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멘션 게임 (구)
작가 : 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6.17

대재앙이라고 불리는 지독한 전쟁이 끝난 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문명을 구축하던 인류 앞에 완벽하게 구현된 가상현실게임이 나타난다.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었지만 사람들은 이 게임에 열광했고 인류의 대부분이 즐길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게임이 변화하기 시작했고 현실에 큰 영향을 주게 시작했다.
그리고 인류는 두 가지 세상 중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혔다.
현실 아니면 게임
게임 같은 현실과 현실 같은 게임 중에서 오직 하나의 세계만 선택해야 한다면 과연 인류는 어떤 곳을 선택할 것인가.
선과 악이 아닌 가치와 가치가 충돌하는 거대한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어둠 속으로 (10)
작성일 : 17-08-17 21:24     조회 : 69     추천 : 0     분량 : 785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S급의 엠블럼도 받았다. 이 텍스트만으로는 정확한 내용을 알기 힘들지만 분명 영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바사고가 쓰러진 것을 보고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비코니아가 계속 그를 쳐다봤다.

 

 “내 안에서 어둠이 사라지는 것이 느껴져요. 정말 끝난 건가요?”

 

 “이 녀석은 화신이 온 것이 아니라. 본신이 직접 온 겁니다. 분명 죽었으니 안심해도 됩니다.”

 

 “현실감이 없어요. 수 세기 동안 우리 다크 엘프에게 힘을 주었던 강력한 악마에요. 그런 악마도 쓰러질 수 있나요?”

 

 “강하지만 오만하고 탐욕스러운 자였습니다. 욕심에 눈에 멀어 자신의 안위조차 신경 쓰지 않았으니 명줄이 짧은 건 당연한 결과죠.”

 

 2,500이라는 어마어마한 레벨을 믿고 무기를 들지 않고 온 바사고다. 그 상태에 천유강과 비코니아가 판 함정에 걸리자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운이 좋았습니다. 악마들은 보통 의심이 많고 신중하게 움직입니다. 그런 악마였으면 오히려 우리가 당했을 겁니다.”

 

 “그렇군요. 진짜 운이 좋았어요.”

 

 비코니아는 제단에 다가가서 지팡이와 왕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원래는 여왕을 상징하는 물건이며 바사고의 강대한 마력이 담겨 있는 강력한 보구였지만 지금은 힘을 잃고 그저 평범한 금속이 되었다.

 

 그것을 놔두고 고개를 돌린 비코니아는 단호한, 그리고 강한 신념이 담긴 목소리로 천유강에게 말했다.

 

 “나가죠. 아마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아요. 이제야 우리 다크 엘프가 자유로워졌는걸요.”

 

 비코니아와 천유강은 손을 잡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밖에는 역시 힘을 잃고 망연자실한 표정의 다크 엘프들이 있었다.

 

 여왕은 이미 쓰러져 숨만 헐떡이고 있었고 그중에서 가장 멀쩡한 2 왕녀가 단숨에 뛰쳐나와 비코니아에게 왔다.

 

 천유강은 그것을 제지하려 했으나 비코니아가 눈짓으로 신호하자 가만히 뒤로 물러섰다.

 

 “너! 무슨 짓을 한 거야?!”

 

 “해야 할 일을 했어요, 언니.”

 

 “해야 할 일? 그게 일족을 사지로 모는 짓인 걸 정녕 모르느냐?!”

 

 비코니아는 분노한 2 왕녀의 손을 잡고 차분하게 말했다.

 

 “제가 설명해 드릴 수 있어요. 제게 말할 기회를 주세요.”

 

 “이......”

 

 아직 분이 풀리지 않은 2 왕녀를 두고서 비코니아는 다시 단상에 올랐다.

 

 모든 다크 엘프들이 허망한 표정으로 비코니아를 보았고 비코니아는 그 표정을 보고도 담담하게 말을 했다.

 

 “다들 이 상황에 놀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힘을 주었던 마왕은 이제 이 세계에 없습니다.”

 

 그 말에 혹시나 하던 다크 엘프들이 무너졌다. 이 지저 세계에서 다크 엘프들이 다른 마물들에 틈에서 살아남은 것은 모두 마왕의 힘 덕분이다.

 

 마왕의 힘을 받은 다크 엘프들은 800이 넘는 레벨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 힘이 사라진 후에는 고작 500이 간신히 넘는 레벨만이 남았다.

 

 이 레벨로는 사냥은커녕 당장 성을 공격하는 마물들도 이겨낼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마왕에게 속고 있었습니다. 마왕이 우리에게 힘을 준 것은 우리 종족을 모두 그의 노예로 만들려는 수작이었습니다. 만약 여기 저의 대전사가 그를 막아내지 않았으면 몇 년 안에 우리는 이지를 상실한 그의 인형이 되었을 겁니다.”

 

 비코니아의 말에 주변에 있던 어떤 다크 엘프가 절규하며 외쳤다.

 

 “거짓말! 마왕님께서 우리에게 그럴 리 없어!”

 

 “맞아! 우리는 마왕님이 필요해!”

 

 “더러운 거짓말로 우리를 현혹하려 하지 마라!”

 

 비코니아의 진심 어린 말에도 그 말을 믿을 수 없는, 아니 믿고 싶지 않은 다크 엘프들이 그녀를 원망하며 비난했다.

 

 그것을 막은 것은 쓰러졌던 전대 여왕이었다.

 

 “그만!!!”

 

 그녀의 말이 연회장을 울리자 다른 엘프들도 조용해졌다.

 

 “이 아이의 말이 모두 사실이다. 아아~ 이제야 미몽에서 벗어났구나.”

 

 전대 여왕이 비코니아의 편을 들자 다크 엘프들이 입을 다물었다.

 

 “나는 저번 여왕 즉위식에서 마왕에게 몸을 더럽히고 이제까지 그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되었다. 비코니아의 말대로 마왕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힘을 준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를 가지고 놀기 위해서 그의 암흑으로 우리의 눈을 가린 거다.”

 

 그 말을 들은 다크 엘프들은 급기야 주저앉아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마왕을 모시며 그를 위해서 산 다크 엘프들이다. 그런 그녀들에게 마왕이라는 존재가 사실은 자신들에게 해가 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자 다시 비코니아가 입을 열었다.

 

 “저도 여러분의 우려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힘만으로는 이 지저에서 살아남기가 힘들다고 생각하고 계시겠죠. 네, 맞습니다. 최소한 지금의 우리 힘은 미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비코니아가 손을 들자 허공이 일그러지더니 어떤 존재가 모습을 들어냈다.

 

 그 모습을 본 다크 엘프들이 경악했다.

 

 “그건!!! 정령?!”

 

 “하지만 우리는 이제 정령을 다룰 수 없을 텐데?”

 

 비코니아가 소환한 것은 바로 불의 정령이었다.

 

 원래 정령 친화력이 높은 다크 엘프들이 비코니아의 정령에 놀란 것은 이제는 자신들이 정령을 소환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가 속아온 사실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정령입니다. 우리는 정령과 소통할 힘을 잃은 것이 아닙니다. 단지 마왕이 우리의 눈을 가렸을 뿐입니다. 그 증거가 바로 제가 소환한 이 정령입니다.”

 

 비사고와 계약을 한 다크 엘프들은 정령을 소환하는 방법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암흑 저항력이 높은 비코니아는 그 미약한 힘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덕에 비사고가 죽자 바로 정령을 소환할 수 있었다.

 

 “여러분들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정령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 다크 엘프들을 절대 약하지 않습니다. 그 예전에 신족조차 두려워하던 용맹한 다크 엘프 종족이 우립니다. 시간 조금만 지나면 마왕에게 힘을 빌렸을 때보다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비코니아의 말에 이제까지 회의적이었던 다크 엘프들에게 다시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아직도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시간을 벌 수 없습니다. 당장 사냥을 할 수 없다면 굶어 죽을 텐데 언제 강해지고 언제 힘을 얻는다 말입니까?”

 

 그 말에 비코니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지금은 그렇겠지요. 하지만 이제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옆에 있는 저의 대전사는 수많은 경쟁자를 모두 물리치고 여왕 결정전에서 승리한 전사이고 마왕까지 물리친 용사 중의 용사입니다.”

 

 시선이 자신에게 모이자 천유강도 그에 화답하듯이 손을 들었다.

 

 “이분의 영지로 이어진 포탈이 이 근처에 있습니다. 매우 가까운 곳이죠. 이분의 영지와 동맹을 맺는다면 우리가 다시 일어날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크 엘프들은 천유강을 보았다,

 

 천유강이 그 강인하던 만노스를 간단하게 물리친 장면을 봤다.

 

 그리고 무려 마왕까지 물리쳤다고 하니 그와 동맹이 된다면 당연히 든든한 힘을 얻을 거고 다크 엘프가 일어날 시간을 벌 거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제 우리는 마왕의 그늘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런데 이제 타천사의 그늘로 들어간다는 것은 늑대 무리를 피해서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것과 다를 게 없지 않습니까?”

 

 그 말도 틀리지 않았다.

 

 마왕의 힘을 빌리는 거나 천유강과 동맹을 맺는 거나 모두 남의 힘으로 이 지저에서 살아남는다는 사실은 같다.

 

 하지만 비코니아는 어투는 아직 단호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마왕의 힘을 빌리는 것은 우리가 그의 밑으로 숙이고 들어가는 겁니다. 반면 동맹을 맺는다는 것은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함께 성장해나가자는 말입니다.”

 

 사실 천유강과 동맹 이야기를 한 것은 처음 만났을 때 빼고는 없었다.

 

 그래서 자세한 논의는 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제까지 천유강이 해온 일들을 보고 그를 믿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즉흥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거다.

 

 “다들 우리가 약해졌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정반대입니다. 이제야 우리는 강해질 기회를 손에 넣었습니다. 작은 힘을 위해서 남의 힘을 빌린다는 생각이 잘못된 거였습니다. 그 선조의 잘못된 판단을 이제야 바로 잡는 출발선에 선 겁니다.”

 

 이제까지 나약하게만 보였던 비코니아였지만 이 단상에 나와서 열정적으로 연설하고 있는 모습은 개선장군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당차고 망설임이 없어 보였다.

 

 희망을 잃어버린 다크 엘프에게 그녀는 다시 나아갈 방향이 되어주는 등대와 같았다.

 

 “자~ 다들 일어서세요. 지금은 주저앉아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이제부터 많은 것들이 바뀔 겁니다. 이 천박한 성인식도 없애고 남자아이도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곳이 될 겁니다.”

 

 비코니아의 말에 홀린 듯이 하나둘 다크 엘프들이 일어섰다.

 

 “결혼이 허락될 거고 반려를 얻을 겁니다. 생존이 아니라 번영을 노래할 겁니다. 강함이 아니라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 다크 엘프가 될 겁니다. 그리고.......”

 

 비코니아는 천유강을 바라보고 말했다.

 

 “다시 우리 다크 엘프가 지상으로 진출할 겁니다.”

 

 지상이라는 말에 다크 엘프들의 귀가 번쩍 띄었다.

 

 이제까지 암흑의 마나에 잠식되어 있었기에 지상의 세계에 나갈 마음을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마왕의 지배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다시 푸른 하늘과 녹음이 우거진 숲을 그리워하게 됐다.

 

 “과거 전쟁에서 패배한 후에 우리는 원래 우리의 보금자리를 떠나 이 차가운 지저로 쫓겨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우리는 다시 세상에 나아갈 것입니다.”

 

 “오오~~~”

 

 다크 엘프들의 눈이 열망으로 가득 찼다. 그건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저를 믿어주세요. 그리고 여러분을 믿으세요. 그리고 종족의 미래를 믿어주세요. 그리하면 분명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겁니다.”

 

 비통하게 시작되었던 비코니아의 연설은 광란에 가까울 정도로 열열한 환호 속에서 끝이 났다.

 

 그리고 다음 날.

 

 확실한 동맹을 위해서 천유강이 다시 다크 엘프 성을 찾았다.

 

 “들어오세요.”

 

 비코니아가 있는 곳이 이제는 자신의 방이 된 여왕의 거처였다.

 

 화려한 가구들과 장식이 있는 곳에서 비코니아는 처음 봤을 때처럼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나가 봐.”

 

 비코니아의 말에 천유강을 이곳까지 안내했던 페페가 고개를 숙이고 방을 나갔다.

 

 “어제는 정신이 없어서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비코니아가 고개를 숙여서 인사하자 천유강도 같이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감사합니다.”

 

 천유강과 비코니아는 둘 사이의 동맹에 관해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크게 정할 건 없었다.

 

 비코니아는 천유강에게 길을 양보하고 성의 출입을 허락했고 천유강은 다크 엘프들이 지상으로 나오는 것을 돕기로 했다.

 

 이제 천유강과 그의 수하들은 다크 엘프의 모든 시설을 사용할 수 있었고 다크 엘프를 고용할 수도 있었다.

 

 다크 엘프의 직업은 몇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이도류를 쓰는 근접 전사와 여러 유용한 기술을 가진 도적, 그리고 정령사였다.

 

 이제 레벨은 낮아져서 500 레벨부터 차근차근 키워야 했지만,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그리고 다크 엘프 사회도 크게 바뀌었는데 이제 폐쇄적인 방식을 없애고 성문을 개방했으며 다크 엘프들의 연애도 상관하지 않았고 남자아이들을 죽이는 풍습도 금했다.

 

 덕분에 다크 엘프들은 마음에 드는 남성과 살림을 차렸고 그녀들의 미모에 반한 많은 전사들이 이곳에 정착했는데 그 덕에 성의 방비가 튼튼해지기도 했다.

 

 “다 천유강 님 덕분입니다.”

 

 “아닙니다. 비코니아 님이 열심히 하신 거겠죠. 저는 조금 도왔을 뿐입니다.”

 

 동맹도 맺었고 대전사의 보상도 충분히 받았다. 이제 성문도 개방되었으니 업그레이드 상점까지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많은 것을 얻고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비코니아는 하나 더 원하는 것이 있었다.

 

 “저...... 천유강 님,”

 

 비코니아가 조금 얼굴을 붉히면서 천유강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네?”

 

 “이제 저는 여왕이 되었습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아시다시피 여왕의 책임은 무겁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많은 왕족을 낳는 것이죠.”

 

 전대 여왕도 7명이나 되는 딸이 있었고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딸과 죽인 남자아이를 생각하던 더 많은 아이를 낳았다.

 

 “그래서 부탁입니다. 제가 당신의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허락해주시지 않겠습니까?”

 

 비코니아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천유강에게 다가왔다.

 

 “결혼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을 구속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라도 저의 종족의 도와주신 보답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동맹을 더 굳건히 하는 계기도 될 겁니다.”

 

 비코니아의 말을 틀리지 않았다.

 

 많은 아이를 가져야 하는 그녀에게 강한 천유강은 최고의 남편감이다. 그리고 둘 사이에 아이를 낳으면 두 진영 사이에 동맹도 굳건해질 거다.

 

 바사고도 홀려 목숨을 잃었을 만큼 아름다운 비코니아다. 많은 아름다운 다크 엘프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비코니아는 압도적이었다.

 

 그런 절세미녀가 조금씩 다가오자 천유강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잡으며 말했다.

 

 “그 말씀은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네? 하지만.......”

 

 “여왕님의 책임과 저에 대한 고마움은 충분히 알겠습니다. 저도 충분히 공감이 가고 또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천유강의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가벼운 욕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애였다.

 

 “그건 고마움이지 사랑이 아닙니다. 여왕님은 지혜롭고 아름다운 분이시니 당신을 평생 아끼는 분이 분명히 곧 나타날 겁니다.”

 

 비코니아의 떨리는 입술을 만지면서 천유강이 말을 이었다.

 

 “그 사람에게 여왕님의 마음을 주시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세요. 저는 단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일 따름입니다. 당신의 굳건한 산이 되고 안식처가 되는 사람과 모든 것을 함께하세요. 그게 바로.......”

 

 천유강이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사랑입니다.”

 

 천유강은 말을 잇지 못하는 비코니아를 내버려 두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다음에 문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비코니아가 허망한 표정으로 있자 다시 페페가 나타났다.

 

 “어떻게 된 거예요? 왜 저분이 이렇게 일찍 나갔어요? 네?”

 

 페페의 말에 비코니아가 크게 한숨 쉬었다.

 

 “차였어.”

 

 “네?”

 

 “나 차였다고.”

 

 비코니아는 모호한 표정을 지었는데 슬픈 것인지 좋은 것인지 알기 어려웠다.

 

 “하아~ 페페야 나 어떡하지?”

 

 “네? 또 뭐가요?”

 

 비코니아는 천유강이 떠나간 자리를 아련하게 바라보았다.

 

 “나 진짜 반해버린 거 같아.”

 

 .

 .

 .

 

 천유강은 곧바로 켈타스에게 돌아와서 동맹을 정식으로 맺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켈켈켈! 대단하십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루셨습니다. 역시 주인님이 최고이십니다.”

 

 “이번에는 진짜 운이 좋았어. 목숨이 몇 개라도 모자를 순간들이 너무 많았어.”

 

 “결과가 좋아서 다행입니다. 이제 다크 엘프 부대를 편성할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그들이 쓸모가 있겠지?”

 

 “물론입니다. 마족에게 부족한 도적 직업도 있고 정령사는 지상에서도 찾기 힘든 희귀한 직업입니다. 분명 큰 힘이 될 겁니다.”

 

 “다행이네. 근데 그녀는?”

 

 “네? 아~ 새로 들어온 하녀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마침 저기 오네요.”

 

 켈타스가 가리키는 곳에 무거운 짐을 혼자 짊어진 하녀 하나와 그것을 팔짱 끼고 지켜보는 다수의 하녀가 눈에 띄었다.

 

 “어머, 이제 와서 약한 척이야?”

 

 “얘 영악한 것 봐라. 어제 그 시건방을 떨어놓고 오늘은 기가 팍 죽어 있네.”

 

 새로 들어온 하녀를 두고 텃세를 부리는 중인 거 같은데 그것을 보고도 천유강과 켈타스는 말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크윽! 감히 나한테 이렇게 대하고 너희가 무사할 성싶으냐?”

 

 “뭐래니? 얘가 아직 정신을 못차렸나보네.”

 

 “오늘까지 빨래를 다 처리하지 않으면 오늘 저녁도 굶길 줄 알아!”

 

 그 하녀는 다른 하녀들의 엄포에 울상을 하고서 낑낑거리며 짐을 옮겼다.

 

 “그래도 하란 대로 하고 있네?”

 

 “켈켈켈! 어제저녁에 한바탕 했나 봅니다.”

 

 그 하녀는 놀랍게도 다크 엘프의 2 왕녀였다.

 

 천유강과 다크 엘프의 동맹을 기념하는 의미로 2 왕녀를 천유강의 영지로 데려온 거다.

 

 “설마 계속 저렇게 둘 건 아니지?”

 

 “켈켈켈~ 저래 봬도 다크 엘프 유니크 유닛입니다. 능력치도 우수하고 특성도 뛰어나지요. 다만, 성질이 더러우니 조금 조교가 필요하겠죠.”

 

 “흠~ 알겠어. 얼마나 저렇게 둘 건데?”

 

 “글쎄요. 적어도 두 달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2 왕녀의 운명이 결정되었다.

 

 “아악~ 두고 보자!”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76 참전 (2) 2017 / 9 / 9 102 0 5340   
275 참전 (1) 2017 / 9 / 8 91 0 4217   
274 폭풍전야(12) 2017 / 9 / 8 77 0 4999   
273 폭풍전야 (11) 2017 / 9 / 6 87 0 5174   
272 폭풍전야 (10) 2017 / 9 / 5 86 0 7692   
271 폭풍전야 (9) 2017 / 9 / 5 80 0 6020   
270 폭풍전야 (8) 2017 / 9 / 4 90 0 4990   
269 폭풍전야 (7) 2017 / 9 / 3 79 0 5239   
268 폭풍전야 (6) 2017 / 9 / 3 76 0 7390   
267 폭풍전야 (5) 2017 / 9 / 2 87 0 5134   
266 폭풍전야 (4) 2017 / 9 / 2 76 0 5156   
265 폭풍전야 (3) 2017 / 8 / 31 77 0 5946   
264 폭풍전야 (2) 2017 / 8 / 31 86 0 5869   
263 폭풍전야 (1) 2017 / 8 / 30 86 0 4745   
262 외전 - 홀로 서다 2017 / 8 / 29 82 0 7946   
261 악의 (11) 2017 / 8 / 29 71 0 5849   
260 악의 (10) 2017 / 8 / 28 87 0 5289   
259 악의 (9) 2017 / 8 / 28 75 0 6014   
258 악의 (8) 2017 / 8 / 28 79 0 6008   
257 악의 (7) 2017 / 8 / 26 78 0 6707   
256 악의 (6) 2017 / 8 / 24 85 0 5627   
255 악의 (5) 2017 / 8 / 22 89 0 4909   
254 악의 (4) 2017 / 8 / 21 85 0 6494   
253 악의 (3) 2017 / 8 / 21 80 0 4761   
252 악의 (2) 2017 / 8 / 21 72 0 4776   
251 악의 (1) 2017 / 8 / 21 79 0 7501   
250 정보 - 천유강의 현재 병력들. 2017 / 8 / 18 78 0 2862   
249 어둠 속으로 (10) 2017 / 8 / 17 70 0 7855   
248 어둠 속으로 (9) 2017 / 8 / 16 84 0 6848   
247 어둠 속으로 (8) 2017 / 8 / 16 77 0 6912   
 1  2  3  4  5  6  7  8  9  1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디멘션 게임 : 이
범미르
운명찬탈자 : 미
범미르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