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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페이크 라이프.
작가 : 빈둥남
작품등록일 : 2017.9.9

인기 장르소설 작가였던 박건호. 소설 속 엑스트라인 금발 미소년 '노아'가 된다. 왜? 하필 주인공도 아닌 엑스트라? 본격 생존을 위해 주인공에게 빌 붙는 엑스트라 이야기. 페이크 라이프!

*표지는 무료 이미지 입니다.

 
episode 2. 지명 출장 #2
작성일 : 17-09-16 09:30     조회 : 56     추천 : 0     분량 : 7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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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로스 자치주는 문화 예술로 유명한 곳답게 각국의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고, 그것은 귀족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란 산은 자치주에서 절경이 아름답기로 손가락으로 꼽는 곳이라, 유난히도 유력자들이 별장을 지을 때 선호하는 장소였다.

 

 우리가 출장을 가야하는 곳이 바로 이 산이었다. 로이드의 말을 따르면 클럽이 있는 마크로스 스트리트에서 말을 타고 이틀이면 도착하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라고 설명해주었다.

 

 로이드가 가장 먼저 나를 데려간 곳은 용빙길드였다. 사실 마크로스 자치주는 이름과 다르게 그다지 자치권을 인정받는 나라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지리적으로 서쪽으로는 칸 제국이 동쪽으로는 아르펜 왕국의 견제를 받고 있었기 떄문이다. 그게 정치적이든 군사적이든.

 

 두 나라의 공통점이라면 둘 다 대륙에서 첫손 두 손에 꼽히는 강대국이었다. 그들로서도 가뜩이나 상업도시로서 막대한 부를 쌓는 자치주를 가만히 놔둘 수는 없기에 가장 먼저 손댄 것이, 사병의 제한이었다.

 

 다수의 투표권을 가지는 권력자들에게는 20명이하의 사병만이, 오직 시장에게만 100명 이하의 사병만이 허락되었다. 항상 사이가 좋지 않았던 칸 제국과 아르펜 왕국은 이때만큼은 일치단결하여 이미 부(富)를 가지고 있는 자치주가 무력까지 갖추지 못하도록 견제하였다. 자치주민들은 이런 노골적인 내정간섭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치안을 유지할 수 있을까? 제한된 사병만으로는 도저히 자치주 전부를 감당하지 못했기에 생각해 낸 것이 바로 ‘현상금용병제도’였다. 쉽게 말하자면 돈으로 용병을사 치안을 담당하게 하는 작은 의미에서, 현재는 돈만 주면 뭐든지 다하는 해결사의 역할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실제로 자치주는 대륙에서 가장 많은 수의 용병들이 상주하는 나라이며 그래서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용병의 나라라고 부르기도 했다.

 

 나와 로이드가 도착한 곳이 바로 그 유명한 용병길드에서도 본사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원래는 나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오늘은 네가 함께 있으니 정석적인 절차를 알려줄게. 보통은 지명출장을 가게 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닐 경우 B급 용병 두 명 까지 고용 가능해. 먼 길을 이동할 텐데,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특히 너 같은 소년은 번거롭더라도 항상 두 명씩 데리고 다니도록.”

 

 친절한 로이드의 설명이었다. 나는 아쉽다는 듯이 말했다.

 

 “겨우 두 명인가요?”

 

 로이드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겨우? 넌 이 바닥을 전혀 모르나 본데. 자치주 용병들은 수준 높기로 유명해. B급 용병이라면 웬만한 기사정도의 실력은 될 거다. 그게 어느 정도냐면 훈련받지 않은 일반인 상대로는 홀로 능히 10명은 쓰러트릴 수 있는 수준인거지.”

 

 “그…그렇군요.”

 

 “이렇게 세상물정을 몰라서야. 게다가 상단도 아니고 너 같은 애 하나 괴롭히자고 그 정도의 수가 움직일 리 없으니 안심해. 한명을 경호하는데 B급 용병 두 명이면 분에 넘치는 호사야.”

 

 로이드의 열변에 나는 주눅이 들었다. 그 모습이 웃겼는지 그는 피식- 웃더니 내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그럼 갈까?”

 

 우리가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반듯한 차림새를 하고 있는 작은 키의 젊은 여성이 인사해왔다.

 

 “로이씨 오랜만이에요. 오늘은 귀여운 동행 한분도 데려오셨네요.”

 “네. 오랜만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제 파트너고요. 제가 시간이 촉박해서 그러는데 바로 이야기를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럼 이쪽으로 오시죠.”

 그녀가 안내한 곳은, 작지만 정갈한 분위기의 방이었다. 셋 모두 자리의 앉자 로이드가 입을 열었다.

 

 “평범한 사륜마차를 몰수 있는 마부 겸 경호원이 한명이 필요합니다. 랭크는 B면 충분합니다. 기간은 넉넉히 10일이면 되겠군요. 그리고 내일 아침 바로 출발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만 합니다.”

 

 나한테는 분명 항상 2명씩 데리고 다니라고 충고했으면서 무슨 자신감인거야. 나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눈치 없게 끼어들진 않았다.

 

 안내원은 잠시 일어나 본인 서랍에서 두꺼운 서류를 꺼내더니, 펜으로 슥슥- 끄적 거렸다. 놀랍도록 일정하고 빠른 움직임이었다.

 마침내 작업이 끝났는지 그녀는 로이드 앞에 서류를 놓았다.

 

 “그건 저희가 관리하는 B급 용병들을 모아놓은 목록들이에요. 체크한 것은 마부역할이 가능한 인물들이예요.”

 

 “…보기가 훨씬 편하군요.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로이드는 신중한 표정으로 서류들을 넘겼다. 나도 얼굴을 빼꼼 내밀고, 옆에서 같이 훑어보았다. 거기에는 다양한 용병들의 간단한 프로필들이 있었고, 아랫부분에는 작게 가격이 적혀있었다. 같은 등급의 용병이라도 경력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바이칼. 이 사람에 대해서 궁금하군요.”

 

 “바이칼씨는 예전부터 꾸준히 활동해온 베테랑이에요. 이명은 암습의 바이칼.”

 

 “암습? 별로 느낌이 좋지 않은 이명인데요?”

 

 안내원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건 바이칼씨가 특기인 암기를 잘 다뤄서 붙은 별명일 뿐이에요. 수십 차례 의뢰를 맡으면서도 뒷말이 들리지 않게 깔끔하게 일을 하는 분이니 그 점에서는 믿어도 좋으실 거예요.”

 

 “…….”

 

 음. 암기라는 것이 애초에 제압이 아닌 살상의 특화된 무기이다. 암기를 쓰려고 일단 마음을 먹었으면 반드시 첫수에 일격필살을 노려야한다. 상대가 대비를 시작하게 되면 현격하게 살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어둡다. 보이지 않다. 숨기다. 은폐한다. 엄습하다. 라는 뜻이 담긴 그의 닉네임은 성품을 나타내는 거라기 보단 무기의 특성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 나는 내심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동조했다.

 

 로이드도 고민 끝의 같은 결론에 도달했나보다.

 

 “좋습니다. 이 사람으로 하죠. 내일 날이 밝으면 오겠습니다. 준비 시켜주세요.”

 

 그 말을 끝으로 로이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이씨. 잠시 만요, 마지막으로 경호 대상은 두 분다 해당하나요?”

 

 안내원 질문에 로이드는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

 

 “동행은 같이하겠지만… 최우선… 아니, 경호대상은 이 친구뿐 입니다.”

 

 “….정말인가요? 경비야 줄긴 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로이씨가 불상사를 당했을 경우 아무 보상도 받지 못 해요.”

 

 안내원은 다짐이라도 받기위해서 한 번 더 물어보았고, 로이드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허리춤에 있는 검을 두드려 보았다.

 

 “제 몸은 제가 지킬 수 있으니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죠. 경호대상은 이 소년뿐이며 안전에 만전을 가해주세요.”

 

 “…예. 그렇게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을 끝으로, 나와 로이드는 용병길드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는 정말 시간이 촉박한지, 나한테는 따로 준비 할게 있어서 먼저 가볼 테니 내일을 위해 푹 쉬라는 말과 함께 사라졌다. 바람 같은 남자구나. 그럼 집으로 가볼 까나.

 

 -----------------------------------------------------------------------------

 

 

 클럽에 도착하자 로이드와는 다른 의미로 바람 같은 남자, 엔드류가 나를 반겨주었다. 그의 얼굴은 무척이나 상기되어있었다.

 

 “노아…너 인마 그게 정말이야?”

 “뭐가요?”

 “너 지명출장 가는 게 사실이냐고!”

 

 “그렇긴 한데…”

 

 벌써 소문이 돌았나? 나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설명하려고 했지만, 흥분한 엔드류에게 막히고 말았다.

 

 “이 자식. 이 형님도 아직 못해본걸 벌써 하다니… 건방지기 짝이 없군.”

 

 “아니…그게 아니라.”

 

 “이놈! 변명하지마라. 부러운 놈, 부러운 자식. 죽엇!”

 

 엔드류는 나에게 헤드락을 걸며 항변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이놈 자슥아. 사람 말은 끝까지 듣고 발광해라. 그렇게 한참을 시달린 뒤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을 때 나는 그간의 사정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었다.

 

 “음… 그러니까. 네가 지명당한 건 아니고, 로이 그 양반을 수행원처럼 따라 간다는 말이구나?”

 “글쎄요. 도움이나 보호는 제가 받고 있지만 따라가는 건 맞습니다만?”

 

 이제는 평소에 신색을 되찾은 엔드류를 보며 불퉁스럽게 말했다.

 

 “하하하… 미안, 미안. 그럼 그렇지. 너 같은 신입이 벌써부터 지명출장은 말도 안 되지. 그래도 말이야 마담이 너한테 기대가 큰가보다 지명출장을 같이 갔다는 말은 처음 듣거든.”

 

 음? 그게 정말인가. 나는 당연한 절차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번일은 특별한 케이스인가 보다. 설마 진짜로 첫날부터 사고 친 나를 유망주라고 느껴서 보내는 건 아니겠지?

 

 “…그런가요? 단순히 어려서 걱정 되서 그런 거 아닐까요.”

 

 나는 변명처럼 중얼거렸다. 딱히 생각나는 이유가 저거뿐이기도 했고, 엔드류가 더 이상 질투하거나 부러워하면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이런 걸 왜 부러워하는 걸 까. 어렵고 심적 소비가 큰일을 원정까지 떠나면서 해야 한다니 발상부터가 소름이 돋는다.

 

 “…뭐 그렇겠지? 잘 다녀와라 노아."

 “네. 그럴게요. 그런데 선배는 왜 이렇게 지명출장의 집착해요?”

 

 엔드류가 어이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 멍청아. 여기서 아무리 들쑤셔봤자 푼돈일 뿐이야. 지명출장 한방이 훨씬 폼 나고 돈도 많이 번다고. 한마디로 에이스로 가는 지름길이지.”

 

 쉽게 말해서 모든 건 돈 때문이구나. 이세상이나 저세상이나 별 다를 게 없군. 하지만 이것만큼 명확한 이유도 없었고 그를 비난할 자격 따윈 더더욱 없었다.

 “에이스는 왜 되고 싶은데요?”

 

 “그거야 폼 나고, 돈도 엄청 많이 벌기 때문이지.”

 

 “그 많은 돈은 왜 필요한데요?”

 

 “…그건.”

 

 평소 캐릭터대로라면 돈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라는 말을 예상했었는데 의외로 엔드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에잇. 노아. 오늘따라 질문이 많다? 건방지게?”

 

 엔드류는 또다시 헤드락을 걸려고 과장스러운 동작으로 다가왔고, 나는 웃으면서 도망쳤다. 두 번은 안 당한다.

 

 “하하하. 저는 내일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선배!”

 

 나는 내방을 들어서며,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한 편안함을 느꼈다. 로이드의 말이 아니었더라도 오늘은 푹 쉴 생각이었다.

 

 “역시 내방이 최고야”

 

 “…그래 최고군.”

 

 “으악!”

 

 아이씨. 깜짝이야. 내 뒤에는 방금 헤어진 엔드류가 서있었다. 넌 뭔데 자연스럽게 내 방에 들어 온 거니?

 

 “…뭡니까. 선배.”

 

 “사실은 너한테 부탁할게 있어서…”

 

 엔드류는 평소와 다르게 쭈뼛 거렸다. 나는 노골적으로 한숨을 푹 쉬었다.

 

 “뭔데요?”

 

 “…음. 너 소피아랑 친하지?”

 

 “…왜 그렇게 생각하셨죠?”

 “발뺌하지마. 요 근래 자주 붙어 다니는 걸 목격했으니까.”

 

 “…그건. 후….”

 

 글공부 관련해서 물어봤던 게 그런 오해를 했나보군. 단순히 선생과 제자라는 이야기를 할까 했지만, 오히려 상황을 더 피곤하게 만들 것 같아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녀는 내가 편하다고 말하기도 했었으니까.

 

 “그래서요?”

 

 “그래서 말인데 네가 소피아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떠보면 안 될까? 그리고 여유가 되면 나 좀 푸쉬해줘”

 

 “…….”

 

 나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소피아는 엔드류에 대해 ‘가진 건 언젠가 썩어 문드러질 얼굴하고, 허세뿐인 남자’라고 했었지 아마. 그리고 억지로 둘을 이어주려고 한다면 나까지도 경멸의 눈초리를 받을지 몰랐다. 하지만 면전에 대놓고 말할 순 없는 노릇.

 

 “…그냥 직접 물어보는 게 어떨까요? 물어 보는 거야 어렵진 않지만,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엔드류가 당당히 어깨를 펴며 말했다.

 

 “짜샤. 내가 그것도 안 해 봤겠냐. 이미 데이트 신청 두 번이나 까였다. 처참하게.”

 

 벌써 차였었냐! 그러면 이미 게임 끝난 거 아니야? 왜 이런데서 쓸데없이 근성을 발휘하고 그래 안 어울리게. 하지만 이것도 솔직하게 말할 수 없는 노릇.

 

 “…그 정도면 소피아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나는 신사답게 최대한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엔드류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것만으로 확신할 수 없어. 소피아는 모두에게 차가우니까.”

 

 …물론 그 말도 맞긴 한데. 유독 너를 싫어하던데, 못 느꼈니?

 

 “선배.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 하는 질문이니까. 오해하지 말고, 곡해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대답해요. 데이트 신청도 평소처럼 경.박.하.게 했었나요?”

 

 나는 가자미눈을 하고서 엔드류를 바라보았다. 그는 뜨끔하더니 이내 발끈하며 소리쳤다.

 

 “너 선배한테 그 눈은 뭐냐. 그리고 경박하다니 못하는 소리가…”

 “됐고… 솔직하게 대답 하세요. 아니면 그냥 나가 주시던 지요. 저도 얼른 쉬고 싶거든요.”

 

 내 묘한 박력에 엔드류는 시무룩해지며 말했다.

 

 “그… 경박한 건 모르겠는데,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접근하려 곤 했었지. 마침 아틀리에 연극단 티켓도 있었거든.”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았다. 남성혐오 혹은 불신이 있는 소피아에게 엔드류 같은 인물은 상극이었다. 잘생기고 친화력이 있는 엔드류가 자연스럽게 먼저 다가온다면 보통은 좋아하겠지만, 상대는 일반적인 여성이 아니었다. 평소의 이미지 때문에 그의 접근자체가 불순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았다.

 

 내가 심각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없이 있자, 엔드류는 초조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의사선생님의 진단을 기다리는 환자처럼.

 

 “선배. 소피아씨를 좋아하는 거 확실해요?”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에요. 진심이냐고요. 그냥 찔러봤다가 아니면 말고 식이라면 지금 접는 게 서로에게 좋을 겁니다.”

 “이 자식이. 나를 뭐로 보고 그딴 소리야. 넌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좋아했었어.”

 

 콧김까지 뿜어내며 열을 내는 엔드류를 보며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사실 소피아씨는 선배처럼 재밌는 남자보다, 진중하고 성실한 남자를 좋아 할 겁니다.”

 “그…그래?”

 “확실해요.”

 

 엔드류를 재밌는 남자라고 포장했지만 원래 들어갈 단어는 가벼운 이었다. 바람직한 직장생활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필터링을 거쳐서 말한 것뿐이었다. 눈치가 있으면 알아듣겠지. 사실 소피아는 남자자체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면 저런 남자 일 것이다. 여자 때문에 가족을 버린 자신의 아버지와는 다른 진중하고 성실하고 가정적인 남자. 하지만 그녀의 과거까지 거론하며 입방정 떨 수는 없기에 이렇게 이야기 해주는 게 최선일 것이다.

 

 “지금 당장 결과를 보려고 하지 말고, 차근차근 천천히. 접근하도록 하세요. 하지만 표현은 확실하게 하시고요. 지금처럼 간보려하지 말고!”

 

 “아…으응. 근데 너 좀 낯설다?”

 

 “더 이상 딱히 조언해드릴 것도 없어요. 명심해요 소피아에게 신뢰를 얻는 게 최우선이에요. 그전에는 그녀에게 진심이 닿을 때 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선배. 이제 쉬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어…그래. 내일 출장 가는데 쉬어야지. 그럼 잘 쉬어.”

 

 나의 노골적인 축객령으로 인해 엔드류는 축 처진 어깨를 하며 방을 나갔다. 애초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나는 침대에 몸을 맞기며 눈을 감았다. 굳세어라 엔드류. 마음속으로 응원은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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