 계속 어, 어. 말하기 싫어? 말하기 싫으면

  그만 집에 가. 누가 따라 오랬어? 누가 데려다 달랬냐고?”

 

 쉼 없이 쏟아내는 해주의 말투에 준영은 얼굴이 굳으며 걸음을

 멈춘다.

 

 “알아. 내 걱정 했겠지. 근데 잘 왔잖아. 아무 탈 없이 네 앞에

  서 있잖아. 그럼 좀 웃을 때도 됐잖아. 계속 눈치 보이게 하고

  신경 쓰이게 하고.”

 

 준영은 해주의 말을 끊으며 그녀를 와락 끌어안는다.

 당황한 듯 해주는 준영의 품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그럴수록

 더 해주를 끌어안는 준영이다.

 

 “너, 너, 뭐야? 왜 그래?”

 

 해주는 말을 잇지 못하고 불편 한 듯 몸을 빼려 한다.

 

 “잠시만 이러고 있자. 잠시만.”

 

 준영은 해주의 머리를 감싸 안으며 입을 다물고 해주는

 준영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으며 뭔지 모를 불편함에 입을

 다문다.

 때마침 그들 곁을 지나가는 오토바이 한 대가 경적을 울리며

 멀어져 가고 그제야 해주는 준영의 품에서 벗어난다.

 잠시 멈칫하며 쳐다보다 준영의 무릎을 세차게 때리는 해주다.

 

 “뭐 하는 짓이야? 놀랬잖아. 갑갑해 죽는 줄 알았네.”

 

 씩씩대며 투덜거리는 해주를 보며 준영은 쓴 웃음을 짓는다.

 

 “뭐야? 그 표정?”

 “누구야? 뭐하는 사람이야? 어디 살아? 같이 있었던 거야?”

 

 이젠 준영차례다.

 그동안 궁금했던 모든 걸 물어보기 시작하는 준영이다.

 

 “무슨 사이야? 그 녀석도 알고 있는 거야? 어떻게 아는데?

  어떻게 알았는데?”

 

 따다닥 쏘아 붙는 준영의 말투에 기막혀 하며 해주는 고개를

 내젓는다.

 

 “뭐하는 사람이던 누구든 어디 살든 신경 쓰지 마. 그리고

  녀석이 뭐냐? 너보다 나이가 많은 건 확실하니까 분이라곤

  못해도 예의는 지켜.”

 “뭐?”

 “어쨌든 내 목숨을 두 번이나 살려준 은인이야.

  죽었다 살았어.”

 

 한숨을 내쉬며 멈췄던 걸음을 다시 움직인다.

 의외로 축 쳐진 어깨가 준영의 눈에 힘겹게 보이고

 어딘가 불편한 자세는 준영의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그녀의 뒤를 따라가며 앞을 다시 막아서는 준영이다.

 

 “왜 또?”

 

 짜증내며 말하는 해주를 보며 준영은 얼굴을 찡그린다.

 

 “그래 은인이라 치자. 그래도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하잖아?

  아무것도 모르게 나중 에 뒤통수치면 어쩔 건데?”

 “걱정 마. 그럴 사람 아니니까. 누구보다 믿을만한 사람이야.”

 

 더 이상 묻지 말라는 듯, 알려 하지 말라는 듯 단호하게 답을

 하고 듣기 싫다는 듯귀를 막으며 걸어가는 해주다.

 순간 그들 앞에 급하게 멈춰서는 봉고차 한 대..

 그리고 내리는 낮선 사내들이다.

 준영은 위험을 직감하고 해주를 자신 곁으로 끌어당긴다.

 낮선 사내들은 험한 인상을 드러내 보이며 해주와 준영에게

 다가서고 그들을 에워싼다.

 

 “누가 좀 보자는데 좋은 말 할 때 같이 가자고.”

 “우리는 같이 갈 이유가 없습니다.”

 

 준영은 떨리는 목소리를 숨기며 담담한 척 천천히 말을

 이어간다.

 

 “한 밤중에 무턱대고 앞을 막아서면 곱게 따라갈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먼저 당신들이 누군지 말을 해줘야...”

 

 헉 소리를 내며 갑작스레 뒤로 넘어지는 준영이다.

 한 사내놈이 재빨리 준영의 복부를 차며 세차게 그를

 밀쳐낸다.

 해주는 놀라 준영에게 다가서 잡아주고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준영은 다시 해주를 끌어 자신의 뒤에 숨긴다.

 입가에 피를 닦으며 배를 움켜지더니 그세 몸을 풀며

 희죽웃던 준영은 해주와 등을 마주하고 속삭이듯 말을 꺼낸다.

 

 “도망가라고 도망 갈 너도 아니고 알아서 하겠지만 조심해라.

  이 자식들 그냥 갈 것 같진 않다.”

 “내 걱정은 마. 너나 잘해. 바보같이 신사인척 하다 얻어맞지나

  말고.”

 

 역시 해주는 준영 생각과는 다르다. 또 한 번 새롭게 느껴지는

 해주다.

 낮선 사내들은 쉽게 따라갈 것 같지 않은 해주와 준영에게

 매서운 시선을 보이며 하나둘씩 덤벼들기 시작한다.

 마주 오는 주먹과 발길질을 피하며 해주와 준영은 서로

 방패막이 되어 막아주고 재빠르게 상대방의 허점을 찌르며

 그들의 빈곳을 노리려 한다.

 하지만 의외로 만만치 않은 사내들은 더욱 해주와 준영을

 한곳으로 밀어 붙인다.

 숨이 차올라 헉헉 거리며 해주는 힘들어하고 준영은 그런

 해주를 막아주려 대신 싸워보지만 갈수록 더 지치기만 하는

 준영이다.

 이대로 있다간 정말 죽겠단 싶은 생각에 준영은 해주를 붙들어

 세우고 힘겹게 말을 꺼낸다.

 

 “안되겠다. 둘 중에 하난 살아야지. 내가 앞서 막을 테니까

  도망가. 너라도..”

 “됐거든. 친구 놈 죽이고 혼자 살겠다고 내빼는 치사한 인간

  만들지 마라. 죽는 거 무섭지 않아. 저 녀석들이 알았다는 게

  무섭지. 치, 어떻게 알았지? 하여튼 되는 일이 없네.”

 

 어두운 표정에 상처투성이 얼굴로 어이없어하며 또 안타까워

 하며 해주는 쓴 웃음을 짓는다.

 그동안 계획이 다 탄로 난 것이다

 완벽하다 생각했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모든 걸 알고 왔다면 분명 그냥 물러나지 않을 터 해주는 지금이

 마지막인가 싶어 아픔보다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여기서 끝낼 수는 없다. 그럼 두 번 다시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고

 또 억울한 이들이 생길 것이다.

 아무리 머리를 써도 도무지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자신들은 둘이고 상대방은 넷이다. 수만 맞는다면 이렇게 불리한

 상황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자꾸 해주를 복잡하게 만든다.

 그때 해주 앞을 빠르게 막아서며 머리에 피를 흘리고쓰러지는

 준영이다.

 해주가 다른 생각들로 주위를 살피지 못했을 때 준영이 대신

 해주를 지켜준 것이다.

 얼이 빠진 듯 놀라 잠시 멈칫하다 이내 준영에게 바싹 붙는

 해주다.

 피를 흘리며 눈앞이 흐려지는 준영은 애써 일어나려 하지만

 마음과 같지 않게 자꾸 휘청 이는 자신을 감당하기 힘이든지

 자리에 주저앉는다.

 

 “해, 해주야.”

 “입 다물어. 말하기도 힘들어.”

 

 준영을 뒤로하고 해주는 그들 앞에 홀로 선다.

 버틸 때 까지 버텨 보자. 그래봤자 죽기보다 더 하겠어..속으로

 되새기며 악착같이 서 있다.

 오늘따라 어떻게 지나가는 사람 한 명 없을까?

 그리 많았던 동네 사람들조차 누구한 명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바람이 분다. 피 맛이 느껴진다.

 터진 입술로 피가 흐르며 그때야 고통이 몰려온다.

 다시 해주를 조여 오는 사내들이다.

 

 “그만 가지. 죽여서라도 데려 오라했는데. 이 정도면 됐지 싶어.

  여자치곤 꽤 주먹질 좀 하던데 이젠 끝난 것 같아. 더는 시간

  낭비 말자고.”

 

 희죽 대며 조롱하듯 말하는 사내들은 역시 상대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인 것이다.

 똑같다. 주인이나 그 밑에 있는 인간 말 종이나.

 순간 복부를 세차게 맞는 해주, 숨이 턱까지 차올라 아무 말도

 못하고 고통에 힘겨워 하며 주저앉는다.

 그때 잽싸게 그들 앞에 모습을 보이는 이 설찬이다.

 어느새 해주와 준영을 뒤로하고 차가운 미소를 보이며 사내들

 을 빠르게 재합하며 그들을 뒷걸음치게 만든다.

 갑작스런 설찬의 등장에 멈칫하며 서 있는 사내들이다.

 

 “이런, 이런, 내가 좀 늦었네. 익숙한 피 냄새가 코끝을 때리더니

  역시나 너였어.”

 

 설찬은 쓰러진 해주를 힐끔 쳐다보며 그녀의 모든 걸 눈에

 담는다.

 다행히 크게 다친 것 같진 않지만 그녀 옆에 그 놈은 꽤 타격이

 컸던 것 같아 고개를 내 젓는다.

 해주는 설찬이 반가운 듯 그의 손을 슬쩍 잡아당기고 설찬은

 그런 해주의 행동에 잠시 멈칫하다 이내 입가에 미소가 진다.

 그리곤 점차 웃음기가 사라지며 사내들을 향해 차가운 미소를

 보이는 설찬이다.

 냉기 가득한 표정으로 매서운 시선을 보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사내들에겐 어느새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미리 말하는데 나는 봐주지 않는다. 미리 말하는데 기회가

  있을 때 도망가라.”

 “시발, 뭐라는 거야.”

 

 사내들은 서로 쳐다보며 비웃듯 설찬을 향해 침을 뱉고

 그새 두려움은 잊은 채 일그러진 얼굴들로 조롱하듯 희죽댄다.

 

 “이래서 인간은 상대 할 가치가 없다는 거야. 말을 해도 못

  알아들으니 참.”

 

 그때 갑자기 달려드는 한 사내와 그 사내를 따라 각목을 들고

 덤비는 또 다른 사내들이다.

 설찬은 그들의 움직임을 빠르게 눈에 새겨 놓고 순간 빨갛게

 빛나는 눈동자는 어느새 그들의 빈틈을 노린다.

 하나하나 작은 움직임을 가볍게 포착하며 그들을 움직이지

 못하게 멈춰 세우는 설찬이다.

 지금의 상황이 무엇인지 지금 자신들 앞에 서 있는 이 남자가

 누구이지 알지도 못한 채 당하기만 하는 사내들은 한명씩 피를

 토하며 자리에 쓰러진다.

 너무나 빠른 설찬의 행동에 헉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놀란

 눈으로만 그를 살피는 사내들이다.

 

 “난 기회를 줬다. 가서 전해라. 두 번 다시 나서지 말라고.

  조용히 몸을 숨기는 게 좋을 거라고. 때가 되면 내가 찾아

  갈 테니 얌전히 기다리라고. 꼭 빠짐없이 전해주길 바란다.”

 

 설찬은 이미 의식을 잃은 준영을 재빨리 들쳐 매고

 어느덧 그들 앞에 유란이 나타나 해주를 일으켜 세운다.

 설찬은 그런 유란을 경계하듯 매서운 시선을 보이고 하랑은

 그런 유란을 향해 적개심을 보이며 으르렁 거린다.

 

 “안 잡아먹어. 그렇게 보지 마. 너 혼자 둘 감당 못하잖아.

  와줘도 뭐라 그래.”

 

 토라진 듯 입을 삐죽 내밀고 슬쩍 눈을 흘기는 유란이다.

 

 “꽤 볼만 했어. 좀 시시하긴 하지만 인간치곤 능력 있네.

  그것도 여자가.”

 “봤으면서 지금에서야 나타난 건 뭐야? 도와 줄 거면..”

 

 헉헉대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말을 이어가는 해주다.

 

 “입 좀 다물지. 도와주고 싶어서 온건 아니니까.”

 

 해주를 자신 곁에 붙여 세우며 칭찬인지 조롱인지 모를

 말을 하고 가볍게 뛰어 오르는 유란이다.

 건물과 건물사이를 빠르게 헤치며 사라지는 설찬과 유란.

 그 뒤를 하랑 울음소리가 주택가를 맴돌며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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