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페이크 라이프.
작가 : 빈둥남
작품등록일 : 2017.9.9

인기 장르소설 작가였던 박건호. 소설 속 엑스트라인 금발 미소년 '노아'가 된다. 왜? 하필 주인공도 아닌 엑스트라? 본격 생존을 위해 주인공에게 빌 붙는 엑스트라 이야기. 페이크 라이프!

*표지는 무료 이미지 입니다.

 
episode 1. 미소년 x 미소년 #4
작성일 : 17-09-10 19:10     조회 : 67     추천 : 0     분량 : 829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스텔라 이블린.

 미소년x미소년의 보스이자, 소피아의 양 엄마이다. 사실 내가 이 호스트바에 취업하기로 한 것은 노아의 재능(?)을 살리자는 이유도 있었지만 더 큰 것은 바로 그녀가 있기 때문이었다. 스텔라는 사실 몰락한 귀족 집안 출신이다.

 

 타고난 미모와 올곧은 성품 때문에 백작 가에 시집을 가게 되지만 전쟁으로 남편을 일찍 잃고 과부가 된다. 자식을 유산한데다가 원래 힘없는 귀족가문이었던 스텔라는 시댁의 소박 당했는데 부군이 죽고 나자 그것이 더욱 심해져 남편의 성을 버리고 본래의 성인 이블린으로 돌아왔다.

 

 시댁을 나올 때 다행히 몇 가지 땅문서를 가지고 나오는데 그것을 잘 관리해서 돈을 불렸고, 결국 대륙 최초의 여성들을 위한 유흥업소를 만들게 되며 일부지만 유력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데 그것이 바로 이 클럽이었다.

 

 원작자 입장으로서 그녀를 짧게 평가하자면 일에 관해선 신상필벌의 엄격하지만 마음은 다정한 여인이라고 할까. 사실 귀족들은 근본도 없는 아이를 입양하지 않는다. 이건 원작자로서 소견이 아니라, 실제로도 그래왔다.

 

 보통은 자식이 없는 귀족이 친척 중에 계승권이 없는 차남이나 막내를 데려오거나, 아니면 이름 있는 집안의 자식이라도 데려오기 마련이며, 그것도 아니면 특출 난 재능을 갖은 아이를 양자로 삼지. 굳이 소피아 같은 평민 소녀를 입양하진 않는다. 이것만보아도 스텔라가 얼마나 열린 생각의 소유자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험난하고 위험한 키리얀 전기 세계관에서 스텔라 정도라면 믿고 따를만한 여성이 아닐까? 적어도 그녀라면 힘없고 무지한 소년일지라도 일한만큼 정당한 대우를 해줄 것이다. 그런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고생해서 이곳에 왔다.

 

 스텔라는 당연하겠지만 청순하고 앳된 소피아와 다르게 장미처럼 붉은 머리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고혹적인 외모의 여성이었다. 설정 상 30대 후반이지만 얼굴의 주름조차 안 보이는 게 20대 후반처럼 보이기도 했다. 몸매도 내 스타일.. 크흠 이게 아니라, 한마디로 아줌마 답지 않은 여성이었다.

 

 스텔라는 큰 눈에 호기심을 가득 담아 나를 내려다보았고, 그녀의 키가 큰 편에 속해 아직 소년인 나는 무언가(?)를 가득 담아 올려다 볼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그녀는 풋-하고 웃더니 나에게 자리를 권했다.

 

 “이렇게 어린 손님은 처음이라 실례를 범했네요. 일단 앉을래요?”

 

 나는 조용히 스텔라 마주편에 앉았다. 인테리어에 관해선 문외한이지만 그래도 평가해보자면 화려함보단 고아하고 단아한 느낌의 공간이었다. 의자도 별다른 문양은 없었지만 앉아보니 알겠다. 이건 틀림없이 고가다!

 

 “제이콥씨에게 서신 한 장이 왔는데, 별다른 내용은 없네요. 소년을 만나달라는 말밖에는”

 

 그 자식은 정말 소개만 할 생각 이었나보군. 보통은 이런 상황이면 몇 마디 좋은 말 정돈 적어주지 않나, 무심한자식.

 

 “제 이름도 안 적혀 있었나요?”

 

 “네. 전혀.”

 

 나는 한숨을 작게 쉬었다. 제이콥 이 자식아 내가 취업해야 너도 수입금이 생긴다는 걸 명심해라. 아니, 그전에 내가 죽겠구나. 정신을 차리자. 생각할말을 잠시 정리하고 나는 입을 열었다.

 

 “저는 노아라고 합니다. 나이는 15살이고요. 제가 여기 온 이유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곳에 취업 하고 싶습니다.”

 

 스텔라는 놀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나이를 속일까 했지만 노아가 체구도 작고 가뜩이나 어려 보이는데 나이를 높이다간 금방 들통 나 불쾌감만 살지 몰랐다. 사장님이 될지도 모르는데 조심해야지.

 

 “...15살이라. 나이는 그렇다 치고, 여기가 뭘 하는 데인지는 알고서 그런 말을 하는 건가요?”

 

 스텔라가 탐색하듯 바라보았고, 나도 굳이 눈을 피하지 않았다.

 

 “물론이지요. 여성분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일 아닌가요?”

 

 스텔라는 내 당돌한 말이 의외인지 여자답지 않게 호탕하게 웃어재끼다가, 나중에는 눈가에 눈물까지 닦았다. 허허, 그렇게까지 웃으시면 부끄러운데요.

 

 “아하하. 미안해요. 물론 노아씨 말이 맞아요. 하지만 내키진 않군요. 아직 15살 소년인

 노아씨가 할 정도로 녹록한 일은 아니랍니다. 성인이 되서 찾아오면 두말 않고 받아들이죠. 얼굴도 요즘 먹힐만한 이미지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어린애 취급하면서 꼬박꼬박 존댓말 하시면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마담. 그리고 성인이 되기까지 3년은커녕 이번 달 상납금은 안내면 저를 다시는 보 실 수 없을 겁니다.

 

 “왜죠? 고작 어리다는 이유 하나라면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당연하지만 이 세계에서 미성년자 보호법 따윈 없다. 다만 스텔라가 유독 올곧은 사람이라 나이를 이유로 거절한 것 일뿐. 보통은 착취나 안당하면 다행이다. 그래서 절대로 이곳에서 일해야겠다.

 

 스텔라는 잠시 난처한 얼굴이 되었고, 방안은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가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마치 소년의 기분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듯이.

 

 “노아씨. 여긴 일반적인 여성들이 오는 곳이 아니에요. 제가 이곳 마담으로서 하긴 뭐하지만 솔직하게 얘기할게요. 그녀들은 오만하고 더 없이 무례하죠. 게다가 비싼 겔더를 지불하는 만큼 그 이상을 원하기도 해요.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알겠어요?”

 

 스텔라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이곳에 오기 전 산전수전 겪은 남성들도 한 달도 못 버틴 채 나가는 걸 숱하게 봐왔어요. 겉으론 화려해 보일지 모르는 세계이지만 어쩔 때 는 짐승보다 비천해지기도 하는 일이에요. 게다가 그녀들은 어리다고 배려해주지 않아요. 아니, 오히려 좋은 장난감을 찾았다며 갖고 놀지나 않으면 다행이죠.”

 

 스텔라는 할 말을 마쳤는지 나의 반응을 조심스럽게 기다렸다. 나도 조금 생각을 정리하고 진지한 눈빛으로 마주보았다.

 

 “요 앞에서 소피아씨도 그런 비슷한 말을 하고 만류하더군요. 하지만 제 결심을 꺾진 못했습니다. 왜냐면 저한테 이일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스텔라는 의아한 낯으로 나의 말을 기다렸고, 나도 잠시 숨을 돌리고 입을 열었다.

 “성인이 되면 두말 않고 받아 주신다고 하셨죠? 하지만 어쩌죠? 저는 이번 달 이곳에서 받은 월급이 없으면 성인식을 치룰 수 없게 될 겁니다.”

 

 나는 스텔라 앞에 놓여있는 편지를 가리켰다.

 

 “그 발신인으로부터요”

 

 스텔라는 그 의미를 깨닫고 경악한 얼굴이 되었다가.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가 고민하는 얼굴이 되었다. 방안은 묘한 침묵이 감돌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 스스로 공기를 바꿔놓았다.

 

 “제가 제이콥을 설득, 아니 통할 리가 없겠군요. 그럼 한 달 치 월급을 주도록 하죠. 한 달 이면 그동안 충분히 다른 일을 구할 수 있겠죠?”

 

 이번에는 내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보통은 일면식도 없는 소년을 위해 저렇게 까진 하진 않잖아.

 

 “하지만 이건 제안이기도해요. 더 이상 저를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에요. 한 달 치 월급을 받고 물러나던가. 계속 여기서 강짜를 부리다가 아무것도 얻지 못 하던가.”

 

 스텔라가 강압적으로 말하긴 했지만 사실 생각할 것도 없이 고마운 제안이었다. 한 달이면 다른 방안을 충분히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이니까. 하지만 내 대답은 노다. 당신이 마음에 들었거든.

 

 “마담의 답변으로 해야만 하는 일에서 하고 싶은 일이 되었습니다. 이런 보스 밑에서라면 비천해져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 아부해도 내 마음은 바뀌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어요. 어떡할 건가요? 내 제안을 받아들일 건가요?”

 

 “아뇨, 이번엔 제가 제안하겠습니다. 그 마지막 기회는 제 제안을 듣고 나서 정해주시죠. 마담은 쉬운 여자인가요?”

 

 뚱딴지같은 질문에 스텔라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노려보았다. 참 표정이 풍부한 여자군. 나는 아무 말 않고 빙그레 웃기만 하자 그녀는 졌다는 듯이.

 

 “놀아나는 기분이지만 대답은 해주죠. 당연히 쉬운 여자일리 없잖아요.”

 

 “그럼 평범한 여자인가요?”

 

 “냉정하게 평가해 봐도 이런 일을 하는 여자가 평범하진 않겠죠.

 

 “그럼 제가 15분 안에 마담의 마음에 들어보겠습니다. 평범하지도 쉽지도 않은 여자 스텔라씨를 만족시킨다면 이곳에서 일할 자격은 충분히 보여드린 거라고 생각되는데 어떠신지요?”

 

 스텔라는 그동안 잡던 심각한 분위기를 모두 잊은 채 깔깔거리며 웃었다.

 

 “아하하. 정말 재밌는 제안이네요. 좋아요. 하지만 제가 말했었죠. 이곳에 여자들은 오만하고 더없이 무례하다고. 그런 자들이 노아씨에게 15분이나 허락할거라고 생각하나요? 5분을 주죠. 그 안에 못하겠다면 더 이상 저를 귀찮게 하지 말아요.”

 

 정말 쉽지 않은 여자군요. 마담. 생각보다 촉박한 시간에 그동안 쭉 생각해 두었던 말을 빠르게 속으로 정리했다.

 

 나는 여자와의 대화가 능숙한 사람은 아니다. 주로 집 안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 때문에 사람자체와 교류가 많지 않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리라. 그럼에도 그녀의 마음을 살 자신이 있었다.

 

 스텔라는 매력적인 여성이기도 하지만 고작 땅문서 몇개만으로 이렇게 클럽을 성장시킨 뛰어난 사업 수완을 가진 사업가다. 그녀라면 반드시 내 정보의 가치를 알아주리라.

 

 “스텔라씨는 카이시아르 칼슈테인을 아시나요?”

 

 “물론이죠. 몇 개월 전 살해당한 천재 소년검사 아닌가요?”

 

 카이시아르 칼슈테인. 대륙 최강국인 칸 제국에서 황제를 제외하고 무소불위에 권력을 휘두르는 네 개의 가문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칼슈테인 가문의 막내 영식이다. 고위귀족답게 엄청나게 긴 풀 네임이 있지만 시간 관계상 생략하기로 하자.

 

 그는 세계적인 소년 검술대회 ‘대륙의 별‘에서 3년 연속 우승을 기록한 가문의 보물이자 제국의 자랑인 소년영웅이었다. 4년 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타이틀을 따내기 위해 자치주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대외 일에 무신경한 황제조차도 이번에도 우승을 한다면 작위와 영토는 물론 직접 수여식을 열어 로열가드로 삼겠다고 공헌을 할정도로 칼슈테인 가문에 대한 총애를 드러냈었다.

 

 그러던 그가 정체불명의 암살자들에게 살해당했다. 당연히 제국은 물론 세계가 뒤집혀진 사건이었다. 뒤늦게 제국에서 조사를 시작했지만 살해범은커녕, 지금까지 흉기조차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고의 정보기관과 수사기관을 갖고 있다는 제국이 아무 수확이 없다는 것은 믿기 힘든, 실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만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 사건의 배후가 귀신도 부릴 수 있는 막강한 위세를 자랑하는 제국 4대 가문들의 가주들이었으니까.

 

 소년영웅 카이시아르가 계속 승승장구하고 제국내의 인지도와 황제가 보내는 칼슈테인가의 총애가 남달라지자 위기감을 느끼게 되고, 로그위드가를 주축으로 세 가문이 합심하여 일을 꾸미게 된 것이었다.

 

 이 로그위드가는 주인공 키리얀 하고도 관련되어있기에 할 말도 많고 설명할 것도 많지만 일단은 넘어가도록 하자. 지금은 내 앞에 있는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먼저이니까.

 

 “그 소년영웅에 살해범이 바로 레비아탄입니다.”

 스텔라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금세 원래 표정을 되찾았다.

 

 “웃기지 말아요. 아무리 그들이라도 칼슈테인가의 분노를 정면으로 받고 살아남을 수 없어요. 미치지 않고서야.”

 

 “당연히 그들은 미치지 않았죠. 그들 배후에는 로그위드, 카르다그. 녹스트리트. 세가문이 받쳐주고 있으니까요.”

 

 “그.. 그 말 책임질 수 있나요?”

 

 어지간한 남자들보다 대범한 스텔라가 말을 더듬으며 이번에는 놀란 표정을 숨길 생각도 없어보였다. 당연한 것이 이것은 단순 살인 사건으로 치부하기에는 제국 4대가문의 위명은 높았다.

 

  현재 제국 상당수 여론이 증거는 없지만 기사의 나라라고도 불리 우는 아르펜 왕국을 의심하고 있었다. 대륙에서 유일하게 단일 국가의 힘으로 칸 제국을 상대 할만 강대국이면서 무(武)를 중시하는 문화가 있기에 매번 ‘대륙의 별’에서 좋은 성적을 냈었던 아르펜 왕국으로서는 지난 3년간은 분명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로인해 이변이 없으면 무난하게 이번 해도 우승할 소년영웅 카이시아르를 살해한 게 아니냐는 것이 제국의 주장이었다. 억울한 누명을 받은 아르펜 왕국으로서도 어디 명백한 증거도 없이 모함하느냐며, 더 나아가 제국의 자작극 아니냐며 노발대발하였고, 두 국가의 관계가 원래부터 좋았던 적은 없었지만 근 몇십년간 최악인 것은 분명했다. 즉 언제 전쟁이 발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기류가 대륙 전역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제가 레비아탄과 연관 되어있다는 건 아시죠?”

 

 교묘한 화법이다. 레비아탄 간부의 소개장까지 받고 왔으니, 머리가 있으면 레비아탄과 관련되어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지만, 마치 그들과 일원인 것처럼 뉘앙스를 풍겼다. 설득력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임기응변으로 아무것도 안 써놓은 성의 없는 제이콥의 소개장을 역으로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

 

 스텔라는 신중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레비아탄은 미치지 않았습니다. 본능적으로 매우 위험한 일임을 직감했기에 처음에는 당연히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압력이 점점 강해지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죠. 그래서 안정장치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스스로 고개를 숙이고 그들을 위해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사냥개가 되기로 한 것입니다. 일을 완수하더라도 치부를 알고 있는 그들이 자신들을 살려둘 리 없다는 것을 알기에 짜낸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스텔라는 여전히 신중한 자세로 듣고 있었지만 눈은 유난히 빛나 보이는 건 착각일까?

 

 “레비아탄은 암살을 착수하는 조건으로 충성서약서를 그들이 받아 주기를 종용했고, 마침내 세 가주의 싸인을 받아냈습니다. 그리고 살인 흉기도 그들에게 받은 가문의 엠블렘이 담긴 보검으로 일을 거행하는 치밀함을 보여주었죠.”

 

 이 충성서약서는 세 가문에게 말 잘 듣는 사냥개를 선물 받은 것이기도 했지만 그들에 치부이기도 했다. 가능만 하다면 언제든 족쇄를 잘라내려고 할 것이 분명했다.

 

 “레비아탄은 생명 줄인 서약서와 보검을 본진이나 비밀스러운 곳에 두지 않고, 마크로스 자치주에서 그들이 운용하고 있는 ‘뱀의 침묵’라는 주점에 숨겨놓았습니다. 나름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지요.‘

 

 내 말이 끝날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경청하고 있던 스텔라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정말 흥미롭고, 놀라운 이야기에요. 하지만 노아씨 말이 사실일지 함정일지는 알 수 없지요. 또한 이런 중대비밀을 일개 소년이 알고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 게 솔직한 심정이에요.”

 

 일개소년도 감사한 표현이고 정확히 말하자면 거지꼴을 하고 있는 소년이겠지만. 당연한 의문이다. 나 같아도 같은 입장이면 스텔라처럼 진지하게 들어 줄 수나 있었을까?. 여기서도 전처럼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어물쩍 넘어갈 순 없을 것 같았다.

 

  나는 거리낌 없는 태도로 당당히 고개를 들었다.

 

 “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해보면 될 일 아닌가요? 가서 그 주점을 털어보면 서약서가 나오든 함정이 나오든 하겠죠. 설령 함정이라도 확인해볼 가치가 있는 정보라고 생각이 듭니다만?”

 

 스텔라는 작게 한숨 쉬었다.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군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에요. 내가 감당할 할 수 있을 만만한 정보가 아니군요.”

 

 “이거 실망인데요. 마담. 분명히 여기는 일반적인 여성이 오는 곳이 아니라고 하셨죠? 그렇다면 그 무례하고 오만한분들 도움을 받으시면 되죠.”

 

 물론 실망 따윈 하진 않았다. 누구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이다. 스텔라는 똑똑한 여인답게. 금세 알아듣고, 나아가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묵묵히 기다리다가 때가 되었다고 생각할 때 즈음 입을 열었다.

 

 “이제 약속한 5분이 지난 것 같네요. 마담.”

 

 그제야 스텔라는 턱을 괴던 손을 풀고 나를 바라보았다.

 

 “제 이야기는 마음에 들으셨는지요?”

 

 스텔라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럼 이게 모두 지어낸 이야기란 건가요?”

 

 물론 내가 작가니까 모두 지어낸 거긴 하지만 여기선 그걸 묻는 게 아니겠지? 나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거야 아까 말했다시피 확인해 보면 될 일이 아닌가요. 저는 단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드렸을 뿐, 저도 잘 모르겠군요. 일개 소년이니까요.”

 

 사실 원하는 답을 줄 수도 있겠지만, 더 이상 관여하는 건 나도 위험했다. 스텔라 성품상 날 걸고 넘어 질리는 없겠으나,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스텔라도 내 뜻을 알아차렸는지 더 이상 채근하진 않았고, 분위기를 바꾸듯 밝게 웃었다.

 

 “아하하. 좋아요. 정말 재밌고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점수를 따는 건 반칙 아닌가요? 항상 이런 이야기보따리가 풀리는 건 아닐 텐데?”

 

 “글쎄요? 다른 사람이었다면 다른 방법을 썼겠죠. 그 사람이 원하는 걸주는 게 그 사람 마음을 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아닐까요?”

 

 “정말 말은 청산유수로군요. 졌어요. 앞으로 잘 해봐요.”

 

 다행이다. 이걸로도 안 되면 최후의 방법으로 땅문서 건으로 협박을 해서로도 채용되려고 했었다. 제이콥과 다르게 아무리 그런 짓을 하더라도 소년을 해코지할 사람은 아니니까. 다만 엄청 미움을 샀었겠지.

 

 “고마워요 마담.”

 

 “스텔라라고 불러요.”

 

 “고마워요 스텔라씨.”

 

 이렇게 서로 마주보고 웃지도 못했을 것이다. 오늘부터 일명 ‘호빠’ 생활이 시작되는구나. 박건호 시절에는 외모 때문이라도 생각치도 못해봤던 직업이다. 새로운 시작에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하지만 이땐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로지 채용되기 위해 뱉었던 이 정보들이 훗날 노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고 만다는 것을.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6 episode 2. 지명출장 #8 2017 / 9 / 21 92 0 2771   
15 episode 2. 지명출장 #7 2017 / 9 / 20 59 0 7338   
14 episode 2. 지명 출장 #6 2017 / 9 / 19 56 0 4062   
13 episode 2. 지명 출장 #5 2017 / 9 / 19 55 0 3154   
12 episode 2. 지명 출장 #4 2017 / 9 / 18 53 0 5357   
11 episode 2. 지명 출장 #3 2017 / 9 / 17 51 0 9674   
10 episode 2. 지명 출장 #2 2017 / 9 / 16 57 0 7087   
9 episode 2. 지명 출장 2017 / 9 / 15 62 0 4491   
8 episode 1. 미소년 x 미소년 #7 2017 / 9 / 12 66 0 6234   
7 episode 1. 미소년 x 미소년 #6 2017 / 9 / 11 62 0 9179   
6 episode 1. 미소년 x 미소년 #5 2017 / 9 / 11 64 0 11856   
5 episode 1. 미소년 x 미소년 #4 2017 / 9 / 10 68 0 8299   
4 episode 1. 미소년 x 미소년 #3 2017 / 9 / 10 66 0 3750   
3 episode 1. 미소년 x 미소년 #2 2017 / 9 / 9 89 0 3509   
2 episode 1. 미소년 x 미소년 2017 / 9 / 9 117 0 6574   
1 프롤로그 2017 / 9 / 9 293 0 58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흔한 양판소 세
빈둥남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